국가와 사회가 삶의 안전망을 보장해주지 않을수록 가족은 절대적 성역이 되어버린다. 가족이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모두 다떠안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절대적인 희생을 강조하는 것도 그러한 것이지만,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칭송하기만은 어려운 이유이다. 어머니는 위대하지만 그 길을 선택하지않은 여성의 삶도 그만큼 가치 있다. - P172

돌이켜보면 남북의 여성 모두가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지금이야 남한의 경제력이 상당히 발전하여 북조선 여성들이 처한경제적 여건과 이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분단 이래로 남북의여성들은 가족들의 밥상을 마련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해왔다. 남북을 막론하고 한반도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밥’의 의미는 삶이고 가족이었으며 그녀들 자신이었다. - P244

. ‘밥‘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에만 얽매여 살지 않는 그녀들의 삶의 양면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좀더안정적인 삶을 위해서 북조선 여성들은 시장으로 나섰고, 국경을 넘었으며, 불법적인 신분을 감내하면서도 악착같이 중국에서의 삶을 버텨내고 있다. 북조선 여성들은 그 누구보다 용감했으며 자신들의 삶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것만이 아니다. 생존과 가족 부양에만 급급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북조선 여성들은 종종 자신들의 꿈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했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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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라인의 황금에 나오는 라인 강의 모티프
탄호이저의 젊은 목동의 노래

나는 이런 사후의 삶 속으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관념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내 추억이나 내 결점, 내 성격 들을 가져갈 수 없으며, 또 나를 위해서도 이런 것들이이상 존재하지 않을 무나 영원을 원치 않았다. - P56

나는 이 모든 일시적인 명사 또는 지역 명사들이 나에 대해 가질 의견에 많은 신경을 썼으며, 다른 사람의 입장에 나 자신을 두고 그들의 정신 상태를다시 생각해 보는 내 성향에 따라 그들의 실제 신분, 이를테면파리에서 차지했을지도 모르는 지극히 낮은 신분에다 그들을두지 않고, 그들 스스로가 생각하는 그런 신분에서 그들을 생 - P76

각했다. 또 사실인즉 발베크에는 공통된 척도가 없었으므로,
이런 척도의 부재가 그들에게 일종의 상대적인 우월성과 특이한 관심을 부여하여, 실제로도 그들을 그렇게 보이게 했다. - P77

어느 천재 작곡가가 작곡한, 표현이 풍부하면서도 섬광 같은불꽃이나 강물의 속삭임, 전원의 평화로움을 찬란하게 묘사한주제가 대본을 미리 읽어 본 청중에게 그들의 상상력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스테르마리아 양이 지닌 매력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혈통’은 그녀의 매력을 보다 명료하고 완전하게 만들었다. 마치 값이 비싸면 우리 마음에 든 물건의 가치가 더 높아 보이듯이 그녀의 매력도좀처럼 접근될 수 없음을 알리면서 더욱 욕망을 부추겼다. 유전적인 나무줄기가, 선택된 수액으로 만들어진 그녀의 안색에이국적인 과일 또는 유명 포도주의 맛을 부여했다. - P77

거짓말쟁이들의 대다수가 그렇듯이, 별 의미가 없어 사람들이 캐지 않을 거라고 상상하며 말하는 세부 사항들이야말로 바로 그 사람의 성격을 폭로하기에 충분하며 대수롭지 않은 사실에서 우연히 그 세부 사항과 모순된 점이 드러나는) 영원한 불신을 초래하는 요소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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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잡동사니들이 가득 들어찬 다락의 어둑신함과그 안에 서린 매캐하고 몽롱한 냄새, 모든 오래된 것의 안도감이 우리를 사로잡았다. 어둠과 먼지, 오래된 시간, 이제는 쓰일일 없이 버려지고 잊힌 물건들 사이에서, 그 슬픔과 아늑함 속에서 우리는 둥지 속의 알처럼 안전했다. - P27

너도 커서 처녀가 되겠지. 남자들이 여자들에게서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야. 남자와 여자는 서로 원하는 게 달라. 그게모순이고 비극이지. 여자는 사랑을 원하지만 남자들은 육체만을 원해. 여자들이 아무리 옷을 잘 차려 입어도 남자들은 옷 속의 발가벗은 몸만을 꿰뚫어본단다. 네가 크면 다 저절로 알게될 거야.
누군가 배워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 나는 혼자있을 때면 그 여자의 말을 떠올리며 바지를 무릎까지 내려보거나 윗도리를 목까지 올려보기도 했다. 남자들 앞을 지나갈 때면그들의 눈빛으로 옷이 한 겹씩 활활 벗겨지는 듯 얼굴이 달아오르기도 했다. - P56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달아나는 그 여자의 뒤를 아버지가쫓아가고 있다. 아슬아슬하게 거리가 좁혀지자 그 여자는 빨간구두를 던진다. 아버지가 있는 곳이 불바다가 된다. 불에 갇힌아버지는 온몸에 붙은 불을 간신히 끄며 빠져나와 다시 여자를쫓아간다. 여자의 긴 황금빛 머리털을 움켜잡으려는 순간 여자는 재빨리 파란색 구두를 던지고 시퍼런 강물이 아버지의 앞을막는다- - P64

우리는 모두 매일매일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중이지. 너는 지금의 내가 되기 전의 나야. 아니면 내가 되어가는 중인 너라고 말해야 하나? 그래서 나는 너희들을 보는 게 무서워 견딜 수 없어.
감자 눈을 파내면서 그 여자가 내게 해준 말이었다. - P77

아저씨도 아줌마를 때릴까. 남자들은 돈을 벌지 못해 가난해지면 여자들을 때리고 아이들을 내던진다. - P127

토토는 태어날 때처럼 한순간의 섬광으로 사라지고 마왕 아고라와 악마군단 철인간들은 그들의 심장과 허파와 뇌를 이루고 있던 나사못, 톱니바퀴들로 낱낱이 흩어져버리고 만다.
토토가 죽는 순간, 거대한 마왕의 성은 무너진다. 토토의 눈물은 맑은 시냇물로 흐르고, 죽었던 나무와 풀 들은 푸르게 살아나 눈부신 햇빛과 바람에 이파리들을 흔들며 노래 부른다. 언젠가 돌아오리, 우리의 토토, 우주의 천사 정의의 사도여.
새장 속의 새는 그 노래를 따라 부르듯 조그맣게 울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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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라와 요순의 덕을 빗대어 이야기하며 사냥과 활쏘기를 적당히 하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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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 해돋이


기차에서 만난 해돋이가 화자에게는 퍽이나 인상적이였던 것 같다. 





나는 창문에 눈을 붙이면서, 마치 빛깔 자체가 자연의 심오한 삶과 관계된다는 듯 더 잘 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선로가 방향을 바꾸면서 기차도 방향을 틀었고, 그러자 아침 경치는 창틀 안에서 달빛 비치는 푸른빛 지붕이 있는 밤의 마을로, 온갖 별이 뿌려진하늘 아래 어둠의 유백색 진주 빛 때가 낀 빨래터 있는 밤의 마을로 바뀌었다. 내가 분홍빛 하늘의 띠를 잃어버리고 슬퍼했을때, 그 띠는 다시 반대편 차창을 통해 그러나 이번에는 붉은빛이 되어 나타났고, 선로의 두 번째 모퉁이에서는 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진홍빛을 발하는 변덕스럽고도 아름다운 아침의 그 불연속적이고도 대립되는 단편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화폭에 담기 위해, 이런 단편들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과연속적인 화폭을 가지기 위해, 이 창문에서 저 창문으로 계속쫓아다니며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 P31

아름다움과 행복은 개별적인 것이건만 우리는 늘 그 사실을 잊고, 이 아름다움과 행복을 우리 마음에 들었던 여러 다른 얼굴들이나 우리가 체험했던 갖가지 기쁨들 사이에서 일종의 평균치를 형성하는 관습적인 표본으로 대체함으로써 무기력하고도 무미건조하며 추상적인 이미지만을 간직한다. 그러나 이 이미지에는 우리가아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물의 성질이, 아름다움과 행복의 고유한 성질이 결핍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삶에 대해비관적인 판단을 하며, 이 판단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름다움과 행복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아름다움과 행복을 없애고 이에 관해 단 하나의분자도 들어 있지 않은 종합적인 사실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 P32

평상시 우리는 최소한으로 축소된 존재로 살아간다. 우리 능력의대부분은 잠들어 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며 다른 능력의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습관에 그 능력들이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여행 날 아침, 틀에 박힌 삶이 중단되고 장소와 시간이 바뀌자 이런 능력은 그 존재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방 안에 틀어박혀 살며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사라 - P33

만약 내가 이 돌 위에 내 이름을 새겨 놓고싶었다면, 그건 바로 성모상이, 저 유명한 발베크의 성모상이내가 이제껏 보편적인 삶과 신성불가침의 아름다움을 부여해온 유일한(슬프게도 단 하나임을 뜻하는) 조각상이었기 때문인데, 이제 그것이 이웃집과 똑같은 그을음으로 때가 잔뜩 낀 몸에서 때를 벗겨 내지도 못한 채로 자신을 바라보기 위해 모여든 모든 찬미자들에게 내 분필조각 자국과 내 이름 글자를 함께 전시할 것이었다. 또 끝으로,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욕망해 왔던 불멸의 예술 작품인 성모상은 이제 성당과 함께 내가그 높이를 재고 주름살을 셀 수 있는 작고 늙은 돌로 된 노파로 바뀌어 있었다. - P39

아무리 하찮은 인물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을 알기 전과 알고 난 후에 우리와 관련해서 달라지는 인물의 위상만큼 외부현실에 대한 인상을 각인해 주는 것도 없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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