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요일 출근길 평소보다 30분이 더 걸리다니...
종이책을 싸들고 온 나는 결국 보지도 못하고 출근 시간을 간신히 맞춰서 도착했다ㅠㅠ
나의 출근 전 책 읽기 계획은 실패하고 말았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했다는 것 말고는 아직 태풍의 힘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지난 번에 폭우로 너무 데여서 이번에는 좀 조용히 지나가면 좋으련만...


#2

주말동안 이런 책들을 읽었다.


고대 이야기라서 상대적으로 흥미는 떨어지는데 영어 문장을 이렇게 쉬운 단어로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신 놀라며 읽게 된다.
유대인 조상의 기원, 바빌론 왕국(함무라비 법), 아시리아 왕국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문제의 놀라움이 더해진다. 길가메시 이야기다.
지난 번에 이 이야기가 너무 생소해서 유튜브 영상을 부랴부랴 찾아봤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에 떡하니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10년 전에 읽었다지만 어쩌면 하나도 기억이 안날 수가 있지? 심지어는 이 이야기 자체가 생소했다.
기억력의 감퇴인가, 아니면 건너뛰고 읽었나? 아무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심지어는 이야기가 아주 상세하게 나온다. 이번에 재독할 때는 더 꼼꼼하게 읽자고 생각하게 된다^^;


제인 오스틴이 쓴 이야기 중 이런 제목은 처음 들어봤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참고도서로 나온다는 걸 몰랐다면 읽지도 않았을 이야기였다.
어쨌든 이 책은 서간문의 형태로 되어 있다. 과연 어떤 사랑 이야기고 우정 이야기일까? 궁금하시면 직접 읽어보시길.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훈 작가는 역시 나와 맞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하지만 <칼의 노래>보다는 좀 더 나았던 것 같기도 하다. 알라딘 평점을 매번 매기면서 생각하지만 소수점(.5라도)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한 3.5에서 3.8 정도의 점수를 주고 싶었는데 4를 주기에는 애매하고 결국 3으로 갔다.
안중근이 나라를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는 뜻보다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겪는 충동, 감정적 동요 등에 주목해서 읽어달라는 작가의 부탁의 말이 있었다. 이 말이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1부 디지털 페미니즘의 정동 앞부분만 읽었는데 이론을 설명하고 있어서 좀 어렵다. '정동'이란 개념 자체가 선뜻 와닿지 않아서 단어를 찾았고 이런 단어들이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지난 달 <임신중지>보다는 개인적으로 덜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 책을 읽으려면 몇몇 저자들의 책들을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자연 든다. 그나마 뒷 부분의 목차들을 보니 앞부분보다는 나을 것 같으나 그래도 만만치는 않겠군 싶다. 얇지만 개념으로 꽉 차서 머리 회전을 요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두껍다. 하지만 읽자마자 잘 읽었다는 생각이 바로 드는 책이다. 서문만 읽었는데도 좋아서 앞으로의 내용이 상당히 기대가 된다.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에 주목했다는 것이 눈에 띄고 세계의 공간을 이 상호작용과 연결시켜서 풀어내었다. 첫 부분부터 유라시아 대륙이 등장하는 것도 신선했고 오스만 제국과 이슬람, 인도양을 둘러싼 아시아, 유럽과 대서양으로 나누어 1350년부터 1750년 무렵의 시기를 다룬다. 읽는 과정 내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9-05 10: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머리 회전을 요하는 책이라니. 각오하고 읽어야겠네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전자책 검색하러 가야겠어요. 뿅-

거리의화가 2022-09-05 10:54   좋아요 2 | URL
주디스 버틀러는 그래도 몇 차례 여성주의 책에서 봐서 그나마 익숙한데 새로 본 이름들이 등장ㅠㅠ 다락방님은 아실 것 같긴 합니다. 어쨌든 많은 참고 인물들이 등장하니 관련 책들을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역시 여성주의 책들 만만한 책이 없습니다~ㅎㅎㅎ

청아 2022-09-05 1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또다른 n번방 사태가 드러났다는데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목차에 ‘사이버 성폭력‘이 있어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마지막 책은 정말 두껍군요^^:;눈여겨 보던 책인데 화가님 역시 좋다하시니 저도 일단 담아갈래요^^*

거리의화가 2022-09-05 10:56   좋아요 2 | URL
아... 저 오늘 기사 보고 놀라서-_-; 초등학생도 있다던데요. 흠... 디지털미디어라는 편리함의 장치 뒤에 숨어서 지능적인 수법으로 법망을 피해가는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 TF도 해산하고~ 시대에 역행하는 정부의 처리는 한숨이 나옵니다.

새파랑 2022-09-05 1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인오스틴 나름 많이 읽었는데 저 책은 처음들어보네요 ㅋ 화가님 리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9-05 11:02   좋아요 3 | URL
네. 아마도 대부분 처음 들어보실 제목일 것 같아요. 근데 리뷰 100자평으로는 안될까요? 100자평은 이미 올렸는데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9-05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의 저런 책도 있었군요?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어려울 줄 알았어요ㅋㅋㅋ
그곳도 다른 작가들의 책 인용이 많은가 보군요? 이렇게 또 책 많이 안 읽은 표시가 나겠군요ㅜㅜ

거리의화가 2022-09-05 11:42   좋아요 2 | URL
네. 다른 작가의 책 인용 많습니다. 몇 페이지 안 읽었는데 3~4명 나왔어요ㅋㅋㅋ
제인 오스틴 저 책 얇아서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1~2시간이면 읽을 듯요.

mini74 2022-09-05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주문전인데, 디지털 미디어~~저희 아이한테도 꼭 읽히려고요..

거리의화가 2022-09-05 11:41   좋아요 2 | URL
미니님 발달된 기술을 이용하여 피해가 더 커지는 상황. 정부가 제대로 하는 게 없으니 개개인이 조심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방어에 한계가 있을텐데 말이죠ㅠㅠ

독서괭 2022-09-05 1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잔 와이즈 바우어 책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영어가 어렵지 않은가 보군요~! 역시 언젠가 도전을..
디지털미디어 어제 주문했는데 어렵군요^^; 임신중지도 못 읽었는데.. 다락방의 미친여자는 미친 두께인 것 같고.. 두렵습니다 ㅋㅋ

거리의화가 2022-09-05 12:59   좋아요 2 | URL
괭님 수잔 와이즈 세계사는 음... 초등학교 고학년~중학교 수준의 영어라고 생각됩니다. 단어가 몇몇 아리까리한 거 나올 때가 있지만 문장 구조가 일반 원서 읽을 때처럼 길지 않고 잘 들어와서 읽기 편하실 겁니다. 언젠가 도전해보세요^^
ㅋㅋㅋ 디지털미디어 제가 아는 게 없어서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근데 요즘 세태를 보면 반드시 읽어야만 할 책이라고 생각되어요~ 그래도 괭님 몸이 가장 중요하니 잘 드시고 잘 쉬시고 하셔야 합니다.

얄라알라 2022-09-05 22:27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저 8월을 넘겼지만 임신중지 올리고 있어요^^;;;;; 9월 중순까지 계속 하게 될 터인데, 지각했지만 완주하려고요. 같이 하실래요?^^

독서괭 2022-09-05 22:42   좋아요 2 | URL
크윽 얄라님 반가운 말씀인데 아직 사질 않고 희망도서 기다리는 상태라;; 다른분들 감상 보니 사기는 좀 망설여지더라고요~ 얄라님 완독 응원합니다!

얄라알라 2022-09-05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틀 내내 책만 읽어도 어려울 것 같은데 와우
엄청 읽으셨어요^^ 이렇게나 주말에 바삐 노력하셨는데, 월요일 출근 전 책읽기는 좀 쉬어가셔도 되지요 뭐^^
대단하십니다. 엄지 척척!

거리의화가 2022-09-06 09:04   좋아요 1 | URL
차에서 오디오북이라도 들으려 했는데 어제는 비도 많이 오고 차도 막히니까 집중이 잘 안되어서~ 그냥 멍때리다 자다를 반복했어요^^;
엄지척해주셔서 힘이 납니다ㅎㅎㅎ

희선 2022-09-06 0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말동안 책 여러 권을 함께 보셨군요 많이 보셨네요 저는 겨우 한권 보고 그날 다 못 보기도 했는데... 저는 한권씩만 봅니다 거의 소설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짧은 시간에도 책을 보시려고 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9-06 09:05   좋아요 2 | URL
네. 두 권은 완독한 책이고 나머지는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들은 시간은 좀 걸릴 것 같구요. 저는 한 권씩 보기에는 두꺼운 책들이 많아서 아무래도 몰아서 보기에는 좀 어려워서 조금씩 읽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책은 보통 주말 밖에 읽을 시간이 많이 나지 않아서 주말을 이용해요~ㅎㅎㅎ
 

서문

정치적 탈식민화가 어느 정도 종식되고 경제적 탈식민화가 진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신적·문화적 탈식민화는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했다는 것이 포스트 식민주의 이론가들의 주장이다. 사실 어떤 유럽 또는 미국의 역사가는 최근까지 - P16

만 해도 나머지 세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의 역사를 저술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비서구의 역사가는 그가 저술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연구 단위로서 유럽적 기원을 가진 근대 국민국가라는 개념을 피할길이 없다. 근대 국민국가라는 개념의 사례는 앞서 언급했듯이 식민지 이후의 시대에조차 근대 서양식의 교육제도와 역사 서술을 통해 유럽 중심주의적개념들이 비서구 세계에 여전히 관찰되며 늘 새롭게 정당화되고 있음을 잘보여 준다. 무엇보다 비서구의 역사가는 서방의 그레고리력,‘ AD (기원전)와BC(기원후)같이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의 탄생 전후로 구분되는 연도 표기방식, 서구 역사의 시대구분법에 여전히 묶여 있다. - P17

우리가 구상한 다섯 개의 공간 분류는 역동적인 문화 개념을 상호 관계사적 문제의식과 연결하려는 시도다. 한편 우리는 문화라는 개념을 사실적·공간적·시간적으로 폐쇄된 단위여서 기본적으로 외부의 낯선 자들은 이해할수 없는 단위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타 문화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한 결과로서 지속적인 변화 속에 있는 개방적인 단위로 간주한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이주移住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렇듯 문화사적·관계사적 측면에서 볼때 이주는 역사적으로 더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통상적인 과정으로 파악된다. 그러므로 전통적으로 ‘침략‘이나 ‘외적의 지배‘ 등으로 혹평되었던 현상들은 (이슬람의 인도 침입이나 중국 역사에서 나타난 북방 초원 지대 부족(야만인)들의 역할뿐 아니라 무굴 제국이나 만주 왕조 같은 경우에도) 이제 새롭게 평가되어야한다. - P19

제국은 제국 안에 통합된 여러 지역 권력들이 이전에 지니고 있던 각각의 특성과 지배 구조들을 통합후에도 그대로 유지한 정치 공동체인 반면에, 국민국가는 한 민족이 한 영토에서 하나의 정치 공동체를 구성한다는 사고에 기인한다. - P24

영역realm, 왕국kingdom, 군주국monarchy 이라는 세 가지 개념이 등장했는데, 이 가운데 왕국이라는 개념이 영역이라는 개념보다더 많이 쓰이므로 더 좋은 표현이며, 군주국이라는 개념은 가장 추상적이기때문에 이 가운데 가장 좋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적어도 1350년에서 1750 년 사이에는 전 세계의 모든 제국이 군주국이었다. - P28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제국의 몰락과 근대국가의 등장은 단지 위기와 퇴보를 넘나드는 우연한 발전들이 불균등하게 축적된 결과라는 사실이다. - P31

늘 우연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는 일반적인 테제를 내세우기 어렵다. 하지만 여기서 각각 지배 체제의 권력 주체와 수혜 집단이 얼마나 서로 안정적으로 결집했느냐가 분명 결정적 요인이었다. 그리고 권력 주체와 수혜 집단이 결집하는 데는 근대 이전 모든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족이 분명히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물론 그 구체적인 방식은 각각 다를 수 있다. - P32

오히려 제국 유지에 결정적인 것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왕가의 존속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지속적으로 전체 제국과 자기들을 동일시하는 유력한 사회계층이 폭넓게 존재하는지였다. - P36

유럽이 많은 전투에서 승리할 수있었던 비결은 고도로 훈련된 창병과 점점 더 증원된 소총수로 구성된 보병, 그리고 이들을 지원했던 야전 대포였다. 17세기에 칼이 장착된 총이 발명되자이는 (사실상 창과 총포를 결합시켜) 보병 전원을 창병으로 만들었다. 러시아가스텝 지역의 부족들을 굴복시킨 것도 이 때문이었다. - P46

모든 대양에는 각각의 상황에 맞게 고도로 발달된 선박 형태가 있었으며, 유럽인들은 필요하면 이를 철저히 벤치마킹했다. - P48

이제바다는 육지와 마찬가지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날 바다를 순전히 지형학적으로 세 개의 대양, 즉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으로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리적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사용되기시작했다. 사람들은 각각 대양의 특정한 영역에만 접촉하고 친숙했기 때문에단순하게 그 지역을 표현하는 부분적 명칭들을 사용했다. - P50

여기에서 우리의 관심사는 대서양을 둘러싼 소통과 상호작용이 일회성 사건들로 끝나지 않고, 점차 축적되어 대륙 간 경계를 극복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이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이 경계 극복 과정을 ‘파사주passage‘로 칭했다. 다시 말해 여기서는 일회적인 경계 넘기가 아니라 소통과 상호작용이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그 결과들이 축적되면서 경계 지역들에 나타난 변화가핵심적인 관심사다.

국가가 영토를 규정하는 국경선과 함께 성립되고 몰락한다는 것은 근대에 와서야 뚜렷해진 사실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제국의 경우는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다가갈수록 제국에 대한 통합의 강도가 희미해졌다. 이러한 중심부와 주변부의 개념은 국가의 본질과 근본적으로 어긋난다. - P52

근대국가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경계 지역들은 ‘국가성statehood‘이 덜 발달된 지역으로 파악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들은 점차 제국에, 그 후에는 국가에 통합되었다. 그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그 격차가단순히 군사기술에 있다고 하더라도) 식민 지배자들과 피식민지인들의 발전 격차에서 빚어진 식민지 지배 관계가 문제의 본질이었다. 이러한 지배 관계 때문에 식민 지배자들은 ‘원주민들‘을 근본적으로 저급한 야만인으로 취급했다.
그리고 식민 지배자들은 이른바 ‘아무도 살지 않는 비어 있는 땅‘을 의미하는 ‘무주지terra nullius‘라는 (그들에게) 유용한 개념을 자의적으로 도입해 이를 토대로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 P54

외부 경계들 가운데에는 각각의 세력 관계에 따라, 야만인들의 생활공간인 끝없는 미개척 토지의 변경에 접한 일방적이고 불균형한 ‘프런티어‘와 이와 달리 서로 쌍방적이고 대등하게 마주한 프런티어가 구별될 수 있다. 여기서 후자는 이웃 제국과 접촉하는 지역이었거나 그런 성격의 지역으로 변해간 지역이다. - P55

‘세계 제국‘이나 ‘대양‘이라는 표현은 1750년까지 근본적으로 새로운 동시에 (곧 서술되겠지만) 매우심각한 후유증을 가진 의미를 얻게 되었다. 적어도 세계화 시대의 ‘시공간 압축time-space compression" 현상의 출현을 예고했다. 다만 이 시대에는 유럽과 신대륙 사이의 항해가 아직 여러 달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해가 걸리기도했다. - P58

당연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문화 바꾸기와 종교 바꾸기가 총체적으로 일어난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전에 뚜렷하게 형성되어있었던 인간의 사고가 그렇게 갑자기 총체적으로 삭제되고 새로운 것으로 채워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체성의 변화는 아마도 한 번에, 통시적 - P61

으로도 일어날 수 있지만, 반복적이고 병행적(동시적)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 P62

제국을 건설한 사람들은 제국 어디서나 정복자의 언어를 사용하게 했는데, 이 언어는 적어도 그들이 굴복시킨 국가의 엘리트들에게 제2외국어로자리잡았다.

하지만 일상의 소통에서는 눈에 띄는 일탈을 통해, 혹은 심지어 의도적으로 반대되는 언어정책을 통해 지배 도구로서의 제국 언어를 피해 가는 일이흔했다. - P63

범세계적 차원에서 문화 접촉이 점차 늘어났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이과정이 (예수회가 중국 양식을 유럽에 유포한 것처럼) 제한적이고 조용하게 진행된반면, ‘신세계‘에서는 유럽 전체의 문화가 매우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신세계‘에는 식민지 시대 이후에 다양한 발전이 있었는데도, ‘신세계‘ 여러 지역의 언어와 오래된 건축물들은 그 기원이 식민제국이었던 잉글랜드, 프랑스, 포르투갈, 에스파냐에 있음을 가리킨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유럽적 뿌리가 강하게 남아 있는 외관의 표면 아래에 원주민들의 토착 문화들이 항상 살아 있다는 사실이, 아프로아메리카인들이 자기들의 고유한 문화를 발전시켰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 두 가지 현상은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 P67

만 해양의 하부 세계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돌변하기도 했으며, 낭만적인해적 영화에서와는 전혀 다르게, 거기서 실행된 초보적인 민주 질서뿐 아니라 해상 강도들이 저지른 수없는 잔인한 범죄들로도 널리 알려졌다." 이와 비슷하게 육지에서도 해고되거나 탈영한 군인들이 도적 떼로 돌변하는 일이 있었다. - P70

모든 옛 종교가 새 종교들 안에 계속 살아남는 현상은 새로운 종교 안에서 다양한 종교들이 경우에 따라 교대로 적용되는 모습이나 다중의 종교적정체성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1350년에서 1750년 사이에 점차 등장하기 시작한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결국 오늘날과 같은 전 지구적 시대의 다원적인 상부 세계들‘이 탄생했다. - P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사랑과 우정
제인 오스틴 / ebookkorea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이 주는 감정이 이토록 강할 수가 있다고? 느릅나무에서 그의 웅장함을 느끼고 하늘에서 푸른색 공단 반코트를 연상한다는게... 예민한 감정이 사람을 피곤하게 할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극도의 감정이 사람을 지배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9-04 0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영드로는 재밌게 봤는데 ㅎㅎㅎ

요 작품 읽고!
화가님 <다락방 미친~>
책 펼치 실 것 같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9-04 19:44   좋아요 3 | URL
정말 제가 외국 드라마는 중드 이외에는 보는 게 없어서 아는 게 없네요. 이것도 역시 드라마가 있나보군요^^; 극중 인물을 보니 감정이 섬세해서 참 힘들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감정이 풍부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음... 역시 세발의 피인걸로^^;;;

<다락방~>은 11월부터에요ㅋㅋㅋ 거기 실린 소설들부터 읽어야 해서 맘이 바쁩니다^^

페크pek0501 2022-09-04 2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의 유명하지 않은 작품 같습니다. 설득, 오만과 편견밖에 모르는 저에겐.
강렬한 사랑이 집착과 소유욕으로 이어지면 고단할 것 같아요. 본인도 상대방도 말이죠.

거리의화가 2022-09-05 08:52   좋아요 1 | URL
이 작품 저도 몰랐습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참고 도서로 나온다길래 읽었구요.
서간문 형태로 되어 있고 아주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어요. 다만 아무래도 제인 오스틴의 유명한 작품들에 비하면 역시 좀 약한 면이 있습니다.

다락방 2022-09-04 2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의 사랑과 우정이라뇨. 제목도 처음 들어보네요!!

거리의화가 2022-09-05 08:53   좋아요 1 | URL
ㅎㅎㅎ 다락방님 페크님 댓글에도 달았듯이 저도 이 작품 몰랐다가 수하님이 올려주신 <다락방의 미친 여자> 참고 도서 목록에 있길래 구매해서 읽었어요. 이북 밖에 없는 책입니다~^^

mini74 2022-09-05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친에 소객된 책이군요 ㅠㅠ 남편이 미친 ~ 보더니 흉기를 또 샀냐고 ㅠㅠ

거리의화가 2022-09-05 13:37   좋아요 2 | URL
네^^ 서재 친구분들 중 흉기 여럿 두신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ㅎㅎㅎㅎㅎ

그레이스 2022-09-05 16: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흉기수집이 취미이신 분들 !
ㅋㅋㅋㅋ
 

~ 1부 디지털 페미니즘의 정동

새로운 기술이 널리 퍼져나가는 만큼 오래된 불평등의 골이 더욱깊어진다는 인식, 혹은 새로운 미디어가 현재의 불평등을 드러내고 바꾸는 단초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인식, 서로 달라 보이지만 관련되어 있는 이 복합적인 인식의 망 속에서, 이 책은 명확한 답을 제공하기보다는복잡한 문제를 던지는 방식을 택했다. - P7

미투를 비롯한 디지털 페미니즘은 단지 테크놀로지의 매개 작용에 대한 과대한 평가 대신 응당 몸, 정동, 언어, 기술이모두 접합된 "정동 네트워크" (김예란, 2017; Hillis, Paasonen & Petit, 2015)가 발현된 운동의 관점에서 폭넓고 세심하게 이해되어야 한다. - P20

행복의 윤리적 주체가 행복의 도덕적 주체와 결별하는 중요한 기준은 행복이라말해질 수 있는 무언가가 주어진 질서와 체제를 가로질러 넘어서며 지향하는 외부성과 창발성에 있다. 따라서 행복의 윤리 실천에서 행복은주체의 삶의 근거, 규칙, 방법론, 목표가 되는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체제와 조건의 경계를 인식하고 그 너머를 추구하고 발명하는 사회정치적 함의를 띠게 된다.
이에, 나의 행복의 윤리는 행복을 개인의 심리 (심리학)나 사회의 발전 요소(경제학)로 간주하고 측정하는 대신 정동으로 해석하는 관점을취한다. 삶의 기술의 중요한 한 부분은, 앞에서 밝혔듯이 주체가 실행하는 마음과 몸이 발휘하는 욕망과 의지, 즉 정동의 운동이고 행동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 P23

행복의윤리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수동성, 나아가 주어진 상황을 긍정하면서도그에 지치지 않고 또 하나의 도약을 시도하는 용기, 이러한 받아들임과 행함의 반복을 거듭하는 충실한 인내와 격렬한 운동성에 있다. 이렇게본다면 우리가 살고 있음이라는 이 상태, 이 상태가 지속되도록 하는 온갖 노력, 이 찰나의 사건들은 모두 행복의 가능성에 열려 있다. - P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적 인물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해당 인물이 중요한 인물일수록, 역사적 평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크다면 더욱 그렇다. 

안중근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사건은 당시 일본 뿐 아니라 조선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다만 그가 그런 결심을 하기까지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들여다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작가는 청년 안중근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감정적 동요의 순간들을 포착해내었다. 역사적 사실과 인물이 보여주지 않고 간직했던 감정들을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리하며 읽어나가는 맛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얼빈'이라는 제목이 주는 상징성은 그의 결행의 종착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이토가 그쪽을 가지 않았다면 이 지명은 선택되지 않았을 제목이다.

1907년 고종이 강제 퇴위당하고 난 뒤 전국적인 의병 봉기가 일어나지만 이를 소요로 판단한 일본은 의병 대토벌 작전을 감행한다.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시켰으나 역설적으로 군인들이 의병에 합류하면서 의병의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두고 보지 않았고 군대의 투입을 늘려가며 의병의 씨가 마를 때까지 철저하게 없애려 했다. 이 때 대부분의 의병들이 죽거나 다치고 일부는 만주로 넘어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가 각각 하얼빈으로 이동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강년, 신돌석, 문태수 같은 의병장들, 박승환, 남상덕 같은 대한제국 군인들의 일화도 나오고 안중근에게 도움이 된 여러 인물들도 등장한다.

이토 히로부미는 한국 통감 자리에서 물러나고 추밀원 의장이 된 뒤 시찰을 위해 하얼빈을 방문하게 된다. 소식을 들은 안중근은 이토의 정확한 일정을 알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정보를 얻으러 간다. 그곳에서 자금을 얻고 우덕순과 하얼빈행을 감행한다. 
안중근이 이토를 죽이려고 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을까.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본다. 책에서는 고려 왕궁을 방문한 이토의 사진을 신문에서 발견한 안중근이 그를 죽여야 한다는 운명처럼 받아들였다고 표현하고 있다. 사실 그 누구도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 추측할 수 있을 뿐이지.

작가가 이토 히로부미의 노회한 정치력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자신의 위계를 이용하여 타인을 대했다. 외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서 협상에 일본이 유리하도록 이끌었다. 일본은 조선을 자비심으로 대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며 문명국인척 했지만 전형적인 표리부동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 조선인들은 중국을 섬겨왔으므로 열복悅服이라는 말을 알 것이다. 열복은 기뻐서 스스로 따른다는 뜻이다. 이제 조선의 독립을 보장하고 동양의 평화를 실현하려면 조선인들의 열복이 필요하다. 열복은 일본 제국의 틀 안으로 순입하는 것이다. 열복은 문명개화의 입구이고 동양 평화와 조선 독립의 기초이다. - P84

아내인 김마려는 지혜롭고 강단 있는 여성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려운 세월을 어떻게 견뎠을까 하는 생각에 답답하고 무거웠다. 그녀의 인생에 남편이란 존재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외부에서 보낸 남편에게 정이란 것이 있을 수 없었을 것 같다.

김아려는 거듭되는 임신이 밤이 되고 아치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김아려의 배가 불러오자 조마리아는 며느리에게 칼로 생선을 자르거나 닭을 잡지 말라고 일렀다. 초상난 집이나 대장간, 푸줏간 쪽으로 가지 말라고 일렀다. 김아려는 숨어서 입덧을 했다. 몸의 먼 곳에서 구역질이 치밀었지만 넘어오는 것은 없었다. 분도를 남편이 없을 때 낳아서 남편 없는 시댁에서 길렀는데, 태어날 아이도 그렇게 되는 것인지를 김아려는 생각했다. 남편은 또 어디론지 떠날 것 같았다. 집에 와 있을 때도 남편은 늘 나그네 같았다. 남편에게는 넘어서지 못할 낯섦이 있었다. 김아려는 남편 앞에서 수줍어했다. 그 사내는 땅에 결박되어 있으면서도 땅위에 설 자리가 없었다. 김아려는 남편의 운명을 감지하고 있었다. - P67

이토와 순종의 대화를 통해 일본과 조선의 운명을 묘사하는 듯한 표현은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토는 말했다.
- 지금 철로가 깔렸으므로 조선과 일본은 하나가 되어 세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쇠가 이 세상에 길을 내고 있습니다. ... 힘이 길을 만들고 길은 힘을 만드는 것입니다.
순종이 말했다.
- 세상의 땅과 물을 건너가는 길도 있지만, 조선에는 고래古來로 내려오는 길이 있소. 충절과 법도와 인륜의 길이오.
순종이 입을 벌려서 말할 때, 빠진 이 사이로 입안의 어둠이 보였다. 이토는 그 어둠 속을 들여다보았다. 이토는 말했다.
- 일본 또한 그러합니다. 고래의 길이 현재에 닿아서 미래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철로가 그 길입니다.
순종이 말했다.
- 그렇다면 상서로운 일이오. - P40

안중근은 천주교 신자로 세례를 받았다. 안중근이 이토를 사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빌렘 신부, 뮈텔 주교는 혼란스러워한다. 안타까움도 있었을 것이고 분노도 있었을 것이다.

무언가 속에 있는 말을 참고 있는 듯하던 안중근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안중근의 젊음은 거칠어 보였다. 안중근은 신심이 깊었으나 그의 심성과 언동은 신앙에 의해 길들여지지 않았고 교회의 가르침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하느님은 교회를 통해서 섭리하시고, 교회의 울타리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빌렘은 안중근에게 말해줄 수가 없었다. 말을 한다 해도 심어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빌렘도 말을 머뭇거렸다. - P244
하느님의 나라와 이 세상 사이의 먼 길을 말은 건너가기 힘들었고 말하려는 것이 문장으로 엮어지지가 않았다. 새벽에, 빌렘은 원고 쓰기를 단념했다. 빌렘의 종이 위에는 죄, 살인, 생명, 영혼, 구원..... 같은 단어들이 문장으로 엮이지 못하고 흩어져 있었다. - P245

안중근은 자신에게 영세를 베푼 사제를 향해서 '국가 앞에서는 종교도 없다'는 황잡한 말을 하고 교회 밖으로 나가서 이토를 죽였는데, 황사영은 서양 군함을 몰고 와서 국가를 징벌해달라고 북경의 주교에게 빌고 있었다. 두 젊은이는 양극단에서 마주서서, 각자의 죽음을 향해서 가고 있었다. 황사영은 국가를 제거하려다가 죽임을 당했고 안중근은 국가를 회복하려고 남을 죽이고 저도 죽게 되었는데, 뮈텔은 이 젊은이들의 운명을 가로막고 있는 '국가'를 가엾이 여겼다.- P251

하지만 빌렘 신부는 그가 세례를 한 안중근을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면회를 가기 위해 빌렘이 뮈텔 주교에게 편지를 보낸 부분을 통해서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저에게 영혼을 의탁하고 싶다는 청원을 전해왔으므로, 저는 사제의 직분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안중근 도마의 정치적 명분과 관련 없이 그가 저지른 죄를 성찰하고 그의 뉘우침을 도와주어서 그의 마지막을 인도하려 합니다. 그의 사형 집행일이 언제일지 알 수 없으므로 저는 서둘러 여순에 다녀오려 합니다.
빌렘"

"출장을 허락하지 않는다. 안중근은 제 발로 걸어서 교회 밖으로 나가서 죄악을 저지른 자이다. 안중근은 이미 교회와 관련 없다. 다만, 그가 그의 이른바 정치적 명분을 철회하고 자신의 몽매함을 반성하고 그 실행의 결과를 뉘우치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한다면 그의 마지막을 도와줄 방도를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안중근에게 그것을 설득하려면 안중근도 괴롭고 말하는 사람도 괴로워서 될 일이 아니다.
조선 대목구장 뮈텔" - P262~263

출장 불가를 받은 뮈텔의 답장을 받은 다음날 빌렘은 여순으로 떠났다. 안중근은 옥중에서 나눈 신부와의 대화로 조금은 자유로워졌을까? 죽어서도 일본의 방해에 의해 조국땅을 밟지 못한 그의 영혼은 한참을 타국에서 머물렀을 것 같다.


이제는 아쉬웠던 점을 몇 가지 말해보려고 한다.

일단 나는 문장이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풍경을 묘사하거나 상상 속의 장면들을 담은 문장들의 표현은 괜찮았으나 그 밖의 문장들의 표현은 좀 아쉬웠다.

이토의 외모를 설명하는 부분도 여럿 나오는데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이토는 몸이 작고 이마가 넓고 턱수염이 많다는 얘기를 안중근은 황해도에서 들었다.
"... 이토는 덩치가 작다는구나." - P90

죽일 상대를 알아둔다는 것에서 반복적으로 등장시켰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나? 다른 덧붙일 것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대화문의 종결 어미 처리가 어색했다.

안중근과 우덕순의 대화에서도 우덕순이 안중근에게 이렇게 말한다.

벌지 못했다. 집에 오십원 준 것이 전부다.

~다"의 문장은 대화문에서는 잘 쓰지 않을 것 같다. "벌지 못했네. 집에 오십원 준 것이 전부였지." 또는 "벌지 못했어. 집에 오십원 준 것이 전부였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다라고 표현하니 마치 명령조처럼 느껴졌다. 둘의 나이는 동갑이고 우덕순이 2월생, 안중근이 9월생이지만 동갑이라도 남자들이 이렇게 대화하는 것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저자는 후기를 통해서 그의 '대의'가 아닌 '청춘'과 '가난', '살아있는 몸'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썼다. 비로소 좀 아쉬웠던 부분이 상쇄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이제야 쓰게 된 이유도 들을 수 있었다. 좀 더 일찍 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청춘'과 '가난', '살아있는 몸'을 더 끓어오르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안중근을 주제로 하여 워낙 기존에 다양한 콘텐츠들이 이미 나와 있어서 비교가 될 지점도 있는 것 같다. 작가의 노고가 담긴 작품을 이렇게 읽게 되었는데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2-09-04 2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요즘 너무 인기예요. 저만 안 읽은 느낌이 드는...ㅋㅋ

거리의화가 2022-09-05 08:54   좋아요 1 | URL
안 읽으신 분들 의외로 많으실걸요?ㅎㅎ
페크님은 이 책 나중에라도 읽으실 것 같습니다.

희선 2022-09-06 0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토 히로부미가 자기 사진을 다 없애서 안중근이 얼굴을 몰랐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런데 이토 히로부미한테 총을 쏘았네요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일 거다 한 거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9-06 09:08   좋아요 3 | URL
책에서는 이토가 만월대를 방문한 사진을 보고 그의 얼굴을 기억해두는 것으로 나옵니다^^ 어쨌든 지금 생각해도 안중근의 결행이 가져온 파장은 여러 모로 컸다는 생각이 들어요.

scott 2022-10-07 14: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이달상 추카!

안중근 영상 연극
정복 하귀 ^^

거리의화가 2022-10-07 21:50   좋아요 2 | URL
스콧님 감사합니다^^ 스콧님도 당선 축하드립니다!ㅎㅎㅎ

새파랑 2022-10-07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별 3개주셔도 당선이 되는군요~!!!

거리의화가 2022-10-07 21:51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제가 리뷰에도 썼지만 3개보다는 4개에 더 가까운데 제가 좀 점수를 짜게 주는 경향이 있어서요ㅎㅎㅎ 새파랑님도 당선 축하드립니다!

thkang1001 2022-10-07 16: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10-07 21:52   좋아요 0 | URL
축하 인사 감사합니다^^ thkang1001님도 연휴 잘 보내시길!

mini74 2022-10-07 21: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리뷰 다 좋아서 고민하셨을듯 ㅎㅎ
축하드립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07 21:53   좋아요 1 | URL
아이고 별 말씀을요 미니님!^^; 지난달에는 쓴 리뷰가 별로 없어서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습니다. 미니님도 당선 축하드려요~ 오늘 정신이 없어서 이제야 댓글다네요!ㅎㅎㅎ

그레이스 2022-10-07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화가님 ~~~~~~~

거리의화가 2022-10-07 21:55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도 당선 축하드립니다^^ 축하인사 너무 늦어서 내일 가야겠네요ㅎㅎ 편안한 밤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10-08 2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이라는 시간과 공간 속에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진 두 인물의 생사가 교차하는 순간을 역사는 사건으로 기록하고, 사람들의 기억은 수많은 다른 창작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거리의화가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거리의화가 2022-10-10 18:25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님 축하 인사 감사합니다.
교차하는 순간이라는 말씀이 정말 멋집니다. 둘은 서로를 그렇게 만나게 될 줄 몰랐겠죠. 그들은 모두 죽고 없지만 사건을 기억하는 역사가 있고 사람들이 있네요.

희선 2022-10-09 0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 축하합니다 뮤지컬 이야기 들은 듯한데 제목은 <영웅>이군요 거리의화가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10 18:26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영웅>은 제가 보질 못했어요. 정성화님이 아마 주연하셨던 걸로 아는데 그분의 출연작을 아직 한 번도 보질 못해서 언젠가 꼭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희선님도 당선 축하드려요*^^*

책읽는나무 2022-10-11 11: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화가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출근하시기 힘드셨겠어요.ㅜㅜ
그래도 오늘 하루도 기운차게 잘 보내시구요~
기회 되면 김훈 작가님의 이 소설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예전엔 김훈 소설은 믿고 읽었었는데...
언제부터인지...점점 읽질 않게 되더라는...ㅜㅜ
이 소설은 읽어보고 싶군요^^

거리의화가 2022-10-11 11:29   좋아요 3 | URL
날이 급작스럽게 추워져서 꽁꽁 싸매고 출근했습니다. 연휴 마지막날 밤에는 왜 이리 잠이 안올까요?ㅋㅋ 역시 잠이 안와서 양 좀 세다가 일어났더니 피곤했습니다ㅠㅠ
김훈 작가 문체는 저도 좀 안 맞는편이에요. 그렇지만 작가가 늘 염두에 두었던 인물이 안중근이라고 해서 사봤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과 사건이라 읽기 어렵진 않으실겁니다. 저는 남한산성, 칼의 노래보다는 더 재밌게 읽었어요ㅎㅎㅎ

페넬로페 2022-10-12 1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님, 축하드려요. 김훈 선생의 문장을 좋아하는데, 이번 신작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거리의화가 2022-10-12 19:10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김훈 선생 문장 좋아하시면 분명 좋으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