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子】六年 楚王信初之國 行縣邑 陳兵出入 人有告信反者 帝問陳平 平曰 古者天子巡狩 會諸侯 陛下第出 僞游雲夢 會諸侯於陳 信聞天子出游 其勢必郊迎謁 而陛下因禽之 此特一力士之事耳 帝以爲然 乃會諸侯於陳 信謁上 上令武士縛信 載後車 信曰 果若人言 狡兎死走狗烹 高鳥盡 良弓藏 敵國破 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烹 上曰 人告公反 遂械繫信以歸 〈出史記本傳〉

○ 田肯賀上曰 陛下得韓信 又治秦中 秦形勝之國 帶山河之險 持戟百萬 秦得百二焉 地勢便利 以其下兵於諸侯 譬猶居高屋之上 建瓴水也 夫齊東有瑯琊, 卽墨之饒 南有大(太)山之固 西有濁河之限 北有勃海之利 持戟百萬 齊得十二焉 故此東西秦也 非親子弟 莫可使王齊矣 帝曰 善〈出史本紀〉

한신이 어떤 사람에게 고발을 당한다. 유명한 고사 토사구팽.

전긍이 말하였다. 동쪽과 서쪽의 진나라는 제나라의 지형차럼 뛰어나(제나라 땅이 비옥하고 사방이 방어에 유리) 진나라와 대등하다.“


○ 上還至洛陽 赦韓信 封爲淮陰侯 信知漢王畏惡其能 多稱病不朝 羞與絳, 灌等列 上嘗從容與信 言諸將能將兵多少 上問曰 如我能將幾何 信曰 陛下不過能將十萬 上曰 於君何如 曰 臣多多益善耳 上笑曰 多多益善何爲爲我禽(擒) 信曰 陛下不能將兵而善將將 此信所以爲陛下禽也 且陛下所謂天授 非人力也〈出史本傳〉

○ 始剖符 封諸功臣 爲徹侯 蕭何封酇侯 所食邑獨多 功臣皆曰 臣等身被堅執銳 多者百餘戰 少者數十合 今蕭何未嘗有汗馬之勞 徒持文墨議論 反居臣等上何也 帝曰 諸君知獵乎 追殺獸兎者狗也 而發縱指示獸處者人也 今諸君 徒能得走獸耳 功狗也 至如蕭何 發縱指示 功人也 群臣皆莫敢言 〈出史蕭相國世家〉

한신이 회음후로 강등되었다. 한신이 고조에게 ”폐하는 10만의 병력을 거느릴 만하십니다“ 라고 말하니 고조가 맞받아치며 “그럼 그대는 어떤가?” 하고 물었다. “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했다.(다다익선) 그러면서 대처하기를 ”폐하는 병사를 거느리는 것은 못해도 장수를 잘 거느린다.“ 하였다.

소하가 찬후로 봉해지고 나서 전방에 있던 자신들보다 식읍을 더 많이 받게 되니 다른 신하들이 질투들이 났다. 그러니 고조가 말하길 “그대들이 사냥개라면 잡을 곳을 가리키는 자는 소하다. 그러니 당연히 그가 더 많이 받는게 당연하다.” 하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꾸준하게 2023-03-13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다익선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토사쿠팽도 한신과 관련된 고사성어였군요. 한신과 다른 처신으로 생명을 보전한 장량의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오겠지요?

거리의화가 2023-03-14 10:23   좋아요 1 | URL
네. 저는 토사구팽은 알고 있었는데 다다익선은 미처 몰랐네요^^;
장량 이야기는 제가 얼마전에 올렸습니다(https://blog.aladin.co.kr/roadpainter/14417822). 잠시 자리 물러나서 신선에 의지했다는 이야기! 물론 나중에 여후 시기 다시 집권하긴 합니다만ㅋㅋㅋ
 

어느 날인가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오면, 아내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오면, 그때 그는 오랫동안 모욕받았던자존심에 대한 복수를 위해 그의 무관심을, 드디어 진짜 무관심을 가차 없이 보여 주리라 맹세했건만, 이제 그 복수를 아무위험 없이(그녀가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 예전에 그에게 그토록 필요했던 만남을 취소하거나 해도) 실행할 수 있게 되자 더 이상 그 일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보여 주고 싶었던 욕망도 사랑과 함께 사라졌다. 오데트로인해 괴로워했던 시절, 다른 여인을 좋아하는 모습을 어느 날인가 그녀에게 보여 주기를 그토록 열망했건만, 그렇게 할 수있는 지금 오히려 그는 아내가 이 새로운 사랑을 눈치챌까 봐무척이나 조심하는 것이었다. - P177

"처음 듣는다."라는 말은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이 첫 번째 듣기에서아무것도 구별하지 못한다면, 두 번째, 세 번째도 처음과 같을 것이므로, 열 번 들었다 해서 더 잘 이해하리라는 법은 없다. 아마도 첫 번째 듣기에서 결핍된 것은 이해가 아니라 기억일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기억이란 상대적으로 우리가듣는 동안 마주치는 인상들의 복잡성에 비하면 아주 미미해서, 잠을 자며 수많은 걸 생각하고는 즉시 잊어버리는 인간의기억만큼이나, 또는 이제 막 들은 것을 조금 후에는 기억하지못하는, 반쯤은 어린애로 돌아간 사람의 기억만큼이나 짧기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인상에 대한 추억을, 기억은 즉시 제공해 주지 못한다. 하지만 추억은 점차적으로 우리 기억 속에서 두세 번 들었던 작품에 의해 형성된다. 마치 중학생이자러 가기 전에는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학과를 여러 번읽어서 다음 날 아침에 암송하는 것처럼 말이다. - P184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나타가 가져다주는 모든 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지만, 난 한 번도 소나타를 완전히 소유할 수 없었다. 소나타에는 우리 삶과 닮은 데가 있다. 그러나 우리 삶보다 덜 환멸스러운 이 위대한 걸작은 처음부터 작품이 가진 최상의 것을 주지 않는다 - P1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한문 공부를 하다 말다 하지 않고 요즘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작은 고전을 읽기 위함이었는데 이제는 중국어 공부 때문에라도 놓치지 않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해 온 한문 공부 방법을 투비에 공유했다(https://tobe.aladin.co.kr/n/48497). 궁금하신 분들은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2.

주말 동안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 3월호(https://www.podbbang.com/magazines/1785996/issues/3258)를 들었다. 그러다 '한 문장의 세계'를 듣는데 너무 좋아서 소름이 돋았다. 주제도, 다룬 인물들(임화, 정찬, 발터 벤야민)도 다 정말 좋았다. 


정희진 선생님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도 승부욕이 강한 편인 것 같다. 지기 싫어하고 이기는 것에 집착한다. 누군가 나보다 잘 나가면 질투가 샘솟아서 밤에 잠을 못 이룬 적도 많다. 그래도 인생을 살면서 어떻게 승리만 하며 살아가겠는가? 생각해 보면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도 있으니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벤야민은 그 말이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은 일상사, 구술사, 미시사, 주변사 등 교과서나 정사에서 다루지 않는 역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했을 때 우리는 너무나 크게 좌절한다. 이때 내가 마치 루저가 되어 인생을 포기해야할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 망상들이 심해지면 우울감과 무기력, 자기 파괴나 혐오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이 심해지면 타인에게 위해나 폭력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실패했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중요하다. 나를 보듬고 쓰다듬는 일.



임화를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한 책을 통해서였다. 그 전에는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그 책을 통해서 KAF와 구인회 등의 명칭을 알게 되었고 임화의 업적 등을 알게 되었다. 집에는 시선(구판)만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책이 나와 있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 에 카프 시인집과 현해탄이 포함되어 있다(가지고 있으니 읽기만 하면 되겠군). 평론 선집과 산문집(언제나 지상은 아름답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이 참에 찜을 해 두었다. 

월북을 한 무수히 많은 혁명가와 예술가들이 우리에게 여전히 무지인 상태로 남아 있다. 아직 조명되지 못한 이들이 많을텐데 하는 생각을 늘 한다.


임화의 '현해탄' 구절을 보고 듣는데 눈물이 났다. 한국에 돌아와도 제대로 정착할 수 없었던 이들, 현재도 돌아올 수 없는 많은 이들이 자동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이 바다 위

꽃잎처럼 흩어진

몇 사람의 가여운 이름을 안다.


어떤 사람은 건너간 채 돌아오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돌아오자 죽어 갔다.

어떤 사람은 영영 생사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아픈 패배에 울었다.

그 중엔 희망과 결의와 자랑을 욕되게도 내어 판 이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지금 기억코 싶지는 않다.




발터 벤야민은 읽어야지 하면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오래 전 철학자 김진영의 글을 읽고 이 책(아케이드 프로젝트)을 사두기만 했다. 여전히 읽지 못했는데 이 책은 쉽사리 도전이 안 될 것 같다^^; 

<역사철학테제> 를 먼저 읽어보는 것으로 해야겠다.




정찬의 최근작 <발 없는 새>을 읽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헌데 내가 장국영에 관심이 없었다면 이 책을 결코 읽지 않았겠지. 한 작품만 읽어서 모르겠지만 나는 재미 없지도 않았고 괜찮게 읽었었다.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셨기 때문에 수가 많지만 <완전한 영혼> 만큼은 읽어보고 싶어졌다.







추가)


1. 

천정환 선생님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빼 먹었다. 한국 현대사, 특히 문화와 지성사에 관련하여 관련 저서를 많이 갖고 계신다. 그러니까 미시사, 문화사, 일상사 이런 것에 주목을 하신다고 보아야겠다. 현대사를 공부하다보면 자동으로 이 분의 저작을 만나게 되는데 나도 그렇게 알게 되었다.

역사를 공부할 때 초반만 하더라도 거시사보다는 미시사나 일상사, 문화사 이런 것이 재밌어서 자주 읽었다. 돌이켜 생각하니 흥미나 재미를 갖기에 좋은 접근 방법이었다.


처음 제대로 읽은 책이라면 아래의 책일텐데 아마 지금도 집에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출간된 잡지의 기록을 통해 들여다본 한국 현대문화사 책이다.


추가적으로 이런 책들이 있다. 




2. 

점심 산책을 하다가 산수유가 제법 올라왔길래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날은 차지만 햇빛이 따스하고 미세먼지까지 없어서 정말 좋았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3-13 1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안그래도 오늘 <완전한 영혼> 을 주문했답니다. 훗.

건수하 2023-03-13 12:35   좋아요 1 | URL
저도 담아뒀어요 요즘 책 너무 많이 사서 찔리지만…

거리의화가 2023-03-13 12:55   좋아요 1 | URL
ㅎㅎㅎ 역시 벌써 주문들하셨군요^^

바람돌이 2023-03-13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샘 매거진 3월호는 힐링판이라고 할까요? 저는 진짜 좀 많이 위로받았습니다. ^^ 오늘 진짜 날씨가 좋았어요. 햇살은 쨍한데 공기는 차고 하늘은 너무 맑고.... 낮에 점심먹고 겨우 5분동안 산책했는데도 너무 기분이 좋더라구요. ^^ 화가님 산수유 사진이 낮의 그 기분좋음을 다시 불러일으키네요

거리의화가 2023-03-14 10:17   좋아요 2 | URL
저도 매거진 다 좋았지만 이번달이 가장 좋네요.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ㅎㅎ
날씨 좋았죠. 오늘도 확인해보니 미세먼지도 좋고 날이 좋습니다. 점심 먹고 기분 좋게 걸어야겠습니다. 이곳도 꽃들이 슬슬 올라오고 있어서 당분간은 매일 사진 찍지 않을까 싶어요^^

희선 2023-03-14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임화 시집 다른 데서 나온 거 한권만 봤군요 그런 시인이 있었구나 했습니다 북한으로 간 사람은 잘 알려지지 않기도 하죠 지금은 예전과 좀 달라지기는 했지만...

산수유가 달린 채 꽃이 피었네요 사람이 따가지 않아서 그대로 있는 건지, 새라도 먹었다면 없었을지... 제가 다니는 곳에 산수유나무에도 얼마전까지도 산수유 달렸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꽃 피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3-03-14 10:20   좋아요 1 | URL
네. 2000년 후부터는 조금씩 조명이 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월북한 인사들에 대해서 처우 개선 등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대중 매체에서 더 다뤄주는 게 필요할 것 같고 출간 등도 활발해지면 좋겠어요^^
산수유가 회사 근처라 따가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ㅋㅋㅋ 산수유가 얼마나 오래 매달려 있을지 궁금하네요^^;

건수하 2023-03-14 18: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호 그 에피소드 듣고 좀 많이 괴로웠어요. 저는 제가 이겨야 하는 사람은 아닌데 선의는 이길 수 없고 진보는 성공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하니까 많이 우울하더군요..

나는 지금 왜 페미니즘 책을 읽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 이 시점에서 예전의 페미니즘에 대해 읽는 건 어떤 의미인가 싶고…

요즘 문학만 많이 읽었는데 최근 나온 논픽션을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리의화가 2023-03-15 09:03   좋아요 3 | URL
수하님. 어떤 말씀을 하시는 하시는 건지 짐작은 갑니다. 저는 이 에피소드 말고 다른 에피소드에서 ˝진보는 실패했다.˝ 라고 하셨던 부분이 있었는데 동감하면서도 앞으로 그럼 희망이 없는가, 진보의 미래는 없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전 세계적으로 보수적인 흐름이 더 깊어지고 있는 상태죠.

페미니즘 책을 읽고 공부하는 이들, 여성 문제(비단 여성 뿐 아니라 약자들에 관한 문제)들을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현재 좌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페미니즘 책을 읽고 공부하는 일이 소용없진 않을 겁니다.

제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역사는 어떤 흐름에서 반복되는 것도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리고 과거의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실패와 성공의 기록을 통해서 현재와 미래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2023-03-15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3-15 09:17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님 정성스런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그동안에는 페미니즘 책에 그저 공감하고 재미로(?) 읽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현실에 접목해야겠다,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을 좀 제대로 파악해두고 다른 책들을 읽어야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를 저도 느끼게 되었어요. 표현은 잘 못했지만 ^^ 거리의화가님 덕분에 좀더 생각이 명료해지는 것 같습니다.

2023-03-15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4장 달갑지 않은 섹스: ‘동의’라는 함정

좋은 여자 되는 것은 그만.

저서 《권위에 대한 복종Obedienceto Authority》에서 밀그램은 피험자들이 설계자의 지시에 순응해야 한다는 허구이지만 강력한 도덕적 의무감을 갖고 주어진일을 수행했다고 상세히 밝힌다. 사람들이 그 순간에 도덕적 양심을 잃었다는 것이 아니라, 실험 설계자의 모습을 하고있는 현장에 존재하는 권위자의 명령에 순응해야 한다는 허구이지만 다른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의무감을 주입하는것이 생각보다 쉽다는 사실이다. 이 경우 권위자는 예일대학교 과학자라는 신상을 가진 하얀 가운을 입은 남성의 형상을하고 있다. 피험자들은 이 남성과 초면이었고, 그는 피험자들의 장래에 특별한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인물도 아니었다. - P101

피험자들은 고작 4달러의 참가비(와 교통비 50센트)를 받았을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피험자들은 자신을 순응하게 만드는것을 설계자의 특권으로 여겼다. 피험자들이 반대하거나 실험과정을 중단하고자 할 때, 설계자는 다음과 같은 말 중 하나를순서대로 제시했다.
"계속하세요." 또는 "하던 대로 진행하세요."
고 "이 실험에서 당신은 하던 것을 계속해야 합니다."
"하던 일을 반드시 계속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수단으로는
"당신에게는 다른 선택권이 없습니다. 계속해야 합니다."
흥미롭게도 과도하게 강압적인 마지막 지시의 효과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지막 지시를 들은 피험자들은 실험실을 박차고 나갔다. - P102

부부 상담 이후 15년 동안 그는 이 끔찍한 현실을 인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남편에게 더 이상 관계를 갖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 남편의 욕구를 거절하는 것은 그에게 두려운 현실이었다. 또한 그런 상태를 자기 자신에게조차 납득시키기 두려웠다고 한다. 대신 그는 이렇게 쓴다.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을 어떤 식으로든 찾아내곤 했다. 관계 갖는 것을 거절할 정도로 충분히 아픈 상태를 기꺼이 즐겼다. 비록 머리로는 언제든 내게 성관계를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성관계를 피할 수 없을 때 그는남편이 섹스를 하도록 내버려두었고, 그러는 동안 자신은 책을 읽으며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렸다고 한다. 그는 남편이 자신에게 키스하지 못하도록 했다. - P106

여성은 자신이 끔찍한 사회적 결과(직업상의 보복에서부터 파경까지)를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한편, 남성들(자신이 성적 만족을 누릴 특권은 물론 여성의 열렬한 동의와 참여를 즐길 권리까지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거절 의사를 밝힐 때 극도의 죄책감과 수치를 경험하게 된다. - P108

밀그램 실험의 이러한 성적 버전, 즉 여성 주체에게 근본적으로 성적 욕망이 결여된 상태나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문화적 권위를 가진 인물에게 순종하는 행위는 비단 섹스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그런 일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성적인 부분과 관련된 일이건 아니건 간에 그런 폭력은 상대를 소유하려 들고, 무례하다. *********** - P113

여성들은 자신을 가해하거나 학대한남성들을 감싸지 않는 것에 대해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낀다.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해를 입히거나 남성들을 실망시키길 원치 않는다. 여성들은 좋은 여성이 되길 원한다. - P1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좌파의 길 - 식인 자본주의에 반대한다 서해문집 사회과학 시리즈
낸시 프레이저 지음, 장석준 옮김 / 서해문집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 시점의 자본주의의 위기를 진단하고 잘 분석한 책. 자본주의를 경제의 논리로만 해석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문제는 왜 왔고(역사)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대안도 제시하였다(미래). 경제, 사회, 문화, 정치로 다각도로 바라보고 분석하였다는 점이 좋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3-03-12 2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너무 답답한데… 읽어야겠네요

거리의화가 2023-03-13 09:05   좋아요 1 | URL
세계가 전체적으로 다 답답하게 흘러가고 있고 어디 하나 좋은 뉴스가 없다보니 저도 힘이 빠집니다. 사회과학 책을 오랜만에 읽었는데 내용은 무겁지만 아주 잘 읽히고 좋았습니다. 문제를 제대로 알아야 최소한의 대처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