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후쓰모노, 한갸쿠샤(이 불충자, 반역자)!",
뺨을 연달아 갈긴다. 그러더니 선자를 벽면 쪽으로 끌고 가서 벽에다 머리를 짓찧기 시작했다. 쓰러지니까 발로 차고 짓밟고 이시다는 완전히 짐승이 되었으며 들린 사람 같았다. 학생들 속에서 고함과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 일본학생들만은 차갑게 구타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서운 폭행이다. 선자의비명과 이시다의 으르렁거리는, 포효하듯 외쳐대는 소리, 무시무시한 폭행이다.
바로 이것이, 이시다의 광란하는 모습이야말로 일본인의 실상이 아니고 무엇이랴. - P198

중학생, 그들은 과연 학생인가? 카키색 교복에 전투모를 쓰고 배낭을 짊어지고 각반을 다리에 감고 그들은 등교한다. 운동장에서는 연일 목(木)을 들고 군사훈련을 받는 것이 그 - P221

지난달 그러니까 팔월에는 드디어 조선에도 징병제도가 실시되었다. 누군가의 말로는 조선인에게는 병역을 실시하지 말 것이며 절대로 무장시켜선 아니 된다 하고 명치천황(明治天皇)이 유언을다던가 어쨌다던가. 사실이 그렇다면 얼마나 다급했으면 유언을 무시하고 징병제를 시행하겠는가. 아무튼 앞으로 중학교 군사훈련에 박차를 가할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다. 공부 안 하기로는 여학교라고 다를 것이 없었다. 전보다 교련시간이 많아졌고 목검(木劍)이다, 나기나타다 하며 무술시간은 체육이나 무용시간을 완전히 점령했고 모내기에서 보리 베기, 벼 베기에 동원됐으며 폐품수집에서 국채 팔러 다니기, 센닌바리 만들어주기, 공장에서 미완성으로 나온 군테* 마무리 작업, 게다가 방학의 십일 간을 반납하고 교사부지 고르는 데 동원된 근로봉사,
그런 모든 것 중에서도 가장 성가시고 고통스러운 것이 방공연습이었다. - P222

빈 바케쓰는 다른 한 줄을 통하여 강가로 돌아오고, 들것에 학생을 싣고 나르는가 하면 구급가방을 멘 아이가뛰어간다. 사장에는 헤일 수 없이 많은 인원이 우왕좌왕, 호각소리는 날카롭고 요란했으나 실상 교내에서 한 학교 단위로 연습을 할 때보다 훨씬 느슨했다. 선생들도 워낙 학생 수가 많은지라 통제가 잘 안 되는 눈치였고 학생들 정신 자체가 벌써 장난기에다가 좀체 없었던 남녀학생 혼성의 행동인 만큼 완연하게 들떠 있었다. 수를 믿고 농땡이를 부리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들에게는 이런 행사 자체가 우스웠던것이다.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는데 즈킨이다 고테다 하는 것이 재봉시간에 만든 것으로 홑겹 검은 천인데 그것으로 머리를보호하고 손등을 보호하겠느냐는 것이었고 갈고리 총채 몇 자루 들고 흔든다고 불이 꺼지겠느냐는 것이었다. 강물은 이 만화와도 같은 행사를 무심히 바라보는 것 같았으며 하늘은 자꾸만 내려앉았고 강가의 이름 모를 풀들이 바람 따라 드러눕곤했다. - P235

그 무용 선생은 성격이 음산했고 거칠었으며 어딘지 모르게 비꼬여 있는 사람 같았다. 그러나 그의 무용실력은 정평이 나 있다고들 했다. 사건의 발단은 학교 뒤뜰에서 조선말을 쓰고 있던 여학생 두 명을적발하여 교무실에 불러다가 꿇어앉히는 벌을 준 때문이었다.
그 일은 금방 교내에 퍼졌고 학생들은 흥분하고 분개했다. 같은 조선인이면서 그럴 수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조선말을 쓰다가 선생에게 들키면 어떤 형식으로든 벌은 받게 돼있었다. 그러나 벌을 준 선생이 조선인이었다는 것에서 학생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못 들은 척, 얼마든지 지나쳐버릴 수도 있었던 일인데 일본인과 다름없이 그것을 집어내어 벌을 주었다는 것이 학생들을 심히 자극했던 것이다. - P236

본시 ES여학교는 미션스쿨이었으나 조선인이 인수하여 조선인 교사들로 구성이 된 사립학교로서 배일감정이 농후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오년전에 당국에서는 사립을 폐지하고 내선공학(內鮮共學)이라는 기치를 내어걸면서 공립으로 학급 증설하여 새로 출발했던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교장 이하 모든 선생들은 축출되었고 완벽하게 일본인 손으로 넘어갔다. 어쨌거나 그는 그렇고,
파문을 일으킨 무용 선생 처사에 대해서 학생들이 교묘하게 은밀하게 배척운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절 안 하기, 무용시간에 - P237

는 이 수 저 수 써가며 골탕먹이기, 무리지어 가다가 무용 선생을 만나게 되면 일제히 노려보기, 지나가다 뒷모습을 향하여 야유하기, 그런 일들은 누가 지휘한 것도 지시한 것도 아니었다.
자발적으로 조선인 학생들이 단결하여 행해진 일이었다. 한두 명의 학생도 아니었고 일본인을 제외한 전교생이 그러는 데는 무용 선생도 속수무책, 그렇다고 해서 일본인 선생들이 편을 들어주는 것도 아니었으며 지식인 특유의 냉담과 방관으로시종했고 더러는 잔인한 쾌감을 맛보며 그를 바라보기도 했다.
남자 선생들 중에도 조선인이 한 사람 있었다. 나이 지긋한 실업(業) 선생으로 매우 심지가 굳은 사람이어서 무용 선생은 그동족으로부터도 위로를 받지 못했다. 결국 그는 학교를 떠났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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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말은 몇 세기가 지나도 그 의미가 변하지 않는 데 반해, 이름은몇 해도 안 되는 기간에 의미가 변한다. 우리의 기억과 마음은 누군가에게 충실하게 머무를 정도로 그렇게 크지 않다. 우리의 현재 상념에는 산 사람 옆에 망자를 간직할 자리가 충분치 않다. - P374

우리는 두 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몰두할 수 있다. 하나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오는, 우리가 받은 심오한 인상으로부터 오 - P402

는 힘이며, 다른 하나는 외부에서 오는 힘이다. 첫 번째 힘을동반하는 것은 기쁨으로, 창조자의 삶에서 발산된다. 또 다른힘은 외부 사람들을 동요하게 만드는 움직임을 우리 안에 끌어들이는 것으로 즐거움을 동반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위적인 도취감을 느끼고 즐거움을덧붙이지만, 이런 도취감은 금방 권태나 서글픔으로 바뀌곤해서 그토록 많은 사교계 인사들의 얼굴이 울적해 보이며, 또그토록 불안한 상태가 때로는 자살로 이어지는 것이다. - P403

한 인물을 인위적으로 확대할 때는 다양한 주관적 관점이 작용하는 법이며, 그럼에도 이 모든존재들에게는 어떤 객관적 현실이 존재하며, 따라서 그들 사이에는 그래도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P439

상상력이 함께 하지 않기에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하며 권태를 느끼고, 상상력이 함께하기에 책을 읽으며 즐거워한다. 그렇지만 문제의인간은 항상 동일하다. 퐁파두르 부인이 그토록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한 까닭에 우리는 부인을 알고 싶어 하지만, 결국 그녀 옆에서 느끼는 권태감은 현대의 예술 후원자들 옆에서, 너무 평범한 탓에 감히 그들 곁으로 다시 돌아갈 결심조차 하지못하는, 그런 후원자들 옆에서 느끼는 바로 그 감정이다. 하지만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는 그들이 다 같은 친구라고 - P439

생각하지만, 우리를 대하는 모습에서 그들은 차이를 드러내며, 그러나 이 차이는 결국은 상쇄되기 마련이다. - P440

나는 스완과 드레퓌스 사건에 대해 잠시 얘기를 나누고 나서어쩌다 게르망트 사람들이 전부 드레퓌스 반대파가 되었는지물었다. "우선 그 사람들 모두가 사실은 유대인 반대파기 때문이라네." 경험상 그중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걸 잘 아는 스완이, 하지만 그렇게 대답했다. 그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상대방이 자신과 같은 견해를 공유하지 않은 것을 설명하기 위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유를 대기보다는,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선입관이나 편견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가정하는 편을 더 좋아했다. 게다가 너무 일찍 삶의 끝에이른 그는 괴롭힘에 시달리느라 지쳐 버린 짐승마냥, 이런 박해를 증오하고 조상들의 종교적인 품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게르망트 대공에 대해서는, 사실 유대인 반대파라는 말을들었습니다만." 하고 나는 말했다. - P458

드레퓌스 지지가 스완을 지극히 순진한 사람으로 만들어그의 사물을 보는 방식에, 지난날 오데트와 결혼했을 때보다더 현저하게 충동적이고 일탈적인 양상을 부여했다. 이런 최근의 계급 이탈은 실은 자기 계급으로의 복귀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그에게는 명예로운 일이었으며, 그리하여 조상들이걸어온 길, 귀족들과의 교제로 이탈했던 길로 그를 다시 돌려보냈다. 스완은 그토록 명철한 순간에도,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자질 덕분에 사교계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볼 기회가 있는 그런 순간에도, 조금은 희극적이고 무분별한 행동을 했다. 그는 자신의 찬미와 경멸의 온갖 기준을 드레퓌스주의라는 새로운 기준에 맞춰 재정립했다. - P460

"제가 맹세해요. 그들은 언제나모든 것에 대해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고는 못 배겨요. 그런데실은 가진 의견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들은 처음에는 우리의 의견을 묻는 데 인생을 보내고, 다음에는 그 의견을 우리에게 다시 전해 주는 데 허비하죠. 그들은 기어코 이건 좋은연주였다, 저건 좋지 않은 연주였다라고 말해야 직성이 풀리니까요. 다를 게 하나도 없는데 말이죠. 테오도시우스의 동생이(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네요.) 한 오케스트라의 모티프에 대해그게 무언지 제게 물었죠. 그래서 전 대답했어요."라고 공작부인은 반짝이는 눈과 아름다운 붉은 입술로 웃음을 터뜨리면서 말했다. "아, 물론 그건 오케스트라의 모티프라고 불리는 거죠.‘라고요. 사실 그는 내 말에 만족하지 않았나 봐요. " - P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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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도 아주 구식이어서 그런지 저는 옛 작품이 그렇게 싫지 않습니다. 아마도 제 말을 안 믿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녁에 제 아내가 피아노 앞에 앉으면 오베르나 부아엘디외, 심지어는 베토벤의 옛 곡을 청하는 일이 가끔 있죠. 바로제가 좋아하는 곡들이니까요. 하지만 바그너의 음악을 들으면 바로 잠이 오더군요."
"그 점은 당신이 틀렸어요."라고 게르망트 부인이 말했다.
"바그너 음악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긴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는 천재예요. 「로엔그린」은 걸작이고, 「트리스탄」에도 여기저기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어요. 그리고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 실 잣는 소녀들의 합창은 일품이죠." - P299

나는 그녀의 눈과 무겁게 질질 끌면서 씁쓸한 맛을 풍기는 목소리를아보기 시작했다. 이 눈과 이 목소리에서 나는 콩브레 자연의많은 걸 되찾을 수 있었다. 물론 목소리가 때때로 거친 대지를나타내기까지는 여러 요소들이 작용했다. 거기에는 게르망트가문의 한 분파로서 지방에 더 오래 남아 보다 대담하고 야생적이며 도발적인 가문의 지방색 짙은 근원이 있었으며, 품위란 것이 입술 끝으로 말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님을 잘 아는 진짜 품위 있는 사람들과 지적인 사람들의 습관, 그리고 또한 부르주아들보다 그들 영지의 농민들과 더 가깝게 지내는 귀족들의 습관이 있었다. 이 모든 특징들은 게르망트부인의 여왕과 같은 위치 덕분에 더 쉽게 전시되었고, 감추어진 모든 것들을 밖으로 드러나게 할 수 있었다. - P306

"마마께서는 졸라가 손에 닿는 것은 모두 웅장하게 만든다는 걸 주목하셨겠죠. 바로……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만 만진다고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그는 그걸로 뭔가 거대한 걸 만든답니다. 그는 서사시에서 말하는 진흙탕의 시인이에요! 분뇨담의 호메로스예요! 그 사람은 캉브론의 말을 쓰는 데 대문자가 충분치 않나봐요." - P314

"엘스티르의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딱히 박식할 필요도 없네. 그의 그림은 단순한 채색 스케치에 지나지 않으며, 그렇게 정교하게 작업된 것도 아니네. 스완은 뻔뻔스럽게도 우리에게 그가 그린 「아스파라거스 한다발」을 사게 하려고 했네. 그 그림은 여기 우리 집에 며칠 동안 있었네. 그림 속에는 자네가 지금 삼키는 것과 똑같은 아스파라거스 한 다발밖에 아무것도 없었지. 하지만 나는 엘스티르가 그린 아스파라거스를 삼키길 거절했네. 300프랑이나 요구했거든. 아스파라거스 한 다발에 300프랑이라니! 맏물이라고 해도 20프랑이면 족한데 말이야! 아스파라거스 한 다발 값으로는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했네. 이런 것들에 그가 인물을 추가하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뭔가 경박하고도 비관적인면을 띠기 시작했는데, 내 마음에는 들지 않더군. 자네처럼 세련된 정신과 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이 그런 것들을 좋아하다니 좀 놀랍네." - P318

억양이나 단어 선택에서 사람들은 게르망트 부인의 대화를 이루는바탕이 직접 게르망트 가문에서 나온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공작 부인은 새로운 사상과표현에 젖은 조카 생루와는 전적으로 달랐다. 칸트의 사상과 보들레르에 대한 향수로 혼란스러울 때 앙리 4세 시대의 세련된 프랑스어를 구사하기란 힘든 일이며, 따라서 공작 부인의 언어가 가진 순수함 자체도 실은 어떤 한계의 표시로 그녀에게서 지성과 감성 - P321

은 온갖 새로운 것들에 닫혀 있었다. 이 점에서도 게르망트 부인의 정신은 바로 그것이 배제하고(바로 나 자신의 상념을 구성하는 질료인) 또 그것이 배제함으로써 간직할 수 있었던 것, 즉우리를 진력나게 하는 성찰이나 도덕적인 배려와 신경증으로왜곡되지 않은 그런 유연한 몸의 멋진 활기로 나를 기쁘게 했다. 내 정신보다 훨씬 이전에 형성된 부인의 정신은 해변에서작은 무리의 소녀들이 걷는 모습이 내게 주었던 것과 유사했다. - P322

전에는 그들이 내가 생각도 할 수 없는 삶을 누린다고 상상했으나, 지금은 다른 남자들이나 다른 여자들과 비슷하며 단지 동시대 사람들에 비해 조금 뒤처진, 그러나 불균등하게 뒤처진 모습이었다. 즉 대다수 포부르생제르맹 부부들처럼 아내는 황금시대에 멈출 정도로 현명했지만, 남편은 과거의 척박한 시대로 내려갈 만큼 불운했으며, 다시 말해 아내는 여전히루이 15세 시대에 머무르는 데 반해, 남편은 말만 화려한 루이필리프 시대에 살고 있었다. 게르망트 부인이 다른 여자들과비슷하다는 사실에 나는 처음에는 일종의 환멸 같은 것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또 좋은 포도주의 도움을 받아 찬미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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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김윤아 콘서트를 다녀왔다. 솔로 콘서트는 오랜만이라 긴장도 되었지만 오히려 편안한 마음도 있었다. 커플들도 많았지만 나처럼 혼자 온 이들도 많았다.

공연장이 대학교 안이여서 간만에 젊음(!)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공연장을 찾는다고 헤매다가 처음 부닥친 건물이 알고 보니 공과대학이어서 나의 대학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속으로 공대생들 화이팅!을 외쳤다는). 분수대에 분수는 끊임없이 나오고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무척 찌는 날씨만 아니였다면 캠퍼스를 배회할 것을 그러기엔 너무 무더웠다.

공연은 전체적으로 "사랑의 시작과 끝!"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사람은 본디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이므로 끊임없이 사랑을 갈망하는 존재가 아닐까. '행복한 사랑은 없네'라는 콘서트의 부제가 말해주듯 뭘 모르던 때의 사랑은 낭만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지만 사랑의 본질은 어쩌면 추악하고 더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내게 사랑은 욕망이라는 단어와 비슷하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끝까지 탐하며 쫓아가면 그 끝은 파멸이라는 것과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고 심하게 회의적이다. 이런 사람이 결혼을 한 게 아이러니하기는 하나 오히려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현실적이어서 기대치가 낮아서 가능한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노래 사이에 김윤아의 이야기가 더해져 공연 마지막이 되면 한 줄기의 스토리가 완성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노래 사이에 관객과의 소통과 대화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이 방식이 마치 연극에서 배우들이 하는 대사처럼 느껴져 신선했던 것 같다.

특히 오랜만에 듣는 도쿄 블루스, 강, 담, 유리가 정말 좋았다.




가창은 말해 무엇하리오. 2시간 20분 간 완벽한 기승전결의 서사가 이어졌고 앵콜곡이 되자 눈물이...



그리고 책과 커피를 샀다.
공교롭게도 모아 놓으니 붉은 계열이 되어 버렸네.

첫 번째 책은 7월의 여성주의 책인 <성의 변증법>이다. 표지도 강렬해서 기가 살짝 죽는데 내용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아 걱정이 된다. 7월 초부터 바짝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는 바바라 터크먼의 <8월의 포성>이다. 1차 세계대전 개전 초기를 다룬 전쟁사로 정평이 나 있는 책인데 기존 책의 중고가가 어마무시해서 사려고 해도 엄두가 안났는데 마침 딱 새로 나와주어 감사한 마음으로 질렀다. 두껍지만 양장본이 아니라 무겁지도 않아 마음에 든다.
커피는 알라딘 일산 블렌드라고 하는데 그냥 물 많이 타서 숭늉처럼 마시려고 샀다^^;



토요일에 집에 들어오니 거의 일요일이 된 시간이어서 무리하지 말자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오늘 휴가를 미리 내 놓았고 오늘까지 푹 쉬었다. 덕분에 컨디션은 괜찮다.


<한국전쟁의 기원> 시리즈를 완독하여 6월에 큰 독서 목표는 끝낸 셈이라 마음이 홀가분하다.


장마가 시작되었는데 짧은 시간 내에 급격하게 국지적으로 비가 내린다고 하여 걱정이다. 다들 비 피해 없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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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6-26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김윤아 콘서트라니~참 좋으셨겠어요! 고등학생 때 노래방 가면 꼭 누군가는 부르던 노래가 자우림의 일탈이었는데 ㅎㅎ 나중에 솔로 1집 사서 한동안 빠져있기도 했던 기억입니다.
한국전쟁의 기원 같은 벽돌이를 금방 완독하신 화가님께 존경의 눈빛 발사!!!😍😍😍

거리의화가 2023-06-27 13:12   좋아요 1 | URL
<일탈>은 노래방에서 불러줘야 제맛인 곡이죠! 한참 공부로 스트레스 쌓였을 때 그 곡은 정말 해소제같은 곡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솔로 1집 명반이죠. 저도 정말 좋아하는 음반입니다^^
<한국전쟁의 기원> 미국 정치계 인물들 이름이 많이 나오고 그 관계들이 어지러워서 좀 몽롱해질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땐 그러려니 하고 전체적인 흐름만 잡고 가는 식으로 가야지 다 잡으려다간 힘들더군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3-06-27 0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던 책 다 보셔서 기쁘시겠습니다 그 뒤 콘서트에 가셨군요 대학 안에 있는 공연장이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겠네요 덜 더웠다면 둘레도 걸어봤겠습니다 비가 오기 전에 좀 더웠죠 비가 오고도 습기가 심해서 좀 덥기도 합니다 장마 시작부터 비 많이 온다고 말해서 걱정하기도 했네요 큰 피해 없이 지나가면 좋을 텐데...

거리의화가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06-27 13:09   좋아요 1 | URL
저는 대학 안에 공연장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보통 올림픽홀 공연장이나 블루스퀘어 같은 전용 공연장 같은 곳만 갔었어서 색다르더군요. 말씀하신대로 좀만 덜 더웠어도 돌아봤을텐데 그러기엔...ㅋㅋㅋ
희선님 이번 한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자목련 2023-06-27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콘서트에 가 본 기억이 너무 너무 멀리 있네요.
<한국전쟁이 기원> 6월에 완독하셨다니 계획적이고 의미있는 독서였겠구나 싶어요.
이제 7월의 독서로 돌입하시는 건가요?

거리의화가 2023-06-27 13:11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좋았어요. 콘서트 저도 자주는 못가고 결국 좋아하는 가수가 공연한다고 하면 그때 한번씩 가는 것 같아요. 이번엔 1년 만이었네요^^
<한국전쟁의 기원> 6월을 넘기지 않고 끝내서 마음이 후련합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중에 한두 권 정도 더 읽으면 7월로 넘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레삭매냐 2023-06-27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지난 토요일 너무
무더웠습니다.

그래도 독서모임의 시간
은 즐거웠네요.

<8월의 포성>이란 책은 처음
들어보는데 바로 땡기네요.
이 책은... 희망도서로다가 도
서관을 이용해 볼까 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6-27 16:28   좋아요 0 | URL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이었는데 해가 작열하고 끓어오르고 있더라구요. 도심의 지열까지 더해져서 장난이 아니었네요. 심지어 콘서트 끝나고 나왔는데도 후텁지근한 공기가...ㅎㅎ

독서모임 즐거우셨겠어요. 예전엔 종종 했었는데 이젠 서울에 가려면 3시간 정도는 생각하고 가야 해서 부담이 되더군요ㅠㅠ

<8월의 포성> 매냐님도 좋아하실 책일 듯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6-27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대생 파이팅!!! ㅋㅋㅋ
저도 함께 외쳐봅니다^^
자우림 김윤아는 이제 자동적으로 화가 님 가수같아요^^
저는 지인들이 동네나 부산 인근에 가수들 콘서트 공연 있다는 소식이 뜨면 보자!!!! 그래서 따라가는 편이어서 나의 가수는 정녕 보진 못했네요.
최근에 변진섭 가수가 남쪽에 내려온대서 보고 왔어요. 목소리는 여전하던데 외형이 조금 변해서 깜놀했네요ㅋㅋㅋ
김윤아 가수 공연도 보고 싶어요. 남쪽엔 안내려오나 봅니다?
작년 겨울엔 알리랑 정동하 가수 듀엣 공연 봤네요. 저 지금 여기서 웬 자랑을?ㅋㅋㅋ

다시 책 얘기로~
<한국전쟁의 기원> 완독은 축하드리며 부럽기도 합니다^^
목표를 세우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고야 마는 화가 님! 믿음직 합니다^^
7월의 여성주의 책은 <성의 변증법>이로군요? 벌써부터 긴장됩니다. 어려울까봐서요.ㅜㅜ
여성주의 책은 읽을 수록 어려워 공부가 더더 많이 필요하겠단 생각을 매번 하면서도 돌아서면 공부를 하지 않다가 또 그 달의 책을 잡고 읽으면 어렵네? 공부해야지! 늘 이러고 있는 제가 참...한심하단 생각도 들어요.ㅋㅋ
강렬한 책 표지의 두 권이 눈에 확 띄네요^^

거리의화가 2023-06-27 17:57   좋아요 1 | URL
ㅋㅋ 공대생 건물 오랜만에 갔는데 반갑더라구요. 같은 학교 출신도 아닌데도 왜 연대감이 느껴지는지!ㅎㅎ

좋아하는 가수들은 많은데 자우림, 김윤아 이야기만 유독 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공연 갔다는 이야기도 적었었고!
세월이 가면 외모야 뭐... 그래도 목소리가 안 변하셨다면 관리를 그만큼 열심히 한 것이 아닐까요? 성대도 관리 잘해줘야하더라구요. 자우림 공연은 지방 간간히 있었어요. 이번 솔로 콘서트는 아쉽게도 서울에서만 5, 6일 진행하는 것 같더라구요. 언젠가 지방에서도 하면 좋겠네요.

성실성 빼면 내세울 게 없는 저라. 저는 목표를 세워야 진도가 나가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ㅋㅋ <성의 변증법> 표지에서부터 아우라가 뿜뿜입니다. 아직 들춰보진 않았는데 이 책이 여성주의 책 읽기로 재독인 걸로 아는데 저는 이번에도 조금이라도 얻어가자라는 생각으로 읽어야겠습니다.
 

그 자신이 부자인 푸아 대공은 열다섯 명의 젊은이로 구성된 우아한 사단에 속했으며, 뿐만 아니라 생루도 가담한 보다 폐쇄적이며 항상 붙어 다니는 4인방 그룹에 속했다.
언제나 함께 초대받는 그들을 사람들은 제비족 4인방이라고불렀고, 항상 같이 산책하는 모습을 보아 왔으므로 성관에 초 - P156

대할 때도 서로 통하는 방을 주었다. 더욱이 이들 4인방이 모두 미남인 탓에 이들이 은밀한 관계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나는 생루에 대해서는 가장 단호한 방식으로 그 소문을 부정할수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중에 이 소문이 네 사람 모두에게 사실로 판명되었지만, 이들 각자는 반대로 나머지 세 사람에 관한 소문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욕망을, 아니 차라리 원한을 해소하려고, 아니면 상대방의 결혼을 방해하거나 비밀이 발각된 친구를 지배하려고, 상대방에 관한소식을 알려고 무척 애를 썼다. - P157

사유의깊이를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 예술가가 직접 작품 속에 자신의 사유를 표현할 필요는 없다. 신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창조’가 너무 완벽해서 창조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무신론자의 부정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 P172

엘스티르는 자신이 느낀 것에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제거하려고 노력했다. 그의 노력은 우리가 자주 시각이라고 부르는 그 논리적 추론의 집합체를 해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스티르는놀랍게도 자신이 그린 ‘흉물‘을 싫어하는 사람들, 샤르댕이나페로노, 그리고 사교계 인사들이 좋아하는 다른 수많은 화가 - P179

들을 찬미했다. 그들은 엘스티르가 실재 앞에서 그 자신을 위해(어떤 유형의 탐색에 대한 취향을 보여 주는 특별한 지표와 더불어) 샤르댕이나 페로노와 동일한 노력을 했으며, 따라서 엘스티르가 자신을 위해 작업하기를 멈출 때면 이들 화가들에게서 자신과 동일한 유형의 시도와 자신의 작품을 예고하는 단편들에 감탄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사교계 인사들은 그들로 하여금 샤르댕의 그림을 좋아하게 하고 적어도별다른 거북함 없이 그 그림을 보게 한 ‘시간‘이라는 전망을생각 속에서나마 엘스티르의 작품에 첨가하지 못했다. - P180

게르망트 사람에게 있어(비록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지적인 존재란 남을신랄하게 비판하고 악의적인 말을 할 줄 알고 논쟁에서 이긴다는 걸, 또 그림이나 음악과 건축에 관해 상대방에게 맞서고영어를 말할 줄 안다는 걸 뜻했다. 쿠르부아지에는 지성에 대해 이보다 호의적이지 않았으며, 만약 그들 세계에 속하지 않는 누군가가 지성인이라면, ‘필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일 놈이다.‘란 의미와 그리 멀지 않았다. 쿠르부아지에에게 있어 지성이란 도적들이 사용하는 일종의 지렛대 같은 것으로, 그 덕분에 하와인지 아담인지도 전혀 알지 못하는 놈들이 가장 존경받는 살롱의 문을 부수고 들어오기 때문에, 따라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받아들이다간 머지않아 반드시 후회하게 되리라 여겼다. 아무리 무의미한 말도 사교계 인사가 아니라 지적인 사람이 말하면, 쿠르부아지에 사람들은 그 말을 체계적으로 불신했다. - P217

평등 사회에서의 예절은 철도의 발달과 비행기의군사적 이용보다 더 큰 기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설령 예절이 사라진다 해도 그것이 불행이라는 증거는 아무 데도 없다.
끝으로 사회란 사실상 민주화되어 감에 따라 점점 더 은밀한방식으로 서열화되어 가는 게 아닐까? - P239

사교 생활의 공허함이 망가뜨린 게르망트 부인의 지성과 감성은 너무 자주 흔들리는 탓에, 뭔가에 열중하다가도 금방 싫증을 내고(그녀가번갈아 추구하다 버린 지성의 유형에 또다시 끌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 어느 마음이 착한 남자에게서 발견한 매력도 그 남자가 지나치게 자주 그녀 집에 드나들거나 그녀가 줄 수 없는 조언을지나치게 그녀에게서 구하면 곧 귀찮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는데, 부인은 이런 귀찮음이 그녀의 찬미자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여겼지만, 실은 우리가 쾌락을 추구하는데도 쾌락은 얻 - P266

지 못하고 그저 쾌락을 추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때 느끼는 무력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공작 부인에게서 판단의 변화는 그녀의 남편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었다. 남편은 그녀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에게서 언제나 강철 같은 성격, 그녀의 변덕에도 무관심하고 아름다움도 경멸하는 난폭한 성격, 결코 남에게 굽히지 않는 의지를 느꼈으며, 이런 의지의 지배를 받을 때에야 예민한 인간은 비로소 안정을 찾는 법이다. - P267

공작에게서 삶의 모든 관심사는 그가 한 번도 사랑한적 없으며 계속해서 배신해 온 이 여인의 외부 세계에 있었다.
공작 부인이 피로를 느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게르망트 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목걸이가 안감에 걸리지 않도록 바로잡 - P282

아 주면서 손수 외투를 부인에게 입혀 주는 등 열성적이고 정중한 보살핌으로 출구까지 길을 내는 모습을 보았는데, 한편부인은 이러한 남편의 보살핌에서 단순한 처세술의 표시만을 보는 듯 사교계 여인의 냉담한 표정으로 받아들였고, 때로는 더 이상 잃어버릴 환상이 남지 않은 미망에서 깨어난 아내의, 조금은 냉소적인 씁쓸함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에도 ㅡ 이미 지나간 먼 시절, 그러나 아직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그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먼 시절로 마음속 깊은곳의 의무를 표면으로 옮겨 놓은, 예절의 또 다른 부분인 이런겉모습에도 공작 부인의 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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