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광기
필리스 체슬러 지음, 임옥희 옮김 / 위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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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미뤄져서 제대로 받을 수 있나 걱정했는데 좋은 판본으로 받게 되어 만족스럽습니다. 여성들의 역할이 더욱 더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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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자에게 많은 아이를 낳고 아무 도움 없이 혼자 양육하라고 강요한다면, 여자는 어머니로서의 일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그러나 여자가 자유로이 아이를 낳고, 사회가 임신 기간에 도움을 주고 어린애를 돌봐 준다면 어머니의 부담은 적어지고 노동 영역에서 쉽게 보상받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서 엥겔스Friedrich Engels(1820~1895)가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에서 여자의 역사를 되짚고 있다. 즉, 이 역사는 무엇보다도 기술의 역사에 좌우될 거라는 것이다. 토지가 씨족 전원의 공동소유였던 석기시대에는 원시적인 삽과 괭이의 초보적 성격이 농경의 가능성을 제한했다. 여자의 힘은 채소밭정도의 경작에 필요한 노동에 알맞았다. 노동의 원시적 분화에서 남녀 양성은 이미 두 계급을 형성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두 계급의 관계는 평등했다. 남자가 사냥과 고기잡이를 하는 동안 여자는 가정에 머물렀다. 가정의 임무에는 생산적인 노동, 즉 토기 제조, 직조, 원예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통해 여자는 경제적 생활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다. 구리, 주석, 청동, 철의 발견으로 쟁기의 출현과 함께 농업은 그 영역이 넓어졌다. 삼림을 개간하고 들판을 경작하기위해 집약적인 노동이 요구되었다. 사유재산이 생겨났다. 노예와 토지의 주인인 남자는 또한 여자의 소유자가 되었다. 여성의 역사적 대패‘가 바로 그것이다. 여성의 패배는 새로운 도구가 발명됨에 따라 노동 분화 속에 발생한 대혼란으로 설명된다. "집에서 여자에게 이전의 권위를 보장해 주던 그 원인, 즉 집안일에 여자를 가둬 두었던 것과같은 원인이 이제는 집안에서 남자의 지배권을 보장해 주었다. 그때부터 여자의 가내노동은 남자의 생산적인 노동 옆에서 빛을 잃었다. 후자가 전부였고 전자는 무의미한 부속물일 따름이었다." 그러자 아버지의 권리가 어머니의 권리를 대체했다. - P97

엥겔스가 시도한 종합적 이론은 우리가 앞에서 검토한 이론들보다 일보 전진한 것이기는 하나 우리를 실망시킨다.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은폐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의 핵심축은 공유재산제에서 사유재산제로 이행한 것인데,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 P98

마찬가지로 사유재산제가 필연적으로 여자의 예속을 가져왔다는 것도 분명치 않다. 엥겔스는 검토도 하지않고 인간을 재산에 결부시키는 ‘이해利害’의 유대를 정의한다. 그러나 사회 제도의 근원인 ‘이해‘는 그 자체의 근원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이처럼 엥겔스의 설명은 피상적인 상태로 남아 있고, 그가 발견한 진리는 우연적인 것처럼 보인다. 유물사관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고서는 이런 진리를 더 깊이 연구하기란 불가능하다. 유물사관은 우리가 지적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문제들은 전全 인간에 관련된 것이지,
경제적 인간이라는 추상적인측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P99

여자를 알기 위해서는 남자와 여자 안에서 오직 경제적 실체만을보는 유물사관의 경계를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인간이 몸, 성생활, 기술을 인간존재의 총체적 전망에서 파악할 때에만 그것들이 인간을 위해 구체적으로 존재한다고 간주할 것이다. 근력, 음경, 도구의 가치는 가치의 세계에서만 정의될 수 있다. 가치는 실존자가 존재를 향해 초월하는 기본적 계획에 의해 결정된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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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신분석학자에게는 선택이라는 관념과 그와 상관관계인 가치라는 개념에대해 일률적으로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그것이 정신분석학 체계의 본질적인 취약성을 구성한다. - P88

만일 신체와 섹슈얼리티가 존재의 구체적 표현이라면, 존재에서부터 그것들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의 결여로 인해 정신분석학은 설명되지 않은 사실들을 기정사실로 인정해 버린다. 예를 들면, 여자아이는 엉덩이를 드러낸 채 쭈그리고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끄러움은 무엇인가? 마찬가지로 남자가 페니스가 있어서 우쭐대는가 아니면 페니스 안에 그의 자만심이 표현되는가를 자문하기 전에 자만심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주체의 우쭐함이 어떻게 한 대상 속에 구현될 수 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섹슈얼리티를 환원 불가능한, 주어진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실존자에게는 더욱더 근원적인 ‘존재에 관한 탐구가 있다. 섹슈얼리티는 이러한 여러 측면 가운데 하나에불과하다. 그것을 사르트르가 『존재와 무』에서 보여 주고 있다. 바슐라르GatonBachelard(1884~1962)25 역시 그의 저서에서 그것을 대지, 공기, 물에 관해 말하고 있다. - P89

여자를 암컷이라고 말하는 것이 불충분한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가 자신의 여성성에 대해 갖는 의식意識으로 여자를 정의할 수 없다. 여자는 자기가 속한 사회한가운데에서 자신의 여성성에 대해 인식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의 용어는 무의식과 전체 정신생활을 내면화함으로써 개인적 사건이 개인의 내부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콤플렉스, 경향 등등의 단어가 그런 의미를 내포한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란 세계와의 관계다. 개인은 세계를 통해 자기를선택함으로써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들에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눈을 세계 쪽으로 돌려야만 할 것이다. 정신분석학은 특히여자가 왜 타자인지 설명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 P92

정신분석학자들이 이해하는의미로 어머니 혹은 아버지와 ‘동일시하기는 하나의 모델 안에 자기를 소외시키는 것이고, 자기 실존의 자발적 움직임보다 다른 이미지를 택하는 것이며, 결국 존재하는 체하는 것이다. 그들은 두 가지 형태의 소외 사이에서 헤매는 여자를 보여준다. 남자인 체하는 것이 여자에게 실패의 원천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여자인 체하는 것 또한 환상이다. 왜냐하면 여자인 것은 객체, 타자가 된다는것이기 때문이고, 타자는 자기 포기 한가운데에서도 주체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여자에게 진정한 문제는 이러한 도피를 거부하면서 초월로서 자기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때 남성적 태도와 여성적 태도라 불리는 것이 여자에게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는가를 아는 것이 관건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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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운명의 본질적 특성 가운데 하나는그 순간적인 삶의 운동이 전후에 무한한 과거와 미래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의 영속은 개인적 한계와 상관적인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번식 현상을 존재론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어야한다. 종의 영속이 성적 분화分化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성적 분화가 존재자들에 의해 받아들여진 결과, 존재의 구체적 정의定意 안에 들어가는 것은 그렇다 치자. 그러나 신체 없는 의식이나 죽지 않는 인간은 여전히 전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반면, 단성 생식에 의해 번식하거나 양성구유로 구성된 사회는 상상할 수 있다. - P51

생명 속에는 서로 결합하는 두 가지 운동이 있다는 것이다. 생명은 자신을 초월함으로서만 자기를 유지할 수 있고, 자기를 유지시킨다는 조건에서만 자신을 초월할 수 있다. - P56

여자는 모든 포유류 암컷 중에서 가장 심각하게 소외되어 있고, 또 이 소외를 가장 격렬하게 거부하는존재다. 다른 어떤 암컷 안에서도 생식 기능에 대한 유기체의 종속이 이보다 더절대적이고 더 어렵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사춘기와 폐경의 위기, 달마다의 ‘저주‘, 종종 힘든 긴 기간의 임신, 때때로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출산, 질병, 사고는 인간 여자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들이다. 여자의 운명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여자는 자신을 개체로써 주장하면서 운명에 대해 더욱 반항한다고 할 수 있다. - P73

오직 인간적인 관점에서만 인류의 남녀를 비교할 수 있다. 인간은 주어진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존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메를로퐁티가 매우 정확하게 말했듯이, 인간은 자연의 종種이 아니라 역사적 개념이다. 여자는 고정불변의 현실이 아니라 하나의 생성生成이다. 이러한 생성 속에서 여자를 남자와 비교해야만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여자의 가능성을 규명해야만 할 것이다. - P75

약함이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규정될 수 있으려면 실존적•경제적•도덕적 기준이 필요하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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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영웅을 끌어 모을 시기이다. 이럴 때 한 사람을 죽여 천하사람들의 인심을 잃는 일은 옳지 않다."

조조는 그를 떠나보내면서 말했다.
"그대의 늙은 어머니가 저쪽에 있으니 가도 좋소."
필심이 머리를 조아려 절하며 다른 마음이 없음을 나타내자, 조조는 그를 칭찬했고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필심은 자리에서 물러 나온 후 곧장 장막에게 도망쳤다. 여포가 패했을 때 필심도생포되었다. 사람들이 모두 필심을 걱정하였지만, 조조는 이렇게 말했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이 어찌 자기 임금에게 충성하지 않겠는가? 그는 바로 내가 찾고 있는 그런 사람이다."
그러고는 곧 필심을 노국 재상으로 임명하였다.

내가 의로운 군사를 일으킨 것은 천하의 폭력과 혼란을 없애기 위함이었다. 옛 땅조조의 고향 초현의 백성들은 대부분 사망했고, 나라 안에서 온종일걸어 다녀도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비통하고 상심해 있다. 의로운 군사를 일으킨 이래로, 죽어 후사가 없는 병사를 위해서는 그친척을 찾아내어 뒤를 잇게 하고 땅을 나누어 주고, 관가에서는 농사 짓는소를 지급해 주며, 학교를 세우고 교사를 두어 그 자식을 교육하도록 하라. 살아남은 병사를 위해서는 종묘를 세워 조상에게 제사 지내게 하라.
만일 죽은 자에게 영혼이 있어 이 일을 안다면 내가 죽은 후에라도 더 무슨유감이 있겠는가!

"만일 이 일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어느 곳을 근거지로 삼을 수 있겠소?"
조조가 말했다.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원소가 대답했다.
"남쪽으로는 황하에 의지하고 북쪽으로는 연燕, 대代를 의지하여융적戊狄과 세력을 합치고, 남쪽으로 진군하여 천하의 패권을 다투면 아마도 성공하지 않겠소?""
조조가 말했다.
"천하에서 지혜롭고 용감한 인재들을 임용한 후 왕도로써 그들을다스리면 반드시 가능할 것입니다."

내가 의로운 군대를 일으켜 포악한 반란군을 정벌한 지 19년이 되었는데, 정벌할 때마다 반드시 승리한 것이 어찌 나 한 사람의 공로이겠는가?
이는 곧 현명한 사대부들의 힘이 있어서 얻은 결과이다. 그러나 천하가 아

직 완전하게 평정되지 않았으므로 나는 현명한 사대부들과 함께 평정해야할 것이다. 그런데 그 공로의 대가를 나 한 사람이 누린다면, 어찌 내 마음이 편하겠는가? 시급히 의논하여 공로를 정하고 상을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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