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홉스봄 평전 - 역사 속의 삶, 역사가 된 삶
리처드 J. 에번스 지음, 박원용.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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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느 한 단면만 보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명저를 남겼다고 해서 삶까지 완벽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했다.

불안과 욕구 불만 등의 감정이 어느 한 사람에게 천착되면 이는 집착이 된다.
에릭 홉스봄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부인을 처음부터 만났다면 집착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떤 사람도 성인 군자처럼 완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누구나 성인 군자처럼 산다면 이 세상은 어쩌면 재미가 없을지 모른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이 세상은 묘미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책이다.
내가 이 책에서 얻고자 했던 것을 채울 수 있었기에 그렇다.

에릭 홉스봄은 오래 살았고 무척 많은 저작을 냈는데 이 책을 통해 그가 해당 책을 낸 배경과 앞뒤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19세기 3부작을 제외하고도 역사론, 미완의 시대(자서전)가 집에 구비되어 있다. 이 책들을 읽기 전 이 책을 참고한다면 더 유익한 책읽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20세기를 다룬 극단의 시대는 집에 없는데 절판되기 전 구비를 해놓아야겠다.
극단의 시대는 브라질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고 한다. 이후 그의 저작이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브라질에서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그가 왜 마르크스에 천착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사회주의에 경도되었던 그는 2차 대전이 끝나고 난 이후, 냉전 기간에도 끊임없이 영국 감시조직(미국의 FBI  같은)의 감시를 받았고 대학의 교수, 조직의 수장 등의 자리에 갈 때마다 불이익을 받았다.
미-소의 대결, 자유주의-사회주의의 극한 대립 속에 그는 억울한 피해자이기도 했다.
그래서 1989년 소련이 무너지고 공산주의가 붕괴되었을 때 그의 충격은 상상하지 못할 충격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시기쯤 되면 사실 그는 더 이상 프롤레타리아 공산주의의 열렬한 지지자도 아니었다. 이미 그는 많은 저작을 내어 성공하여 인세만으로 충분히 유명한 세계적 작가이자 강연자, 석학이 되어 있었다. 
부르주아가 되었다고 해야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련이 붕괴되고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가 차레로 무너졌을 때 그의 속내는 무척 복잡했음이 드러난다.

어쨌든 죽는 날까지 그는 책을 놓지 않았고 지적 열망을 추구했다.
나는 그 점이 사람으로서 멋있었다.
나도 그렇게 죽기 전까지 책을 놓고 싶지 않고 끝없이 공부하고 지적 호기심을 추구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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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4-27 13: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분의 극단의 시대를 참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ㅎㅎ 아니 얘들은 왜 역사책도 이렇게 어렵게 쓰는거야 하면서 말이죠. ㅎㅎ 워낙에 학자라는 느낌이 강하다보니 따로 이분의 평전을 읽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이렇게 책이 나오기도 하네요.

거리의화가 2022-04-27 13:30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이 책은 평전인데 오히려 자서전처럼 개인의 사생활이 많이 담겨서 굳이 권해드리고 싶진 않아요^^; 책에서는 딱히 학자라기보다는 에릭 홉스봄 자체의 인간에 대해서 더 주목한 느낌이 들거든요. 저작들이 많으니 필요하시면 그 책들을 읽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mini74 2022-04-27 14: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시대의 지식인들도 참 힘들었을거 같아요. 히클러 전쟁 공황 매카시즘 …전 잘 모르는 분 ㅠㅠ 인데 화가님덕에 알아가네요 *^^*

거리의화가 2022-04-27 14:38   좋아요 3 | URL
네 미니님. 에릭 홉스봄 이란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에요. 너무 두꺼워서 추천드리긴 그렇고... 좌우 극단의 대립의 시기를 살았으니 참 스펙타클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임에는 분명합니다!

수이 2022-04-27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침 수전 손택 이야기 읽었는데요, 수전 지적 열망도 어마무시해서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에릭 홉스봄 옹 역시 더하면 더했지 덜할 거 같지는 않아요. 저도 이름만 아는데 거리의화가님 리뷰 읽으니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극단의 시대 먼저 읽어야 할 거 같네요 ^^;;

거리의화가 2022-04-27 16:55   좋아요 1 | URL
비타님 100자평 보았습니다^^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기 전에는 수전 손택이라는 사람 자체를 몰랐어요. 그분의 이력을 보니 굉장하더라구요~ 사실 그렇게 되고 싶은 열망은 있지만 불가능할것 같아요. 그래도 어쨌든 남은 생애 그저 공부하고 끊임없이 알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이 세상엔 지적 롤모델로 삼을 만한 사람들이 많아서 참 다행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여러 모로 빨리 흘러가는 것 같아요!ㅎㅎ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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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주의 기원인 빅뱅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기원, 삶과 죽음, 의식에서 신화, 종교, 생각의 영역까지 대부분의 세계를 다룬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생각을 과학자의 시각으로 차분히 설명해준다.

딱딱한 과학 이론을 일상의 모습을 예시로 제시하여 이해를 높였다.

책을 읽는 동안 결코 과학서를 읽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마치 선생님이 학생에게 해주는 재미난 이야기 같아서 친절한 과학 안내서이자 교양서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모르고 들으면 과학서가 아니라고 착각할 만큼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도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김상욱, 정재승 교수님과 같은 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의 순서가 흐름에 맞추어 자연스레 정리되어 있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영원함. 시작과 끝 그리고 시간. 기원 -> 구조체 -> 생명 -> 마음 -> 상상 -> 신성 -> 숭고함 -> 생각 -> 영원까지 갔다가 다시 마음, 물질, 의미로 돌아온다.

마치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시간의 궤적을 따르는 것처럼 이 책은 기가 막힌 편집점으로 독자를 이끌고 간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법칙을 고르라면 엔트로피 제2법칙이라 할 것이다.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제레미 리프킨이 쓴 엔트로피란 책을 무척 흥미롭게 읽었었던 기억이 난다.

한 두 번 정도 읽고 이후 찾질 않아 엔트로피란 개념 자체는 어느덧 가물가물한 상태였다.

(찾아보니 개정판도 나왔구나. 나는 2000년도 구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는데 엔트로피 개념이 시작부터 등장한다.


엔트로피 제2법칙이라면 제1법칙도 있는 것이겠지.

제1법칙은 ' 에너지 보존 법칙'으로 불린다.

물리계 처음 상태가 얼마였던 간에, 임의의 물리적 과정이 진행되고 난 상태의 에너지는 처음 상태의 에너지와 같다는 것이다.

제2법칙은 엔트로피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아주 드물게 감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모든 물리적 과정에서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여기서 말하는 엔트로피는 ‘하나의 거시 상태에 대응되는 미시적 배열의 수‘다. - P401


책의 초반쯤 읽을 때쯤 알라딘 서재 친구분께서 TED 강연이 있다고 귀띔해주셨다.

영상은 10여분 정도의 길이로 압축된 메시지를 담고 있어 엔트로피 개념을 비롯하여 책의 나머지 부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려는 분들도, 읽지 않는 분들도 한번쯤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작가는 '엘리건트 유니버스'라는 저작을 이미 낸 바 있는데 해당 책이 본인이 주장하는 핵심 가설인 초끈 이론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저자에 관심이 더 생겼다면 '엘리건트 유니버스' 책을 자연스레 찾으면 되겠다.


과학 교양서로서 많은 장점을 가진 책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범위가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다.

넓은 범위를 담음으로써 대중의 선택을 많이 받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나는 우주의 시작에서부터 인간의 삶과 죽음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나쁘지 않았다.

이론에 대한 설명을 여러 번 읽었음에도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있었고 설명은 알겠는데 이해가 가지 않아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있었다.

심지어는 무리수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저자가 대중교양서의 장점을 충분히 이끌어낸 것으로 보여진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어려운 과학 이론을 이렇게 재미나게 썰 풀듯 해주는 이야기꾼이 있으면 좋겠다 싶다.


인간의 상태를 탐구하는 여정에서 우리가 바라봐야 할 곳은 바깥이 아닌 내면이다. 이미 제시된 답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적인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면 내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물론 과학은 바깥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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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4-27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꿈은 이런 과학책을 휘리릭 어렵지 않게 읽어내는 사람입니다. ㅠ.ㅠ 궁금하긴 한데 감히 내가 하는 생각부터 드는거 뭘까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4-27 13:39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은 저보다 더 잘 읽어내실 것 같은데요^^;
저도 과학이 어렵습니다. 물리는 수학이 바탕으로 된 이론이고 화학은 원소기호 외울 게 많고 생물학은 딱히 재미가 없었고 지구과학은 글쎄요.ㅎㅎ
과학 입문서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책은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습니다.

다락방 2022-04-27 14: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려울까봐 엄두가 안나지만 그래도 재미나다 하시니 어쩌면 .. 시도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고 그렇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혹시 알라디너 분이 알려주셨다는 테드 강연, 제게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4-27 14:37   좋아요 2 | URL
TED 앱에서 Brian Greene 이라고 검색한 다음에 ˝브라이언 그린: 우리의 우주가 유일한 우주일까?˝ 란 제목의 강연이었어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딱딱하지 않게 이론을 설명해주어서 어렵진 않으실거에요.

다락방 2022-04-27 14:56   좋아요 1 | URL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찾아서 찜해두었습니다! :)

mini74 2022-04-27 14: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엘리건트 유니버스란 책 아이가 재미있다고 해서 봤던 적이 있어요. 초끈이론 읽으면서 덩굴에 진흙묻혀 흔들어 인간 만들던 여와 생각이 났어요 ㅎㅎ 결국 어려웠다는 기억만 남았네요 ㅎㅎ 테드 강연이 있군요.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화가님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4-27 14:41   좋아요 2 | URL
오 아이가 그 책을 읽었군요 멋져버리네요!ㅎㅎ 사실 한번 듣고 이해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ㅋㅋ
테드 강연 위에 제가 다락방님 덧글로 달아놨는데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4-27 2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테드 강연 봐야겠어요
이 책도 킵

거리의화가 2022-04-27 22:38   좋아요 1 | URL
이 책 여러 분이 찜하시네요! 그레이스님께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2022-04-27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7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간의 탐구의 이해 -> 내면

세상의 외면의 이해 -> 과학

인간이 다른 종을 제치고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자연의 패턴에 매우 민감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만물의 연결 관계를 추적하고, 우연을 가볍게 넘기지 않으며, 규칙을 기억하고 중요도를 할당한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은 혼란스러운 경험에 어떻게든 질서를 부여하려는 감정적 충동의 산물이고, 현실의 특성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얻은 결과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 P440

우리 선조들이 집단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무렵에는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면서 오만 가지 문제가 속출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개인의 행동이 집단생활의 효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일종의 피드백 회로를 거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 규범이 서서히 정착되었다. 그리고 집단의 일원들은 자신이 행동 규범을 따르는 정도에 따라 생존 확률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달았다. 자연선택은 우리 선조들의 물리학에 대한 직관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도덕성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P442

인간사에 무심한 자연을 초월하려는 것은 현실 세계에서 절대로 찾을 수 없는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행위다. - P446

앞으로 맞이하게 될 아침의 횟수가 무한대라면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 모르긴 몰라도, 지금과는 완전 딴판일 것이다.
여기에 반응하는 방식은 사람은 다르지만,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통하는 가치관이 있다. 우리가 떠난 후에도 우리가 추구하던 것을 후손들이 계속 추구하기를 바라는 마음, ‘나‘라는 존재의 흔적이 죽은 후에도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 P449

우리는 무상하기 그지없는 일시적 존재다.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짧은 시간은 우주의 역사를 통틀어 매우 희귀하고 특별한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자기 성찰을 통해 만물에 가치를 부여하고, 형이상학적 가치를 창출했다. 영원히 변치 않을 유산을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미 우주의 타임라인을 조망한 우리는 그것이 이룰 수 없는 목표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의 입자들이 모여서 현실을 인지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얼마나 단명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연결 관계를 확립하고, 우주의 미스터리를 풀었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P455

인간의 상태를 탐구하는 여정에서 우리가 바라봐야 할 곳은 바깥이 아닌 내면이다. 이미 제시된 답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적인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면 내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물론 과학은 바깥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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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27 1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과학책을 읽으면 존재의 고귀함을 더 느끼게 되어서 저는 과학책, 특히 이렇게 잘 쓴, 읽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책 5월엔 꼭 마무리를!^^;;

거리의화가 2022-04-27 17:30   좋아요 1 | URL
네 라로님 과학 특히 물리는 우주라는 천체를 거시적으로 다루니 인간이란 미시적 존재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지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인간이 특별한 이유를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서 위로도 되더라구요^^ 라로님의 소감이 궁금해집니다^^*
 

10장 시간의 황혼


엔트로피
호킹 복사
볼츠만 법칙
지역 우주

생각하는 존재가 모두 사라진 후에도 물리 법칙은 자신이 해 왔던 일을계속할 것이다. 우주의 현실을 펼쳐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물리 법칙의 본분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양자역학과 영원은 강력한 결합을 형성한다.
양자역학은 모든 가능한 미래를 허용하는 아주 특별한 부류의 ‘꿈꾸는 몽상가‘다. - P399

엔트로피는 ‘하나의 거시 상태에 대응되는 미시적 배열의 수‘다. - P401

호킹의 논리는 대충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임의의 작은 공간에서는 양자적 활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아무것도 없이 텅빈 공간, 즉 에너지가 0인 공간에서도 양자적 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에너지가 위아래로 요동치면서 ‘평균적으로 0을 유지하면 된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에서 입자와 반입자가 갑자기 나타나는 식이다. 이 현상은 지금도 당신의 눈앞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있지만, 두 눈을 부릅뜨고 바라봐도 공간은 잠잠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 입자의 출몰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 P405

뜨거운 홍차를 마시건 타오르는 별을 삼키건, 자라나는 블랙홀이 제2법칙을 만족하는 것처럼, 축소되는 블랙홀도 제2법칙을 만족한다. 사건지선의 면적이 줄어든다는 것은 엔트로피가 감소한다는 뜻이지만, 블랙홀에서 방출된 복사는 넓은 우주 공간으로 퍼져 나가면서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 그리고 이 증가량은 블랙홀에서 감소한 양보다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이와 비슷한 과정을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블랙홀은 복사를 통해 ‘엔트로피 2단계 과정entropic two-step‘을 수행하고 있다. - P407

피터 힉스의 논리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공간이 정말로 텅 비어 있다면 입자들은 질량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입자는 분명히 질랑을 갖고 있으므로 공간은 무언가로 가득차 있어야 하며, 입자들이 지금과 같은 질량을 갖도록 갖춰져 있어야 한다." - P414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은 입자가 장벽을 통과하는 현상을 ‘양자터널효과‘라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는 입자의 양자터널효과를고려했지만, 장field도 이 값에서 저 값으로 바뀌면서 장벽을 통과할 수있다. 물론 힉스장도 예외가 아니다. 힉스장이 양자터널을 겪으면서 값이 바뀐다면 우주의 장기적인 운명도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 P417

볼츠만두뇌 가설의 핵심은 "마음과 같은 복잡한 구조체의 원재료인 입자를 복사radiation의 형태로 방출하는 우주지평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P427

지역우주는 무한히 많은데 이들이 겪을 수 있는 역사의 종류가 유한하다. 따라서 우리와 똑같은 역사를 겪는 지역우주가 어딘가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와 똑같은 지역우주는 한두 개가 아니라 무한히 많다. 그리고 제아무리 황당무계하고 말도 안 되는 역사라 해도, 그런 역사를 겪는 우주가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한다. 간단히 말해서, 시나리오만 있고 상영되지않는 영화는 없다는 이야기다. 무한히 많은 지역우주로 이루어진 무한한우주에서는 모든 가능한 역사가 어딘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그 어딘가는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다.
이로부터 아주 이상한 결론이 내려진다. 당신과 나를 포함한 모든 만물이이곳에서 겪는 현실은 다른 영역(다른 지역우주)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다. 그것도 한 곳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곳에서! - P434

우리 우주에서 오랫동안 우주를 생각해 온 생명과 사고는 언젠가 반드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의 우주를 넘어 무한한 공간 저편 어딘가에 영원한 생명과 사고가 존재한다는 생각만으로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영원을 상상할 수 있고 영원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직접 만질수는 없다. - P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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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에너지를 도입하면 공간이 팽창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만 이런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관측된 적이 없으니 어떤 물리적 특성을 갖고 있는지도 오리무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정량의 암흑에너지를 도입하면 이론과 관측 결과가 매우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가속 팽창을 설명하는 정설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암흑에너지의 장기적 거동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리고 먼 미래를 예측할 때에는를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 P365

신축성 좋은 물방울무늬 옷감을 길게 잡아 늘이면 무늬들 사이의 간격이 멀어지는 것처럼, 공간이라는 직물에 새겨진 은하는 팽창하는 공간과 함께 멀어진다(물론 은하가 공간에 대해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팽창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무시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은하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들 사이에 낀 공간도 커지므로 공간 팽창에 따른 분리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즉, 은하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빠르게 멀어진다. - P368

시간이 충분히 흐르면 물질 자체가 분해될 수도 있다. 생명체에서 별에이르는 모든 복잡한 물질과 모든 분자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자의중심에는 양성자protom가 자리 잡고 있다. 만일 양성자가 더 가벼운 입자(전자나 광자)로 붕괴되는 경향이 있다면, 모든 물질이 분해되면서 우주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양성자의 평균 수명이 적어도 138억 년(빅뱅 후 지금까지 흐른 시간)보다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먼 미래에는 어떻게 될까? 지난 50년 동안 물리학자들은 시간이 충분히 흘렀을 때 양성자가 붕괴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수학적 증거를 찾아 왔다. - P380

"어떤 구조로 되어 있건 간에, 생각하는 존재(인간의 후손이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이것을 사고체思考體, Thinker라 하자)는 사고 과정에서 생성된 열을 외부로 방출할 수 있는가?" 사고체가 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면 자신이 생성한 엔트로피 속에서 과열되다가 결국은 타 버릴것이다. 그리고 팽창하는 우주에 적용되는 물리 법칙이 사고체의 엔트로피 방출을 방해한다면, 생각의 미래는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
생각의 미래를 평가하려면 생각의 물리학을 이해해야 한다. 사고체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사고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엔트로피를 생산하는가? 또한 사고체는 얼마나 빠르게 폐열을 방출해야 하며, 우주는 얼마나 빠르게 폐열을 흡수할 수 있는가? - P387

사고체가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고, 새로운 지적 영역을 탐험하기를 원한다면 기억을 지워서 열을 발생시키고, 겨울잠을 자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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