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와 도가 중의 장자학


1. 장자와 초나라 사람 정신
- 장자는 송나라 사람이었으나 사상은 초나라 사람과 가까웠다. 장자학은 전통적 사상과 제도에 반대하는 태도를 견지했는데 유묵을 공박했으나, 노담은 우러러 공경한 것이 그것이다.
맹자와 장자는 동시대인이었다. 장자의 학문은 양주의 학문이 진일보한 것으로 맹자의 관점에서 보면 장자도 양주의 추종자였고 장자 역시 맹자를 공자의 추종자로 보았다.

2. 도(道)·덕(德)·천(天)
- 도는 스스로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시작도 끝도 없이 영원히 존재하며, 천지만물은 모두 그에 따라 생을 그치지 않는다.
- 만물은 스스로 골라잡은 것으로 스스로 변화한다.
- 천지만물 생성의 총원리가 도, 사물의 생성의 원리가 덕, 자연(무위의 원칙으로 행하는 것)이 천이다.

3. 변화의 철학
천지만물은 항상 변화 가운데 있다.

4. 무엇이 행복인가?
자연의 본성을 따르는 것
-> 다스림으로써 천하를 다스리는 것에 반대하고, 다스리지 않음으로써 다스리는 것이 최선이다.

5. 자유와 평등
- 옳고 그름은 상대적인 것이며, 저것과 이것이 더이상 대립물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 본질이다.
- 도의 관점에서 보면 사물은 모두 동등하며 도와 합일할 수 있으면 하나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6. 죽음과 불사
탄생은 때를 만난 것이고 죽음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함이니 자연의 질서에 의하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
우리가 가진 존재방식에 대한 고민

장자의 아내가 죽었을 때 장자의 생각이 놀라웠다. 아내는 애초에 생이 없었고 형체도 없고 기도 없었는데 기가 생기고 형체가 생기고 생명이 생겼다 다시 죽음으로 돌아간 것이니 이는 자연의 운행의 원리 같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죽음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 고통은 별개로;;;

7. 순수경험의 세계
- 순수경험은 지식이 없는 경험으로 액면 그대로의 가치인 개념에 의한 구별이 섞이지 않은 것이다. 장자는 순수경험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 “심재”, “좌망”은 마음을 비우고 대통에 합일하여 순수경험에 이르는 것이다.

8. 절대적 소요
우주와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소요이고 그것에 이른 사람이 지인이다. -> 신비주의(유심론적 우주가 필요하지 않다)

도는 천지만물 생성의 총원리(所以生之總原理)이니, 사물이 있으면 도가 있다. 따라서 도는 "없는 곳이 없다.

도의 작용은 또한 자연적이다. 따라서 말한다.
"기술(技)은 사무(事)에 통섭되며, 사무는 의(義)에 통섭되며, 의는 덕(德)에 통섭되며, 덕은 도(道)에 통섭되며, 도는 자연(天)에 통섭된다." - P359

태초에 "무(無)"가 있었다. 무는 존재(有)도 없고 이름(名)도 없다. 그것으로부터 ‘하나(一)‘가 생겼고, 그 하나는 있었지만 아직 형체는 없었다. 만물이 그것을 얻어서 생겨나는 것이 덕(德)이다. 덕 역시 아직 형체는 없었지만 이미 도에서 나누어진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도와 덕은 분별이 없다. 이것을 명(命)이라고 한다. [‘하나‘ 즉 精氣가/신편』] 유동하면 구체적인 사물이 생성된다. 구체적인 사물이 생성되어 일정한 속성(理)이 생긴 것을 형체(形)라고 한다. 형체가 정신을 보유할 때, 저마다 나름의 의칙(則;구조와 법칙)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그런 유의 사물의 본성(性: 본질)이다. - P361

만물의 생성은 마치 말이 질주하는 것과 같다. 움직여 변하지 않는 것은없고, 잠시도 변천하지 않는 것은 없다. - P363

정치적, 사회적 각종 제도는 장자학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다만 인간에게 고통을 주기에 충분한 것일 뿐이다. 사물의 본성은 지극히 상이하여 사물마다의 취향(所認爲之好)이 존재하기 때문에, 꼭 같을 필요도 없고 강제로 같게 해서도 안 된다. 사물이 한결같지 않으니, 한결같지 않은 대로 맡겨두어야 한다. 이른바 한결같게 하지 않음으로써 한결같게 한다(以不齊齊之)는 말이다. 정치적, 사회적 각종 제도는 모두 하나의 취향(一好)을 정하여 행위의 기준으로 삼아 사람들로 하여금 따르게 한 것이므로, 한결같지 않은 것을 강제로 한결같게 만든 것으로서 사랑이 오히려 해가 된 경우이다. - P366

절대적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절대적 평등을 주장하는 것인데, 만약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 사이에 저것이 이것보다 더 좋거나 혹은 이것이 저것보다 더 좋은 어떤 경우가 존재하는 것을 승인한다면, 좋은 것은 마땅히 좋지 않은 것을 개조하여 좋게 해야 하므로,
모든 사물이 저마다 절대적 자유가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 장자학은 인간과 사물은 모두 절대적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천하의 온갖 사물 중에 좋지 않은 것은 없고 천하의 온갖 의견 중에 옳지 않은 것은 없다고 여긴다. 이 점이 장자학과 불학(佛學)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불학은 천하의 모든 사물은 다 나쁘고 천하의 모든 의견은 다 그르다고 여긴다. - P369

공손룡의 「명실론(名實論)」에 따르면 저것은 오직 저것이고, 이것은 오직 이것일 뿐이다. 장자학에 따르면 저것과 이것은 상대적이다. 따라서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 역시 저것에서 비롯되니, 저것과 이것이 나란히 생긴다는 주장이다"고 했다. - P373

탄생(得)은 때를 만난 것(時)이요("정해진 때에 해당된 것을 세상은 득[得]이라고 한다" /곽상), 죽음(失)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함(順)이니("시간이 잠시도 머물지 않고 자연의 순서에 따라 지나간 것을 세상은 실〔失]이라고 한다" /곽상), 만난 때에 조용히 머물다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여 돌아가면 애락(樂)은 개입하지 못한다. 옛 사람은 이것을 일컬어 현해(懸解:거꾸로 매달린 상태에서 풀림)라고 했다. - P379

경험에서 경험대상인 사물은 구체적이고, 이름이 지시하는 바는 추상적이다. 그래서 개념으로써 지시하는 바는 사실상 경험의 일부일뿐이다. 비유하건대 "사람"이라는 이름이 지시하는 바는 단지 인류의 공통적 특질일 뿐이다. 각 개인의 구체적인 특질이나 개성은 모두 포괄될 수 없다. 따라서 한 개념이 있게 되면 성취한 바가 있는듯하나 실제로는 훼손된 바가 있다. - P384

온 마음을 다 기울여,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마음으로 듣지 말고기(氣)로 들어라. 귀는 듣는 일에 그치고 마음은 개념포착에 그치지만, 기라는것은 비어 있어서 모든 사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도는 허심(虛:사려와 욕망의 배제)에 머문다. 이 허심이 곧 심재이다. - P386

"저는 좌망(坐忘)했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낯빛을 바꾸며 안회에게 물었다.
"좌망이란 무엇인가?"
"사지의 존재를 잊고 정신의 총명성을 배척하여 육체를 벗어나고 지식을 폐기하여, 대통(大通 : 무한자)에 합일하는 것, 그것이 좌망입니다." - P387

"지인(至人:완전한 사람)은 자아가 없고(無己), 신인(神人:영적인 사람)은 공적이 없고(無功), 성인(聖人:참된 성인)은 명성이 없다(無名)." - P390

맹자의 철학 속에 존재하는 신비주의의 경우, 신비주의적 경지에 도달하는 맹자의 방법은 "자강불식 서를 실천하여(強恕)" "인을 구함(求仁)"으로써, "만물이 다 내게 구비되어 있으니, 자신을 돌이켜 참될(誠) 수 있으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자학이 사용한 방법은 인식의 측면에서 모든 분별을 없애고, "천지는 나와 더불어 생겼고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하나이다"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이 두 방법은 중국철학사상 분파하여 나란히 대치하여 상당한 이채를 띠었다. 그러나 장자학의 방법은 위진(魏晉) 이래로 다시 거론한 사람이 없게 된 반면, 맹자의 방법은 송명(宋明)의 여러 철학자들에 의해서 발전되고 제창되었으니, 두 파의 운명은 이렇게 달랐다. - P391

"나는 너무 쓸모(재주) 있지도 너무 쓸모 없지도 않겠다. 도와 비슷하기는하지만 도가 아니기 때문에 화를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도·덕(道德)을 타고 소요한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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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새
정찬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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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1일 장국영은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투신자살했다. 나는 그의 팬도 아니었지만 당시 장국영의 죽음은 국내에도 큰 충격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베르테르 효과'로 많은 팬들이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나도  비슷한 시대를 함께 산 사람으로서 그가 세상에 없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 한동안 멍한 공전의 상태가 계속되었었다. 


느낌이 묘했다. 왜 그랬을까. 현실과 허구가 섞여 있어서 오히려 다 읽고 나니 꿈을 꾸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현실과 가상이 섞였지만 실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은 소설이었다.


소설에 현실人 첸카이거와 아이리스 장이 중심 인물로 등장하고 배경 인물에 장국영, 마오쩌둥, 미시마 유키오, 최승희,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이 나온다. 물론 나머지는 허구의 인물들이다.


극을 이끄는 중심 인물은 기자이고 베이징 특파원이다. 그는 극의 모든 인물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14살의 첸카이거는 마오쩌둥을 만나 문화혁명을 겪고 그의 아버지는 국민당 가입 전력 때문에 고초를 겪는다. 혁명을 꿈꾸었던 소년은 대약진 운동 이후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게 된다. 이런 첸카이거의 개인적 경험은 패왕별희가 탄생하는 데 배경이 되었고 영화는 대중이 원하는 것과 권력이 원하는 그림이 달라 생기는 비극을 이야기한다.

워이커씽은 첸카이거와 장국영과의 연결 고리가 있다. 워이커씽은 또 아이리스 장과 연결 고리가 있다.

아이리스 장은 난징 대학살을 조사하며 많은 생존자들과의 인터뷰를 듣기도 한다. 

그들은 문화혁명, 대약진 운동, 난징 대학살 같은 굵직한 사건을 배경으로 개인의 이야기를 버무려 내놓는다.

현실의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은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서로를 담고 치유한다.


작가가 소설을 쓰는 동안 자주 본 두 권의 책이 있다. 『The Rape of Nanking』 과 『나의 홍위병 시절』이다.

『나의 홍위병 시절』은 첸카이거의 에세이로 마오쩌둥의 문화혁명과 대약진 운동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The Rape of Nanking』 은 아이리스 장이 쓴 아시아 태평양 전쟁 역사로 난징 대학살을 파헤치며 영어로 쓴 최초의 논픽션이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면 완벽한 독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중국의 근현대를 관통하는 사건을 깊숙이 건드리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소설이라서 좋은 점은 우리가 이전의 역사에서 바라던 추측성 결론을 대리 실현해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독자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문학은 스포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야 하므로 기본적인 감상과 인상적인 문장으로 일갈한다.



"'내가 정말 궁금했던 게 내 삶의 마지막 장면이었어. 그래서 난 눈을 뜨고 죽을 거야.

세상에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이 새는 나는 것 이외는 알지 못해. 날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딱 한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 P90


"나치 추종자들이 일본의 천황 이데올로기를 국가 형태와 국가 의식, 종교적 광신의 유일무이한 민족적 혼융이라고 하면서, 나치즘이 추구하는 것을 일본은 본능적 기질로 성취했다고 경탄한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인에게 역사란 어쩌면...

일종의 그림자놀이일지도 모릅니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실체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48


"사춘기의 육체는 일생에서 절정의 시기이오.  육체의 절정기에 있는 소년들의 가없는 에너지를 마오는 꿰뚫어보았던 것이오. 발이 줄에 묶인 새처럼 빙글빙글 돌다가 노천주점에 앉아 있는 나에게로 다가온 열네살 소년이 마오에게는 식량이었던 거요." - P95


생명체의 진화는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과정이었어. 컴컴하고 차가운 바닷속보다 밝고 따뜻한 햇볕이 있고 산소가 풍부한 육지가 살기에 훨씬 좋았기 때문이지. 그래서 사람이라는 생명체도 생겨난 거야. 그러니 우리의 고향은 바다지. 육지에 올라온 수많은 생명체들 가운데 유독 한 생명체만은 다시 바다로 돌아가 자신의 몸을 바꾸어나갔어. 가느다란 꼬리는 꼬리지느러미로, 앞다리는 가슴지느러미로 변하고, 뒷다리는 짧은 뼈의 흔적만 남긴 채 사라지면서 바다에 살 수 있도록 생체 기능이 변화되어갔어. 그 생명체가 고래야. - P119


"줄 위에서 난징을 내려다보면 거무스레한 땅에 쌓인 시체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했소. 죽은 엄마의 젖을 빨고 있는 갓난아기까지 보인다고 했소. 그걸 보고 있으면 자신의 얼굴이 파래지는데 꼭 죽은 얼굴 같았다고 했소." - P167


"유령은 언제나 한조각 꿈처럼 나타나. 그는 말 너머의 세계에 있음에도 말로써 자신을 표현하려고 해. 하지만 그의 말은 말의 그림자일 뿐이야. 우린 알고 있어. 말의 그림자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상처와 그리움이지. 때때로 그가 반딧불이처럼 느껴지기도 해." - P200


"꿈속에 있는 나는 내가 모르는 나였어. 뺨을 적시는 눈물은 내 눈물이 아니었던 거야. 꿈속의 내가 흘리는 눈물이었지. 꿈속의 나는 허공에 매달린 이를 올려다보며 울고 있었어." - P214


꿈이 아무리 순결할지라도 조직화, 집단화되는 순간 그 순결은 갈기갈기 찢기고 마는 것이오. 인간이란 존재는 이토록 비극적이오. 역사란 비극적 존재가 그리는 집단적 삶의 궤적이오. 이 비극 앞에서 위로가 되는 몽상이 있소. 장자의 몽상이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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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23 10: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발없는 새‘ 하면 역시 장국영이랑 아비정전 생각나는데 그 내용이 맞긴 맞네요~!!

거리의화가 2022-07-23 10:29   좋아요 3 | URL
네 작가가 팩트에서 소재를 가져오긴 했지만 허구가 배합된 분명한 소설입니다^^ 장국영 이야기는 아무래도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어요 저와 비슷한 시대를 산 사람이니까. 아비정전에서 따온 문구 맞습니다 역사를 알고 보면 더 재미날 소설이겠다 싶어요 그래서 전 좋았구요.

희선 2022-07-24 02: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을 보면서 다른 책 두 권에 관심을 가지셨군요 거리의화가 님이 좋아하실 책이군요 언젠가 보실 것 같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24 09:16   좋아요 2 | URL
작가가 두 책을 참고해서 썼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둘 다 체험 에세이, 르포 논픽션이라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듯합니다. 언젠간(!) 보게 되겠죠.
 

며칠 전 책탑과 굿즈를 인증을 했었다. 

아까 알라딘 확인해보니 회중시계와 깃펜 세트가 끝난 모양이다.

많이들 사신 모양.

예쁜 것은 알아보는 법!인가.



예전에는 책을 읽는 날도 있고 읽지 않는 날도 있었다면 요즘은 단 10쪽이라도 매일 책을 읽는다. 하지만 쓰는 것은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주중은 피곤해서 많이 읽지도 못할 뿐더러 읽고 나면 잘 시간이 되어서 좀 아쉽다.

읽기만 해서는 공부로 이어지질 않는다.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겨야 내 것이 된다.



정리를 하는 데 오래 걸리는 책이다.

읽는 데 1시간 남짓 걸린다면 정리하는 데 그 정도의 시간이 든다.

그런데 그 정리하는 시간을 통해 철학자의 생각이 더 오롯이 들어온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이면 잊을지라도 결국 기록에 남기면 나중에 책을 다시금 꺼내들지 않아도 기록부터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몇 년정도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일상 기록 및 검색한 자료들, 독서노트를 모두 담는다.

노트에 기록해봤는데 한 곳에 모으기 애매함이 있었다.

여러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한 권의 노트에 담기 애매해지는 탓이다. 

노트에 서걱서걱하며 연필이든 만년필이든 기록하는 것을 나도 좋아한다.

필사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읽는 책들은 비문학이 많아서인지 필사할 거리가 딱히 없다.




토지 1권 오디오북을 다 들어간다. 

그런데 정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1권일 뿐인데 인물이 뭐 이리 많아~ 

인물들 간의 관계 정리와 사건들. 그리고 역사 속 사건들이 오버랩되어 초반에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제 사투리에는 익숙해진 것 같다.

사실 나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1권을 읽으며 동학농민운동사 책을 열어보아야겠다라는 생각부터 했다.

권력의 구도가 들어왔다.

그리고 남녀의 억압적 관계도 들어왔다.

솔직히 말하면 나오는 남정네들이 다 마음에 안 든다.

하지만 또 다음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지는 것이 있는 걸 보면 이야기가 그만큼 흡입력이 있다는 것이겠지.


나는 문학을 읽을 때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읽어야 하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만져지는 물체 같은 느낌일 때는 괜찮은데 그 반대의 경우에는 모호하게 느껴져서 어렵다.

문학을 읽으면서 캐릭터를 확인하고 줄거리를 파악하는 일이 어려울 때가 많다.

비문학을 읽을 때는 그렇지 않은데 왜 문학만 이러는지.

하나로 관통되는 줄기가 없으면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별 수 없다. 반복해서 읽으면서 익숙해지는 방법 밖에 없겠지.


오늘은 집에 가서 이 책 리뷰도 써야 한다. 아~ 어떻게 쓰지^^;



오늘 알라딘 인문 레터와 구독 매체를 통해서 관심이 가는 책을 발견했으나 보관함에 담지 않았다.

당분간은 자제를 하려 한다.

이달에 구매한 양이 어마어마해서 2~3달은 참아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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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22 1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는 읽기만 했는데, 다 읽고 리뷰(리뷰라고 할 수준이 되는지는 의문이지만...)를 쓰니까 책을 다시한번 보게 되고 기억에도 잘 남는거 같아요~ 뭔가를 쓰는게 기억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거 같습니다.

전 비문학보다는 문학이 재미있고 잘읽히더라구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사랑할때와 죽을때>라는 전쟁문학인데, 비문학에서 ‘전쟁은 나쁜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게 와닿지가 않던데, 이런 문학작품에 등장하누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들으면 굳이 전쟁은 나쁜거라는 말이 책에 없더라도 확 와닿더라구요.

하지만 리뷰쓰는게 참 쉽지가 않더라구요 😅

거리의화가 2022-07-22 22:33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소설 리뷰 볼 때마다 놀랍니다. 저는 그렇게 정리가 안되요~ㅎㅎㅎ 역시 사람마다 특화된 분야가 있나봅니다~
문학 리뷰 쓰는 것이 어려운 이유가 역시 잘 안 읽혀서가 아닐까 싶군요^^; 비문학만큼 잘 읽힌다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열심히 더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읽는 것에 그쳐서는 그마저도 더 남는 게 없는 듯해서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감사합니다~^^*

2022-07-23 0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3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7-23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학을 읽을때 생뚱맞은 인물이 좋아지거나 혹은 다들 이렇다고 하는데 저렇다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래서 뭔가 내가 틀린건가 싶기도 하고. ㅎㅎ 문학이 전 그래서 어렵게 느껴져요 ㅠㅠ저도 자제해야 하는데 ㅎㅎ

거리의화가 2022-07-23 17:44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저 그런 경우 많은 것 같아요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문학 작품도 읽었는데 넘 별로였고 인물들이 딱히 매력이 없었던 경우도 있고요. 내가 이상한가 아니면 내가 잘못 읽었나 싶을 때가 있는데요. 미니님이 이런 말 해주시니 뭔가 위안이 된다고 해야할까^^ 모든 문학 작품이 나와 맞을 수는 없겠죠.
ㅋㅋ 자제 열심히 일주일 정도 진행중입니다^^*

그레이스 2022-07-23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국철학사 와와...
정리해서 올려주시나요?

거리의화가 2022-07-24 09:00   좋아요 2 | URL
ㅎㅎㅎ 그레이스님 말 그대로 정리입니다 밑줄긋기하면서 복기하는 정도? 몇 개의 글 이미 올려놓았습니다 ‘나의 밑줄긋기’ 카테고리에요. pc로 보시면ㅎㅎㅎ 감사합니다.

희선 2022-07-24 0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기만 하면, 시간이 지나고 잊어버리기도 하는군요 뭔가 쓰면 조금이라도 기억이 남지만, 써서 잊어버리기도... 저는 책을 다 읽고 쓰는군요 거리의화가 님은 읽으면서 정리 하셔서 더 기억에 남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24 09:02   좋아요 3 | URL
두꺼운 책은 읽고 바로 정리 안하면 나중에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읽고 바로 밑줄긋기는 해두는 편입니다. 쓴다고 해서 기억이 안 날아가는 건 아닐테고~ 한 곳에 모아놓으면 그걸 뒤져보면 되니까요 인덱스용이죠. 감사합니다 희선님^^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사울 레이터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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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감각은 물성을 찾고 그것의 구도를 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시선을 자아내는 구도, 몽환적인 그림을 보는 듯한 터치감까지 느껴지는 사진들. 사진가는 화가이자 건축가 같은 기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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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er Girl (Paperback) - 2016 Newbery
빅토리아 제이미슨 / Penguin Books Ltd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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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은 언제나 작은 경험에서부터 시작한다. 도전을 통해서 내가 변화하면 주변 사람을 보는 눈도 달라진다. 주인공 Astrid가 Roller Girl이 되기까지 신체적/정신적 성장을 통해 친구/엄마와의 관계도 나아지고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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