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민음사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이지원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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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기차를 타고 우주를 가는 상상을 하곤 했다.
만화 은하철도999가 국내에 들어와 히트를 치고 주제가가 번안되어 불리던 시절이었다.
기차의 외양은 증기기차 모습인데 엔진은 '나 엔진이요~'하는 모습이 아닌 것이 신기했다.
엔진이 가동되면 형형색색의 부속품들에 불이 들어온다. 헌데 그 기관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석탄 에너지다.
메가로폴리스에 가면 우주로 갈 수 있는 것인가. 만화를 본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본 그림일 것 같다.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는 이욘 티히가 우주를 여행하게 되면서 겪은 기록이다.
이 작품이 발표된 것은 1950년대 말인데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미국이 핵을 사용한 후 위기 의식을 느낀 소련이 우주 산업에 천착하게 된 즈음이다.
미국과 소련의 본격적인 우주 전쟁이 벌어지고 지구인들은 당장 가닿을 수는 없어도 우주 여행이 더 이상 막연한 꿈이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이욘 티히가 본 우주는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있을 법한 세계의 모습이어서 놀라움을 자아낸다.
원래 있음직한 것을 그려내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인데 그걸 창조한 작가가 천재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처음에 간 곳에서는 서로 다른 시간 속에 있는 나를 만난다. 몇 시간 전의 나, 어제의 나, 미래의 나를 말이다.

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방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들은 모두 나였는데, 각자 다른 날짜의, 다른 주의, 다른 달의, 아니 한 명은 무려 작년의 나인 것 같았다. - P40

어떤 곳에 가서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 어느 기계에 들어가서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야 나오는 것이다. 단,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가 없다.

브주트 사회에서는 뛰어난 학자들이 도저히 풀 수 없는 난제에 봉착하면, 기계 속에 몇십 년이고 들어갔다 나온다는 것이다. 종종 재생되어서는 그 문제가 이미 해결되었냐고 불쑥 물어본 뒤, 만약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으면 또다시 원소 분해 상태로 돌아가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를 되풀이한다고 했다. - P324

개인적으로 가장 놀랍고 재밌었던 부분은 과거로의 여행이었다.
우주에서 개발한 타임머신을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고 역사적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실제인듯 실제가 아닌 듯 과거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주지만 동시에 괴로움을 느끼게도 한다.

이욘 티히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자 했으나 잘못 개발된 기계로 인해 모든 것이 엉망이 된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동쪽에서 뜨던 태양이 서쪽에서 뜨고 멀쩡하던 무덤이 다시 들어올려져 시체가 돌아다닌다. 과거로 돌아가니 크던 키가 작아지고 나이도 젊어졌다.
이렇게 되면 내가 태어난 직후 아기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겠네 하는 생각도 갖게 한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는 실패했다. 시간 여행의 원자가 점점 더 많은 에너지를 품고 우주 시작 밖으로 나가면서 그 안에 힘을 응축시켜 에너지를 얻게 되었지만 3명의 악당으로 인해 엉망이 된다.

나는 프로젝트 이후의 역사에서 발전과 선은 오로지 내 덕이라고 선언했다. 그 말은 바로, 내가 조치한 수많은 귀양의 선한 영향력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인류는 나에게 호메로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보스코비치,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스, 스피노자, 그리고 수 세기 동안 창조적 활동을 수행해 온 무수한 이름 없는 이들에 대해 감사해야 하리라. 귀양자들의 운명은 혹독했지만, 그들은 마땅히 벌받을 만했고, 또한 내 덕분에 역사 앞에서 스스로의 잘못을 보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들은 결국 역사의 발전을 도왔다. - P284

우주에서도 의회가 있고 선택의 순간들이 있다.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무질서와 혼란, 전쟁을 보면서 이를 악용하여 질서 유지를 핑계 삼아 독재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끔찍하다.

'이 나라에서는 현재 혼돈이 가능합니다. 무질서가 판을 치고, 더 이상 법을 존경하지 않죠. 기계가 우리 행성에 우주 최고의 질서를 가져오기를, 완벽하고도 절대적인 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해 주기를 바랍니다.' - P336

타임머신은 이제는 진부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작가가 묘사하는 타임머신은 다른 느낌이었다.
역사를 다시 만나고 그 속에서 인간의 쓸데 없는 싸움과 인간이 행하는 잘못을 교묘히 드러내는 방식을 보여준다.
그 방식을 통해 인간의 욕심과 오만함이 얼마나 우주를 망쳤는지 이야기한다.

언제나 그랬다. 시간 기술의 개입은 늘 다른 현상들을 눈사태처럼 불러일으켰고, 이것들은 적절한 수단을 쓰지 않고서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또 다른 동요를 일으키고, 이렇게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P268

우주는 오염되고 인간들이 버린 폐기물이나 쓰레기로 넘쳐나는 결과를 낳는다.
작가는 우주를 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으나 마치 현재의 지구를 들여다본 것 같은 혜안을 보여준다.
이쯤되면 SF작가가 아니라 미래학자가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였다.

우리는 가능한 한 전자두뇌들에게 인간의 이런 끔찍한 모습을 알려 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제 지구의 비도덕적이고 반인륜적 범죄의 역사로 물든 기계들이 프로시온 행성 주변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계정신병리학이 지금으로서는 무력하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 P95

그래서 소설을 읽는 재미는 보장할 수 있지만 섬뜩함도 느끼게 하는 것도 있었다.
렘의 연작 소설인 <솔라리스>와 <우주 순양함 무적호>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소설을 소장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정말 드문데 이 책은 그럴 가치가 있다 생각했다.
별점 5를 준 이유다.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을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할 때다. 단 한 순간도 지체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서, 나는 우주를 구하고자 경종을 울린다. - P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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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7-25 2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책상 머리에서 째려 보고
있는 책이네요. 도대체 언제
읽을 건데라고 하듯이요.

소설에 나오는 우주를 지구별
로 등치하면 별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환경오염으로 지구별이 날로
뜨거워진다는데 정부에서는
대책이 1도 없어 보입니다.

하다 못해 우리가 사는 지구
별일 지키자는 캠페인이라도
할 것이지.

거리의화가 2022-07-26 09:29   좋아요 2 | URL
책상머리에 있는 책이라면 조만간 읽게 되지 않을까요?ㅎㅎㅎ

말씀하신대로 우주=지구로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로 오늘날의 현실과 미래를 생각하게 하더군요. 환경오염은 저 멀리에 간 듯 싶어요. 전쟁으로 인해 고물가에 에너지 문제가 심각해지니 다시 원전 재가동하고 이웃 나라에서도 원전수 내보낸다 그러고 있고요. 경찰이니 검찰이니 밥그릇 싸움만 하는 통에 한숨만 나옵니다ㅜㅜ

희선 2022-07-26 0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주를 구해야 한다고 하는 말은 지구를 구하자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사람이 우주에 쓰레기를 버린다는 말이 있기도 하군요 그건 둥둥 떠다니고 아주 사라지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우주로 가지 못하니 지구를 지켜야 할 텐데... 다른 시간의 자신을 만나면 정신 없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26 09:31   좋아요 2 | URL
네. 들어보니 우주에도 오래된 인공위성 잔해 같은 것은 떠다닌다고 하더군요. 지구의 쓰레기 문제, 그리고 토양 오염 문제 등은 점점 심각해지니 참 안타깝습니다.
ㅋㅋ 생각해보니 다른 시간 속의 나가 수백명이 있다면 생각만 해도 어질어질하네요^^;;;

새파랑 2022-07-26 06: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f작가가 아닌 미래학자가 맞는거 같아요 ㅋ 이런 소설을 쓰는 작가의 상상력은 엄청나다는 생각이듭니다~!! 스타니스와프 렘 리뷰를 보면 책이 상당히 흥미로운거 같아요. 화가님은 은하철도 999세대시군요 ^^

거리의화가 2022-07-26 09:32   좋아요 3 | URL
ㅋㅋ 맞습니다. 작가 소개 보니 미래학자라고도 적혀 있더라구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들리지 않고 그럴듯하게 쓰는 걸 보면 작가의 능력이 뛰어난 듯 싶어요. 새파랑님도 읽으시면 좋아하실 책이 아닐까요~?ㅎㅎㅎ
네. 아무래도 그 세대가 맞겠습니다ㅋㅋㅋ 흐흐 오래 살았군요. 쩝.

mini74 2022-07-26 1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솔라리스 넘 재미있어서 영화를 찾아봤는데 구소련 영화?가 유투브에 뜨더라고요 .음.....책이 더 좋았습니다. ㅎㅎ 저도 이 책 사서 지금 읽고 있는 중입니다 화가님...저도 은하철도 999와 천년여왕, 하록선장 세대입니다. ㅋㅋ

거리의화가 2022-07-26 14:09   좋아요 0 | URL
앗 구소련 영화요? 솔라리스도 여러 분께서 올려주신 리뷰 보고 재미나서 아무래도 사야할 것 같아요^^; 2달 정도 있다가 사는 걸로...ㅋㅋㅋ 영화보다는 역시 책이 좋지요.
오~ 이 책 읽고 계시는군요. 미니님 감상도 기대됩니다~ㅎㅎ 메텔과 철이, 하록선장, 천년여왕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ㅎㅎㅎ
 

묵경과 후기 묵가

1. 전국시대 묵가의 상황
- 전국시대 묵경이 있었는데 변자의 학설에 대한 대응이었다. 묵가의 묵경은 유가의 순자, 정명편처럼 변자의 학설을 논박한 것이다.
- 묵가는 유가보다 더욱 논변을 중시했다.
- 묵자 사후 묵가의 제자는 4개의 파로 나뉘었는데(상리씨 유파, 상부씨 유파, 등릉씨 유파, 송견과 윤문 일파) 각 파들은 서로 달랐고 상대를 별묵이라고 부를 정도로 자기들이 정통이라 주장했다.

2. 묵경 중의 공리주의
- 이익을 추구하고 손해를 피하는 것이 인간 본성에 자연스러우므로 공리주의가 행위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욕망은 맹목적이라 행위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지혜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 사물 가운데 가볍고 무거운 것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권이며 이 때 치우침 없이 가늠하는 것이 중요하다.
- 묵경의 덕목: 의, 충, 효, 공적

3. 인식론
- 지(지각) -> 통찰
- 묵경은 인간의 인식 능력을 인간 생명의 본질로 여겼다.
- 문지, 설지, 친지: 인식의 기원 / 명지, 실지, 합지, 위지: 인식의 종류

4. 논변
- 좁은 범위의 정의: 쟁변으로서의 논변 -> 갑과 을 사이의 다툼으로 논변을 하고 논변을 하면 이기는 쪽이 생긴다 할때의 그 논변
- 넓은 범위의 정의: 시비를 밝히고, 치란을 규명하고,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히고, 이름과 실상을 고찰하고, 이익과 손해를 규정하고, 의심쩍음을 해결하는 것
- 논변을 행하는 방법: 혹, 가, 효, 비유, 모, 원, 추

5. 묵경의 “동이의 논변”
- 같고 다름을 이야기할 때 같아도 같은 이유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 묵경의 관점에서 보면 혜시와 장자의 “합동이” 설은 오류이다. 같은 점이 있으므로 같은 종류이기는 하나 한몸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6. 묵경의 “견백의 논변”
동이의 분리와 견백의 결합

7. 겸애설에 대한 묵경의 변호
- 무한함은 겸애주의에 방해된다
- 도적을 죽이는 것은 살인이다

욕망사항은 항상 그 이익을 놓고 올바로 가늠(正權)해야 하고, 혐오사항은 항상 그 손해를 놓고 올바로 가늠해야 한다.
「경설」 : 권이란 두 가지 이익과 손해를 치우침 없이 고려하는 것이다." - P400

의(義)란 이로운 일(利)을 행하는 데에 있다.
「경설」 : 의란 천하 사랑에 뜻을 두고 천하를 훌륭히 이롭게 할 수 있는 데에 있다. 그 의가 꼭 수용되는 것은 아니다(義, 志以天下爲愛, 而能能利之, 不必用).
충(忠)이란 임금을 이롭게 하는 데에 있다.
「경설」 : 충이란 임금을 위해 힘써(忠, 以君爲強) 임금을 훌륭히 이롭게 할 수 있는 데에 있다. [임금에게] 그 충이 꼭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不必容).
효(孝)란 부모를 이롭게 하는 데에 있다.
「경설」 : 효란 부모를 사랑하여 부모를 훌륭히 이롭게 할 수 있는 데에 있 - P401

다(能能利親). 부모의 뜻에 꼭 맞는 것은 아니다(不必得).
공적(功,功績)이란 인민을 이롭게 하는 데에 있다.
「경설」 : 공적이란 때와 독립적이어야 한다(功不待時). 그것은 마치 의복을 마련하는 경우와 같다. - P402

지각(知 : 지각, 감성인식)은 [감각(인식) 능력과 객관 사물의] 접촉이다.
「경설」 : 지각. 지각이란 지(知 : 인식도구로써의 감각능력)가 외물과 서로접촉하여 그 형상을 모사할(貌)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봄‘과 같다. - P403

사려(盧)는 추구(求 : 탐구)이다.
「경설」 : 사려란 지식(지각)상의 추구행위이다. 그러나 꼭 소기의 성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마치 흘겨보는 행위와 같다. - P405

지식에는 문지(聞:聞知), 설지(說:說知), 친지(親:親知), 명지(名:名知), 실지(實 : 實知), 합지(合 : 合知), 위지(爲 : 爲知)가 있다.

-「경설」 : 지식. 전수된 것이 문지이다. 유추에 장애가 없는 것(方不障)이 설지이다. 몸소 관찰한 것이 친지이다. [사물을] 일컫는 수단(所以謂 : 즉 명칭)이 명지이다. 일컫는 대상(所謂; 즉 객관 실체)이 실지이다. 이름과 실상이 배합하는 것(지식)이 합지이다. 뜻(志 : 목적)과 행위(行)가 위지(爲:爲知)를 구성한다. 뜻을 행위에 옮기는 지식이 위지이다]. - P406

혹(或 : 개연판단)이란 전부 그런 것은 아닌 경우를 지칭한다.
가(假 : 가언판단)란 현재는 그렇지 않은 경우를 지칭한다.
효(效:Imitation)란 본(法)을 취하는 데에 있다. 본받아지는 것이 본으로여겨진다. 원인(이유, 조건)이 효에 부합하면(中) 참된 원인(眞)이고, 효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렇지 않다. 이것이 효의 방법이다.
비유(辟)란 별도의 사물을 제시하여 어떤 것을 설명하는 방법이다.
모(: 직접추론 /『신편』)란 명제(辭)를 비교하여 똑같이 간주하는 방법이다.
원(援 : 유추)이란 네가 긍정하는데 나라고 긍정하지 못하겠느냐 하는 방법이다.
추(推)란 아직 채납(승인)되지 않은 것들(미지의 것)이 이미 채납된(아는) 것들과 동일하다고 판단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마치 여타의 것이 동일하다고 하는데 나라고 그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과 같다. - P416

무릇 사물은 같은 점(유사점)이 있다고 해서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명제를 대비시킬(牟) 때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원(援)의 경우] 어떤 것이 그렇다고 할 때에도 각기 그런 이유가 있으니 그것들이 그렇다는 점은 유사할지라도 그런 이유까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추(推)의 경우] 어떤 것이 채납될 때에도 채납되는 이유가 있으니 채납되는 점은 유사할지라도 채납되는 이유까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비유(辟), 비교(牟), 원례(援), 추론(推)을 통한 논단은 진행하면서 달라지고, 전변하면서 위태로워지고, 멀어지면서 잘못되고, 방만해지면서 근본에서 유리되는즉, 신중히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고정불변의 통칙처럼 사용할 수 없다. 즉 언어의 의미는 다방면적이고, 유에는 다른 측면이 있고, 또한 각기 다른 원인에서 비롯되기때문에 단편적인 관찰을 해서는 안 된다. - P423

동이는 상대적으로 결정된다(同異交得). 유무(有無)의 경우처럼.
「경설」 : 동이는 상대적으로 결정된다. 어떤 부자의 관대함에 대해서 있다고도 하고 없다고도 한다. 비교대상에 따라 똑같은 양을 많다고도 하고 적다고도 한다. 마당을 기어가는 벌레에 대해서 [관찰자 위치에 따라 기어간다고도 하고 기어온다고도 한다. 새가 앉은 오동나무가 꺽어지면 강하다고도[새에 대해서]하고 약하다고[나무에 대해서]한다. 검의 역할에 대해서[당사자 입장에 따라] 죽였다고도 하고 살렸다고도 한다. 처녀는 나중에 아이의 어머니가 되니, 어른도 되고 소녀도 된다. 비교대상에 따라 똑같은 것이 희기도 하고 검기도 한다. 중앙도 가장자리가 된다. 학문과 행실에 대한 논의는 [기준에 따라]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한다. 기술의 숙달에 대해서 완성이라고도 하고 미완성이라고도 한다. 형과 아우는 같이 해당된다(兄弟俱適).
몸은 있으나 뜻은 떠나 있는 경우가 있으면서 없는 것(存亡)‘이다. 곽(霍)씨라는 성은 인위적이다(애초에 다른 자를 써도 되었다). 똑같은 물건의 값도 [구매자에 따라] 비싸다고도 하고 싸다고도 한다. - P424

공손룡은 일반개념 즉 이름의 내포에 입각해서 입론(立論)했으나, 여기서는 개체 즉 이름의 외연에 입각해서 입론했으므로, 이 두 파의 관점은 본디 달랐다.
『묵경』과 공손룡 일파의 변자는 일반개념에 대한 문제에서 견해는 달랐을지라도, "명실을 바루는(正名實)" 점에 대한 주장은 부합했다. - P432

[인구의] 무한함은 겸애주의에 방해되지 않는다. 논거는 [인구의] 충만 여부에 있다.
「경설」 : 무한. [비평] "남방이 유한하다면 [겸애의 대상에] 모두 포함시킬수 있지만, 무한하다면 모두 포함시킬 수 없다. 유한과 무한조차도 알 수 없다면 전부 포함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더욱 알 수 없다. 인구의 충만 여부를알지 못하면 전부 포함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더욱 알 수 없거늘 모든 사람을 사랑의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는 그대들의 주장은 모순이다." [대답] "그무한한 남방에 사람이 충만해 있지 않으면 사람 수가 유한한 것이다. 유한한사람을 모두 포함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무한한 남방에 사람이 충만해 있다면 그런 무한은 사실상 무한하지 않다. 그러므로 유한한 인구를 포함하는것에 문제가 없다." - P437

도망한 신하, 강아지, 개의 경우, 잃어버린 주인은 설령 그것들의 소재를 몰라도 사랑하는 데에 방해받지 않는다. 마치 잃어버린 아이의 경우와 같다.
「경설」 : 도망한 신하는 그 소재를 모르고 강아지와 개는 그 이름도 모른다. 설령 교묘히 찾았을지라도 [동일한 것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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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토요일 아침이었다.
옆지기가 목이 자꾸 따끔거린단다. ˝헉! 코로나는 아니겠지?˝
나는 조심해서 나쁠 것 없으니 PCR 검사를 받고 오라고 종용했다.
1시간 남짓 있다가 옆지기가 집에 왔다. ˝음성이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목이 불편하다고 하는 것이 찜찜했다.
급기야 그날 저녁에는 몸이 안 좋다며 쉬어야겠다고 말했다.
혹시 몰라서 집이지만 KF마스크를 쓰고 생활했다.
일요일 일어났는데도 목 상태는 딱히 좋지 않아 보였다.
급기야 본인이 지난번 사둔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했다.
이번에도 음성이었다.
음성인데 왜 목이 아픈거지 걱정스러웠다.
오늘 오전 병원에 갔다가 출근한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해놓고는 출근했다.
결과가 나왔는데 음성이란다.
‘단순한 감기였던건가...‘ 그럼에도 계속 뭔가 찜찜하다.
잠복기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하니 며칠간은 계속 조심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
휴~ 그냥 일반 감기일수도 있는데 이제는 코로나인가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웃프다.
코로나가 다시 확증 추세라고 하니 다들 조심하시면 좋겠다.


#2

이달 독보적 미션 도전했는데 아뿔싸 며칠 전에 읽기를 체크안해서 걷기만 기록이 되었다.
도전 안한 이전은 오히려 성공해왔는데 갑작스런 박탈감이 밀려왔다.


#3

이달까지 읽으려고 생각한 책이다.

<중국철학사>는 매일 한 챕터씩 읽으면 무난하게 끝날 것 같다.
<침묵>을 어찌할지 고민된다. 이 달 안에 읽으려고 했는데 새파랑님께서 비오는 날 읽으시라고 권유하셨다. 이번 주 내내 날이 쨍하다. 날씨에 감상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조선총독부박물관과 식민주의>는 주말에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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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25 1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장마 끝이라던데 화가님의 침묵을 위해 비구름을 다시 끌어오고 싶은 심정 ㅎㅎㅎ 옆지기님 그냥 단순 감기라서 얼릉 나으시길 *^^*

거리의화가 2022-07-25 10:41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장마가 이제 안 올듯한데~ㅎㅎ 소나기 소식은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근데 비오면 꿉꿉해서 습도가 없는게 차라리 나은 것 같기도 하고요.
정말 단순감기이면 좋겠어요. 두렵습니다ㅠㅠ

그레이스 2022-07-25 10: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프로폴리스 스프레이 하세요
저희 아이 코로나 걸렸을 때, 저도 목이 따끔거렸었는데 수시로 뿌렸어요.
그랬더니 가라앉고 그냥 지나갔어요
목에 염증 안생기게 하는게 중요하더라구요

거리의화가 2022-07-25 10:57   좋아요 4 | URL
아직은 음성이긴합니다만 계속 찜찜한 불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프레이는 이미 지난 번에 사둔 것 같더군요. 감사해요 그레이스님^^

다락방 2022-07-25 11:52   좋아요 2 | URL
프로폴리스 스프레이 알고는 잇었는데 정작 구매는 안했네요. 저도 이번참에 하나 구매해야겠어요.

얄라알라 2022-07-25 14: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새 주변에서도, 확실히 재확산 분위기 실감하고 있습니다

모두 조심하시고 건강하시어요

거리의화가 2022-07-25 15:38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8월 중순되면 20만 찍을거라는 보도가 이어지네요ㅠ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

scott 2022-07-25 2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코로나 변이는
전파력이 최고로 높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화가님 몸에 좀 이상하다고 느끼 시고
마스크 집에서도 착용 하셨다니,,,
음성이 나와도
각별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평소 기저 질환(편도선염증)자들은 여름 에어콘 바람도 조심해야 할정도로
온도 환경에 민감!

거리의화가 2022-07-26 09:24   좋아요 1 | URL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느는 듯 싶네요~ 이젠 좀 지쳐서 해이해진 것도 있는 것 같고요.
일단 저는 아무런 이상 증상은 없어요. 오늘 아침에 옆지기에게 물어봤는데 목소리도 괜찮아 보이고 별 문제는 없어 보이네요. 그래도 조심해야겠죠^^
요즘 에어컨 바람 때문에 더 힘든 환경인 듯 싶네요. 스콧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희선 2022-07-26 00: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목이 따끔거리면 코로나일 수도 있군요 감기 아닌가 했는데... 여름이어도 감기 걸리기도 하니... 그냥 감기이기를 바랍니다 이번주에 비 올지... 소나기는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비 안 올 때 봐도 괜찮을 거예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26 09:26   좋아요 1 | URL
보통 인후통 증상이 많다고 해요. 저는 감기가 올 때 목부터 안 좋아지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걸린다 해도 이게 코로나인지 감기인지 구별이 안될 것 같기도 합니다ㅠㅠ 아무튼 희선님도 아무쪼록 조심하세요~^^
괜히 날씨 탓 해봤으나 미뤄두기보다는 읽는 게 좋겠죠.ㅎㅎㅎ
 
김용균, 김용균들 - 싸울 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권미정.림보.희음 지음,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기획 / 오월의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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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일터의 현실은 어디에나 있지만 그것을 개선하려는 기업, 국가, 국민들의 의지가 없다면 결코 바뀔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한다. 내가 당신이 될 수 있고 당신은 우리가 되며 모두가 된다. 법은 최소한의 보호막일 뿐 결국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들이다. 모두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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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민음사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이지원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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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년전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우주를 구하자는 말은 지구를 대입시켜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다가도 군데 군데 지구의 현실이 보여서 공포로 다가오기도 했다. 인간의 지나친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망가질 지구의 안타까운 미래를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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