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는 어느새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 꾸준히 독자를 유입하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 자체의 흥미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설을 읽을 때 나는 주로 나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과거 이 땅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을 선조들이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한다.


토지 1권을 오디오북을 통해서 완청(!)했다. 처음에는 집중도 어렵고 이야기가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듣다보니 배우들의 연기에 힘입어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최치수에 대해서만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처음에는 좀 으스스하고 기괴하다 생각했다. 나중에는 날카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에 있는 화를 분출하는 법을 제대로 모르는 어린아이의 못된 심보 같은 것도 보인다.

앞으로 그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줄거리를 이야기하고 사건 및 인물들에 주목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에는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따라서 소설의 역사적 배경에 주목하고 거기에 사견을 붙이는 것으로 소감을 대신하려 한다. 앞으로 읽어나갈 이야기도 그렇게 진행할 것이다.


1권의 시대적 배경은 1896년에서 1897년까지다.

동학농민들이 주장했던 폐정 개혁안으로 노비제는 공식적으로 폐지된다. 

책에는 동학농민운동과 을미사변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1894년부터 1895년까지 동학농민운동이 전개되면서 들불처럼 민중이 일어났고 1895년 을미사변까지 발생하면서 정국이 혼란스러웠다.

두 사건은 국내 정치 뿐 아니라 주변국의 정세까지 바꾸어놓는 결과를 낳는다.


동학은 당시 사회의 기층민중과 불만에 찬 백성들을 결집시키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동학은 자신들을 포라고 했는데 법포와 서포가 있었다. 법포는 최시형을 받들었는데 시형의 호가 법헌이었기 때문이다. 서포는 서장옥을 받들었는데 수원 사람이었다. 서장옥과 최시형은 모두 최제우의 학문을 따랐고 최제우가 사망하자 각각 도당을 세워 이어가면서 이름하기를 포덕(布德)이라 했다. 


동학교도들은 산 아래 평지에 성을 쌓고 사방에 문을 냈으며, 그 안에 모여 깃발을 내걸고 대오를 정비했다. 큰 기에는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라 씌어 있었으며 그 아래 중앙에 황색기를 꽂고 사방에 각각 방위를 나타내는 색깔의 기(色旗)를 내걸었다. 포접과 지역을 나타내는 작은 기도 무수히 많았다. 이들은 양곡을 조달하기 위해 더러 부자를 잡아다 결박하기도 했고 돈을 거두어 쌀을 무더기로 사오기도 했으며 새로운 방문과 통문을 내기도 했다. 이때에 모인 각지의 대접주는 손병희, 임규호, 손천민, 김덕명, 손화중, 김기범(김개남), 김낙삼, 김방서 등이었다. 이들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중심의 접주들이었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18권 P167


동학농민운동은 1894년 전라도 고부 군수 조병갑의 학정 이후 안핵사로 파견된 이용태의 실정으로 동학 교도들이 봉기하면서 시작되었다. 조정에서는 이를 소요로 판단하여 홍계훈을 초토사로 파견하였으나 동학도들은 계속 유입되면서 마침내 전주성을 함락시켰다. 동학농민군은 전주에서 물러난 후 전라도에서 반봉건 투쟁을 이어간다. 


"지금의 형세를 살피건대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수 없다. ... 권력을 쥐고 있는 대신들은 모두가 외척이고, 밤새도록 하는 일은 단지 자기를 살찌우는 방법만을 궁리할 뿐이다. 자기 당파의 무리를 각 고을에 나누어 퍼뜨려 백성들을 해롭게 하는 짓을 일삼케 했으니, 백성이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초토사 홍계훈은 사람됨이 무식할 뿐만 아니라, 동학의 위세에 겁을 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출병하였다. ... 가장 애석한 일은 3년 안에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귀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 동학이 대대적으로 의병을 일으켜 백성들을 편안케 하려 한다." - 대한계년사 2권 P26~27


이 때 조정 대신 민영준은 동학의 위세가 커지자 위기를 느끼고 청에 구원 요청을 하게 된다. 청이 조선에 들어오면서 이전에 청과 일본 간에 맺은 조약에 따라 일본도 조선에 들어오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5월 8일 관군이 동학군을 물리치고 전주성을 되찾은 후 궁궐 안에 군국기무처를 설치하고 관제를 고쳐 2부 8아문으로 바꾸고 개혁 방침을 발표한다. 이것이 갑오개혁이다. 일본군은 청군을 성환에서 공격하여 청군이 평양으로 달아난다. 양국간의 충돌은 7월 1일 청나라가 일본에 전쟁을 선포하는 조서를 내리고 일본도 전쟁 선포 선언을 하면서 전쟁으로 이어진다.


6월 21일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하면서 고종과 민비를 연금하고 대원군을 앞세워 신정권을 수립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기존 청과의 조공 관계를 끊고 자주국임을 선포하고 일본군으로 하여금 청군을 몰아내게 하는 것이었다. 


"대조선국과 대일본국 정부는 조선개국 5백3년(1894) 6월 23일, 대일본 메이지 27년(1894) 7월 25일, 조선국 정부는 청나라 군대의 철수 사안을 조선국 서울 주재 일본국 특명전권공사에게 맡기고 그가 대신 힘을 다한다는 사항에 대해 진심으로 조약을 맺었다. 이후 두 나라 정부는 청나라에 대해 이미 서로 도와 공격과 수비를 함께 하기로 입장을 세웠다. 관련된 사실들의 원인을 분명히 드러내고 아울러 두 나라가 함께 하는 일이 분명히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뜻에 따라 아래의 두 나라 대신은 각각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조관을 의논하여 결정한다. ...  - 대한계년사 2권 P65


정부의 행태에 분개한 전봉준은 삼례에서 남접과 북접의 연합전선 형성을 모색한다. 마침내 10월 중순 농민군과 관군은 공주에서 맞붙었고 이곳에서는 농민군이 승리하였다. 그러나 11월 8일 우금재(우금치) 전투에서 농민군이 대패하면서 그들의 저항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전봉준과 김개남은 체포된 뒤 처형된다.


관군은 일본군 사이사이에서 총을 쏘아 댔다. 농민군은 끝내 우금재 너머 언덕으로 물러나 산등성이에서 쏘아 대는 대포와 총의 사격거리를 피했다. 이때 관군 수십 명이 산을 내려가 작은 언덕배기를 장애물로 삼고 총을 쏘았다. 패색이 짙어진 농민군은 보루를 버리고 달아났다. 일본군과 경리청군 50여 명은 달아나는 농민군을 남쪽으로 십여 리를 추격했다. 이 우금재의 싸움에서 "쌓인 시체가 산을 가득히 메웠다"고 할 만큼 농민군은 크게 패배했다. 11일, 능치를 지키던 관군은 빼앗은 농민군의 옷과 수건을 착용해 농민군 모습으로 위장했다. 관군은 산을 기어올라 농민군에 근접했다. 농민군은 위장한 관군을 동료로 오인하였는데 위장 관군이 근접해서 불의에 총을 쏘아 댔다. 기습을 받은 농민군은 놀라 흩어졌다. 관군은 대포를 노획했고 많은 연환을 빼앗았다. 이 능치전투를 끝으로 농민군은 12일부터 점차 흩어져 갔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18권 P276~277


10월 24일 일본은 청의 여순을 함락시키면서 청일전쟁의 기세는 일본으로 기울어지고 1895년 청일전쟁 종전의 결과로  4월 17일 시모노세키 조약이 체결된다. 하지만 전쟁의 과정과 결과로 피해를 입은 것은 조선의 백성들이었다.


"제1관 조선은 완전 무결한 자주독립국임을 확인한다.

제2관 청나라는 봉천성 남쪽 지방 일대와 대만 전체 및 그에 부속한 섬 그리고 팽호열도를 일본에게 떼어 준다.

제4관 청나라는 일본에게 군비 배상금으로 고평 은 2억만 냥을 지불한다.

제6관 일본은 청나라 호북성 형주부 사시, 사천성 중경부, 강소성 소주부, 절강성 항주부에서 통상한다." - 대한계년사 2권 P87~88


토지에서 윤보와 용이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대국이 왜눔한테 항복을 했이니, 그게 망조라 말이다. 왜눔들이 개미떼맨쿠로 기어올 긴데, 벌써 항구에는 왜놈들 장사치들이 설친다 카는데, 허수애비 같은 임금 있으나 마나, 총포 든 놈이 제일 아니가." - P123 


민씨 일가는 친러배일정책을 추구하면서 친일파를 내각에서 배제했다. 10월 7일 밤 경복궁에서는 민영준의 궁내부대신 내정을 축하하는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고 같은 시각 서울 남산 진고개에서는 일본인 검객과 낭인들과 일본어 신문 기자들이 파티를 벌이는 중이었다. 주한일본공사 미우라 고로는 조선 왕후 시해 명령을 이미 내린 상태였다. 다음날 새벽 일본 낭인들은 훈련대 연대장 일행을 살해하고 근정전을 지나 건청궁으로 쳐들어갔고 고종의 침전에 난입하여 고종은 수모를 당했으며 왕세자는 일본군 장교복장을 한 자에게 상투를 잡혀서 칼등에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낭인들 중 한 무리가 왕비 침전으로 가서 궁내부대신 이경직을 사살하고 끝내 왕비를 시해한다.


"조선국의 형세는 점점 불운해져가고 있다. 궁중이 날로 모든 권한을 틀어쥐고는 망령되이 국정에 간여하고, 우리 정부가 계도하여 개량한 헌정 체제를 문란시키고 있다. ... 이는 곧 우리나라가 여러 해 동안 노력과 재정을 들여가며 이 나라를 위해 경영해온 호의를 저버린 것이며, 내정의 개량을 방해하며 독립의 기초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 때마침 대원군은 궁중을 혁신하고 도와서 바르게 이끄는 책임을 스스로가 맡겠다고 하면서, 미우라 고로오에게 자신의 뜻을 암암리에 전달하고 도움을 구했다. - 대한계년사 2권 P102


일본 장교는 군사의 대오를 정렬하여 합문을 빙 에워싸 지키도록 명령하여. 흉악한 일본 자객들이 왕후를 수색하는 것을 도왔다. 이에 자객 20~30명이 그 우두머리의 인도로 칼을 빼어 들고 전당으로 불쑥 들어가 왕후를 찾았다. 밀실에까지 이르러 궁녀들을 만나자 함부로 머리채를 휘어잡고 구타하며 왕후가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 자객들은 여러 방을 샅샅이 조사하여 마침내 조금 더 깊은 방안에서 왕후를 찾아내고는, 칼날로 찍어내려 그 자리에서 시해했다. - 대한계년사 2권 P119


왕비 침전에서 여인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폭도들은 궁녀와 왕세자 이탁(순종의 본명)을 통해 피살된 자 중의 한 사람이 민비임을 확인하고는 민비의 시신을 홑이불에 싸서 인근 녹원 솔밭에서 석유불에 태워버렸다. 

민비 시해의 음모 단계에서부터 가담한 조선인이 한 명 있었는데 그는 훈련대 제2대대장으로 있던 우범선(1857~1903)이었다. 훈련대는 그해 친일정권에 의해 창설되었는데 우범선은 민씨 정권의 훈련대 해산계획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주한일본공사 미우라 고로에게 포섭된 우범선이 이 사건에서 맡은 임무는 훈련대 병력동원과 민비의 시신 '처리'였다. 폭도들에 의해 시해된 후 불태워진 민비 시신의 타고 남은 재는 궁궐 내 우물에 버려졌고 유해 일부는 우범선의 지시로 휘하의 증거인멸을 위해 땅에 묻어버렸다. - 한국근대사산책 2권 P296


11월 26일 왕비가 복위되고 대원군은 은퇴하였지만 전국 곳곳에서 유림들은 자결을 하거나 단식을 하며 의병활동을 전개하였다. 의병들은 친일내각 타도를 외치며 일어섰고 정부는 12월 1일에야 왕비 시해 사실과 국상을 공포한다. 


조선의 선비들에게 단발령은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청일간의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고 외국의 입김이 강해진 조선을 바라보는 양반들의 시선은 점차 다양해졌다. 중인 계급인 역관의 중요성이 커지듯 시대는 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양반들은 기득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허허 이 사람아, 할 수만 있으면 못할 건 또 뭐 있누. 그래 서울서는 변의장이나 단발이 어느 정도요?"

"양복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은 아직 지극히 희소하오만 단발은 그보다는 많이 했지요."

"인심이 흉흉했었소. 게다가 민비를 살해한 뒤끝이어서."

"요즘도 서울 근교에서 의병들이 출몰한다고 들었는데."

"글쎄올시다. 서울 근교뿐이겠소. 도처에서 낭당을 이끌고 소란들 피우는 모양인데, 단발령 하나 가지고 나라 안이 벌컥 뒤집힌대서야 남들 보기에도 딱하고 어릿광대스럽지요."

...

"어차피 풍습이라는 것은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르게 마련인데 조만간에." - P200~201


"갑오년 공사노비 제도 혁파한 것부터가. 썩어빠지고 얼이 빠진 놈들! 천비한테 아양 떠는 사당 같은 놈들!"

"세상이 변했다 말씀이오. 아니지요. 양반 놈들 창자가 썩은 것뿐이오."

치수는 날카롭게 웃었다.

"옳은 말씀이오. 편견임에 틀림이 없소. 허나 재물과 목숨 지키려고 상것들에게 허리 굽히는 짓은 아니하겠소. 두고 보시오. 이젠 상놈들은 양반 상투 움켜쥐고 올라앉아서 끝장까지 망하는 꼴 보려 할 게요."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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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8-07 2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전의 반열! 맞는것 같습니다.
토지 리뷰 올라오는거 보면 다시 읽고 싶어져요.^^

거리의화가 2022-08-08 09:00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은 역시 이미 다 읽으셨군요^^ 재독, 삼독할수록 더 의미가 다가올 책인 듯 싶어요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8-07 2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시작하셨군요?
머나먼 대장정의 길입니다. 그래도 결국 완독하시겠죠?^^
예전에 나인님 토지 완독하시는 모습 보고 정말 멋져보이던데~이제 곧 화기님도??^^

거리의화가 2022-08-08 09:01   좋아요 3 | URL
머나먼 길의 시작^^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긴 해야겠죠. 읽을 책들 사이에 껴서 읽으려면 놓지 않고 꾸준히 들어야 할텐데 그 점이 걱정되긴 합니다ㅎㅎㅎ

프레이야 2022-08-07 2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 완청요 ^^.
대단한 집중력이에요 거리의화가 님

거리의화가 2022-08-08 09:0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저도 오디오북 완청한 건 처음입니다!ㅋㅋㅋ 처음엔 좀 집중이 안되었어요. 토지 인물들도 많아서~ (아직 등장 안한 인물도 한가득일텐데~ㅎㅎ) 인간은 적응을 어떻게든 하나봅니다^^;

희선 2022-08-08 0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째 권을 다 들었으니 앞으로도 죽 들으시겠네요 듣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집중해야 하잖아요 듣다보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08 09:03   좋아요 3 | URL
네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겠죠^^ 그래도 듣는 건 출퇴근길 이용하거나 점심시간에 산책하며 짬짬이 들으면 조금씩 듣게 되더군요~ 스토리가 재미나고 또 성우들의 연기도 좋아서 듣는데 무리는 없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8-08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축하드립니다. 함께 토지 전권을 완청해보아요😆 저는 완전 인물중심, 줄거리중심인데 역시 역사를 잘 아시는 화가님은 역사의 줄기를 따라가시는군요! 이해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8-08 11:34   좋아요 2 | URL
ㅎㅎ 완청의 길 멀고도 험하겠지만 함께 하는 분이 있어서 기운이 납니다~ㅎㅎ
저는 인물, 줄거리에 약하니 서로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속도내서 따라가겠습니다!ㅎㅎㅎ

페넬로페 2022-08-08 1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지에 인물이 많이 나오는데 오디오북으로 들으셨다니 넘 대단하세요.
토지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 시대의 많은 것을 담고 있어 고전으로 불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완청의 길, 화이팅 하십시오^^

거리의화가 2022-08-08 17:05   좋아요 3 | URL
1권만 들었을 뿐인데 인물들이 넘 많아서 어질어질했어요. 조선의 근대를 간접 경험해보기 좋은 소설이란 생각이 듭니다. 응원 감사드려요^^*

mini74 2022-08-08 17: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투리며 인물들이며 오디오북으로 읽기 힘드셨을텐데 진짜 대단하세요 화가님!! 저도 응원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8-08 17:37   좋아요 1 | URL
사투리 할말 많습니다. 부모님 모두 경상도 분들이라 사투리를 어렸을 때부터 들어와서 그리 어렵지 않을줄 알았는데요. 막상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안 들리는 게 넘 많더라구요 그래도 이젠 조금 적응됐습니다ㅠㅠ 미니님 응원 감사드립니다*^^*

scott 2022-08-09 0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지
9권의 능선만 넘으면 됩니다

저는 토지 6학년때 부터 읽기 시작해서
여전히,,,
아직 까지 이지만

천천히 읽다 보니

한반도 현재의 정세랑 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어서
더더욱 집중해서 읽고 있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09 09:16   좋아요 1 | URL
토지를 6학년때부터 읽으신 스콧님 대단하세요! 전 6학년 때 음~ 노느라 바빴던 것 같은데요ㅎㅎㅎ

네. 조선의 근대 시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도 요즘 불안한 한반도 정세를 생각하게 만드니 놀랍습니다. 역사는 그러고 보면 반복되는 것 같아요.
 
인류본사 - 오리엔트-중동의 눈으로 본 1만 2,000년 인류사
이희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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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문명의 역사는 아나톨리아 반도와 메소포타미아 반도이다. 동서양의 교차점이었던 아나톨리아 반도는 동서양이 만나면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세계였다.
책에서 여러 번 강조하지만 19세기 이후 유럽 지역은 자신들을 중심으로 문명을 바라보면서 타 문화는 야만과 미개로 치부했다. 저자는 1983년 이스탄불에서 중동 역사와 이슬람 문화를 공부하며 동서양을 양분하는 인식론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이 책이 탄생하게 되는 배경이 되었다.

아나톨리아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괴베클리 테베-차탈회위크-아카드-바빌로니아-트로이-히타이트-페니키아-프리기아-헤브라이-아시리아-우라르투-신바빌로니아-리디아-메디아-페르시아-파르티아-사산조 페르시아가 7세기 중엽까지 이어졌고, 이후에는 이슬람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마이야-압바스-셀주크-호라즘샤-티무르-나스르-사파비-말리와 송가이-오스만-무굴 제국에 이르는 역사가 이어졌다. 이 기나긴 역사를 650 여페이지에 압축시키기 어려웠을 듯하다.

먼저 책의 장점부터 기술해보겠다. 각 단락의 서두에 한 제국의 일대기를 담은 도표와 설명이 무엇보다 도움이 되었다.(시간이 지나서 재독 시 이 부분만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또 영토의 분화 과정을 담은 지도, 문화재 같은 경우 사진이나 그림이 첨부되어 있어 좋았다. 그리고 저자가 문화 유적을 직접 답사한 여행기는 독자의 간접적인 여행 체험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코로나가 여전한 상황인데다 답사 지역이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마지막으로 문명과 관련하여 한반도의 역사와 연관성을 가지는 다양한 예시를 흥미롭게 설명해주어 저자에게 감사했다(이것은 국내 작가가 아니라면 경험해보기 어려운 것이다.).

단점은 많지 않다. 이 책을 읽기 전 궁금했던 질문이었는데 다양성을 존중한 이슬람 문화를 기반으로 한 이 곳이 왜 현대에 와서는 분쟁이 끊임없는 지역으로 변모했는지였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아무래도 핵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서 짧게만 언급되는 정도라 아쉬웠다.(이 부분은 다른 책을 통해서 공부를 이어가야할 것 같다. - cf: 현대 중동의 탄생)
이건 책의 단점이 아니지만 익숙하지 않고 비슷한 듯한 인명, 지명들의 복잡도가 가져오는 피로도가 있다. 이건 어느 역사도 마찬가지이므로 감안하고 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집중해서 읽는수밖에 없다.

1994년 독일 출신의 고고학자 클라우스 슈미트가 이끄는 발굴조사단은 괴베클리 테페를 20 년간 집중탐사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곳은 인류 최초의 신전 유적으로 기원전 1만 2천년경 건설되었다. 수렵 채집시대에도 문명이 존재했음이 밝혀져 고고학계에 일대 사건이었다고 한다.
차탈회위크는 9,500년 전 인류 최초의 계획도시로 선사시대 거주지가 남아 있으며 도시문명의 기원인 장소이다. 특히 이곳은 남녀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고 차별이 거의 없었던 공동체 사회여서 주목하게 된다. 이는 차탈회위크의 가옥이나 테라코타 모신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기원전 2350년경 아카드 왕국은 바빌로니아 북부에서 시작하여 최초로 오리엔트 전역을 통합했다가 구티인에 의해서 멸망당한 후 기원전 1895년경 바빌로니아 왕국이 오리엔트를 재통일한다. 바빌로니아는 아카드를 기반으로 수메르 문명과 오리엔트 신앙을 받아들였다. 함무라비 왕때 전성기를 누렸으나 기원전 1595년경 히타이트 제국의 침략으로 멸망했다.

히타이트 제국은 아나톨리아에서 인류 최초로 철기문명을 일으킨 500년 제국이다. 히타이트법은 함무라비법을 발전시키면서도 여성의 권리를 이전에 비해 신장시키는 등 제국을 떠받치는 근간이 되었다. 히타이트는 영토 팽창을 가속화하면서 이집트 람세스 2세와의 정면 충돌하면서 카데시 전투(B.C. 1274)가 벌어졌다. 전투는 이집트의 판정패였지만 람세스 2세가 승리를 선전했고 이집트는 이후에도 살아남으면서 히타이트의 승리는 묻히고 말았다. 히타이트 제국의 멸망의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천재지변, 기후변화, 전쟁, 화재 등을 꼽지만 가설일 뿐 밝혀진 것은 없다.

프리기아 왕국은 기원전 1200년경 수립되었으나 기원전 8세기 미다스 왕 때 아나톨리아 중서부를 장악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한다. 프리기아는 그리스와 오랫동안 교류하여 그리스적 색채가 강한 문화를 띠었다. 미다스 왕이 사망한 후 기원전 620년이 되면 리디아가 프리기아를 빼앗고 기원전 540년에 페르시아군이 리디아를 빼앗으면서 결국 페르시아가 지역의 주인이 된다.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익숙하다. 그리스와 전쟁을 벌인 역사로 여러 문헌이나 영화를 통해서 익숙한 탓이다. 페르시아는 인류 최초의 대제국이었고 이후 페르시아 국가와 구분하기 위해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라고 칭한다. 페르시아는 관용정책을 표방하며 지방분권 정책을 실시하였고 종교적으로는 유일신 기반인 조로아스터교를 받아들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수도 페르세폴리스가 세계유산으로 남아 있다. 페르시아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에 의한 침략으로 멸망하고 이후 파르티아가 이곳을 통일한다.

파르티아 제국은 로마 제국에 맞선 나라로 지금의 이란을 중심으로 500년을 이은 제국이다. 부끄럽지만 파르티아 제국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듯하다. 로마 제국의 위용이 있었다고는 해도 우리가 얼마나 서양 중심의 인식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용했는지 절감하는 대목이다. 파르티아는 오늘날의 이란과 이라크, 터키 일대를 포함하는 핵심 지역으로 로마와 중국, 동아시아 간 중개무역을 통해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다고 한다. 한반도 문명과도 관련이 있는 곳이라 잘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사산조 페르시아는 224년 건국되어 로마와 동로마 제국과 이웃하여 교역과 전쟁을 하면서 651년 이슬람 세력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번영을 누린 이란계 제국이다. 사산조 페르시아 멸망으로 이란 민족에서 아랍 민족으로 지배 세력의 중심이 이동하게 된다.

압바스 제국은 610년 무함마드가 알라로부터 계시를 받은 이후 651년 사산조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이슬람 제국을 건설하면서 시작되었다. 압바스 제국은 아랍인 중심에서 벗어나 피정복지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는 등 글로벌 국가의 면모를 보였다. 제국의 수도인 바그다드에는 세계 최초이자 최고 수준의 종합 아카데미 '바이트 알히크마'가 있었다. 이 때 신라와 고려에 관한 기록이 담긴 필사본이 작성되는 등 동시애 각지에 대한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10세기 이후 지방의 총독들의 힘이 커지면서 북아프리카 서부에는 파티마 왕조가 세워지고, 이베리아 반도에는 후우마이야 왕조가 칼리프를 자칭하게 도어 3인 칼리프 체제가 만들어진다. 10세기 중반이 되면 시아파의 부와이 왕조가 수도를 점령하고 실권을 장악하게 되어 압바스 왕조의 칼리프는 종교적 권위에만 의존하게 되는 신세가 된다. 11세기 중반 셀주크 튀르크가 바그다드를 통합하지만 몽골이 1258년 바그다드에 침입하면서 500년 압바스 제국은 멸망하게 된다.

티무르 제국은 정치적으로는 몽골 제국을, 종족적으로는 튀르크를, 문화적으로는 이슬람을 표방하는 독특한 체계를 가진 제국이었다. 티무르는 이슬람 문화와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에 기반하여 14세기 중앙사이아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티무르는 정복지의 기술자와 장인을 수도에 데려와 학문의 발전에 밑받침하는 전략을 취하며 발전된 문화의 기반을 이끌었다. 티무르 사후 제국이 분열되고 16세기 초가 되면 우즈베크인의 무함마드 샤이바니가 중앙아시아 대부분을 가져가면서 멸망하였다(이 때 권력투쟁에서 밀린 자히르우드딘 바부르가 1526년 인도를 정복하면서 무굴 제국의 황제가 된다.).

이베리아반도에도 이슬람 문화가 번성한 시기가 있었다. 시리아의 우마이야 왕조가 750년 멸망하고 살아남은 왕족 일부가 이베리아반도로 넘어가 왕조를 세우는데, 그것이 후우마이야 왕조가 된다. 코르도바를 중심으로 번영하면서 이슬람 문화를 전하는 창구로 기능했다. 1031년 후우마이야 왕조가 해체되고 나서 여러 이슬람 공국들이 난립하다 나스르 왕조가 1492년 에스파냐에 의해 통합되기까지 이어진다. 나스르 왕조의 역사적 건축물은 현재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으로 남아 있다. 나스르 왕조는 수도 그라나다를 중심으로 수준 높은 문명을 이루었으나 가톨릭교도에 의한 레콩키스타로 인해 국토가 축소되다 무함마드 12세가 모로코로 망명하면서 1492년 멸망한다.

사파비 왕조는 오늘날 이란의 중심도시인 이스파한을 수도로 오스만, 인도의 무굴 제국과 맞섰던 제국이었다. 시아파 이슬람을 국교로 하면서 기존의 순니파 이슬람 왕조 통치자들이 사용하던 '칼리프', '술탄', '아미르' 대신 '샤'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압바스 1세 전성기에 군제를 영국식으로 개혁하고 오스만의 영향을 받았다. 이스파한은 실크로드 중심도시로 세계 최대의 국제도시로 성장한다. 현재 이스파한에 남아 있는 유적 대부분이 사파비 왕조 때 것이라 이란인들이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장소라고 한다.

오스만 제국은 페르시아 제국, 로마 제국과 함께 세계 3대 제국으로 불렸고 20세기까지 존속하면서 인류 역사상 최대의 제국으로 불린다. 1299년 수립되어 1922년 제국이 종말을 맞을 때까지 장장 623년의 역사를 영위하였고 1923년 터키 공화국이 설립되면서 오스만의 문명은 터키로 이어지게 되었다. 소수집단에 자치권을 부여하고 인재를 다양하게 등용하였고, 예니체리를 통해 남동부 유럽, 서아아시아, 북아프리카를 포함한 넓은 영토를 확보하였다. 이스탄불은 동서양, 이슬람과 기독교, 흑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문명의 접점인 곳이어서 발전에 유리하기도 했으나 매너리즘이 만연하고 내부 권력의 다툼, 산업혁명 이후 서구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18세기 이후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 1922년 마지막 술탄 메흐메드 6세의 폐위로 제국은 종말을 맞이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슬람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포용이었다. 공존과 다양성은 문명을 발전시키지만 반대로 다른 종교를 탄압하거나 자국의 문화만을 강조하게 되면 문명은 쇠퇴하는 길을 걷게 된다. 이는 반복되는 역사의 흐름이라고 보여지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수많은 종교, 민족의 갈등으로 인해 내전과 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바뀔 수 없는건가 의문을 갖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외면해온 문명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세계를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고 거시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세계는 동양과 서양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고대 유럽인들이 '오리엔트'라고 불렀던 중간문명이 존재한다. '해가 뜨는 곳'이란 의미의 라틴어 '오리엔스'에서 유래한 오리엔트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아나톨리아, 레반트, 중동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지만, 인류 최초로 문명이 발아하고 성숙해 간 인류역사의 중심 무대였다. 그럼에도 우리가 배우는 세계사에서 고대 오리엔트나 중세 이후 중동의 역사는 동양사와 서양사 양쪽으로부터 외면당하는 보잘것없는 지역사에 불과하다. - P15

인류문명의 시원과 역사발전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왜 세계 4대 문명 중 세 곳이 아나톨리아반도를 중심으로 중동 일대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지중해를 통해 인류의 찬연한 역사와 문명이 꽃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좀 더 신선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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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11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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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2057년의 대한민국이다. 


책의 표지가 말해주듯 처음에는 기후위기를 떠올렸다. 생태계가 파괴된 지구,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2042년 대한민국의 대부분은 물 속에 잠긴다. 나처럼 수영을 못하는 사람은 죽겠구나 생각했다. 물 속에서 숨조차 쉬지 못하는 사람이 이런 환경 속에서 어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인간의 적응은 놀랍기만 하다. 변화한 생태계 속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의 얼음이 모두 녹아서 바다 높이가 한참을 높아졌다고. 그래서 한국 주변에 댐을 세우게 되었다고.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면서 댐이 무너지고 서울도 물에 잠기게 되었다고. 그게 벌써 십오 년 전의 이야기라고. - P25


수호는 서울을, 서울에 살던 사람들을, 그리고 인간 양육키트의 주인을 상상했다. 일흔살 먹은 할아버지도, 자라나는 아이들도, 작고 부드러운 살덩어리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그 누군가를. 만약 그런 게 실제로 있다면, 이 나라의 반절이 물에 잠긴 것도 그 때문이라면, 세상의 모든 고통은 원래부터 이토록 초라했던 게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믿어야마음이 편했다.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댐이 무너지면서 도시를 휩쓰는 장면을 눈앞에 그리기보다는.

뉴스로만 보았던 화제들이 머리 뒤편에서부터 빠르게 풀려 나왔다. 세종시로 옮겨 가는 정부 청사와 뚝뚝 떨어지는 서울 집값은 물론이고 세 번째 세계 대전마저 사소하게만 느껴지더니 그러면 자신의 평생은 또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2042년의 지구에는 육십칠억 명의 인간이 있었으므로 불행도 그만큼 있을 터였다. 따라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십오 년에 비하면 자신이 잠들어 있던 시간은 오히려 행운이 아닐까, 싶다가도 그건 또 아닌 것 같았다. - P135


이 세계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존재했다. 내가 속한 세계는 달라야 한다는 것. '우리는 당신들과 달라요.' 


멀쩡한 데가 하나 있긴 하다. 나도 듣기만 했는데, 강원도는 산이 높아서 바닷물이 안 넘어갔다는 거야. 예전에는 거기에서 우릴 구하러 오기도 했다는데, 요즘은 못 오게 막는대. 같이 살기 싫다고. - P30


대한민국의 사람들에게 물이 주는 이미지란 2014년 이후 세월호 사고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원래도 물에 대한 공포가 강했으나 나는 이 사고 이후 세월호의 침몰과 바다 속에 수장된 사람들. 아픈 기억이 떠올라 몇 년동안 나를 침잠하게 했다.


"내가 몇 번을 말하냐. 사고는 예전에 났어도 사람 마음은 속에서 끝이 안 난다니까." - P131


이후 이야기의 주제는 나를 다른 곳으로 이끌었는데 이는 죽음과 영생, 기억이었다.


현재, 죽은 사람의 기억과 의식을 구현하는 기술이 있다. 내가 죽은 후 이런 기술에 맡길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열두 살부터 병원에서 누워만 지냈어. 방사선 치료니, 척추 주사니, 온갖 치료는 다 받으면서. 나아지지도, 아예 끝나지도 않는 상태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아 있을 필요는없다고 생각했지."

열심히 살 필요. 열심히 살아 있을 필요. 선율은 세 음절을 빼고 더하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단번에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병원은 흔적으로만 보았어도 병에 걸리는게 어떤 일인지는 잘 알았다.  - P43


아이가 아프다면 부모의 입장에서 이를 바라보는 것이 고통일 것이다. 그럴 때 그 기술에 의존하려 시도하지 않을까? 근데 과연 아이에게 그것은 행복일까? 불행일까? 


컴퓨터와 기계가 얼마든지 추억을 저장하고 편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를 다른 형태로 살리려 했던 부모의 선택은 한 아이에게 또 다른 형태의 고통이었다.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시작을 찾아 헤매곤 한다. 나무의 밑동을 자르면 가지도 말라 죽듯이, 그것하나만 쳐내면 다른 아픔은 한순간에 사라질 거라는 믿음때문이다.  - P169


어머니는, 예전이었으면 그냥 죽었을 텐데 기술이 쓸데없이 좋아져서 사람을 괴롭힌다고 했다. 살아야 할 사람이나 죽어야 할 사람이나 나는 그게 쓸데없이도 아니었고 괴롭히는 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해. 여전히 그래. - P180


연명 치료에 대해서 현재도 많은 논란이 있다. 100세 시대가 되었으나 아프지 않고 온전히 사는 기간 사이에는 20여 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20년의 시간을 아프면서 보내야 하는데 과연 그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나의 고통보다는 주변인들이 나를 보는 고통이 커서 그것을 견뎌내는 것이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얇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소설이다. 그래서 좋았다.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인간은 그 안에서 적응할테지만 지금의 기후 위기를 되도록 천천히 겪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인간의 의식과 기억이 기술의 발전으로 어떤 형태로 바뀌게 될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뾰족뾰족한 기억 위에 시간을 덧붙여서, 아픔마저도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 고통을 지우는 게아니라, 잊는 게 아니라, 피해 가는 게 아니라, 그저 마주보면서도 고통스럽지 않을 방법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건 다시, 다른 시간의 발판이 된다는 것.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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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8-06 14: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내용이군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네요. 제게는 100세 넘으신 할아버지가 계신데 이제는 가실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시아버지를 사십년 넘게 모시고 사는 숙모 생각하면 더욱요 ㅠ 그래도 막상 자기 일이 되면 아직 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던데.. 전 책을 더이상 못 읽게 되면 삶의 의미가 확 사라질 것 같습니다(듣는 건 더 먼저 어려워질 것 같고요)

거리의화가 2022-08-07 13:14   좋아요 2 | URL
100세 넘으시다니 저는 주변에 그런 분이 없으셔서. 어쨌든 돌봄이라는 문제가 얽혀 있으니 참 뭐라 말하기는 무엇합니다. 여러 감정도 혼재하구요~ 저도 책을 못 읽게 된다면 그 어떤 것으로도 슬픔이 채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도 좀 덜 봐야 할 것 같네요(눈 건강을 위해)~

청아 2022-08-06 18: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발췌문이 의미심장하네요. 남편과 얼마전에 연명치료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저랑 완전 반대더라구요. 저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경험한 뒤로 되도록 깔끔?하게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했어요. 되도록 피해주지 않고, 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기위해서요. 이런 책들을 읽으면 의식,무의식적으로 피하던 주제들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2-08-07 13:16   좋아요 2 | URL
저도 미미님과 비슷해요~ 주변에 피해가 안갔으면 좋겠어서 최대한 조용하게 가고 싶은데 하… 그게 쉽지는 않겠죠ㅠㅠ 옆지기도 저와 비슷해서 둘이 한날 한시에(!) 가지 않는다면 좀 피곤할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책이었습니다.

mini74 2022-08-06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죽음앞에서만은 주객이전도되는 것 같아요. 차마 살릴 수 있는데 보낼 수 없어 부모가 혹은 자식들이 택하는 다양한 방법과 치료들, 그 속엔 정작 아픈이의 선택은 무시되는 경우도 있죠 책 속 어머님 말씀처럼요 ㅠㅠ 뭔가 슬프네요. 어느게 정답인지 모르겠어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8-07 13:18   좋아요 2 | URL
어머니 말씀 슬프죠. 저 문장이 저는 좀 울컥하기도 했어요. 그 마음이 이해가 되서~ 흠… 정답은 없는데 자식과 부모의 마음도 일면 이해가 되어서 결론 도출이 어렵네요. 죽음의 문제는 생각할수록 더 복잡하고 결론이 안나오는 문제입니다.

희선 2022-08-07 0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는 지금은 약이 좋아서 사람이 오래 산다고 합니다 그 말도 맞기도 하네요 오래 사는 게 좋으면 좋겠지만, 그게 힘든 사람도 있겠습니다 아프지 않고 살면 괜찮지만... 한국뿐 아니라 어디나 물에 잠겼겠네요 빙하가 다 녹으면 사람이 살 수 있을지...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07 13:20   좋아요 2 | URL
약이 더 좋아지고 기술도 좋아져서 얼마든지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반대로 아프기 전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이끌게도 하는 듯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쉬운 건 아니잖아요.
기후 위기는 전 세계 공통이죠. 기존의 섬나라는 해수면 상승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파랑 2022-08-07 0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f 소설이긴 한데 왠지 언젠가는 이런 일이 일어날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수영이 생존에 필수가 될거같아요 ㅋ

거리의화가 2022-08-07 13:21   좋아요 2 | URL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섬뜩함이 있는 소설입니다. 요즘은 이런 소설들이 많이 나오네요. 아무래도 기후 위기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입니다ㅠㅠ
저는 수영을 전혀 못하고 물을 무서워하는데 진짜 생존수영이라도 배워야 하는거 아닌지ㅜㅜ

프레이야 2022-08-31 1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의미심장하네요. 땡스투유~^^
다이브. 전 다이빙은커녕 수영도 못 배웠어요
물이 너무 겁나더라구요. 생존하려면 배워야할지도요.

거리의화가 2022-08-31 21:36   좋아요 1 | URL
물 무서워해서 수영은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저도 생존헤엄이라도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프레이야님은 이 책에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공유해주시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2-09-08 0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 2022년 8월에 내린 비도 기억하겠습니다 며칠전에 지나간 태풍도... 예전에도 피해가 있었지만, 지금은 더하네요 거리의화가 님 축하합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9-08 08:52   좋아요 2 | URL
2022년 8월 내린 비가 아마도 오래 기억될 듯 싶어요. 점점 이런 일이 늘어나는데 인간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지만 최소한의 보완대책이라도 세워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님도 당선 축하드립니다^^

mini74 2022-09-08 09: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제 봐도 반가운 화가님 요즘 제 책지름신으로 강림하신 화가님 ㅎㅎ
축하드립니다~

거리의화가 2022-09-08 09:16   좋아요 1 | URL
미니님의 책 지름신이 되다니 영광입니다~ㅎㅎㅎ 항상 미니님 리뷰 보고 저도 장바구니가 쌓여가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9-08 0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리의 화가님 축하드려요~~

거리의화가 2022-09-08 10:5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도 당선 축하드립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09-08 1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래에 물이 잠긴 세상이라고 하니 개인적으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워터월드>가 생각납니다. 한동안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이와 관련된 쇼도 했었던... <워터월드>의 세계는 물에 잠긴 이후 현재와 단절된 양육강식의 미래인데 반해, <다이브>의 세계는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는 미래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어느 미래가 더 현실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가 최소한 유토피아는 아니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어 보여 조금 어두워집니다... 거리의화가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거리의화가 2022-09-08 12:49   좋아요 2 | URL
이 책을 읽다 보면 미래 세대가 살기 더 팍팍해진 세계가 될 것 같은 암울함이 느껴집니다. 요즘 SF소설들은 기후 위기라는 주제를 많이 담고 있는데 실제로 얼마 전 우리가 겪기도 한 일이지요. 최대한 위기를 지연시키는게 현재 세대의 책무일텐데 최근 에너지 위기로 정책이 후퇴하거나 지지부진한 것 같습니다.

scott 2022-09-08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57년의 대한민국
어떤 모습일지

화가님 리뷰 읽으며 예측하는 중 ㅎㅎㅎ

이달상 축하 합니다

오늘 지나면
낼 추석 연휴 시작
해피 추석 ^^

거리의화가 2022-09-08 12:51   좋아요 2 | URL
좋은 예측이 되어야 하는데 좋지 않은 생각만 드는건ㅠㅠ 그때 연금이라도 타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ㅋㅋ

스콧님도 추석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새파랑 2022-09-08 1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당선 축하합니다~!! 추석때도 열독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9-11 10:54   좋아요 2 | URL
열독 오늘 저녁부터 가능할 것 같아요ㅎㅎ 남은 명절 편안하게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9-10 0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시댁 잘 다녀오시고, 즐겁고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바래요**

거리의화가 2022-09-11 10:5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시댁 갔다오니 이틀이 후딱 갔네요. 남은 연휴는 책읽으면서 보내야겠어요. 연휴 잘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2-09-10 08: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오늘 알았습니다^^ 축하드려요. 화가님^^ 행복한 추석 되시길 저 또한 기원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9-11 10:56   좋아요 2 | URL
ㅎㅎㅎ 나무님 인사 감사합니다^^ 연휴 때 고생 많으셨지요. 남은 연휴는 휴식하며 보내시길 바랍니다^^

하나의책장 2022-09-12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추석 연휴 행복하게 보내셨나요?
특히나 짧게 느껴지는 연휴라서 그런지 연휴 마지막 날이라 너무 아쉽지만, 마지막날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1


알라딘 이용한지는 한참 되었으나 슈퍼바이백 서비스를 처음으로 이용해보았다.

작년 이전까지는 신간을 잘 사지를 않았던지라 이용할 일이 없었다.

예상은 했으나 신간을 사보니 소장할 것까지 없는 책들이 있어서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팔자 생각했다.

이번에 이용해보니 처음이라 해맸지만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다. 앞으로 종종 이용할 것 같다.

신간은 아니지만 집에 더 이상 둘 필요없는 책도 조금씩 정리해서 중고로 팔아야겠다.



#2


과거의 기록은 과거의 나를 들여다보는 거울이 된다.

10여년 전부터 매일은 아니지만 일상을 기록했다.

주로 힘들거나 답답할 때 쓴 기록들이 많다.

마음에 안 드는 건 '그 일을 통해서 내가 배운 것은 있을까.' 싶어서다.

10년 전의 일기, 9년 전의 일기, 7년 전의 일기 속 나의 고민은 모양만 다를 뿐 비슷하다.

결국 내가 개선하려는 의지나 노력은 없었던 게 아닐까.

토로만 하고 끝이었나 싶어 좀 씁쓸해졌다.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은 나를 답답하게 한다.

공부도, 글쓰기도, 나의 모난 성격도 마찬가지다.



#3


국내도 그렇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국외 정세가 심상치가 않다.

미중을 둘러싸고 대만은 시험 무대가 되고 있고 북한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노리는 게 없는지 걱정스럽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한국인 피해자들에게 연금수당 명목으로 준 돈이 달랑 99엔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과거를 통해 거울삼아야 하는 것은 개인도 그렇지만 국가도 마찬가지다. 이제 세계는 더 이상 어느 곳도 전쟁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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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8-05 1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년이나 기록을 하셨다니 그것 자체로 대단하신걸요?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아도 분명 뭔가 남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화가님 슈퍼바이백 처음 이용해보셨군요. 저도 신간은 종종 사지만 그걸 족족 읽어내지 못하여 ㅋㅋ 거의 이용 못하다가 작년에 몇번 이용해봤어요. 빨리 읽으시는 분들은 사서 읽고 바로바로 처분하는 게 현명한 방식 같더라고요! 한꺼번에 처분해야지 하고 모아놨더니 가격이 뚝뚝 떨어지거나 매입불가 상품이 되어버린 경험도 있습니다.. 처분할 거면 빨리빨리 ㅠ

거리의화가 2022-08-05 12:57   좋아요 1 | URL
아... 너무 더디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매일은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기록했어요. 그래도 1년이면 적게는 몇 십개, 많을 때는 몇 백개의 글이 쌓이더군요. 내용이 비슷해서 왜 바뀌는 게 없나 좀 철렁했다고 해야 하나;;; 나이대도 바뀌었는데 고민이 왜 똑같을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해봤어요.
제가 생각한 대로 돈이 들어와서 만족스럽습니다. 신간을 앞으로 얼마나 사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살 때마다 읽고 처분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서재에 자리만 차지하는 책들도 이참에 정리해야겠어요~^^

청아 2022-08-05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늘 저도 뉴스로 대만상황을 봤는데 무섭더군요. 과거에도 그랬지만 전쟁은 뜻밖의 사건이 불씨가 되기도하니 국제정세에 계속 관심을 갖게됩니다.
저 3년일기장을 써봤는데 한 페이지를 3등분하거든요. 맨 윗부분이 첫해, 그밑이 둘째해 식으로요. 늘 비슷한 고민, 생각을 3년째 하고있어 신기했어요. 공감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05 14:28   좋아요 1 | URL
위기는 작은 사건이 시작이 되는 경우가 많지요~ 이런 것이 전조 증상일텐데 이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대비해야 큰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국제정세가 매일이 가시밭길을 걷는 듯합니다ㅜㅜ
같은 고민을 한다는 건 어찌 보면 원하는 답을 구하지 못해서 맴도는 건가 싶기도 해요~ 제가 질문을 안고 끙끙대는 걸 못견뎌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레삭매냐 2022-08-05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당 뉘우스 듣고는 기가
막혔습니다. 아니 차라리 주지
말고 쌩깔 것이지 장난하는 것
도 아니고 정말 -

노답이네요. 반성을 1도 하지
않고 사과도 안하니 주변국가
들과의 화해는 요원해 보이기
만 하네요.

거리의화가 2022-08-05 14:30   좋아요 1 | URL
99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요즘 과자값보다도 못하지 않나요? 저는 잘못본 줄 알았습니다.
사과하는 마음이 애시당초 없으니 저런 행동을 하나 싶어서 기가 차더군요ㅠㅠ

바람돌이 2022-08-05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고 저는 귀찮아서 슈퍼바이백이고 중고책 판매고 안하는.... 이놈의 귀차니즘....ㅠㅠ 화가님의 10년의 기록이 대단하신걸요. 어차피 우리 사는 모양은 매한가지인지라 늘 고민하는것이 같아보일뿐 10년간의 기록이 고민을 바로보고 통찰하는 화가님을 만들었을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정권에서 사실 제일 걱정되는게 외교인데 이란 어려운 시국을 헤쳐나갈 철학도 비전도 없는 무능력자들을 보는 맘이 갑갑합니다. 세상에서 제가 제일 싫은 인간 유형이 무식한데 신념에 차 있는 인간인데 요즘 정권을 보는 기분이 딱 이렇습니다. ㅠㅠ

거리의화가 2022-08-05 17:39   좋아요 1 | URL
저도 귀차니즘 때문에 그동안 책이 쌓이기만 해서 다시는 안 읽겠다 싶은 책들 중 중고 처분 가능한 책들은 도전해보려구요.
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끙끙대는 것이 싫은 탓이 있는 것 같아요.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니 답답함이 밀려오는거죠. 이건 성격 탓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인듯 하네요.
저는 이번 정권 경제는 국민들 무서워서라도 어떻게든 시늉은 할 거라고 보이는데 외교는 진짜 원칙이라는 게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경우 강대국의 입김과 논리에 휩쓸리고 다닐 게 뻔히 보여서 답답하네요.

새파랑 2022-08-05 1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과거야 말로 진정한 타신지석이 아닐까요? ㅋ 저도 슈퍼바이백 한번 해봤는데, 제가 신간을 잘 안사서 할일이 없더라구요. 게다가 대부분 책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어서 팔지도 못한다는 😅 화가님은 일기도 10년이나 쓰셨군요 ^^

거리의화가 2022-08-06 10:05   좋아요 1 | URL
ㅎㅎ 새파랑님 중고 많이 이용하시죠^^ 저도 신간은 잘 안사는데 작년부터 구입한 역사 이외 책들 중 별로인 책들이 있어서 이용하게 되었네요. 저도 읽으면서 소장할 느낌 오는 책들은 밑줄 팍팍 긋습니다^^* 새파랑님이야말로 꾸준함의 아이콘!

책읽는나무 2022-08-06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슈퍼바이백 하려면 진짜 책을 빨리 읽어야 할텐데...전 그러지를 못해서 아직 한 번도 이용해보진 못했습니다. 근데 책장이 좁아질 땐 책을 팔고 싶어지기도 하고, 계속 갖고 싶기도 하고...그것도 좀 고민이기도 합니다.^^
본인의 고민거리는 나아지지 않는다!! 에 저도 공감합니다. 한 번씩 날아오는 알라딘에서 쓴 저의 옛날 페이퍼를 읽어 보면 정말 소름 쫙!!! 일 때가 많았어요. 생각이나 글쓰기나(그땐 더 못썼더군요ㅜㅜ) 고민거리가 하나도 나아진 게 없어서 헐~~ 했던 적 많았어요ㅋㅋㅋ
그리고 99엔 소리에 또 소름 돋고 갑니다.
전 잘못 읽은 줄 알았어요. 그냥 돈을 쓰면서 우롱하겠다고 작정을 한 거로군요!! 몹쓸 인간들!!!

거리의화가 2022-08-06 13:38   좋아요 1 | URL
6개월의 기간이 있는 것 같더군요. 저도 초반에 사둔 것들 중 기간 지나서 이용못하게 된 책들이 있어요ㅎㅎ 책장을 한도 끝도 없이 둘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미 있는 책장은 책들이 모자라서 바닥에도 쌓이고 그렇습니다ㅜㅜ 안 읽을 책들 중 파는 게 가능한 것들은 중고로 팔아버리려고요^^;
저도 알라딘 예전 기록 날아오는 거 볼 때 내가 그땐 이런 책을 읽었구나 싶어서 놀랄 때가 있습니다. 고민... 생각해보면 각자의 고민은 본인만이 느끼는 고민이어서 더 잘 고쳐지지 않는 듯하네요~
ㅋㅋㅋ 99엔 진짜 기가 차죠;;;
 



1.

<다이브>를 오늘 집어들었다. 지지난주 주말에 가서 빌린 책인데 반납 기한 3일 남겨놓아서 부랴부랴~
2042년 대한민국에 무슨 일이?
나는 물에 공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물에 잠시 동안이라도 호흡을 멈추는 상상을 하기조차 싫다.
물 속에서 나는 적어도 자유롭지 못하고 숨을 쉰다는 것에서도 공포감을 떨쳐내기 어렵다.
헌데 내가 알고 있던 세계가 달라진다면 어떨까? 지금의 불평등은 사라질까?
초반이지만 희망적이지 않다.

지난 번에 이어 두 번째로 신청한 도서관 희망도서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괭님 서재에서 보고 바로 신청했는데 조건에 탈락되지 않고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나도 그렇지만 어른들에게도 그림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사회 생활, 관계에 마음이 찌들고 병들 때 그림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여기 등장하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만 얻어도 수확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저주토끼>는 읽어보자 싶어 도서관에 검색해보니 다른 분이 대출중이라 예약 걸어놓고 기다렸다.
어제 대출 가능하다고 톡이 와서 이번 도서관 행은 수확이 클 듯하다.
여러 모로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작가님이라 공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읽어보자 생각했다.
사뭇 감상이 궁금해진다.



<인류본사> 는 아나톨리아 반도 주변에 일어난 인류의 문명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서양사에서 로마 이후에는 그곳의 땅은 존재하지만 인류의 중심에서 비켜나 있어 그동안 주목되지 않았던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메르 이전 괴베클리 테페, 차탈회위크가 있었고 그보다는 알려졌으나 바빌로니아, 히타이트 문명이 존재했다.
차탈회위크는 앉아있는 테라코타 여인상을 통해 살펴볼 때 평등 사회를 지향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바빌로니아는 함무라비 법전 정도만 알려져 있는 듯하고 히타이트도 철기 문명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었다.
생각보다 쑥쑥 잘 읽히고 흥미로운 역사이다. 아직 초반이지만 남은 분량도 기대가 된다.




2.


퇴근 버스 타고 집 근처에 내려서 걸어가는데 옆지기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막 버스에서 내렸단다. 밖에서 먹고 들어가자고 하길래 "그래" 해서 근처에서 칼국수를 먹었다.

나는 매운칼국수 먹고 옆지기는 들깨칼국수. 

왕만두까지 시켜서 아주 배부르게 먹었다^^;







3.


워들 얘기는 한참 전에 들었던 것 같은데 해보자x2 하다가 선뜻 도전을 못했다.

이제 3번 했을 뿐인데 셋 다 성공하기는 했으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ㅋㅋㅋ

한 단어는 아예 모르는 단어였어서 흠...

원서도 읽고 하니 단어 공부에 도움은 되겠지하며 계속 이어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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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04 1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소설책이 많네요~!! 역시 칼국수는 매운 칼국수 아닌가요? ^^

거리의화가 2022-08-04 12:48   좋아요 2 | URL
앞의 세 책들은 모두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입니다~ㅎㅎ 소설책은 구매하기엔 너무 모험이어서^^
칼국수는 역시 매운칼국수죠~ 새파랑님 먹을 줄 아시는분...ㅎㅎㅎ

독서괭 2022-08-04 1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국의그림책작가들에게묻다 빌리셨군요! ^^ 화가님 덕에 도서관에 들어가게 됐군요. 괜히 뿌듯합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08-04 13:45   좋아요 3 | URL
ㅎㅎ 괭님 덕분에 좋은 책이 도서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겠는데 일단은 제가 젤 먼저 읽을 수 있어 좋네요~ㅎㅎㅎ

바람돌이 2022-08-04 13: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칼국수의 세계를 넓고도 무진장합니다. 그리고 다 맛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입니다. ㅎㅎ 우리 동네에 진짜 맛난 칼국수집 있어요. 신김치 싹 풀어주는데 안 매운데도 완전 맛남요. ㅎㅎ
저주토끼 재밌습니다. 다만 초반 진입장벽 있습니다. 어려운 장벽 말고 좀 썰렁한 장벽. ㅎㅎ 점점 재밌어지더라고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8-04 13:50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동네 칼국수 맛집 궁금합니다~ㅎㅎ 언제 한번 인증샷 올려주세요~ 말씀만 들어도 군침이 돕니다ㅋㅋㅋ
저주토끼 썰렁장벽이라니ㅋㅋㅋ 그래도 점점 재밌어진다니 감안하고 보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05 00:14   좋아요 2 | URL
저는 <변기> 편 읽고 며칠 화장실 갈 때 좀 무서웠어요.
이 단편도 초반에 있었는데 썰렁장벽??ㅋㅋㅋ
저는 <몸하다> 기이하면서 재밌었어요.

단발머리 2022-08-04 1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치만두에 완전 띠용! 맛있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저주토끼 읽고 싶은데 읽고 나서 못 빠져나올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8-04 13:54   좋아요 1 | URL
이 집 체인점인지 체크를 못했네요. 어쨌든 만두 맛있었습니다. 김치만두 안에 든 김치가 원래 칼칼해야 좋은데 딱 제가 생각하던 칼칼함이었어요~ㅎㅎ
저주토끼 도서관에서 인기 많더라구요. 대기하느라 좀 걸렸습니다ㅋㅋ 미리 걱정하기보다는 도전해보시죠!ㅎㅎㅎ

청아 2022-08-04 14: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칼국수에 겉절이 먹고 싶네요 ^^ 저도 열심히 도서관에서 업어온 책들 잘 갖고있다가 반납기간 가까워지면 읽곤 해요 ㅎㅎㅎ
<다이브>가 궁금하네요. 아름다운 판타지가 필요한 대한민국!ㅎㅎ

거리의화가 2022-08-04 14:18   좋아요 2 | URL
도서관 책들은 그런가봐요ㅎㅎ 칼국수엔 겉절이죠. 신김치보다는 겉절이를 좋아하는데 여름이라 김치가 빨리 익어버려서 아쉬운 계절이에요 요새 배추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요ㅠㅠ
<다이브>는 얇아서 오래 걸리지는 않을듯합니다ㅎㅎㅎ

프레이야 2022-08-04 16: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왕만두가 띠용 눈에 들어옵니다 ㅎㅎ
김치왕만두 최고! 매운칼이랑 딱이네요
오늘은 완전 화창합니다 여긴.

거리의화가 2022-08-04 17:06   좋아요 2 | URL
여기도 어제 출근때까지 비가 오더니 이후 개어서 오늘은 아주 쨍쨍하네요^^ 김치왕만두 넘넘 맛있었어요. 저도 고기만두보다는 김치만두를 좋아합니다. 매운칼국수랑 김치왕만두 조합이 최고인 듯해요~ㅎㅎ

레삭매냐 2022-08-04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우 매칼에 만두라~

고저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거리의화가 2022-08-04 17:08   좋아요 2 | URL
맛있어 보이죠~?ㅎㅎ 제가 애정하는 조합이에요. 저녁 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맛난 거로 챙겨드세요^^

scott 2022-08-04 2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들깨 칼국수!
보다
만두!에 눈이! @^^@

만두 갯수가 부족 합니다
화가님 남편분
따숩^^

거리의화가 2022-08-05 09:04   좋아요 1 | URL
왕만두라 2개씩 먹으니 배불렀어요~ㅎㅎㅎ
옆지기는 제게 과분한 사람이죠^^ 제가 너무 무뚝뚝해서 표현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늘 생각합니다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05 0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들깨 칼국수 최애 메뉴라 늘 그거 시켜먹는데..아!! 배고파요ㅜㅜ
만두는 김치 만두!!!@.@
며칠 전부터 뜨끈한 칼국수 먹고 싶었는데 막상 밖에 나가면 넘 더워서 시원한 걸로 먹자!! 변경해서 밀면,냉면, 물회로 먹게 되더라구요.
칼국수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8-05 09:06   좋아요 1 | URL
ㅎㅎ 들깨 칼국수 고소해서 저도 좋아해요~ 저는 여름에도 찬 음식을 잘 먹지 않아서 주로 뜨거운 거 호호 불어 먹으면서 더위를 견디는 것 같아요ㅋㅋ 칼국수 맛나게 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