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브라질 산타 루시아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드립백은 원두를 갈아 마시는만큼의 맛과 향보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되지만 급한 아침에는 이것만한 게 없다. 적당한 산미와 고소함이 음미할수록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 다크로스팅을 좋아하는 내게 딱!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9-02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2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9-02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드립백도 좋죠.
한편으론 커피를 갈아마시는 것과 똑같은 맛을 느끼게 하는, 커피믹스 같이 간편한 커피가 나오길 소망합니다.
언젠가 그런 신제품이 나올 것 같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9-02 13:39   좋아요 1 | URL
맞아요 페크님 카누를 급할 때 먹기는 합니다만 역시 아직까진 원두의 갓 내린 신선한 맛과 향을 따라가진 못하는 것 같아요ㅋㅋ 그래도 명절로 시댁에 내려가거나 할 때 커피가 필요할 때 카누를 가져가서 마시곤 합니다ㅎ

scott 2022-09-02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드립백 원두의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맛과 향이 중요 한데

2그램 더 들어 있어서 그나마 만족 !ㅎㅎ

다크 로스팅은 가을의 맛 ^^

거리의화가 2022-09-02 16:28   좋아요 1 | URL
역시 핵심을 꿰뚫어보시는 스콧님^^ 저도 2그램 늘고 가격 안 올려서 참 좋더라구요. 계속 쭉 유지해주면 좋겠네요.
 
중국철학사 -하 - 완역판 까치글방 155
풍우란 지음, 박성규 옮김 / 까치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세와 근대의 철학은 대체로 각 시기의 경학 또는 불학에서 찾아야 한다. 중세와 근대는 각 시기마다 경학이 달랐던 만큼 상이한 철학이 생겼는데, 각 시기의 철학이 달랐기 때문에 상이한 경학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 이 경학과 불학 내의 각 종파는 대체로 각기 그 전성기가 있었다. 고대 자학시대의 사상은 횡적인 발전이 더 두드러졌다면, 중세와 근대 경학시대의 사상은 종적인 발전이 더 두드러졌다고 할 수 있다. - P6

서양의 학설이 처음 동쪽으로 전래되었을 때 중국인들 예컨대 강유위 무리는 여전히 그것을 경학에 부회하여 낡은 병에 극히 그 새로운 술을 담으려고 했으나, 낡은 병은 용량을 늘리는 일이 이미 한계에 달한 데다가 또 새 술이 아주 많고 극히 새로웠기 때문에 결국 터졌던 것이다. 경학의 낡은 병이 터지자 철학사의 경학시대도 끝이 났다. - P7

중국철학사 상권은 자학시대를 다루고 있었다면 하권은 경학시대를 다룬다.

상권은 공맹을 비롯하여 중국의 사상적 기초를 이루고 있는 인물들을 살펴보았다면 하권은 기존의 사상가들의 저작을 해석한 여러 명의 사상가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우리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시대의 인물들이라 낯익은 이름들이 많았다.
하지만 복병은 있는 법. 하권 시작하자마자 도학의 기초가 된 저서인 주역의 이론이 등장하여 머리가 아팠다. 해석하려다 이는 단기에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것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동중서는 전한 당시의 시대정신을 담은 사상을 대표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다. 그의 저작은 모두 경학의 의미를 해명한 것들인데 특히 『공양춘추』는 음양의 학설을 담아냄으로써 유자들의 영수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동중서의 성설(性說)은 한편으로 맹자와 순자를 조화시킨 것이었지만, 한편으로 동중서 역시 사람의 바탕에는 본디 선단(善端:선의실마리)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의 설은 사실상 맹자의 성선설과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동중서는 성 속에 겨우 선단만 있는 까닭에 선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여겼다. - P32

전한시대 경학자들은 음양가의 말을 빌려 유가의 경전을 해석했다. 『역(易)』은 본시 시초점)에 쓰인 술수(數)의 일종이었던 만큼 그런 해석을 수용하기가 더욱 쉬웠다. 소위『역위(易緯)』가 바로 그 방향으로 『역』을 해석한 것으로서, 전한시대 중엽 이후 ‘위서(書)‘가 출현했다. 이른바 "위(緯 : 씨줄)"란 "경(經:날줄)"에 대한 말이다. 위서 외에 또 ‘참서(書)‘가 있다. - P75

중국의 상수학은 그리스 피타고라스 학파의 학설과 비슷하다. 피타고라스 학파에서 "수"는 제일 원리로서 존재하는 사물의 질료인(material cause)이고, 수의 요소는 홀수와 짝수를, 홀수는 유한이자 속성과 상태를 구성하고 짝수는 무한을 나타낸다. 하나로부터 둘이 나오고 하나로부터 모든 수가 생기며 온 우주가 모두 수라고 생각했다.

음양가의 주요 동기는 하나의 완전한 체계를 수립함으로써 우주 만상을 포괄하고 또 그것을 설명하는 데에 있었다. 비록 그 방법이 틀렸고 그 지식은 엉성했으나 우주간 여러사물을 체계화하여 우주간 여러 사물의 존재 이유(所以然)를 알려고 했으니 진실로 과학정신이 있었다. - P106

우주를 하나의 체계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어쨌든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놀랍다. 과학은 가설을 세우고 그것이 옳은 것인지 검증하는 일이다. 과학은 반증가능성이 있으므로 언제나 새로운 이론으로 교체되기 마련이다. 나중에 이론이 틀렸다는 것이 증명된다고 해서 과학이 아닌 것은 아니다.

전한 시대에 음양가를 대적하는 학파가 있었는데 그들이 고문학파다. 고학은 고문학의 경학이다. 고학을 주장한 이들은 경을 해설할 때 공자를 "스승"의 지위로 되돌린 사람들이었다.
다만 전한 말 후한 초는 위서와 참서의 전성기였으므로 도가 학설이 부흥하였다. 고대 사상 중 노자를 비롯한 도가가 활개를 쳤다고 볼 수 있겠다.

대인 선생이 있었는데 천지를 하루아침으로, 만백년을 순간으로, 해와 달을 창문으로, 광활한 대지를 뜰로 여겼다. 지나다녀도 흔적이 없었고, 거처는 집도 오두막도 없었다. 하늘을 천막으로, 땅을 자리로 삼아 마음 내키는 대로 행했다. 머무를 때는 술병을 잡고 술잔을 들었으며, 거동할 때는 술통을 휴대하고 술병을 쥐었으니, 오직 술에만 힘썼고 그밖의 일은 개의치 않았다. - P171

우선 현재의 삶을 즐기면 되지 무슨 겨를에 죽은 뒤를 생각하랴? - P176

자유분방함이 느껴진다. 유가에서 중요시한 도덕과 관습의 속박을 거부하고 인생의 중요 가치를 쾌락에 두었다. 이는 서양의 에피쿠로스 학파와 견줄 수 있겠다. 쾌락을 추구하는 것으로 행복의 도에 이를 수 있을까? 나만 산다면 가능하겠지만 여러 사람과 어울려 사는데 쾌락만을 좇을 때 충돌은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도가를 자유분방함으로 오해했던 것 같다. 정작 노자와 장자는 자연주의를 주장했을 뿐이지 자유분방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노자는 자연주의, 장자는 자연주의에서 신비주의까지 결합한 형태로 자신들의 사상적 얼개를 세웠다.

천하에 서로 피차 관계 아닌 것은 없고, 피차 모두 자신을 위하므로 마치 동서로 갈라지듯 서로 상반적이다. 그러나 피차는 서로 이와 입술 관계에 있다. 이와 입술은 서로 상대를 위하고 있지 않지만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 - P196

무위(無爲 : 억지로 꾀하지 않음)란 조용히 침묵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저 각자 스스로 꾀하게(自爲) 맡겨두면 성명(性命)은 평안해진다는 말이다. 부득이(不得已)함이란 위협적인 형벌로 핍박한다는 것이 아니고 오직 도의 순수함을 견지하고 필연의 법칙에 맡기면 천하는 저절로 복종한다는 말이다. - P203

감추어두지 않고 모두 그대로 맡겨두면 사물과 더불어 합일하지 않는 바가 없으니 항상 변화와 합일한다. 따라서 안도 없고 밖도 없으며 죽음도 없고 삶도 없이 천지와 일체가 되고 변화에 합일하면 달아날 곳을 찾아도 찾을 수 없다. - P225~226

남북조시대가 되면 중국에 불교가 수입된다. 한반도는 이때 삼국시대였고 고구려에서 불교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이래 백제, 신라도 불교를 수입하게 된다. 이후 중국은 송대 초에 이르기까지 불교가 사상의 중심을 이끌게 된다. (한반도도 마찬가지. 고구려, 백제, 신라도 그렇고. 고려는 불교의 나라였다)

불교가 처음 중국에 전래되었을 때 당시의 중국인들은 불교철학을 접하고는 우선 그것을 중국철학 고유의 술어로 번역한 뒤에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고 느꼈다. 불교철학을 선양한 사람들도 반드시 불교철학의 사상을 중국고유의 철학 술어로써 설명해야 중국인에게 이해시킬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방법을 당시에 "연류(連類)" 혹은 "격의"라고 불렀다. - P235

수당 시대 무렵이 되면 걸출한 불가 학자들이 등장한다. 길장, 현장, 법장처럼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들이다.

불가의 학자들은 홍황사의 도랑의 가르침을 받들어 세 단계의 이제 이론을 수립했다. 제1단계 이제는 유(有)라고 말함은 세제이고, 무(無)라고 말함은 진제임을 밝힌다. 제2단계 이제는 유라고 말하고 무라고 말함은 모두 세제이고, 유도 무도 아니다고 즉 둘이 아니다고 말함이 진제이다.……제3단 - P294
계 이제의 의미는 이제란 ‘유’·‘무’는 둘(二)이면서 또 ‘불이(不二)’도 아니다는 것이니, 둘이라고 말하고 둘이 아니다고 말함이 세제이고 ‘둘이 아니고‘ ‘불이도 아니다‘고 말함이 진제이다. 이렇듯 이제는 세 단계가 있어서모든 설법은 반드시 이제에 의거하고, 모든 발언은 이 세 단계를 벗어나지않는다. - P295

현장이 서술한 유식 사상의 핵심은 "환화인은 참된 사람이 아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에 있었다. 각각의 핵심이 달랐던 만큼 강조한 내용도 달랐다. 현장 역시수행자의 성불 이후의 활동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그다지 언급하지않았는데 강조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그는 단지 일부의 사람에게만 부처의 무루종자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람마다 모두불성이 있고 사람마다 모두 성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식(識)이 "의타기(依他起 : 다른 것에 의지해서 일어남)"이니 그 속의 종자도의타기일 것이므로 한 번 생성되어 불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수는 있지만, 적어도 세상 사람들이 성불할 가능성은 다르다. 또 그가 말한 수행은 반드시 일정한 단계가 있었으니 돈오(頓悟)가 아닌점수(漸修)를 주장한 셈이었다.
당시에 현장이 논한 불학을 그르다고 여긴 사람이 있었는데 법장(法藏, 643-712)이 그 대표자이다. - P334

법장은 하나의 영원불변한 진심을 세워 일체 현상의 근본으로 여겼으니, 그의 설은 하나의 객관적 유심론이다. 주관적 유심론보다 객관적 유심론이 [소박한] 실재론에 가깝다. 그 설에 따르면 객관적 세계가주관을 떠나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객관적 세계 속의 각각의사물은 모두 진심 전체의 현현이므로 그것의 진실성은 상식에서 진실로 여기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우월하다. 법장이 말한 공은 현장이 말한 공의 공과 다름을 알 수 있다. 또 법장의 말에 따르면 "사(事)" 역시 당연히 존재하는 것인데, 이것은중국인의 사상 경향이기도 하다." - P353

진·수(陳隋) 무렵의 지(智顗, 538-97)는 불학의 한 종파의 대사로서 지자 대사(智者大師)로 일컬어졌다. 그 종파는 지의가 천태산(天台山)에 살았으므로 천태종(天台宗)으로 일컬어졌고, 또『법화경(法華經)』을 근본 경전으로 삼았으므로 법화종으로도 일컬어졌다. 이 종은 혜문(文)이 제1조(祖), 혜사(慧思, 515-77)가 제2조, 지의가 제3조이다. 지의는 이 종을 선양 발전시켰고 저술도 매우 많지만 그 내용은 주로 수행방법이고 철학적 흥취가 있는 것은 별로 없다. - P355

송명 도학은 당나라 시대 한유(768-824)와 이오(7723-841)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이오의 학설은 불교가 끼친 영향이 아주 컸다. 이오와 송명 도학자들은 사람들이 유가의 부처가 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불학을 유학에 가져오면서도 불학은 배척하였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도학자로서 도교사상을 도학에 도입한 이들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면 주렴계(1011-77)와 소강절(1017-73)이다.
주렴계는 주돈이로 잘 알려져 있으며 「태극도설」로 유명하다. 「태극도설」은 도사들이 수련 때 사용하는 「태극도」를 가지고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송명 도학파 내의 대표작이라할 수 있다.

「태극도설」은 오행을 "5기"라고 했고, 「통서」는 음양을 "2기"라고했다. 즉 염계는 음양오행을 모두 기로 여겼다는 말이다. 「통서」의이 구절 이름이「리성명(理性命)」장이므로 소위 "하나"란 리이고 또한 태극이다. 태극은 리이고 음양오행은 기이다. 리·기 두 관념은 송명 도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데, 그 의미는 주희에 이르러 비로소 상세히 설명되었지만 염계가 그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하겠다. - P448

"건도(乾道)의 변화에 의해서 [만물은] 각기 본연의 성(性)과 명(命)이 바르게 될 때" 성(誠)은 수립되며 순수 지선(純粹至善)하다. 따라서 "한번 음이 되고 한번 양이 되는 것이 바로 도이다. 도를 계승한 것이 선이고 도를 성취한 것이 성이다"고 했다. 원형(元亨 : 즉 사물의 발전단계)은 성(誠)의 통철함이고 이정(利貞: 즉 사물의 성숙단계)은 성의 복귀이다. 위대하다, 역이여! 성명(性命)의 근원이다. - P449

역설은 도교 내에 붙어서 전수되다가 북송 때 이르러 도학 안으로 도입되니 그것이 상수학이었다. 소강절의 세계연표는 역의 수를 바탕으로 천지의 시작과 끝을 규명하였다. 그 이전 도교나 불교에는 찾을 수 없었던 놀라운 사상이었고 이후의 도학자들의 우주발생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사실 초반에 역설의 이론에서 '양의', '4상', '8괘', '64'가 되는 이치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소강절의 태극도의 원리를 보고서야 비로소 눈이 좀 뜨이는 느낌이 들었다.

태극이 분화되면 양의(兩儀)가 수립된다. ‘양‘이 아래로 ‘음‘과 교합하고 ‘음’은 위로 ‘양’과 교합하여 4상(四象)이 생긴다. ‘양‘은 ‘음‘과 교합하고 ‘음‘은 ‘양‘과 교합하여 하늘의 4상을 낳고, ‘강’은 ‘유’와 교합하고 ‘유’는 ‘강’과교합하여 땅의 4상을 낳는데, 여기서 8괘가 이루어진다. 8괘가 서로 섞이게 되면 만물이 생긴다. 그러므로 1은 2로 나뉘고, 2는 4로 나뉘고, 4는 8로 나뉘고, 8은 16으로 나뉘고, 16은 32로 나뉘고, 32는 64로 나뉜다. 즉 음으로 나뉘고 양으로 나뉘면서 교대로 ‘유’·‘강‘이 작용하여 역(易)의 여섯 위치가 완전히 드러난다. - P458

장횡거(1020-77)는 주렴계와 소강절과 거의 동시대에 사람으로 불교와 도가를 전전하다 육경을 공부한 사람이다. 그는 기에도 성이 있다 주장하였다.

만물은 곧 기가 모인 현상이다. - P481

정명도(1032-1107), 정이천(1033-1107)은 송명 도학을 완성한 이들이다. 정이천은 리학, 정명도는 심학을 주장하였다. 스승이 주렴계였으며 소강절은 친구, 장횡거는 친족이었다고 한다.

세계의 사물은 모두 리를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사물이 있으면 반드시 리가 있으니, 하나의 사물에는 반드시 하나의 리가 있다. - P500

명도가 말한 천리나 리는 구체적 사물의 자연적 추세이니 사물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후 도학 내의 심학 일파는 모두 리는 사물을 떠나 존재한다고 여기지 않았다. - P506

정이천은 리란 영원한 존재로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것이기에 보편적 준칙으로 보았다. 반면 정명도는 사물 안에 리가 존재하므로 기 속에 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주자(1130-1200)는 주렴계, 소강절, 장횡거, 이정(정이천, 정명도)를 집대성하여 리학(理學)을 완성한 도학자이다.
그는 유가 경전인 사서를 주해하였고 선대 사상을 포괄적 체계로 만들어 도학을 집대성하면서 중국 뿐 아니라 한반도, 일본에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다.
주자의 형이상학은 주렴계의 태극도설을 기초로 소강절의 수(數), 장횡거의 기(氣), 이정의 리(理)와 기(氣)의 구분 등을 융합한 것이다.

주자가 리학을 집대성했다면 육상산(1139-93)은 심학을 세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상산은 어려서부터 이천과는 다르지만 명도와는 아주 가까웠다. 명도는 「식인편(識仁篇)」에서 "배우는 자는 먼저 인(仁)을 인식해야 하며", "그 리를 인식하고 성(誠)·경(敬)으로 보존하면" 만사 그만이다고 여겼는데, 상산의 설이 바로 그런 의미이다. - P570

청대(淸代)에 이르면 시대의 기풍은 한학(韓學)으로 바뀐다. 한학은 공맹 성현의 도의 참 의미를 알려면 한인(漢人)들이 해설한 경전에서 구해야 한다고 보았다.
도학과는 다른 경향인 금문경학파는 19세기 서양의 입김이 강해지고 전통 사회가 동요하던 때 공자를 성인의 위치로 추앙시키면서 옛 것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대표적인 인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강유위가 있다.

강유위의 사상에 내재된 시대적 특징은 "격의(格義)"로 볼수 있다. 두 문화가 접촉하는 초기의 외국 문화 수용자는 흔히 수용한 외국 문화의일부 측면을 즐거워하며 중국 문화의 어떤 측면과 견강부회하는데,………이런 부회가 "격의"이다.……………강유위는 유신변법의 각 주장들을 제시할 때 항상 "탁고개제"의 방법을 써서 그의 추진 내용이 결코 서양 신문화의 채용이 아니라 도리어 공자의 교의의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래 문화와 대항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가치를 찬양했다. 그러나 그의 찬양은 오직 그것이 공자의 삼세설의 교의에 부합한다는 점에 한정되었을 뿐이었다. 그는 옛것을 가지고 새것을 해석했고 중국 고유의 문화적 안목에서 서양 전래의 문화를 비평했다. - P682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중국의 사상 기반이 된 것은 음양가, 도교와 도학이었다는 것이다. 중국=유학일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건 중국 여행을 하면서도 느꼈던 부분이었는데 미신이라고 생각할 만한 것, 점괘 등이 현대 중국인들에게 일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작을 즐기고 어떤 일이 닥치면 점괘를 치는 것 등이 그런 예일 것이다.
(한국도 민간 신앙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삼국시대 이전에는 무당을 부르고 정화수 떠놓고 산신님께 비는 형태로 일상을 살았을 사람들. 불교가 도입되고 이후에 유교가 퍼지고 천주교, 기독교 등이 근대에 들어오면서 한국의 신앙은 겹겹이 쌓였다.)

주렴계, 소강절, 이정(정이천, 정명도), 주자가 나오기 이전까지 도교와 불교가 중국 사상계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해 있었는지 여실히 알 수 있었다.

이로써 중국철학사를 마무리한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사를 읽을 때뿐만 아니라 한국사를 읽을 때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그 나라의 사상을 아는 것은 기초에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2-09-02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죽은 뒤에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네요. 당장 해야 할 일이 많은지라... 하루하루도 만만치 않은 삶인데... 이번 건강 검진에서는 좋지 않은 기록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데 어찌 사후 세계까지 헤아린단 말인가요?
현실에만 충실하는 걸로 가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9-02 13:42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페크님 저도 현실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사후를 생각하면 너무 막연해요. 철학자들의 사상이란 어떻게 거기까지 생각을 할까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고 그렇습니다^^;

mini74 2022-09-02 14: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ㅠㅠ 이 책도 재미있겠어요 화가님..어제 화가님께 땡투를 날리며 시민의 한국사를 샀는데....시민의 한국사 읽고 이 책에 침 발라야겠어요 ~~~

거리의화가 2022-09-02 14:47   좋아요 2 | URL
미니님은 내공이 있으셔서 이 책 정말 잘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분야든 철학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중국 사상은 한반도나 일본과도 밀접하다보니 더 도움이 될 듯합니다^^ 땡투도 감사해요.
 

9월에 읽을 책이다.


이번달에는 일반 책과 소설 비율이 반반이 되었다. 

제인 오스틴 나는 여전히 물음표지만 열심히 읽어보려고 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읽을 책들은 바뀔 수 있다.



[종이책]
  • 하버드-C.H.베크 세계사 1350-1750
  • 오랑캐의 역사
  • 매천야록
  •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전자책]
  • 사랑과 우정
  • 맨스필드 파크
  • 노생거 사원
  • 설득






- 읽고 있는 중인 책들




김훈 작가는 사실 내 스타일은 아닌데 안중근이 주제라 샀다.

'칼의 노래'를 읽은지도 수 년이 되었는데 그 때도 딱히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서 이번에는 어떨지 궁금하긴 하다. 초반을 읽으니 안중근 주변에 어떤 인물들이 있었는지 보이고 역사적 배경도 보인다. 과연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고 갈지 확인해보겠다.


The Story Of The World 를 재독하기 시작했다.
이북 카페에서 이 책으로 북클럽을 하기에 신청했다.
온라인 북클럽이므로 강제는 없지만 완독 여부를 댓글 달아야 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본인과의 약속이기에 혼자 그냥 읽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한다.
원서는 아니었지만 예전에도 온라인 북클럽을 진행해보았는데 내겐 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다.
오랜만에 이 책을 읽어보니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기존에 내가 열심히는 읽었던 모양인지 책에 표시해놓은 부분이 눈에 띈다.
헌데 왜 내용은 가물가물할까. 어쨌든 다시 읽어도 좋고 쉬우며 참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고대부터 시작인데 인류가 수렵-목축에서 농경생활을 하며 정착하기까지 익숙한 역사가 나온다. 수메르인의 문자, 이집트인들이 문자를 만들고 죽은 이를 미라로 만들어 보관하는 이야기까지 흘러왔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9-01 1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이왕이면 수메르인 문자, 이집트 문자 읽는 재미까지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 9월 열독 응원 ^^

거리의화가 2022-09-01 11:04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 스콧님 제가 거기까진 시간이... 상형 문자는 모양이라도 보이는데 설형 문자는 다 비슷해보여요ㅋㅋㅋ 막상 공부하면 재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ㅎㅎ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2-09-01 10: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The Story Of The World 저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에요! :)
오디오북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거리의화가 2022-09-01 11:05   좋아요 4 | URL
수하님. 이 책 강추합니다^^ 오디오북은 못 들어봤지만 좋다고 들었어요. 책 자체만으로 좋아요. 단어들도 쉬운 편이고 문장 구조도 어렵지 않아서 기본 역사 얼개 쌓기 좋은 책입니다.

stella.K 2022-09-01 1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얼빈 보면서 왜 이분이 이제야 안중근을 썼을까? 그러면서 칼의 노래 같지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칼의 노래 좋았거든요. 그러다 어느 순간 좀 멀어졌습니다. 안중근을 다룬 책들은 이제 좀 많아졌죠. 김훈은 어떻게 다루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매천야록 마음에만 있는 책인데 기대되네요.^^

거리의화가 2022-09-01 14:17   좋아요 2 | URL
글쎄요. 그건 작가 본인만이 알 듯합니다. 안중근에 관련된 콘텐츠가 이미 꽤 되어서 왠만큼 잘 쓰는 게 아니고서야 본전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어쨌든 작가가 숙원사업이라고 했던 만큼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저도 구입을ㅎㅎㅎ
매천야록은 구입한지는 몇 년된것 같은데 계속 미루다 이제야^^; 얼마 전 대한계년사도 읽었으니 이제 이 책을 읽으면 근대사 관련 기본 도서들은 얼추 읽는 것 같습니다.

청아 2022-09-01 11: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The Story Of The World 찜합니다.ㅎㅎ 오늘부터 윌라 무료시작이라 찾아봤는데 여긴 없어 아쉽네요.
하얼빈 읽으면서 (김훈 작가님께는 죄송하지만)저는 왜인지 엔도 슈사쿠의 작품과 자꾸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칼의 노래는 나중에 읽어볼건데 슈사쿠가 워낙 글을 잘써서...

화가님 온라인 북클럽 진행해보셨군요!! 알라디너중 북클럽 하시는 분들이 많아 저도 나중에 참여해보고 싶어요.*^^*

건수하 2022-09-01 13:36   좋아요 3 | URL
미미님은 기획을 하실 것 같은 느낌이듭니다 으흐흐

청아 2022-09-01 14:19   좋아요 2 | URL
여기서 지식을 쌓다보면 저도 언젠가? 가능할까요?헤헤🤭

거리의화가 2022-09-01 14:21   좋아요 3 | URL
오디오북으로는 아마존 킨들을 얘기할 것 같습니다. 윌라 시작하셨다면 드뎌 토지를 듣게 되시겠군요~ㅎㅎㅎ 윌라 토지 말고도 철학이나 사회 관련된 컨텐츠들이 많더라구요. 시간이 되신다면 골라서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슈사쿠 작품을 읽지 않아서 비교 자체는 하기 어려울 것 같고... 나중에 제가 슈사쿠를 읽는다면 달라지겠죠?ㅎㅎ 미미님은 <칼의 노래> 어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온라인 북클럽은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는 게 장점이죠. 사람들만 모으고 요이땅 시작하면 됩니다! 내친 김에 미미님께서 책 하나 선정하신다면 서재 친구분들 우르르 몰려들 것 같은데요~ㅎㅎㅎ

건수하 2022-09-01 14:22   좋아요 2 | URL
오디오북 저는 오더블 (아마존 오디오북)에서 사뒀는데 좀 듣다가 자버렸어요… 하하 책을 보면서 들어야 하는데 듣기만 했더니 ^^;

청아 2022-09-01 14:25   좋아요 2 | URL
저도 누워서 오디오북 듣다가 아침인적 많아요ㅎㅎㅎ종이 책보다 어떤면에서 더 집중이 필요한가봐요^^*

거리의화가 2022-09-01 14:25   좋아요 2 | URL
수하님 오디오북+이북 같이 구매하시는 게 좋긴 할 것 같아요. 듣기만 하면 아무래도...ㅎㅎㅎㅎㅎ 책에 그림도 있어서 문장 이해에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건수하 2022-09-01 14:27   좋아요 3 | URL
화가님 종이책을 사야겠어요 ㅎㅎ 당장은 못할 거 같고.. 내년부터 시작해볼까 싶네요 :)

얄라알라 2022-09-01 13: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리딩리스트 올리면, 구속력이 더 생길 것 같아요. 저도 화가님 따라 해보고싶어졌어요^^ 역사분야는 역시 화가님 싸랑하시는 분야

거리의화가 2022-09-01 14:24   좋아요 3 | URL
흐흐 알라님 이 방법은 저처럼 극J인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방법입니다^^; 구속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안 맞는 방법이에요. 역사는 빼놓을 수가 없죠. 연말까지 읽을 역사책들이 쭉 쌓여 있습니다ㅋㅋㅋㅋ

2022-09-01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1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1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2-09-01 16: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님.말씀들으니.ㅋㅋ도서관연체료 몇천원.단위로 내는 저같은.자유분방타입에겐 좀 안맞을 수도..근데.부러워요. 저는.제.시간관리력을.알기에.한달 3ㅡ5권으로 가려고요 ㅎ

새파랑 2022-09-02 1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오스틴 전작 도전이신가요? 전 아직 맨스필드파크 안읽어봤는데 먼저 읽고 리뷰남겨주세요 ^^

거리의화가 2022-09-03 07:53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당분간은 소설을 많이 읽게 될 것 같아요. 11월에 읽게 될 여성주의 도서가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라 읽지 않으면 안되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관계로 부랴부랴 읽으려고 합니다ㅠㅠ
맨스필드파크 저도 어떨지 궁금해요^^*
 

#1 
- 이 달의 북결산






이 달에는 총 13권의 책을 읽었다. 
1권은 거의 몇 개월을 읽고 마무리한 거라 이 달에 완독한 책은 아니지만 어쨌든!

<인류본사>를 통해서 아나톨리아의 역사를 유럽 중심이 아닌 땅 자체의 역사로 읽었다.

<시민의 한국사 1>, <시민의 한국사 2>는 한국 통사로 새롭게 읽을 만한 책이 추가되었다는 즐거움으로 읽었다.

<만선사, 그 형성과 지속>은 만선사의 내용과 구체적 흐름을 이해하기에 적합한 책이었다.

<임신중지>를 읽으면서 메시지가 주는 감정적인 동요와 싸우느라고 좀 힘들었으나 읽기는 잘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를 통해서 합스부르크 왕가가 제국이 되고 소멸해가는 역사를 한 눈에 엿볼 수가 있다.

<중국철학사>는 처음에 이걸 내가 왜 읽으려고 했을까를 생각했었는데 읽다보니 점점 도움이 된다는 게 느껴졌다. 논어, 맹자 고전을 읽으면서 부족했던 사상가들의 역사적 배경을 이 책을 통해서 채웠기 때문이다. 물론 주역처럼 난해한 부분은 어쩔 수 없이 넘어가야 했지만^^;;;


원래 읽기로 한 책은 아니었으나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과 구매한 책 중에서 1권,  오디오북으로 1권 완독했다.

이번 달에 빌려 읽은 책들이 다 만족스러워서 좋았다.

<다이브>는 기후위기, 기억, 죽음, 영생 등 다양한 메시지를 던져주어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저주토끼>는 표지도 섬뜩했고 공포 장르와 친하지가 않아서 읽기가 망설여졌으나 읽고 보니 괜찮았다. 일상에서 만나는 공포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통해서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이 이리도 많을 줄이야. 작가님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배운 것도 많았고 그림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앞으로 그림책을 도서관에 갈때마다 야금야금 읽어보려고 한다.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는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책 중 가장 마지막 권이지만 읽기 가장 편하다고 하시는 서재 친구분들의 말을 듣고 가장 먼저 읽게 됐다. '융합(crossing)'이란 단어를 얻고 가는 것 같다.

<교토의 밤 산책자>는 북플 미션이 해외여행 도서이길래 처음 도전해봤다. 당첨운은 없어서 기대는 하지 않고 책 자체는 좋았다. 여행 에세이는 과거의 여행을 떠오르게 하는 맛이 있는 것 같다. 작가의 글이 따뜻했다.

<토지 2> 이제는 제법 오디오북이 익숙해졌다는 걸 느꼈다. 1권보다 2권이 더 좋았던 걸 보면 앞으로도 잘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1권은 처음부터 많은 인물들로 압박이 있었다. 2권은 그에 비해 특정 인물들에 집중하여 사건들이 전개되어 그나마 덜 어지러웠다.

마지막으로 애증의 <맹자집주>. 와~ 이걸 내가 대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도 기억이 가물하다. 작년 말부터 들었나? 너무 오래 걸려 어느 순간 체크도 안했음.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끝을 맺었다는 게 감격스럽다ㅠㅠ 내용은 하나도 정리가 안됨^^;(1회독에 뭘 바라니)


#2 - 이 달의 3대 사건(개인적)

재앙이었던 비. 너무 많이 내렸다. 3번이나 퇴근길에 온 몸이 젖어서 간 건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찝찝하고 눅눅하고 불쾌한 기분. 다시는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으나 기후 재앙은 이제 피할 수가 없게 되버린 것 같다.

- 집콕했던 여름휴가. 거의 난생 처음이지 않을까? 여름 휴가에 어디 가지도 않고 집에서 책만 읽었던 건 내 인생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좋았다. 읽고 싶은 책들을 마음껏 읽었고 휴식도 충분히 하면서 지냈다.

- 불과 어제. 주 신용카드를 잃어버려서 정신이 가출할 뻔 했으나 무사히 처리했다. 출퇴근 예약버스 때 해당 카드가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다른 카드로 등록하면 사용할 때 문제 없다는 걸 알고는 마음이 안정되었다. 카드 재발급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귀찮게 됐지만 이만하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서 잃어버린 건 아니니까!




북플의 독보적 미션은 오늘 완성한다면 모두 미션 clear하게 된다.



다음 달 책은 무얼 읽을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어차피 쌓여 있는 책들 중에서 읽을 작정이다. 그리고 몇몇 소설들도!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2-08-31 16: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로나 이후로는 꼭 가야하는 곳 이외에 여행을 거의 못갔어요. 더구나 이번 여름 비가 너무 많이 왔었죠... 기후 재앙은 제생각에도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것 같습니다. 화가님 이번달도 수고 많으셨어요^^*

거리의화가 2022-08-31 17:00   좋아요 3 | URL
코로나 이후 옆지기가 이제 움직이는 게 귀찮아졌는지 더 움직일 생각을 안합니다. 마트 가는 게 다인 것 같아요^^;
이번 여름 비 생각하면 징글징글합니다. 앞으로 계속 이런 일이 잦을테니 마음을 내려놓아야하는 게 맞겠죠^^;
다음달 읽을 책의 반 이상이 소설이 될 것 같은 예감이ㅋㅋㅋㅋㅋ 미미님도 이번 달 고생하셨습니다!

하이드 2022-08-31 18: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이브 너무 좋아하는 책입니다. 분량 짧은데 담고 있는 것이 많아요. 저주토끼는 나온지 오래되었는데, 지금 읽어도 굉장히 강렬한 스토리지요. 정보라 작가님, 박사님, 강사님 이번에 연세대 소송하신 것 잘 풀리시길 바라요. 정희진 선생님 쓰기 시리즈, 저는 책 소장 안 하지만, 욕심나요. 기 받고 싶고요.

거리의화가 2022-08-31 21:32   좋아요 1 | URL
하이드님 영상에서 본 다이브^^ 마침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서 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읽기 잘했다 생각했습니다. 저주토끼는 표지와 장르 때문에 접근이 꺼려졌는데 읽어보니 진입장벽이 있는 것 빼면 내용도 좋고 메시지도 주어서 좋았네요. 정희진 선생님 책 좋아하신다면 더 만족하실 것 같아요. 저는 거의 아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봤는데도 얻는 것이 많았거든요^^

stella.K 2022-08-31 2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흐미, 바쁘고 더운데 저 많은 책을 어떻게 다 읽으셨을까? 그저 존경스러울뿐입니다.ㅠ
저는 화가님의 반의 반도 못 읽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제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으니
열심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8-31 21:34   좋아요 1 | URL
날이 좋으면 놀러다닐 생각을 하게 되는 단점도 있어서 저는 오히려 여름, 겨울에 책을 더 많이 읽는 듯합니다^^* 스텔라님의 독서생활 응원할게요*^^*

바람돌이 2022-08-31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대체가 만만한 책이 없는.... 저걸 어떻게 다 읽으셧대요? 저는 만만한 책으로만 읽어서 저정도 권수 읽은 거 같은데요. ㅠ.ㅠ 심지어 저 지금 놀고 있습니다. ㅠ.ㅠ

거리의화가 2022-09-01 09:07   좋아요 1 | URL
8월에는 중드 시리즈 하나 본 것 빼고는 영상물 보지 않고 책만 읽었습니다^^;;; 티비를 간간이 보지만 하필 8월에 예능 프로그램도 쉬어서 볼 게 없더라고요ㅋㅋㅋ
이달에는 추석이 껴 있어서 8월처럼 읽기는 어려울 것 같고 2~3권 정도에 집중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빼고요.

scott 2022-09-01 0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드 분실 아찔 ㅠ.ㅠ

비가 너무나도 많이 내렸던 8월
높은 습도에 화가님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스맛폰 카드 잃어버릴까봐
가까운 미래 몸에 유심칩(블레이드 러너 처럼) 장착 할지도 ㅎㅎㅎ

화가님 읽는 속도와 책 쟁이는 속도가 넓어지고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9월 천고 마비의 계절

화가님 열독 응원 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09-01 09:09   좋아요 2 | URL
스콧님 카드 생각만 하면 저도 내 정신머리가 왜 이러나 한숨이...ㅋㅋ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죠뭐~
8월에는 휴가 때 어디 안가서 이렇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달은 명절이 껴 있어서 불가능할 것 같아요. 두세권 정도에 집중하고 소설을 읽으며 시원한 계절을 누려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레삭매냐 2022-09-01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3권 ! 쨕쨕쨕 수고 많으셨습니다.

날이 보다 더 선선해졌으니 9월의
독서도 응원하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9-01 09:4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매냐님도 많이 읽으셨던데요. 9월 독서도 즐겁게 이어가시길^^

새파랑 2022-09-02 1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화가님 8월 한달을 알차게 보내셨군요~!! 읽은책 종류도 다양하시고~!! 9월도 응원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09-02 13:10   좋아요 2 | URL
ㅎㅎㅎ 새파랑님 9월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며!ㅎㅎㅎ 저도 응원합니다!^^*

mini74 2022-09-02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진짜 좋은 역사책들 소개 요약해주셔서 좋아요! 저 두꺼운 책들을 다 읽어내시다니!!! 9월엔 어떤 책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09-02 16:27   좋아요 1 | URL
미니님 항상 제 글을 잘 읽어주셔서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9월에는 가볍게 가려고 합니다. 베크 세계사 읽어야 해서 일단 시리즈 4이니까 나눠서 한달에 한권씩 가려고 생각했어요. 이 달에 이 책 외에는 다른 책들은 안 두껍습니다. 저는 오히려 소설 읽을 일이 걱정입니다ㅎㅎㅎㅎㅎ
 


말미에 충격적인 사건이 연이어 등장해서 정신을 못 차렸다. 최치수, 김평산, 귀녀, 칠성, 강포수 간에 얽히고 설킨 관계는 이것이 그나마 나은 것이었을까를 생각하게 하여 뒷맛이 개운치가 않았다.
나는 무엇보다 함안댁의 운명이 너무 기구하고 슬펐다. 잘못을 빌어야 할 사람은 되려 언성을 높이는가 하면 떳떳해야 할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목청 높은 이에게 희생되는 것. 누구 탓을 해야 할까?

2권은 역사적 배경이 1권과 멀지 않고(1897년~1899년) 책의 내용상 인물 간에 사건에 집중하여 역사적 사건이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어느 세월이든 본시의 것을 오래 지키는 쪽은 서민인가 하오. 지금 친일하여 삭발하고 양풍을 따라 의관을 바꾼 사람들은 모두 양반들 아니겠소? 제 나라 백성 다스리는 데도 남의 힘, 제 겨레를 치는 데도 남의 힘, 그럴 때의 체통은 불관지산가 본데, 허 참, 이야기가 빗나갔소이다."
"서울서는 만민공동회라던가 관민공동회라던가? 뭐 그런 것이 생겼다 하는데 대체 그것은 무엇이오? 말로는 고관대작에서부터 아녀자 백정까지 한자리에 모여 시국을 논했다 하는데 그게 사실이오?"
"사실인가 보오. 갑신변란 때 미국으로 달아난 서재필이란 사람이 돌아와서 만든 독립협회라는 게 있지 않소. 그 단체에서 꾀한 일인 모양인데 이게 또 기승을 부린다면 장차 왕실이 위태로워질 것인즉, 게다가 상감께서는 개화당을 싫어하시는 터라 그 왜 참의대신 조병식이 보부상들을 긁어모아서 만든 황국협회, 그 단체에서 무리를 풀어서 만민공동회를 쳐부술려고 습격을 했다는 소식이오. 세상이 미묘하게 돌아가고 있소이다."
"허 그것 참 야릇한 일이오. 한쪽에는 아녀자에서 백정까지 끌어들이고 한쪽에서는 보부상들이니 이거 천민들이 세상을 만났구려."
"세상을 만난 게 아니라 반 식자(半識者)와 권력자들의 고깃밥이 된 거지요."

서재필이 독립협회를 만들고 만민 공동회와 관민공동회가 일어난다. 하지만 황제는 늘어나는 백성들의 요구에 긴장했고 황국협회를 조종하며 독립협회에 맞서게 했다.

"스스로 주인되어[自主] 스스로의 의지대로[自由]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것을 '독립(獨立)'이라 하고 여러 사람들의 마음이 화합하고, 여러 사람의 힘이 굳게 뭉치는 것을 '협회(協會)'라 한다. 아! 우리나라는 4천 년의 독립국이다. ... 안으로는 기운차게 일어나고, 밖으로는 외적을 침입을 막아내려는 것이 이 회(會)의 본래 뜻이다. <대한계년사 4권 - P199)>

등짐장수란 이름이 나라 안에 가득 차고 퍼져, 위로는 벼슬아치와 선비로부터 아래로는 염치없는 종부치와 천한 무리에 이르기까지 다투어 상무사에 투신했다. 무리를 지어 재빨리 상무사로 달려가 한패거리가 되어 서로를 비호하면서 온 나라와 백성들에게 끼친 폐단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대한계년사 5권 -71p>

- 대한국 국제를 정하다.
8월 17일 지시하였다. 같은 날 법규교정소 총재 윤용선, 의정관 서정순 등이 나라의 제도 9조를 아뢰었다.
제1조, 대한국은 세계의 온 나라가 공인하는 자주독립의 제국이다.
제2조, 대한제국의 정치는 과거 500년간 전해 내려왔고, 향후 영원히 내려가도 변치 않을 전제 정치이다. <대한계년사 5권 -73p>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고 개화를 주장하는 지식인들이 많아지면서 백성들의 의식도 깨어나고 있었다. 독립협회는 이 흐름에 발맞추었고 여기에 백성들은 호응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다만 고종은 황제로 등극, 전제군주정 체제를 등장시킴으로써 백성들의 요구와 반대로 갔다. 백성들이 깨어나고 들고 일어나는 것을 고종은 국가를 전복하는 세력으로밖에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전에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며 나라가 뒤집어졌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일을 다시는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독립협회가 추진한 일들은 조선의 마지막 개화 운동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실패하면서 조선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는 상실되고 만다. 이 이후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미 조선의 국운은 기울었다.


이동진은 마을을 떠나기 전 최치수를 마지막으로 찾는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서 당시 혼란스러운 정세와 양반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어리석은 임금께서 아라사 공사관으로 이어(移御)하신 뒤 아라사나 그 밑에 빌붙은 놈들이 한판 자알 놀더니만 요즘엔 왜국도 세력을 만회하여 아라사하고 함께 나누어 먹기를 궁리들 하는 모양인데 모처럼 뜻을 세우긴 했으나 자텐 길이 허행이나 되지 않을란가?
이 마을에 김훈장이라는 미친 사람이 있어서 국모 살해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노상 짖어대는 모양인데 자네도 그 등속인가?
자네가 마지막 강을 넘으려 하는 것은 누굴 위해서? 백성인가, 군왕인가?"

"백성이라 하기도 어렵고 군왕이라 하기도 어렵네... 굳이 말하라 한다면 이 산천을 위해서, 그렇게 말할까?"
"나라 망하고 충신이 난들 무엇하리오."
"상민들이 부러울 때가 있지."
"어려울 것 없다. 의관을 벗어버리면 될 거 아닌가. 머릴 깎으면 중놈이 될 것이요, 칼 들고 푸줏간에 들어가면 백정이 될 것이오."
"말 말게. 기백 년 세월 동안 골수에 박힌 생각은 어느 나무에다 걸어놓고? ...
선비들이라고 모두 다 지조 있는 인물이 아닌 것같이. 개중에 슬기 있는 놈도 있어서, 오늘같이 어지러운 세상에는 쓸모없는 글자로써 꺼멓게 먹칠이 된 식자(識者)의 머리보다 천만 가지의 이치는 모르더라도 한 가지 이치에 눈을 뜬 상민들의 외곬으로 치닫는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 뜻이야. ...
원군을 보내주지 않아서 왜군한테 패하고 돌아온 김백선이 분을 못 참고 안승우에게 칼을 빼어 들이대었다 해서 엄한 군율로 다스린 의암 선생의 경우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강직한 성품 탓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상민을 부러워하는 이동진의 말은 솔직히 신빙성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최치수는 양반의 권위 의식에 목을 매는 자였고 오히려 그런 그가 가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양반들이 과연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상민 이하의 백성들을 부러워했을까? 결코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든 양반은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려 했고 그런 특권이 부러운 상민들 중 많은 이들이 족보를 구매하는 것을 통해서라도 양반이 되었던 것이니 말이다.

유림들은 철저히 봉건의 가치를 고수하려는 의지를 드러냈고 단발령에 극도로 분노하며 의병을 일으켰다. 그런데 의병 내부에도 신분적 차별에 따른 갈등이 존재했다.

김백선은 전투가 있을 적마다 앞장을 서서 의병의 모범이 되었다. 수안보에 주둔한 일본군을 공격해 전과를 올렸고 이어 충주 공격에 나섰다. 당시 충주에는 김규식이 새로 관찰사로 부임해 일본군과 함께 의병 토벌에 나서고 있었다. 김색선이 선봉장으로 충주성을 공격하기로 작전을 세우고 중군장인 안승우가 의병을 이끌고 오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김백선과 포수들은 용감시 싸워 충주성을 점령하고 김규식을 처단했다. 이어 전선을 끊고 달아나는 일본군을 추격해 사살했다. 그후 가흥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이 반격을 개시해 의병에게 타격을 입혔다. 김백선은 남은 부대를 이끌고 제천으로 달아났으나 후원군으로 오기로 약속한 안승우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김백선은 제천 독락성에서 몸을 도사리고 있던 유인석에게 칼을 들고 서울 진격을 요구했다. 유인석은 김백선이 상민으로서 양반에게 대들어 질서를 문란케 했다며 처형했지만 정작 군율을 어긴 안승우는 불문에 부쳤다.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19 - P70>

김백선은 을미사변이 일어나고 단발령이 내려지면서 의병을 일으킬 생각을 한다. 마침 안승우 등이 제천에서 의병을 일으키자 1896년 1월 휘하에 있던 병사를 데리고 합류하였다. 유인석이 이후 지휘를 맡아 김백선에게 선봉장 역할을 맡기고 충주성 전투 등에서 활약을 보인다. 이후 일본군을 공격할 때 요청한 원군이 오지 않아 패배하자 김백선은 당시 중군장이었던 안승우에게 항의하였다. 하지만 군율을 어겼다는 죄명을 받아 처형되고 말았던 것이다. 정작 하나로 뭉쳐 싸워야 했던 의병들도 내부에서 각자의 입장으로 나뉘어 있었다.

1896년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 1년 간 피신해 있는 동안 정부의 관료들은 러시아에 빌붙는 이들이 많았다. 청일전쟁의 결과 일본이 승리하고 러시아와 세력 균형이 일어나면서 일본에 빌붙는 이들도 있었다.

광무개혁과 독립협회의 역할은 어느 쪽에 더 의미와 무게를 두느냐를 놓고 훗날 역사학자들 사이에 열띤 논쟁이 벌어지게 된다. <한국근대사산책 3권 - P113>
'근대'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전제된다면, 그리하여 '식민지 근대'와 '자주적 근대'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을 이유가 없음을 확인한다면, 자본주의 근대화는 언제 어느 곳에서나 수탈과 착취와 반동, 그리고 처벌과 학대를 동반하였음을 고려한다면, 대한제국과 광무개혁을 더도 덜도 아닌 '외세의 침략 앞에서 국권을 지키기 위해 지배계급이 주도하여 마지막으로 시도한 근대화 개혁, 또 그 과정과 결과로 성립한 국가체제'로 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후에도 다양한 이론 주장이 제기되지만, 어떤 논쟁에서건 멸망에 이른 왕조라는 결과론이 행사하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피해가기는 어려웠다. <한국근대사산책 3권 - P115>

고종하면 이태진 교수가 떠오르는데 그는 고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나는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꺼져가는 조선의 불꽃을 살리고 현명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듯해서이다. 물론 어쨌든 근대 문물을 받아들이고 여러 가지 내부 개혁을 한 것은 인정하겠지만 그의 나라에는 기득권이 아닌 백성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던 것이 아닌지.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대한제국 내에서 일본의 힘은 막대하게 커진다. 토지 뒷 편에서 이 부분도 다룰지 궁금하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8-30 2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대설명까지 함께 읽으니 더 좋네요 화가님 ~ 저도 토지 읽고있어요. 1권 읽고 나머지는 북플님들 따라 오디오북으로 읽을까 했는데 ㅠㅠ 귀보다 눈이 빠른걸까요 속도가 답답한 ㅎㅎ 아무래도 다시 책으로 돌아갈 듯 합니다 잘 읽어요 화가님 *^^*

거리의화가 2022-08-30 21:40   좋아요 3 | URL
네. 이전 1권 올렸을 때도 그렇지만 저는 인물에 집중하는 건 아무래도 좀 힘들더군요^^; 잘 쓰지도 못하겠고...ㅎㅎ 시대적 배경을 되짚어본다 생각하며 읽으니 한결 마음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오디오북 처음에는 좀 저도 어려웠어요. 근데 거의 2/3 정도 들으니까 좀 적응되더군요. 출퇴근,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서 오디오북으로 읽으니 시간은 잘가는데 인물들의 구시대적 발언들이 나올 때마다 욱하고 열이 받습니다!ㅎㅎㅎ 책으로 읽는게 더 좋긴 하죠. 아무래도 활자가^^

책읽는나무 2022-08-30 2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토지 완독하시면 하동 평사리에 한 번 다녀오심 뜻깊으시겠어요.
전 토지 1도 읽지 않았는데 예전에 하동 다녀왔었는데요...그 고요한 풍경들이 잊혀지지 않네요. 토지라고 하면 계속 평사리가 생각납니다.
그곳 다녀왔을 적엔 나 토지 꼭 읽을 거라고 책 사모은다고 설레발 치다가 멈췄는데요. 그동안 책표지가 완전 바뀌어서 좀 아쉽네요ㅜㅜ

거리의화가 2022-08-30 22:16   좋아요 2 | URL
하동에는 가보질 못했네요^^; 나무님은 다녀오셨다니 토지를 읽으시면 더 감정이입되시지않을까싶습니다. 구판과 신판의 차이가 좀 나더군요;;; 막상 평사리에 가면 좋은 감정보다는 분노가 이는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ㅋㅋ 그래도 고요한 풍경이라니 고려는 해봐야겠어요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8-30 22:23   좋아요 2 | URL
경치는 참 좋아요^^
근처 쌍계사 절도 운치 있었구요.
그날 비가 와서 그랬을 수도 있었겠군요.
봄에 가시면 벚꽃 십리길 꽃길도 이쁘겠더라구요. 저는 겨울에 갔어서...^^;;;;
토지를 읽질 않아 전 완전 관광객 모드였었나 봅니다ㅋㅋㅋ
섬진강도 예쁘고, 근처 구례도 가깝고, 암튼 예쁜 마을로 기억하고 있는데 토지를 읽고 다시 가게 된다면 진짜 화가님 말씀처럼 분노와 연민이 느껴질지도 모르겠군요^^

거리의화가 2022-08-31 08:45   좋아요 2 | URL
아 그러고 보니 하동에 쌍계사가 있죠. 저는 벚꽃 좋아하기는 한데 사람 너무 많고 차도 많은 곳은 힘들더군요ㅠㅠ 저도 아마 가게 되면 벚꽃 시즌 피해서 갈 것 같아요ㅋㅋㅋ
국내에도 좋은 곳이 많은데 말이죠. 점점 옆지기가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지라 언제 가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ㅎㅎㅎ
분노와 연민~ 적절한 감정 표현이십니다!

희선 2022-08-31 0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선, 아니 이제 대한제국인가요 예전에 그런 이름으로 짓다니 하는 생각을 한 것도 같습니다 다른 나라 힘을 빌리면 안 좋을 텐데... 일본은 여러 가지에 간섭하게 됐군요 백성이 왜 난을 일으키는지 잘 생각해야 할 텐데... 자신이 사는 나라를 잃으면 백성이 가장 힘들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31 08:47   좋아요 1 | URL
네. 고종이 황제국을 만든다고 광무라는 연호를 달고 대한제국이라 국호를 붙였죠. 이 시도는 오히려 시대를 역행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무렵이 되면 백성들도 마음이 조마조마했을 듯합니다. 기댈 곳이 없는 백성들만 불쌍해진거죠ㅠㅠ

바람돌이 2022-08-31 1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태진 교수의 광무개혁 평가는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당대 역사의 흐름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채 복고적인 왕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얼마나 무지한 선택이었는지요. ㅎㅎ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토지. 저는 이 책을 20대때 읽었는데, 지금 이 나이에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맛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거리의화가 2022-08-31 12:57   좋아요 1 | URL
ㅎㅎ 바람돌이님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여러 책을 읽을수록 고종의 개혁은 후퇴했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요^^;
토지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시군요~ 세월이 훌쩍 지나 다시 읽는다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것 같아요. 저도 좋았던 작품을 훌쩍 지나서 다시 읽고 싶네요. 그런 작품이 생기도록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