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의 조선사 자료수집과 역사편찬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 5
서영희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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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책임론은 일제에 의한 문명화의 논리로 귀결되며, 그것이 근본적으로 식민지 근대화론 재등장의 배경에 깔린 서사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많은 식민사학 비판이 있었지만 대부분 고대사부터 조선시대사에 집중되었고, 식민사학의 근대사 서술에 대한 비판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 책이 식민사학으로서 조선총독부의 조선사 자료수집과 역사편찬 중에서도 특히 고종시대사 인식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 P11


일제 식민사학의 논리는 정체성론과 타율성, 당파성론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귀결은 망국책임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일제 병합의 논리로 이용되었다(해방 후에도 역사계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정작 근대화 시기인 대한제국기와 병합 전후의 역사 서술에 대한 고찰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때문에 이 책은 일제 시기 조선총독부가 주도한 역사 서술 중 고종과 순종 시대에 주목한다.

개인적으로 고종과 순종 시대의 역사는 자료가 많이 남아 있으나 들여다보기가 꺼려진 것이 사실이다. 일본 관변학자들의 구미에 맞게 씌어졌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볼 가치가 있는가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정작 이 시대에 씌여진 역사 서술은 근현대 사학자들이 사료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활용 수단이 없어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아니면 나처럼 아예 들여다보지 않거나 비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곱씹게 된다.


일제는 조선에 맞는 법제적 기초를 확립하고자 구관 조사를 실시하면서 엄청난 분량의 기초 자료들을 수집했다. 또 통감부 시기부터 궁내부 규장각 도서과로 취합된 '제실도서'들을 '조선총독부도서'로 목록화하고 해제 작성하였다. 대한제국 정부기록류와 황실제산 관계 문서를 포함한 규장각 자료는 총독부 취조국과 참사관 분실에서 일차적으로 정리를 마치고 학무국 학무과 분실로 이관(1922년)되었다가 경성제대로 이관(1924년)되었다.

일제는(데라우치 마사타케를 비롯) '내선동화(일선동조론)'를 위해 조선인의 심리와 민정, 역사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가졌다. 병합 합리화를 위한 이론적 근거 마련을 위해 조선 반도사 편찬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조선반도사』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서술을 표방했으나 실제로는 조선의 역사서를 불신하고 일제가 보는 식민지 역사성을 구축하겠다는 목적을 가졌다.

편수체계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다. 
먼저 조선인 조사 주임들이 3개월에 한 번 수집한 사료를 중추원 서기 관장에게 제출하면 서기관장이 사료를 편집 주임에게 교부하고 편집 주임이 1기 기초(起草)를 끝내고 다시 서기 관장에게 제출한다. 서기 관장이 제출 자료를 등사하여 심사위원에게 회부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심사위원이 의견을 덧붙이면 서기관장이 편집주임과 심사위원의 협의회에 부의하여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안을 의장 및 총독 결의에 거쳐 확정한다.

하지만 『조선반도사』 원고는 일부만 완성되는 등 집필이 순탄치 않았는데 집필진이 전출, 사망하는 등 개인적 이유와 조선인의 사료조사, 일본인의 집필로 이원화된 편수체계 시스템의 문제가 있었고 3.1운동으로 총독부 방침이 변화되면서 일선동조론이 조선인의 저항을 북돋을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반도사』는 타율성과 대외의존성을 강조하며 병합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펼쳤다.


한편, 『조선반도사』가 사료집 편찬 방식으로 전환하자 대중성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이 때 관변 단체인 조선사학회가 평이하고 간명한 서술로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연구 결과물인  『조선사대계』를 편찬한다. 이는 총독부가 관변학회 이름을 빌려 보급한 최초의 식민지 통사였다.


3.1운동의 영향으로 일제가 문화 통치를 실시한 이후 중추원은 풍속 조사(조선의 의식주, 관혼상제, 연중행사 등)하고, 제도 조사(국제, 왕실, 구역, 관직, 관원, 내무, 외교, 군제, 재판, 재무, 지방 자치 등으로 나누고 광범위한 자료를 바탕으로 등사와 발췌 진행)를 실시한다.

일제의 관심이 조선사와 만주 대륙 간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로 이동하였고 일선동조론은 조선인의 반감 가능성을 높이므로 눈치를 보지 않을수 없었기에 자연스레 이들의 관점은 만선사관으로 이동하였다.
역사 편찬 사업을 위해 조선사편찬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획부터 진행 과정 전부를 구로이타 가쓰미가 주도하여 『조선사』 편찬이 이루어진다.

구로이타에게 문화통치란 박물관 전시를 통해 식민지 조선인들이 조선 문화가 열등하고 후진적임을 실물로 확인하고 그 결과 독립을 주장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었다. 편찬 방식은 조선인의 반발을 초래하지 않도록 아카데미즘의 방패 아래 사료집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이나바 이와키치가 편찬에 참여하면서 조선 민족 주류를 북방계로 인식하는 그의 관점이 영향력을 끼친다. 다만 조선인 위원들은 일본인 위원들의 관점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그들은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하지만 이마니시 류가 유학을 다녀온 후 1,2편의 주임을 맡으면서 고구려사로 대변되는 북방의 역사를 제외하고 한반도 남부 한(韓) 종족의 역사 위주로 인식하는 그의 상고 체계가 반영되었다.

조선사편찬위원회는 1923년 전국의 지방 관청과 민간이 보유한 고문서 등을 끌어모으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1924년이 되어서도 수집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조선인들의 반응이 시큰둥) 이에 조선총독부는 조선사편찬위원회를 조선사편수회로 격상하면서 사료 수집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조선사편수회는 구로이타가 사업을 총 지휘했고 이나바 이와키치가 소수의 수사관들과 실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기에 실무 위원들의 영향력은 제한이 많았다.

『조선사』의 고대사는 이마니시 류가 주도하면서 이전 『조선반도사』와 큰 차이가 없었고 조선시대사 부분은 이나바 이와키치, 세노 우마쿠마가 담당하면서 내용이 대폭 확대되었다.


『조선사』의 시대 하한은 1894년까지였는데 일본이 경복궁을 침략하여 세운 개화파 정권인 갑오개혁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려는 의도였다고 볼 수 있다.
또 제6편 시작 시기는 순조 즉위년(1801년)으로 정리하면서 서양 제국과의 관계에서 시작하려는 의도를 관철시켰다.

『조선사』 제6편 제4권은 다보하시 기요시가 주도했으며 다른 편에 비해 훨씬 많은 편수를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역사 편찬을 담보해주지는 못한다. 다보하시 기요시는 대외 관계에 편중하여 서술한 측면이 크고 개화 정책도 일본, 청과의 관계에서만 파악함으로써 고종 시대사를 주체적으로 보지 않고 대외관계의 객체로 전락시킨 결과를 가져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병합 이후 대한제국의 황실이 일본 천황가의 일원으로 이왕가가 되었다. 『이태왕실록』은 왕족으로서 이전의 실록의 형태가 아닌 '실기'의 형태를 띠었다. 아사미 린타로가 편찬을 주도하였는데(서지학자이자 조선본 수집가로 이름이 나 있었음) 이는 일본 궁내성에서 비밀리에 진행하기 위해 조선왕실의궤를 기증 형식으로 반출하였다.
아사미 린타로가 편찬에 활용한 인용 자료들은 주로 왕실 계보와 궁궐 관련자료 등이 대부분이었고 근대 자료도 제시되었으나 체계적이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순종의 국장 이후 실록 편찬을 고려하면서 『고종순종실록』 편찬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는 오다 쇼고(식민 사학의 핵심)가 주도하고 실무는 시노다 지사쿠(조선사 편수회 참여, 조선사학회 고문)가 맡았다. 사료 모집 위원으로는 기쿠치 겐조가 핵심이었다. 그는 『이태왕실록』을 일부 등사하여 『황제양위 전수의 중요 일기』를 작성하여 실록 편찬의 참고 자료가 되게 하였다. 문제는 그가 을미사변에 직접 가담한 인물인데다 많은 대중적 저술을 통해 고종 시대상을 왜곡했다는 데 있다.

편찬 위원장 아래 사료모집 위원, 편집 위원, 감수 위원으로 나뉘어 작업이 이루어졌고 완성된 원고를 위원장이 이왕직 장관에게 제출, 결재하면 간행되는 절차였다.

조선인 편찬 위원들이 전통적 연대기 발췌 기록을 토대로 초고 작성을 하는 동안 사료 모집부에서는 개항 이후부터 대한제국기에 해당하는 근대 사료 수집을 맡으면서 사료 수집은 기쿠치 겐조의 절대적 영향 하에 이루어졌기에 식민사학의 관점이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들은 고종 시대 사료를 많이 수집하고 공포했으나(실증) 고종 시대의 근대적 모습을 담은 사료들이나 대한제국 공식 사료 등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고종 시대의 실상은 축소되었다.

이렇게 『고종순종실록』 은 이왕직의 오다 쇼고가 주도하면서 대한제국기와 병합 전후사를 이전 왕조의 역사 형식을 빌리고 내용은 그들의 취사 선택하에 채워지는 결과를 낳았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부분은 역사 편찬에 참여한 조선인들의 역할이다. 일본 학자 또는 관료들이 주도하였다고 하지만 조선인들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들은 대부분 친일 학자, 귀족, 유림 등으로 조선 자료에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웠을 것이고, 그들이 중간 다리를 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물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 5권으로 1권 이후 가장 인상이 깊었다. 이들이 사용한 사료들이 입맞에 맞게 취사 선택되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시대적 배경에 따라 그 흐름이 변화되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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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10-16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어려울거라 짐작되는데 화가님 이렇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한 정치인의 망국책임론 발언때문에 저도 궁금했어요. 어제 가스라이팅에관한 방송을 우연히 봤는데 피해자의 자기비하가 망국책임론과 닮았네요.

거리의화가 2022-10-17 08:36   좋아요 1 | URL
인용한 자료들이 많아서 따라가기 어렵기도 한데 오히려 그런 자료들을 제시함으로써 저자의 논리가 설득력을 갖는 면이 컸어요.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된 논거가 필요하니까요^^
ㅋㅋㅋ 망국책임론! 의도한 건 아닌데 이렇게 되었네요^^; 자국의 역사를 공부안하니 국민들은 창피함만 보게 되는~ 미미님 고맙습니다^^

희선 2022-10-17 0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란 좋은 것뿐 아니라 안 좋은 것도 받아들여야 하지만, 일제시대 역사 연구는 일본에 좋게 했을 것 같네요 그것도 조선을 지배하려는 목적으로 한 거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17 08:38   좋아요 2 | URL
일제는 식민지 조선을 철저히 연구했어요. 그래서 온갖 자료들을 수집하고 조사했죠. 그런 면이 소름끼치기도 합니다. 게다가 당시 친일 지식인들은 이에 협력하고 부응해 자국의 역사를 왜곡하는데 앞장섰다는게 씁쓸하죠.
 

195
208

남자는 문화에 의해 ‘여성스럽다‘고 구성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항상 최대한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 따라서 ‘여성스러움‘은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두려움의 대상을 경멸하도록 배운다. - P151

어떤 집단을 비인간화함으로써 그 집단에 속한 개인에게 가하는 잔혹한 행위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방식은 포르노 제작자들이 생각해 낸 게 아니며, 이미 수많은 압제자가 그 유효성을 증명했다.
나치 선전기구는 유대인을 ‘카이크kike‘라고 부르며 폄하하는 데 성공했고,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인간이 아닌 ‘깜둥이nigger‘로 규정했으며, 동성애 혐오자들은 레즈비언과 게이에게서 인간성을 벗겨내는 용어를 거의 무제한으로 가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폄하되는 집단에 속하는 개인의 인간성을 일괄적으로 비가시화하면 그들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 P158

결국 ‘야동녀‘와 실제로 데이트를 하며 어울리는 여자를구분하는 감각은 남자가 포르노를 보면 볼수록, 그리고 포르노의 서사가 사회적으로 구성된 남자의 현실에 자리잡을수록 점점 감퇴하기 마련이다. 남자들은 포르노 이미지가 뇌에서도 ‘판타지‘라고 표시된 구역에 갇혀 있으며 현실 세계로 새어 나올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할지도모르나, 나는 남자친구가 점점 더 포르노 섹스를 요구한다는 여자 학생들의 사연을 지겹도록 듣는다. 그것이 얼굴 사정이 되었든, 항문성교가 되었든, 이 남자들은 현실 세계에서 포르노를 해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남학생의 경우, 처음에는 그 두 세계를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결국 산업이 생산한 포르노 이미지가 실제로 자신의 사적 관계에 스며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점점 더 많이 들린다. - P162

많은 남자들이 반성적 질문을 던질 기회를 거부하는 이유는, 포르노가 자신의 섹슈얼리티, 여자와의 관계와 소통에 미치는 영향에 좌절하며 고통에 빠지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포르노 세계 속 엄격하게 통제된 형태의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파고들어 포르노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미친 영향을 감정적 측면에서 재고하는 영역으로 진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인생 대부분의 시간 동안문화가 남자에게 포르노는 재밌고 무해하며 그 본질은 판타지라고 말해 왔기 때문이다. - P184

실제로 포르노가 만들어 내는 세계는, 대부분의 다른 미디어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가 사실이 아니라고 인지하는 세계다. 하지만 포르노가 실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않기때문에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건 엄청난 비약이다. 예컨대 광고 속 모델 이미지가 포토샵과 기술력을 동원해 실제모습을 더 좋게 보이도록 한 것임을 많은 여자들이 알고 있지만, 그런데도 우리는 그 비현실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모방하려 제품을 구매한다. 그러한 여성 이미지가 아무리 판타지스럽다 해도, 그 이미지는 여성 대부분의 삶에 다양한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 - P186

아이러니하게도 "포르노는 판타지"라고 주장하는 측이 놓치고 있는 점은, 실은 포르노가 우리의 상상력과 성적인 창조성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포르노가 전달하는 이미지가 사고를 마비시킬 정도로 내용이반복적이고, 정신이 둔해질 만큼 단조롭기 때문이다. - P189

포르노는 폭력에 성적인 외피를 덧씌우며 그것을 비가시화하며, 결과적으로 그 폭력에 저항하는이들은 반폭력주의자가 아니라 반섹스주의자로 규정된다. - P195

포르노가 강간에 개입하는 방식은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포르노를 이용하는 모든 남자가 강간을 저지르는 건 결코 아니지만, 포르노는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상화하고, 합리화하고, 묵인함으로써 페미니스트들이 ‘강간 문화‘라고 부르는 것을 형성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미지들은 폭력과 학대로 가득한 섹스를 당사자 모두에게 깊은 만족감을 주는 ‘섹시‘한 것으로 묘사한다. 이러한 포르노의 메시지는 여성에대한 폭력을 비정상적이며 용인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사회의 규범을갉아먹는데, 사실 이 규범은 남성지배적 사회에서 이미 끊임없이 공격받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대량 생산된 이미지 대다수가 여자에게는 존중받아야 마땅한 신체 온전성이나 영역, 경계가 없는 것으로 묘사한다.
이들 이미지는 총체적으로 작용해 그러한 경계선을 넘는 행위를 여자
"가 원하고 즐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포르노가 그 이용자에게전파하는 다양한 강간 신화 중 일부이다. - P208

대다수는 성 불평등이 자연스러우며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현실인 것처럼느낄 정도로 지배적인 성차별 이데올로기를 매일 주입당하며 살아간다. 포르노는 이 이데올로기를 최대한으로 뽑아 먹을 뿐 아니라, 그것을 포장해서 고도로 성애화한 형태로 남자에게 돌려준다. 그것에 대항하는 반이데올로기가 부재한 상태에서, 이같이 달콤한 성차별 이데올로기는 지배적 사고방식이자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포르노는 사회화의 유일한 행위자는 결코 아니지만, 그 강렬한 이미지와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 덕분에 강력한 설득의 도구가 되었으며,
남자가 여자를 동등한 존재로, 자기가 당연히 갖는 인권을 마찬가지로당연히 가지는 존재로 보는 능력을 잠식하고 있다. - P211

여자를 겨냥한 미디어는 그 압도적인 일관성으로 거의 메시지의 닫힌계 수준인 사회적 현실을 만들어 낸다. 이런 방식으로 그 메시지에힘을 실어 주는 건 바로 과잉성애화된 이미지의 압도적인 편재성이며,
이는 그러한 메시지가 여자, 여성성, 섹슈얼리티에 관한 일관된 특정이야기를 정상으로 포장하고 홍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도처에 존재하기 때문에 익숙함의 기운을 뒤집어쓰고 그것이 우리의 사적이고 개별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믿게 한다. 그 메시지는 우리 정체성의 핵심으로 스며들어 우리가 특정한 방식으로 보이고 행동하도록 자유로이 선택했다고, 그 이유는 그것이 우리를 자신감 있고, 매력적이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라고 믿게 할 권력을 갖는다. 그렇지만 사회학자 로절린드 길 Rosalind Gill이 지적하듯, 그러한 외양이 "진정으로 우리 모두가 지닌 개별적이고 특유한 선호의 결과라면 분명 그보다 더 큰 다양성이 존재했을 텐데, 그 대신 날씬하고 탄탄한, 체모 없는몸으로 점점 수렴되는 것이 현실이다." - P231

여아와 성인 여자에게, 여자에게 가장 가치 있는 자질은 성적 매력이라는 메시지를 퍼붓고 다른 메시지는 차단함으로써, 대중문화는 개별 가해자와 똑같은 방식으로 그들을 그루밍한다. 이는 그들의 자존감을 천천히, 조금씩 갉아먹으며,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자기 인식을 빼앗고, 그 대신 섹스를 강조하고 다른 모든 인간의 특성은 경시하는 정체성을 쥐여준다.
여아 성애화에 관한 미국심리학회(APA)의 연구에 따르면 여아 성애화는 "다양한 영역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여기에는 인지기능, 신체 및 정신건강, 섹슈얼리티, 태도 및 신념이 포함된다."2" 이 영향 중 일부는 더 무모한 성행동, 섭식장애 및 우울증 발병률 상승, 낮은 자존감과 학업 성취도 하락 등을 포함한다. 이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아와 성인 여자에게 발생하는 증상과 똑같다. 그렇다면 그 영향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자기가 속한 바로 그 문화에 의해 폭력을 당하며 자란 여아들의 한 세대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그문화를 피할 길은 없다. 사회화라는 행위 그 자체에 문화의 규범과 태도를 내재화하는 일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 P245

포르노 산업에서 인종주의적으로 착취당하는 사람은 아시아 여자나 흑인 여자뿐만이 아니다. 다른 문화권의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도 존재하는데, 특히 라틴계 여성과 최근에는 아랍 여성 포르노 시장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종집단과 관계없이 서사의 구성은 정확히같다. 유색인 여자의 인종이 그를 ‘일반적인‘ 백인 포르노 배우보다 약간 더 ‘걸레‘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유색인 남자의 경우 대개 서사는 더욱 복잡하다. - P265

인종을 섹슈얼리티와 혼합하는 포르노의 이미지는 섹스를 더욱
‘야하게‘ 하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주류 사회에 떠돌아다니던 오랜 스테레오타입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 같은 스테레오타입은 대개 과거의 산물이지만, 포르노 이용자가 그것을 보고 자위할 때마다 현재와교착한다. 이는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대상 집단의 속성이라고 여겨지는 성적 문란함을 가시화할 뿐 아니라실제 인종주의를 비가시화하는 방식으로 인종주의를 성애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대다수의 포르노 소비자와 소비자가 아닌 사람들 모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바로 이 때문에 돈 아이머스가 해고되고 포르노 제작자들은 부자가 되는 것이다. - P280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많은 아동 성범죄자가 폭력을 기록하기 위해 피해자의 사진을 찍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자신 혹은 다른 남자의 자위용, (2) 아이가 폭력을 발설하면 그 사진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여주겠다고 위협하여 아이의 입을 막는 협박용, (3) 향후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성행위를 지시하기 위한 교육용으로 쓰기 위함이다. 「숫처녀 따먹기」에 나오는 맥스 하드코어의 행동은 아동 성범죄를 철저히 조사한 켄 래닝Ken Lanning의 연구에서 논의된 행동과도 일부 닮았으며, 따라서 시청자가 하드코어를 보면서 아동을 길들이는 법에 관해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 P309

PCP 사이트를 클릭해서 들어가는 순간 이용자는 글과 이미지의융단폭격을 받으며, 이들은 이용자에게 아동에 대한 성적 욕구를 합리화하고, 묵인하고, 찬양하는, 내부적으로는 일관된 이데올로기를 전달한다. 사회 내에서 순환하는 규범과 가치는 성인과 아동 간의 섹스를비정상과 폭력으로 규정하지만, 이는 PCP에서는 부재하며 그 자리를채우는 것은 아동과의 섹스가 모두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거라는 메시지다. PCP 사이트에 접속하는 순간 이용자는 단수형의 ‘나‘ 혹은 ‘당신‘이 아닌 ‘우리‘라는 단어를 꾸준히 사용하며 그를 환영하는 가상 커뮤니티로 들어서게 된다. 이 ‘우리‘라는 말 때문에, 이용자는 실제로 그를 아주 잘 알아서 그의 선호나 필요를 예상하는 마음 맞는 남자들로구성된 기성 집단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P310

"그들은 장기간 성인 포르노를 보고 나서 지루함을 느꼈다. 뭔가 다른 것을 원했고, 아동으로 눈을돌리기 시작했다. 곧 그것을 끊을 수가 없게 됐다."
이같이 성인 포르노에서 아동 포르노로 넘어가는 현상은 기존의통념과 정면으로 위배된다. 사람들은 흔히 아동을 보고 성적으로 흥분하는 남자들이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과 행동을 보이며, 다른 남자들과는 별개의 집단을 형성하는 소아성도착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다이애나 러셀Diana Russell과 내털리 J. 퍼셀Natalie J. Purcell의 철저한 실증적 문헌 분석 결과, 소아성도착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집단 모델이 두 가지(소아성도착자와 비소아성도착자)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며, 그보다는 스펙트럼의 형태로 존재한다. 일부 남자는 확실히 한 쪽 극단에 위치하지만, 다른 이들은 다양한 지점에 분포되어 있다. 게다가 이 스펙트럼상에서 남자의 위치는 바뀔 수 있는데, 특정 시점에 그의 삶의 경험이 어떻게 조합을 이루는지에 따라 이동한다. - P313

평등에 기반한 섹슈얼리티는 결국 평등에 기반한 사회를 필요로한다. 우리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우리 스스로 규정하기 위해 싸우면서도 더 큰 그림을 놓쳐서는 안 된다. 여자들은 여전히 경제적, 정치적, 법적 차별에 직면해 있다. 포르노는 이렇게 더 큰 구조 안에 놓여 있으며,
이만큼 불평등의 관행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포르노에서 우리는 포르노 섹스 이외에는 아무것도 원치 않는 일차원적 대상물이다. 우리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우리 삶의 전 분야에서의 평등이고, 이를 통해 생식권의 말살, 결핍, 상실이나 남자가 가하는 폭력을 더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포르노가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남자들이 가진 모든 권리를 동등하게 가질 자격이 있는 온전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활발히 운동을 펼쳐 여자가 자신의 삶에 온전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싸워야 하는 이유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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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 코펜하겐 삼부작 제1권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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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나쁜 냄새처럼 몸에 달라붙는다. 당신은 다른 아이들에게서 그것을 감지한다. 각각의 유년기는 특유의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의 냄새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우리는 때때로 자신에게서 남들보다 나쁜 냄새가 날까 봐 두려워한다. (...) 그렇게, 은밀하게, 당신은 어린 시절을 내면에 품고 사는 어른들도 관찰한다. - P47


소설을 읽으면서 한 챕터를 통째로 스크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다. 인용한 이 단락의 문장 뿐 아니라 사실은 이 챕터 전체가 감동을 주었다. 코펜하겐 삼부작 1편 《어린 시절》 은 누구나 가지고 있던 어린 날을 떠올리게 하고 독자로 하여금 온갖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마력이 있다. 마치 휘몰아치는 태풍처럼 내게도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밀려왔다.


토베 디틀레우센은 20세기 덴마크를 대표하는 작가다. 코펜하겐 삼부작은 자전 소설이라 그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는 책을 좋아했고 학업을 더 이어가고 싶었으나 고등 교육은 받을 수 없었다. 가난한 지역에서 자라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는 소설의 이야기가 되었다.

덴마크 작가도 처음이었으나 덴마크 사회에 대한 이해도 부족함을 느꼈다. 당시 덴마크 사회주의에 대한 배경, 노동자 사회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데 나오는 모든 단체와 용어들이 처음이었다. 이로써 새로운 작가와 사회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내 어린 시절의 마지막 봄은 춥고 바람이 세게 분다. 먼지 같은 맛이 나고, 고통스러운 출발과 변화의 냄새가 난다. (...) 이 시기의 모든 순간이 내게 깊고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 P140


어린 시절은 잊어버리고 싶다고 해서 잊어버릴 수 없다. 토베는 어린 시절을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기도 하고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하기도 한다. 이 양가 감정을 나는 너무나 이해한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철이 빨리 들어버린 나는 부모님이 있는 집을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오니 모든 것이 두렵고 낯설었다. 이런 상황과 감정은 대부분 겪어본 일일 것 같다. 다만 토베는 더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나 부모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목마름을 느꼈다. 사랑받고 싶었고 이해받고 싶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를 온전히 이해하는 이는 없었던 것 같다. 홀로 헤쳐나가는 그를 응원하는 마음이 일었다. 어린 시절의 나를 응원하는 마음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토베의 어린 시절을 통해 친구들과도 겉돌았던 나, 부모님을 원망했던 나, 외로웠던 나를 떠올렸다.


시가 없었다면, 시마저 없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 그가 쓴 시를 가족은 비웃었고 편집자는 14살이 쓰기엔 성숙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자신이 쓴 시가 사랑받고 이해받을 수 있다 생각한 마지막 희망이었으니 좌절을 느낄만하다.


작은 나비가 날아갔네
높이, 푸른빛 도는 하늘로
모든 상식과 도덕
또 의무를 거슬러

봄날의 매혹에 취해

떨리는 두 날개를 펼친
그것은 아름다운 세상까지 이어진
황금빛 햇살에게서 태어났지

그리고 막 활짝 벌어진
연분홍 사과꽃잎 속으로,
작은 나비는 날아가
사랑스런 신부를 찾아냈지

이제 사과꽃잎이 닫히고
거친 비행도 끝이 났네
아, 고마워, 작은 친구들아, 너희들이 내게
기쁘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


도서관 희망도서로 읽었으나 이 책은 구입해야겠다 하는 결심이 바로 섰다. 문장력과 묘사도 일품이고 목차 편집도 멋지다. 목차를 읽는 것만으로 궁금증을 일게 하는 편집이라 생각했다.




다음 2권은 청춘이다. 토베의 청춘은 더 불안정하리라 예상해본다. 누구나의 청춘이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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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0-15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린시절의 기억은 누구든 자유롭지 못한거 같아요. 싫든 좋든간에요 ㅋ 챕터를 다 스크랩하고 싶다니 명작인가봅니다 ^^

덴마크하면 안데르센 동화 아닌가요? ㅋ

거리의화가 2022-10-15 16:20   좋아요 2 | URL
덴마크 안데르센 동화가 있었네요^^ 어릴 때 세계일주가 버킷리스트에 있었는데 그 중 코펜하겐이 포함되었던게 기억납니다^^*
좋았던 이유는 아무래도 제가 성장 서사를 좋아하고 문장들이 제 맘에 쏙 들어서인듯 싶어요ㅎㅎㅎ

독서괭 2022-10-15 14: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소설이 있었어요?? 신간이군요? 화가님이 이리 극찬하시니 꼭 읽어보고 싶어요~!

거리의화가 2022-10-15 16:22   좋아요 3 | URL
저도 스콧님과 미미님이 올려주신 이야기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토베의 어린시절이 뭉클했거든요. 또 문장도 저는 좋았어요^^

청아 2022-10-15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잘 읽었습니다.^^* 저도 발췌해주신 문장들 좋았어요.
워낙 마음을 흔드는 문장들이 많기도 하죠?
짧은 문장, 간결한 표현, 단순한듯 단순하지 않은 이야기들 때문에
원서를 사고 싶어지더라구요.ㅎㅎㅎ
어린 꼬마가 자유분방한 여성의 삶을 시로 쓰기도 했다는게
저는 너무 사랑스럽고 재밌고 또 슬펐습니다. 2권도 뭉클한곳이 여기저기!!

거리의화가 2022-10-15 16:26   좋아요 2 | URL
미미님 저 원서 샀습니다ㅎㅎㅎ 스콧님 페이퍼에서 본 핑크색 표지가 이쁘긴 했지만 지금 살 수는 없어서ㅠ 암튼 외서라 올려면 10월말이나 11월초나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ㅎㅎ
간결한 문체인데 마음을 흔드는 문장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어린 토베 안쓰럽기도 하고 이쁘고 그랬네요 2권도 기대됩니다 3권은 아픈 내용이 많을 것 같고^^

바람돌이 2022-10-15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목차는 해당 챕터 첫문장인거 같네요. 저도 이 책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두었는데 조만간 받을거예요. 읽다가 화가님처럼 아 이런 책은 사야 돼 이럴수도 있겠네요. ^^

거리의화가 2022-10-15 22:24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각 챕터 문장의 도입 부분을 뽑아 놓았는데 글이 이어지듯 아닌듯 해서 신선했어요. 희망도서 신청하셨군요 3권이라 거부당할까봐 저는 조마조마했어요ㅎㅎㅎ

그레이스 2022-10-15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 단락, 상징적이네요!
의미를 생각하게 됩니다

거리의화가 2022-10-15 22:26   좋아요 2 | URL
인용하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아서 리뷰쓸 때 엄선하느라 고민이 되었네요^^ 직접 읽어보시면 더 좋으실것 같습니다.

희선 2022-10-17 0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똑같지 않다 해도 다른 사람이 어린 시절을 말하면 자기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기도 하겠습니다 거리의화가 님은 비슷한 점도 있으셨군요 다음 이야기 기대되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17 08:32   좋아요 1 | URL
어린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어서 공감할 부분이 많습니다.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만 어릴 때는 더 그렇잖아요. 그래서 토베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늘 다음 권 읽을려고 가져왔어요~^^*

다락방 2022-10-17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이 리뷰를 읽고 나니 제 책장에 이 책이 꽂혀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쁩니다. 음허허
책은 생각보다 훨씬 작고 얇던데, 늘 새삼스레 깨닫는 바지만, 책이 얇고 가볍다고 해서 그 내용 자체도 그러하다는 건 아니지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후훗.

거리의화가 2022-10-17 12:41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책에 겉표지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다락방님이 소설을 워낙 많이 읽어오신지라 이 책이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사실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에 더 가깝긴 합니다만ㅎㅎ 암튼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scott 2022-10-17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토베의 시를 이렇게 직접 적어 주셨다니 ㅎㅎ

지금 청춘 읽고 계시 겠죠.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암울한 청춘, 초록빛이 느껴집니다 ㅜ.ㅜ

거리의화가 2022-10-18 07:42   좋아요 1 | URL
저 시는 유독 와닿았어요ㅎㅎㅎ 토베가 재능이 많았는데도 주변에서 인정을 안해줘서 마음이 아팠어요^^
청춘 읽고 있는데 초록인데 먹빛이 가미된 느낌?입니다.
 

「걸스 곤 와일드」의 성공은 포르노 산업이 더 하드코어한 쪽으로이동한 덕분이었다. 가학적인 곤조 섹스가 보편화되면서 더 소프트코어한 포르노를 몰아냈다. 그 공백을 프랜시스의 「걸스곤와일드」가 채웠다. 걸스곤와일드」에서는 여남 간의 성적 관계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하드코어 포르노의 표지인 성행위, 발기한 음경, 사정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나오는 건 젊은 여자들이고, 그것도 아주 많은 여자들이 다양한 단계의 옷 벗기와 성적인 행동을 하는 장면이다. 이 여자들이야말로 걸스 곤 와일드」의 진정한 셀링 포인트이며, 이는 단순히그들이 젊고 사회의 기준에 맞게 매력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프랜시스의 말을 빌리자면 "진짜"이기 때문이다. 「걸스 곤 와일드」 웹사이트에는 "현실 여자들", "모두 진짜", "무연출, 무편집, 실제상황"이라는 문구가 넘쳐난다. 프랜시스는 「걸스 곤 와일드」가 다른 포르노 상품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사실 ‘진정성‘이라고 주장한다. - P99

프랜시스와 촬영팀이 직접 나서서 한번만 벗어보라고 조르는 그림이 그려졌다면, 그들은 여자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성인포식자로 보였을 것이다. 그보다 그들은 영리하게도 그 청소년의 또래들을 조종해 ‘더러운 짓‘을 대신하게 만든다. - P104

장기적 결과를 걱정할 필요 없이 휴가에서 성적 경험을 해 볼 수있다는 일종의 ‘패스‘를 가졌다는 이 기분이 바로 프랜시스가 여자들을 섭외할 때 이용하는 것이다. 술에 마음껏 취할 수 있으며, 성적인 기운으로 가득하고 어떤 제약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봄방학의 분위기는「걸스 곤 와일드」 팀이 여자들을 교묘히 조종해 일상적 행동 범위에서벗어난 행위를 하게끔 만들기에 딱 좋은 분위기다. - P105

걸스곤와일드 출연과 관련된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이 여자들의 행동이 비디오테이프 안에 영원히 박제된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것을 되돌릴 수도, 숨길 수도, 그게 자기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다. - P106

주류 미디어는 여자가 포르노에서실제로 겪는 일이나 그가 연기해야 하는 행위의 실체, 상품으로서 짧은 수명과 상존하는 성전파성 질환 발병 위험은 대부분 외면하고, 대신 제임슨을 포르노의 마스코트로 내세워 점점 더 많은 최저임금 노동자 여성을 성산업에 끌어들인다. - P117

「어덜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에서 나와 얘기를 나눈 몇몇 제작자들에따르면, 남자들이 이런 종류의 포르노를 구매하는 이유는 여자의 포르노 입문용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남자가 자신의 파트너에게 특정 행위를 해 달라고 요구할 때 쓰는 한 가지 수단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행위는 파트너로서는 딱히 하고 싶지 않은 행위일 수 있다.) 게다가 화려한 연출과 사회적 미의 기준에 맞는 매력적인 배우, 그리고 ‘스토리 라인’ 덕분에 그런 포르노는 더 여성 친화적으로 여겨진다. - P122

"이들 잡지가 제공하는 성 지식은 성고정관념에 기반을 둔 광범위한 인식, 즉 섹스를 남성중심적으로, 남자의 섹슈얼리티를 성적 다양성 추구 측면으로만 이해하는 인식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들 잡지와 그 웹사이트는 포르노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전 연령대의 남자가 이용할 수 있고, 대개 기차나 기내 같은 공공장소에서남자들이 읽을거리로 소비된다. 이들은 포르노 딱지가 붙지 않고도 친포르노적인 이데올로기를 전파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 P124

페미니스트-활동가이자 저술가인 잭슨 카츠Jackson Katz는 이렇게 주장한다. "스턴은다양한 인간 표적을 찾아 나서고 파괴하지만, 그의 전문 분야는 그리고 그가 남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주요인은 여자를 성적으로 괴롭히는일이다. 그는 끊임없이 여자들 -대부분 젊고, 성형수술을 받았고, 남자를 즐겁게 해주려 애쓰는을 얕보고, 조롱하고, 자극해 한순간의 유명세를 위해 자기 자신을 성적으로 폄하하도록 만든다." 하워드 스턴은우리가 사는 포르노 문화의 화신이며, 그것으로 엄청난 보상을 받고 있다. - P125

포르노가 다른 무엇보다도 비즈니스라는 점은 포르노의 콘텐츠가 산업의 마케팅, 기술, 경쟁의 형세에 의해 형성됨을 의미한다. 낮은진입 비용과 더불어 소비자를 포착하고 유지하려는 극심한 경쟁은 포르노 사이트의 범람과 포르노의 형식, 하위장르, 전달체계를 대상으로한 광범위한 실험으로 이어졌다. 포르노 산업의 발달 속도는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가 서로 경쟁하며 수용 가능한 범위를 조금씩 넓혀나갔던 과거 인쇄물의 시대보다 훨씬 빨라졌다. 과거 포르노 이용자는 제한된 선택지만을 제공했던 동네 포르노 가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몇 분도 안 걸려 수백 개의 사이트를 부지런히 들락거릴 수 있게 되었다. - P132

포르노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소비자 행동에 관한 연구는 더욱 정교해질 것이며 분명 지금보다 더한 ‘뽑아 먹기‘의 성격을띨 것이다.
포르노는 확실히 거대 비즈니스가 되었고, 국내 및 국제 시장에더욱 과감히 진출하며 직접적인 정치적, 입법적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다. 소유집중이 점점 심화되고, 브랜드 파워와 광범위한 운영을 자랑하는 더욱 거대하고 자본화된 기업이 출현하면서 포르노 산업의 영향력은 극대화될 것이다. 더 나아가 주류 금융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더욱 강력한 동맹을 얻을 것이다. 포르노 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우리 사회의 포르노화도 더욱 심화될것이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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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포르노 산업의 포석을 놓다

포르노는 다른 모든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 이야기는 섹슈얼리티와 성적 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그 특성상 가장 사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남자가 성적 흥분과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포르노를 본다면 남는 것은 단순한 사정그 이상이다. 포르노의 이야기가 성적 정체성의 핵심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섹스를 단순히 생물학적 욕구로만, 현실세계에서 그것이 구성, 인식, 수행되는 사회적 맥락을 제거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어떠한 생물학적 욕구도 문화적 의미나 표현 없이 순수한형태로 존재할 수 없으며, 미국 사회에서 포르노는 남자에게 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가장 가시적이고, 접근하기 쉬우며, 알아듣기 좋은 스토리텔러다. - P40

포르노 섹스의 핵심은 사랑을 나누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런 행위와 연관 짓는 기분과 감정-유대감, 공감, 상냥함, 배려, 애정은 혐오와 더 흔히연관되는 것들-공포, 반감, 분노, 경멸, 멸시-로 대체된다. 포르노에서남자는 혐오를 나눈다. 섹스가 매번 폄하를 최대치로 전달하도록 설계되기 때문이다. - P43

남자가 포르노를 보는 이유는 판타지를 즐기기 위함으로, 즉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어쨌든 쾌감을 주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리기 위함이라 할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논리가 단순하다면, 여자와 남자가 깊은 유대감과 애정을 기반으로 섹스를 즐기고, 여자의 몸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남자 연인의 뛰어난 기술로 여자가 황홀한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그런 장면을 묘사하는 포르노도 똑같이 많아야 하지 않을까? 이 또한 많은 이들의 판타지일 테지만, 포르노에서 꾸준히 재현되는 종류는 아니다. 실제 포르노의 ‘판타지‘ 섹스는 사랑을 나누는 행위보다는 성폭력에 가까워 보인다. - P47

남성에게 가해지는 압박, 즉 가정이라는 틀에 순응하고 점점 더 커지는 미국 경제계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은 대중매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일부는 그렇게 순응하는 남성을 두고 "기계화되고 로봇화된 인간의 캐리커처… 몸과 마음의 노예"라고 지적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Barbara Ehrenreich에 따르면, 『라이프 Life』, 『룩Look」『리더스 다이제스트』와 같은 잡지도 일명 ‘게리 그레이 Gary Gray‘ (회색 플란넬 정장을 입은 순응주의자)가 남자에게서 남성성, 자유, 개성을 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렇듯 대중 심리학자들이 경제계가 미국 남성을 "하찮은 남자"1"로 전락시켰다며 비판하는 동안,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을 수행한 여자들은 미국의 남성성을 위협하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에런라이크는 "경제계를 이끄는 자들은 냉전 시대 미국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지목하기 쉽고 받아들일 만한 악역은 여자들이었다고 주장한다. 미국 여성은 욕심 많고, 교활하고, 게으르게 묘사되면서 남자들을 지나치게 길들여 남성성을 거세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 P59

『플레이보이의 반여성적인 이데올로기는 새로울 게 없었지만, 그것을 결혼에 반대하는 논리와 연결 지은 방식만큼은 새로웠다. 미국의 - P61

부인들은 구제 불능이며, 너무 많은 권력이 이들에게 주어졌고, 이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가정의 이상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남자에게 순응하지 말고 독신으로 남으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했다. 1950년대 당시 그러한 비순응적 태도는 동성애나사회 병리로 치부되었기 때문이다. ‘게리 그레이‘를 대체할 남자, 순응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남자답다‘고 생각될 만한 남성상이 필요했다.
이 남자는 열심히 일하지만, 가족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한다. 확실한 이성애자이지만, 아내 한 명이 아니라 (플레이보이에 등장하는 여자들처럼) 젊고 아름다운 여자 여러 명을 거느린다. 『플레이보이』 1954년6월호에서 졸로는 독자에게, 그런 남자는 현실에 분명 존재하며 바로그런 남자가 "진정한 플레이보이"라고 귀띔한다. - P62

헤프너의 초기 마케팅 전략은 『플레이보이를 잠재 유통업자에게는 소프트코어 포르노 잡지로, 대상 독자에게는 라이프스타일 ‘남성‘잡지로 파는 것이었다. - P64

일레인 메이Elaine May는 1950년대 전반이 ‘전문가‘의 시대였다고주장한다.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때 그 조언은 무엇을 살 것인가에서부터 핵전쟁에 대비하는 법까지, 실로 삶의 전 분야를 아울렀다. 『플레이보이』 편집자들은 이 전문가의 역할을 하며 독자에게 "무엇을 입고, 먹고, 마시고, 읽고, 운전할지, 집은 어떤 가구로 채우고 음악은 어떻게 들을지, 어떤 나이트클럽, 식당에 가고 무슨 연극, 영화를 보러 갈지, 어떤 장비를 갖출지"35를 알려 주었다. - P69

우리의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플레이보이는 광고 수익을 더 많이 벌어들였지만, 광고주와의 관계는 위태로웠다. 그 주된 이유는 라이프스타일 잡지와 포르노 출판물이라는 『플레이보이』의 다소 상반된 두 성격 때문이었다. 웨어에 따르면 광고주들은 플레이보이의 독자층은 선호했으나 (대부분 대학 교육을 받고 계층 상승을 지향하는 백인이었다) 포르노 콘텐츠는 싫어했는데, 저속한 포르노 잡지와 자신들이 광고하는 제품이 묶여서 생각될까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 P71

『펜트하우스』의 발행인 겸 편집인 밥 구초네는 『플레이보이와의경쟁을 목표로 문학관과 라이프스타일난을 구성하는 플레이보이』의형식을 따라 하면서도, 좀 더 성적으로 노골적인 화보를 싣는 전략을취했다. 단기적으로는 광고 수익을 희생하더라도, 『플레이보이』를 망하게 하고 난 후에 광고주를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 P73

『펜트하우스』가 경쟁하는 동안 주류 포르노 시장은 더욱 노골적인 이미지를 점점 더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 결과 한층 하드코어한 포르노물을 대량으로 유통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물론 플린트는 수많은 법적소송에 휘말려야 했지만,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가 미리 길을 닦아 놓았기 때문에 "최초로 성기 안쪽까지 보여준 전국 유통 잡지"50를만들고자 한 그의 목표가 더 빨리 현실화될 수 있었다.
제품 차별화가 자본주의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잘알았던 플린트는 『허슬러』의 창간호에서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플레이보이가 될 수 있고 펜트하우스를 가질 수 있지만, 진정한 남자만이 ‘허슬러‘*가 될 수 있다."51 플린트는 그의 대상 독자층이, 플레이보이』나 『펜트하우스』에서 제시하는 고급 소비와 라이프스타일에 이입하기는 어려운 소득 수준의 "평범한 미국인"이라고 잡지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 P77

세 기업 모두 오늘날 포르노 시장에서 적자를 피하고자 재정비를거쳐야 했다. 현재 포르노 산업은 이들 기업이 등장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전혀 달라졌고, 오늘날의 남자들은 점점 더 과격한 포르노를 원하고있다. 이들 기업이 그러한 요구에 발맞추어 점점 더 하드코어한 포르노시장으로 옮겨 가는 건지, 혹은 그러한 포르노에 대한 취향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무덤을 판 꼴이 된 것인지가 의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우리가 아는 분명한 사실 - P89

은 이들 세 잡지와 그 발행인들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포르노 산업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 발행인은 저마다 영역을 확장해 나갔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주류 대중문화에서 포르노의 존재감을더욱 부각했다. 플린트와 구초네가 한계에 도전하면 할수록 『플레이보이』가 점점 더 괜찮게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 되었고, 『플레이보이』가주류 문화에 더욱더 깊이 침투할수록, 『허슬러』와 『펜트하우스』는 더하드코어한 영역으로 진입할 기회를 얻었다. 이 공생 관계는 우리 문화를 길들여 이후 인터넷이 가정에 보급될 시기에 포르노를 여자와 남자를 폄하하고 비인간화하는 이미지의 체계를 생산하는 산업이 아닌 일상의 일부로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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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10-13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다들 시작하는 분위기입니다 ^^ 근데 내용은 ㅠㅠ

거리의화가 2022-10-13 21:17   좋아요 0 | URL
더 미룰수가 없어 읽는데 역시 내용 험난하네요 휴^^;;;

다락방 2022-10-14 10:15   좋아요 0 | URL
여러분 힘내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