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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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면 극락, 후퇴하면 지옥.
용맹한 함성이 나니와 연안을 가로지른다. 싸우자, 싸우자, 그것이야말로 구원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함성이 사람들을 고무한다. 전국시대를 연 오닌의 대란으로부터 어느덧 백 년, 전국 방방곡곡 전쟁이 없는 땅은 없어 수많은 집들이 생겨나고 또한 사라져갔다. 기아와 질병, 전쟁은 서로 나쁜 인과를 초래하는 악인(惡因)과 악과(惡果)가 되어 현세를 고통으로 채웠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힘차게 전진하라, 싸우다 죽으면 극락왕생이 보장된다. 전진하면 극락, 후퇴하면 지옥이다! 함성은 끝도 없이 되풀이되었다. - P13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노부나가와 반대로 행동하리라. 노부나가와 같은 길을 간다면 그것은 곧 아라키 가문의 멸망을 뜻하기 때문이다. - P143


주인공은 오다에게 반기를 든 아라키 무라시게. 무라시게의 투구에는 아라키 가문 당주, 셋쓰노카미, 셋쓰 일대의 지배자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아리오카성을 비롯해 아마가사키성, 미타성, 그 밖의 수많은 변두리 성에서 농성하는 아라키 병사들의 목숨도 걸려 있다. (P221) 
그는 오다에게 반기를 들 때 만반의 준비를 했다. 보병을 고용했고 철포를 사들였으며 병량 창고를 몇 채나 지어 쌀과 소금을 채웠다. 그래도 아리오카에서 부족한 것이 있다면, 사람이었다.(P280)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전술, 전략 등이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있느냐가 승패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얻으려면 역시 믿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성주는 자고로 위엄을 지키기 위해 저택에 머무르며 경솔히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무라시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보아야 할 것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들어야 할 것은 두 귀로 직접 듣는 신조다. 성안을 둘러보는 무라시게가 누군가를 견책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가신들은 무라시게의 시선을 유독 두려워했다. - P168

아리오카성의 성주가 된 무라시게는 성 안에 숨어 지시만 하지 않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직접 행동에 나서며 앞장서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무라시게는 자신을 위해 모여든 가신들과 백성들에게 신뢰를 쌓았다.

오다를 향해 칼 끝을 겨눈 무라시게는 그와의 일전을 위해 준비를 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오다의 군사인 구로다 간베에가 찾아오는데 무라시게는 그를 죽이지 않고 지하감옥에 가둔다. 쓸모가 있다 생각했던 것일까.

한편 아리오카성에서 겨울, 봄, 여름 순차적으로 기괴한 사건이 발생한다. 겨울의 인질 살해, 봄의 수훈 다툼, 그리고 여름의 철포 저격, 이 세 가지 사건은 부처의 벌이라는 소문이 퍼졌다는 한 점으로 귀결된다.(P460)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부처가 벌을 내린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성 안의 민심은 어지러워지고 군사들은 기강이 해이해진다.
무라시게는 이대로 가다가는 위험하다 생각하고 구로다 간베에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는 그 때마다 힌트를 건넨다.

당시는 전국시대, 다양한 종교들이 난립해 있었다. 
전쟁으로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믿을 곳을 찾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보인다. 종교에 귀의함은 사람과 직업을 가리지 않았다. 하다못해 싸움에 나서야 하는 무사들도 설사 내일 죽게될 운명이여도 기도를 하며 가문의 안녕을 빌었던 것이다.

전쟁은 결국 운이다. 자기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운명으로 사람은 어이없게 죽고, 예상을 뛰어넘어 살아남는다. 수훈을 세우는 것도, 치욕에 빠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운에 따른 것이다. 그 운명의 한복판에서 누가 신불을 믿지 않을 수 있으랴. 무사가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가문의 영예를 위한 일이다. - P222

이 책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믿음이 아닐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신벌보다 주군의 벌을 두려워하라.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백성의 벌을 두려워하라.'
'신하와 백성의 마음이 떠나면 반드시 나라를 잃는 법, 기도하고 사죄해도 그 벌은 피할 수 없으리라.'
'그렇기에 신벌,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만민의 벌이 가장 두려우니라.' - P523



역사에 추리를 가미한 소설이다. 


추리 소설을 간혹 읽는데 역사적 배경에 추리하는 맛까지 곁들여지니 읽는 재미가 더했다. 배경 때문에 무협지를 읽는 느낌도 나고 추리가 뻔하게 흘러가지 않아서 흥미로웠다. 반전의 묘미까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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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4 0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글쓰기 능력은 이제 역사 추리 까지!ㅎㅎ
곧 영상으로 제작 된다고 합니다

흑뢰성!찜! 👆

거리의화가 2022-10-24 08:38   좋아요 2 | URL
오 그렇군요! 영화 제작까지. 영상미가 더해지면 어떨까 궁금합니다ㅎㅎㅎㅎㅎ

희선 2022-10-26 0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신하와 백성의 벌을 두려워하라는 말을 보니, 백성이 하늘이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 말 목민심서에 있는가 봅니다 그뿐 아니라 예전엔 그런 생각 많이 했겠지요 지금도 그럴지... 그러지 않을 것 같기도 하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26 09:15   좋아요 2 | URL
저는 저 구절 보았을 때 맹자가 떠올랐어요^^ 맹자가 주장한 사상이 백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였거든요. 통치자가 저 구절을 염두에 두고 통치를 한다면 백성이 살기 좋을텐데 말입니다. 자기 욕심 채우는데 진심인 통치자들만 가득한듯해서 씁쓸해요ㅠㅠ

mini74 2022-10-30 1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아라키 무라시게 이야기군요. 왜 반기를 들었는지 궁금했는데. 흑뢰성~ 도서관에 있나 한 번 봐야겠어요 ~

거리의화가 2022-10-31 09:05   좋아요 1 | URL
최근작이긴 하지만 아마도 도서관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상호대차로 빌려서 읽었어요^^
 

내 마음의 상태나 그에 뒤따르는 모든 환경은 새롭고 확고하고 대담하며 어쩌면 필사적이기까지 한 행동을 하기에 알맞았다. 내겐 잃을 것이 없었다.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싫은 과거의 황량한 삶으로는 결코 되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지금 하려는 일에서 실패한들 나 말고 고통을 당할 사람이 누가 있는가? 내가 먼 곳에서
‘집에서 먼 곳에서‘라고 말하려 했으나 내게는 집이 없었다―잉글랜드에서 먼 곳에서 죽은들 누가 울어줄 것인가?
고통이야 따르겠지만 나는 고통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죽음 자체에 대해서도 나는 곱게 자란 사람들이 갖는 두려움이 없었고, 차분히 죽음을 지켜본 적도 있었다. 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계획을 세웠다. - P75

돌벽이 있다고 감옥이 되는 건 아니고철창이 있다고 새장이 되는 것은 아니라네.

몸이 건강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한, 특히 자유의 날개를빌릴 수 있고 희망의 별빛의 인도를 받는 한, 위험과 외로움과 불안한 미래는 우리를 짓누르는 악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 P85

아주 쉬운 영어로 말하자 그녀가 통역을 했다. 나는 지식을 넓히고돈을 벌기 위해 어떻게 조국을 떠났는지 설명했다. 그리고 나쁜 일이나 비열한 일만 아니면 쓸모 있는 일은 어떤 것이라도 할 준비가되어 있으며, 유모나 하녀 일이라도 좋고, 내 기운으로 할 수 있다면 집안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 이야기를 들은 베끄 부인의 표정을 살펴보니 마음이 동하는 모양이었다.
"영국 여자들은 모두 모험심이 대단하군요." 그녀가 프랑스어로말했다. "여기 이 여자분처럼 영국 여자들은 모두 대담한가봐요!" - P99

감시라는 방법으로 학교를 다스리는 만큼 베끄 부인은 당연하게도 감시원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이런 도구들의 자질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가장 더러운 일에 가장 더러운 도구를 거리낌없이 쓰고는, 그런 인간들을 즙을 다 짜고 난 오렌지 껍질을 버리듯이 내던졌다. 반면에 깨끗한 용도를 위해서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가장 순수한 금속을 찾아냈다. 그리고 일단 녹이 슬지않은 흠없는 도구를 발견하면 비단과 솜에 싸서 소중히 보관했다.
그러나 그녀의 믿을 만한 도구가 이해관계에 들어맞는 지점을 한치라도 넘어서서 그녀에게 의지하려고 든다면, 남녀 불문하고 큰화를 당할 것이었다. 이해관계야말로 베끄 부인의 성격의 핵심이자 동기의 주요 원천이었고, 삶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 P112

"앞으로 갈 거예요, 뒤돌아 갈 거예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처음에는 사택과 통하는 작은 문을 가리키고 다음에는 교실로 통하는커다란 이중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앞으로 가겠어요." 내가 말했다.
"그런데," 내가 상기되자 오히려 그녀가 냉정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적대감에 부딪히자 나는 도리어 힘이 나고 결심이 확고해졌다. "학생들을 대할 수 있겠어요? 너무 흥분한 건 아니에요?"
그녀는 약간 빈정대는 투였다. 과민한 흥분을 부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 돌처럼 차분해요." 나는 발끝으로 판석을 치며 말했다. "그리고 부인처럼요." 나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덧붙였다. - P118

나는 그 첫 수업과, 그 수업에서 시작된 새로운 인생과 새로운나란 인물에 대한 모든 암시를 잊을 수 없다. 그때 처음으로 소설가나 시인의 이상인 ‘소녀‘와 실제 ‘소녀‘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나는POTE앞줄에 앉은 세명의 귀족자제들은 어린아이를 돌보는 하녀" 따위에게는 영어수업을 받을 수 없다는 결의에 차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전에도 싫어하는 선생을 쫓아내는 데 성공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베끄 부인이 학생들 사이에 인기 없는 선생은 언제라도 내쫓 - P120

고 시원찮은 선생은 자리보전하는 걸 도와주지 않으며, 싸울 힘이나 이길 재주가 없는 선생은 나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스노우 선생님‘을 보며 그들은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다. - P121

빌레뜨는 국제적인 도시였고, 이 학교에는 유럽의거의 모든 나라에서 온 각계각층의 소녀들이 있었다. 라바스꾸르는 국가의 형태는 공화국이 아니었지만, 실제로는 공화국이나 다름없어서 전반적으로 평등이 실현되고 있었다. 베끄 부인의 학교책상에는 백작의 딸과 부르주아의 딸이 나란히 앉았다. 겉모습만보고는 누가 귀족이고 누가 평민인지 알 수 없었다. 단지 귀족들은 오만과 기만이 교묘하게 균형을 이룬 태도를 보이는 반면, 평민들은 훨씬 더 솔직하고 깍듯한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 P124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베끄 부인은 유쾌하고 사랑스럽고 호감을 살 만한 역할은 독차지하고, 성가신 위기가 닥치면 선생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했다. 위기 상황에서 적절하고 신속하게대응해봐야 인기만 떨어질 뿐인 걸 부인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믿을 사람은 나 자신뿐이었다. - P126

"현재 내 관심사는 약속이나 맹세를 해서 이런저런 남자에게 매이는 게 아니라 젊음을 즐기는 거야. 이지도르를 처음 만났을 때, - P139

첫눈에 즐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어. 그 역시 내가 예쁘기만 하만족하리라고 생각했지. 우리가 두마리 나비처럼 만나고 헤어지고 날갯짓을 하며 행복해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하, 그런데 이것 봐! 그는 때로 판사처럼 엄숙한데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남자더라고. 쳇! 난 그런 사색가나 진지하고 열정적인 남자는 밥맛이야!"
나한테는 알프레드 드 아말 대령이 훨씬 더 잘 맞아. 잘생긴 멋쟁이에다 근사한 바람둥이면 돼! 즐거움과 쾌락 만세! 위대한 열정과엄격한 정조 따위 물러가라!"
그녀는 장광설을 늘어놓고 대답을 기다렸으나 나는 아무 말도하지 않았다.
"멋쟁이 대령이 난 좋아." 그녀가 계속 말했다. "그의 라이벌을좋아하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거야. 난 부르주아의 부인 따위 되고 싶지 않아!" - P140

이 아이는 연기를 잘했으며 그 어머니의 연기는 그보다 한수 위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뻔히 알면서도 베끄 부인은 놀랄 정도로 뻔뻔스럽게 그 말을 믿고 걱정하는 시늉을 해냈다.
내게 놀라운 일은 존 선생―젊은 의사는 피핀더러 자기를 그렇게 부르라고 가르쳤고, 우리 모두 그녀를 따라 이렇게 불러서 그것이 습관이 되어버렸으며, 포세뜨가에서는 그 이름만 알고 있었다―이 암암리에 베끄 부인의 술수를 받아들이고 동조했다는이었다. 사실 그는 잠시 우스꽝스럽다는 듯 의아한 표정으로 딸과어머니를 번갈아보다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자문하더니 마침내 기꺼이 이 소극에서 자신에게 할당된 역할을 맡기로 결심했다. 데지레는 아귀처럼 먹어대면서 밤낮으로 침대에서 겅중대고 시트와담요로 텐트를 치고 베개를 쌓아놓고 터키인처럼 길게 눕거나, 심심하면 하녀에게 신발을 던지거나 동생들에게 인상을 쓰는 것으로 기분전환을 했다. - P148

수녀원과 고해성사가 있는 이 나라에서 ‘여자기숙학교‘에 그렇게 젊은 남자가뻔뻔스럽게 드나드는 것은 쉽게 허용되지 않았다. 온 학교가 쑤군대고 부엌에서 속삭이며 시내에 소문이 퍼졌고, 부모들의 비난 편지와 방문이 쇄도했다. 베끄 부인이 심약한 사람이었다면 분명히물러섰을 것이다. 십수군데의 경쟁 학교들에서는 이 잘못 만일이것이 잘못된 조치였다면을 이용해 그녀를 파멸시킬 태세였다. 그러나 베끄 부인은 심약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어느정도는음흉한 구석이 있었음에도, 그녀의 유능한 태도와 숙련된 솜씨, 강인한 성격, 확고한 결의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마음속으로 "브라보!"를 외쳤다. - P153

"베끄 부인에게 젊은 의사에 대해 충고하는 게 낫지. 하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어?"
베끄 부인은 스스로에게 충고한 듯했다. 그녀는 나약하게 행동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우스꽝스러운 꼴이 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사실 극복해야 할 정도로 강한 감정도, 비참하게 고통에 빠질애정도 없었다. 그녀에게는 중요한 사명이, 시간을 채워주고 기분을 전환시켜주고 관심을 분산시켜줄 진정한 일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그녀가 평범한 여자나 남자가 가지지 못한, 진정으로 훌륭한감각을 지닌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런 여러 장점들이 결합되어 그녀는 현명하게 행동했다. 다시 한번, 베끄 부인 브라보! 당신은 편애라는 아바돈"에 맞서서 아주 잘 싸웠고, 그리고 이겼군요!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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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중드를 보기 시작했다. <성한찬란>


캡쳐 이미지에 보이는 두 주인공은 인기 있는 배우들이고 많은 작품에 출연하므로 어느새 나도 익숙하다.

배경은 당연히 CG인듯하지만 유독 아름답게 느껴지던 장면이라 나도 모르게 핸드폰으로 보고 있다 캡쳐를 했다^^;

둘은 연인 관계도 아니고 현재는 남주가 여주를 짝사랑중이다. 다만 여주는 다른 남자와 약혼하기로 되어 있는 상황.

남주는 이때 죽을지도 모르는 전장에 나가게 되었다. 스토리는 참 뻔한데 두 배우의 안타까운 듯한 표정과 연기가 좋아서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당연하듯 이 둘이 커플이 될텐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총 56부작인데 이제 20부 정도 본지라 다 보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초반에 캐릭터가 너무 붕붕 뜨나 싶어 주저했는데 가면 갈수록 볼만하다.




2.


어느덧 단풍철이다. 

사실 아주 화려한 빨강, 노랑보다는 물들기 시작하여 다층적 색감을 자랑할 때가 나는 좋다^^

요즘이 딱 그래서 산책할 때마다 황홀하다.

실물은 훨씬 예쁜데 사진에 다 담기질 않아서 아쉽지만 어쨌든 요즘은 걸어다니며 구경하는 맛이 참 좋다.

이 시기를 충분히 누리고 즐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조금 더 지나면 추워서 돌아다니기 어려운 계절이 되니~^^




3.


어제 저녁 뜬금없이 옆지기가 라이언 술잔 세트를 들이밀었다.

역시 산 건 아니고 어디서 얻었다는데 과연~?

요새 카카오가 말이 많아서 떨이로 파는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술잔은 실용적이라 버릴 일은 없을 것 같다^^




4.


맥북 프로를 사려고 몇 년째 고민을 하고 있다가 겨우 결심이 섰지만 환율이 너무 올라서 포기해야할 것 같다.

400에 살 수 있는 것이 이제 500은 주어야 살 수 있게 되버렸으니.

결심이 너무 늦었다.



5. 


샬롯 브론테의 책으로 몇 년전 <제인에어>는 읽었다.

그래서 주문한 <빌레뜨>를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이 마음에 든다. 

나는 이렇게 주관을 가지고 나아가는 인물을 좋아하는데 내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서다. 


돌벽이 있다고 감옥이 되는 건 아니고

철창이 있다고 새장이 되는 것은 아니라네. (리처드 러블레이스의 시 「감옥에서 앨시아에게」(To Althea, from Prison)


몸이 건강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한, 특히 자유의 날개를 빌릴 수 있고 희망의 별빛의 인도를 받는 한, 위험과 외로움과 불안한 미래는 우리를 짓누르는 악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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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21 13: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단풍이 들었네요 오매 ^^
빌레트 표지는 아무리 봐도 근사합니다
라이언 술잔 귀여워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10-21 13:49   좋아요 4 | URL
네. 남쪽은 11월초쯤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더군요^^ 위쪽 동네라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ㅎㅎ
빌레트 표지 덕분에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네요~^^
라이언 캐릭터는 저도 좋아해서 집에 이것저것 있는데 술잔은 처음이라 좋습니다. 아마도 자주 홀짝이지 않을까 싶어요~ㅋㅋㅋ

mini74 2022-10-21 14: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중드. ㅎㅎ 랑야방 좋아했던 ~ 최근엔 중국웹소설 조카 추천으로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폐후의 귀환? 여장성 ~ 라이언 귀엽습니다. 남편은 코스트코에서 맥북에어 싸게 판다고 문자를 ㅎㅎ 모른척 했습니다 ~ 단풍 좋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21 14:08   좋아요 3 | URL
오 미니님 랑야방 보셨다니^^ 전 아직 못봤는데 이 작품이 스토리가 아주 탄탄하다고 칭찬이 자자하길래 보려고 합니다ㅎㅎㅎ
ㅋㅋㅋㅋ 남편분맘 제맘이네요^^; 옆지기는 맥북프로 비싸져서 어쩌냐며 신나하는듯한 반응ㅠㅠ
단풍 예쁘죠^^

건수하 2022-10-21 14: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제 주변에 중드 좋아하시는 분 한 분 있는데... 거리의화가님도 보시는군요.

라이언 도꾸리 세트 넘 예쁜데요? :)

거리의화가 2022-10-21 14:19   좋아요 2 | URL
오 중드를 보시는 분이 있다니 신기하네요. 제 주변은 하나도 없습니다ㅋㅋㅋ
중드 보다가 중국어 들리면 좋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새 작품 나오면 찾아보고 있어요 물론 현대물은 잘 안보고 고전물만 좋아해요^^*
라이언 귀엽죠^^ 제가 이 캐릭을 좋아하니 가져온 것 같아요^^

건수하 2022-10-21 15:17   좋아요 3 | URL
제 주변에도 많진 않습니다 ㅎㅎ 서재활동도 하시는 분 한 분 계시고 한 분이 더 계신데 그 분은 저의 아버지이십니다 (….) 무협채널에서 보시더란…

거리의화가 2022-10-21 17:03   좋아요 1 | URL
앗 서재활동 하시는 분 중에 계신다구요? 누구신지 제가 잘...ㅠㅠ 아마도 친구로 등록안되어있을수도 있을듯합니다. 무협채널이라면 많지는 않아서 중화TV, AsiaN 등등 그쪽일 것 같고요ㅋㅋ

건수하 2022-10-21 17:19   좋아요 1 | URL
여성주의책같이읽기는 안하시고..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시진 않아서 모르실 수 있어요 :) 그래도 저를 서재로 이끌어준 감사한 분이에요.

바람돌이 2022-10-21 16: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악 라이언이닷. 심지어 술잔이닷! 에코 탐나라. 왜 울 남편은 저런걸 안가져오는것인가? ㅎㅎ
제가 발사믹소스를 직구로 사서 먹는데 오늘 들어가보니 가격이 다 많이 올라있더라구요. 왜 이렇지 하고 고민했는데 환율 오른 생각을 못햇었군요. 화가님 맥북 얘기 들으니 알겠네요. ㅠ.ㅠ 지난번 주문할 때 싸다고 막 좋아하지만 말고 좀 많이 사놓을걸....ㅠ.ㅠ

거리의화가 2022-10-21 17:05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남편분께 이 글을 전달해드려야하는데~ㅎㅎㅎ 술잔 귀엽네요. 청하나 백세주 이런거 먹을 때 좋을듯합니다ㅋㅋ
아... 직구 가격 어마무시합니다. 비타민 등도 다 올라서 이제 국내것만 먹어야할것 같아요ㅜㅜ

단발머리 2022-10-21 17: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풍이 예쁘네요. 가을이 저 모르게 ㅋㅋㅋㅋㅋ 살금살금 왔다갔나요. 저 혼자 겨울이라 저는 춥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빌레뜨> 너무 예뻐요. 저도 책이 있거든요. 진짜.... 실물이 더 예쁜 ㅋㅋㅋㅋㅋ 아름다운 빌레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10-21 17:07   좋아요 3 | URL
그쵸. 요 며칠 날이 춥더니 단풍이 그새 올라왔습니다. 저도 추위는 많이 타서 나갈 때 목도리 칭칭 매고 다녀요. 남편이 오버한다고 하지만 안 추운게 장땡입니다^^;
단발머리님도 빌레뜨 사놓으셨군요^^ 이 달안에 일단 빌레뜨는 읽을 수 있겠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아무래도 읽기 힘들 것 같아요ㅠㅠ 다미여 읽을땐 그것만 읽는 것도 힘들듯해서~ㅎㅎ 암튼 이뻐서 더 만족스러운 빌레뜨입니다! 내용도 재미나네요~ㅋㅋ

서곡 2022-10-21 1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드화면과 단풍이 너무나 잘 어우러집니다 북플 말고 서재로 들어오니 신비로운 스킨도 함께요 킬포는 귀여운 라이언 ㅎㅎㅎ

거리의화가 2022-10-21 17:27   좋아요 2 | URL
네. pc로 들어오면 스킨 보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가을 느낌의 배경이라 더 몰입이 된 것도 있는 듯합니다~ㅎㅎㅎ
다들 라이언을 좋아해주시네요!ㅋㅋ

scott 2022-10-21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드 기본이 오십 부작이여서 멀티 플레이어 인 저도 보다가 어느 순간에 이탈을 ㅎㅎ
술병도 깜찍한걸 안고 오시는
옆지기
가을 단풍 보다 멋져요 ^^

거리의화가 2022-10-21 17:47   좋아요 2 | URL
ㅎㅎㅎ 요즘엔 중드도 웹드나 숏드가 올라오는데 영 제 취향이 아니더라구요 이야기를 강제로 자르니 뭔가 엉성한ㅋㅋㅋ 무협이 특히 긴 것 같아요^^; ㅎㅎ 옆지기에게 칭찬 마니해줘야겠어요*^^*

희선 2022-10-22 0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영상도 가을 같네요 바닥에 가랑잎 떨어진 걸 보니... 저런 곳 실제 걸으면 참 좋겠습니다 지금이 걷기에 좋고 단풍도 예쁘죠 시월이 지나고 십일월이 오면 좀 쓸쓸한 느낌입니다 아직 시월 한주 남았습니다 술잔 예쁘네요 거리의화가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23 08:19   좋아요 2 | URL
저렇게 낙엽이 가득 쌓인 길을 걸어본지 오래되었습니다. 아파트라 쌓이기 전에 다 치워버려서ㅎㅎㅎ
지금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걷기 딱인 듯싶습니다~ 어제도 도서관 왔다갔다하면서 만걸음 넘게 걸었어요ㅋㅋ
희선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Caesar

Today, when someone has to make an important decision, people "You‘re about to cross the Rubicon." Crossing the Rubiconmeans that you‘re about to do something that you can‘t undo. We getthis expression from the story of Julius Caesar‘s return to Rome. - P267

So they gathered together an army and marched downtowards Egypt, ready to attack Caesar. Caesar hadn‘t forgot-ten how to fight, though. He got his own soldiers together anddefeated the Senate army in record time.
Caesar was known for his fast victories. In fact, after one vic-tory, when a friend asked him to describe the battle, he answered,
"I can do it in three words: Veni, Vidi, Vici." In Latin, the languageof the Romans, this meant, "I came, I saw, I conquered!"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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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라고 했지만 그것은적절한 말도 그녀를 제대로 묘사해주는 말도 아니다. 커다란 인형에게도 꼭 맞을 흰 레이스 속옷과 상복 드레스를 입은 얌전한 꼬마의 모습을 떠올리는 데 아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리는 이제 작은 탁자 옆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아서, 희게 칠한 목제 장난감 반짇고리를 그 탁자 위에 올려놓고 감침질을 한답시고손수건을 한장 들고 있었다. 그녀는 참을성 있게 계속 바느질을 했는데, 그녀가 들고 있으니 꼭 꼬챙이 같은 바늘에 가끔 찔려서 흰케임브릭 천 손수건에 작고 빨간 피가 점점이 찍혔다. 그 심술궂은무기가 말을 듣지 않고 평소보다 더 깊이 찌를 때면 그녀는 움찔하면서도 여전히 조용하고 부지런히 바느질을 했고, 그 모습은 열성적이고 여자다웠다. - P24

"자, 우리 아가, 이리 와서 차 마셔야지. 뭘 좀 먹어야지."
그레이엄이 간식을 먹는 동안 그의 옆에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너무나 희극적이었다. 그가 없을 때는 조용하던 아이는 그가 오기만 하면 안달하는 꼬마 참견꾼으로 변했다. 나는 종종 그 아이가 차분히 자기 일이나 챙겼으면 했지만 결코 그러는 법이 없었다. 그녀는 그레이엄 안에서 자신을 잊었다. 아무리 시중을들고 아무리 정성껏 보살펴도 성에 차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그를터키 황제 이상으로 떠받들었다. 그녀는 온갖 접시들을 하나씩 그의 앞에 가져다놓았고, 그가 먹고 싶어할 만한 음식들이 모두 손닿는 곳에 있는데도 무언가 다른 것을 찾곤 했다. - P37

"쉬운 일은 아닐 거야." 그녀는 솔직하게 말했다. "내게 꼼꼼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거의 갇혀 있다시피 지내야 할 테니까.
하지만 최근의 네 생활에 비하면 견딜만할지도 모르지."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물론 그만하면 견딜 만해 보이는 게 마땅하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운명이란 알 수 없는 것이어서 어쩌면 견딜 수 없을지도 몰랐다. 여기 이 방에 갇혀 살면서 남은 청춘을 다 바쳐 남의 고통을 지켜보고 때로는 신경질도 받아주어야하다니! 아무리 좋게 말해도 이미 사라진 추억들도 그다지 행복한건 아닌데! 한순간 가슴이 무너져내렸지만 곧 괜찮아졌다. 불운을현실로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었지만, 나는 원래 상황을 이상화하기엔너무 무미건조한 성격이라 불운을 과장할 수도 없는 사람이었다. - P55

런던으로 떠나면서 나는 독자들의 예상만큼 모험심에 차 있거나 대단한 계획이 있진 않았다. 사실 50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 런던까지 가고 거기 며칠 머물다가 더 머물러야 할 이유를찾지 못하면 돌아올 돈이 충분히 있었다. 그 여행은 목숨을 건 모험이라기보다는 지친 몸을 쉬게 하기 위한 한번의 짧은 휴가였다.
어떤 일을 하든 별로 대단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그렇게 하면 몸과 마음이 안정을 찾을 수 있지만, 거창한 계획은몸과 마음을 열에 들뜨게 하는 법이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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