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초한지 1 원본 초한지 1
견위 지음, 김영문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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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는 초한 전쟁, 항우와 유방 간의 대결로 익히 알려져 있는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책을 쓴 견위는 명나라 신종 때 민간에서 활동하던 문학가로 중국 민간에 전승되던 초한 쟁패의 이야기를 『서한연의전』이라는 이름으로 정본화하였다. 그리고 명나라 말기에 『검소각비평동서한통속연의』가 간행되고 여기에 포함된 『검소각비평서한연의』가 유행하면서 '초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자리를 굳힌다. 여기서 '연의'라는 말을 쓴 것은 정사인 역사에 상상을 가미하여 풀어냈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1권은 조나라에 인질이 된 진나라 왕손 이인으로부터 시작한다. 장사꾼 여불위가 이인을 알아보고 사람과 각종 재화를 투자하고 여불위가 진나라로 가 안국군과 화양부인을 만나 부절을 나누어 이인을 후사로 세우기를 약속받은 뒤 다시 돌아온다. 여불위의 여인을 이인에게 주고 그들 사이에 정이 태어난다. 이인이 진으로 돌아오고 진시황이 황제에 오른 뒤에 여불위는 국상의 자리에까지 오르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렸던 탓에 스스로 목숨을 재촉한 끝에 자결의 운명을 맞는다.

초한지가 재밌어지기 시작하는 때는 장량이 등장하면서부터라고 생각한다. 앞부분은 이를 위한 배경이자 전사에 불과하다. 진시황은 우여곡절 끝에 황제가 되었고 시시각각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서복을 시켜 신선을 찾게 하는 등 영생을 얻는 것에 집착하고 아방궁, 황릉 조성에 백성을 동원하는 등 신임을 잃으면서 진승과 오광을 시작으로 장량, 항량과 항우, 유방 등의 군사들이 일어서며 진의 수레바퀴는 기운다.

장량은 한나라에서 재상을 지냈는데 진시황이 한나라를 멸망시켰기 때문에(진은 한나라를 가장 먼저 멸망시키고, 이후 조->위->초->연->제를 차례로 멸망시키면서 전국을 통일하게 된다) 그에게 원한이 있었다. 그러다 마을에서 역사(장사)를 만난 뒤 뜻이 맞은 두 사람은 의기투합한다. 진시황이 양무현을 지나간다는 소식을 들은 장량은 역사로 하여금 수레를 공격하게 했으나 안타깝게도 일은 미수에 그치고 역사는 목숨을 잃는다.

진시황이 또 동쪽으로 순행을 떠났는데 회계성 사거리에서 어떤 소년 장사가 달려나와 칼로 자신을 공격했다. 이 때 한 노인이 황급히 제지하며 말했다.
"안 된다 대장부가 자손만대에까지 전해질 불후의 공적을 세워야지, 어찌 자객 따위의 행동을 본받으려 한단 말이냐?"
그러자 소년이 마침내 행동을 멈추었다. 이들은 누구인가? 노인의 성은 항(項), 이름은 량(梁)이고, 소년의 성은 항(項), 이름은 적(籍)이으로 자는 우(羽)였다. (P141)
항량과 항우의 등장이다.

진시황은 민심도 잃었지만 주변에 있던 조고와 이사 같은 간신에 놀아났던 것도 국운울 기울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황제는 죽기 전 이사에게 부소를 임금으로 옹립하라는 유조를 내렸지만 조고는 이사를 조정하여 명령을 받들지 않는다.
조고가 이사에게 말하기를 "대장부는 하루라도 권력을 놓쳐서는 안 되오. 권력이 없으면 벼슬과 은총이 사라져서 몸이 위태롭게 되오. 저는 승상을 위해 유조를 고쳐 공자 호해를 옹립하려고 하는데 승상의 뜻은 어떤지 모르겠소." (P145)
결국 이사와 조고는 유조를 고친 뒤 형인 부소는 사약을 마셔 죽게 하고 동생인 호해를 왕위에 옹립한다.

초나라 항량은 회계성에서 군대를 일으키고 영포 등 힘센 장수들을 받아들이면서 세력을 키웠다. 항량은 이 때 모사 범증에 대한 명성을 듣고 그를 초빙한다.
"장군께서는 대대로 초나라를 보좌한 가문의 후예답게 이런 의거를 일으키셨으니 천하의 민의가 귀의하고 만민의 여망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장군의 위엄과 무용이 미치는 곳이라면 어느 누가 기꺼이 복종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범증의 방략과 대책은 모두 적절하고도 타당했다. 항량은 매우 기뻐하며 자신들의 만남이 너무 늦었다고 탄식했다. (P179~180)

유방은 하후영, 번쾌 등 주요 장수 등 10만의 군사를 이끌고 장량 일행과 의기 투합한다. 그리고 강렬한 만남 항량과 한신이 있었다.
항량은 처음에 한신의 용모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를 등용하지 않으려 했는데 범증이 그의 비범한 기개를 보고 그를 등용할 것을 종용한다.
"이 사람은 외모가 깡말랐지만 가슴속에 뛰어난 지략을 품고 있습니다. 만약 이 사람을 내치면 현인들이 귀의할 길이 막힐까 두렵습니다." 항량은 범증의 말에 따라 한신을 막하에서 명령에 따르게 했다. (P189) 한신은 가난하게 살아서 갖은 모욕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시비 거는 이를 공격할 수 없어 바지 가랑이 사이로 기어간 일도 있었다.

조고의 횡포로 나날이 기울어가는 진나라였으나 그럼에도 장함이라는 명장이 있었다.
"그대가 대장의 몸으로 저들을 쓸어버리지 않고 좌시하다가 마침내 반란군이 창궐하면 아마도 이곳 진나라 땅으로 쳐들어와 도성까지 뒤흔들 것이오. 그때 가서 후회한들 어찌 미칠 수 있겠소?" 장함이 말했다. "이제 바야흐로 상소문을 올리고 출정하려던 참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승상께서 대책을 논의하려고 저를 부르셨습니다. 출병은 신속함을 귀하게 여기니 지체할 수 없습니다. 오늘 당장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P191) 이사를 죽이고 이미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조고였는데 각지에서 반란을 일으켰으니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드디어 장함, 사마흔, 동예, 이유 등 정예병 30만을 꾸린 진나라 군대도 출정하게 된다.

진나라 군대는 초나라 군대에 맞서 싸웠으나 패하여 세 갈래로 갈라져 장함은 정도로 달아나고, 사마흔과 동예는 복양, 이유는 옹구로 달아난다. 장함은 정도에 들어가 군사를 주둔한 뒤 성을 지키며 영포와 싸우려 하지 않았다. 지연 전략이었다. 하지만 항량은 영포가 공격을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고 있다 생각하여 꾸짖는다. 이후 억지로 공격을 했다가 대패하자 항량은 초조해진다. 이 때 한신과 송의 등이 간언을 하였다.
"나는 회계에서 군사를 일으킨 이래 가는 곳마다 적수가 없었다. 이까짓 외로운 성 하나를 쳐부수는 것이 무에 어려울 게 있겠느냐? 장함은 내 이름만 듣고도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인데, 어찌 감히 성을 나와 우리 진채를 칠 수 있겠느냐?" (P198) 그날 밤 장함은 장졸들을 배불리 먹이고 나무 막대를 입에 물린 채 성문을 열었다. 그는 삼군을 통솔하고 몰래 두 길로 나누어 초나라 진채로 쳐들어갔다. ... 이때 항량은 이미 술에 취해 일어날 수 없었다. (P199) 부하들의 고언은 외면한 채 안일함에 빠져 술에 취해 자고 있던 항량은 상대의 칼에 참수되는 운명을 맞고 만다.
물론 이후 항우가 장함을 무찌르기는 한다. 진나라 군대가 연이어 대패하고 물러설 곳이 없게 된 장함은 항우에게 눈물을 흘리며 받아달라 간청한다.

마침내 진나라 수도 황궁까지 들어오게 된 유방은 황제의 항복을 받아들이고 전각의 웅장함과 규모의 방대함과 화려함에 놀란다. 패공은 진나라 궁궐의 화려한 휘장, 명마, 명견, 보옥, 비빈과 미희 1000여 명을 보고 그곳에 거주하고 싶어하며 휘하 장수들에게 말했다. "진나라의 부귀가 이런 경지에까지 이르렀구려! 내가 이제 이곳에 거주하며 민심을 편안하게 하면서 제후들이 서로 쟁탈하지 못하게 하고 싶소." (P279) 이 때 휘하 장수 번쾌와 장량, 소하가 직간하여 본인의 생각을 내려놓는다. 휘하에 이런 인물들이 있다는 것은 유방에게 큰 재산이었다. 만약 이 때 눈치 보며 간언해주는 이가 없었다면 스스로의 운명을 재촉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방이 먼저 관중에 도착했으므로 초 회왕의 유지에 따르면 본래 항우는 패자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항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범증은 항우에게 유방을 죽이지 않으면 뒷날 우환이 될 것이라며 세 가지 계책을 내놓았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범증은 유방을 죽일 장사, 항장을 만난다. 그는 항우의 친척이었다. 범증은 귓속말로 항장에게 말했다. "주군은 사람됨이 성격은 강하지만 결단력이 없다. 오늘 유방을 놓아주면 뒷날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것이다. 너는 칼춤을 추며 즐기는 척하다가 유방을 죽여라. 그럼 너는 큰 공을 세우게 된다." (P315) 장량은 항장의 칼춤을 보고 패공을 죽일 의도가 있음을 알아챘다. 그는 황급히 눈을 들어 항백을 쳐다보았다. 항백은 칼을 들고 항장에 맞서 칼춤을 추며 줄곧 자신의 몸으로 패공을 보호하려 했다. 범증은 항백을 깊이 원망했고 장량은 사태가 위급하다고 보았다. (P316) "그대는 누구를 위해 죽으려 하는가? "진나라는 범과 늑대의 마음을 가지고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사람을 죽였고, ... 신이 죽음을 무릅쓰고 끼어든 것은 첫째 목이 말라서이고, 둘째 패공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것입니다." 항우는 노여움을 누그러뜨리고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패공에게 이런 참승이 있다니."(P320) 범증의 계획은 이로써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항우 곁에는 많은 장수들이 있었지만 범증 말고는 모사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었던 것 같아 아쉽다.

아무튼 항우는 초 회왕과의 약속을 어기고 서초 패왕에 등극한다. "나는 초 땅에서 태어났고, 회수(淮) 이북은 서초(楚)가 되므로 여러 신료께서 조서를 초하여 나를 서초 패왕으로 삼아 천하에 반포하도록 하시오." (P346) 유방은 한왕에 봉해진다.

1권의 마지막에서 한신은 항우를 떠나 유방에게로 가는 장면이 나온다. 항우는 서초 패왕에 등극했으나 의제를 죽이고 팽성으로 천도하기 위해 무리하여 점점 인심을 잃는 등 스스로의 위치를 좁게 만든다. 주변의 모사들이 떠나는 것은 분명 스스로에게 좋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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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04 2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삼국지에는 제갈량이, 초한지에는 장량이 있어야 재밌어지죠. ㅎㅎ

거리의화가 2023-02-05 07:38   좋아요 0 | URL
초한지를 드라마로만 봤었고 소설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재밌네요~ㅎㅎㅎ 장량부터 온갖 인물들이 등장해서 전략 짜고 사람들과 회합하고 다투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더군요. 이후 과정도 재미날 것 같습니다ㅎㅎㅎ

희선 2023-02-05 0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나라 왕이라면 자기만 생각하면 안 되겠지요 두루두루 살피고 백성을 생각해야죠 그러지 않으면 신하 마음이 떠나겠습니다 왕이 신하를 잘 보고 뽑아야 할 텐데... 그것도 쉽지 않겠네요 왕이 자기 생각에만 빠져서 옳은 말을 못 들을 때도 있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02-05 07:40   좋아요 0 | URL
왕이 스스로 중심을 못 잡으니까 주변에 간신들의 소리만 들어오는 것도 있는 것 같구요. 궁궐 짓고 공사하고 정권의 정당성을 위해 무리하게 천도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백성들이 힘들었겠다 생각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러면 망하는 것 같아요.
 

마침내 조정의 논의에 부쳐 국문한 결과 사사롭게 초나라 도적과 내통하여 사직을 위태롭게 했으므로 오형(五刑) 중에서 요참(腰斬)형에 처하고 삼족을 멸하라는 판결이 났다. 함양 저잣거리에서 이사를 포박하자 이사는 둘째 아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너와 다시 황구(黃狗)를 끌고 상채(上蔡, 허난성 상차이현上蔡縣)의 동문 밖으로 나가 토끼몰이를 즐기려고 했는데, 이제 어떻게 그 일을 이룰 수 있겠느냐?"
부자는 마침내 대성통곡했다. 이어서 이사의 허리를 잘라 죽이고 삼족을 멸했다. - P225

장량은 육도삼략三略)을 강론하며 뜻을 자세히풀이해주었다. 수시로 질문하고, 수시로 대답하는 과정에서 패공은 뜻이 통하지 않는 글자가 한 글자도 없이 분명하게 이해했다. 마치 이전에연구해본 적이 있는 사람 같았다. 장량은 속으로 감탄했다.
‘나는 황석공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이래 강론해주는 사람이 없어서막연하고 무지한 상태로 지냈다. 그런데 오늘 패공에게 알려주니 한 글자도 막힘이 없다. 나는 수년 간 숙독하고서야 분명히 알게 되었다. 진실로 패공의 총명함은 하늘이 내려준 것이지, 인간의 힘으로 얻을 수있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영명하고 어질고 지혜로운 군주로다!‘ - P260

조고는 일을 타당하게 처리하고 나서자신의 사저로 돌아갔다. 그러자 자영이 두 아들을 불러 몰래 일렀다.
"지금 조고 승상은 황제 폐하를 시해한 자다. 신료들이 자신을 죽일까봐 두려워하며 거짓으로 대의를 내세워 나를 보위에 올리려고 내게 목욕재계를 시켜 종묘에 고한 뒤 옥새를 받으라고 한다. 너희는 한담, 이필과 군사를 이끌고 재궁(宮) 밖에 매복하여라. 내가 병을 핑계로가지 않으면 조고가 틀림없이 직접 올 것이다. 그자가 오면 복병을 이끌고 와서 그자를 죽여라. 그럼 너희 숙부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 것이다." - P269

패공은 진나라 궁궐의화려한 휘장, 명마, 명견, 보옥, 비빈과 미희美姬) 1000여 명을 보고 그곳에 거주하고 싶어하며 휘하 장수들에게 말했다.
"진나라의 부귀가 이런 경지에까지 이르렀구려! 내가 이제 이곳에 거주하며 민심을 편안하게 하면서 제후들이 서로 쟁탈하지 못하게 하고싶소."
번쾌가 간언을 올렸다.
"패공께서는 천하를 소유하고 싶으십니까, 아니면 그냥 부자 늙은이가 되고 싶으십니까? 이 사치스럽고 화려한 물건은 모두 진나라를 멸망시킨 원인입니다. 패공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물건을 사용하려 하십니까? 조속히 패상으로 회군하시길 바랍니다. 궁궐에 머무르셔서는 안됩니다."
패공이 듣지 않자 장량이 다시 직간했다.
"대저 안으로 미색에 탐닉하거나, 밖으로 사냥에 빠져들거나, 맛있는술과 아름다운 음악을 즐기거나, 높은 건물과 조각한 담장에 미치는등 이중에서 한 가지만 저지르고도 멸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었습니다.
진나라가 무도했기 때문에 주군께서 이곳으로 오실 수 있었습니다. - P279

저는 ‘먼저 관중에 들어간 사람이 왕이 된다‘는 회왕 전하의 약속을 받들고 왔습니다. 이제 제가 먼저 관중으로 들어왔으니 관중왕의자격으로 여러 어르신과 약삼장(三章)12을 제정하고자 합니다.
첫째, 살인한 자는 죽인다. 둘째, 사람을 해치거나 도적질한 자에게는죄를 내린다. 셋째, 나머지 죄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처벌한다. 이 세가지로 진나라의 가혹한 법률을 없애겠습니다. 모든 관리와 백성들은옛날처럼 편안히 살면 됩니다. 무릇 제가 이곳에 온 까닭은 여러 어르신을 위해 해악을 제거하려 함이니 여러분을 침탈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또 제가 패상으로 회군한 까닭은제후들이 오기를 기다려 약속을 정하기 위함입니다."
패공은 말을 마치고 각각 자신의 현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 P281

홍문에서 항우는 창과 방패 벌여놓고,
진나라 망국 축하하며 포위망을 펼쳤다네.
오늘 만약 번쾌가 힘을 쓰지 않았다면,
鴻門項列戈,
宴賞亡秦布網羅.
今日若非樊噲力, - P321

패공이 어떻게 한나라 산하 얻었으랴? 沛公焉得漢山河. - P322

진시황 죽은 뒤에 누가 그를 생각할까?
호해가 죽은 뒤에도 슬픈 생각 나지 않네.
오로지 자영이 지도에서 주살되었을 때,
원통한 구름 근심의 비가 누대를 에워쌌네.
始皇死後誰人念,
胡亥身亡竟不哀.
惟有子嬰誅朝道,
怨雲愁雨鎖樓臺,
진나라 백성은 자영이 살해되자 태양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일제히 고함을 질렀다. 천지가 진동했다. 그들은 모두 패공이 덕망을 갖추었으므로 만대까지 임금이 될 것이나 노공은 어질지 못하여 멸문지화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공 항우는 이 말을 듣고 대로했다. - P336

항우가 말했다.
"왕호는 비록 옛날 사적에는 합치되나 지금에는 맞지 않소. 패업은비록 지금에는 합치되나 옛날 사적과 다 맞지는 않소. 만약 고금에 맞는 것을 겸유하게 한다면 초패왕(王)이라고 일컫는 것이 좋을 듯하오. 나는 초 땅에서 태어났고, 회수(淮) 이북은 서초(楚)가 되므로여러 신료께서 조서를 초하여 나를 서초 패왕으로 삼아 천하에 반포하도록 하시오." - P346

한왕은 군영으로 돌아와서 즉시 대소 장수들에게 서둘러 길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그리하여 장수들은 인마를 모두 정비하여 인솔하고 한왕을 촘촘히 에워싼 채 함양을 떠났다. 관중의 백성들만 한왕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노인을 부축하고 아이까지 동반하고 나와 길을 가득메웠다. 땅에 엎드려 슬피 우는 백성이 어찌 수만에 그치랴? 그 우두머리 중 수십 명의 노인이 말했다.
"우리는 대왕마마께서 관중의 주인이 되실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지금 대왕마마께서 한중으로 가시리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또언제 동쪽으로 돌아오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다시 천안을 뵐 수 있을는지요?"
그들은 수레 끌채와 수레바퀴를 부여잡고 차마 한왕을 보내려 하지않았다. 한왕은 그들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여러분! 각자가 편안히 생업에 힘쓰며 다른 마음을 먹지 마시오. 뒷날 관중으로 들어와서 다시 뵙겠습니다." - P373

"그는 회음 사람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걸식을 했기에 사람들이대부분 그를 천시했소. 범증이 여러 번 천거했지만 패왕이 등용하지 않고, 겨우 지극낭관 직책만 맡겼을 뿐이오. 일전에 이 책문을 올렸지만패왕은 문서를 찢어버리고 그 사람을 문책하려 했는데, 내가 말려서 풀려났소."
장량은 더이상 문서를 뒤적거리지 않고 그가 바로 홍문연에서 만난사람이라 짐작하고 마음속으로 몰래 기뻐하며 누각을 내려왔다. 장량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나라를 보좌한 재상으로는 정말 강태공과 비견할 만하고 군사를 부리는 일은 손무도 이 사람보다 낫지 않다. 항우가 이 사람을 잡지 않으면 사직을 망치겠고 한왕이 이 사람을 등용하면 산하를 얻겠구나." - P394

한생은 계단 아래로 내려가서 하늘을 우러러 길게 탄식했다.
"원숭이의 머리를 감기고 관(冠)을 씌워놓은 것이 초나라 사람이라더니 지금 보니 과연 그렇구나!"
패왕은 보좌에 앉아서 문득 이 말을 듣고 진평에게 물었다.
"저게 무슨 말이오?"
진평이 감히 숨기지 못하고 앞으로 나와 아뢰었다.
"저것은 폐하를 헐뜯는 말입니다. 원숭이로 폐하를 비유하고 있습니다. 원숭이가 비록 관모를 쓰고 있지만 그 마음은 사람이 아니며, 또원숭이는 오래 참는 마음이 없어서 사람의 의관을 하고 있더라도 마음이 조급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원숭이는 사람의 의관을 하고 있더라도 끝내 사람의 본성을 갖지 못하므로 쓰고 있는 관모를 찢어버리지않아도 반드시 저절로 패망한다는 뜻입니다."
패왕은 그 말을 듣고 고성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늙다리 짐승 같은 놈! 저 영감탱이가 감히 짐을 모욕하다니!"
그리고 좌우 지극낭관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저 늙은 역적 놈을 함양 저잣거리로 끌고 가서 기름솥에 삶아 죽여라!" - P402

금 장군께서 사람들 뒤에서 평범하게 사시는 건 아직 진정한 주군을 만나지 못해 원수의 자질이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진정한 주군을 만나 말과 계책이 받아들여지면 천지를 움직이고 풍운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앉아서 중원을 진압한 뒤 출입할 때 벽제 - P416

하며 제후왕의 영예를 누리고 천자의 신하로서 가장 고귀한 지위에 올라 오늘의 평범한 삶과는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하실 것입니다."
장량의 말이 이 대목에 이르자 한신은 자신도 모르게 장탄식을 내뱉으며 울분을 터뜨렸다.
"선생의 말씀을 들으니 마치 마음을 서로 비추어보는 듯합니다…" - P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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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未】 內史勝滅韓虜韓王安以其地置潁川郡

【癸酉】 王翦擊趙軍大破之遂克邯鄲虜趙王遷

○ 燕太子丹怨王欲報之將軍樊於期得罪亡之燕太子受而舍之太子聞衛人荊軻之賢卑辭厚禮而請見之欲使劫秦王反諸侯侵地不可因刺殺之軻曰今行而無信則秦未可親也誠得樊將軍首與燕督亢之地圖奉獻秦王秦王必說(悅)見臣臣乃有以報乃私見樊於期曰聞購將軍首金千斤邑萬家願得將軍之首以獻秦王秦王必喜而見臣臣左手把其袖右手揕其胸則將軍之仇報而燕見陵之愧除矣樊於期曰 此臣之日夜切齒腐心也遂自刎以函盛其首太子豫求天下之利匕首使工以藥焠之以試人血濡縷人無不立死者乃遣入秦

【甲戌】 荊軻至咸陽王大喜朝服設九賓而見之荊軻奉圖以進於王圖窮而匕首見因把王袖而揕之未至身王驚起袖絶荊軻逐王王環柱而走秦法群臣侍殿上者不得操尺寸之兵左右以手共搏之且曰王負劍負劍王遂拔劍以擊荊軻斷其左股遂體解以徇於是益發兵伐燕戰於易水之西大破之燕王斬丹獻王王復進兵攻之

○ 王問於將軍李信曰吾欲取荊於將軍度用幾何人而足李信曰不過用二十萬問王翦王翦曰非六十萬人不可曰王將軍老矣何怯也遂使李信蒙恬將二十萬人伐楚

【丙子】 王賁伐魏魏王假降殺之遂滅魏楚人大敗李信李信犇還王翦曰必不得已用臣非六十萬人不可於是將六十萬人伐楚

【戊寅】 王翦虜楚王負芻以其地置楚郡

【己卯】 王賁攻遼東虜燕王喜

溫公曰燕丹不勝一朝之忿以犯虎狼之秦輕慮淺謀挑怨速禍使召公之廟不祀忽諸罪孰大焉而論者或謂之賢豈不過哉夫爲國家者任官以才立政以禮懷民以仁交隣以信是以官得其人政得其節百姓懷其德四隣親其義夫如是則國家安如磐石熾如焱火觸之者碎犯之者焦雖有彊暴之國尙何足畏哉丹釋此不爲顧以萬乘之國決匹夫之怒逞盜賊之謀功墮(隳)身僇社稷爲墟不亦悲哉夫其膝行蒲伏(匍匐)非恭也復言重諾非信也糜金散玉非惠也刎頸決腹非勇也要之謀不遠而動不義其楚白公勝之流乎荊軻懷其豢養之私不顧七族欲以尺八匕首彊燕而弱秦不亦愚乎

○ 初齊事秦謹與諸侯信齊亦東邊海上秦日夜攻三晉燕楚五國各自救以故齊王建立四十餘年不受兵後齊相及賓客多受秦間金勸王朝秦不修攻戰之備不助五國攻秦秦以故得滅五國

진나라가 한->조->위->초->연->제를 멸하며 전국을 통일

연나라의 태자 단은 위나라의 형가를 이용하여 진시황을 죽이려했으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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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1 - 3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1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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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를 외면해야 버틸 수 있는 세월이다. 동학 집단의 분열은 오래되었지만 사이비 교도까지 탄생할 지경이 되었다. 동학은 늙었고 해외에 있던 임시정부는 동력을 잃었다. 환의 죽음, 길상이와 의돈이의 체포가 독립 운동의 한 시기가 종료되었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농촌은 지주와 마름의 횡포로 소작인들은 점점 농사를 포기하고 산촌으로 내몰린다. 그리고 스스로를 놓아버린 기화(봉순)의 운명은 애처롭고 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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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2-04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 넘 슬프네요.. 저 13권인데 아직도 1930년이예요. 광복까지 한참 남았어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3-02-04 22:08   좋아요 0 | URL
13권도 슬픈가요? 왠지 12권도 슬플 것 같은 예감이ㅠㅠ

독서괭 2023-02-05 11:03   좋아요 1 | URL
12,13권은 인물보다는 역사에 대한 슬픔이 좀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ㅠㅠ

바람돌이 2023-02-04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지가 3부부터는 좀 동력이 떨어졌던 기억이..... 1,2부는 진짜 와 어떻게 이런 글을 쓰지? 어떻게 이렇게 인간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지하면서 읽었거든요. 뭐 1,2부에 비해서라는거지 그래도 토지는 토지니까..... ^^ 이제 반 왔네요. 화이팅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3-02-04 22:09   좋아요 0 | URL
인물 교체도 많이 되었고 또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슬프게 흘러가는 탓도 있는 것 같아요.
1,2부는 좀 스펙타클한 사건들도 다양하게 있었고...ㅎㅎ 암튼 남은 분량도 힘내보겠습니다^^
 

느릿느릿 세 번이나 진흙탕에서 신발 건져,
황석 선생 비방 적힌 책 한 권을 얻었다네.
逡巡三進泥中履,
爭得先生一卷書
장량은 노인 앞에 꿇어앉아 간절하게 말했다.
"크신 성함을 알고 싶습니다."
노인이 말했다.
"잘 기억하거라. 13년 뒤 곡성(城)10 동쪽에 어떤 임금을 장사 지내게 될 것이다. 그 빈 땅에서 황석(黃石)을 하나 얻을 것인데 그것이 바로나다. " - P139

동남쪽 패현에 당도하자 뭔가왕성한 기운이 서려 있는 듯했다. 진시황은 이곳에 틀림없이 이인(異人)이 있을 것으로 여기고 세밀하게 방문 조사하고 혹시 그런 사람이 있으면 바로 주살하여 후환을 없애라고 분부했다. 그러자 이사가 말했다.
"구름 기운이 출몰하는 것은 우연에 불과합니다. 폐하께서는 무슨걱정을 그리 심하게 하십니까? 만약 사람을 보내 조사하다 백성을 동요시켜 오히려 다른 우환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진시황이 말했다.
"경의 말이 옳소." - P140

항우가 대답했다.
"글쓰기는 이름을 쓰는 기술에 불과하고, 검술은 한 명을 상대하는기술에 불과합니다."
항량이 말했다.
"그럼 이제 뭘 배우고 싶으냐?"
항우가 말했다.
"저는 만 명의 적과 상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 P142

어사가 일이 끝났음을 보고하자 이사가 간언을 올렸다.
"폐하의 순행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온갖 변고가 생겨 나라의 상서로움이 증명되지 못하고 있으니 백성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할까두렵습니다. 차라리 어가를 돌려 돌아가셔서 변방의 방비를 엄정히 하시고 나라 안을 편안하게 위무하시면서 두 손을 모으고 무위(無爲)의정치를 하시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그럼 저절로 무사하게 될 터인데, 하필이면 어가를 멀리까지 몰고 나가 사단을 만들며 온종일 불편해하실 필요가 있습니까?"
시황제는 이사의 말에 따라 어가를 되돌렸다. - P143

"부소는 현명하고 결단력이 있으며 강직하고 전도유망하오. 평소에공과 잘 지내지 못했는데 만약 임금이 되면 몽염을 승상으로 삼고 공의 인수를 빼앗아 그에게 줄 것이오. 그럼 공은 고향으로 쫓겨나 서민으로 강등되어 서서히 화를 당할 것이고 결국 죽은 뒤 장사 지낼 땅도찾지 못할 것이오. 공은 어찌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하시오?"
이사는 오랫동안 깊이 신음하다 말했다.
"공의 말에도 일리는 있지만 폐하의 마지막 부탁을 차마 저버릴 수없소."
조고가 말했다.
"마지막 부탁을 따르다가 몸이 위태로워지는 것과 마지막 부탁을 저버리고 권력을 오래 유지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게 더 나은 일이오? - P145

몽염이 다급하게 제지하며 말했다.
"황상께서는 신에게 30만 군사를 이끌고 변방을 지키라 하셨고, 또태자마마를 이곳에 오래 머물게 하며 군사를 감독하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이것은 천하의 중임입니다. 이렇게 중임을 맡기시고도 사약을 내리시다니요? 이는 아마도 중간에 속임수가 있는 듯합니다. 직접 만나뵙고 사정을 아뢴 뒤 과연 거짓이 아니라면 그때 죽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부소가 말했다.
"군부의 명령이 이미 내려졌으므로 거스를 수 없소. 어명이 당도했는데 그것이 어찌 사실이 아니겠소? 만약 다시 주청을 올린다면 더욱더불효를 더하는 일이 될 것이오."
부소는 마침내 독주를 마시고 죽었다. - P148

자영이 간언을 올렸다.
"몽씨는 진나라의 대신이고 모사입니다. 그가 어느 날 버려지면 이로써 절개를 지키려는 사람이 없어질 것입니다. 이 일로 신료들은 믿음을갖지 못할 것이고 투사들은 굳은 의지를 버릴 것입니다."
진이세는 자영의 간언을 듣지 않고 몽씨의 구족(九族)을 몰살하려했다. 몽염은 그 소식을 듣고 탄식했다.
"나는 많은 공을 세워진나라 3세 동안 신임을 받았고 지금도 군사30여 만을 거느리고 있다. 이 세력만으로도 충분히 반란을 일으킬 수있다. 그러나 차라리 대의를 지킬지언정 망령되이 행동하지 않는 것은감히 선조의 가르침을 욕되게 할 수 없고 선왕의 은혜를 잊을 수 없기때문이다."
그리고 끝내 짐독을 마시고 죽었다. - P152

유방이 뱀을 벤 뒤 사방에서 귀의해오는 사람이 수백 명이 되자 그의 위엄과 명성이 자못 주위를 진동하게 했다. 패현의 관리소하(蕭何)와조참(曹參)은 진나라가 더욱 포악하게 변해가고 세금과 부역을 과중하게 부과하는 것을 보고 패현 현령을 보좌하여 사람들을 모아 진나라에 반란을 일으키기로 했다. 그리하여 번쾌에게 유방을 불러와 함께 상의하자고 했다. 유방은 번쾌와 함께 수백 명의 휘하 인원을 거느리고패현으로 왔다. - P158

아내가 이아이를 낳을 때 집안에서 봉황 다섯 마리가 우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성장하면 틀림없이 귀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마을에도 세도 있는 집안 자제들이 있지만 모두 어리석어 제 딸의 배필이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런데 마침 장군의 모습을 뵈니 힘은 솥을 들어올릴 정도고, 용기는 만 명의 적을 상대할 만합니다. 그리고 의군을 일으켜 천하 평정에 뜻을 두고 계시니 진정 세상을 덮을 만한 영웅이십니다. 부디 제 여식을 배필로 삼아주십시오."
항우는 바로 일어나 재배하며 감사 인사를 올렸다. 우공은 우희(虞姫)를 불러 항우에게 인사를 시켰다. - P171

환초가 말했다.
"영 장군의 무예와 용력은 천하무적입니다. 옛날에 여산 공사장에서노역을 하다 도망친 뒤 장강을 건너 저에게 투신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영 장군을 머물게 하고 여비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어진 주인을 만나면 합심하여 보좌하고 함께 부귀를 도모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전에 이곳에서 의군을 모아 거병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확신하지 못했는데 뜻밖에도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영포가 말했다.
"어려운 일인데도 장군께서 의군을 일으켰으니 저도 이에 호응하고싶습니다."
항우는 매우 기뻐하며 영포를 인도하여 항량을 만나게 해주었다. 항량도 기뻐하며 이렇게 말했다.
"천군만마를 얻기는 쉽지만 훌륭한 장수 한 명을 얻기는 어렵소. 지금영 장군을 만났으니 마치 만리장성을 얻은 듯하오." - P174

지금의 대책을 말씀드리면 먼저 초왕의 후예를 옹립하여 사람들의 여망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럼 천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항 장군은 자신을 위하지 않고 초왕의 후예를 옹립하여육국의 원수를 갚으려 하시니 이는 진실로 천하의 의거다.‘ 이렇게 되면 민심이 기꺼이 복종하고 제후들도 호응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비록 진나라가 강하다 하더라도 일거에 격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항량이 말했다.
"참으로 훌륭한 대책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범증을 군사로 삼고 바로 사람을 보내 초왕의 후예를 두루 찾게 했다. - P182

"너는 늘 칼을 차고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그 칼로 나를 찌를 수 있겠느냐? 찌를 수 없다면 내 가랑이 아래로 지나가야 한다!"
그러자 한신은 고개를 숙이고 가랑이 아래로 기어갔다. 시장 사람들은 모두 그를 비웃으며 겁쟁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관상을 잘 보는허부(負)라는 사람이 한신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왕후장상이 될 만한 고귀한 관상을 갖고 있소. 틀림없이 천하의 대장군이 될 것이며 부귀를 누림이 가볍지 않을 것이오."
한신이 웃으며 말했다.
"하루에 밥 한 끼도 못 먹는 주제에 무슨 부귀를 바랄 수 있겠소?" - P190

항량이 대로하여 말했다.
"나는 회계에서 군사를 일으킨 이래 가는 곳마다 적수가 없었다. 이까짓 외로운 성 하나를 쳐부수는 것이 무에 어려울 게 있겠느냐? 장함은 내 이름만 듣고도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인데, 어찌 감히 성을 나와우리 진채를 칠 수 있겠느냐? 너 따위가 대체 무엇이기에 감히 함부로 - P198

계책을 운운하며 우리 군사의 사기를 떨어뜨린단 말이냐?"
장함은 결국 한신을 문밖으로 끌어내게 했다. 송의가 한신의 계책을듣고 황급히 말했다.
"전투에 승리한 뒤 장수가 교만해지고 병졸이 나태해지면 반드시 패배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병졸들은 나태해진 지 오래입니다. 진나라는지금 성안에 포위되어 곤경에 처한 듯 보이지만 연일 정예군을 잘 먹이며 힘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또 장함은 진나라의 명장이라 갑사(甲士)를부리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진실로 장함은 한신의 말처럼 이해관계를잘 파악하는 자이니 한신의 말도 훌륭한 계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량은 더욱더 송의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날 밤 장함은 과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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