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대에 속한 것들은 모두가 닮는법이다. 어느 시기의 시집에 삽화를 그린 화가들은 당시 금융회사들을 위해 작업한 화가들과 동일한 인물이다. 그러므로콩브레의 식료품상 진열대에 걸렸던 『파리의 노트르담』이나제라르 드 네르발의 작품들을 가장 잘 상기시켜 준 것은 바로이런 강(江)의 신들이 떠받치는 직사각형 꽃 장식 테두리가 쳐진 상수도 회사의 기명증권이었다. - P56

아버지는 주저 없이 내가 예전에 콩브레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에 썼던 짧은 산문시를 가져오라고 하셨다. 나는 그글을 어떤 열광 상태에서 썼으므로 그 열광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틀림없이 전달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르푸아씨의 마음은 사로잡지 못했는지 그는 내게 한 마디 말도 없이그 글을 돌려주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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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란 무엇이냐. 애국하는 겐가, 애족하는 겐가. 하긴 요즘엔 애국을 생략하는 축도 있고 민족을 인간으로 대치하는 축도 있긴 있더라만 결국 공평하자는 거다. 고루 나누어 먹자는 거다. 그게 바로 정의 아닌가.의・・・・…… 가사를 바꾸고 곡조를 바꾸어가면서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지겹도록 애국애족, 아니 정의, 정의를 되풀이 계속해서아직도 그것은 최고 최대의 도덕이요, 문자가 있건 없건, 개명인이든 미개인이든 각기 나름대로, 그것이 분명 뭣이기는 뭣인모양이라…………. 정의. 지금 왜놈의 어린것들이 다음 침략에 대비하여 입이 찢어지게 불러대는 정의의 노래. 가만있자, 뭣이기는 뭣인 모양인데 과연 그게 있었던가? " - P16

"나는 혁명가도 산적도 싫어이. 무념무상(無念無想), 그거야 득도를 꾀하는 해도사 소관이겠으나 민족, 국가, 가문 다 상관없네. 나하고는 무관일세. 죽지 못해 살아남았다. 그 팻말 하나 치켜들고 이곳까지 왔는데 이제는 그것도 버릴라네. 들판에 큰 대자로 드러눕는 거다. 아아피곤하다, 그 말밖에 될 것이 없을 게야. 바람이 실어가든 까마귀가 쪼아 먹든 확실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해골이 된다는, 그것뿐이네. 살아 있다는 것은 어떤 이유 구구한 변명으론 규명할 수 없는 것, 살아 있다는 현실 그 자체일 뿐. " - P17

윤필구는 동학의 창조이념으로 삼은 수기정심이 보국안민(輔國安民), 광제창생(廣濟蒼生)과 상반된 듯하나, 수기정심을 수도(修道)의 측면에서 도덕에 가깝다 생각했기에 상반이 아니라 생각하였고, 타 종교에서의 신비와 현실, 피안(彼岸)과 차안(此岸)같이 간격이 멀지 않아 쉬이 다리를 놓을수는 있다는 바로 그러한 점이 본질적인 인간의 고뇌를 해소하는 길잡이로썬 동학이 미흡한 종교적 약점이라는 것을 느끼고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윤필구는 윤도집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지적인 두뇌로 동학에다 신비성을 윤색할 가능성은 있다고 볼수도 있다. 독불장군인 손태산과는 달리, 또 송관수같이 조직되어 있지는 않으나, 윤필구는 언제든지 용병이 가능한 식자층의많은 동학교도들을 쥐고 있었다. 윤도집의 내림도 있었지만 새로운 젊은층도 상당수 윤필구와 관련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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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祖高皇帝 下

【己亥】五年 冬十月 漢王 追項羽至固陵 與齊王信 魏相國越 期會擊楚 信, 越不至 楚擊漢軍大破之 漢王堅壁自守 謂張良曰 諸侯不從 奈何 對曰 楚兵且破 二人未有分地 其不至固宜 君王能與共天下 可立致也 今能取睢陽以北至穀城 皆以王彭越 從陳以東傅海 與齊王信 能出捐此地 以許兩人 使各自爲戰 則楚易破也 漢王從之 於是韓信, 彭越 皆引兵來〈出漢本紀〉

十二月 項王至垓下 兵少食盡 與漢戰不勝 入壁 漢軍及諸侯兵 圍之數重 項羽夜聞漢軍四面 皆楚歌 乃大驚曰 漢皆已得楚乎 是何楚人之多也 乃夜起 飮帳中 因泣下 左右皆泣 莫能仰視 於是項王 乘其駿馬 麾下壯士騎從者八百餘人 直(値)夜 潰圍南出馳走 平明漢軍 乃覺之 令騎將灌嬰 以五千騎追之 項王渡淮 騎能屬者 纔百餘人 至陰陵 迷失道 問一田父 田父紿曰 左 左乃陷大澤中 以故漢追及之項王乃復引兵至東城 乃有二十八騎 項王自度不得脫 謂其騎曰 吾起兵至今八歲矣 身七十餘戰 未嘗敗北 今卒困如此 此天之亡我 非戰之罪也 今日固決死 願斬將刈旗三勝之 令諸君 知天亡我 非戰之罪 斬漢一將, 一都尉 殺數十百人 諸騎皆伏 於是 項王欲東渡烏江 烏江亭長 檥船待 謂項王曰 江東雖小 地方千里 亦足王也 願大王急渡 項王笑曰 天之亡我 我何渡爲 且籍與江東子弟八千人 渡江而西 今無一人還 縱江東父兄 憐而王我 我何面目見之 縱彼不言 籍獨不愧於心乎 乃令騎 皆下馬步行 持短兵接戰 獨籍 所殺漢軍 數百人 身亦數十餘創 乃曰 吾聞漢購我頭千金, 邑萬戶 吾爲若德 乃自刎而死〈出史記項羽紀〉

○ 楚地悉定 獨魯不下 漢王欲屠之 至其城下 猶聞絃誦之聲 謂其守禮義之國 爲主死節 乃持項王頭示之 魯乃降 〈出漢書本紀及儒林傳〉 漢以魯公禮 葬項王 封項伯 爲列侯

초나라를 함께 공격하기로 하였건만 한신과 팽월이 오지 않았다. 이에 장량이 한왕에게 초나라를 격파했을 때 그 둘에게 논공행상을 미리 이야기해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 이야기하였다. 한왕이 얻을 것을 이야기하니 비로소 둘 휘하의 군대가 움직였다. 12월에 항왕의 군대가 해하에 이르렀는데 군량이 다한데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래 소리에 놀라서 확인해보니 군대가 어느덧 800여명 남짓 남았다. 추격한 한나라 군 수십명을 죽이고 자결하였다. 한왕은 그를 열후에 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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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통감절요 1 동양고전역주총서 26
성백효 옮김 / 전통문화연구회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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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감절요는 사마광이 지은 자치통감(본서만 총 294권)을 소절선생이 요약하여 편집한 책(총 50권)이다. 그 시절에도 자치통감의 분량이 워낙 방대하여 감히 도전하기 어려웠던 탓이 아니었을나 싶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자치통감 번역서를 딱히 찾기도 어렵기도 하고 294권을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이 시리즈를 읽기로 결정하였다(총 8권).

 

중국 송나라 말 무신정권의 병폐로 사회가 극도로 혼란하여 '문'을 중요시하고 '무'의 비중을 낮추는 정책이 시행되었다. 그 때문에 유교 부흥운동의 일환으로 성리학이 제창되었고 통감절요도 이 무렵 만들어졌다. 통감절요가 한반도에 들어온 것은 고려 명종 이전 즈음이라고 한다. 고려 말 이색 등 유학을 받아들인 신진사대부들이 등장했을 때즈음 들어오지 않았을까 했는데 생각이상으로 빨리 들어왔다.


자치통감은 주나라 위열왕 시기(B.C 403)부터 시작하여 시작하여 총 1362년 간의 역사를 편년체로 엮은 기록이다. 왕조 1대를 1기로 하여 모두 16기의 분량을 다루고 있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는 기전체(표, 서, 본기, 세가, 열전으로 분류)의 역사이고 자치통감은 편년체로 흐름에 따라 서술하였다. 


1권은 주나라 위열왕부터 시작하여 한나라 고조 집권기 4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초한간의 대결이 진행되고 홍구회담이 성사될 무렵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다.

한자 때문에 진도가 팍팍 나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매일 거북이 걸음으로 조금씩 읽었다. 


통감은 역사서로 건조한 문체에 역사적 사실로 인정될 만한 기록들을 싣고 있다. 때문에 사기와는 다르다. 사기는 인물별 편집에 사마천의 평가가 포함되어 있고 설화나 민담 등이 가미되어 있어 그리 딱딱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2권은 초한전의 마무리, 그리고 한나라 뒷 이야기들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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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목 2023-03-05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마제국쇠망사와 자치통감에 대해 주로 재미있다는 소개도 많지만 실제로는 읽기 지루하다는 의견도 많았으나 차마 그래서 못읽겠다는 말을 한 사람은 적었다고 봅니다.특히 자치통감은 분량도 많으니 더 그랬을겁니다.
사마광도 사람들이 지루하
해했으며 꾸준히 읽은 사람이 적었다고 했으니요.

거리의화가 2023-03-06 09:15   좋아요 0 | URL
300권에 육박하는 기록을 다 읽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었겠죠. 재미를 떠나서 분량의 압박이 크다고 봅니다. 읽는 사람마다 감상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저는 흥미롭게 읽고 있어요^^

희선 2023-03-07 0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기 어려운 책 한권 끝내셨군요 바로 2권 보시다니... 8권도 적지 않네요 조금씩 보다보면 끝까지 보시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3-03-07 06:48   좋아요 1 | URL
네 꾸준함이 이런 책을 읽을 때 더 필요하겠죠^^* 희선님 응원 감사합니다.
 
케냐 야라 AA TOP #5 - 500g, 에스프레소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꿀꿀했던 기분을 날려버릴 은은한 달큰함,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과 함께 먹어봤는데 잘 어울렸다. 물은 평소보다 조금 적게 들이부었는데도 속쓰리거나 하지 않았다. 케냐 AA도 고소할 수 있다니! 입안에 맴도는 구수한 향은 맛을 배가시키고 이래서 내가 고소한 원두를 못 잃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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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3-06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이 원두 화가님에게 땡투 해야쥥😍

거리의화가 2023-03-06 21: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