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충전기가 고장났다. 그런데 그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 매일 고정되어 있고 얼마전까지만해도 잘 되었던 것 같은데 전원스위치를 켜도 켜지지가 않는다. 5년정도 사용하면 원래 그렇게 고장이 나는걸까?  

디카를 살 당시에 인터넷에서 충동구매했던지라 디카받아들고 조금 당황했었다. 국내 판매용이 아니었던듯 영문과 일본어가 주를 이루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그냥 찍고 지우고는 할 수 있는지라 크게 불편한줄 모르고 써왔는데, 갑자기 고장난 충전기때문에 속을 썩는다. 인터넷 여기저기 뒤져도 호환되는 충전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 살때 제대로 살펴보고 샀어야했는데 5년이 지난 지금 후회를 한다. 미련스럽게도. 

용산상가에 전화를 걸어 배터리 넘버를 알려주었더니 호환가능한 충전기가 있단다. 그래도 걱정되는건 정말 될까? 안되면 어쩌지? 이럴땐 정말 신중하지 못한 나의 쇼핑에 화가 난다. 모든 가전기기는 A/s가 생명인 것을, 난 참 바보같다. 

카메라가 죽은지 벌써 며칠이 되었다. 너무 불편하다. 담고 싶은게 자꾸만 생겨난다. 오늘만해도 동기에게 책선물이 왔는데, 그걸 사진기에 담아 여기저기 올려놓고 자랑하고 싶은데, 에구 충전기가 언제나 오려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주말이니 담주나 되야 올 것 같고 기다리다 지치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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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5-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카 충전기를 핸폰 충전기와 보통은 같이 쓰는데 그건 전용만 되는가봐요.
정말 디카 없으면 불편하죠~ 우리딸한테 보냈다 돌아오는 2주간, 너무 답답했어요.ㅋㅋ

꿈꾸는섬 2009-05-15 22:48   좋아요 0 | URL
배터리를 빼서 충전기에 꽂아야하거든요. 근데 갑자기 안되니 정말 불편하고 갑갑해요.ㅠ.ㅠ 물건을 살때 좀 더 신중해야겠어요.
 

방문객이 거의 없는 우리집. 

시부모님이 시골로 내려가신 이후엔 정말 우리 식구들 외에는 거의 우리집을 들르는 사람이 없다. 가끔 놀러오던 옆집 언니네도 현준이와 그 집 아이가 다툰후 발길을 끊었고, 이제는 방문객이 거의 없다. 

그런데 오늘, 벌써 여러해를 알고 지내는 언니가 놀러 온다고 했다. 매번 온다온다하면서 오지 않아서 오늘도 오려나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라 다른분과 함께 오신거다. 결국 그냥저냥 놀러 온것이 아니란 것이다. 평소 종교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이라 대충 짐작은 했는데 생각처럼 마음이 편하진 않다. 

가끔 우리집 대문을 두드리는 종교단체분들, 그분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방문이 아닌가말이다. 

처음엔 차를 대접했고, 점심때라 점심식사대접하고, 또 커피마시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같이 오신 분이 이런저런 성경말씀을 얘기하셨다. 뭐 이런저런 얘기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게 종교생활을 하지 말라고 권하지 않는것처럼 그들도 내게 종교생활을 하라고 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게 나의 작은 바람이다. 

기독교인들도 참 다양하다. 감리교, 장로교, 순복음교, 제칠일 안식일교 등등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단이라고 불리는 기타 여러개가 있다. 그들이 모두 자기들만 맞다고 말하면 난 왜 소름이 돋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정답을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성경처럼 어려운 책이 세상에 없을 거란 생각도 한다. 매우 비유적이고 어려운 말들도 뒤섞여 있는 걸 우리가 어찌 그리 해석을 잘 하겠는가 싶기 때문이다. 보통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내게 성경말씀 내놓으며 이러니 저러니 말하는데 정말 이건 아니지 싶었지만 그놈의 정이 무언지 싫다는 거절의 표시를 제대로 하질 못했다. 

다만, 영생이니 구원이니 하나님 나라니 하는 것들이 내겐 도통 먹히질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종교생활에 불만을 갖지 않는다. 좋은 말씀따라 열심히 살아가며 선한 행동 보이고, 열심히 봉사하며 남을 도우며 산다는 건 참으로 좋은 일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나는 선뜻 교회에 다녀야겠단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현실에 만족하고 현실에 기준을 두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나의 사후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 나의 영혼이 영원한 나라에 가야한다고 믿지도 않기 때문이다. 내가 죽고나서 어떻게 될지에 대한 관심이나 두려움보단 지금, 현재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내겐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은 종교를 갖고 싶은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땐 또 나도 모르게 종교에 미쳐 열심히 종교활동하며 살지도 모르지란 생각도 한다. 그래도 그런건 자꾸 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언젠가 깨우침이 있으면 찾아가지 않겠는가 말이다. 

오늘 온 언니 생각을 하면서 불현듯 생각난 분이 또 있다. 갑자기 우리 집에 놀러 온다던 또 다른 분, 그분은 물건을 팔려고 왔었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나의 좁은 인간관계는 전도, 아니면 영업이구나. 참 우울하다. 날씨도 함께 우울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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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5-1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관계도 결국은 자기 필요 때문일때가 많지요.
특별한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접근하면 사실 편치 않지요~ ㅜㅜ

꿈꾸는섬 2009-05-15 22:51   좋아요 0 | URL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 찾아오기 힘든게 저인가봐요.ㅠ.ㅠ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 외출이 쉽지 않으니 대인관계도 소원해지고, 뭔가 대책이 좀 필요한 것도 같은데, 쉽지가 않네요. 편안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게 참 우울해요.ㅠ.ㅠ

바람돌이 2009-05-16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그들에게 종교생활 하지말라고 권하지 않는 것처럼 그들도 내게 종교생활하라고 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백프로 공감입니다. ^^
며칠전에 예린이는 학교앞에서 한 할아버지가 무조건 기도하자면서 아이들을 붙잡고 시키더라는군요. 아 싫어요 정말.... ^^

꿈꾸는섬 2009-05-18 15:23   좋아요 0 | URL
예린이가 많이 놀랐겠어요. 너무 무조건적인 사람들 정말 적응이 잘 안돼요.
 

죽음에 대해서 요즘처럼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흔의 할머니가 결국 드러누우셨다. 며칠동안 물도 제대로 드시지 못했기에 더 많이 수척해졌다. 더이상은 살이라는게 남아 있지 않는 것 같다. 뼈를 뒤덮고 있는 건 오로지 가죽뿐인듯 뼈의 윤곽이 오롯이 살아있다. 

며칠 못 사실 것 같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엘 다녀왔다. 이제 더이상의 기력을 회복하실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또렷한 정신은 우리가 보고 있는 몰골에 비하면 너무도 정확해서 놀랄 지경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할까봐 조금은 겁도 났는데 다행스럽게도 할머니는 우리 모두를 알아보시고 손을 내밀어 잡아주길 바라셨다. 손을 잡기전에 나도 모르게 차가울거라고 단정했던 손이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었고, 어디 아픈데는 없냐고 여쭤보니 아무렇지 않다고 또렷이 대답까지 하신다. 그래도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얼굴이 아니다. 머리카락도 대부분 빠져서 얼마 남아 있질 않았고 거의 가죽만 남은 할머니의 모습은 정말 보기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계신듯 아이들이 먹는 과자부스러지도 받아드시고 물도 조금씩 받아 드셨다. 죽조차 드시지 못하시는 할머니를 위해서 오빠는 이온음료를 사왔고 그걸 조금씩 받아 드시면서 좀 더 기운을 차리시는 것도 같았다. 

어떤 집은 멀쩡하게 생활하시다가 하룻밤새 운명을 달리하시는 분도 계신다는데 우리 할머니는 정말 끈질기게 이렇게 표현을 하면 안되지만 몇년새 기력을 잃었다 회복하시기를 반복하셨었다. 그런데 이번엔 기력을 회복하신다는건 도통 무리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얼마를 누워계실까를 헤아리는 것 조차 경망스럽긴 한데 마음 한편으론 다 늙어서까지 시어머니 수발을 들어야하는 친정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벌써 다섯해전에 환갑을 지내신 엄마는 여전히 시집살이를 하고 계신 거다. 그런거 생각하면 그냥 편안히 하늘나라로 돌아가셨으면 좋으련만 할머니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정말 진심인지 빈말인지 모두가 기운차려 일어나시라고 위로를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뜨악한 기분이다. 내 입에선 도무지 그런 말들이 나오질 않는다. 할머니를 위한 말이라곤 고작 '편안하게 마음을 가지세요.' '늘 좋은 생각을 하세요.' '어디 아프진 않으세요?' 가 전부이니 말이다.  

어릴땐 얼른 나이가 들었으면 싶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모든게 어렵고 쉬운게 많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요새는 천천히 나이가 들었으면 싶은데 점점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그렇게 나도 나이가 들겠지 생각하면 나도 삶에 애착을 아니 집착을 보이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면 마음 한구석이 먹먹하다. 천상병 시인의 시처럼 훌훌 털어버리고 하늘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잠시 소풍왔다 생각할 수 있을까? 내 삶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도 잘 모르는채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 죽음을 향해가야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안타깝고 안쓰럽지만 그게 결국은 정해진 수순이란걸 부정하지 못하고 그렇게 가족들은 할머니를 보내야할 것 같다. 다만, 부디 편안히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단 바람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할머니, 좋은 세상으로 가셔서 부디 편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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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5-14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아픈 글이네요. 그러게요. 드릴 수 있는 말이 얼마 없을 것 같아요. -_ㅠ 저도 종종 소중한 사람들을 보내는 먼 미래를 상상해 보곤해요. 솔직히 너무 끔찍하고 죽을만큼 슬플 것 같아서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그 순간이 언젠가는 오고야 말겠죠. 그래서 미리미리 조금씩 생각해 보기도 한답니다. 정말 그 순간이 오면 죽지는 말아야 할 것 같아서요.

그래도 최근에 <벤자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소설을 읽고 죽음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을 해 보았어요. 어쩌면 모든이에게 죽음은 벤자민이 아기가 되고, 태어나기 전의 단계로 돌아가는 것처럼, 생의 시작의 전으로 돌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더니 조금 마음이 편안하더라구요. 갑자기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도 떠오르네요. 그 책을 읽고, 나중에 소중한 사람이 떠나게 된다면 두 손을 꼭 잡고, "괜찮아. 다른 세상에서 조금 다른 관계로 만날 뿐이야. 그곳에서 조금 먼저 기다려줘"라고 말하는 순간을 상상하곤 했거든요.

정말 다른 세상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마지막 순간 떠나는 사람과 그렇게 작별하는 게 나를 위해서 떠나는 사람을 위해서도 최선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죠. 마지막이라면 떠나보내는 것도 떠나는 것도 너무 힘들고 슬프니깐요. 언젠가는 다시 만날꺼라는 희망을 안고 사랑을 고백하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제가 떠나는 순간에도 누군가가 그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정말 웃으면서 눈감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

꿈섬님 마음도 편안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할머니께 꼭 사랑을 고백하실 수 있으시길 바랄께요.

꿈꾸는섬 2009-05-15 16:16   좋아요 0 | URL
가시장미님의 위로가 참 많은 위안을 주네요. 언젠가 다시 만날거라는 희망을 안고 사랑을 고백하자는 말 멋져요.ㅎㅎ 할머니께 그런 사랑을 고백하도록 해 볼게요. 고마워요.

프레이야 2009-05-14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들 모두 마음 안타까이 지켜보고 계시겠군요.
님의 바람이 절실하게 들려요.

꿈꾸는섬 2009-05-15 16:17   좋아요 0 | URL
혜경님 말씀대로 가족들 모두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한편 바람은 너무 오래 누워계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네요. 옆에서 늘 지키는 친정엄마가 너무도 고단하시고 함께 수척해지시는 걸 보니 마음이 편칠 않네요.ㅠ.ㅠ

순오기 2009-05-14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시할머니님은 102살까지 사셨고, 시어머님은 대장암 수술하고도 1년을 더 수발들다가 그 이듬해 돌아가셔서 평생 어른 노릇도 못 해보고 마감하셔서 안타까웠죠.ㅜㅜ 할머니도 편히 안식하시길 바래면 죄송할까요~ 어머님도 좀 쉬셔야죠.

꿈꾸는섬 2009-05-15 16:20   좋아요 0 | URL
참, 안타까워요. 친정엄마 생각하면 늘 고생만 하시며 사셔서 마음 한구석이 짠해요. 할머니껜 정말 죄송하지만 긴 시간 고생하시지 않고 편안하게 안식하시면 좋겠단 생각 저도 한답니다. 그게 모두를 위한것 같은데, 그게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그저 하늘의 뜻에 맡겨야겠죠. 그저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셨으면 좋겠네요.
 

어린이날 무슨 선물을 해야할까? 늘 고민을 하지만 결국 결정하게 되는 건 늘 책이다. 

우리 친정 장손인 민재에겐 첫번째 전집이 될 것 같다. 

알라딘에서 구입하고 싶었지만 더 싼 곳이 있어서 A쇼핑몰에서 구입하게 되었다. 알라딘 미안^^ 

  언니들과 함께 하는거라 부담없이 전집을 선뜻 골랐다.

 

 현준이에겐 언니들이 인라인스케이트 풀세트를 보내주셨다. 미리 도착해서 집안에서 신고 여기저기 걸어다니고 있는데 아직 사진은 찍지 못했다.  

현수에게는 스티커 놀이책을 선물해달라고 요청했다. 

큰언니네 아이들에게는 위인전집을 작은언니와 함께 구매하기로 했는데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작은언니가 열심히 살피고 있는 중이다. 

작은언니네 혜지에게는 빨간머리앤 다이어리를 선물해주기로 했다. 한참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갈 초등 5학년에게 필요할 것 같아 이벤트로 받았던 다이어리를 선물하기로 했다. 

이번 어린이날에는 모두가 합쳐서 선물하기로해서 부담감이 없다. 물론 선물 받는 아이들은 특별한 선물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아쉬워할수도 있고 또 여러개의 선물을 받지 못한 서운함도 있겠지만 아이들과 우리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선물을 결정하기로 했다.

 막상 이렇게 적고 보니 현준이만 책선물이 없는 것 같아 따로 아들을 위한 책을 하나 골라야겠다. 

이런저런 고민없이 늘 책이 있어서 고맙고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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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결혼 5년차. 

5년정도 살다보면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겠지 생각했는데, 정말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남편은 함께 살면서 늘 부지런히 일을 했는데 혼자 벌어서 언제 돈 벌겠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맞는 것도 같지만 또 어린 아이들을 맡겨두고 일을 한다는 건 너무 부담스럽다. 현준이가 돌무렵 되었을 때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연락이 왔었고 다시 일을 시작했던 4개월무렵 현준이가 극도의 스트레스로 장염에 걸렸었다. 며칠씩 계속되던 설사에 심지어 피똥까지 싸는 아이를 두고 다시 일을 시작했던 내가 얼마나 많이 후회하고 가슴 아파했었던가. 그래서 결국 갑갑해도 현수가 현준이만큼 클때까지만 참자고 참고 있긴 한데, 우리의 빚은 늘 남아있다. 

결혼하면서 2년정도면 어느정도 빚청산을 하겠지 했는데 그 빚이 5년이 되어가도록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 거기에 애 둘 키우며 지출되는 돈은 늘 아껴쓴다고해도 늘 그만큼은 지출이 되어야 한다는 것, 거기에 나의 끊임없는 책 사기, 우린 정말 돈을 모아 집이라도 하나 장만할 수 있을까? 

살다보면 생각처럼 계획처럼 쉽게쉽게 이루어지는 것들은 참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이제는 조금 한숨 놓이는 것이 우리가 지고 있던 빚의 반이상을 갚았다는 것, 그래도 아직 남아 있다는 것, 하지만 곧 그 고지가 보일 것 같다는 것이다. 

남편이랑 머리 맞대고 통장 보며 한숨 쉬던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이젠 통장 보며 웃음 지을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고, 곧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밤새 일을 한다는 남편, 그에게는 늘 빚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짐인듯, 그래도 난 천천히 여유있게 살고 싶다. 하루 8시간만 일하고 살 수는 없는 걸까? 

하긴 요새 빚없이 사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 모두들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모두들 희망을 잊고 살진 않겠지.  그래도 아직 우린 젊고 아이들도 어리니까, 아직도 우리에겐 더 많은 희망이 남아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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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4-2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빚만 없어도 부자에요..
저흰 결혼 15년이 넘었어도 아직 빚을 깔아 앉고 사는데요..;;
집 사느라 은행에서 대출받는게 도대체 갚아지지가 않네요. 에효..
저도 가끔 하는 알바로 버는 돈은 순 제 용돈으로 쓰이고 마니.. ^^;;

꿈꾸는섬 2009-04-28 23:04   좋아요 0 | URL
요즘은 정말 빚없는 집이 없는 것 같아요.ㅡ.ㅡ
저흰 이번 빚 갚고 주택담보대출 받아 집 사자고 얘기했어요. 도통 집사기도 쉽지가 않잖아요. 빚을 갈아타는 거죠.ㅠ.ㅠ

가시장미 2009-04-29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콕 하고 아프네요.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 같은 기분. 저도 요즘 많이 느끼거든요. 신랑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제가 도와주지 못 하는 것도 마음이 쓰이는데, 아이를 보면 또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생각도 들구요.

저는 결혼할 때 빚없이 시작하고 싶어서 월세로 시작했는데, 빚이 없다고 마음이 편한 건 결코 아니던데요? 빚을 내서라도 좀 여유있게, 갖추고,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_ㅠ

꿈꾸는섬 2009-04-29 22:04   좋아요 0 | URL
저희 좀 힘들더라도 월세는 하지 말자고 그랬어요. 차라리 월세를 이자로 내면 원금은 남으니까요. 장미님도 얼른 월세를 전세로 돌리시길 바래요.^^
우리집 일만이 아니라 모두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물가도 많이 오르고 부수적으로 나가는 돈도 많이 들고 게다가 달달이 경조사가 끊이질 않구요. 정작 우릴 위해 쓰는 돈은 늘 부족하죠.ㅠ.ㅠ
그래도 우리 힘내서 살아요. 우린 아직 젊으니까요.ㅎㅎ

비로그인 2009-04-29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부모님은 가끔 옛날에 고생하던 일들을 회상하곤 하십니다. 제가 무슨 푸념이나 불평을 늘어놓으면 '내가 네 나이에는..' 하시면 저는 할말이 없지요. 그러면서 저도 부모님 나이가 되면 그렇게 옛일을 회상하며 웃을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을 돌아보고 웃을 수 있을 그 때를 위해서, 또 노력하는 동안 틈틈이 잠깐의 마음의 여유도 가져보면서 그렇게 사는거겠지요..



꿈꾸는섬 2009-04-29 22:06   좋아요 0 | URL
만치님 말씀 맞아요.ㅎㅎ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나이들어 저희가 부모님 세대가 되면 그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아직 젊다는게 늘 다행이에요. 게다가 아직 아이들도 어리니까요. 그리고 남편은 늘 열심히 일을 하니까 점차 나아지겠죠.^^ 희망을 버리지 말고 살아야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