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가트너 (애나 일러스트 리커버)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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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간혹 말하지만 나는 이름만 들어보고 실지 책으로 만나보지 않은 작가의 책 들이 제법된다. 하긴 내가 무슨 재주로 이세상에 존재하는 작가와 책을 다 만나고 죽을까마는 그래도 이름 있는 작가나 유명하다는 작품들은 먼저 만나는게 좋은데도 불구하고 그렇치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이름이 나 있는 작가들은 이미 검증된 것과 마찬가지지만 (물론 나와 취향이 맞지 않을수도 있다.) 그럼에도 엉뚱한 책들을 읽느라, 혹은 책만 사쟁이느라 정작 읽지 못한 경우라면 참 안쓰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와중에 특히 이웃들이 폴 오스터는 꼭 만나보라고 책까지 선물했었는데 나는 어째 폴 오스터의 생애 마지막 책으로 처음 그를 만났다.



처음 그의 글을 읽어가면서, 아니 몇장 들추지 않았으면서도 읽으면서 오~ 하는 감탄이랄까. 왜 그를 좋아하는지 특이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매력을 어느정도 짐작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 속 주인공 <바움 가트너>가 하루의 일상을 시작하는 부분에서 벌써 나는 폴 오스터라는 작가에게 어느정도 매료되며 책을 읽어갔다.

아내를 10년전에 잃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명예대학 교수 바움 가트너.

잔소리로 시작하는 여동생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생각하다가 태워버린 냄비를 발견하고, 엉뚱한 전기검침원과 만나 지하실에서 나뒹굴고 같은 날이지만 같은 날이지 않은 그런 하루하루를 맞이하는 그.

그의 일상은 비슷하지만 또 어찌보면 책 속의 글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똑같은 날들 같지만 죽은 아내의 시가 나오기도 하고 자전적 소설 겪이 나오기도 하고 그러다 또 주디스와 미래를 꿈꾸며 다시 청혼을 하게 되는 바움가트너의 이야기가 쉴세없이 이어진다. 심지어 가만히 앉아 밖을 내댜보는 그의 마음속에서 과거 그의 이야기나 아버지에 대한 회상들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의 글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잔잔한 한 사람의 마음속의 이야기가 소용돌이 치듯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래서 마치 바움 가트너의 인생을 통으로 보는 전기와도 같아서 넋을 놓고 읽게 되는 느낌이랄까.



2024년 병으로 돌아가셨다는 그의 기사는 어렴풋이 접했었는데 정작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때는 마음 아프고 어쩌고 하는 그런 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안타까운 작가의 죽음이 더 마음아프구나. 내가 엄청 좋아하던 샹뻬아저씨나 루이스 세풀베다가 돌아가셨을 때 처럼........

바움가트너의 생애인 듯 하루인듯 혹은 몇개월인 듯 한 그의 이야기가 머리속에 맴돌면서 폴 오스터의 글이 얼마나 대단한지 나는 다시 한번 느껴본다. 사진상으로 봐도 참 멋진 작가더니 글 또한 멋지구나. 나는 새삼 이제서야 깨달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다행은 아직 읽을 만한 그의 책이 나에게는 너무 많이 남아있고 더이상 책을 내지 못하는 작가지만 나는 꽤 많은 책을 갖고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될 뿐이다.

이렇게라도 만나게 돼 다행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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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스타사 - 채규엽부터 플레이브까지
배국남 지음 / 신사우동호랑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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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는 익히 TV에서 많이 봐 온터라 얼굴이 꽤 익숙한 편이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요즘처럼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상황에서 그만큼 이곳저곳에서 많이 초정해 관련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기도 하니 많은 매체에서 봐 왔다. 그러고보니 요즘 우리나라 대중문화 그 중에서 특히 K팝에 대한 관심은 엄청난데 이 책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그에 관한 연구관련 자료나 책 들은 그리 많치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나도 K팝을 애정하는 한사람으로서 또한 어릴적부터 가수에 열광한 팬으로서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가수, 즉 직업가수 최초인 사람이 채규엽이라는 사람인 줄은 나도 처음 알았네. 아무튼 그 가수를 시작으로 30년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가요 역사인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명 한명 중요도에 따라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가수들의 가벼운 이력부터 우리나라 가요 역사에 남긴 발자취까지 따라가다보면 30~50년대는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온다면 어릴적 엄마가 좋아하시던 "가요무대"를 보고 자란 덕분인지 60년대 가수부터는 왜 나 다 아냐? 이거 슬퍼해야 하는건지, 기뻐해야하는건지 종잡을 수 없지만 가수들도 심지어 노래들도 알아서 오호~하며 읽었다. 물론 그들의 소소한 스타탄생 이야기까지 완벽히 다 알지는 못했었지만 이 책으로 그런부분들을 알게됐다. 미 8군에서 늘 노래했다는 그 시절 가수들이 많아서 왜 그곳에서 노래를 했던가 궁금증이 일었는데 이 책에서 그런부분이 해소됐네. 남인수씨와 이난영씨가 한때 부부로나마 함께 했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았다. 진짜 몰랐었구만...... 남인수씨 테이프는 아버지가 좋아하셔서 그 멋드러진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난영씨의 영상은 TV에도 자주 나와 익히 아는 터고.... 그후 이미자, 패티김, 윤복희 등등.... 그 시절 가수들이 이룩한 이야기, 역사등은 알고 읽어도 재미났다. 결국 그 오랜 가수들의 힘이 하나하나 남겨져 지금의 K팝이라는 새로운 명칭 또한 이어져 온 것이므로.. (그나저나 나는 방탄아이들로 촉발된 K팝이라는 신조어가 그리 달갑진 않았었는데 말이지)



역사시대 순으로 쭈욱~ 나열되면서 80년대로 넘어오고 김완선까지 오며 박남정씨에게 챕터 하나를 할애하지 않고 같이 묶어 설명한 것은 좀 아쉬웠다는.... 그시절 정말 대박이었던 가수였는데.... 그리 따지고보면 챕터에 다 실리지 못한 가수가 한 둘이 아닐테지만 말이다.

암튼 80년에서 90년대로 넘어오며 바야흐로 오렌지족이 추구하는 신인류의 가요들.

댄스시대인거지. H.O.T에 나도 반했었다. 서태지에 나도 열광했었다. (아이스크림 겁나 사먹었던건 안 비밀이다.) 그 시절 그들에게 관심 없었다면 노래를 딱히 안 좋아하는 걸로.. (혼자 생각임..ㅋ)

그리고 밀레니엄 시대 폭발적인 댄스가수들의 등장, 게다가 한류 드라마와 함께 bts로 촉발된 우리 문화의 대 혁명.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bts 제대하고 3월 21일 컴백한다고 서울이 지금 곧 보라색으로 물들 지경이고 우리나라 경제가 들썩이고 있다. 그들이 투어하기로 발표한 나라들도 벌써부터 들썩이고 멕시코에서는 대통령에게 직접 공연을 늘여달라고 부탁하는 지경이니 이젠 K팝이라는 명칭보다 그저 세계적인 가수, 그룹으로 얘기해야지 따로 분류하는 것도 우습다 이거지. 나 흔한 말로 국봉(애국심) 차올라 어깨 막 올라간다. 아무튼 그런 그들의 이야기, 블핑 이야기, 스키즈 이야기 등등 K팝의 역사를 앞부분에 간략히 소개하고 각 챕터당 할애한 가수, 팀등은 41개 정도 된다. 그들의 역사적인 기록에 대해서 진짜 어깨 으쓱으쓱하며 눈비며 가며 읽었다. 이 책을 읽을 수록 그들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마어마했으며 힘든 여정을 겪어왔기에 이런 대단한 K팝의 역사를 이루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우리나라 가수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다들 엄지척~! 멋진 사람들이다. K팝의 수요가 늘어갈 수록 이런 책들도 좀 더 늘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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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리포트 - 인생 제2막을 위한 융 심리상담
대릴 샤프 지음, 정여울 옮김 / CRETA(크레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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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쉽지 않아서, 나는 늘 프로이드나 융을 피해 왔었다. 심리적으로 나 스스로가 흔들릴때 50프로의 감정은 이 둘의 책을 읽고 내가 내 심리를 스스로 파악하면 좋은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그외 50프로는 오히려 그런 심리를 건드려서 내 병이 깊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자리잡고 있었다. 결국 후자가 이겼고 나는 내 심리를 파고 들기 포기했고, 피해왔다. 어쩌면 도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들의 책을 읽는다고해서 모든 심리가 파악되는 건 아니지만 왠지 더 들킬것 같은 불안함이 더 피하게 만들었던 것도 같다. 그렇게 나는 프로이드나 융의 책은 어렵다는 핑계를 대며 숨어들었다. (사실, 어렵기도 하다. 이게 진짜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도 뭔가 안정이 되어가고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이나 융의 이론에 접근하고픈 호기심이 죽기전 한번쯤은 있어야하지 않나 싶은 욕구랄까.. 그래서 융에 기반한 이 책이 흥미를 끌었다.



이 책은 칼 구스타프 융의 직접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융에 기반한 이야기임에도 정여울 작가의 번역이라는 점이 나를 흥미돋게 했다. 몇년 전 만난 <헤세로 가는 길> 을 너무 인상깊게 읽은데다 글맛이 좋아서 번역 또한 나쁘지 않을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물론 이번에도 나름 적중해서 어려운 책이지만 책장은 술술 넘어가서 빠른시간에 읽어내긴 했다. 초반은 솔직히 '어? 생각보다 융 어렵지 않네?'라며 얕봤던 거 같다. 예시된 사례의 이야기로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니 이 작가 괜찮네. 융을 이리도 쉽게 설명하다니... 라며 후루룩 넘겼던 거 같은데 중, 후반으로 갈수록 나는 어려워졌다. 그리고 역시 융에 관해 파고 드는 건 쉽지 않다는 걸 다시금 실감했다.

저자는 노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그가 방문해 상담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융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본인 또한 심리학을 처음 접했을때와 대비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노먼은 자신의 아내 낸시를 사랑하지만 여러 여자를 만나 바람을 피운다. 여기서 저자 대릴샤프는 노먼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지닌 사람으로 정의한다. 아내를 사랑하는 건 맞지만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갈망이 들어있다고 보고있다. 낸시와는 따로 상담을 하지 않치만 노먼이 말하는 낸시에 대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불안으로 노먼을 아버지화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노먼에게 다정하고 안정적인 아버지를 기대하는 심리.

그 둘의 방향성은 화목한 가정이라는 것이지만 서로 반대되는 성향과 기대감으로 쉽지 않은 결혼임을 암시한다. 노먼은 자신의 그림자속에서 쉬이 빠져나오지 못하며 희망과 절망을 반복하는 형태를 보이고 그와 상담하는 나는 노먼의 심리상태가 자신과 비슷함을 느끼며 스스로도 응원과 절망을 반복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결국 모든 것에 대한 치유가 완벽해 지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가면서 융의 정신학적 이야기를 대입시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예시를 들어 이야기하는 부분이 이해가 쉽게 될 듯 하면서도 또 읽다보면 뭔가 제대로 읽어가는게 맞나 하는 의심을 들게 할 만큼 어렵게 만든다. 오히려 뒷부분 융에 대한 심리학적 압축이 나는 더 도움이 많이 된 듯 하다. 프로이드는 정신적 병증을 어린시절 무의식속에 잠식해 있던 부분이 발현됐다고 하는 반면, 융은 처음 그 가설에 힘을 실었지만 후반부 갈수록 꼭 그렇치만은 않은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우울과 불안,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상황은 중년기에 와서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어느정도는 기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파악하라고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의식속의 자신과 무의식의 자신 중 의식속 자신으로 살아가다 어느순간 무의식의 발현으로 그 부분이 더 강하게 의식속의 자아를 지배해 가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는 나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도 했다. (나도 내가 지금 무슨말을 쓰고있는지 참 어렵긴 어렵다. 융) 대릴 샤프의 융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프로이드 보다 오히려 나는 칼 구스타프 융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책 마무리 했으니 융의 책을 좀 사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기분이 든다. 뭔가 융에 대해 더 파고 싶은 기분. 이 책보다 분명 백배는 어렵겠지만 호기심을 동하게 하는 부분이 많다. 융 그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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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순례
헤르만 헤세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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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라는 이름만 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책을 쟁이고 읽는 편이긴 하지만, 늘 읽을때마다 '참 어려운 작가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내 인생에 크나큰 영향을 준 분이라 결코 멋으로 그 분의 글을 읽는 건 아니다. 뭔가 감사한 마음으로 글을 읽는게 맞다고 해야할거 같다. 젊은날의 방황, 스스로의 이야기를 과감없이 소설로 녹여놓았기에 읽는 이의 마음도 움직이는게 아닌가 싶다. 물론, 본인만의 사색이 깊어 독자로서 자주 허덕이게 되는것도 사실이긴 하다만, 그래도 역시 헤세아저씨 작품은 어떻게든 전작 가보는 걸로.....



<동방순례>는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책으로는 처음 만났다. 이화북스에서 표지를 너무 산뜻하게 뽑아주셔서 표지보면서는 나름 또 신선한 느낌을 받긴했는데 이야기는 역시 헤세 아저씨 답게 힘겹다.

줄거리를 요약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줄거리를 요약하기가 꽤 난해해서 그냥 단순하게 내 느낌만 써 내려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글을 만난건 아니지만 그래도 데미안, 수레바퀴아래서, 크눌프,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유희, 자정너머한시간 손으로 꼽아보니 7권정도를 읽은 거 같은데 이 책이 뭔가 제일 헤세아저씨 본인의 이야기에 가까운 느낌이다. 마치 주인공인 H.H가 본인인양 이야기가 서술되는 느낌.

스스로의 자책에 자살과 우울의 충동을 느끼고 있었던 것과 융의 학파에서 나온 랑구스라는 사람에게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이야기까지 소설이지만 이건 자전적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본인이 쓰고자 했던 동방순례의 글이 글로서 남아봤자 큰 의미를 부여받지 못하며, 오히려 동방순례에 대한 결맹의 비밀을 깨트렸다는 자책에 그 모임에서 떨어져 나오지만 레오의 도움으로 다시 결맹에 참여하게 되고 거기서 심판을 받는 H.H

레오라는 사람의 특이한 주체적 모습은 그가 바라고 있는 인간상을 지어낸 것일까? 아니면 그도 그런 레오라는 구세주를 만나고픈 간절함일까. 소설이지만 주인공의 모습에서 헤세아저씨 본인의 모습이 너무 많이 비치는 느낌이라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물론, 내가 그분의 삶을 어찌 다 알까보냐만, 그의 소설을 접하다보니 고뇌하는 젊음과 방황이 늘 한구석에 또아리를 틀고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는 어찌보면 중년이 되었다고 봐야할 주인공이 그 같은 고뇌를 여전히 하고 있다. 좀 더 성숙한 고뇌일 수도 있으나 본질은 결국 같은 결이 아니었을까?



헤세아저씨의 대부분 책이 어렵긴 했지만 이 책이 그동안 읽었던 소설들에 비해 최고난위도가 아니었나 싶다. 다른 책들은 읽으며 주인공에 대해 가공된 인물이기에 와닿는 부분과 고뇌, 지침, 힘듦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면 이 책은 오롯이 그의 삶, 마치 자전적 이야기를 읽은듯해서 그 자신만의 세계를 깊이 있게 파고들지도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헤세 아저씨 본인만이 알고 있는 것을 암호화 한 듯한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같은 느낌이 독자들에게는 꽤나 불친절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불친절함이 싫거나 밉지 않다. 그냥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써 낼 수록 힘들고, 글을 다 쓰고도 힘들어 하는 그의 인생 자체가 보인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읽고나면 그저 마음이 좀 아파온다. 역시 감정을 건드리는 헤세 아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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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열어주는 명당 풍수 - 음택과 양택의 정석
장현숙.김영기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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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갈수록 풍수, 명당 이런것에 관심이 가진다. 물론 그 전부터도 명당이어야 한다 뭐 그런 개념은 가지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책을 찾아 읽어보거나 한 건 없었다. 그래도 늘 배산임수란 말은 흔하게 들어본 말이라 그 단어는 귀에 못이 박혔고, 조상님의 묫자리를 잘 못 써서 자손이 안 좋다는 말들도 이래저래 사람들이 하니 슬며시 나이가 들수록 그런이야기에 귀가 혹하는 기분이다. 묘에서 물이 나오면 안 좋다는 기본 정보 정도까지는 알고 있는 그런 사소한 것들의 얕은 지식이랄까. 아직 정확히 이사를 계획하는 건 아니지만 언젠간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좀 움직여보자는 말도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혹여 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 집안에 가구배치라던지 그런것에 대한 궁금증도 좀 일어서 이 책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전문적이어서 나 깜놀했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깊숙히 들어가니 우리나라 말인데도 옛말들이 많고 전문적인 단어들이 많어서 내가 분명 글자를 읽고 있긴한데 이해하는 게 쉽지 않긴 했다.



일단 초반부 집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플래그를 엄청나게 붙여대며 읽었다. 집안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어떠해야 좋으며, 어떤 형태는 나쁘다 등등의 초반부에서는 쉽게 이해가 돼서 혹여 담번 이사할때를 대비해 플래그로 덕지덕지.

그 후 이야기는 옛날 조상들이 찾아 지었던 터에 대한 이야기들, 서원이라던지 고택이라던지, 묫자리라던지 암튼 좋은 자리에 집을 지어 후대 대단한 사람들이 나오고, 가문이 대대로 번창하는 곳과 그렇치 못한 곳의 이야기, 어디가 어때서 좋고, 산의 형상이 어떠해야 하는 등등 옛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물론 지금도 현존하는 곳이고 찾아가 보면 괜찮은 곳들에 대한 정보도 괜찮았던 듯 하다. 하지만 앞서도 얘기했던 뭔가 전문적인 느낌이라 읽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게 아무래도 초반을 벗어나고 부터 였던거 같다. 생각보다 진도빼기도 어려웠다. 읽으면서도 이해가 안돼서 몇번 다시 읽기도 했지만 역시 초짜인 내가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이야기들.

그러다가 후반부쯤에 이르러 여인들의 풍수부분에서 이야기가 아주 재밌어진다. 두분이 쓰셨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앞부분이 남자들, 즉 관직이나 그런 부분이었고 뒷부분은 여인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진도 나가는게 확실히 달랐다. 좀 더 읽기 쉬운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전문적인 부분은 같은데 글을 읽어 나감에 있어 확연하게 표가 났다.

여인들의 풍수는 대체로 드러나지 않는 사랑채나 부엌 쪽인데 남향이 좋다고 늘 말을 하지만 여성들의 풍수는 오히려 동향이 많다는 것에서 오~ 놀랐었다. 무조건 남향 고집이 아니라 동향으로 해서 더 나아지는 것들이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 게다가 전문적으로 풍수 보는 법들이 나열돼 있었는데 아, 역시 가볍게 볼 부분이 아니었다.

너무 풍수보는 법을 쉽게 생각했었구나 하는 반성을 했다. 명당 찾는 법이 그리 쉽지 않거늘...

그래도 뭔가 뾰족한 것들은 그리 좋은게 아니라는 거. 혹여 나쁜 방향이 있어도 뭔가 돌이나 나무들로 어느정도 방비 할 수도 있다는 거. 특히 풍수에서 혈은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등은 기억에 남는다.

청룡, 백호, 현무, 주작의 풍수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긴 했다. 하지만 역시 어렵긴 어렵네.



확실하게 깊이 파고 들어 좀 더 알고 싶으면 이 책속에서 명당 보는 법들을 공부하면 좋을 거 같다. 나는 너무 역시 너무 쉽고 가볍게 생각했다. 발품팔고 공부해서 얻은 지식을 그저 책으로 다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얕은 자신감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전문가들의 노력을 이 책 읽고 더 깊이 깨달았다고나 할까. 그래도 아이들 방을 배치함에 있어 어찌해야할지 도움은 받을 수 있었고, 집을 구하거나 아파트 구할때 플래그 붙여놨던 부분을 펼쳐보고 참고하면 좋을 듯 해서 책으로 얻은 지식을 조금이나마 활용해 보기로 했다. 내가 막 땅을 보고 그러지는 않을 거 같아서....

암튼 역사적 사실도 꽤 알게 되고, 특히나 지난번 애도문에서 만났던 임윤지당이라는 여인의 삶도 다시 보게 돼서 그부분도 좋았다. 여성들의 풍수가 색다르게 챕터로 이뤄졌던 부분이 이 책이 다른 책과 구별되는 점이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은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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