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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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에밀아자르인가 로맹가리인가... 뭐 그사람이 그사람이고 저사람이 그사람이고.. 그러니 에밀아자르이기도 로맹가리이기도 한 이 책은 입소문이 너무 많이 나서 언젠간 읽어봐야지 늘 생각만 했던 책이었더랬다.

요즘 책탑 쌓기가 시들해지고 책 읽기마져 시들해져 가서 책방에 들어가서도 한숨만 푹푹 내쉬는 나에게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건 늘 그렇듯 책들이 읽어달라는 아우성이긴 한데.. 그렇다고 덥석 손에 들지 못했건만... 오랜만에 책을 들어봤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이 책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이유를 알거 같기도 하다. 근데 난 또 이상하게 이런류의 책을 선호하지 않다보니 읽으면서도 뭔가 깊게 다가가거나 느끼지 못하는 듯해서 스스로 책 읽기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남들이 다 같이 느끼는 감정을 내가 굳이 느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다들 입모아 극찬하거나 그러는 건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그래도 개인적으로 나는 깊게 와닿는 느낌이 없어 아쉽긴 하네.

모하메드와 로자 아줌마의 서로에 대한 의지와 공존은 단순하게 기른정으로 치부하기에는 다른 느낌이 있다. 애정과 애증이 묘하게 뒤섞인 느낌이기도 하고 기른 엄마로서의 느낌이기도 하지만 뭐라 딱 꼬집기 애매한 기분.

왜 이렇게 이 책에 대한 리뷰는 쓰기가 힘들까? 뭐든 모호하게 말하게 되고 느끼게 된다.

보통은 주제파악까진 아니래도 내 생각을 적어 내려가는 정도는 되는데 이 책에 대해선 이렇다 저렇다 느낀점이나 생각조차도 적는게 쉽지 않다. 아니, 떠오르질 않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프랑스 소설에 대한 느낌이 요즘 좀체 쉽게 와 닿치가 않는다. 어디에서 방향을 잘못 잡은 걸까? 내 스타일이 그냥 아닌걸까........

오랜만에 리뷰 쓸려니 복잡하기만 하고 쓸데없이 끄적이게만 된다. 이런 리뷰따우 개나 줘버려야지...

암튼 난 뭐 그냥 쏘~쏘~ 했다는 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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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 울기
나카무라 코우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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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 재작년 즈음인가 이 작가의 <여름휴가>라는 책을 꽤 잼나게 읽었었다.  그때 읽고 느낌이 좀 달라서 이 작가 책 좀 찾아 읽어보자고 생각은 했었는데 늘 그런건 생각뿐이고 뭔가 연결해서 책 읽기를 못하고 있는 책쌓기 쟁이인지라 놓치고 있었다.  그치만 나의 책쌓기가 간혹 빛을 발하는 경우는 그런 깜빡한 경우를 일깨워주며 마구잡이로 사 들인 책 중에 읽고 싶었던 작가의 책을 뒤늦게 발견하는 재미나고 흥분된 순간이다.  이 책이 그 작가의 책인건 휘 ~ 둘러보다 오마낫~!! 하고 발견한 경우다.  역시 이래서 닥치고 책 구입의 행복을 손에서 놓치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냥 막 구입하고 찾아 읽는 맛이 아쭈~ 좋아.

일단 제목부터 "100번 울기" 니까... 대놓고 울리려고 한다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나카무라 코우니까 좀 다르겠지 라는 기대치도 있었다.  역시나 그런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아서 좋았던......

참 어찌보면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잔잔하지만 의미있게 써 내는 느낌이다.

자신의 반려견이 곧 생을 다 해 간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예전을 기억하며 반려견과 추억이 깃든 오토바이를 수리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오토바이 하나 수리하는 과정도 세세하지만 뭔가 잼나다.

근데 또 그 세세함이 지루하지 않다.  나도 같이 그 시선을 따라 가는 느낌.

이게 분명 일본특유의 잔잔함인데 또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오토바이를 수리하며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그녀와 함께 하게 되는 소소한 일상들.

그녀와 하는 것들이 작지만 행복해 지는 순간들이다.

그러나 그 행복이 그녀의 아픔으로 서서히 무너져 간다.

그녀가 아파하는 과정과 이별을 준비하는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오랜만에 책 읽으며 울었네.

분명 울리는 책일거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책 읽고 울만한 내 감성이 살아남아 있을까 했더니 아직도 나의 눈물샘이 마르지는 않았구나 싶은 느낌.  그래도 영상속에서만 울어오던 내가 활자화된 이야기로 울진 몰랐지만 눈물이 난다.

그녀의 죽음이 슬프긴 하지만 그녀를 추억하는 그의 모습에서 저절로 눈물이 나온다.  쏟아진다기 보다 한줄기 주루룩 흘러내리는 느낌.



청승스럽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대로 넘어가다 보니 저절로 나오게 되는 그런 눈물.

그렇다고 주인공이 제목처럼 정확하게 100번 울고 그런건 아니니 오해 마시길.....

글의 호흡을 따라가다보니 자연스레 눈물을 닦고 읽게 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역시 이 작가의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내 취향이기구나 싶다.

우리나라에서 절판된 책도 좀 있더구만.. 아쉽네.  이 작가의 책이 한권밖에 집에 있지 않다.  고나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듯.. 

일본 특유의 잔잔한 감성을 건드리는 책인데 나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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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서점 - 살인자를 기다리는 공간,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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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유명한 분이시긴 한데 내가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읽은 듯 하다.

근데 이 책 읽고 워낙 이름이 낯익고 유명하셔서 내가 가진 책들을 검색했더니 이 분 책을 열권이나 가지고 있네.

나 기뻐해야하나? ㅠㅠ

10권이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닥 기쁘지 않은 건 처음 만난 이 책이 기대이하였던 걸로.......

그니까 설정자체는 괜찮았고 꽤나 호기심을 당겼는데.. 아.. 읽어갈 수록 진도 안빠지고... 뭔가 밍밍하고....

분명 추리문학상 수상 작가님이라고 하셨는데 후반부의 허접한 느낌의 추리는 뭐지? 나만 그리 느낀거?

나름 피철철 목댕강들 책을 꽤 읽어서 그런지 잔인성은 그냥저냥.. 읽어 가는데 분명 추리를 즐기는 나는 이 소설의 추리를 즐기지 못하겠다.

초반, 중반 앞까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한 느낌도 있어서 책장 넘기기 무리는 없었는데 (무리만 없었다.  그리 재밌었다는 건 아니다..-_-;;) 점점 후반부로 갈수록 추리가 딱히 깊이 있는 느낌이 아니다.  (추리가 깊이 있는건 뭘까 싶지만서도...) 암튼 트릭이 허술하다고 해야할지, 범인(사냥꾼)이 누군지 헷갈리게 심어놓긴 했지만 난 결국 책을 읽어갈 수록 범인이 너무 뻔히 보여서 "어머 깜놀이야." 이게 안됐다는 거.

게다가 주인공 유명우 교수가 범인을 잡아가는 과정이 그렇게 흥미롭지 않다.

자신의 가족을 죽이고 자신이 휠체어 신세를 지게 만든 연쇄살인범을 찾기위해 여는 서점치고는 뭔가 허술하기도 하고, 이야기 구조도 촘촘하지 못한 듯 한 느낌적인 느낌

개인적으론 처음 만난 작가인데 나랑 안 맞나벼.  막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질 않어.


책 덮으면서 아놔, 당분간 우리나라 작가글 쉬어야겠다는 생각만......

책장 쉬이 넘겨지고 재미, 흥미진진이 넘치는 책이 엄청나게 고팠다는 사실만 기억난다.

다른 이들의 리뷰보니 재밌었다고 하는데 난 아닌가벼.  어쩔 수 없나벼.  내 취향이 아니니까는........

그냥.. 나는 그렇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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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2 - 설이나 대본집
설이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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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 할 때 동계올림픽이 겹치는 바람에 2부 역시도 몇 주 쉬었다 방영한 기억이 난다.

그 덕분에(?) 나는 2521 드라마를 접하게 됐고, 결국 약간의 시간이 겹치는 바람에 이 드라마를 제대로 다 챙겨보지 못했다.  게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어두워지는 분위기를 좀 감당하기 힘들어졌다고 해야하나......  김남길의 연기가 너무 짙어져서 좋으면서도 내가 그 나락으로 같이 떨어지는 거 같아서 기분 좋은 드라마를 오히려 챙겨봤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내가 피철철 책을 좋아한다지만 영상으로 접하면 뭔가 더 배가 되는 기분.  게다가 연쇄살인마를 쫓는 연기자의 감정이입까지 전달되어져 침체되는 걸 더이상은 느끼기 싫었던 것도 있었고..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후반부는 보다 말다 했었다.  그래서 더 대본집으로 만나보고 싶었던 거 같긴 하다.  근데 대본 2권 읽는데 생각보다 내가 또 그렇게 빠트린 부분이 많치 않았었다는 것에 깜놀.

제대로 챙겨보지 않았던 거 같은데 열심히 봤나보다. 



2권에선 1권에서 등장한 두명의 연쇄살인마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우리가 아는 연쇄살인마들을 각색해서 보여주는데...

아.. 심리적 압박감이 말이 아니다.  대본인데도 그 긴장감이 느껴지네.  드라마에서 보던 긴장감을 다시 각성해서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점점 프로파일러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수사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지만 그 속에서 프로파일러들의 고뇌는 더 깊어만 간다.

사람이길 포기한 그들.  그들의 잔인성에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하는 프로파일러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해서 그리고 더이상의 피해자들이 생겨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들이 역시 마음깊이 와닿는다.

주인공 하영도 점점 깊어지는 고통속에서 잠시나마 그만둘 생각을 하지만 오직 피해자들을 생각하고 그 가족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다시금 마음을 되새기는 그런 이야기들이 2권에선 다뤄지고 있다.

연쇄살인마들의 잔인성이야 말해 뭐해.  살인을 해야 살아갈 이유가 있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활자로 접하는데도 힘들다.



​어쨌거나 드라마와 함께 이야기 되어지는 대본집이기에 읽으면서 그때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 감정이입됐던 고뇌를 잠시잠깐 되새기기도 했다.  이 드라마보며 김남길 배우에 대한 연기력의 깊이를 더 깊이 느꼈기도 했고... (그래서 이번 백상에서 상 좀 받았으면 했었는데 .......)

암튼 이런 좋은 드라마는 대본도 역시 훌륭하구나를 다시 한번 느낀다.

작가의 필력과 함께했던 연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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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1 - 설이나 대본집
설이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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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철철 목댕강을 좋아하는 나는 일단 이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부터 호기심이 동했고 뭣보다 "김남길"이라는 믿보배가 나온다하니 오~ 당근 봐야겠다 생각했다.  딱히 뭐 이런 드라마가 밝을리도 없고 악마적 인간들이 나온다면 그렇겠지.. 싶었다만..

암튼 드라마 보면서 신랑왈 "진짜 이런거 좋아해." 라고 한다.  그랬던가?  내가 이런책을 좀 즐겨 읽긴 하지만 드라마마져도 이런걸 좋아했던가? 음.... 

우리나라 1호 프로파일러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져서 관련 이야기들 보면서 살인자 누구누구를 떠올리긴 했었다.

시작은 1994년 즈음부터 시작하니 그때는 프로파일링이라는 단어도 생소하고 경찰들마져도 그런게 뭔가 싶은 시대.

그러고보니 참.. 얼마안됐네.  그전엔 어찌보면 마구잡이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물론 우리나라 경찰분들 고생하셨지만서도) 드라마를 보면서도 프로파일러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사기법이 꽤 늘었구나 생각했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새로이 개척해서 나간다는 건 어떤일이건 힘든일이지.  특히나 이런 끔찍한 사건들을 대해야 하는 경찰들에겐....

드라마로 익히 봤지만 대본으로 보면 역시 또 새롭다.  특히 배우들이 연기한 디테일한 표정들, 모습들.  대본에 쓰여있는대로 연기하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간 배우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대본으로 보는 재미가 더하다.  그래서 요즘 나는 대본으로 드라마를 다시 상기하는게 잼나는 거 같다.

김남길 배우가 연기한 송하영 형사는 사실 너무 어두워서 개인적으로 바닥을 때린다 생각했었지만 그만큼 연기의 깊이는 컸던거 같다.  피해자들에 공감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아파 보였다.

일단 1권에선 8회까지 이야기들.

미성년이라 범죄기록이나 지문조차 등록되지 않은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  주먹구구식으로 시간과 설정에 범인을 껴맞추는 경찰들.  거기에 반하는 송하영형사.  그 끈질김이 그리고 진실을 알고자 하는 힘이 범인을 잡게 만든다.

프로파일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혼자 외로운 길을 걸으려는 국영수 팀장.  그리고 그에게는 그만큼 송하영이라는 든든한 후배가 있다.  정우주의 신선한 조합까지.  그렇게 어렵지만 범죄분석팀은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끔찍한 범죄자들의 수많은 면담 자료들.  내,외부의 차가운 시선들에 아랑곳않고 길을 개척해나가는 그들.  멋지다.


뭣보다 1권에선 역시 어린아이의 이야기는 특히나 더 맘아프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 아이가 거기 있었던게 잘못이라는 어이없는 살인자의 모습이 끔찍하다.  그런 범인들을 마주해야 하는 송하영과 국영수 팀장의 모습은 그래서 더 고맙고 안타깝다. 

사실 드라마를 볼때도 개인적으로 윤태구 캐릭터 연기자가 뭔가 어색했었는데 그 이미지가 안 지워져선지 책으로 읽을때도 영~거시커니 했다.  일부러 캐릭터를 그리 표현한 듯 하지만 개인적으론 좀..뭐 그렇네.

여튼 드라마를 보고 난 후 기억에 남아 대본집을 찾아 읽으면 드라마를 볼때의 그 느낌이 확 다시한번 와 닿아서 새롭고 괜찮은 거 같다.  또 드라마를 보지 않고 대본집을 만나면 배우들이 어떤 모습으로 연기했을지 상상하는 맛도 새롭다.  이래저래 대본집에 한번 맛들이고 나면 괜찮은 드라마는 꼭 대본집을 읽어보고 싶은 느낌.

특히나 설이나 작가의 대본집은 글 자체도 탄탄해서 읽는 맛이 있었다.  자, 이제 2권 고고싱 달려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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