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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 러브 -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 나가시마 유 첫 장편소설
나가시마 유 지음, 김난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웬만해선 재독을 잘 안하는 인간인데 고전이나 간혹은 마지막이 어떻게 끝났는지 생각이 안 나는 경우는 저 어딘가 쳐박혀(?) 있던 책을 찾아내서 다시 읽는 경우가 있다. 이 책도 나가시마 유 라는 작가를 알지 못했던 시절에 처음 만났었는데 (그러고보니 일본 소설을 그때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래전에 읽고 뒷장을 읽은건지 어떤건지 기억도 가물가물하길래 이참에 다시 한번 읽어봤다. 책도 많은 인간이 간혹은 이런짓도 한다.
그래도 손에 잡히는대로 끌리는대로 뭔가 읽을 수 있다는 건 행복이 아니겠는가.
예전에 <유코의 지름길>이라는 저자의 책을 꽤 좋아해서 이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는ㄷ 이 책은 아마도 그 책을 만나기 전에 잠시잠깐 손에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초반에 이 책을 읽을때는 당최 이런 잔잔함이 이해가 잘 안됐었다. 도대체 뭘 하자는 거냐고? 응? 뭘 말하는 거냐고....
근데 일본소설에 익숙해 지기 시작하면서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꽤 많고 이제는 나도 그런 분위기에 적응되다보니 다시금 이 책을 읽어보니 예의 그 나가시마 유 만의 잔잔하면서도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조근조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내와의 별거, 그리고 이혼. 후로 친구같은 사이. 하지만 다시 사랑은 하지 않으리라. 결혼도 없으리라. 그와 반대로 대학때 친구는 언제나 여자, 여자, 여자.
사랑은 하지만 그게 굳이 결혼이 아니어도 되고 그러나 곁에 늘 여자는 있고......
뭔가 자유분방 하지만 또 보면 막 사는거 같지는 않은 느낌의 남자. 두 남자의 삶의 방식의 이야기다.
누가 결국 옳타 그르다의 삶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을 이야기하는 그들만의 잔잔한 이야기.
왜 제목은 또 슈크림인가 했더니.... 슈크림이 등장은 하는군....
그나저나 이들은 이혼하고 다시 마음의 평화를 얻은 친구 사이가 되는건가.
결혼중에는 정말 죽일듯이 싸우더니... 왜 결혼을 하고나면 서로의 속마음을 터 놓치 못하는 걸까.
기혼의 입장에서 아예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또 너무 서로 꽁꽁 마음을 싸매고 있는 것 또한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이긴 하다. 누구보다 부부간의 대화는 중요하므로.......
암튼, 책이 잔잔해서 줄거리를 뭐 그리 또 골라 낼 수도 없고 그냥 두남자의 살아가는 방식의 이야기. 그들만의 이야기인지라 일본 특유의 잔잔한 느낌을 받은 책이기도하다. 그런데 또 그게 그리 재미 없지 만은 않다. 그렇다고 엄청 또 재미나... 그런것도 아니지만 서도.....
마무리가 없는 마무리의 야이기랄까.
그래서 제대로 내가 기억 못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러나저러나 오랜만에 만난 나가시마 유의 글은 역시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