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과거와 미래
허준 지음 /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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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대학 시스템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사립대학이 주도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대학생의 80%가 사립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학교 수는 일반대학의 81%, 전문대학의 93%가 사립대학이다. 

자유주의 경제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약 25%의 학생이 사립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영국에는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 사립대학이 버킹검 대학 등 4개에 불과하다. 


OECD 국가들 중에서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우며, 최근 대학생 수요가 급증한 브라질만이 유일하게 비슷한 구조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기준과 큰 차이가 있다고 해도 사립대학 주도의 고등교육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성격이 법적으로는 비영리법인이지만, 학교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자산 확대, 수익 창출과 같은 영리 목적에 집착해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연구를 통한 지식 창출과 확산이라는공익적 목적을 등한시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World University News는 미국의 영리 목적 대학을 비관하는 기사에서 영리 목적 대학이 고등교육을 지배하는 나라로 브라질, 폴란드, 한국을 적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리 목적 대학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사립대학이 많은 이유는, 설립자가족이 지배하는 이사회가 대학을 공익 기관이 아니라 가족의 재산으로 인식하는 법리와 일치하지 않는 지배 구조에 기인한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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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교육과 빅데이터

 온라인 강좌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데이터를 생성한다. 접속 시간, 접속 빈도, 학습 활동량, 퀴즈의 오답률과 같은 기본적인 데이터부터, 학습 관리 시스템에 기록되는 활동 로그 데이터는 학생들의 모든 마우스 클릭까지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강좌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특징과 학습 방식을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이 데이터를 과거에 축적해 놓은 데이터와 비교하여 적절한 패턴을 찾고, 그 패턴에 맞게 학습 방법과 학습 내용을 변화시키며 개별 학생에게 가장 알맞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 P191

스런 박사는 2012년 11월, 미국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위원회에 출석해 MOOC가 가져올 새로운 도전은 온라인 강의 자체가 아니라 온라인 강의에서 생산될 빅데이터이며,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데이터에 기반한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교수자와 학습자의 1:1 상호작용을 새롭게 정의한 개인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피력하기도 했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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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교육에서 mooc의 성공 vs. 학부교육에서 미미한 성과

2015년 일리노이 주립대학은 MBA 학위 과정을 코세라를통해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총 등록금은 22,000 달러에 불과했다. 이어 데이터과학 석사 학위 과정도 코세라를 통해 총 등록금 20,000 달러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조지아텍이 edX에서 데이터분석 석사 학위 과정을 10,000달러의 등록금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대학 강의실에서 강좌를수강하며 취득하는 전통적인 학위와 동일한 학위를 훨씬 저렴한 비용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학습자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었으며, 대학의 입장에서는 MOOC 플랫폼을 통해 수강생 규모와 범위를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MOOC를 이용한 첫 번째 학위였던 조지아텍의 컴퓨터과학 석사 학위 과정의 경우, 2017년 봄학기에만 4,500명이 등록했다. 2019년 가을 학기, 일리노이 대학의 온라인 MBA 학위 과정에 2000명 이상이 등록해 있으며, 일리노이 대학은 캠퍼스 MBA 학위 과정을 종료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 P187

공식적인 학위와 관계없이 주요 MOOC 업체는 자체적인 학력 인증을제공하고 있다. 개별 강좌의 수료증을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 주제에 대한 선단 과목을 수료한 수강생에게 우다시티는 나노디그리(NanoDegree), edX는 마이크로마스터(MicroMaster), 코세라는 전문 분야(Specialization) 수료라는 명칭의 학력 인증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Deep Learning, Data Science‘, ‘Digital Marketing‘, ‘Business English‘ 등과같은 주제에 대해 일련의 강좌를 수강하고, 종합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학생들에게 자체적인 인증서를 수여하고 있으며, 이들 학력 인증서는링크드인(Linkedin)과 리크루트 사이트에서 개인의 역량을 증빙하는 데사용되고 있다. 조셉 아운 총장이 예상했던 대로 대학이 독점해 왔던 학력인증 기능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 P188

대학 진학 연령에 해당하는 25세 미만의 수강생은 19%에 불과하고, 취업 연령에 해당하는 25세~35세 미만이 49%, 재취업 및 재교육에 해당하는 35세 이상이 32%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고, 취업 이후 필요한 직무능력을 강화하는 데 MOOC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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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의 프로이드에 대한 통렬한 비판
- 해리스 자신의 이론에 의거한 프로이드 이론의 재해석
- 사회화체계는 의식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의 성격은 사회화체계에 의해 체계적으로 상당히 영향받는다
- 프로이드의 초자아는 사회화체계와 비슷하다.
- 관계체계는 의식된다. 관계체계는 성격 형성에 체계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프로이드는, 만약 그의 이론이 이를 접하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았더라면, 그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프로이트가 한 말 중에는 듣기에 진짜 같은 것도 있었다. 나는 서로 충돌을 빚어내며 간혹 의식의 차원 밑에서 작용하는 구성요소들로 구성된 복잡한 마음에 대해 프로이트가 묘사한 그 그림이 그것이었다고 생각한다. - P381

 타고난 충동과 무의식의 과정을 이야기한것이 프로이트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끈 것은 그였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이론에 가장 큰 버팀목이 된 것은 무의식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의 가장 큰 아군은 의식이었다.  - P382

프로이트는 무의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그의 이론은 거의 전적으로 관계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관계 체계는 대부분 드러난 상태로 작용한다. 프로이트가 그렇게나 몰두했던 성과 공격성의 동기는 관계체계의 메커니즘에 의해 제공되며 의식의 접근이 용이하다. 프로이트가 피험자들(사실 환자라는 말을 쓰기가 망설여진다. 프로이트 자신이 그들을 그런식으로 보지 않았으니까)로부터 이끌어 낸 대화는 모두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 P382

관계 체계와는 대조적으로, 사회화 체계는 대부분 의식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차원에서 은밀하게 작용한다. 우리는 어떻게 사회화되는지알지 못한다. 정작 그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설명해 온 사회화 체계는 프로이트의 초자아와 닮은 구석이 있다. 그리고 기능도 유사하다. 그러나 같은 성별의 부모와의 동일시에서 초자아가 형성된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은 명백히 잘못된것이다. - 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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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과 이타심의 재정렬
- 인간 마음의 사회화체계는 이타심을 동기로 수반한다
- 반면 지위체계는 이기심 동기를 구성요소로 갖는다. 경쟁심도 이에 속한다.
- 관계체계에서는 사랑, 우정, 미움의 감정이 동반된다.

지위체계는 분업에도 관계한다.
- 무조건 하나의 사다리만이 있는게 아니다.
- 여러 사다리 중에서 자신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틈새라도 노리는 현명함이 함께 작동한다

인간은 개미와 달리, 전적으로 가까운 혈연으로만 구성된 것은 아닌 집단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이기심이 동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 인간 종이 대박 신화를 일궈 낸 비결 가운데 하나도 반드시 혈연에 기반한 것은 아닌, 대규모 포괄적 집단을 형성할 수 있었던 능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결과 앞서 개미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한 바 있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집단 동료를 희생하여 자신의 성공을 극대화할 것인지, 아니면 집단을 지원하고 지키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인지 어려운 선택에 봉착한다. 개미한테는 아니지만 인간한테는 진짜 어려운 딜레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해결 방식도 다르다. 자신이 속한 집단을 지키려고 싸우다 기꺼이 목숨을 내던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죽는 것은 고사하고 집단을 위해 일하기도 싫어하는.... - P358

자신의 집단을 위해 일하거나 죽을 때 그러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사회화 체계였다. 집단의 성원들이 가까운 혈연으로 구성되어 있던 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체계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위 체계가 제공하는 동기는 전적으로 이기적이다. 인간 집단에서 분산을 초래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기심이다. 지위 체계는 집단의 복지는 전혀 안중에 없다. 이것은 내가어떻게 하면 경쟁을 잘할까? 하는 것만 묻는다. 

가장 나은 대답을 찾으려면 자기를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지위 체계는 타인이 제공하는 사회적 단서 속에서 자기인식 self-knowledge 을 추구한다. 그런 다음 이렇게 모은 정보를 이용하여, 노력하면 승산이 있는 분야라면 직접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그 밖의 분야는 가능하면 경쟁을 피하고 보는 장기적인 전략을 꾀한다. 그리하여 개개인은 임자가 없는 틈새 분야를 찾게 된다. 각기 다른 분야를 전문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장기적인 결과에 대한 설명은 애덤 스미스를 따라올 자가 없다. - P359

노동 분업은 개미 집단이 그런 것처럼, 인간 집단의 창발적 특성이다. 사회화 체계는 아이한테 순응하게끔 나는 남이 하는 대로 한다‘-동기를 부여하는 반면, 지위 체계는 어쩌면 다른 누구도 하지 않는데 아 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나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한다‘을 찾도록동기를 부여한다.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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