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즘은 자유주의 체제의 성립을 발전의 전제조건으로 삼는다.

자유주의 체제는 이제껏 정치의 바깥에 놓여 있던 일반 대중을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이 체제가 다양한 대중의 욕구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할 때 대중의 불만과 분노는 자유주의 체제 자체를 향하게 된다.

이 반자유주의적 열정이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와 결합할 때 대중은 급속히 파시즘으로 빨려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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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외주의


미국 같은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하나의 국가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통합적 가치가 필요하다. 그 가치가 특정 종교나 문화를 초월한 실질적 내용의 이념일 수도 있겠지만, 미국은 최소주의적 방식, 즉 ‘서로 침범하거나 간섭하지 말자’는 취지의 형식적 자유와 이를 보장하기 위한 ‘중립 국가’의 이념에 합의한 것이다. 존 할란John Harlan 대법관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는 “다양하고 인구가 많은 미국 사회에서 강력한 치료제”였던 것이다.
이러한 합의의 배경에는 ‘공적 담론public discourse’에 대한 미국 사회의 강한 신뢰가 있다. 어떤 표현이든 공적 담론에서 자유롭게 논의된다면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논의될 때, 그 표현이 ‘공적인 것’인지가 유독 중시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소수자 집단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해도 그것이 ‘공적 토론’의 맥락에서 이루어졌다면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연방 차원의 혐오표현금지법이 없긴 하지만, 혐오표현에 관해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1 실제로 미국에서는 혐오표현을 제한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기제들이 작동하고 있다. 예컨대 방송의 혐오표현을 규제하기도 하고,2 국가적 차원에서도 다양한 반차별 정책을 시행 중이다. 혐오표현 문제가 자율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영역, 예컨대 공공·교육기관 같은 곳에는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가 있다. 교수와 학생, 상급자와 하급자같이 권력 기제가 작동하는 곳에서도 일정한 규제가 있다. 실제 상당수의 미국 대학과 기업들은 ‘차별금지 정책’ 또는 ‘다양성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혐오표현이 ‘괴롭힘harassment’에 해당하거나 실질적인 차별을 야기할 경우 징계하는 학칙이나 사규를 두고 있다.3 소송을 통해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종차별금지 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친동성애 정책LGBT-friendly policies을 채택한 기업도 수두룩하다.



말이 칼이 될 때 중에서


말이 칼이 될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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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의사결정을 방어적으로 회피하거나 필요 이상의 정보를 수집하며 시간을 끄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의도적인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 책임 회피를 위해 꼭 필요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니 대안을 검토하는 하급자는 보고서를 만들고 회의를 거듭하며 불확실성이 사라지길 기다린다. 필요 이상의 복잡한 결재 단계에서 시간을 끌기도 한다. 이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급자도 마찬가지다. 결단이 필요한 순간 보고서의 사소한 오류나 정보 부족을 탓하며 재작업을 지시해 시간을 끈다.<90년생...>

90년대생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면 즉각적인 퇴사 욕구가 끓어오른다고 한다. 그들은 보여주기식 노력이 대부분 그들의 직속 상사에 대한 소속감 때문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많은 90년대생들은 더 이상 과거처럼 상사나 회사에 대한 수직적인 소속감을 느끼지 않는다. 대신 과거와는 달리, 주변 동료나 지인들을 향한 수평적인 소속감을 더 많이 느낀다.<90년생...>

80년대생까지도 어찌 보면 기존 세대들과 같이 ‘본인의 이익’에 따라 움직였다. 장기적으로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강압적인 신입 사원 교육 과정을 인내하고, 권리는 잠시 유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90년대생들은 강압적인 요구에 그들의 권리를 잃으려 하지 않고, 전체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관리 시스템은 적절히 조절하면 80년대생들의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90년대생들은 권리를 지키고 행사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과감한 사고와 행동의 자유를 누리고자 한다. 복종이나 권위를 통한 강압적 통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다.<90년생...>


2013년 로체스터대학교의 홀리 팔메리Holly Palmeri와 리처드 애슬린Richard Aslin은 잡지 〈코그니션Cognition〉에 〈합리적 간식 먹기Rational Snacking〉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들에 의하면 “첫 번째 마시멜로를 빨리 먹은 아이들 중 일부는 참을성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나중에 돌아오면 하나를 더 주겠다’는 연구원의 말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일수록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좀 더 오래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90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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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은 이들 소수자 가운데 누군가를 개별적으로 지칭하거나 소수자 일반을 지칭함으로써 성립한다. 즉 특정인 A를 향해 “너희 나라로 가라”고 해도 혐오표현이 성립할 수 있고, 특정 인종을 일반적으로 지칭하여 “유색인종들은 자기 나라로 가라”고 해도 혐오표현이 될 수 있다. 누군가를 지칭한 경우에는 기존의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지만, 개인이나 단체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적 공백이 생긴다. 혐오표현금지법hate speech law은 바로 이 지점에 개입한다. ...

˝말이 칼이 될 때˝ 중에서

https://ibook.knue.ac.kr/elibrary-front/content/contentView.ink?&mmbrLgnCode=Y&bestCttsDvsnCode=&rcmnCttsDvsnCode=&lbryCode=20593&cttsDvsnCode=001&brcd=4801160560368&ctgrId=1503&sntnAuthCode=null&mainRcmnCttsDvsnCode=2&mainRcmnListSrmb=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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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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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먹기 대 조명, 푸하하


많은 행복 지침들은 ‘마음 안’에서 행복 승부를 내라고 한다. 가령, 원효대사의 해골 물 일화는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메시지의 대명사다. 그러나 이 일화에 대한 나의 해석은 다르다. 이 동굴 사건은 마음 먹기의 중요성이 아니라 조명의 중요성을 보여 주고 있다. 어젯밤은 해골을 볼 때 생기는 강렬한 정서(역겨움)가 어둠에 차단됐을 뿐이다.

진정한 마음 먹기의 예시는 낮에 해골 물을 보며 달게 마시는 것이다.

도인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우리 대부분은 도인이 아니다. - <행복의 기원(10주년 기념 개정판)>, 서은국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LA9fKKxuPnotTjf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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