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판으로 전차가 지나고, 축음기 소리통에서 '오빠는 풍각쟁이야'의 멜로디가 울리던 그곳, 경성. 포마드 기름을 발라 넘긴 양복의 모던 보이와 에나멜 구두를 또각 거리며 다가오던 모던 걸 사이에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륙경영의 꿈을 안고 조선을 정탐, 훗날 조선침략 시나리오의 바탕이 된 혼마 규스케의 수첩에는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요? 유교 중심의 문화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았던 왕비의 역사로 조선사를 다시 쓴다면 어떨까요?

흥미로운 역사서들이 눈에 띄는 이번 주 만선, 출발 합니다!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경성,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건>

최근 몇 년간 새롭게 조명 되고 있는 경성을 다룬 또 하나의 역사서가 출간 되었습니다. 이번에 포착한 것은 '연애'. 그 시절의 연애라고 하면 이광수의 <무정>이나 번안 소설 <이수일과 심순애> 정도가 떠오르시나요? 무슨 말씀. '모던'에 살고 '모던'에 죽던 그들의 화려한 스캔들을 공개합니다.

자살로 마무리 되고 만 비극적 연애 사건, 조선을 지배하던 유교 윤리를 뒤엎고 당당하게 사랑을 외치던 신여성들의 낭만적 연애 사건, 여자를 사랑한 여자의 (당시로선) 충격적 연애 사건과 경성을 붉은색으로 물들인 혁명적 연애 사건까지… 각양각색의 흥미로운 연애 사건들을 담고 있는 책은, 그러나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주의에 그치지 않고 당시 경성의 공기를 충실하게 그려냅니다.

"당신은 왜 죽었나이까? 나만을 두고 죽는다면? 왜! 혼자 죽었나이까? 나를 두고. 나도 당신의 뒤를 따라가렵니다. 깨끗하게 죽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으나 당신이 이미 한강을 택했으니 나도 당신이 죽은 한강을 취하려 합니다. 곱게 잠든 당신의 깨끗한 영靈은 아직 세상에 남아 있는 나를 원망치 말고, 나를 기다려 주소서……."  -<애상의 한강파에 청년 의사 노병운 씨 투신>, 동아일보 1933년 9월 29일자


* "조선의 시국이 정말로 급박하다", <일본인의 조선정탐록 조선잡기>

개항 이후 공사관과 영사관이 설치되고, '대륙경영'이라는 큰 꿈을 안고 조선 반도를 밟은 일본의 낭인들. 그 낭인들에게 조선이란 그야말로 '기회의 땅' 이었을지니,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라, 조선은 그들의 큰 뜻을 위해 시급히 분석되고 파악되어야 할 공간에 다름 아니었지요.

혼마 규스케 역시 그런 이들 중 하나로, 1893년에 처음 내한한 후 부산에 머물며 경성, 중부지방을 정탐하고 행상을 하며 황해도와 경기도 충청도 지방을 정탐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 후 도쿄에 돌아가 '이륙신보'에 조선 정탐내용을 연재하고, 154편의 글을 한 권으로 묶어 7월 1일 간행했으니 그 책이 바로 이 책, <조선잡기>인 것이지요.

근대 일본인의 시선으로 조선의 문화와 문물 풍속을 접하면서 느꼈던 여러 풍경이 적나라하게 그려진 이 책에서 드러나는 조선의 주된 이미지는 '순진함', '무사태평', '불결', '나태', '부패' 등입니다. (<이 영화를 보라>에서 근대를 '위생권력'의 문제로 다루었던 것이 떠오르네요)

'아름다운 동방의 아침의 나라' 일색인 서양인의 여행기와는 달리 조선 말기의 풍습과 일상생활을 민중들의 모습을 통해 세밀하게 다루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불편한 서술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는 피식 웃음이 터져나오는 풍경도, 이런 소소한 것들이 어찌 정탐의 내용이 되는 것인가 의문이 드는 모습들도 가득한, 색다른 기록입니다. (그 포복절도 할 본문을 맛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를 펼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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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 <기인기사>

물재勿齋 송순기宋淳夔가 현토식懸吐式 한문으로 편찬한 '신문연재구활자본야담집新聞連載舊活字本野談集'인 <기인기사록>을 번역하고 저자 나름대로 매만져 놓았다는 이 책 <기인기사>의 정체는, 제목 그대로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야담집. 다시 말해, "조선판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말씀.

이 책의 원본이 되는 <기인기사록>의 하권이 일제 시대 금서였고, 그리하여 이 야담집이 우리 야담사에서 얼마만큼의 중요한 위치에 놓이는 지를 굳이 알아야 할 이유는 아마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그 자체로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옛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웃음을 터트리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니까요.

(원문의 기기묘묘함이야 읽을 능력이 없으니 알 바 없지만, 그것을 풀어 우리에게 들려주는 '풀어 엮은이'의 뒤지지 않는 '말빨'이 궁금하시다면 아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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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자의 사정 <여왕의 시대>, <조선 왕비 오백년사>

제목에서 느껴지듯 모두 여왕 혹은 왕비라는 정치 권력의 최정점에 존재했던 여성들을 통해 역사에 접근하는 두 권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역사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었던 '그녀'들의 사정.

<여왕의 시대>는 클레오파트라에서 서태후와 엘리자베스 2세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막론한 여왕들의 모습을, <조선왕비 오백년사>는 유교적 여성관 아래에서 배제되었고 때론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었던 왕비들의 역사를 그립니다. 특히 후자의 작업이 더 흥미롭네요.

* 그 남자의 사정 <문학청년의 탄생>, <부랑청년 전성시대>

'청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근대의 풍경을 그려내는 문학평론가 소영현 씨의 책 두 권도 함께 출간 되었어요. 격변하는 소용돌이 속의 근대, 그 소용돌이를 만드는 '형성적 주체'가 바로 청년이라는 것.

<문학청년의 탄생>은 '문학'을 패션처럼 휘감고 온몸으로 예술의 자립적 공간을 마련코자 했던 새로운 계층이 나타나게 된 시대배경, 그리고 다시 그렇게 나타난 이들이 어떻게 근대일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부제는 '근대 청년의 문화정치학'.

조금 딱딱해 보인다고요? 그런 분들을 위해 <부랑청년 전성시대>가 있습니다. 부제인 '근대 청년의 문화풍경'에서 나타나듯 우리와 같기도, 또 다르기도 한 그들의 모습, 시대의 공기를 그려내고 있으니까요. 진짜 '청년'이 '청년' 같았던 시대. 가끔씩은 정말 그들의 시대가 부럽기도 합니다. 물론 '부랑(불량)청년'이 되고 싶습니다.

  
* 역사의 대반전, 신자유주의 이후의 새로운 세계 <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

이 책이 등록되기 전까지 저자 박세길 씨의 알라딘 저자 소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운동권의 필독서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의 저자. 진보적 역사 읽기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직설적인 정보라 이 책을 등록하며 다시 수정하긴 했지만, 사실 그 말처럼 박세길 씨를 심플하면서 정확하게 소개할 말을 찾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시 보아도, 어쩐지 웃음이 나오는 소개네요)

그 '필독서'가 필독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가독성'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것은 이 700페이지 가까이 되는 <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에서도 마찬가지어서, 두께 때문에 부담이 되시는 분들이라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해요.

프랑스 혁명으로 시작하는 책은, 러시아 혁명, 중국 혁명 등 혁명의 역사를 되짚어 오지만(혁명의 추억), 그것이 기왕의 혁명사를 다룬 책들과 다른 것은 바로 '미래의 혁명'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사회혁명은 바로 "민주주의의 본원적 가치가 전면적으로 실현 되는 과정이어야 함"을 역설 하는 저자는, 하여 '창조적 다수'에 주목합니다. 그렇다면 창조적 다수는 누구일까요? 글쎄요, 이미 우리는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포스트워 1>, <포스트워 2>

1권과 2권, 1450여 쪽의 방대한 분량을 통해 이 책이 그리고 있는 것은 유럽의 역사입니다. 그것도, 제목에서 보여지듯, 그냥 역사가 아닌 1945년에서 2005년의 역사. 60년의 역사를 그리기 위해 왜 이토록 많은 글자들이 필요했을까요?

"지난 세기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지각 변동의 진원지이자 금세기 인류가 지닌 평화의 기회를 실험할 주요 실험실인 유럽. 이 막대한 서사적 중요성을 지닌 주제는 이제 그 무게에 합당한 저자를 찾았다." - 스트로브 탤봇, 브루킹스연구소 소장

제2차 세계 대전의 결과부터 냉전의 기원, 유럽 제국주의의 종언과 식민지 해방, 유럽경제공동체의 탄생과 발전, 서유럽의 경제적 번영과 불만, 소련의 동구권 지배와 소비에트 블록의 몰락, 발칸 전쟁, 난민과 불법 이민 노동자, 스포츠, 음악, 영화 등 전후 유럽의 거의 모든 것을 스릴있게(!) 그려내는 책은 전후 60년, 유럽인들이 건설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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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번 주도 책들이 가득한 한 주였습니다. 특히나 '역사' 책들만 가득 실었더니, 어쩐지 타임머신이라도 된 것 같네요. 과거를 알아야 미래를 안다는 말, 그 말을 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과거를 그린 책은 대개 흥미롭다는 것.

고맙습니다. 이번 주도 만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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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771 2008-07-04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인문MD님께

<기인기사>를 옮긴 간호윤이라고 합니다.
“고맙습니다”란 말씀 한 자락 없는 것은 도리가 아니겠기에 이 지면을 빌려 글을 씁니다.
알라딘인문MD님께서는 참 글을 잘 쓰시는군요. 속도감도 여간 아닙니다. 여러 꼭지를 쉬이 읽었습니다. ‘만선’이란 명패만큼이나 그득한 글의 풍어더군요.

더욱이 <기인기사>는 ‘머리말’부터 촘촘히 읽으시고 책의 역사, 작가의 작품에 대한 애정에 더하여 언어적 표현까지 짚어주셨더군요. 고심에 고심을 덧대어, 글을 적어 내려간 작가의 내밀한 마음을 살펴주신 것입니다. 대부분의 서평이 출판사의 원고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을 본 터이기에 알라딘인문MD님의 독서량과 필력에 더하여 글 쓰는 이로서의 애정까지도 볼 수 있더군요. 그래, 이렇게라도 고마움을 표하여야겠기에 두어 자 적었습니다.

한 말씀만 더 놓겠습니다.
이 <기인기사>의 원본인 <기인기사록>은 ‘일제강점기 금서(禁書)’에 ‘매일신보 연재’ 따위의 이유만으로도 문학사적 가치가 녹록치 않은 책입니다. 지명도 있는 이의 손에 ‘이 책이 출간됐으면―’하는 생각이 들만큼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알라딘인문MD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간호윤 근배 (011-9060-8710, 032) 217-8710)
2008. 7. 4.

활자유랑자 2008-07-08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알라딘 인문담당MD 금정연입니다. 이렇게 먼 길을 직접 오셔서 말씀을 전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책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문학사적 가치에 대해 무식한 소리를 한 것은, 말 그대로 무식하기 때문이지만 그럼에도 책이 재미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업 부탁 드리겠습니다. :)
 

한 주 간격을 두고 우석훈 교수의 신작 두 권이 연속 출간 되었습니다. <88만원 세대>,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에 이은 '한국경제대안 시리즈' 3권인 <촌놈들의 제국주의>와 '속도.성장.개발의 딜레마'에 빠진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직선들의 대한민국>이 그것. (저희 '만선'에 2주 연속으로 문을 닫고 타셨다는 공통점도)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각 출판사 담당 편집자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어보는 '우리 책' 이야기!
자, 그럼 시작합니다~

* "대한민국에 진짜 필요한 딱 한 방!" <직선들의 대한민국>

우석훈 선생의 전화를 받은 건 잠기운이 아직 다 달아나지도 못한 아침나절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한 방’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요?” “네? 뭐라구요?”

새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봄이었다. 지난 10년의 민주화 세력의 집권이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침체된 한국 경제를 살릴 수만 있다면 뭘 해도 봐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출근을 하던 그런 쌀쌀한 아침이었다.

도대체 무엇으로 이 ‘경제지상주의’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가난한 이들이 부자들을 편드는 이 이상한 대한민국이 어떻게 도래하게 된 것인지, 뚜렷한 해답도 없이 생각들이 산만하게  흩어지던 즈음에 걸려온 우석훈 선생의 전화였다.

<직선들의 대한민국>은 그렇게 시작된 책이다. 우석훈 선생은 지난 ‘참여정부’ 아래에서는 이른바 ‘좌파들’ 비판을 너무 신랄하게 해서 조금 걱정도 되던 분이었다. “사람 사는 문제가 보수와 진보로 판단이 될 리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생태경제학’이라는 생소한 관점에서 쏟아놓는 이야기들이 뒷통수를 치는, 그런 분이었다.

“앞으로 우리가 예상치도 못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생길 텐데, 그때그때 대응하는 게 아니라 진짜 문제가 뭔지 정곡을 찌르는 ‘한 방’을 이야기해 보려구요.” 그 ‘한 방’을 위해 탄생한 책이 바로 <직선들의 대한민국>이다. 지난 현대사가 ‘건설회사의 역사’와 동일한 나라, 그래서 건설사 CEO를 급기야 정치의 수장으로 뽑은 우리들의 열망에, 이 책은 직격탄을 날린다.

이 책을 읽으면 세상을 막무가내로 밀어버리는 ‘불도저’를 욕하지만, 사실 우리 스스로도 또 다른 ‘작은 불도저’가 아니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생각의 끝은 명랑하고 멋지다. 만화 <심슨 가족>처럼 현실적이고 냉철하지만, 유머와 상상력 그리고 공존의 가치를 일깨우는 그런 책으로 앞으로 5년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독자들의 마음에 살아있을 책이다. 

(- 웅진지식하우스 에디터 김보경)

* "호외요! 한국경제대안 시리즈 3권이 나왔습니다!" <촌놈들의 제국주의>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펴낸 날은 마침 대학 동기들과 시청에서 약속이 잡혀 있었다. 방금 제본소에서 넘어온 책을 건네받은 편집자의 마음은 뭐랄까, 마치 호외를 받아들고 거리를 뛰기 시작한 신문팔이 소년과 같다. 촛불들이 점점이 불꽃을 켜는 서울의 밤거리에서 이 책을 꺼내들고는 "한국 경제 대안 시리즈 3권이 나왔습니다!"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을 알아줄 사람은 아마 찾기 힘들 것 같다.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시청 앞은 이미 불을 켠 촛불들이 흥겹게 파도처럼 출렁인다. 저 불빛 속에는 이 호외를 흔쾌히 받아들 사람들이 있을까. 낮에는 회사 일에 밤에는 촛불로 녹초가 되었음에도 환하게 웃으며 나를 맞이하는 서른세 살 노총각 친구를 보니 괜히 반갑다. 그에게 우선 이 호외를 건넸다. 한국사회를 거시적 안목으로 보며 30년 앞의 미래에 민감하게 반응할 사람들에게 이 책을 한 권씩 권한다는 말과 함께.

실은 이 책을 만들면서도 저자 우석훈 씨가 말한 ‘평화경제학’이 형용모순은 아닌가 따져보기도 했다. 효용만 따지는 개발 패러다임에 파묻힌 사람들이 ‘평화경제학’의 참뜻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나부터 자신 없었던 것이다. 대통령부터가 ‘촌놈’인데 어떻게 대다수 독자들에게 세련된 세계관을 요구할 수 있으랴.

그런데, 아니 글쎄, 촛불 시위 소식을 하나둘 접하다보니 스스로 참여하는 데에 망설임 없고 집회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또한 한켠에 있다지 않는가.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이 모든 세련된 촛불소년들에게 이 책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권한다!

(- 개마고원 편집자 박대우)
 

*  "우석훈 씨 인터뷰를 조만간 해야할텐데…" 알라딘인문MD
왼쪽에 보이는 순위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6월 20일 알라딘 사회과학 베스트 셀러 순위입니다. 출간일과 실제 알라딘 DB 등록일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출간 10일 만에 1위를 차지한 <촌놈들의 제국주의>의 기세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AFKN의 "이글 FM" 식으로 말하자면, "총알과 같이 순위에 진입!")
한편, 이번 주 월요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직선들의 대한민국>은 아직 14위에요. 이것 역시 대단한 기세이지만 '아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분명 그곳이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다음 주 순위입니다. 과연 다음 주에는 이 순위가 어떻게 될 것인가, <촌놈>이 1위를 지킬 것인가, <직선>이 치고 올라올 것인가, 함께 힘을 받아 6위에 올라 있는<88만원 세대>는 어디까지 다시 올라갈 것인가, 하는 것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저자의 책이 분야 1, 2, 3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초유의 사태'를 목격할지도 모릅니다!
어쩐지 신나는데요. 저만 신나는 걸까요? 아니에요. 아마 우석훈 교수님도 신이 나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저자 인터뷰를 하는 일인데… 뭐 어쨌거나.
아, 서두에서 제가 '우리 책'이라는 표현을 썼지요. 그렇습니다. 결국 이 두 권의 책이 다 오늘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니까요. 그래서 정말, 즐겁습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자본> 두 권이 3, 4위에 올라와 있는 것도 인문사회MD로서 정말로 행복한 일!)
자, 그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음 주를 기다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쉽지 않은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신 김보경, 박대우 두 담당 편집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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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6-2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8만원도 은근 꾸준히 팔리는거 같더군요. 촌놈들의 제국주의 급격 상승이군요. 소개된지 한주밖에 안된거 같은데.

활자유랑자 2008-06-21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런 책들을 지켜보는 것이 이 직업의 재미랍니다. :)

마늘빵 2008-06-22 00:35   좋아요 0 | URL
행복한 직업이군요. :)
 

대어들이 가득한 이번 주네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도 있다지만, 무슨 책이 있는지는 알아야 말이라도 할 수 있겠죠. 자 그럼 배 출발합니다~

* 마르크스, 하워드 진, 에드워드 사이드

드디어 마르크스의 <자본>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미 우리는 비봉출판사에서 출간된 <자본론>을 갖고 있습니다만, 이번에 새로 출간된 <자본>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영어 중역본인 비봉출판사 판본과는 달리 독일어 원전을 번역했다는 점입니다.

이미 이번 주 신문에 기사를 받았고, 저자 인터뷰도 많으니 <자본> 출간과 관련된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쉽게 접하실 수 있을 거예요. 중요한 것은, 현재 구할 수 있는 판본 중 독일어 원전을 번역한 것은 이번에 출간된 책 하나 뿐이라는 것. 마르크스를 전공한 저자의 해제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

실은 그 동안 우리 모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고 있었던 셈이죠. <자본>을 다룬 책은 수없이 많았지만 정작 원전은 아무도 읽지 않았으니. 하여 '유령처럼 떠돌던' 마르크스의 사유가 이번 기회에 새롭게 조명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저부터 읽어야겠어요.

"하워드 진은 공인된 비밀과 잊혀진 역사를 폭로함으로써 힘 있는 사람들이 조작해서 우리에게 보여주던 공식적인 역사를 바꿔버린다. 또 인자한 미국의 빙긋 웃는 가면을 벗겨내서 그 실체를 백일하에 드러낸다. 하워드 진의 저작을 읽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이나 진배없다."

<작은 것들의 신>의 저자 아룬다티 로이의 추천사에 동의를 하거나 말거나, 하워드 진은 분명 우리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지식인 중의 한 명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하워드 진에 대해 궁금하지만(우리 자신한테 몹쓸 짓을 하긴 싫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시는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은 가장 중요한 입문서입니다.

'데이비드 바사미언이 인터뷰하고 강주헌이 옮기다'라는 부제에서 보이듯 인터뷰로 이루어진 책은 쉽고도 생생한데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어두운 면을 직시할 것을 강조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할 이유를 말하는 하워드 진의 목소리는 따뜻합니다.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로 시작한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의 두 번째 책은 <저항의 인문학>입니다. 몇 년 전인가 '공학의 미래', '공대 기피 현상' 등의 문제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죠. 하지만 '인문학의 위기'라는 것은 그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이미 '위기'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기까지 해요. ('괴사' 직전?)

인간 복제 등 현대의 첨예한 지식 논쟁을 이끄는 것은 모두 과학자들입니다. 사이드는 세상이 인문학을 몰라주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이 세상으로부터 눈을 돌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조목조목 제시하지요. 마지막으로 남긴 저작이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사이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우리가 누구이고, 권력의 하인이 아니라 도덕적 주체이고자 한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 노엄 촘스키


* 문제는 광우병이 아니라 '살인 단백질'이다!

이 책의 부제가 나열하고 있는 '식인 풍습과 광우병, 영원히 잠들지 못하는 저주받은 가족' 사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눈치 빠른 분들은 바로 알아차리셨겠지요. 바로 <살인 단백질 이야기>라는 제목에서 보여지듯 그것은 바로 '프리온' 입니다. 최근의 광우병 열풍에서 우리도 전해 듣게 된 그 이름이요.

광우병을 다룬 많은 책들이 파푸아뉴기니의 '쿠루'병에 주목합니다. 그들 부족의 식인풍습, 다시 말해 동족식습에서 발발된 병을 통해 광우병 역시 초식 동물인 소에게 소를 먹이는 비윤리적인 행위, 인간의 탐욕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고발하고 있지요.

그 밖에 위생적으로 포장된 육류가 실은 어떤 경로를 통해 도축되고 우리의 밥상까지 올라오는지, 그 위험성에 대해서 정부는 어떻게 국민들을 호도하는지, 등이 최근의 책들이 다루었던 주된 주제였어요.

하지만 이 책에서 그려내는 것은 바로 '살인 단백질'의 역사입니다. 스스로가 (프리온에 의한 질병은 아니지만) 변형 단백질에 의한 정체불명의 질병을 앓고 있는 저자는, 200년이 넘게 이어 내려오는 '치명적가족성불면증'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귀족 가문을 시작으로,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살인 단백질을 탐구합니다. 흥미진진한 '의학 인류학'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 이 책들을 보라!

 

 

 

 

<이 영화를 보라>는 고전을 새롭게 읽는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고미숙 씨의 책입니다. 책은 여섯 편의 한국영화를 통해 영화 속 '지금-여기', 곧 근대의 풍경과 서사를 잡아 냅니다. 여섯 편의 영화는 '괴물', '황산벌', '음란서생', '서편제', '밀양', '라디오스타'. 가장 대중적인 영화 안에 숨어있는 의미를 통해 우리 시대의 초상을 그려내는 저자의 공력이 돋보입니다.

<조선을 훔친 위험한 책들>에서는 '책'이라는 키워드로 조선시대를 탐구합니다. 성리학이라는 조선의 대표 이념의 밑에 가려졌던 수많은 사상들을 '금서禁書'를 통해 추적하는 것. 저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평범한 책들에서도 그 내면에 현실적 삶과 대결한 흔적, 하지만 결국 권력의 논리를 따르고 만 타협의 고백을 찾아냅니다. 흥미롭네요.

<20세기 신화 이론>은 굉장히 의미심장한 책입니다. '카시러·말리노프스키·엘리아데·레비스트로스'라는 부제는, 대학 교재처럼 심플한 제목이 나타내듯 '20세기 신화 이론'의 기둥이 된 네 사람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신화 이론에 대한 입문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그 거장들을 철저하게 해부, 분석함으로써 그 자체로 '신화'가 되어버린 그들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것! 앞의 두 사람은 그렇다 치고, 엘리아데와 레비스트로스라니! 그 기획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하지 않으세요? 다중적인 의미에서의 '신화의 탈신화'.


* 그리고…

이번 주 배에 마지막으로 탑승한 책은 <직선들의 대한민국>입니다. 어쩐지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하는 책의 저자는 바로 우석훈 교수. 지난 번 배에도 마지막으로 탑승한 책이 <촌놈들의 제국주의>였는데요, 이래저래 운항한지 얼마되지 않는 우리 배와는 인연이 깊으신 것 같네요. (조만간 인터뷰라도…)

<88만원 세대>로 시작한 '한국경제대안 시리즈'인 <촌놈들의 제국주의>와는 달리, '건설지상주의'에 경도된 한국사회를 종합적으로 비판하는 책입니다. 청계천을 살린답시고 직선으로 '인공 어항'을 만들어 수돗물을 흘리고, 원래 청계천 물길은 그 아래 파이프에 가두는 나라. 그에 더해 '대운하'라는 이름의 거대한 직선 운하를 만들겠다는 나라, 대한민국.

"속도와 성과에 중독되고 불도저들이 만들어낸 직선의 미학에 감탄"하는 사회가 정말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제 우리의 이성을 이곳의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위한 방향으로 바꾸자.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생태적 가치관을 복원하자. 딜레마에 빠진 한국 사회를 명랑하고 멋지게 바꿔 보자."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책은 아직 미출간인데요, 16일 월요일이나 17일 화요일 정도엔 직접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 편집부의 친절한 배려로 먼저 원고를 받아본 소감으로 말하자면, 재미있습니다. 쏟아지는 '한국 사회 비평서' 속에서 어쩜 우리는 오히려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책을 읽고 무언가 느껴지신다면, 무언가를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저자는 책을 시작하며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인용하는데요, 그 글을 다시 재인용하며 마치겠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는 걸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자, 이번 주 역시 빅 네임들로 배가 꽉꽉 찼네요. 아참, 저는 내일 아침, 진짜 배를 탑니다. '만선'을 쓰다보니 어쩐지 진짜 배가 타고 싶어져서… 여행을 떠날 때 들고 가는 책은 크게 세 종류인 것 같아요. 진짜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던 책, 원래 좋아했던 책이라 여행 하며 한 번 읽고 싶은 책 그리고 여행할 때 들고 다니면 폼날 것 같은 책. 참고로 제가 들고 갈 세 권의 책은 <로드>,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 <무진기행>입니다. 어떤 책이 어떤 용도 일까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주도 만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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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6-15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잘 다녀오세요. :)

2008-06-16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활자유랑자 2008-06-21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어느덧 휴가를 다녀오고도 새로 맞은 주말, 새벽이네여 :) 술 한 잔 했더니; (한 잔은 사실 아니지만요;)
 

 <88만원 세대>로 20대들에게 토익 책 대신 짱돌을 들기를 권했던 우석훈 교수가 <촌놈들의 제국주의>로 돌아왔습니다. <88만원 세대>,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에 이은 '한국경제대안 시리즈' 제 3권. 특유의 직설법과 경쾌한 글쓰기로, 식민지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음에도 제국을 꿈꾸는 '촌스러운' 한국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반면, 90년대 후반 학번 ~ 00년대 초반 학번들의 필독서였던 <신문읽기의 혁명>을 외치던 손석춘 원장 역시 <주권혁명>이라는 새 책으로 우리 곁을 찾았는데요, 표지에서도 느껴지듯 "'광우병 위험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을 둘러싼 국민과 정부와의 힘겨루기에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싹을 보는" 저자는, 주권운동과 선거혁명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합니다.

사실 두 책은 많이 비슷하지만 또 많이 다른 책이에요. (정확한 어휘 선택은 아니겠지만) 손석춘 씨가 조금 더 "전통적인" 느낌이라고 한다면, 우석훈 씨는 그와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생각에는 물론 한 가지 생각만 있는 것이 아닐테니까요.

자,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촛불집회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이 두 책들 사이에, 당신은 과연 어떤 책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투표기간 : 2008-06-12~2008-06-26 (현재 투표인원 : 27명)

1.촌놈들의 제국주의-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70% (19명)

2.주권혁명- 피의 나무에서 슬기의 나무로, 우리가 직접 정치하고 직접 경영하는 즐거운 혁명
손석춘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6월
33%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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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문, 과학서를 주로 읽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탓인지) 저에게는 '문학'을 기억하는 일이 더 쉽습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읽었던 강렬함이 쉬이 지워지지 않는 까닭일까요. 사실 언젠가부터 어제 읽은 책도 제목을 기억 못하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만... (저는 스스로 '광대한 무의식과 상대적으로 협소한 의식을 가진 탓'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분명 마음 속에 남아, 가만히 귀기울이면 피를 타고 몸 어디께를 돌고 있는 책이 있지요. 그런 책들을 몇 권 적어보았습니다.

("당신의 고전은 무엇입니까?" 이벤트에 한번 스스로 참여해 보았는데, 사실 별로 쉬운 일은 아니네요… 죄송합니다)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7년 4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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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등학교에서 내가 배운 단 두 가지는, 영어 교과서에 나왔던 'Sexual Attraction과 Love를 구별하라'라는 말과,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이었다. 사르트르에 대한 관심이 결국 카뮈에게 이어져 <이방인>을 보았는데... 좀 쩔었던듯. 그 후로 읽은 <시지프 신화>는 그야말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나로서는 보통 하지 않는 귀찮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시지프가 돌을 굴리듯 쌓이는 신간들을 옮기는 일을 하고 있는지도)
아웃사이더
콜린 윌슨 지음 / 범우사 / 1997년 7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5월 20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08년 06월 13일에 저장

내게 있어 부조리란 실존주의와 같은 말이었고 따라서 이 책까지 닿았다.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웃사이더란 현실을 직시하는 자'라는 말만은 기억난다. 콜린 윌슨이 이후에 어떻게 '세계의 불가사의'에 집착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나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금은 든다. (그레이엄 핸콕이 <신의 지문>에서 콜린 윌슨의 도움을 언급하는 부분이 감동적이듯)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08년 06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사실은 꽤나 지루해하며 읽었던 책이다. 그럴 만도 하지 않을까? (자취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긴 하지만)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자란 (적어도 당시에는, 지금보단) 혈기왕성했던 청(소)년에게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의 이름을 떠올릴 때가 많아진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부목처럼, 기억의 수면위를 둥둥 떠다니는. 때때로 좋은 책은 조용히 가슴을 돌며 때를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5월 20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8년 06월 13일에 저장

오늘 팀장님과 대화 도중 문득 나왔던 이야기인데, 알라딘에 입사하기 전까지 나는 과학책이 이토록 '비대중적'일지 몰랐다. 그러니까, '대중서'를 표방하고 나온 과학책까지. 어쨌거나 감동적인 책이었고(너무 감동적이어서 뻔한 수사밖에 동원 못할 정도로), 당시에는 이 책이 지금의 <시크릿> 같은 베스트셀러인줄로만 알았다... 어쩐지 씁쓸하지만(내가) 아름다운(책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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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 인문사회 이벤트]나를 만든 책
    from 2008-06-26 10:23 
    1. 성서 - 말이 필요없는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반드시 일독하기를 권하는 명불허전의 고전. 2. 플루타르크 영웅전-유년 시절 책이 닳고 해어질 정도록 읽고 또 읽었던 책 . 많은 사람이 나오지만  그 중 대웅변가 데모스테네스가 수줍음과 말더듬을 극복하려고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수없이 웅변 연습을 하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3.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함석헌 - 대학교 1년생이었을 때 암울하고 척박한 사회 현실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