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가 한국을 방문한다고 해요. 11월 30일 ~ 12월 8일의 일정. 인터뷰 및 대담, 대학교 공개 강연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일정에서 그를 직접 만나기는 아마 힘들겠지만, 역시 할 수 있는 일은 책을 모아보는 일이라 한 자리에 모아 봅니다. 사실, 아직 국내에 활발하게 번역/소개된 것은 아니지만요. (방한에 맞추어 궁리 출판사에서도 책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해요)

아래는 알라딘 작가 소개.

"1940년 알제리 출생. 프랑스 고등사범학교(Ecole Normale Superieure)를 졸업했다. 파리 8대학에서 1969~2000년까지 철학교수로 재직했고 2008년 현재 파리 8대학의 명예교수이다.

루이 알튀세(Louis Althusser)의 수제자로서 1965년 <자본론 독해, Lire le Capital> 작업에 참여해서 명성을 얻었으나 1968년 프랑스 학생운동을 기점으로 루이 알튀세와 결별했다. 결별의 이유는 마르크시즘의 엄격한 과학성과 결정론적 사상에 충실했던 알튀세와 실천 중심의 마오이즘(Maoism)에 경도되어 있던 랑시에르의 견해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특히 루이 알튀세의 단정적 언어해석 원칙에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알튀세와는 다른 노선을 추구했고, 1974년 <알튀세로부터의 교훈, La lecon d'Althusser>을 출간하면서 알튀세의 사상을 비판했다.

1970년대 말 이후에는 젊은 좌파성향의 지식인들-조앙 보렐(Joan Borell), 아를레트 파르쥬(Arlette Farge), 쥬느비에브 프레스(Genevieve Fraisse)-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노동해방 연구에 몰두하면서 <프롤레타리아의 밤>, <노동자의 꿈에 대한 보고서>를 집필했다. 자크 랑시에르는 1980년대 중반부터 과거와는 다른 인물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그 분기점은 조세프 자코토(Josephe Jacotot)에 대한 고찰이었다. 이 연구의 결과물이 <무지한 스승, Le Maitre Ignorant>이었고, 이 저서를 발표하면서 명성을 얻음과 동시에 마르크시즘과의 결별을 공인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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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의 분할- 미학과 정치
자크 랑시에르 지음, 오윤성 옮김 / 비(도서출판b) / 2008년 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08년 11월 27일에 저장
품절
프랑스에서 들뢰즈 이후의 새로운 사유로 주목 받고 있는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의 2000년 작, 의 완역본. 미학, 정치, 감성의 분할, 미학적 예술 체제, 평등 개념 등에 대한 정의와 독창적 사유를 담고 있다. 영역본의 영향 때문에, 국내에서는 <미학과 정치>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제이자 랑시에르의 주요한 개념이기에 보다 정확한 명명을 기하고자 했다.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우리시대의 새로운 지적 대안담론
자크 랑시에르 지음, 양창렬 옮김 / 길(도서출판) / 2008년 10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2008년 11월 27일에 저장
구판절판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가 본격적으로 정치를 논하기 시작한 첫 번째 저작이다. 정치의 종언(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버전)과 정치의 회귀(레오 스트라우스와 한나 아렌트의 버전)라는 언뜻 보기에 대립되는 두 언설이 똑같이 갈등과 계급투쟁, 해방의 정치를 제거하던 정세 속에서 개입하기 위해 씌어졌다.
무지한 스승- 지적 해방에 대한 다섯 가지 교훈
자크 랑시에르 지음, 양창렬 옮김 / 궁리 / 2008년 1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8년 12월 09일에 저장
구판절판
랑시에르는 교수법 대한 토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1980년대 프랑스 교육 문제에 관한 진보적 사회주의자들과 공화주의자의 첨예한 논쟁 속에 ‘자코토의 모험’을 삽입하여 논쟁의 지형 자체를 바꾸어버린다. 랑시에르는 논쟁의 지형을 1980년대 프랑스의 교육 문제에서 1차로 19세기 자코토의 교육 방법으로 옮기고, 2차로 교육의 문제를 지적 능력의 평등이라는 철학적·정치적 문제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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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11월 28일, 100번째 생일을 맞이합니다! 한 세기를 오롯이 살며, 자신의 연구가 세상에 미친 영향을 지켜 보았을 노학자의 감회가 문득 궁금한데요.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해서 그의 저작들을 한 곳에 모아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길사의 그레이트북스에서 내고 있는 <신화학>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아래는 알라딘의 저자 소개입니다.

"1908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프랑스 국적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파리대학 법학부와 문학부를 거쳐 1930년대 초 최연소로 철학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했다.1935년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사회학 교수직을 맡아 브라질로 건너가 원주민과 함께 거주하면서 미개문명에 대한 탐구에 정열을 쏟았다.

1939년 프랑스로 귀국했으나 2차대전 기간 중 유대인 박해를 피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후 뉴욕의 뉴스쿨에서 강의했다.종전후 귀국, 콜레주 드 프랑스의 정교수로 취임해 사회인류학 강좌를 창설했으며,85년부터는 강의는 하지 않고 프랑세즈 아카데미 회원으로 있다.

지은책으로 <슬픈 열대>, <구조인류학>, <오늘날의 토테미즘>, <야생의 사고>, <날것과 익힌 것>, <꿀에서 재까지>, <신화학>, <벌거벗은 인간>, <식사 예절의 기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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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사고
레비 스트로스 지음 / 한길사 / 1996년 4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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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인의 사고와 본질적으로 다른 '미개의 사고'는 과연 존재하는가. 레비-스트로스는 이 절대적 환상을 해체한다. 자신감에 찬 서구인들의 전통적 미개인관에 대한 근본적 비판서 <야생의 사고>는 미개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사고의 깊이와 내재적 논리구조를 밝혀낼 뿐 아니라 서구인이 갖고 있는 2차적 본성인 과학 또는 철학의 방법론적 선입견을 벗겨낸다.
슬픈 열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박옥줄 옮김 / 한길사 / 1998년 6월
37,000원 → 33,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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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인류학에 지대한 영향을 남긴 프랑스 레비 스트로스의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저작으로서, 철학으로부터 인류학으로 이행한 저자의 지적 여정이 기술되고 있다. 브라질 인디언들의 풍속연구를 직접적 제재로 다루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포괄적인 성찰을 담고 있는 동시에 현대 문명의 제반 문제를 의미 깊게 시사하고 있다.
가족의 역사 1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외 엮음 / 이학사 / 2001년 9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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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한 개인의 감정의 원천이며 물리적인 존재와 도덕적인 개인이 형성되는 공간이자 사회조직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 단위이다. 무척이나 당연해 보이는 이 말 속에서 더 이상의 사고를 진척시키기는 힘들다. 가족은 '이미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학적 역사'를 표방하는 아날 학파의 젊은 연구자들이 현대 인류학의 태두인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펴낸 이 책은 가족이란 단어 앞에 '이미 자연스러운' 이라는 수식어를 털어버린다.
신화학 1- 날것과 익힌 것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임봉길 옮김 / 한길사 / 2005년 8월
33,000원 → 29,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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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날것과 익힌 것'의 대립으로 출발하여 남아메리카 부족들이 상정하는 취사의 신화학 논리의 위력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사회와 정신철학의 씨앗인 신화적 사고의 몇몇 일반적 특성을 규명한다.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구조인류학 방법론과 이론을 넘어 다양하고 체계적인 지식을 경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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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5-0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열대 번역이 그렇게 엉망입니까? 주문을 했는데 그 소리를 듣고 헐레벌떡 취소를 해버렸습니다.ㅜㅜ 읽기 힘든 정도일까요.

활자유랑자 2009-05-11 19:19   좋아요 0 | URL
번역 때문에 읽기 어렵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쉬운 레비스트로스 번역을 본 적이 없는데; 번역이라는 것에는 아무래도 취향의 문제도 포함이 되겠지요.
 

두 번의 출간 연기 끝에 드디어 책상 위에 놓인 <하늘에서 본 한국>을 보고 있자니 여러 기분이 든다. 반가움과 (예약일정 변경에 수반되었던 각종 처리들이 다 끝났다는) 안도감을 빼면, 가장 큰 느낌은 압도적이라는 것. 물론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작 <하늘에서 본 지구>가 놀랍고 즐거웠던 이유는 사진들이 담아내고 있는 이국의 풍광 때문이었다. 일종의 대리체험. 비록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은 "지구는 나의 조국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게 그 사진들은 끊임없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상기시켰으니까. 잡기엔 너무 멀고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 즐거운 그것은, 이를테면 꿈과 같았다.

반면 <하늘에서 본 한국>이 담아내고 있는 것은 우리가 발 붙이고 또 부대끼며 살아가는 '지금-여기'의 모습이다. 때론 살갑지만 대개 지루하고 그래서 도망치고 싶은 바로 이 곳.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너무나 새로운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결국 얀의 사진이 비추는 것은 우리들의 모습이며 또한 우리도 몰랐던 우리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사진집이되 사진집이 아니다. 대개 지루한 것은 '한국'이 아니라 '우리'고, 우리가 도망치고 싶은 것 역시 '여기'가 아니라 우리들 자신인 것이다. 물론 누구도 그 자신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다. 너무나 명료하지만 말로 하자면 이렇게 구차한 진실을 얀의 사진은 그저 보여준다. 얀의 사진 앞에서 우리는 순간 작아지지만, 그것은 '스스로 작게 살아온' 지난 날에 대한 반성에 다름 아니다. 일단 그것을 깨닫고 나면, 우리도 조금쯤 다르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때 비로소 서문의 말미에 쓰인 얀의 말은 진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사진집 이상의 것입니다. 희망이 바로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찬바람 불어 마음까지 시린 이 계절에 어울리는 두 권의 책이다.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달인'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인 고미숙의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와 <천만번 괜찮아>의 박미라의 <치유하는 글쓰기>가 그것.

종횡무진,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는 '고전 평론가' 고미숙은 제대로 사랑할 것을, 그러기 위해서 공부할 것을 촉구한다. 자본주의가 재단한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 쳇바퀴 같은 연애 속에서 감정과 자본과 몸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요즘'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반면 박미라의 책이 필요한 건 과거의 상처에 고통받는 사람들이다. 공부고 뭐고, 일단 자기 자신과의 화해가 필요한 사람.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이 두 권의 책은 서로 '같은 시기에 앞에 놓인 좋은 책'이라는 것 외에는 어떤 긴밀함도 없지만, 일단 이렇게 놓인 것도 인연일 터. 하여 의미를 부여하자면, 사랑하고 공부하고 또 쓰면서 살아간다면 이것저것 말 많은 인생이지만 즐겁다! 란 뜻일까, 하고 잠깐 생각해 본다. (하하하)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편집장의 선택'에 다 해버려서 이 자리에선 그것을 옮기는 걸로 소개를 마치기로 한다.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니, 그것 참 곤란한 이야기다. 학점 관리에 토익에, 제2외국어에, 입사&승진 공부만 해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물론 고미숙이 말하는 공부가 그런 공부는 아니다. 의심없이 주어진 것들을 다시 바라볼 것, 모르는 게 있다면 알려고 노력할 것,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것. 어째, 그냥 외우는 것보다 더 힘들 것 같긴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사람들은 종종 "(그토록 많은) 연애를 했는데, 왜 연애는 항상 똑같은 걸까" 고민하기 마련이다. 고미숙의 대답은 간단하다. 언제나 '나'란 존재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절망하고 때로 냉소한다. 하지만 고미숙은 말한다. '나'를 바꾸면 어떨까? 그러니까 사랑이, 우리 안의 에로스가 폭발해 나와 내 몸, 그리고 인생을 바꾸게 한다면? 

어차피 소통불가능한 타인끼리 만나 자신들의 욕망만을 소비하는 '쿨한' 사랑도, 내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하는 '순애보적' 사랑도, 반쪽이가 반쪽이를 찾아 영원히 행복한 하나가 되기를 꿈꾸는 '낭만적' 사랑도 아닌, 다르고 더 '단단한' 사랑을 찾는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

"우리는 모두 아프다. 직장에 학업에 가정에 경제에 미래에 연애에- 무엇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살이에 치이며 골병이 든다. 때론 '괜찮다'라는 말 한 마디가 절실하지만 누구하나 우리를 위로하진 않는다. 그래서일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는 <기획회의> 최신호를 통해 2008년의 출판 대표 키워드를 '자기치유'로 꼽았다. 결국 자신의 상처는 자신이 보듬어야 한다는 뜻?

<천만번 괜찮아>의 박미라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자기치유'의 길은 바로 글쓰기다. 실제로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얻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려주는 그녀는, 우리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고 또 용서하며 더 큰 기쁨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단지 글쓰기일 뿐인데…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녀의 말은 그 자체로 따뜻하고 또 솔깃하다. 

문득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 속 한 문장이 떠오른다. "당신은 이제 아팠지만 다 나았고 해야 할 일이 있다" 해야할 일이 많지만 여전히 아픈 당신, 글쓰기를 시작할 때다. 단지 노트 첫장에 '괜찮아'라는 말을 적는 일이라도, 일단 시작하고 보는 게 좋겠다."

 

 

 

 

 

 

 

지난 주에 이 배를 탔던 아감벤의 <남겨진 시간>이 약간 뜬금포 같은 출간이었다면, 미셸 푸코의 <나, 피에르 리비에르> 또한 그렇다. 왜 하필 지금, 푸코의 책 중에서도 이 책인가? 묻는다면 사실 할 말은 없겠다. 물론 이 책이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곳에 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니 그냥 즐기며 읽으면 좋겠다.

1835년, 어머니와 누이, 남동생을 끔찍하게 살해한 피에르 리비에르 사건을 둘러싼 각종 담론들 그리고 그 스스로 작성한 수기를 그대로 제시한 1부와, 1971년부터 1973년까지 약 2년여에 걸쳐 진행된 콜레주 드 프랑스의 비공개 세미나에 참여한 연구자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을 분석한 논평이 실린 2부로 구성된 책은 '자극적인' 소재만큼 그 자체로도 흥미진진하다.

"국내에 처음 번역되어 소개되는 <나, 피에르 리비에르>는 미셸 푸코의 지적 여정의 지극히 중요한 한 단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리비에르 사건에 대한 푸코의 문제의식을 살펴보면, 이 책이 <광기의 역사>와 <감시와 처벌>의 중간에서 필연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역자 해제' 중에서. (그러니까, 이런 의미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단 말이다)

<세계의 모든 신화>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류의 책이다. 이 책은 신화에 관심이 있지만 그리스 로마 외에 어떤 신화를 읽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입문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태평양 섬, 켈트족, 북유럽, 인도, 중국, 일본 신화에 이르기까지… 국내에도 적지 않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Answer Man' 케네스 C. 데이비스가 모아놓은 신화들은 그 자체로 화려한 종합세트라 할 만하다.

<근대의 책 읽기>, <끝나지 않은 신드롬>의 천정환 교수가 이번에 주목하는 것은 '앎의 역사'다. 촛불집회 등을 통해 우리에게도 널리 익숙해진 '대중지성'의 역사를 추적하는 것. 대중지성의 문화론을 개괄적으로 다루는 1부와, 우리 근대에서 나타난 '아래로부터의 지성사'를 추적하는 2부로 구성된 책은 더 많은 연대와 소통을 향해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

이젠 '설득'을 넘어 '조종'을 말하는 책이 출간 되었다. 제목부터 <인간 조종법>이라니! 물론 책은 빠져나갈 구멍을 둔다. 부제의 '정직한 사람들을 위한'이 그것. 결국 이 책은 남을 조종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조종을 받고 싶지 않은 인간을 위한 책이라는 말이겠다. (푸훗) 어쨌거나 책은 재미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종이라는 부분은… 뭐 그렇게 많은 책이 팔렸다고 사람들이 다 '설득가'가 된 것 같지는 않으니 걱정할 건 없겠다.

 

 

 

 

 

 

 

두툼한 역사책들을 이렇게 놓고 보면 어딘가 묘한 기분이 든다. 훗날 사람들은 우리의 시대를 어떤 식으로 이름 붙일까, 생각이 절로 들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하나의 고정된 이야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또한 이미 지나간 역사를 수없이 새로 쓰고 있으니.

<르몽드 세계사>는 잘 와닿지 않는 제목이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 키워드는 사실 '아틀라스'다. <변화하는 세계의 아틀라스>, <아틀라스 세계사>처럼 지도들을 통해 세계사를 풀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굳이 '아틀라스'라고 붙이지 않은 출판사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지도엔 아무 관심도 없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전혀 부족함이 없을 테니까. 하지만 아무리 봐도 정교한 지도와 도표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은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 되었던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과 쌍을 이루는 책이다. 20세기 인류사에 있어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2차 세계대전을 950 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으로 기록한 책은, 그 분량답게 그동안 소흘히 다루어졌던 동부전선과 태평양 전선까지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고 한다).

<로마 제국 최후의 100년>은 로마 시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출판사 분의 말을 빌자면 "로마 하면, <로마인 이야기>, <로마제국 쇠망사> 그리고 <로마 제국 최후의 100년> 이렇게 세 개죠"라고. 그 정도의 자부심이라면 믿어 볼만 하지 않을까? 제목에서 나타나듯 이 책에서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은 '서로마제국의 이상한 죽음'이다. 서로마제국 종말의 파노라마가 "드라마, 번뜩이는 지성, 날카로운 분석"('선데이 타임스')과 함께 펼쳐진다. 흥미진진.

<대한민국史 1945~2008>는 한국근현대사에 대한 집필을 주로 해온 저자가 낸, 일종의 한국근현대사 완결편! 이다. 1945년 해방에서부터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까지를 다루고 있는 책은 2008년 11월 현재까지 출간된 한국현대사 책 중에 가장 최근까지를 다루고 있다. 제목으로 인해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史>와 혼동이 있을 법도 하지만…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책이다. 물론 관심 있으신 분은 함께 읽으면 가장 좋겠지만.

 

 

 

 

 

 

 

오늘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2008 우수출판기획안 공모전" 당선작 4종이다. 1차 당선작으로 총 8종이 선택되었고, 이번에 네 권이 함께 나온 것. 나머지 4종은 이미 8월에 출간되었던 책세상의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와 곧 출간될 <17세기 대기근>(푸른역사), <과학 비평>(사계절), <전방위 글쓰기>(바다출판사).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공모전에서 선정된 책들이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


** 이번 주에는 정말 커다란 책들이 꽉꽉 차있네요. 뿌듯하기도, 조금 걱정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배는 출발합니다.
** 고맙습니다. 이번 주도 만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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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크 2008-11-29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막 출간 된 '치유하기 글쓰기'를 선물 받아서 읽었는데 나를 보호하고 싶다는 이유로 사실은 외면했던 나의 모습들을 찾을 수 있는 책이더군요. 호암 미술관 앞 정원에서 추위와 싸우며(:) 읽었던 책입니다. 괜시리 읽는 내내 따뜻한 곳을 찾고 싶지 않던 책을 알라딘에서 추천 도서로 다시 만나니 미묘하게 반갑네요. ^^ 알라딘에서 보내주는 뉴스레터는 꽤나 재미있어서 보통은 서점에서 오는 메일들은 쓱쓱 지워버리는데 알라딘 뉴스레터는 하나하나 읽게 되네요. 독서공방도 기대하겠습니다.

†프린스챠밍† 2008-11-2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르몽드 세계사나 제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대한민국史 와 같은 책들은 평소 역사를 좋아하고 관시있게 지켜본 저로서는 참 반가운 제목의 서적들이예요~! 서점에서 보고 읽고싶은 욕망이 정말 간절했던 책들이거든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활자유랑자 2008-12-0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티크 님 / <치유하는 글쓰기>를 읽고 저도 뭐라도 끄적여 볼까 하는 중이랍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은 자기 자신을 '직시'하는 게 먼저겠죠. 아무도 대신 들여다 보아주진 않으니까요. 앞으로도 종종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

†프린스챠밍† 님 / 추운 겨울날에는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 두꺼운(강조) 역사책을 읽는 것도 좋지요. 벌써 겨울인데, 언제 그런 시간이 날지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고맙습니다. :)
 

 

 

 

 

 

 

 
어린 기억으로도 '마지막 황제'는 슬픈 영화였다. 무언가 저물어 가고 있다는 막연한 먹먹함- 그리고 그 앞에 놓인 너무나도 작은 황제 푸이의 모습은, 그보다 몇 살쯤 더 먹은 타향의 꼬맹이에게도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를, 애정을 갖고 옆에서 지켜본 이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자금성의 황혼>이 그 답이 될 것 같다. 군주제를 옹호했던 황제의 스승 존스턴이 그려내는 제국의 최후는 일종의 장엄한 애가(哀歌)다. 물론 귀한 사료들이 가득한 역사서이기도.

<한국의 주체성>의 탁석산이 21세기 첫 십년이 끝날 무렵에 다시금 내놓은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우리에게 말을 거는 책이다. 어느 순간, '사는 대로 생각'해 온 우리들에게 그가 제시하는 한국인의 상은 꽤나 흥미롭다. 그가 파악하는 한국인의 동력은 '실용주의'다. 실용주의라고? 윤리 시간에 익히 들었던 존 듀이 식의 프래그머티즘(pragmatism)? 아니면 얼마 듣진 않았지만 이젠 이력이 나버린 MB정부 식의 실용주의? 물론 그런 내용이었다면 이렇게 소개하고 있을 이유도 없겠지만.

한국인의 멘탈 구조를 허무주의, 인생주의, 현세주의의 꼴로 설명하는 그는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나름의 한국적 실용주의라는 개념을 풀어 나간다. 결국 그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이 세상이 전부이니 감각적 즐거움이 소중할 뿐인데, 원래 인생은 허무하니 낙담하거나 좌절할 것 없이 좋은 것만 하고 살자'가 한국인의 멘탈이라는 것이고, 그것을 제1원리로 작동하는 한국인의 동력이 바로 '한국적 실용주의'라는 것이다. 동의를 하거나 말거나, 꽤나 '문제적 발언'임은 틀림 없겠다.

국내에 두 번째로 소개되는 아감벤의 책은 <남겨진 시간 -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관한 강의>이다. 사실 아직 <호모 사케르>도 읽지 못해 '아감벤이 어쩌고' 운운할 입장은 되지 못하니 그저 출간 되었음을 알리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한번 훑어본 소감으로는... 어렵다. '아감벤 사상의 결정판'이라는 출판사 측의 주장은 진위를 확인할 길 없어 그저 옮길 뿐인데, 읽는 이가 판단할 일이다.

<루시퍼 이펙트>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졌던 필립 짐바르도의 <타임 패러독스>는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다. 경제경영서를 주로 내는 출판사에서 출간 되었기에 얼핏 자기계발서(시간 관리는 중요하니까) 같은 느낌의 표지를 하고 있긴 하지만, 엄연한 심리학책. 물론 이 책을 보아야 하는 사람은 (심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시간 관리를 잘하고 싶은 사람이다!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서 자기계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건 (이건 정말 인문MD 입장에서 말하는 거지만) 분명 넌센스다. (홍MD님 죄송해요)

책 뒤의 추천사도 꽤나 흥미로운데, 추천하는 이의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부분을 책의 장점으로 꼽고 있는 것을 보며 결국 '아는 만큼 보인다' 혹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다양한 층위에서, 의미에서 (이 말들을 지금 나는 '실용'적인 뜻으로 썼다)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책이라는 말일 것이다.

"<타임 패러독스>는 단단한 과학적 토대와 시대를 초월하는 지혜를 기초로 하여, 대체될 수 없는 자원인 시간을 유익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 마틴 셀리그만, <긍정 심리학>의 저자

"<타임 패러독스>는 즉각적인 보상과 미래의 이익을 식별하는 데 중심이 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므로 의사결정자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또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감탄할 정도로 명쾌하고 즐거운 책이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렙, <검은 백조The Black Swan>의 저자 (국내 번역서 제목은 <블랙 스완>)














줄리아 크리스테바를 읽고 싶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읽어야 겠다'고 잠깐 생각한 것이지만… 물론 그 전에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할 책들이 첩첩 구만리라 생각만 하고 말았다. 그대신 잡은 책은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이었는데, 갑자기 <사랑의 역사>가 재출간 되어 나왔다. 꽤나 즐거운 우연. 물론 그 두 책이 '공식적'으로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얘긴 아니다. 하지만 그 책들을 읽는 개개의 독자 입장에서라면, 이 두 책의 '커플링'은 분명 내밀하고도 멋진 만남이 될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과 난망한 표정의 광대의 조합은, 바르트의 크리스테바의 조합하고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 강렬하다. '행복을 찾아 3천년'이라니, 눈물나는 부제다. 원제는 <The Secret of Happniess>지만 <시크릿> 열풍으로 차마 그대로 쓸 순 없었다고. (세상엔 '시크릿'을 부러 달고 나오는 책과 부러 빼고 나오는 책이 있는 모양이다) 제목과 표지의 느낌과는 달리 책은 철학서다. '행복을 찾아 3천년'이라는 부제는 결국 철학의 역사를 뜻한다. 꽤나 깊이 있는 책이다.

<안녕하세요, 기억력>과 <메커니즘을 알면 간단한 기억의 원칙>은 직접적인 제목에서 드러나듯 기억력을 다루고 있다. <안녕하세요>가 기억에 관한 에피소드와 지식을 위트있게 엮어낸 책이라면 <메커니즘>의 목적은 기억의 원칙을 파악함으로써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기억과 망각에 대한 교양을 원하시는 분은 전자를, 기억력 향상이라는 실용을 원하시는 분은 후자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겠다.

 

 

 

 

 

 

 

<쿠빌라이 칸>은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쿠빌라이 칸 평전이다. "Dsching-Dsching-Dschinghis Khan, hey Reiter, ho Reiter, hey Reiter, immer weiter"라는 가사의 추억의 팝송으로까지 불리우고 있는 할아버지 칭기스 칸에 비해 역사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쿠빌라이 칸이지만, '정복'에서 '통치'로의 발상 전환을 통해 중국 전역을 통치하는 최초의 이민족 중국 황제이자 몽골 세계 제국을 통치한 쿠빌라이 칸과 그의 시대는 칭기스 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한다.

<이사, 천하의 경영자>는 2006년 처음 인터넷에 연재된 이후로 중국 대륙을 뜨겁게 달구었던 책이다. 가히 중국역사계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하자면, 작품성의 문제가 아니라 '센세이셔널'함의 문제에서) '귀여니'라고 할만한 중국의 신세대 역사 스토리텔러 차오성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과거의 인물들의 심리를 '전방위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의 위화, 인문의 이중톈에 이어 한 번 만나볼만 하다.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는 하워드 진의 역작 <미국 민중사>를 만화로 각색한 책이다. 물론 그렇다고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만화는 아니다. 꽤나 두터운 분량을 자랑하는 <미국 민중사>를 한 권의 만화로 압축했기에 부분 부분의 생략은 불가피 했겠지만, 깊이를 잃지는 않았다. <미국 민중사> 혹은 하워드 진 혹은 미국의 진정한 모습을 알고 싶은 분이라면 읽어 보시길.

<육체의 탄생>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웰빙, 다이어트 열풍의 기원이 된 100년 전 조선의 모습이다. 조선은 자고로 '신체발부수지부모'라 하여 터럭하나 함부로 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하지만 서양 문명과 맞닥뜨린 근대개화기의 조선은, 그동안 무시했던 '육체의 역습'을 당하게 되었다고. 우리 몸과 그 안에 새겨진 근대의 자국을 탐구하는 과정이 꽤나 재미있다. 우리의 근대는 여전히 꺼내올 것이 많은 (오랫동안 무언가를 잔뜩 쳐박아 놓은 채 방치한) 다락방 같다.

* 오늘 들어온 따끈따끈한 신간들!

이제 자정이 지났으니 어제라고 해야겠지만 근무일 기준으로 치자면 아직 출근 시간이 안되었으므로 그냥 오늘이라고 하자면, 오늘은 정말 깜짝 놀랄 월요일이었다. 거창한 책들이 어찌 그렇게 쏟아지던지. 한정된 공간에 책을 '규모있게' 배치해야 하는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곤란할 지경. 그 중에서도 몇 권을 꼽아보자면 위와 같다. 이런 책들을 보면 경박하지만 마음 속으로 순위를 꼽아보게 된다. 아마 다음주 쯤엔 <***>는 *위, <***>는 *위, <***>는 *위, <***>는 *위를 하고 있을 듯… (고미숙의 <호모 에로스는 11/19(수) 부터 판매가 가능한 관계로 이미지만 넣었다)


* 잠을 자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깨있기는 피곤한 시간이네요. 왠지 정말로 새벽 출항을 하는 어선의 선원이 된 듯한 기분이;; 잠을 자거나 말거나, 오늘도 배는 출발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주도 만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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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1-18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아니할 수가 없군요!

꼬마요정 2008-11-19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사랑의 역사 어렵게 어렵게 구했는데, 재출간되어 나왔군요~^^;;

글샘 2008-11-24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날 만선된 배를 보고 침만 삼키는 1인...ㅠㅜ

잉여인간 2008-11-29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ss 좀 열어 주세요.

활자유랑자 2008-12-0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 / 고맙습니다. 조금 부끄럽네요 ;
꼬마요정 님 / 종종 재출간 되는 책들은 잃어버린 옛친구를 만나는 기분이랄까요. :)
글샘 님 / 앞으로도 더 많은 침이 필요하실듯 ㅜㅜ
잉여인간 님 / 우측 메뉴 바의 하단에 있는 rss 구독하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한 번 시도해 보시고 이상이 있으면 다시 말씀해주세요~

마늘빵 2008-12-17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궁금한 것 하나. 이 새벽에 일을 하신 겁니까? 페이퍼질을 하신 겁니까? ^^a

활자유랑자 2008-12-20 15:30   좋아요 0 | URL
그건 아마 보시는 분들에게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이 사람 늦게까지 일 열심히 하네" 라고 생각하셨다면 일이고, "이 사람 늦게까지 페이퍼질 열심히 하네"라고 생각하셨다면 페이퍼질이겠지요? ㅎㅎ;
 

강준만이 부드러워졌다. 서슬이 시퍼렇게 한국 사회 여기저기를 메스 들이대듯이 읽어대던 강준만의 독해가, <지방은 식민지다>라는 책에서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밖으로 향하던 외침이 이제 지방 내부의 구조를 향한 잔잔한 울림 같은 것으로 바뀌는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힘이 떨어지지는 않은 것 같으니, 부드러움을 느낀다.

이 '광야의 외치는 사나이' 같은 사람의 부드러운 속삭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강준만은, 지방 문제에 대해서 발언하는 한국의 거의 유일한 학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강준만의 책은 김병준의 서문을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김병준, 참 골치 아픈 인간이다.

연초에 김병준을 비롯한 참여 정부 시절의 정책실장들을 비교하는 장 하나를 단 글을 '사회비평'에 보낸 적이 있었는데, 실명비판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절 하나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대체한 적이 있다.

노무현 시절, 내가 가장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 두 명을 꼽으라면, 김병준과 이헌재라고 할 수 있다.

황금박쥐의 바로 그 김병준이고, MBC PD 수첩에 외압을 했던 청와대 당사자로 지목받은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지, 혹은 시민사회의 건전한 상식을 지지하는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있지는 않지만, 그가 한 때 '분권론'의 맨 앞에 서 있던 학자였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어쨌든 꽤 긴 시간 동안, 이름이야 어찌되었던 분권론의 선두주자는 김병준이었다.

이제 김병준도 사라지고, 누구도 지방의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려고하지 않는 기이한 침묵이 흐르고 있는 지금,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해서 우리들을 환기시켜주고 있는 사람은, 현재로서는 강준만이 유일해보인다.

책은 전반적으로 따스한 느낌이고 - 예전의 서슬 시퍼렇던 강준만을 기억하거나, 아니면 비교적 최근에 나왔던 강남공화국에서의 투박하면서도 노도와 같던 글과 비교하면 확실히 - ,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어이지만, 어쨌든 '성찰'의 향취 같은 것이 풍긴다.

이 정도 얘기에는 조중동에서도 서평 한 줄 정도는 써줄 법도 할 것 같지만, 뭐 쌩까는 것은 여전하다.

요즘 사회과학 시장 분위기로 봐서, 강준만의 이 신작이 제대로 읽히거나 퍼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내 생각에는, 비록 엇박이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강준만의 질문에 대답했으면 좋겠는데, 세상은 늘 그렇게 좋은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을 것 같다.

흠이라면... 너무 단문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SKY 문제와 패거리 문제, 그리고 지역의 문제 같은 것들이 겹치면서, 예리하면서도 야리야라한 면도날 같은 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논리로 읽기 보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좋은 책일 것 같고, 답을 구하기 보다는 질문을 구하는 책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부드러워진 강준만, 낯설지만 싫지는 않다. ('쿨 에너지'의 황당한 얘기보다는 발도 훨씬 더 땅바닥으로 내려온 것 같다. 이제쯤은 진보신당 같은 곳의 '지역발전위원회' 같은데 위원장 해도 좋을 것 같다.)


* 본 서평은 우석훈 박사의 개인 블로그에 개제된 글을 동의 하에 재개제 한 것입니다.
* 원고를 제공해주신 우석훈 박사님, 개마고원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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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방은 식민지다! (강준만 지음)
    from 성실히 살았으면 2009-09-08 00:51 
    제목이 자극적이지만 공감이 갔습니다. 이 책도 지금은 폐지된 "tv 책을 말하다"를 보고 알게 된 책입니다. 그때 제목을 알았는데 요즘에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칼럼식의 짧은 글들이 큰 장 아래 모여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서울에 살았더라도 책 제목에 공감을 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저는 경북에서 태어나서 약 1개월 동안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와 인천 지역 유초중고를 나왔습니다. 대학도 인천 지역 대학에 다니다가 대학 친구들과 인천 지역을..
 
 
안티크 2008-12-1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 교수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그의 재등장은 요즘 같은 시기에 반가운 일 같아요. 그런데 우석훈 교수님의 서평을 읽다가 순간 멈칫했습니다. 이 책이 부드럽다고요? 저는 이 책이 굉장히 숨 가쁘다고 생각했거든요. 통계치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머리 아픈 독자에게 어찌나 하고 싶으신 말이 많으신지 몰고 가는 기분이 좀 들더라고요. 가벼운 주제도 아니고 쉬운 주제도 아니고 (지방에서 단 한번도 살아 본적 없는 저 같은 인간에게는) 익숙한 주제도 아닌지라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래서 우석훈 교수님 말대로 마음으로 읽어야 할 책을 마음으로 읽지 못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앎으로 시작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언젠가 지방에 내려가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제가 사실은 그것이 '기득권을 놓고 가겠다'라는 것과 동일시하게 생각하고 있었음을 깨닫는 정도의 앎도 지금 저에게는 중요했거든요. 강준만 교수가 마뜩치 않아하는 방향의 지방 찬양론자 중 한명이었던거겠지요. ^^ 언젠가 지방으로의 이동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이동의 의미만을 갖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란 생각은 들었지만 그렇다면 제가 지방으로의 이동을 할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란 생각도 동시에 들더군요. ^^

활자유랑자 2008-12-20 15:33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는 따스하단 데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지만, '부드럽다'는 말은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뭐랄까, 예전에 작업에 비한다면 비교적 부담없이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갈 수 있으니까요. 지방에서 살건, 서울에서 살건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