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오늘 입주했다고 사진을 보내왔다.
집앞 풍경이란다. 게하를 하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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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10-01 21:00   좋아요 0 | URL
와우 제주 어디예요?
쑥님 든든하시겠어요.
저두 갈수 있지요?

2017-10-05 07:14   좋아요 0 | URL
종달리입니다. 제가 주인은 아니지만, 자주 이용해주셔요^^
 

연휴의 지겨움을 미리 예방하고자 점심은 외식을 했다.
동네 쌀국수집에서 분보싸오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공원벤치에 앉아 히라마쓰 요코의 <바쁜 날에도 배는 고프다>를 마저 읽었다. 바쁘지도 않았고 배도 고프지 않았지만 바쁜데 배가 고플까봐 미리 챙겨 먹은 탓에 뻘쭘한 기분으로 공원에 앉아있으니 연휴에 가장 조심할 것은 음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바쁜 날에도 배는 고프다>는 아주 아주 심플한 음식에세이다. 처음 나오는 얘기가 토마토에 소금을 뿌려서 십분 뒀다가 먹으라는 ‘소금토마토‘, 두번째는 가지에 칼집을 내어 맛간장에 끓인 후 식혀서 차게 먹으면 맛나다는 ‘차갑게 먹는 가지절임‘이었다. 이후로 죽~ 이런 심플한 음식의 향연이 이어진다.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찬물에 밥 말아서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드세요,류의 일본 버전이라고 할까. 내가 눈여겨 본 것은 말린 생선을 뜯어서 파드득나물에 곁들인 말린생선 샐러드다. 구운 생선을 그대로 올리면 발라먹기 성가시고 쉬 질리는데 미리 발라서 쌉쓰름한 생야채와 곁들이면 깔끔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 걸으면서 읽고 식당웨이팅하면서 읽고 공원에서 잠깐 읽으니 다 읽어졌다.  아, 이런 책을 왜 이제 알았지? 하며 찾아보니 저자의 책이 번역된 것이 꽤 여러 권이다. 나는 바다출판사에서 나온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를 먼저 추천받았는데 도서관에 없었고 ,
뒤이어 읽기 시작한 <어른의 맛>도 <바배고>에 비해 호흡이 길고 에피소드 위주라 짧은 이야기를 읽는 맛이 있다. <어른의 맛>이 끝나면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를 구해봐야겠다. 각종 전에 갈비찜을 먹은 후라면 더 개운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다.

 

비싸고, 화려하고, 특별한 메뉴는 이 책에서 찾아 볼 수 없다. 히라마쓰씨가 살면서, 걸어오면서, 자신의 손으로 가족들을 위해 꾸준히 만들어온 식사와, 그걸 뒷받침해준 듬직한 도구들뿐이다.

...이 책은 잠들지 못하는 밤의 자장가처럼 다정하다...그래서 이 책은 마치 밥처럼 읽는 이에게 힘을 주는 마법의 책이다. 요시모토 바나나 추천사 중에서

 

요시모토 바나나의 바다의 뚜껑에 보면 사탕수수 시럽만을 끼얹은 빙수가 나오는데, 요시모토 바나나의 이런 취향이 히라마쓰 요코와 닿아 있는 것이거나, 요코의 에세이에서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본다.

소문난 케이크를 사오지 않아도 맛있는 티타임을 보낼 수 있다. 선착순으로 판매되는 화과자를 사러 뛰어가지 않아도, 지하철을 몇 번이나 갈아타고 길게 줄을 서서 산 쇼콜라가 아니라도.

 

물론 수고스러움이 오히려 즐거울 때도 있겠지만, '힘들여 구한' '특별한' 먹을거리에 조금은 피곤함을 느낀다.'평소'대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 '최고로 맛있는 집'이라는 특별함이 없는, 힘주지 않은 음식도 뱃속 깊은 곳에서 '아, 정말 맛잇고 행복했어.'하고 느끼면 그걸로 족하다.

그렇게 즐기기 위해서는 힘 빼는 법을 알아야 한다. 기분에도, 생활에도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그 흐름을 적절히 따른다면 먹을거리를 두고 괜히 힘주는 일은 필요 없다.

  '잼을 곁들인 비스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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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화가 김미경님의 세번째 전시회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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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에게

또다시 너를 그렸다. <서촌 오후 4시>, <서촌 꽃밭>이후 2년.

'왜 또 너야?' 묻고 또 물었다. 그냥 '좋아서'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오랫동안 깊은 짝사랑에 빠져본 건 처음이다.

몇 년 째 하루의 대부분을 너와만 보낸다.

옥상에서, 골목길에서, 인왕산에서, 너만 바라본다.

하지만 아직도 너를 잘 모르겠다.

거울처럼 과거가 비추어져서 좋아했었던 것 같은데,

요즈음은 네가 미래로 보이기도 한다. 너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너라는 모습을 한 꿈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너를 짝사랑하며 낑낑댔던 그 시간들을 여기 풀어내 놓는다.

밀당을 모르는, 내 유치한 짝사랑의 흔적들이다.

-작가 노트에서-

 

창성동실험실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144) 10월 10일~18일 낮12시 저녁7시

 

찐한 사랑고백이다.

조금은 특별한 김미경님의 이력, 인연이 닿아 2년전 <서촌 꽃밭> 전시회를 찾았고,

마지막 남은 작품 한 점을 데려왔었다.

이번에도 완판으로 더 오래 짝사랑이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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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9-29 10:35   좋아요 1 | URL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예쁜 그림이네요.
참 따뜻한 쑥님^^
 

외출하는데 택배기사님을 만남.
눕북이라 인용은 못하고 인증만 합니다.
내일 아침에 만나요.

바이바이!


이병률의 한 마디

어쩌면 어떤 운명에 의해 
아니면 안 좋은 기운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 
그만두었을지도 모를 시(詩). 

그럼에도 산에서 자라 바다 깊은 곳까지 
뿌리를 뻗은 이 나무는, 

마음속 혼잣말을 그만두지 못해서 
그 마음을 들으려고 가는 중입니다.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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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9-25 23:09   좋아요 0 | URL
저... 이 분 실제로 봤어요^^
완전 멋지시고 다정하시고...
딱 시인! 부러우면 지는 거예요 ㅋㅋㅋ

2017-09-25 23:12   좋아요 0 | URL
오! 대박 부럽습니다!!(패배인정)
ㅋㅋㅋㅋ

2017-09-25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6 0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누운 자리에서 크레마도 아니고 알라딘 ebook 앱으로 타라스 불바를 한갓지게 읽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장이니까 훌렁훌렁 어찌나 잘 넘어가는지 오호 잼나다하며 읽고 있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출근 안하느냐는 호통.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어찌 내가 누워있는 걸 알았을까. 넵하고 바로 책상에 앉아 지금까지 내달리고 나니 등줄기가 후들거려서 잠시 눕북.

타라스 불바는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15세기 남쪽 러시아에선 이런 일이 있었구나. 굉장히 강렬한 체험이다. 야나첵이 작곡한 타라스 불바가 검색된다. 들어보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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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9-26 14:33   좋아요 1 | URL
집에서 일하면 숙식만 좀 편하지 하루종일 바늘방석요. 이렇게 놀고 있어도 되나 자기 감시 모드 괴로워요ㅜ 작업실이 늘 갖고 싶죠

2017-09-26 14:49   좋아요 0 | URL
일이 없어도 갖고 싶은 게 작업실이죠. 한 때 친구들과 작업실을 꾸려본 적 있는데 있어도 잘 안나가 지긴하더군요^^;;

AgalmA 2017-09-26 14:50   좋아요 0 | URL
갈수록 귀차니즘과의 전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