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아 국외로 출국한 사람이 십만이라지만, 아침을 먹으려고 간 동네 콩나물국밥집에도 자리가 없었다. 노부부부터 어린아이를 데리고온 4인 가족까지 다양한 면면들이 좁지 않은 식당 안을 꽉 채우고 있었다.

콩나물국밥은 김가루와 달걀을 풀지않고 맑게 먹는 것이 맛있다. 밥을 말지도 않고 새우젓으로 간을 하지도 않는다. 슴슴한 깍뚜기에 그냥 밍숭맹숭 떠먹는 콩나물국이 어찌나 시원한지. 시원하다 맛있어를 연발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공원 벤치에서 <어른의 맛>을 마저 끝냈다.

집에 와서 인근 도서관들에 히라마쓰 요코 책을 더 검색해보니 다 대출중 예약가능이다. 아, 나만 몰랐지 인기작가였구나! 그래 이정도면 전작주의 하고 싶은 작가지 중얼거리며 히라마쓰 요코는 일단 여기서 끝내야지 싶다. 여차하다간 연휴내내 마쓰하리 요코만 붙들게 될까봐

아침에 눈을 떠서는 누운 채로 김이듬의 새시집 <표류하는 흑발>을 읽었다. 찾아보니 김이듬의 시집이 집에 한 권 더 있었다.<말할 수 없는 애인>이다. 기억이 없는 걸로 보아 아마 제목이 맘에 들어 사놓고 정식으로 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표류하는 흑발>의 첫시를 읽고, 끝 시로 가서 되짚어 올라오며 읽고 있는 중이다.
소설로 치면 장편소설 느낌이다. 두툼하다.
첫 시와 끝 시가 괜잖으면 다 괜찮지 않을까?
처음과 끝이 팽팽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사이가 몹시 궁금하다. 내일 떠나는 시댁으로의 여정엔 남의 흑발일 것 같지 않은 <표류하는 흑발>과 동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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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7-10-01 12:04   좋아요 1 | URL
콩나물국 땡겨요. 저도 김. 계란 안 풀어요. ...배고프네요. 뭐라도 먹어야겠네요.,슴슴한 거...

2017-10-01 12:50   좋아요 1 | URL
네 콩나물국은 맑은 맛에:) 기름냄새 맡기 전에 슴슴한 걸로 미리...

2017-10-0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1 0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7-10-01 15:59   좋아요 1 | URL
시댁 잘 다녀오세요^^
저는 옆집이라ㅎㅎ

2017-10-05 07:13   좋아요 1 | URL
잘 다녀왔습니다. 옆집ㅎㅎ도 잘 다녀오셨겠죠?
 

연휴에 읽고 싶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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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여기저기 도서관 강의신청을 해놓고 오늘 급후회하는 마음이 되었다. 그림 슬라이드를 보면서 설명 듣는것을 좋아해서 미술사강의가 있음 냉큼 신청하고 보는 편인데 오늘 강의를 갔다가 중간 휴식 시간에 나와버렸다. 강의가 너무 평이하고 죄송하지만 강사님의 목소리가 나와 너무 맞지 않았다.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듣자와 고문이다 라는 마음이 싸우다가 후자가 이겼다. 4회강의인데 나머지 포기.
오늘도 가면서 시간 쓰고 체력쓰고 번거롭게 다니지말고 그냥 책을 읽는 게 나을텐데 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도서관강의를 왜 자꾸 신청하게 되는지
나도 나를 알 수가 없다.

결국 언니네 오자마자 엄마밥과 유사한 언니밥을 허겁지겁 먹고 미술책들이 요즘 나온 게 뭐가 있나 검색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잠에 취한 미술사라니 이런 책도 있구나. 게이트웨이 미술사 샘플북도 다운로드 받았다. 미술책들은 무겁고 가격 부담도 만만찮아서 연휴를 맞아 8권씩 빌려주는 동네도서관을 이용해봐야겠다. 조금 특화된 책을 읽거나 스터디식의 강의를 듣거나 이도 저도 행할 것 같진 않지만 늘 생각하고 있는 ‘꿈‘같은 것이다.

타라스불바를 읽고 갔더니 고골이 태어난 해에 다비드가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을 그렸구나!하면서 그림을 보게 되었다. 미술사강의 하면서 문학이랑 음악까지 아우르면 정말 멋있을 듯. 타라스불바 광시곡을 작곡한 야나첵도 러시아문학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고 정기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니 새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이다.
체코에 있는 야나첵의 생가마을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봄가을로 고성에서 음악제가 열리는.
기회가 있어 가본 곳인데 사진을 찾을 수 있다면 언젠가 포스팅의 기회가 있기를.

잠에 취한 미술사 목차
목차

책머리에 | 휴식을 주는 잠과 예술프롤로그 | 잠, 예술과 만나다몰타의 <잠자는 여인>신화와 종교 속의 잠잠을 다룬 문학과 예술잠과 예술의 역할Part. 1 | 신화 속의 잠,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다사랑과 배신 | 아리아드네로마 시대 조각 <잠자는 아리아드네>야콥 요르단스 <아리아드네를 발견하는 바쿠스>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아리아드네>조르조 데 키리코 <아리아드네>이별과 재회 | 프시케와 에로스고대 그리스 조각 <잠자는 에로스>카라바조 <잠자는 큐피드>프랑수아 에두아르 피코 <에로스와 프시케> & 자크 루이 다비드 <큐피드와 프시케>모리스 드니 <자신의 비밀스런 연인이 큐피드였음을 알게 된 프시케>, <비너스의 복수>성적 욕망 | 사티로스안토니오 다 코레조 <주피터와 안티오페>안토니 반 다이크 <주피터와 안티오페>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주피터와 안티오페>파블로 피카소 <잠자는 여인을 벗기는 파우나>질투와 복수 | 아르고스페테르 파울 루벤스 <헤르메스와 아르고스>디에고 벨라스케스 <머큐리와 아르고스>윌리엄 터너 <머큐리와 아르고스>영원한 사랑 | 엔디미온치마 다 코넬리아노 <잠든 엔디미온>안니발레 카라치 <디아나와 엔디미온>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디아나와 엔디미온>지로데 트리오종 <잠자는 엔디미온>Part. 2 | 꿈의 이미지, 다양한 예술의 소재가 되다계시의 순간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콘스탄티누스의 꿈>렘브란트 하르먼스 판 레인 <베들레헴 마구간 안의 요셉의 꿈>조르주 드 라 투르 <요셉의 꿈>마르크 샤갈 <야곱의 사다리>불길한 예감헨리 푸젤리 <악몽>프란시스코 고야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뜬다>페르디난트 호들러 <밤>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 <꿈>상징적인 풍경라파엘로 산치오 <기사의 꿈>윌리엄 블레이크 <젊은 시인의 꿈>오딜롱 르동 <칼리반의 잠>프란츠 마르크 <꿈>미지의 세계앙리 루소 <잠자는 집시 여인>르네 마그리트 <무모하게 자는 사람>살바도르 달리 <잠>, <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석류 주위를 날아다니는 벌 때문에 꾼 꿈>Part. 3 | 일상의 잠, 휴식 같은 예술을 선사하다달콤한 낮잠요하네스 베르메르 <잠이 든 여인>존 싱어 사전트 <버드나무 아래 배 안에서 잠든 두 여인>빈센트 반 고흐 & 장 프랑수아 밀레 <낮잠>, <잠자는 농부들(정오의 휴식)>폴 고갱 <잠자는 아이>앙리 마티스 <시에스타, 니스>, <꿈>관능적인 여인들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팔을 벌리고 잠자는 누드>조르조네 <잠자는 비너스>귀스타브 쿠르베 <잠자는 두 여인>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잠자는 여인>피에르 보나르 <침대 위에서 조는 여인>계속되는 잠만 레이 <잠자는 여인>파블로 피카소 <꿈>로이 리히텐슈타인 <잠자는 소녀>조지 시걸 <잠자는 소녀>프랜시스 베이컨 <잠자는 형상>데이비드 호크니 <미완성 자화상과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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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3zsZ2XG-1w

러시아 문학은 야나체크에게 꾸준히 영감을 주었다. 그는 러시아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였고 1898년 브르노에서 러시아 서클을 공동 설립하였다. 러시아 문학의 주제는 그가 실내악 음악이나 오페라를 작곡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이는 《카티아 카바노바》나 《죽은 자의 집으로부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1915년에관현악 광시곡 《타라스 불바》를 작곡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야나체크는 1905년 영웅적이고 잔인한 내용의 고골리 단편을 접했다. 《타라스 불바》에서 외부의 억압에 저항하는 러시아 국민의 내재적 힘에 마음이 움직인 야나체크는 이 책에 애착이 컸지만 이것에 대한 음악을 쓰기까지 10년이 흘렀다. 《타라스 불바》의 세 악장 각각은 선조인 코사크 지도자가 폴란드 침략자에 대항하는 카타르시스적 에피소드에 기반하여 만들어졌다.

첫 번째 악장은 그리워하는 듯한 느낌의 긴 선율을 통해 첫째 아들 안드리의 죽음에 슬퍼하는 타라스를 그리는 반면, 두 번째 악장은 둘째 아들 오스탑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그린다. 피날레에서는 폴란드 군의 손에 영웅적 최후를 맞이하는 타라스를 그린다. 여기서 야나체크는 귀족적 묘사와 용맹스러운 독립 정신의 승리를 나타내는데, 오르간으로 짙어진 장엄한 관현악적 색채를 통하여 고통과 죽음에 관해 장황한 결말을 낸다. 이 작품의 웅대한 결말 때문에 대개의 연주자들은 피날레를 위하여 미리 힘을 아껴둔다. 그러나 쿠벨릭의 1970년 음반에는 세부적 라인의 거친 각부터 전체적 악구상의 장엄함까지 아낌없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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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야 레핀 <터키의 술탄에게 답장을 보내는 자포로제의 코사크인> 361×217 러시아국립미술관

코사크 인들의 답장



- 오 술탄, 터키의 악마이자 빌어먹을 악마들의 형제, 루시퍼의 시다바리여. 도대체 너는 얼마나 잘나신 기사양반이길래, 엉덩이에 붙은 벌레 한마리 못 죽이나? 악마의 똥과 니네 군바리의 짬밥같은 새끼. 너같은 개새끼는 절대 그리스도인들을 복종시키지 못한다. 우리는 너네 군바리들이 두렵지 않고, 땅과 바다에서 기꺼이 싸워서 너네 엄마들의 눈물을 쥐어짜내겠다.


   너는 바빌론의 설거지꾼, 마케도니아의 마차꾼, 예루살렘의 양털깍기, 알렉산드리아의 염소치기, 이집트의 돼지치기, 포돌리안의 도둑, 타타르의 창남, 카마네트의 망나니, 그리고 모든 이승과 저승을 통틀어 돌대가리인 놈이다. 주님 앞의 천치, 독사의 손자, 놈팽이의 사타구니. 너는 돼지같은 얼굴에, 당나귀같은 엉덩이를 달고, 도살장의 강아지와 이교도의 대가리를 들고 있는 ‘mother fucker‘다.


   이게 너같은 새끼에게 해줄 수 있는 코사크인들의 답장이다. 너는 그리스도의 돼지한테 밥 줄 자격도 못된다. 이제 끝을 맺는데, 우리는 달력도 없고, 날짜도 알지 못한다. 달은 중천에 떠있고, 주님은 연도를 알고 계시고, 여기의 날짜는 니가 있는 그곳의 날짜와 같다.그러니 니가 우리 엉덩이에 키스나 해라



                                                                                                        - 코사크인의 수령 이반 시르코와 자포로제의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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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26 10:24   좋아요 0 | URL
아폴리네르가 쓴 시에 나오는 구절이군요. 이 시에 거칠고 상스러운 표현이 많이 나오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