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극히 무심했었고 소심한 자로선
하루종일 텔레비젼을 지켜보면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길을 지켜보는 것으로 대신했는데...
유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볼적엔 그저 가슴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인 이념을 넘어서
아버지를 잃은 아들과 딸..그리고 슬퍼도 해야하고 또 가족을 챙겨야하는 며느리.
할아버지는 잠시 여행을 다녀오시는 것뿐인데 왜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서 절을 하고 울고 있나?
의아해하는 손녀의 눈빛.
남편을 잃은 아내의 소리없는 눈물. 
그들의 슬픔은 그어떤 말로도 비교할 수 없는 깊은 슬픔들이다.

이젠 좀 남아있는 그들에게 더이상의 상처와 아픔을 주지 않았음 좋겠다.

큰아이가 자꾸 내게 묻는다.
"대통령할아버지가 왜 죽었어요?"
대통령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네 현실을 어떻게 아이에게 설명할까?
참 암담하다.
작은 쌍둥이들은 자꾸 영결식 채널을 내게 고정시켜준다.
그리고 묻는다.
"엄마! 슬퍼요?"
그래~
참 많이 슬프다.
너희들이 컸을땐 이렇게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으련만.

남은자들이 힘을 내서 세상을 바꾸려면 이렇게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내아이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설명해주려면 우선 나부터 공부를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시간이 많이 지나면 아이손을 붙잡고 봉하마을을 한 번 다녀오자고 신랑과 다짐했다. 



.
.
.
.


모쪼록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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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그날 나는 가족과 함께 무거운 마음으로 약속된 소풍(?)을 갔었고, 그 곳에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쓰여진 표지판의 시를 묵묵히 읽었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전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접하는 동안 내내 떠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이 '귀천'이었다.줄곧 이 시는 천상병 시인의 시가 아니고 노대통령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라고 헛갈릴정도로 일심동체가 되곤했다.

미공개 사진 중 청와대 잔디에서 두 다리 쭉뻗고 휴식을 취하는 장면과 쇼파에서 잠을 청하는 사진을 들여다보면 그의 삶이 참 고단했겠단 생각에 아름다운 세상 즐거운 소풍을 끝낼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대통령 임기기간에는 정치불신으로 인해 그다지 깊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나고 고향으로 내려와 마을 사람들을 돌봐주는 그의 모습에서 대통령이라면 저정도는 되어야지 않겠나! 뒤늦게 박수를 쳤었다.

어쨌든 이젠 하늘로 돌아가셔야만 하는 분이 되셨는데,
부디 고단한 소풍 끝내신만큼 그곳에서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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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이 만난다면?
............................

사진의 왼쪽은 울산 대왕암에서 찍은 사진이므로 동해의 오후풍경이다.
사진의 오른쪽은 전라도 부안 채석강에서 찍은 사진이므로 서해의 일몰풍경이다.
그러니까 동해와 서해.....서로 장반대의 방향이므로 극과 극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같은 바다이지만 느낌이 비슷한 듯,전혀 다른 듯하다.
(물론 사진을 찍은 시각의 오차가 큰 탓도 있을 것이다.)

요즘 나의 주변 인물들과 나와의 성격을 많이 분석해보곤한다.
나와 마음이 잘 맞을 듯하다고 장담했지만 속속들이 파고들면 나와는 정말 전혀 다른 성향과 취향을 가지고 있어 멈칫할때가 많다.
십 오 년을 함께한 신랑에게서도 문득 극과 극의 성향으로 인해 당혹스럽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고 호언장담했건만......십 년이 넘도록 잘난체만 한 꼴이다.

그래도 위의 사진을 보자마자 느낀 나의 그첫느낌처럼(평온함 내지 고요함이 닮았다.)
누군가의 극과 극인 우리 부부가 닮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라는 그말에 감사하며 살련다.

요즘....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 서서히 깊어가려고 하는 찰나.
문득 누군가가 참 그립고, 기다려지려고한다.

릴렉스 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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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락사스 - 지젝 따라하기

아이들의 생활사 또는 발육상황(?) 페이퍼만 줄구창창 올려대서 가끔은 아이들을 팔아먹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는데 이참에 내머리속 구조를 조금은 보여줄 수 있겠어서 잽싸게 동참한다.
라기보다는.....또 이런걸 따라하고픈 욕구가 더 앞서기에....

하지만 문제는 꽤나 심각하다..좀 많이 어렵다.ㅡ.ㅡ;;

가장 했복했던 때는?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아파하다 병을 떨치고 일어나 예전같이 잘 웃고,잘 놀고,잘 먹을때 그순간이 가장 행복하다.아무래도 아이의 엄마이다보니 행복이란 단어에는 무조건적인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면서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아이들을 모두 다 잠재우고 났을때 모든 시간들이 나만의 시간이 되었을때도 짜릿하게 행복하다.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풀었을때 그것을 알아줄때도 묘한 행복감을 느낀다.좀 속물같지만.^^ 

가장 두려운 것은?
상대방에게서 인정받지 못하는 00가 된다는 것.
지금 현재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그것이 끝내 기정사실화가 된다는 것.

가장 어릴 적의 기억은?
가족과 함께 버스를 타고 먼 시골길을 달려가고 있는데 중간지점에서 아빠가 버스를 내리셨다.나는 희뿌연 먼지속에서 멀어지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서 울며 불며 아빠를 애타게 찾았다.나는 이것이 꿈인지 기억인지 분간이 잘 안갔는데 엄마한테 물어보니 니가 그걸 기억하느냐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다.아마도 그상황을 꿈으로도 많이 꿨나보다.

또 하나의 기억은 여름날 집 마루나 나무 평상에 드러누워 대나무 장대로 쭉 올려놓은 빨랫줄에서 너풀거리는 빨래를 구경하거나 동네 개울가에서 동네 아줌마들이 열심히 빨래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를 즐겨했었고 집에 와선 그빨래하는 모습을 열심히 흉내를 내곤했다.
왜그랬을까?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예전엔 제법 있었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차츰 차츰 사라져가고 있다.누굴 존경해야할까? 

당신 자신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소심함.
낯선이들과의 낯선공간에서 안절부절 흔들리는 내눈빛.그리고 태연하려는 나의 이중성.

타인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남이 없는 곳에서 남의 말 하길 즐겨하는 사람.
정직하지 못한 사람.남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가장  당혹스러웠던 순간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그렇게 일이 자꾸 꼬여만갈때 아무 변명조차 못하고 그냥 그렇게 오해받게 될때.그러니까 타인의 마음이 내맘같지 않을때.
아이의 눈빛이 흔들릴때. 

자산을 별도로 하고, 당신이 구입했던 가장 값비싼 것은?
책값?

가장 소중한 소유물은?
아이들의 사진.
책...아이들의 그림책마저도.

당신을 침울하게 만드는 것은?
아이들이 아플때.
카드값이 꽤 나왔을때.
주변사람들의 돌발행동이 때론 서운할때.
체력저하로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못할때.
아이들을 혼냈을때.기타등등. 

당신의 외모에서 가장 싫은 것은?
매부리코같이 올라온 콧날(깍아버리고 싶다.)
눈가의 잔주름,(인상쓸때 잡히는 미간사이의 강한 주름)

가장 매력 없는 습관은?
무기력한 얼굴표정과 몸짓. 

가장무도회의 의상을 고른다면?
나비넥타이를 멘 턱시도를 입고서 남장을 하고 싶다.

가장 죄책감이 드는 쾌락은?
아이들을 울릴요량으로 심하게 해대는 장난질.
타인의 허점을 공략하여 죄책감이 들게 만드는일.

부모에게 빚진 것은?
어찌 다 헤아리겠는가!

미안하다고 가장 말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고 이유는?
내 가족들.
나의 이기심으로 인해 항상 부족한 딸이고,며느리고,아내이고,엄마이기 때문.
  

사랑의 느낌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아주 부드럽고 감미로울 것같지만....뒷끝맛은 계피맛 같은 알싸하게 톡 쏘는 맛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

일생의 사랑은 무엇 혹은 누구인가?
아무래도 내남편과 내새끼들.

좋아하는 냄새는?
여름이 끝나고 찬바람이 부는 가을냄새,
비가 내릴때 바람에 실려 불어오는 비냄새,
아이들의 옷을 빨아서 베란다에 널었는데 바람에 실려오는 말라가는 빨래냄새,
빨래 삶는 냄새,갓 빨아서 개켜놓은 이불냄새,
갓 샤워한 아이의 살냄새와 머리냄새,(때론 약간 땀흘린 머리냄새도)
커피냄새,
어릴적 맡았던 그어떤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냄새.

그런 뜻이 아니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해본 적이 있는가?
없습니다. 

가장 경멸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정치가들...모두 다 위선자로 보인다.

당신의 최악의 직업은?
한 달 다녔던 인테리어 회사.  

가장 큰 실망은?
나의 한계를 깨달았을때. 

당신의 과거를 편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고등학교때로 다시 돌아가 열심히 공부하여 내가 원하는 과로 다시 입학하고 싶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남편을 처음 만났던 그시기와 신혼시절. 
너무 멋없이 지나쳐온 시간들이 요즘들어 살짝 후회가 된다.
그래서 그시절로 되돌아간다면 달콤하게 내가 좀더 많이 베풀면서
사랑해줄 수 있을 것같기도하다.

어떻게 쉬는가?
그냥 늘어져 편하게 텔레비젼 보다가 또는 책 보다가 잠 오면 스르르 철푸덕~
또한 집이 어질러져 있어도 절대 치우지 않고 그냥 멀뚱히 쳐다보기만 하면서 나태하게 쉰다.

얼마나 자주 섹스를 하는가?
자주라는 말이 어떤 의미일까? 애매모호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주 하길 원하지 않기에..쩝~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갔던 때는?
첫아이를 낳고 하혈이 심하여 수술을 했었다.수술후유증인지 밤중에 갑자기 고열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한다.그때 내가 꿈을 꾼건지 잠깐 의아하간한데...온세상이 노란빛이 감도는 가운데 누군가가 자꾸 저쪽으로 가자고 재촉하여 올려다보니 놀이공원의 관람차 같기도 한 큰 물레방아가 있는데 그것이 끄떡끄떡 자꾸 하늘위로 올라가고 있었다.그걸 타고서 차츰 차츰 하늘가까이 다가가니 저 건너편에 노란빛이 감도는 다른 세상이 보였다.성 같은 것이 있기도 하고,사람들이 나풀나풀 꼭 나비같이 몸이 가볍게 떠오르면서 걸어다니는 것같기도 하고,뛰어다니는 것같기도하고...너무나도 한가로워보여 그세상으로 넘어가고 싶은데 갑자기 아이를 낳았다는 생각에 아차 싶어 내가 우리애기 얼굴을 좀 보고 와야겠다고 하면서 꿈이 깬 것같다.눈을 뜨니 신랑이 내머리맡에 누워 있었는데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친정엄마도 사색이 되어서 괜찮냐고 몇 번이나 물으셨다.
혼수상태에 빠져 헛소리를 많이 해서 식구들은 정신을 놓는줄 알았다고 한다.
나는 종종 그때 그경험들이 꿈인지,아니면 정말 내가 황천길을 갔다가 온건지 아직도 분간이 잘 되진 않지만 그래도 어렴풋이나마 그순간 죽음의 문턱에 갔다온 듯한 느낌이 든다.
하늘 너머 잠깐 바라본 그세상의 느낌이 어찌나 한가롭고 평화로워보이는지 그후론 죽음이란 것에 큰 두려움이 없어졌다. 

당신의 삶의 질을 향상해줄 단 하나가 있다면?
독서?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하니...

당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새끼들을 낳은 것.
쌍둥이 엄마가 된 것,내남편을 쌍둥이 아빠로 만들어준 것.
그리고 겉으론 표현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하지만 다음의 생애에 남편을 다시 만나고 싶은 희망은 솔직히 없다.쩝~) 

삶이 당신에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나이들어가면서 조금씩 철이 들어간다는 것.사고가 조금씩 유연해진다는 것.
 

우리에게 비밀을 하나 말해달라.
되도록 비밀을 만들지 않고 솔직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애써 찾자면 씻는걸 많이 귀찮아한다는 것?
상대방의 묘한 매력에 상당한 호감을 잘 갖는다는 것.(상대방이 눈치채지 않게.이성인경우엔 대개 혼자서 짝사랑을 심하게 할정도다.물론 상대방은 눈치채지 않게...철저한 나만의 법칙이다.)
귀가 얇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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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8-21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어렵죠? 저 허덕거리면서 했어요.
근데 정말 많이 아프거나 혼수상태에 빠지면 저런 식의 꿈을 꾸네요. 전 드라마나 영화에서 저런 장면 보면 그냥 다 그런척 만든거라 생각했는데...

책읽는나무 2008-08-21 14:08   좋아요 0 | URL
그게요.저도 아직도 좀 미스테리에요.
내가 너무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봐서 내식대로 꾼 꿈인지 아니면 진짜 그게 저세상의 풍경이었는지 참 미스테리해요.
어떤게 진짠지는 아마도 죽어봐야알겠죠.ㅋㅋ

2008-08-21 0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8-08-21 14:10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처음엔 남들 페이퍼 읽음서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이건 나랑 똑같네..고개 끄덕이다 내얘기도 정리할겸 재미삼아 시작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레포트 작성하는 것같았어요.
하지만 또 나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된 것같아요.

호랑녀 2008-08-2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갓 샤워한 아이의 살냄새...^^ 좋은 엄마에요.
저도 하긴 했는데 올리는 게 겁이 나네요. 갑자기 나를 너무 드러내버렸단 생각에 ㅠㅠ

책읽는나무 2008-08-21 14:12   좋아요 0 | URL
둥이들 조금 어렸을적엔 아이들의 젖냄새가 너무 좋아서 매번 가슴속에 코를 파묻고 살았는데 지금은 그런 젖냄새는 사라지고 샤워한후 맡는 비누냄새가 참 맡기좋네요.^^
하지만 아가들의 젖냄새가 그리워지기도해요.아~ 또 넷째를 낳아야하나??ㅋ

얼른 님의 앙케이트도 올려주세요.^^

icaru 2008-08-2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쏙쏙 감정 이입이 되고 있어요,, 아!
그리고 귀여우시네요, 우리에게 알려준 비밀이 말예요.^^
특히 죽음 가까이 갔던 이야기 정말 실감나요!
 

대체로 사계절중 봄을 가장 좋아했다.
봄이 되면 나도 모르게 바람이 나고 싶은 충동이 일고...
치마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내가 치마가 너무 입고 싶어지고(것도 샤랄라~하고 촌스런 꽃무늬가 많이 들어가서 하늘거리는 치마로)
바깥 외출을 즐기지 않는 내가 꽃놀이 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해서 미칠 지경이 되는 계절이 바로 봄에만 샘솟으니 나는 분명 봄을 좋아하는 것이 맞다.
또한 나의 생일도 춘삼월이다보니 삼월만 되면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하니 나는 정말 정말 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맞을 것이다.

헌데...
올봄,올 춘삼월이 시작되면서 나는 왜 가슴이 설레지 않는걸까?
샤랄라~ 치마도 입고 싶은 생각도 눈꼽만큼도 없고,
꽃놀이는 고사하고 아침에 아이 유치원 등원버스 태우러 배웅나가는 것도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봄을 잊을만큼 나이를 먹었나? (아직 그정도의 나이는 아닌 것같은데?)
아님...인생의 권태기인가?
아님...우울증이 다시 도졌나?

지난달 일이 잘 안풀려 어서 2월이 지나갔음 하고 바랐건만..
3월이 되어도 괜스레 마음이 휑하고 몸도 고달프고,애들 재워놓고 혼자 멍하니 앉아 있음 주책맞게 눈물까지 질금질금 나온다.
주책이다.주책.

자주 만나 차를 마시는 아래층 언니는 날더러 기분 안좋은 일이 있느냐며 얼굴표정이 어둡다고 걱정해준다.지금 내심정이 이러이러하다고 상세하게 설명하다보면 또 날더러 너무 예민하다고 타박할까봐 그냥 요즘 쌍둥이들이 미운 세 살 노릇 하느라 저지레를 너무 해대서 힘들다고 핑계를 댔다.

딱 오늘까지만 우울하고 내일부터는 걷어내야할텐데....

그래. 딱 오늘까지만 우울하자.
그리고 내일부터는 꼭 가슴 설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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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3-1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봄 좋아하는데
힘내시고 설레이는 봄 만끽하셔요

책읽는나무 2008-03-16 17:31   좋아요 0 | URL
그래요~
님도 저도 봄 좋아하는 여인네들이니 우리 모두 올봄을 만끽해보자구요.^^

조선인 2008-03-13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소식이 늦어서 그럴거에요. 샤랄라~ 샤랄라~ 힘내세요.

책읽는나무 2008-03-16 17:30   좋아요 0 | URL
샤랄라~ 샤랄라~
동네 어귀를 돌다보니 울동네엔 이미 매화꽃이 하얗게 참 이쁘게 피었더라구요.
활짝 이쁘게 핀 꽃들은 확실히 우울한 기분들을 저만치 날려주긴하네요.^^

2008-03-13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6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8-03-1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 토닥!!
님~ 님이 그런 생각이 드시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지 싶어요.
아이들에 매달려 하루를 바쁘게 지내다보면 다소 가라앉을 수 있어요.
그치만!! 우리가 누굽니까?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아줌마잖아요.^^;;
억지로라도 기분 좋아지려고 애쓰다보면 언제 그랬나는 듯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꺼에요.^^ 좋아하는 음악도 들으시고, 맛난 음식도 드시고, 맑디맑은 하늘도 보시고, 따사로운 햇볕도 쬐시면 분명 절로~ 미소가 번지시리라 믿어요.^.~ 님~ 화이팅!!

책읽는나무 2008-03-16 17:25   좋아요 0 | URL
요즘 너무나도 육아스트레스가 극에 치닫는지라 요즘 자주 둥이들 재워놓고 밖으로 나다니고 있어요.밖에서 이웃들을 만나면 어디 가냐고 맨먼저 묻곤,"애들은?"하고 꼭 묻더라구요.재워놓고 나왔다고 하면 대단하다고~~ 불안해서 어찌 애들만 집에 놔두고 왔느냐고 놀라거든요.
실은 나도 속마음은 애간장이 타고 걱정이 되고 그런데....그렇게 한,두 시간 바람아닌 바람을 쐬고 오면 좀 마음이 괜찮더라구요.
그래서 부러 성민이 데리러 나다니고...동생들 잔다고 집에서 떠들지도 못하는 성민이 밖에 나가자고 꼬드겨 동네 한 바퀴 돌기도 하고 그래요.
자다가 깨서 울고 있는 둥이들 보면 정말 못된 엄마인 것같아 미안해지고,동생들 잔다고 찍~ 소리도 못내게 하는 성민이를 보면 또 더 못된 엄마인 것같기도 하고....그래도 내개인 시간을 갖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는 나자신을 볼때면 엄마자리 사표 내고 싶어져 또 아이들한테 더 미안해지고 하구요.
아~~ 빨랑 애들이 컸음 좋겠어요.정말...ㅡ.ㅡ;;

무스탕 2008-03-14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다 황사탓이야!! 라고 밀어붙이고 싶네요..
곧 산과들이 알록달록 이뻐질거에요. 나무님 마음도 같이 피어나세요~ ^^

책읽는나무 2008-03-16 17:20   좋아요 0 | URL
같이 피어나야 할터인데...요즘은 정말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네요.
황사탓이겠죠?
그렇겠죠?
꽃처럼 마음이 예뻐져야할터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