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조금 이상한 사람들
카렐 차페크 지음, 홍성영 옮김 / 민음사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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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카렐 차페크의 이 작품을 손에 넣었다. 체코의 극작가로 <R.U.R>이라는 SF소설에서 로봇이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이다. 이 작품에는 조금 이상한 사람들이 나온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약간 이상하게 행동하는 사람들. 그들은 이상한 사건을 저지른다. 경찰들은 이상하게 그 사건을 해결한다. 추리를 통해 세상을, 사람을, 사람의 생각을 교묘하고, 또 쉽게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1928년에 쓴 <오른쪽 주머니 이야기>와 <왼쪽 주머니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오른쪽 주머니 이야기>는 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의 관점에서 쓰여진 작품이고 <왼쪽 주머니 이야기>는 사건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의 입장과 관점에서 주로 쓰여진 작품이다. 경찰이나, 범죄자나 모두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추리소설이란 어떤 점을 쓰는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될 수 있다. 어째든 카렐 차페크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대단한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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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199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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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THE FIRM인 존 그리샴의 초기작이다.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 왜 원제목이 그냥 Firm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변호사들이 다니는 회사라면 Law Firm 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가들은 제목을 정할 때 고민을 할 것이다.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 원제목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반드시 그런 제목이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첼 맥디르는 하버드를 우등으로 졸업하는 졸업생이다. 그는 몇몇 법률회사를 고르는 중에 맴피스의 작은 회사에서 면접을 받는다. 처음에 그는 월스트리트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맴피스로 방향을 바꾼다. 높은 연봉, 좋은 차, 낮은 금리로 저당 잡은 좋은 집, 열심히만 일하면 10년 안에 백만장자가 되어 은퇴할 수도 있다는 말에, 그리고 이직률 0%를 자랑하는 누구나 들어온 사람은 만족하 는 회사라는 말에 밴디니, 램버트&로크 라는 회사에 입사한다. 그들 변호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이 있어서 출세욕이 남달리 높고, 맴피스 출신은 없고, 결혼한 사람이고, 모두 백인 남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아이를 가지라는 재촉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FBI가 맥디르에게 접근을 한다. 그는 맥디르의 집과 차, 사무실이 도청 당하고 있다고 전한다. 회사가 감시하고 있다고. 밴디니, 램버트&로크사에서는 20년 동안 5명이 의문의 사고로 죽었다. 그중 2명은 얼마 전에 죽었다. 맥디르는 의심하기 시작한다. FBI는 그들이 마피아의 일원이므로 일망타진을 위해 자신들에게 협조할 것을 종용하고 회사에서는 맥디르에게 경고하기에 이른다.  

나라면, 내가 미첼 맥디르와 같은 상황에 처해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지 생각해 봤다. 나는 아마도 미첼과 같은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다. 아마도 대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모르는 체 얌전하게 주어진 일만 하고 돈이나 챙기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마피아들의 돈이라도 할지라도. 마피아가 FBI보다 더 무서우니까.  

그리고 만약 어느 회사에서, 누군가 내게 아주 많은 돈으로 유혹을 한다면, 아니 조금 더 많은 돈으로 유혹을 한다면 나는 앞뒤도 헤아리지 못하고 선뜻 그들의 요구사항에 응할지도 모른다. 미첼 맥디르처럼.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그것이 미끼였음을 안다고 해도 이미 나는 중독된 상태일지 모른다. 돈에, 지위에. 그러다가 어느 날 감옥에 들어간 나를 발견하겠지. 감옥에서 나온 뒤에는 이미 범죄자가 되었으니까 아마도 마음놓고 범죄를 저지를 지도 모른다. 마피아가 손을 뻗쳐오지 않는다 해도.  

너무 좋은 조건, 터무니없이 주의의 회사와 다른 조건을 제시할 때는 먼저 의심을 해야한다. 그것은 미끼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고 사람들은 후한 인심보다, 깎아 내리는데 익숙한 법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기가 잘났다는 믿음 속에 사는 족속이라 이런 간단한 진리를 놓치기 일쑤고 항상 미끼를 덥석 물고, 늪에 빠지고 나서야 후회를 하게 된다. 영리한 사람일수록 더 깊은 늪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당신이 영리하다고 자만하는 사람이라면 부디 조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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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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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에도 열 두 번을 더 머리 속으로 생각하곤 한다. 저 인간이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그 인간은 죽지도 않다니. 살인을 생각만으로 저지를 수 있는 거라면 세상에 누구도 살인자가 될 수 있고 누구도 살해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다. 죄는 무겁고 죄지은 자는 용서할 수 없지만 살인의 대가를 사형으로 마무리지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인지.  

여기 너무도 사랑해서 어찌할 수 없는 비참한 상황에 이른 사람이 있다. 우린 살면서 한번쯤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렇다고 누구나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런 유혹을 받고 고통스러워하기는 한다. 사는 것과, 죽는 것, 선하게 사는 것과 악행을 저지르는 일이, 자신이 사람인 것조차 아무 상관없을 만큼 누군가를 고통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우리가 단죄할 수는 없는 일 아닐까.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면 가끔 그 사랑으로 제 목을 조일 때가 있다. 사랑은 너무 신성하고 그 만큼 잔인하다. 남자들은 가끔 우정이냐 사랑이냐 하면서 따지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진짜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선뜻 어떤 것도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작품이 이런 경우다.

형제처럼 자란 사촌, 마치 한 몸처럼 어울려 다닌 두 사람. 그만큼의 깊이로 사촌의 약혼녀를 사랑하게 되고 외면하려 하지만 사랑은 그렇게 쉽게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고뇌하는 남자. 그때 사촌은 전쟁에 참가해서 포로가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 걸림돌은 단 한가지. 그것만 제거되면 사랑은 너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잠시 이성을 잃는다. 순간적으로 일은 벌어지고 그는 사랑을 얻기 위해 너무 큰 죄를 짓고 만다.  

캐드펠 시리즈의 이 작품은 다분히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중세에서는 당연시 여겼던 피에는 피로, 죄에는 벌로 하는 식의 논리가 여전히 현대에도 적용됨을 알려준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 사랑을 반대하는 사람을 제거한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일일 것이다. 죽은 자의 몸값은 과연 얼마인가, 어떻게 매겨야 하나. 12세기 사람들의 가치관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캐드펠 시리즈는 언제나 교훈적이지만 특히 이 작품은 시사적이기도 하다. 우발적으로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죄인을 다시 사형이라는 법률에 의한 법으로 살인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제목이 시사하듯 살해당한 자의 몸값은 어떤 방법으로 받아 내야만 하는 것일까. 꼭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목숨에는 목숨으로여야만 하는 것일까. 이미 살해당한 자가 죽어 가는 상태고 살아난다면 어떤 사람들이 심각한 상태에 빠질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살인이라는 범죄가 절대 어떤 이유로라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절대적인 것이다.  

사형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심정을 이 책은 대변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생명이 아니고 죽은 자의 몸값을 꼭 목숨으로 받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허준이 그 시대에 무고한 인명을 살해했다고 치자. 그래서 그의 목숨을 앗았다면 우리는 지금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인가. 관용과 용서와 화해와 이해, 속죄와 봉사라는 사람이 살아가는 덕목이 존재하고 우리가 그것을 진리처럼 믿고 실천하는 한 사형이라는 벌이 필요한 것인지 끝없이 생각해 볼 문제다. 

요즘 많은 나라에서는 점차적으로 사형 제도의 폐지가 추진되고 있다. 유럽 연합은 대다수 나라 사형 폐지를 법제화시킨 상태다. 하지만 범죄에도 특정 범죄 가중 처벌이라는 것이 있다. 같은 죄라 할지라도 같은 벌로 다루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발적 살인과 계획한 잔인한 살인, 한번 저지른 살인과 연쇄 살인은 다르게 처벌해야 한다. 이해와 용서와 관용이라는 단어 아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심사숙고해서 좋은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다. 벌이 엄하고 무거울수록 범죄를 저지르는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이 책이 모든 해결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참고할 수는 있으리라 생각된다.

저 사람만 없었으면. 저 사람만 아니었으면. 그리고 그 사람이 어차피 죽을 사람이라면 순간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발적 살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죄를 어떻게 벌할 것인가. 목숨에는 목숨으로? 아니면 정상을 참작하여? 아니면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도록 내버려둔다? 이 작품에서는 어떤 선택을 했을 지 읽어보기 바란다. 사랑과 재미와 감동과 인생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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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의 비밀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주 옮김 / 해문출판사 / 198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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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항상 <죽음을 향한 발자국>과 혼동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스파이물이고 거대조직을 와해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이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 빅토리아는 공원에서 잘생긴 한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잠깐 만난 남자와의 인연을 어떻게든 이어볼 요량으로 그 남자가 간다는 바그다드로 무작정 떠난다. 그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한 채...

그래서 아주 평범한 사람인 빅토리아는 세계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정체불명의 집단과 영국 첩보부의 한 가운데 놓이게 되는 것이다. 과연 빅토리아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람들이 바그다드로 모여든다. 아군도 있고 적군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내게 이로운 사람이고 누가 해로운 사람인가를 알아내는 일이다 .이것은 빅토리아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다. 빅토리아는 무사히 이 일을 끝낼 수 있을까. 끝낸 후의 빅토리아는 어떤 여정을 걷게 될 것인가. 모험과 로맨스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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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아이 캐드펠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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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년 가을, 시로프셔 주, 시루즈베리 시에 있는 성 베드로 - 성 바울 수도원에 애스플리 집안의 작은아들 메리엣이 수도사가 되기 위해 들어온다. 사과를 따던 어느 날, 메리엣은 견습수사 한 명이 사과나무에서 떨어져 피를 흘리며 쓰러진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 한 밤중에 메리엣은 잠을 자면서 이상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휘파람을 불기도 해서 견습수사들은 그를 귀신 들린 아이라고 멀리하게 된다. 한편 주교의 전령인 피터 클레멘스 사제가 애스플리 집을 다녀간 뒤 행방불명된 사실이 알려진다.  

라덜푸스 수도원장은 캐드펠에게 애스플리 집안으로 가서 그의 아버지 레오릭 애스플리를 만나 메리엣이 진정 수도사가 될 것인지 알아보라고 보낸다. 피터 클레멘스릐 실종과 메리엣의 악몽이 연관 있음을 직감한 캐드펠은 애스플리 영지로 향하고 그곳에서 메리엣의 형인 나이젤과 이웃한 영지인 린드 가의 쌍둥이 남매 재닌과 로즈위타, 그리고 아이소다 포리엣을 만난다. 점점 메리엣의 수사가 되려는 목적을 의심하던 중 캐드펠과 휴 버링가는 피터 클레멘스의 시체를 메리엣과 마크 수사가 발견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12세기 잉글랜드에서는 모든 것은 장남이 우선한다. 장남이 영지를 물려받고 작위를 물려받고 좋은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버지의 모든 상속은 장남에게 이루어진다. 차남은 성직자가 되거나 기사가 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영지를 물려받는 여자와 결혼을 해서 그 여자의 영지를 차지할 수도 있다. 셋째 아들은 더 상황이 안 좋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것이 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가문의 차남 한 명이 수도원에 수도사가 되기 위해 온다. 하지만 한 눈에 그 소년은 수도사가 될 법하지 않다. 그의 눈빛이나 몸가짐이 성직을 원하는 사람의 몸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밤마다 내 지르는 비명과 중얼거림. 사람들은 그가 귀신들린 아이라고 말한다. 정말 귀신들린 아이일까. 아니면 어떤 말못할 사연이 밤마다 무의식을 뚫고 나오려하는 것일까. 이것 또한 캐드펠에게 주어진 임무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너무 냉담하다. 그의 형은 그를 걱정한다. 그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는 그가 결코 성직자가 될 인물이 아니라고 한다. 때는 황후와 왕이 치열하게 싸우는 때였고 사람들의 마음도 왕과 황후 편으로 나눠지는 때였다. 시대 상황이 사람의 마음을 지배한다. 아주 어지러운 세상 속으로 엘리스 피터스는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편견은 죄를 낳는다.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편애는 더한 죄를 낳는다. 동화와 같은 이야기다. 아버지에게 자식이 둘 있다. 큰아들은 무엇이든 잘해서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자랐다. 작은아들은 큰아들의 그늘에 가려 아버지에게 무시 받고 자랐다. 하지만 형제애는 좋았다. 어느 날 작은아들은 수도원에 들어간다. 누구도 그의 주변 인물은 말할 것도 없고 수도원의 사람들조차도 그는 수도사가 될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무슨 까닭으로 그 소년은 수도원에 들어오게 된 걸까. 그리고 왜 밤마다 귀신들린 것처럼 중얼거리는 것일까. 실종된 수도사가 죽은 채 발견된 것은 무슨 까닭이고, 그것은 소년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엘리스 피터스는 작품에서 대비되는 인물을 자주 사용하여 극명한 선과 악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여기에서는 모든 아버지가 얻고 싶어하는 아들의 훌륭한 모습을 한 나이젤과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해 어긋나기만 하는 고집 센 메리엣을 대비시키고, 모든 남자는 자기의 미모에 눈이 먼다고 생각하는 로즈위타와 영리하고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개척하려하는 아이소다를 대비시켜 독자로 하여금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아, 내가 이 작품 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인 마크 수사가 가장 많이 나오는 작품을 접하게 되어 너무 좋다. 캐드펠의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언제나 든든한 휴 버링가가 있고 수도원 원장인 라덜푸스 원장도 로버트 부원장과 대비되는 좋은 보조자다. 하지만 마크 수사는 캐드펠이 종교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비록 그의 나이가 어리지만 언젠가 캐드펠은 고해 성사할 자신의 신부로 마크수사를 점찍어 둔 상태다.  

누구나 마크 수사를 만나면 도움을 받는다. 마크수사가 일부러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도 아닌데 모두 편안해지고 안식을 되찾는다. 메리엣 애스플리도 마찬가지다. 그를 그저 돌봐주고 마음을 열게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마크 수사였다. 마크 수사의 이야기는 책에서 잠깐씩 다루어지지만 그의 따뜻한 마음의 향기는 모든 작품에 소중하게 담겨져 있다. 가끔 마크 수사를 그리워하는 캐드펠의 말속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작은 역할을 하는 마크수사의 느낌이 생생한데 다른 인물들의 영향력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된다. 부디 한 권 한 권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길 바란다.  

시리즈 물이 주는 기쁨은 책을 한 권, 한 권 읽어 가면서 그 속의 인물들의 성장을 공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휴 버링가의 등장과 사랑을 이루는 과정과, 결혼과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는 것을 지켜 볼 수 있다. 또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성 자일즈 진료소의 마크 수사를 가끔 만나는 기쁨,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나는 캐드펠 시리즈에 중독 되어가고 있다. 좀 더 번역이 매끄러웠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그것 말고는 아주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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