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스위퍼 1
시이나 타카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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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루나는 귀신, 유령 같은 것을 잡는 탐정이다. 그녀의 조수 호동은 루나의 미모에 반해 무보수로 조수 일을 하는 순진한 소년이다. 물론 루나가 호동의 그런 점을 십분 이용하고 있다.

재미있냐고 하면 사실 별로 재미는 없다. 소재는 신선하고 참신한 느낌을 주지만 가벼운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잘못하면 날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이 작품이 그렇다는 생각이다. 많은 퇴마를 소재로 한 작품들 중에 덜 무겁고, 덜 잔인한 작품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려 했지만 그 덜함이 정도가 지나친 감을 준다.

퇴마의 매력은 퇴마사의 힘과 마물의 힘에 있지 않을까. 퇴마사가 사용하는 도구의 다양함도 있고. 그런데 루나는 그런 면에서 매력이 없다. 그렇다고 재치 있고 재미있는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보스러울만치 루나에게 충성을 다 바치는 호동의 일편단심이다. 그것밖에 볼 것은 솔직히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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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볼 1 - 무삭제 오리지널판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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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유기를 원작으로 한 만화 <드래곤볼>과 <최유기>를 비교해 보면 물론 모두 원작 따로인 작품들이지만 개인적으로 <최유기>가 더 취향에 맞는 작품이다. <드래곤볼>이 명성과 인기 면에서 단연 앞서지만 말이다. 그래도 <드래곤볼>이 재미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재미의 모든 면을 갖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드래곤볼을 모으는 모험, 손오공의 성장, 많은 등장 인물, 적당한 유머와 독자들이 따라 하기 쉬운 동작... 그래서 많은 작품이 나왔다. 요즘 다시 <드래곤볼>을 본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만큼의 재미는 못 느끼고 있다. 작품이 촌스러워지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아니다. 이건 명작이니까. 그 작품을 읽는 독자의 생각과 관점이 변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시대가 작품을 만든다는 말이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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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 1
FUJIKO FUJIO / 대원씨아이(만화)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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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에서 도라에몽 학문적 접근과 토론까지 한다는 것을 알고 호기심에서 봤다. 사실 난 처음에는 실망을 했다. 별로 감동적이지도 않고 그림이 멋있다거나 대단한 캐릭터가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동생이 어렸을 적에 본 만환데 동생도 지금 보면 별로인데 하고 말했다. 역시 만화도 처음 나왔을 때, 만화를 보고 감동을 받을 나이에 봐야 하는 것 같다.

도라에몽은 내가 어렸을 때 <소년 중앙>에서 봤던 깡통 로봇을 연상시켰다. 나는 그때 그 만화를 아주 재미있게 봤다. 지금은 제목도 잊어버렸지만. 우리가 만화를 재미있다고, 또는 대단하다고 여기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추억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그 대단한 도라에몽을 읽으면서 아무런 감동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나이를 먹은 탓이고, 도라에몽에 대한 어떤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아마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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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 - Q Mystery 8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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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아이리시의 최고 걸작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세계 3대 추리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한 남자가 아내를 살인한 죄로 붙잡힌다. 하지만 그는 아내가 살해되던 그 시간에 다른 장소에 있었다. 그에게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대줄 증인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 그를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만났었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사람이 한 여자다. 그런데 그녀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은 줄거리의 대부분이 이름 모를 여자를 찾는 일로 이어진다. 윌리엄 아이리시는 작품이 대부분 어둡고 절망적이다. 특히 <죽은 자와의 결혼>은 그런 색채가 더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작품 경향에 비해 아주 밝다. 주인공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작품을 밝게 하고 결말이 확실해서 좋다.

이 작품은 어떤 추리 소설보다 작품성이나 트릭 면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이 작품은 윌리엄 아이리시의 최고작인 뿐 아니라 최고의 추리 소설일 것이다. 이 작품은 읽지 않고는 추리 소설을 읽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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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루인 수사의 고백 캐드펠 시리즈 1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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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삶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종교적으로 볼 때 기독교에서는 그것을 하느님의 계시로 받아들이고, 불교에서는 인연과 업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할루인 수사! 그의 인생에도 원인과 결과가 있다. 그가 더 높은 주인의 가문으로 회계 수업을 받으러 간 것이 첫 원인이다. 그로 인해 사랑이 싹트고, 증오가 싹트고, 음모가 싹트고, 고통이 싹튼 결과를 낳았다. 두 번째 원인은 그가 지붕에서 떨어져 죽음의 문턱까지 간 것이다. 그것으로 그는 참회의 고행을 결심한다. 그 고행으로 묵은 상처가 벌어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모든 원인과 결과가 불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인간사의 모든 일들은 새옹지마로 연결되는 법이니까.  

무덤까지 들어갔다고 생각한 죄가 우연한 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캐드펠 시리즈 열 다섯 번째 작품이 바로 그런 경우다. 언제나 모든 일에 열심이고 마치 고행을 하듯 생활하던 할루인 수사가 지붕을 고치다 떨어져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된다. 그는 자신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죄를 고백 성사한다. 하지만 그는 살아 남았다. 그는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자 지난날을 지냈던 영지로 순례를 떠난다.  

할루인은 젊은 날 한 여인과 사랑했으나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녀는 그의 아이를 갖은 채 죽었다. 자신이 직접 그녀의 어머니에게 전해 준 낙태를 하는 약을 먹고서. 할루인은 그녀의 어머니에게 지난날을 용서받고 그녀의 무덤에서 하룻밤 밤샘 기도를 하고 떠난다. 도중 눈보라를 만나 할루인 수사와 캐드펠 수사는 어느 저택에 신세를 지게 된다. 그곳에서 할루인은 그의 젊은 날처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고뇌하는 젊은이들을 만난다. 반강제적으로 결혼을 하게 된 전날 저녁 신부의 유모는 어디론가 길을 떠나고 시체가 되어 길에 누워 발견된다.  

한 수사가 죽음의 문턱에서 고해성사를 한다. 그는 죄의 대가로 아픈 몸을 이끌고 고행의 순례를 결심한다. 그 길에 캐드펠이 동행을 한다. 그 고행길은 한 여인의 죽음을 초래하고 한 쌍의 젊은 남녀의 미래를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참회의 고행길이 침묵하고 싶은 누군가에게는 말문을 열어 새로운 참회의 기회를 준다. 그것은 어쩌면 신의 계시로 이루어진 길인지도 모른다. 한 여인의 사악한 거짓말이 낳은 비극이 그 다음 세대에서는 해피엔딩을 열어 주게 된다.  

세월을 앞서 가는 사람들이 앞서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의 잘못을 생각해서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은 길을 알려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세상에 종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책이 존재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행복과 작은 깨달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캐드펠 시리즈는 이런 모든 의문을 충족시켜 주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벌어진 상처는 한 사람의 죽음을 가져오지만 그의 죽음으로 불행해질 뻔한 한 쌍의 젊은이들이 행복을 찾게 된다. 마지막 결과가 좋으므로 해서 그 동안의 고통은 사라지게 되고 차선책으로 받아들인 일도 최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그래서 일어날 만 한 것으로 여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캐드펠 시리즈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불교의 인연에 대해 생각했다. 인연이란 억지로 만들 수도 없는 것이고 인간의 힘으로 떼어 낼 수도 없는 것이라고.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어긋난 인연이었던 것이 그 어긋난 인연으로 누군가에게는 축복이 되기도 하는가 보다. 그러니 어떤 것도 진정으로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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