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이 난 남과 여 - 현대 일본추리 대표걸작선
노리즈키 린타로 외 10명 지음, 일본 추리작가 협회 엮음, 한국 추리작가 협회 옮김 / 봉성기획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두 동강이 난 남과 여 - 노리즈키 린타로
살인 신혼 여행 - 히가시노 게이코
피바다의 웨딩드레스 - 노나미 아사
아메리카 마약 스쿨 - 바바 노부히로
결혼식 손님 - 고이케 마리코
한 마디에 대한 벌 - 나츠키 시즈코
좋은 사람이지만 - 사노 요
이상한 인연 - 다카하시 가츠히코
식인 상어 - 도모노 로
붉은 강 - 고스케 겐지
예절의 문제 - 야마다 마사키

이 중 <아메리카 마약 스쿨>, <식인 상어>, <붉은 강>은 확실한 범죄 소설이다. <아메리카 마약 스쿨>은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미국의 고등학교에 편입해서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소년의 이야기고, <식인 상어>는 남편을 상어의 습격으로 위장해서 살해하는 여자의 이야기, <붉은 강>은 붉은 옷의 여자만 보면 흥분해서 강간 살해하는 전과자를 이용해 자신의 정부를 살해한 변호사의 이야기다.

전체적으로 우리 나라의 단편 추리 소설에 비해 낫다고 생각되지도 않는 그저 그런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나라의 추리 소설이 트릭이 아닌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는 느낌을 받았다. 살인에 대한 심리, 범죄에 대한 심리, 인간 내면의 불안정한 심리 등등... 그런 면에서 보면 나쁘지 않다고도 말할 수 있을 듯 싶지만 그래도 일본 추리 소설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읽기에는 부족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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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윈 2004-10-01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아메리카 마약 스툴이 아주 재미있었어요. 통쾌한 복수극....과 반전

물만두 2004-10-01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좀 뻔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두 동강이 난 남과 여가 쇼킹하긴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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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옷의 신부 팬더추리걸작 시리즈 29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한국추리작가협회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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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복수란 허무한 것이다. 죽은 자를 위한 슬픔과 산 자에게 보내는 분노는 양날검처럼 어떤 쪽을 사용해도 반드시 지신도 피를 흘리게 된다. 이 작품에서처럼...자신의 행복을 빼앗고 결혼식 날 자신의 남편을 죽게 만든 범인들... 시간을 두고 한 명씩 여자는 살인을 감행한다. 형사는 첫 번째 사건에서 이미 묘령의 여자에게 혐의를 두지만 문제는 그 여자를 찾을 수 없다는 데 있었다. 네 번째 사건이 발생하고 형사에게 목격자가 찾아온다. 그는 첫 번째 피해자와도 친구였다. 그래서 형사는 피해자들의 공통점을 알아내고 드디어 여자를 체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형사는 여자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낸다. 그것은 여자가 엉뚱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 여자의 남편을 살해한 범인은 따로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이 한 여자의 약혼자를 약혼삭장에서 살해했고,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사는 웨이트리스가 좋아하는 별 볼일 없는 남자를 살해했고,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인 남자를 살해했고, 걸작을 그리고 싶은 한 화가를 살해하고 만 것이다. 그러니 어떤 사람도 복수를 꿈꾸지 말기를... 자신의 슬픔으로 남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은 더 나쁜 죄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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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매트 코헨 / 삼문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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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 시인의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오>라는 시가 있다.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오. / 밭이 한참갈이 / 괭이로 파고 / 호미로 김을 매지요. /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 강냉이가 익걸랑 / 함께 와 자셔도 좋소. / 왜 사냐건 / 웃지요.

이 시를 읽으면 자연에 대한 편안함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포기와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 일까...

플로베르의 작품처럼 등이 필연적으로 파멸의 길을 걷게 되고 그것을 막으려고 해보지만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주인공의 심정이 이런 느낌은 아니었을까... 모든 것에 대한 포기와 어떤 것도 욕심 내지 않고 그저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리라. 그는 원래 그런 인간이었고 나도 원래 이런 인간이었다. 우리는 어차피 모두 비슷비슷한 인간들이고 세상은 헌책방 안이나 그 밖이나 마찬가지로 돌아간다. 도망을 가더라도 지구 끝까지 도망을 가더라도 길은 한 길이라 같은 곳으로 오게 마련이고 같은 일을 하게 마련이고 같은 사랑을 하게 마련이고 같은 절망에 빠지게 마련이다. 세월이 흘러도, 모든 것이 변한다 해도 인간이 있는 한 우리는 미래가 아닌 과거 안에서 깊이 침전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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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 현대세계추리소설선집 3 현대세계추리소설선집 3
이언 뱅크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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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악당은 누구인가? 우리 사회의 정의는 어떤 의미인가? 당신은 세상에서 정의가 실현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힘이 정의라는 지금의 논리가 지속된다면 이 작품에서처럼 살인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고 살인자가 정의를 구현하는 영웅이 될지도 모른다. 정말 그래도 좋은 것일까...

헤닝 만켈은 <미소지은에서 잡기 힘든 악당을 잡기 위해 정의로운 형사 쿠르트 발란더를 선택했다. 이언 뱅크스는 그런 일을 살인자에게 맡겼다. 그리고 마약에 절어 살고 유부녀와 변태적 간통을 일삼는 신문 기자를 공범으로 내세웠다. 오물을 치우기 위해서는 오물에 손을 대야하고 악당을 잡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형사가 아닌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살인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로렌스 블록의 <백정들의 미사>에서 탐정 매트 스커더가 그랬듯이 말이다.

어쩌면 세상은 이제 가축을 잡기 위한 백정들이 필요한 게 아니라 악당을 잡기 위한 백정들이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는 끔찍한 생각을 해본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이 작품의 살인자와 공범임을 느낀다. 그의 행위가 아닌 생각에 동조하고 가끔은 그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느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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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지은 남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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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수사관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명확한 범죄임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입증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범죄자가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거대한 조직이거나. 국가나 사회의 기반을 흔들 수 있을 정도의 인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 작품은 발란더라는 한 경찰관이 범죄의 사실을 인지하고 그 범죄의 증거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는 곧 용의자를 찾아내지만 접근하기 어려움을 느낀다. 그 용의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사회의 중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사람을 “비단옷의 기사들”이라고 표현한다. 어릴적 아버지의 그림을 사 가던 비단옷을 입고 미국차를 몰던 사람들. 발란더는 그들을 동경하고 커서 그런 사람이 될 것을 다짐하지만 결국 그들은 어린 아이 눈을 속일 정도의 사람들이었고 결코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사회의 영향력 있는 저명인사들중에 이런 비단 옷의 기사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여지는 모습은 동경과 존경의 대상이지만 한 꺼풀 벗겨 보면 범죄자나 다름없는 인간의 추한 모습을 숨기고 있다고. 그는 그런 사람들에게 비굴할 정도로 굽실거리는 상관과 자신도 그와 닮아 가고 있음을 역겨워한다.
한 변호사의 죽음과 발란더의 친구인 그의 아들의 죽음, 변호사의 비서에 대한 위협과 발란더에 대한 위협...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따라가다 한 남자의 추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있는 여유로운 모습의 한 남자를...
언제나 새로운 작가와 새로운 형사를 만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스웨덴 작가인 헤닝 만켈의 작품은 처음 읽는다. 스웨덴 작가 헤닝 만켈의 작품은 우리 나라에 <다섯번째 여자>가 이미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먼저 읽은 것은 참 다행이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이 <다섯 번째 여자>보다 먼저 나온 작품이기 때문이다.
헤닝 만켈의 형사 쿠르트 발란더 시리즈는 내가 보고 싶은 매트 스커더 시리즈의 대체물 같은 위안을 준다. 어쨌든 발란더 시리즈가 전 작품 번역되기를 바란다.
이 책을 잃으면서 우리 나라에 만연된 고위층, 지식인층, 지배층의 도덕 불감증에 대해 생각해 봤다. 이 작품의 미소지은 남자처럼 그들의 죄를 힘없고 약한 대중들은 단죄할 수 없지 않을까 불안해졌다. 우리에게 발란더같은 형사가 있을까... 아니 그의 상관 같은 가진 자에게 아부하는 형사가 더 많지 않을까... 정말 남의 일이 아닌 가슴 뜨끔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범인 찾기 위주의 추리 소설이 아니다. 이제 그런 추리 소설은 더 이상 찾기 힘든 상황이다. 그것보다는 사회 문제의 고발, 범인이 아닌 문제 찾기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작품이었다.
그의 작품에서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와 같은 경찰 소설의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발란더라는 인물은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는 인물이지만 돈키호테같은 그의 모습이 이 작품의 재미를 더해 준다. 그의 고뇌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그를 통해 보는 스웨덴의 이국적 모습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최근 나온 추리 소설 가운데 모처럼 괜찮은 작품을 읽은 기분이다. 대단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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