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동전
로렌스 샌더스 / 태성 / 199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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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로 불리는 190센티의 키를 자랑하는 매리 루 배트슨이 주화 감정사로 일을 하면서 회사가 맡아 경매 해주기로 한 은빛 동전 데마레씨옹이 든 상자가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아마추어 탐정 노릇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제가 The Eighth Commandment 즉 도둑질하지 마라 인 이 작품은 하비스토크 일가를 통해 미국 가정의,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근사하게 포장을 하자면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온 영화 <아메리칸 뷰티>처럼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역겹기는 마찬가지다. 무너져 가는 서구 사회를 대변한다고 할까. 그래서 덩크가 결혼을 원하는 성실하고 진실한 경찰인 알을 포기하고 정직하기는 하지만 어떤 약속도 하지 않는 잭과 동거를 결심하는 결말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더 이상 가정이란 어떤 의미도 없는 것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정사라든가, 그룹 섹스 파티라든가 하는 비정상적이고 변태적인 것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가정 안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이 결국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는 사실로 인해 안심하게 만들지 못하는 현실이 무섭기까지 하다. 이것은 정말 미국으로 대변되는 서구 사회의 문제만으로 볼 수 있을 까. 우리는 안전한 것일까... 요즘의 사태를 보면 우리도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며 어쩌면 이런 일들을 대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닌가 우울한 생각을 해보며 책을 읽었다.

내용은 우울했지만 또 다른 여자 탐정을 만났다는 사실은 즐거운 일이었다. 그녀만으로 시리즈를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덩크!!! 매력적인 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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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여자 1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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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남자들이 죽어 간다. 그 남자들은 과거에 살인을 한 사람들이거나 적어도 여자를 학대한 경험이 있어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지만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런 남자들만을 골라 누군가 살해하고 있다. 누군가 다섯 번째 여자가. 그 여자는 누구고 왜 그런 일을 하는 걸까. 쿠르트 발란더는 연쇄살인범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 

다섯 번째 여자는 상징적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곳에 단지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다섯 번째 여자로 살해당한다.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한 여자가 여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도 아무런 죄 값도 치르지 않고 뻔뻔스럽게 세상을 살아가는 남자들에게 심판을 한다. 그 남자들이 휘두른 폭력과 같은 상징적 의미의 죽음으로. 

세상에 가장 비참한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아무도 슬퍼해 주는 사람이 없는 사람 아닐까. 이 작품에 등장하는 피해자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아무도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 그들의 과거를 파헤치자 그 까닭이 나온다. 그런데도 죄 값을 치르게 한 다섯 번째 여자를 찾으러 경찰은 혈안이 된다. 그들이 살인을 저지를 때는 아무도 그들을 벌하지 않던 이들이 그들이 죽자 그들은 경찰을 대신해서 벌한 사람을 찾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세상에 정의가 있는가 라고 묻는 것 같은 작품이다. 그에 대한 대답은 결코 예는 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다. 

누가 억울하게 아무 죄 없이 죽어 가고 학대받은 사람들의 상처를 만져 주고 그들에게 그런 짓을 한 자들을 벌한 사람이 있었는가. 지금도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학대를 견디고 있다. 그들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절대 멈추지 않는다. 살인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살인이란 방법이 아니고는 벌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경찰로 대변되는 공권력이 단지 눈에 보이는 범죄만을 찾아다니는 것은 문제가 있다. 범죄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고 숨어 있는 것이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다.  

네명의 추방당하는 수녀와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한 여자가 우연하게 있지 말아야 하는 곳에 있었다는 죄로 살해당한다. 그리고 많은 여자들이 힘없고 약하다는 이유로 남자들에게 폭행 당하고 심지어는 살해당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을 벌하지 않는다. 모든 범죄는 정당하게 적발되고 정당하게 조치되고 정당하게 단죄되는가. 이 작품에서 다섯 번째 여자가 주장하는 말이다. 또한 작가가 주장하는 말이기도 하다. 헤닝 만켈의 쿠르트 발란더 시리즈가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모든 문제에 대해 독자와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하고 사회 문제를 드러내려 하려 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여자들은 모두 다섯 번째 여자이다. 아무런 의미도 모른 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직도 희생당하고 있기도 하고, 남자들의 폭력에 대처하지 못하며 살고 있기도 하다. 남자들이 만든 사회는 아직도 이런 폭력에는 관대하다. 여자들은 단지 폭력이 자신을 빗겨 가기만을 바라고 있어야 할까. 사회는 여자가 남자들처럼 폭력적이기를 바라는 것일까. 남자들이 여자들처럼 평화적으로 바뀔 수는 없는 것일까. 만일 남자들의 폭력성이 본능적이고 제어 불능이라면 그에 맞춰 여자들도 불가피하게 폭력적이고 공격적이 될 것이고 그런 상태를 인류가 견딜 수 있을 지 우려된다. 그러기 전에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폭력의 확산을 막는 취지에서라도 남자들은 자신들의 폭력을 제어해야만 할 것이다. 다섯 번째 여자들로 세상이 다 채워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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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종말 -하
로렌스 샌더스 / 한길사 / 199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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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제 1의 대죄와 같은 방식의 작품이다. 먼저 범인의 이야기로 작품은 시작된다.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하면 비로소 델러니가 등장해 범인을 쫓게 된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두 가지 관점에서 독자들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먼저 범인의 입장에서, 범인의 시각에서 생각하게 되고, 다시 경찰의 입장에서 범인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의 주제는 욕망이다. Lust... 범인의 욕망은 성에 대한 무관심, 남편의 모욕에 대한 반발로 자신이 의지가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범인이 살인을 하는 이유다. 델러니의 욕망은 범인을 잡아 단죄하고 싶은 욕망이다. 그리고 피해자의 욕망은 비도덕적인 성욕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산다. 하지만 그 욕망이 타의에 의해 억압당하고, 모욕당하고, 무시당한다면 그것은 비뚤어진 또 다른 욕망을 낳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범죄에 대한 욕망, 아니면 단죄에 대한 욕망으로 표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내내 한번도 사랑 받지 못했다고 느낀 범인이 비로소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생겼을 때 붙잡혀서 한번도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껴 보지도 못한 채 사라져야 한다면 한 인간의 인생이 이보다 가엾을 수는 없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범인이 죽인 피해자들은 단지 살인자에게 살해당하기 위해 살았다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누군가는 무고한 사람의 살인에 대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범인은 죄를 짓지 않았다면 충분히 행복할 수도 있었고, 또 가장 행복한 순간에 그 행복을 잃어버린 것으로 벌을 받은 것이리라.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경찰들은 70년대 이후 경찰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는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데이터를 통해 범인을 찾아내는 현대의 사건 해결과 같다. 아마도 이 작품은 이런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진일보한 경찰 상을 보여준 작품이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 1의 대죄보다는 약간 덜한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구관이 명관인 법이고, 속편은 그 재미가 덜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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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필요한 남자 - 할리퀸북스 N-102
앨리슨 켈리 지음, 최은란 옮김 / 신영미디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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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을 고집하던 자이는 사업상 급하게 아내가 필요했고 그 일을 해줄 사람으로는 형제처럼 자란 스테프 밖에 없었다. 자이는 스테프를 여자로 보지 않고, 스테프도 자이를 남자로 보지 않는 그들은 진짜 남매 같은 사이다. 그런데 그들이 섬에 단 둘이 있다 보니 서로 보지 못한 부분들을 보게 되었고 느끼지 못하던 감정들을 느끼게 되었다.

서양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대부, 대모를 정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형제나 친한 친구에게 그 역할을 맡긴다. 순수한 의미에서. 누군가 그 제도가 그런 순수한 의도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서 이 작품의 자이와 스테프 부모는 그들의 아이들의 대부로 부유한 그들의 상관을 이용한다. 자신들의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그래도 이 불안한 세상에 갑자기 내가 죽게 된다면 내 아이들을 나처럼 돌봐줄 누군가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나 대모가 진정 부모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면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작품에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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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가져오는 모자 - 할리퀸문고 C-61
베서니 캠벌 / 신영미디어 / 199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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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는 컨트리 가수가 되고 싶어하는 로스코를 위해 그와 함께 내슈빌로 간다. 그곳에서 레코드 회사 사장 미치를 만나지만 어쩐지 그가 미덥지 않아 로스코 곁에서 좀 더 머물기로 한다. 그녀의 약혼자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해 하고 약혼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미치는 다이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다이나도 자신의 감정을 알 수 없어 혼란스럽기만 하다.

살면서 많은 일들이 노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지만 그보다 약간의 행운을 절실히 바랄 때가 있다. 노력은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지만 행운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행운이 따랐다고, 운이 좋았다고 말들을 한다. 이 작품에서 다이나는 그런 행운을 사랑에서 필요로 한다. 그래서 그녀는 로스코가 자신에게 행운을 준다는 로스코의 모자를 쓰고 미치를 기다린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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