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모리 히로시 지음, 안소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후배가 사라졌다. 후배가 사라진 뒤 후배가 언젠가 얘기한 이상한 음식점 생각이 났다. 혹, 그 음식점에서는 그 후배에 대해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음식점을 찾는다. 이름도 없고,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다른 장소에서 딱 한 명의 손님과 그 손님과 같이 음식을 먹어주는 여자만이 있는, 음식은 보통 음식과 다르지 않는 약간 색다른 곳일 뿐이다. 하지만 한번 가본 그는 매번 다른 아이가 나온다는 소리에 또 가고 싶어진다. 다음번에는 어떤 아이가 나올까...

 

특이한 아이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아이란 주인공의 나이가 오십대이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보면 이, 삼십대도 아이로 보인다는 얘기다. 놀이동산 고질라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저번의 아이와 달리 이번 아이는 벌레를 무심코 먹는 습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제나 음식 예절이 바르고 음식을 먹는 손이 예뻐서 그 먹는 동작만으로도 무언가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이쯤에서 나는 특이한 건 아이가 아니라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한다. 혼자서 낯선 이와 함께 음식을 먹으며 우아한 식사 예절 타령이나 하고 그것을 보는 자신의 안목을 대단히 여기는 이 양반이 점점 불쌍해지고 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 사라진 후배는 없었다.

 

나이가 들면 사람은 고독해지고 그 고독을 즐기게 되기도 한다. 침묵 자체를 예술로 받아들이고 음식을 먹으며 마음에도 없는 얘기를 하고 웃고 누군가를 의식해야 한다는 사실에 염증을 느낀다. 우리도 가끔 그런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공허함... 말이 주는 공허함, 어울림이 주는 공허함, 친한 사람에게서 가끔 느끼는 이런 것에 서글퍼지고 외로워 질 때가 있다. 하지만 사람은 그러면서 사는 거 아닌가? 그러다 다시 어울리고 자신의 추래함까지도, 남의 빛바램까지도 함께 품어주고 도닥여주는 것이 사람살이가 아니던가...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 명의 특이한 아이가 등장할 때마다 주인공이 생각하는 것을 함께 생각하다보면 긍정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 공감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또한 특이한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모습, 오늘과 내일의 한 부분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재미있다. 인생이란......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멈출 수가 없다. 돌아갈 수도, 되풀이할 수도 없다. 할 수 없었던 일을 언제나 되돌아보며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222쪽에서 주인공은 인생에 대해 이런 결론을 내린다. 어쩌면 이것이 이 작품에서 하고자 한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바퀴도 달리지 않았는데 우린 왜 멈출 수 없는 것일까? 잠시 쉬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삶이라니... 그건 어쩌면 우리가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간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쉬면 미끄러져 뒤로 내려갈지도 모르니까. 그럼 남보다 뒤쳐져서 다시 올라가야 하니까 말이다. 우리가 가는 길이 오르막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글쎄, 잠시 쉴 수도 있을 텐데... 욕심, 부질없는 욕심, 채워지지 않는 욕심... 아마도 인간이 쉴 수 없는 것은 욕심 때문이리라.

 

이것이 전부라면 모리 히로시라는 작가 이름이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책 표지의 화사함과 무심해 보이는 여인의 모습이 우선 눈에 띄고 이어 펼쳤을 때 목차가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 읽고 난 뒤에는 헉... 그야말로 조근 조근 얘기하다가 툭, 심장이 떨어지게 만든다. 읽지 않으면 이 작품의 진가는 알 수 없다. 조금 특이하다고? 이것이 조금이면 아주 특이한 것은 도대체 어떤 것이냐고 작가에게 묻고 싶다. 작가가 공들이 작품이라는 말에 아마 공감하게 될 것이다. 추리소설 같지 않은 추리소설, 그 이상의 소설이다. 난 절대 특이한 아이라고 말하지 않으련다. 이렇게 특이하다가는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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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4-05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특이한 아이??? 모리 히로시라는 작가는 처음 듣는데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팍팍 들게 하는 리뷰였습니다. ^^

물만두 2007-04-05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스포일러만두이기때문에 못했습니다. 읽어보고 판단하세요^^

물만두 2007-04-05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켈님 감사합니다^^

하루(春) 2007-04-06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다이님이랑 제목이 반대라 훗~ 하고 클릭했더니 역시 같은 책이군요. 재미있어요.

물만두 2007-04-0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각기 취향이 다를 수도 있죠^^;;;

미래소년 2007-04-06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을 보면서, 어떻게 이게 추리리뷰일까? 했습니다.
궁금해지네요 ^^

물만두 2007-04-06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소년님 그러니까 추리를 하시라니까요^^

물만두 2007-04-0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언니 이런^^:;;

프레이야 2007-04-1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이한 건 좋은 거에요^^ 한 표!

물만두 2007-04-10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약간만요^^ 감솨!!
 
환관 탐정 미스터 야심 - 예니체리 부대의 음모
제이슨 굿윈 지음, 한은경 옮김 / 비채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우선 책으로 들어가기 전에 제목에 대해 좀 언급하고 싶다. 원제목은 <The Janissary Tree>이다. 이것을 <환관탐정 미스터 야심>으로 바꿨다. 좋다.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미스터 대신 랄라 라던가 예펜디 라던가 아니면 그냥 야심이라고 썼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미스터하고 오스만 제국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야심에게도 어울리지 않는 호칭이다. 책표지는 원작의 표지를 그대로 따랐다. 뭐, 불만은 없지만 우리에게 맞는 표지를 고민해봤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출판사에서 표지를 원작에만 의존하는 것 같아서 하는 얘기다. 자, 이쯤하고 책으로 들어가자.

 

19세기 쇄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이스탄불의 한가운데에서 독특한 탐정 랄라 야심을 만나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다. 이 작품은 단순한 미스터리 작품으로 봐도 좋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고 그동안 멀리했던 오스만 제국, 지금의 터키에 대한 근대사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읽을 수 있다.오스만 제국을 떠받치고 있던 에니체리가 사라진 지 십년, 그리고 서구식 군대를 도입한지 이십년 만에 술탄 앞에서 열흘 뒤 열병식을 거행해야 하는데 장교 4명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그 중 한명이 거대한 솥단지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마침 술탄의 궁 내밀한 안쪽의 하렘에서 한 소녀가 살해된다. 모두가 야심만을 부르고 있지만 야심은 궁 안에서 일어난 일보다 장교들의 흔적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솥이 상징하는 예니체리의 흔적을 찾아 이스탄불을 돌아다닌다.

 

이 작품은 독특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야심부터가 독특하지만 야심의 친구인 전 폴란드 대사도 독특하다. 그는 폴란드라는 나라가 사라져 나라 없는 대사로 이스탄불에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줄곧 이렇게 야심에게 말하곤 한다. ‘나라 없는 대사와 남성 없는 남자가 만나 하나가 되었다.’고... 그들은 그야말로 반쪽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프랑스로 가는 배를 탔다가 납치되어 지금의 술탄의 모후가 된 술탄에 버금가는 지휘를 가지게 된 프랑스 여성이 있다. 이 여성은 러시아 대사 부인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가문이나 출신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그도 보통 프랑스인이었지만 발레디 술탄의 자리에 올랐고 그녀의 친구는 나폴레옹의 아내가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쾨첵 춤을 추는 여장 남자 등 이스탄불의 최상위 계층에서 하위 계층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인물들을 배치시키고 있다.

 

그 인물들이 야심의 눈길에 따라, 말에 따라, 행동에 따라 이스탄불에서 일어나는 사건 속으로 우리들을 깊이 끌어들이고 있다. 야심은 그의 나라 오스만 제국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걸 잘 아는 인물이다. 또한 어떤 이유로 환관이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 상인 밑에 있을 때는 그리스가 독립을 하자 그들을 그리스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그러니 그는 누구에게 속해 있는 인물도 아니고 전통과 나라에 매인 인물도 아니다. 유연한 사고와 폭넓은 사교성이 그의 장점이고 욕심 없는 마음이 그의 미덕이다.

 

추리소설이라면 요즘의 대세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팩션과 반전이다. 이 모두를 충족시키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우리가 모르던 곳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점도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옛 문화에도 환관, 즉 내시가 있었고 구중궁궐에 임금님과 여인들만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런 점들이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심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그 시대 홈즈는 척 보면 압니다 식의 수사를 했지만 야심은 전형적인 탐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발로 뛰어 다니며 정보를 모으고 아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만나고 위기에 쳐하고 친구에 의해 구출되고 다시 사건에 접근해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작품 후기에 에니체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다. 참 좋은 자료다. 이 작품이 단순한 터키의 색다른 탐정 이야기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어필하는 모습이 좋다. 책을 덮은 뒤 <The Janissary Tree>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에니체리 나무는 단순히 예니체리만의 상징은 아니다. 그것은 예니체리가 오스만 가문의 흥망과 함께 했듯이 오스만 투르크인들의 전통과 문화의 뿌리다. 예니체리는 부패되어 사라지고 문화는 돌고 도는 것이라 흥망성쇠를 함께 하지만 사람이 계속 남아 기억하는 한 이스탄불이 어떤 식으로 바뀌든,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든 간에 살아 숨 쉴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이런 뿌리 깊은 나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나무를 어떻게 가꾸고 바라보느냐는 결국 가꾸는 자들의 몫일 테니까.

 

올 해 가장 독특하고 매력적인 탐정을 꼽으라면 아마도 야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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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7-04-04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없는독 다음타자인데...기대됩니다 ^^

물만두 2007-04-0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역사, 팩션 좋아하심 금삼첨화일겁니다^^

홍수맘 2007-04-0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호객에 또 넘어가려는 중입니다.^ ^;;;

물만두 2007-04-0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넘어오세요^^ㅋㅋㅋ

향기로운 2007-04-04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저도 갈등하고 있어요^^;;

물만두 2007-04-04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님 이런이런... 그럼 좀 더 관망해보시와요^^;;;

2007-04-04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7-04-0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아이고 감사합니다. 님도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모1 2007-04-04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리나라에는 정말 다양한 탐정물이 들어오는군요. 이런것보면 우리나라 출판시장이 꽤 큰것 같아요.

물만두 2007-04-0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 다양해지니 좋습니다만 우리나라 작은 출판사가 피해를 입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BRINY 2007-04-05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책은 언제 또!

물만두 2007-04-0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이니님 제가 얼마나 많이 홍보했는데요~

사마천 2007-04-0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니체리가 부패하게 된 계기는 결혼하여 지위를 자손에게 상속시키면서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상속되는 교회,국회의원 등 지금도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물만두 2007-04-0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언니 쭈욱 한번에 가세요^^
사마천님 뭐든 권력을 얻고 나면 유지하려하기 때문에 부패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KNOCKOUT 2007-04-09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장르 소설은 중독이라고 했는데.. 추리 소설의 물만두님 리뷰도 중독이군요.
또 장바구니에 꾹... 누르고 갑니다. 감사요.

물만두 2007-04-0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넉아웃님 방가방가^^ 오랜만이예요~ 뭘 새삼스럽게요^^:;;

메이즈리크 2007-04-27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관 탐정 미스터 야심이 2007년 에드거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네요. 우리나라에서 에드거상 수상작이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출간 된 것은 처음......

물만두 2007-04-2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진님 오,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저도 수상작을 미리 읽기는 처음이네요,,,
 

일본에 귀화한 저자의 이력이 우선 눈에 띈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일본의 괴담은 어떤 형태로 다가왔을지 궁금하다.
원령과 자연, 인간이 공존했던 우아하고 심미적인 옛 일본의 정취가 가득한
고전 민담을 모은 작품집이다.

2006년 에드가 상 수상작!
예술, 도둑 그리고 도난당한 명화 추적에 관한 리얼 스토리
1994년 2월의 아침, 깜깜한 새벽의 짙은 어둠 속으로 두 그림자가 오슬로 국립 미술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를 ‘손쉽게’ 꺼내 들고는 그곳을 유유히 빠져나가다. 걸린 시간은 단 50초!
그림이 있던 자리에는 ‘소홀한 감시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라고 적힌 메모만 달랑 남겨진 채. 그 날은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의 개막식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도난당한 그림은 바로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사라진 세계적 명화!
전 국민과 세계의 관심이 노르웨이에 모아진 가운데, 자존심이 상한 노르웨이 경찰 당국은 도난당한 뭉크의 <절규>를 구하기 위해 예술범죄 수사의 달인, 찰리 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에드가상 수상작품이라는 것에 확 꽂힌다.
오~ 뭉크의 절규는 무슨 개최만 되면 사라지는 것 같은데 그것도 알 수 있으려나...
암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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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0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라진 명화들 기대되네요? 표지도 맘에 듭니다 ^^

물만두 2007-04-0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2님 저두요^^

stella.K 2007-04-0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책에 만두님 서평이 들어갔다는 줄 알고 마음이 설레었다는...ㅋㅋ

물만두 2007-04-0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노안 오시나 봅니다^^ㅋㅋㅋ
별언니 눈에 띄는 걸 어쩌냐구요~ 저도 죽겠다고요^^

mong 2007-04-0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라진 명화들 기대됩니다~

물만두 2007-04-0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저도 기대됩니다^^
 
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 밀리언셀러 클럽 58
조지 펠레카노스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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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백인 작가가 탄생시킨 흑인 탐정의 이야기다. 이런 작품의 결합이 또 있었다. 제임스 패터슨이 창조한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다. 하지만 두 작품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알렉스 크로스는 흑인이지만 매우 지적인 높은 학력을 가진 사람으로 나온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알렉스 크로스가 흑인이라는 점을 빼면 다른 탐정소설과 다르지 않다. 그럼 이 작품은 어떤 면에서 다를까?

 

우선 시작이 다르다. 백인 경찰이 흑인 경찰을 죽인 사건의 재조사를 의뢰받고 전직 경찰이자 나이든 사립탐정인 데릭 스트레인지가 백인 형사 테리 퀸을 조사하면서 시작한다. 작품은 데릭 스트레인지의 조사와 테리 퀸의 생활, 그리고 마약업자들을 차례로 보여준다. 데릭은 퀸이 정당방위였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만약 그 경찰이 백인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총을 쏠 수 있었을까?” 이미 <블랙리스트>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나왔던 얘기다. 백인이 깔리고 흑인이 총을 겨누고 있으면 사람들은, 특히 백인은 모두 흑인이 강도라고 생각한다. 이게 사실이고 흑인의 삶이다.

 

여기서 작가는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인정하지 말자가 아닌 차별도 인정하자를 말한다. 데릭과 테리가 서로를 좋아하는 것과 그들이 흑인과 백인임을 잊는 것은 다르다는 뜻이다. 작품 속에서도 등장하지만 인종차별을 노골적으로 하는 사람도 나쁘지만 겉으로는 인종차별을 안 한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그것이 잠재되어 무의식중에 드러내는 사람이 더 나쁘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는 이런 문제를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게 얘기한다. 돌려 말하지 않는다. 흑인은 흑인이고 백인은 백인이다. 백인이 깜둥이를 싫어하는 것만큼 흑인도 흰둥이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는 다양한 인종이 등장한다. 백인과 흑인, 혼혈인, 스페인계... 그 사이에서 백인은 마치 우리가 저들을 품어준다는 식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 사실이다. 마치 적선하듯이. 그래서 테리도 혼혈인 여자와 사귀는 것이 결국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었음을 과시하려 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작품의 스토리가 간단하듯이 말하고자 하는 것도 간단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많은 작가들이 머리 굴리면서 치밀한 반전과 트릭으로 무장을 하고 나올 때 작가는 그런 모든 것을 빼고 인간 하나만을 들고 나왔다. 하드보일드라고 말해야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매력 있다는 것이다. 데릭 스트레인지의 흑인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여자 친구 아들에게 가르칠 때 그것이 과장 없는 사실임을 알게 되고 테리가 한밤중에 창밖을 지나가는 흑인을 보고 맨 처음 한 생각도 역시 과장 없는 사실이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라는 점이다. 어떤 작품을 보면 포 떼고 차 떼면 남는 게 별로 없는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을 뗄 만한 것을 이미 작가가 떼고 보여주기 때문에 독자는 편하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된다. 사실 세상에는 데릭 같은 탐정이 더 많을 것이고 테리 같은 젊은이가 많을 것이고 또한 손드라 같은 여자도 많을 테니까 말이다.

 

가장 솔직한 것이 가장 큰 감동을 주는 법이다. 너무 솔직해서 탈인 작품일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보아왔던 작품과는 많이 다른 작품이라는 것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크래쉬>라는 호평을 받은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를 쉽고 간단하게 표현한 소설이 바로 이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나도 이참에 고백해야겠다. 나도 인종차별주의자다. 아니라면 그것이 진짜 거짓말이다. 다만 테리처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겠다. 인종차별주의자끼리도 친구는 될 수 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마음은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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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4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7-04-04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맛, 감사합니다. 황사에 햇볕에 조심하시고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밑바닥 인생들의 절절한 무용담과 리듬감 넘치는 구어, 그리고 놀라운 유머와 지성의 향연!
나, '깨진 술잔'은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의 단골이다. 불미스러운 일로 교사직에서 쫓겨난 후 여기서 붙박이장처럼 죽치며 허송세월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인 '고집쟁이 달팽이'가 술집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남겨 보라고 제안하고 나는 그때부터 술집 단골들의 기구한 이야기들을 저기 시작한다. 많은 이들이 나를 찾아와 자기 사정이 가장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 임을 하소연 하면 기록해 달라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어떤 이야긴지 궁금하다. 이름도 독특하고 술집 이름도 재미있다. 하지만 그 안에 우리가 알아야할 것이 담겨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술집 단골들에게는 어떤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을지 귀기울려보자!!!

마르케스오 보르헤스의 뒤를 잇는 아프리카 환상 문학의 대표작가, 알랭 마방쿠의 르노도상 수상작!
가시도치 '느굼바'가 그리는 인간 세상에 대한 유머러스한 통찰과 99번의 살인에 대한 기록!
나, 가시도치는 키방디라는 주인님을 모시고 있다. 우리 주인 같은 특별한 사람들은 동물의 모습을 한 나와 같은 분신을 부리는데, 주인님의 아버지도 '쥐'를 부려 사람들을 괴롭히다 죽임을 당했다.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된 주인님의 명을 받아, 나는 드디어 가시를 뽑아 들고 주인님을 괴롭힌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기 시작하는데…….
가시도치가 주인을 위해 살인을 하는 이야기라고???
흥미롭다. 기발하다. 독특하다. 읽고 싶다!!!

요즘 고고학과 DNA가 자주 만나고 있다.
과연 과학은 인류에게 독이 될지 득이 될지...
하지만 학자들의 학구열을 보통 사람들은 말릴 수 없으니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이 책은 좀 더 자세히 나왔으려나 그것 또한 궁금하다.
수박 겉핧기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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