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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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일종의 강박적인 자신만의 루틴 일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건 어느 날 일어난 사건 때문이었는데, 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다시는 그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맨홀 뚜껑을 절대 밟지 않고, 집에서 계단을 오르내릴 땐 계단 가장자리로 밟고 다니며, 자신의 행운의 여신이라고 여기는 옆집 언니를 몰래 훔쳐보며 일상의 평안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일상의 평화가 유지되던 어느 날, 수녀 복장을 하고 사채업자를 피해 다니던 안승리를 만나고, 그림자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검은 형체의 물건인지 사람인지 하는 존재를 만나며 일상의 루틴이 서서히 깨져간다.

삶의 빚을 지고 살아간다고 느끼는 주인공은 이제 20살이었다. 빛나는 나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반짝임을 가진 사람이지만 누구보다 아픈 상처가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슬픔을 남에게 투사하지 않고, 평화만을 바라는 주인공 곁에는 강박적인 일상보다 더 강박적인 인물들이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 인물들에게도 서서히 변화가 있게 된다. 모두가 서로의 눈에는 이상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치열하게 살아나가는 게 보였다. 이렇게 이상하게 살아가도 괜찮을까라는 물음에 얼마나 이상하든 살아가도 괜찮다고 답변을 얻은 것 같은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검은 형체 김만초씨 같은 검은 그림자가 지나가는 내게 말을 걸어도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잔잔하게 살아가는 삶에 대한 여러 이야기에서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든 괜찮다는 위로가 되어준 소설이라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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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키스 스토리콜렉터 98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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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우르술라 올레센은 1년반 전 로또에 당첨되어 2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받았는데, 그건 자신과 딸만 아는 비밀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술용품 홍보차 방문한 매력적인 남자에 홀린듯 순식간에 사랑에 빠져버리게 된다. 남자는 자식 뻘의 나이 차이를 가진 사람이었으나, 워낙 이상형에 부합하는 사람인지라 돈 때문에 자신에게 접근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잠깐 했으나 로또 당첨 사실을 밝히기 직전에 어린 연인에게 청혼을 받게 되면서 의심했던 자신을 오히려 반성하며 믿음의 증표로 자신의 돈에 대한 권한을 연인에게 넘기게 되었다. 우려했던 일이 그 뒤 발생하는데 매력적인 젊은 연하 남친은 돈을 손에 쥐게되자 흔적도 없이 잠적해버렸고 이에 충격 받은 우르술라는 자살 시도를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곁에서 지켜본 주인공의 딸이 선생님 우르술라를 설득해 그 나쁜 남자를 고소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유명한 광고 카피라이터였지만 얼마 전 젊은 여성 두 명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고 '대머리 탐정'이라는 별명이 유명해진 주인공 단 소메르달의 첫 단독 사건 해결이 시작된다.
 
소설의 첫 부분에는 중년 선생님의 사라진 사기꾼 연인 사건과 별게로 또 다른 사건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미카엘 키엘센이란 남자의 살인 사건이었다.
자신의 헛간에서 오래된 모니터에 머리를 가격 당한 것 같은 처참한 몰골의 시체에 대한 이야기였다. 역시 이사건을 조사중인 (단 주인공의 절친) 수사관 플레밍 토르에게 단이 맡은 사건을 같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살인 사건과 접점을 발견하게 되며 사건의 실마리들을 함께 조사해가는 스토리였다.
우르술라의 사라진 연인은 정말 매력적인 인물임에 틀림없었다. 그의 모습을 설명하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그가 정말 잘생기고 키도 크고 근육질에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으니까, 그리고 철저하게 자신의 신분과 동선을 숨겼고, 단서라고는 금발머리 붉은빛 도는 귀, 그리고 인도어로 새긴 어깨 문신 정도가 그가 남긴 전부였다.
조사해 나가다 보니, 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었고, 로또 당첨된 중년의 여성들만 집중해서 노린 전문 사기꾼이었다.
여자들의 뒤통수만 치는 사기꾼이라면 이 책이 단순한 미스터리 물이었을 테지만, 앞에 보였던 살인 사건과 젊은 사기꾼의 겹치는 단서가 생기게 되고, 남자의 신원을 조사해나가면서 폐쇄적인 종교집단의 집안사가 밝혀지게 되며 살해 당한 인물과의 접점도 찾게 된다.
코지 미스터리물이란 소개가 책 소개에서 눈에 띄었는데, 코지 미스터리란 범죄 추리 미스터리물로 전문 형사나 탐정이 아닌 아마추어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며, 성적인 면이나 폭력적인 이야기가 중심이 되지만 큰 비중이 아니고 가볍거나 익살스럽게 다루어지는 기분 좋은 추리 소설장르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읽어보니 왜 이 소설이 코지 미스터리라고 소개했는지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대머리 탐정 단의 실력과 독자마저 홀리는 사기꾼 야콥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고 사이비 종교 집단의 이야기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가 책 속에 꽉 차게 느껴졌다.
범인을 추격해나가는 시간이 있어서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잘 읽혔던 소설이었다.
이 소설 덕분에 코지 미스터리물을 알게 되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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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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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열심히 살아온 평범한 소시민으로 지루하지만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 대한 보상으로 비싼 외제차를 구입하고자 했지만, 구입 직전에 돌연 지금은 차를 비싼 외제차를 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취소하고 며칠 후 타운 하우스를 계약하게 되었다.
차로 서울은 1시간 10분, 회사까지는 45분, 지금 거주하던 오피스텔보다는 15분 정도 멀어졌지만 자신의 집이 생겼다는 생각에 뿌듯함도 잠시, 주변 사람들이 왜 타운하우스를 극구 말렸는지 현실로 깨닫게 된다.
모델하우스와 달리 텅 빈 타운 하우스는 혼자 사는 주인공에게는 엄청난 빈 공간을 선사해 줬고 꿈꾸던 근사한 나 혼자 삶이 생각보다 초라하게 느껴질 즘, 출근길에 얼마 전 구입한 중고차가 방전되어 긴급 출동을 불러야 하는 상황이 생겨버렸고 선글라스를 쓴 옆집 아저씨의 도움으로 겨우 무사히 출근할 수 있게 되는데, 심상치 않은 샤워가운을 걸친 그 사람이 자신의 학창 시절을 책임진 트러스트의 강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난생처음 연예인과 이웃사촌이 된 주인공이 어쩌다 보니
연예인 강하준과 계속 얽히게 되는데...
 
요즘 핫한 주거지인 타운 하우스를 소재로 사용하다니 제목과 소재에 참신함을 느꼈다.
누구나 꿈꾸는 내 집 마련의 꿈, 거기다가 타운 하우스에 입성했는데 옆집에 내가 좋아하던 연예인이 산다니...
완전 로맨스 판타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로맨스는 있긴 있었는데 다른 부분에서 챙겼던 부분이고 각자의 꿈을 찾는 특별한 이야기가 중심된 소설이었다.
연예인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사람이고, 누구보다 평범한 주인공은 슬럼프에 겪는 강하준에게 여러 부분에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전달해 주는 인물로 보였다.
일상에서의 특별함, 모두가 꿈꾸는 일 아닌가 싶었고, 새로운 일에 거부감을 느끼기보다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주인공을 통해 보이고 있는 밝은 느낌의 스토리가 잘 읽혔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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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11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옆집(?)에 누가 사는지는 모르는데 한번 힐끔 확인해봐야 겠어요 😅

러블리땡 2021-12-12 03:30   좋아요 1 | URL
힐끔 보신다는 새파랑님이 상상되네여 귀여울것 같다는ㅋ👀
 
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미스터리 입문
아라이 히사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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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이사카 고타로의 《골든 슬럼버》, 미치오 슈스케의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을 담당한 추리 전문 편집자의 추리 소설 작법서라니 소개부터 흥미가 생겼다.

추리 소설하면 작가와 독자가 책 한 권을 두고 눈치 싸움과 두뇌 대결을 끝없이 진행하는 느낌이 있는데, 독자일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열독만 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이 드는 반면, 이걸 뒤집어 생각해서 작가 입장으로 쓴다고 생각하니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작가는 나 같은 사람(초보)을 위해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작법서를 썼다고 후기에 밝혔다.
우선 많은 미스터리 소설들로 예를 들어 어떻게 이야기를 작성할지 가이드를 잡아주고 있었다.
책 한 권으로 몽땅 써서 글로써 이해시키는 것보다 다른 선배 작가들의 작품들을 직접 소개하며 소설 마다의 특성과 장점을 알려주고 글을 쓰려는 사람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으며, 스스로 깨닫고 자신의 방식으로 만들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법에 대한 이해를 높여 주고 있어 실제로 꽤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심사하는 기준에서 어떻게 하면 공모전에 당선이 되는지, 출판사 눈에 띄는지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들이 출판사에 있어서 미스터리물을 써서 공모전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소설의 소재를 찾기 위해 실제 경험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글을 쓰는 시기에 오히려 일을 그만두지 말라고 경험을 쌓는데 최선을 다하라는 충고와, 소설 쓰기가 힘들다면 다른 작가의 소설을 읽고 기존 발표된 작품의 속편을 써보는 스토리 짜기 훈련이나 일상생활에서 일기를 쓸 때도 삼인칭 단 시점으로 써보는 것처럼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권유라던지, 기존 소설의 소재에 대한 변형의 올바른 방법과 표절의 차이를 통해 초보자가 실수하기 쉬운 창작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많이 써보고 끝까지 써보고, 계속 투고해야 수상할 수 있다는 것, 한번 탈락한 원고를 손봐서 제출하기보다 다른 글을 써보는 것이 초보 작가에겐 도움 되는 일이라는 것, 인터넷에 떠도는 수상 가이드라인에 현혹되어 제시된 분량을 줄이거나 넘어서지 않기, 과감한 퇴고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편집자로서 객관적 시선으로 할 수 있는 조언이었던것 같다.

추리소설은 작가의 개성을 과감히 보여주는 매력적인 소설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고,
추리 소설 속에도 정말 많은 장르가 존재하며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방식은 정말 펜을 쥔 사람이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를 대신한다는 것을 작가님의 작법 설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아무도 이제껏 알려주지 않았던 미스터리물의 비법이 셀 수 없이 많이 담겨 있던 꽤나 흥미진진한 작법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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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12-10 0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강명의 당선합격계급이란 책에는 우리 나라 같은 공모작들은 지원했던 글 고치고 고쳐서 내는 경우 많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 대목 읽으면서 그냥 다른 작품 써서 내지. 그러면 글이 일취월장 해 질텐데 하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제가 전작하는 작가들이 몇명 있는데… 초기작들은 엉성하고 뭔가 빠진 듯하다가 작품수가 늘어나면서 확 바뀌더라구요….

러블리땡 2021-12-11 03:36   좋아요 0 | URL
오... 실제로도 고쳐서 내는 경우가 많은가 보네요 공모전 하나에 작품을 버리자니 아깝고 아쉬워서 그랬을것 같아요 그래도 역시 많이 써봐야 느는건가봐요 ㅎㅎ
 
천재의 지도 - 위대한 정신을 길러낸 도시들에서 배우다
에릭 와이너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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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아이큐 200이 넘는 골턴이라는 당대의 천재가 <천재는 유전된다>라는 저서를 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저명한 창작가, 지도자, 운동선수의 족보를 파고들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천재의 존재를 객관화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 에릭 와이너는 천재는 유전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고 천재는 타고난다는 속설은 천재를 설명하기에 뭔가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어 부족한 것을 찾으러 직접 여행을 떠나며 이 책을 시작하게 된다.

에릭은 천재들의 집단은 특정 장소뿐 아니라 특정 시기에 나타났음을 주목하며, 그 시기의 시대정신이 시들해진 뒤에는 천재성이 증발했을지 흔적이 남았을지가 궁금해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이 남기고 간 천재들의 에너지를 집중하며 유명한 천재들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는 아테네, 항저우, 피렌체, 에든버러, 콜카타, 빈, 실리콘밸리로 떠나게 된다. 

'천재란 무엇인가?' 정말 생각해 본 적 없는 주제였다. 

일단 천재는 나와 관련이 없는 단어였고, 과거 지식으로 유명한 사람을 뜻하는 명칭이었으며, 세상으로부터 무언가를 인정받은 소수의 사람을 뜻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다만 천재는 시대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후 몇백 년이 흐른 뒤 인정받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불운의 존재이기도 했다.

이런 천재들을 찾아 헤매는 첫 번째 장소는 그리스였다. 

그리스는 괴상한 축제를 일 년 내내 열고 포도주를 어마하게 마셔댔고 성행위도 여러 방식을 추구했으며 이런 기행이 있었기에 모든 문명에 우뚝 섰다고 소개했다.

특히 아테네는 소크라테스부터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지성인을 배출해낸 자랑할 만한 곳이라고 여겨 제일 처음 이곳에서 천재들의 발자취를 쫓게 된다.

 그리스 사람들은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쓴 디킨스는 25~30킬로씩 걸으면서 스토리를 고쳤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모든 일을 밖에서 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집 마당 대로에서 볼일을 보고 똥이 널브러져 있는 더러운 도시였다고 한다. 천재들의 도시라고 생각하면 멋진 건축물로 둘러싸인 낙원이 떠오를 수 있는데 그리스는 척박한 토양, 적대적인 주변국이 있어 그리스의 건축은 복잡한 지형에 대처한 결과라는 실망적인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그리스 철학은 불확실한 시대에 대처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산책과 지대를 보면 그리스는 낙원이 아닌 걸로 보고 낙원이 천재를 만든다는 우선 아닌 걸로 생각하고 넘어가자고 했다. 그럼 아름다움이 천재를 만드는 것인가? 싶었는데 지독한 추남이었던 소크라테스를 보며 이것 또한 아닌 것으로 자체 결론짓고 그나마 타협적으로 깨닫게 된 것은 집단적 천재성의 매개는 대화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이해될만한 이유였다. 이외에도 아테네인의 천재성을 설명하는 술에 대한 이야기와 시적이면서 섬세한 언어인 그리스어에 대한 이야기, 외국 문물에 호의적이었던 아테네인들의 특성, 아테네인들의 자부심인 영광과 경쟁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특이한 추방 기준 등 문화로서의 아테네가 천재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장소는 아시아의 황금기를 보여줬던 항저우였다. 부, 위생, 교육, 문해력 등 모든 지표에서 서양을 능가했고, 최초의 지폐의 도입과 거대한 범선을 출항 시키는 능력을 가졌으며, 세계 최초의 해도와 천문도 일부를 제작했고, 고고학 분야도 개척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뛰어난 문화를 보여줬던 항저우에서는 어디서 천재적 기운을 발전시켰을까?

우선 항저우는 아테네처럼 무역의 도시였다. 중국 안팎에서 방문객이 찾아오는 목적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고 한다. 뛰어난 목판 인쇄술로 해마다 수천 종의 책이 출간되어 있었고 황궁에는 두루마리 8000권가량이 소장되어 있던 시기로 당대 유명한 시를 적은 종이는 술값이나 찻값을 치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시기 소동파는 일곱 살에 뛰어난 시를 선보였고 엄청난 다작을 통해 그의 천재성을 선보였다고 했다.
중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심괄은 수학자, 천문학자, 기상, 지질 동•식물학자 등 명함으로 조그마한 종이로는 다 적지 못할 분야를 섭렵했다고 한다. 그리고 몽계필담이라는 저서를 남겼고 그런 그에게서 뛰어났던 관찰에 대해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천재들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 외에 다른 것을 관찰할 수 있다는 특수성을 이야기하며 창의적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높게 평가를 했다. 

하지만 현재의 중국은 왜 더 이상 창의적이지 못한 것일까? 중국인들은 지도자를 본뜨는데 능숙하다고 한다.
지도자가 독재자인 경우 독재적으로 행동하고 시적인 사람이면 시적으로 행동한다고 한다. 창의성 전염의 단절은 지금의 중국을 보니 왠지 이해하게 하는 특성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르네상스와 메디치가의 이야기를 다룬 피렌체에서는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날 수 있었고 그 시절 책의 가치와 가격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돈과 천재의 상호적인 관계를 보여준 피렌체의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스코틀랜드의 행동과 개선 그리고 흄의 철학적 행동들과 그들의 계몽주의를 접하고 이곳에서의 천재성은 아직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콜카타, 빈, 그리고 실리콘 밸리까지 각 시기의 황금기와 그 시기의 창조성의 연료가 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접하며 창조적 도시의 특징은 기술, 재능, 관용이 그리고 창조적 장소의 특징으론 무질서, 다양성, 감식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 유전과 상관없다는 천재의 조건, 하지만 정말 많은 다양한 주변 요인이 작용한다는 걸 여러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후대에 평가받는 천재, 현시대에 평가받는 천재들의 특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창조적인 기술보다 더 주목해야 할 창조적 인물에 대해 시대마다 왜 중요하게 평가되는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수 있게 했던 여행이었다.

책으로 떠나는 작가의 두 번째 여행책이었는데, 다음번에는 좀 더 두툼한 방석과 카페인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코로나 시대에 어울리는 두툼한 분량과 색다른 내용의 독서 여행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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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12-09 0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에 관심이 가서 읽어볼까 했는데.. 천재는 유전이 아니라는
게 과학자들을 보면 알 수 있더라구요. 아인슈타인이아 리처드 파인만같이 우리가 천재라고 알려진 사람들 대부분 자식들은 평범한 삶을 영위한 것 같어요…. 근데 디킨스가 25-30 킬로미터를 산책하면서 글을 쓰기엔 너무 먼거리 아닐까, 읽으면서 생각했어요. 하루 세시간을 넘게 걸었다는 건데… 다리 작살났겠어요.!!!!!

러블리땡 2021-12-10 01:44   좋아요 1 | URL
유전은 아닌거 같긴 해요 업적이 뛰어나지 삶은 대부분 평범했다고 보는게 맞는거 같아요 ㅎㅎ 25-30킬로면 진짜 저 출퇴근하는 거리보다 먼데 정말 무릎 연골 나갔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