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 -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신예희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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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
자유롭게 여행하던 우리에게 코로나 시기는 꽤나 주체적인 억압의 시기라고 생각이 든다.
쌓이고 쌓인 여행 이야기를 가진 작가님이 뭐라도 해보려고 쓰기 시작한 여행 에세이로 꽤나 흥미롭게 서두를 시작하고 있었다.

여러 사람의 취향을 고려해 만든 기내식에 대한 이야기부터 조금 TMI 일 수 있는 작가님의 MBTI의 특성을 보여주는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 이야기, 배낭여행을 싫어하게 된 첫 번째 여행기의 속 사정, 2000년대 초반에 스페인에서 노브라 여행을 즐긴 썰, 여행지에서도 스타벅스를 사랑하는 이유, 꼭 싸야 할 것만 싼다는 자신만의 짐 싸는 비법, 수많은 솜땀을 섭렵했던 비결, 에어비엔비와 여행지 SPA 매장 이용하는 방법, 언어장벽 극복 비법 등 독특한 자신만이 겪은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여행에서 풋풋한 설렘보다 새로운 일상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익숙했다. 새로운 여행지를 주어진 시간 안에 퀘스트 끝내듯이 뛰어다니는 이미지는 이 책에 없었다. 열심히 돈을 모아 여행지에서 돈을 쓰려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게 참 뭐라고 굉장히 공감 가고 이렇게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실이 꽤나 답답하고 힘들어서 여행 가서까지 고생하고 싶지 않다는 작가님의 속내가 꽤나 진하게 느껴졌다. 바리바리 싸 들고 간 책 한 권을 여행지에 두고 온다거나 여행지에서 남긴 좀 더 어린 시절 내 얼굴이 핸드폰에 가득 담겨있는 일 등은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했고 꽤나 재밌었다. 여행이라는 두 글자에 할 말이 이렇게나 많은 작가님의 여행 재개를 응원하며 나 또한 여행을 떠나며 작가님을 떠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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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1-21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배낭보다는 패키지쪽이~ 낯선 도시 낯선 언어 낯선 사람들무리 속에 끼여 들고 싶네요|

러블리땡 2022-01-21 23:35   좋아요 0 | URL
ㅎㅎㅎ 패키지가 좋긴 하죠 ㅎㅎ 저도 빨리 여행이 자유로워지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어요 ㅎㅎ 기억의집님을 위해서도요 ^^
 
느리게 걷는 미술관 - 예술 애호가의 미술 사용법
임지영 지음 / 플로베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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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관련된 에세이라니 수많은 에세이 중 처음 접하는 분야였다. 개인적으로 미술은 어렵고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라는 생각이 있어서 이번 책을 계기로 좀 가까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림 한 점이 일상에 어떻게 스치는지 집중한다고 이야기하며 시작했다.
예술은 공부가 아니라 감각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예술을 잘 알지 못해도 움츠러지지 않고 삶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해서 시작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예술 애호가인 작가님의 아버지 덕에 병풍부터 당나귀 동조각 등 여러 예술품 속에서 뒹굴거리는 일상을 보내왔다고 했다.
어릴 적부터 숨 쉬듯 접해온 예술 작품 덕에 예술품을 보는 시선이 꽤 자유롭고 순수하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전시회는 생각보다 어렵고 무거운 곳이 아니며 즐겨야 한다는 것과 운명처럼 만나는 그림 한 점, 작품 하나에 막혀있던 숨구멍을 찾고, 어릴 적 추억과 온기를 찾아내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그려졌다. 

예술은 잉여가 아니라 생존이라고 표현하던 것이 유독 눈에 띄었다. 생의 가장 기쁠 때나 힘들 때 함께하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이 예술이라니 작가님이 소개하는 작품 하나하나에 감정이 동화되고 스스로의 위안을 찾아가는 기분이었다. 

내가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림들, 특별할 것 없는 변기들, 시작 장애인들이 그린 그림들, 미술의 정규 과정을 다 겪지 않은 사람의 작품들도 모두 예술이라는 것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예술작품을 할부로 구매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꼭 이 책으로 확인하라고 설명하고 싶다. 굉장히 독특하고 현실적인 예술에 관한 물음들도 상당히 많이 담겨져 있어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나와 다른 일상을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작품이라는 공통의 예술을 바라보며 굉장히 특별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책이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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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 - 순한 맛부터 매운맛까지 소설책부터 벽돌책까지 전천후 지식인이 되는 책읽기
이시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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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맛부터 매운맛까지 책 읽는 법에 대한 12달을 각 주제로 설명하는 이야기!

당위는 있지만 하지 못하는 게 독서라고 설명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딱 알맞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책을 읽어야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실천이 없는 것, 운동이나 다이어트같이 마음속에 항상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하지 못하는 종류의 것이라는 표현은 정말 찰떡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특히나 작가님은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그동안 만났던 독서 입문자들의 고충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어야 하는 마음을 책에 대한 빚으로 표현하며 빚을 청산하자는 이야기부터 책의 완독에 연연하지 말자는 말, 책에서 교훈이나 정답을 찾지 않는 것, 병렬식 독서 방법에 대한 이야기, 책을 가까이하는 방법들을 간단히 소개하며 책을 시작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책을 완독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프롤로그에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꺼낸 것 같아 이 점도 굉장히 친절하다고 느껴졌다.  

독서의 입문자에게 처음 인상 깊었던 책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미디어와 상호작용되는 책 읽는 방법, 베스트셀러가 담고 있는 시대정신에 관한 이야기, 어려워만 보이는 과학 책 그리고 인문학 책을 읽는 방법, 몰입하는 독서의 비결, 고전, 에세이, 벽돌 책을 독파하는 방법까지 굉장히 다양한 독서 방법에 대한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도움 되었던 부분은 벽돌 책 독파하기였는데, 빚진 마음으로는 그냥 읽지 않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하며 그게 아니라면 작가님이 정리한 유명 벽돌 책의 주요 내용들을 정리해서 관심 갖게 되는 것만 읽기 시작하라고 권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읽을 필요 없이 건너뛰기 읽기 법이나 서문이나 머리말로 내비게이션 찾듯 읽어가는 방법, 미디어를 이용해 미리 서평을 읽고 취향을 미리 확인 후 시작하는 이야기까지 시작이 어려운 책에 대한 호감과 계기를 만들어주는 이야기라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었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어떻게 책을 읽어야 올바른 방법인지, 내가 지금 책을 잘 읽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독서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여느 책과 다른 독특함을 갖고 있었다.

많은 독서를 효율적으로 4년 이상 지속해온 북튜버의 실제 비법들과 개인적 독서법들이 꽤 유용했고, 가끔 보던 영상들의 주인공이 핵심만 뽑아서 책으로 이야기를 정리해 준 방법들이 굉장히 유용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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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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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 이전에 작가는 중독자였다고 한다.

작가의 기억으론 열세 살에 친구네 지하실에서 와인 2리터쯤 먹은 그날부터 중독은 시작되고 있었다고 회상하고 있었다.

이브가 사과를 맛본 것 같은 기분을 경험했다고 이야기하는 알코올 중독 이후에도 대마, 코카인, LSD, 메스암페타민 등 중독은 중독을 불러들여 끊임없이 여러 가지 약물들을 손을 대게 만들었고, 밑도 끝도 없는 구렁텅이로 이끄는 삶 시작이었고, C형 간염으로 끝난 것이 행운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중독은 가공할 만한 건강 문제로 취급하고 있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봐도 중독은 에이즈의 다섯 배, 암의 두 배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치료의 저항성이 매우 높아 물질을 끊을 수 있는 사람은 치료 후에도 10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심각성에 대해 최근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마약과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의 청정 구역이 아니라는 사실들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물질들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제의 이야기들이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 중독으로 꽤 오랜기간 치료하던 환자들을 지켜보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던차에 중독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이 담겨있다는 소식에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컸던 책이었다.

책은 뇌 과학자의 이야기답게 뇌의 해부학적인 이야기부터 금단과 갈망을 만드는 뇌의 학습 능력과 관계된 이야기, 대마, 아편, 알코올, 진정제, 각성제, 환각제, 사이키델릭 환각제, 기타 남용할 수 있는 요주의 약물들에 대한 여러 정보와 우리가 궁금해하던 중독의 원리들이 자세히 다뤄지고 있었는데, 니코틴의 극도로 짧은 속성 내성에 관한 이야기나, 내성이 생긴 뇌에서 일어나는 반대 과정의 양상과 안도감의 상관 내용, 아무리 지나쳐도 부족한 중독의 과도한 경향성, 병원에서 시작되는 아편 중독에 관한 이야기나 중독 물질들의 끊임없는 진화를 만든 인간의 단순함과 전쟁과 약물 중독에 연관성, 약물로 얻은 쾌락의 위험성, 불안과 약물 남용에 관한 내용 등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꽤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다.
 
중독은 특별한 사람이 개인적 이유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경고하며, 현대 사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중독에 얼마나 취약한 환경에 살고 있는지, 스스로가 정확하게 구분하지 않으면 언제든 삶을 회색빛으로 칠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고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무리 자신의 삶을 사랑하더라도 한순간의 방심으로 찾아올 수 있는 최악의 기회를 피해 가기 위해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 아니었나 싶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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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1-19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읽고 싶어지네요, 조만간 땡투 들어갑니다 🥺

러블리땡 2022-01-21 23:36   좋아요 1 | URL
엇 땡투 ㅋㅋ 저 이거 뭔지 몰랐는데 공쟝쟝님 영상보고 알았어요 ㅋㅋ 감사합니다
 
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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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주인공은 아내와 딸과 함께 알프스에서 하이킹하고 휴식을 하러 휴가차 여행 중이었다. 얼음처럼 차가운 알름두들러와 카이저슈마른 그리고 란트 예거만 있었으면
완벽했을 여행에 눈치 없는 종업원의 서비스로 내면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간간이 고개 들던 내적 목소리에 살인을 종용당하고 다시 한번 젊은 사람의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명상 훈련을 도와주던 브라이트너 씨에게 다시 한번 도움을 청하게 되고, 어릴 적 심리적 부상으로 저장된 무의식의 일부인 자신의 내면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주인공은 의도적으로, 그리고 신중하게 6개월 전 네 사람을 살해했다. 하지만 이제는 폭력을 쓰고 싶지 않고, 살인을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시작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휴가때 살인을 저질러 버렸고, 자신의 지하실 건물에 감금한 자신의 범죄조직의 보스가 사라지며 자신과 가족 주변인 모두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내면의 아이와의 오래된 아픈 상처를 회복하는 일, 납치 감금해 둔 범죄 조직의 보스를 찾는 일, 그리고 딸아이의 유치원 학부모 반 대표로서 활동하는 일, 변호사로써 의뢰인의 일을 해결하는 일
등 여러 가지 일을 위험한 상황에서 합리적이자(?) 복합적으로 해결해야 했는데 이게 꽤 재미있었다.

명상을 통해 완전 범죄를 실현하고 자신을 통제하는 것은 통달했지만 내 안의 또 다른 상처 받은 자아를 통제하는 것은 굉장히 쉽지 않아 보였다.
 
오래도록 자제시켜온 욕구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의 좌절의 기억을 갖게 하고 지금까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과거부터 꼬인 감정의 골을 풀어가는 일, 그리고 자신의 아이에게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일, 현재의 욕구도 억압하지 않는 일.
이 모든 게 소설의 주인공의 이야기이자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하는 사건들과 틈틈이 전해지는 실마리들, 작가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이 1편의 재미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어서 시리즈물 특유의 재미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재미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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