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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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그리고 안녕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누군가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했으나 신랑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사고 패턴을 보면서 '혹시 외계인인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남보다도 더 멀리 서로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우리 인간 각각은 비슷하면서도 아주 다르다. 어쩌면 우리는 각자가 겪어온 경험과 문화라는 재료로 만든 우주 안에서 " 자신 "이라는 거대한 행성 주위를 맴돌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까? 죽었다 깨어나도 다른 우주에 속하는 행성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그런 행성?

SF 장르 작가로 유명한 배명훈 저자의 책 [청혼]을 읽고 그런 생각을 했다. 형식이나 내용은 SF이지만 결국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도 그들 사이 뛰어넘을 수 없는 시공간, 그 이해할 수 없음과 거리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인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인지 책의 마지막 문장 "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 가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너와 나의 거리는 더 이상 좁혀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너를 영원히 사랑하고 지켜주겠다는 선언처럼 들려서 대단히 로맨틱하게 다가왔다.

주인공은 목성 근처에 주둔하면서 외계에서 날아온 적들의 공세에 맞서는 궤도 연합군 소속의 장교이다. 언젠가는 지구 행성을 위협할 수도 있는 존재들이기에 이들은 목숨 걸고 적들과 싸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지구에 있는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이루어진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면 17분 44초, 직접 가게 되면 170시간이 걸리는 거리. 결코 짧지 않은 거리이기에 자주 갈 수 없는 주인공의 안타까움이 드러난다. 그래도 휴가를 받는 즉시 그녀에게도 날아가는 주인공. 오고 가는 시간보다 머무르는 시간이 굉장히 짧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주인공이 겪게 되는 문제는 대략 2가지 정도이다. 첫 번째는 그가 우주에서 태어난 사람이고 사고방식도 거기에 맞춰져 있다는 것. 중력의 지배를 받는 지구인들은 위, 아래를 구분하고 서열이나 권력에도 민감하다. 중력과 위아래 구분이 없는 우주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다소 자유로운 편이다. 이것은 지구인인 연인과 주인공 간의 원활한 연애를 가로막는 요소가 된다. 두 번째는 그런 지구인들이 우주인들로 이루어진 군대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인들이 모인 군대가 결국엔 반란을 일으킬 거라고 확신하는 지구인들은 그들을 감시하는 감찰단을 보낸다. 도대체 외계에서 온 적들과 싸우는 건지 아니면 감찰 단과 싸우고 있는 건지 도저히 구분할 수 없다.

한편 적들은 점점 더 진화된 기술을 사용하면서 궤도 연합군을 압박하고 있다. 시차 때문에, 적을 발견하는 순간 이미 공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 ( 버글러의 모순 ) 이동 패턴을 들키지 않기 위한 다소 격렬한 함대의 움직임 ( 버글러 기동 ) 함대와 비슷한 전파 신호를 내서 아군의 위치를 교란시키는 장비 (디코이) 등등 만약에 우주에서 전투를 하게 된다면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런 전술을 쓸 수밖에 없겠구나 .. 하는 게 잘 묘사가 되어서 재미있었다. 한 번씩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바라보면서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시간이라면 이미 저 별은 없어졌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이 소설로 구체화된 느낌이었다.

적들의 함대 주위에 나타난 중력 렌즈로 미루어보아 그들은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존재가 맞다. 그러나 감찰단 소속의 리델 원수는 적들의 함대가 아군의 함대와 비슷하다는 점과 루시퍼 입자 방출이라는 같은 무기를 사용한다는 점으로 미루어봤을 때, 궤도 연합군을 이끄는 데 나다 장군이 반란을 시작했고 시간을 뛰어넘어서 그들을 공격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 여기서 인터스텔라 책장 장면 떠오름 ㅋㅋㅋ ) 즉 미래로 간 데 나다 장군이 현재의 아군을 공격한다는 그 말씀? 그렇다면 그들이 "파멸의 신전"이라 부르는 정체불명의 천체가 사실은 다른 시공간 속에 존재하는 같은 우주라는 것인가?

위, 아래도 없는 광활한 우주. 주인공이 타고 있는 함대가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조각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은 신출귀몰하는 정체를 도저히 알 수 없는 적들과 맞서야 한다. 이런 상황인데 빛의 속도로 17분이나 떨어져 있고 설상가상으로 갈등 중인 연인에 대한 마음이 여전할 수 있을까? 주인공은 적을 궤멸하기 위한 작전에 나선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파멸의 신전"으로 전투를 위해 날아가는 주인공. 그는 연인에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편지를 썼다. 시차 때문에 편지가 도착할 때쯤이면 주인공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별로 남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상황이 함축되어서인지 편지는 정말 로맨틱했다. 처음엔 알쏭달쏭했으나 읽는 동안 어느새 푹 빠지게 되는 소설 [청혼]

" 반드시 돌아올 거야. 이상하지? 나 같은 우주 태생이 어딘가로 돌아올 생각을 하다니.

이제 나도 고향이 생겼어. 네가 있는 그곳에. 고마워. 그리고 안녕.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 - 154쪽 -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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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룰렛
오윤희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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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보다는 진실이 한 방울쯤 섞여 있을 때

사람들은 더 잘 속아 넘어가는 법이거든"

지옥이 따로 있나? 이런 사회가 바로 지옥이지.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사기꾼을 낳고, 또 사기꾼은 얼마 못가 비명횡사한다. 어쩌면 그들도 한 번쯤 남들 앞에서 떵떵거리며 살아보겠다는 희망으로 시작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기를 쳤든, 사기를 당했든. 돈이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인간 위에서 군림하고 비웃고 끝내는 생명까지 앗아가는 것일까? 자본주의가 첨예하게 발전하면서 우리는 천민자본주의, 즉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포식자들이 우글거리는 사회를 만나게 되었다. 여러 건의 살인 사건이 품은 엄청난 진실!! 그 진실을 파헤치는 두 형사의 활약을 몰입감 있게 보여주는 소설 [금붕어 룰렛]

어느 주택가에서 시체 한 구가 발견된다. 자신이 흘린 피 웅덩이에 쓰러져 있는 그 남자는 한눈에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양복을 입고 비싼 시계를 차고 있다. 여러 군데 자상이 발견되었는데 결정적 사인은 아마도 동맥 절단에 의한 과다 출혈로 보이는 상황. 지갑은 사라진 상태이나 값비싼 시계를 그대로 차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강도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 주변 인물을 탐문하던 베테랑 형사 준현과 새내기 형사 도윤은 죽은 남자의 아내를 만난 자리에서 그가 그동안 외도를 했다는 것과 한 투자 회사의 대표였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죽은 남자는 에버그린 투자자문회사 대표인 정상구. 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서 회사를 찾아간 두 형사. 그러나 알고 보니 이 회사는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하며 투자 사기를 벌이는, 한마디로 실체 없는 회사였다. 그렇다면 정상구를 죽인 사람은 여러 사기 피해자 중 한 명일 수도 있는 상황. 사기 피해자 위주로 탐문 조사하던 와중에 두 형사들은 주요 인물들을 발견하게 된다. 정상구는 주로 오프라인으로 활동하면서 돈 많은 의사 사모님이나 순진한 건물주 같은 쉬운 먹잇감들의 등을 쳐왔다. 사기 수법도 엄청나게 현란했다. 의사 사모님에게는 열렬한 구애를, 순진한 건물주에게는 여자 친구의 사촌 오빠라는 식으로 접근하여 투자를 제안하는 등 사람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린 정상구.

그러나 그들을 용의자로 몰기에는 물적 증거가 전혀 없다. 수사가 다소 정체된 가운데 에버그린 투자자문회사에서 잠입 취재를 벌이고 있던 기자 한성주에게서 연락을 받게 되는 두 형사. 성주는 회사 주위를 배회하고 있던 김민철이라는 퇴직자를 형사들에게 데려온다. 김민철도 에버그린 투자회사 사장에게 사기를 당했는데, 자세히 알아보니 민철에게 사기를 친 남자는 정상구가 아니었다?? 과연 이것은 무슨 상황?? 도대체 이 사기꾼들을 둘러싸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금붕어 룰렛]은 두 건의 주요 살인 사건을 파헤친다. 조용한 주택가를 피로 물들게 한 살인 사건과 허름한 모텔에서 발생한 또 다른 살인 사건. 그 사건의 두 피해자는 악질적인 사기꾼으로 누군가의 결혼 생활을 망치고, 딸의 결혼식에 써야 할 소중한 돈을 빼앗고, 인생에서 유일한 친구이자 은인이었던 누군가가 남긴 유산을 빼앗아간다. 원통하다 못해서 피눈물을 흘리고 몹쓸 병까지 걸리게 되는 그들의 피해자들은 이제 잠재적 살인 용의자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사기꾼들의 잔인함에 치를 떨었고 사기 피해자들의 현실에 답답함을 느꼈다. 여전히 우리의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자 사기 사건들... 솔직히 사기꾼들은 죽어도 싸다고 생각한다. 소설이었지만 가상의 세계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살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으면, 살인자들이 무사히 빠져나갔으면 하는 생각까지 했다.. ( 물론 나쁜 생각이지만 )

엄청나게 속도감 있고 몰입감 있는 소설 [금붕어 룰렛]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너무나 실감 나게 잘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와 흥미를 찾는 대중들의 눈높이에도 맞지만 전반적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에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스릴감도 느끼면서 범인을 찾는 복잡한 추리를 동시에 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소설 [금붕어 룰렛]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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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주의 - 혼자인 게 좋지만 버림받는 건 두려웠습니다
김도영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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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밖 청소년 4년, 은둔형 외톨이 6년

지금은 글 쓰는 범죄 심리 상담 전문가 김도영입니다.

가끔 그런 상상을 할 때가 있다.

만약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힘들었던 시기의 "나"에게 과연

무슨 이야기를 건네면 좋을까? 아마도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이 시간도 다 지나가게 되어있다고. 가장 어두운 밤도 언젠가는

새벽을 맞이하게 된다고 덧붙이면서.

책 [은둔주의자]를 쓴 김도영 저자는 과연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현재는 범죄 심리 상담 전문가이자 몇 권의 책을 낸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한때는 세상으로 나가는 문을 걸어 잠그고

밖에서 들어오는 모든 빛을 차단한 채 은둔 생활을 했던 저자.

시종일관 담담하게 고백을 하고 있지만 그의 이야기는 나의 마음을 참으로

먹먹하게 만들었다.

어렸을 적 그의 생활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생활고로 인해 월세를 전전하느라

자주 이사를 다녀야 했던 가족. 전학을 다녀야겠기에 친했던 아이들과는 이별을

해야 했고 새로운 학교의 터줏대감들과는 매번 기싸움을 해야 했던 김도영 저자.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의 불화로 인해서 집에서조차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

그는 집에 있으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라고 읊조릴 만큼, 진한 외로움과

우울감에 시달려야 했다.

심리적 불안과 우울은 학교생활로까지 이어지게 되고 결석과 지각 등을

반복한 끝에 그는 결국 고등학교를 자퇴하게 된다. 부모님과의 갈등, 학업 중단

그리고 심각한 우울증...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된 저자는 결국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받게 되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자 김도영 씨의 사례처럼 집안에 틀어박히는

사람들, 즉 은둔형 외톨이가 우리나라에만 해도 60만 명에 가깝다고 한다.

통계치로 보면 그냥 숫자로만 느껴지겠지만 나의 경우 아는 분의 아드님이

이와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어서 그냥 남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가정과 학교, 그 어디에서도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의

문제를 좀 더 공론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울퉁불퉁한 길을 걷느라 좀 늦었지만 어쨌든 저자는 조금씩 힘을 내어

무기력과 우울의 굴레에서 빠져나온다. 검정고시를 치고 군대도 가고

공사장에서 일하면서 주경야독을 한끝에 서른하나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대학도

들어가게 되는 저자. 다른 사람들이 그의 변화에 대해 신기해하고 궁금해하면,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저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주 조금씩 고개를 옆으로 돌려도 보고,

발을 앞으로 뻗어보기도 하고, 팔을 이리저리 휘저어보기도 했다고.

책을 읽는 동안 아쉬웠던 점도 있고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포기하지 않고 인생을 멋지게 살아낸 김도영 저자 본인과

뒤에서 묵묵히 그를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참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다.

저자의 학창 시절 선생님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의 귀싸대기를 날릴 에너지로 한 번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물어봐 줄 순 없었을까?

운명이라고 하면 좀 거창하게 들릴 테지만 나는 각자에게

어떤 운명적인 길이 준비되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 책 [은둔주의자]를 쓴 김도영 상담사님이 학창 시절에 겪어야 했던

아픔과 외로움, 슬픔 등은 이제 정신적 자산이 되어서 상담가인 저자가

사람들과 마주하게 될 때 큰 힘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직접 힘든 삶을 겪어봤기에 누구보다도 더 상담자를 더 잘 이해할 거란 느낌?

지금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은둔주의자]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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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사생활 네오픽션 ON시리즈 23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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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쓰러졌고, 왕좌는 비었다!

참았던 숨을 내뱉듯 쏟아지는 야망들

욕망을 각성한 자들이 펼치는 룰렛 게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이야기인 [제국의 사생활]

첫 장면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확 잡아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다.

지금도 눈앞에는 테이블 위에서 혼자 춤추는 두 개의 비둘기색 구두가

생생하다. 충격적인 첫 장면으로 시작하는 [제국의 사생활]은

한 회장의 치매 판정으로 시작되는 경영권 다툼을 아주 숨 가쁘게 그려낸다.

저자 주원규 씨는 [서초동 리그], [메이드 인 강남]등과 같은 소설을 통해서

주로 자본과 권력으로 향하는 욕망을 감추지 않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일을 주로 해왔다. 우리 사회가 지금 어디까지 썩어있나?를 아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독자들에게 충격과 경악을 안겨준 후 성찰로 이끄는 방식이 독자들의 몰입을 이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제국의 사생활]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구두 사업으로 시작해서 거대한 산업 제국을 이루어낸 "삼호그룹"

수십 년간 한국 경제를 주름잡아온 이 거대한 왕국의 제왕 장대혁이

갑작스럽게 치매 판정을 받는다. 그가 경영진들을 모아놓은 중역 회의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벌인 후였다. 주로 족벌 경영 체제로 이루어진 대기업 삼호 그룹 이제 장대혁의 배다른 아들딸들 사이 경영권 승계를 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진다. 제왕은 쓰러졌고, 이제 누가 경영권을 승계하게 될 것인가?

세상은 발전하고 변화되어 가건만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개혁이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다. 특히 한국 경제를 주도한다고 하는 몇몇 대기업들은 경영에 있어서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족벌 체제에 의지한다. 경영 수업을 제대로 하면 모를까?

향락에 물든 동네 양아치 같은 인물인 셋째 장명우가 경영권을 쥐겠다고 날뛰다니...

[제국의 사생활]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긴급 이사 회의가 열리기까지의

그 짧은 기간 동안 발생한 아귀다툼을 아주 생생하게 보여준다.

삼 남매는 서로가 숨기고 있던 발톱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쌍욕이 섞인 상스러운 말다툼이 오가고 곧 멱살 잡을 분위기까지 간다.

회장의 네 번째 부인, 주주 모임, 그리고 회장의 오래된 친구까지..

삼 남매는 다각도로 활동 범위를 늘이며 다양한 인물들과 접촉하게 되는데...

과연 경영권은 누구에게로 돌아가게 될 것인가?

"한국 사회와 한국 기업의 마치 농락과 같은 현실을 풍자한

한 폭의 크로키 같은 소설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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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3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신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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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진실을 향해 나아가다

신들의 게임 결승전을 치르게 된 미카엘.

그러나 그가 다스리는 돌고래족은 끝내 패배하고 만다.

미카엘은 재경기를 요구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흥분한 미카엘은 자신의 백성을 괴롭힌 경쟁자 신을 살해하고,

그 벌로 18호 지구로 떨어지게 되는데....

드디어 신 3부작의 대장정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 나의 독서도 끝이 나지만 중요한 것은 신이 되고자 하는 미카엘 팽송의 모험도 여기서 끝이 난다는 것. 역시 영웅의 길은 험난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기존 질서에 반기를 들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려 했던 미카엘. 제우스와 헤라가 그의 개성을 높이 사고 사랑했긴 했으나 범법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미카엘은 인간이 되어 18호 지구로 떨어지는 처벌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Y 게임의 결승전의 우승자는 과연 누구이고, 게임이 끝난 후 18호 지구와 미카엘 팽송의 운명은?

3부는 제우스와 헤라와의 면담을 마치고 돌아온 미카엘이 Y 게임의 결승전에 참여하며 시작된다. 그런데 연인 마타 하리가 살신자에게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그의 뒤를 쫓던 미카엘은 살신자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임을 알게 된다. 급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살신자를 죽이게된 미카엘. 어쨌든 Y 게임 결승전은 화려한 막을 올리게 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우승을 거머쥐고 싶었던 미카엘은 돌고래족 출신 예언가 3인을 만든다. 유토피아주의자, 연관 이론가 그리고 분석가. 이들은 정치, 과학, 정신의학 분야에서 각각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돌고래족의 위상을 끌어올리게 된다. ( 아마도 마르크스, 아인슈타인 그리고 프로이트인 듯 )

그런데 그자비에 뒤피이가 이끄는 상어족 출신의 "구원자"라는 인간이 사람들을 선동하여 돌고래족을 인간쓰레기들로 몰고 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정치적으로 힘을 얻게 된 구원자는 시설을 짓고 돌고래족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일을 벌인다. 이후 그는 곰족과 손을 잡고 다른 부족들을 공격하고 영토를 침략하면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 바로 상상하는 그 사람, 히틀러가 맞습니다 ) 그렇다면 결국 우승은 그자비에의 것? 그러나 그 어지러운 상황을 자신의 나라에 가장 유리하게 이용한 것은 라울이 이끄는 독수리족 (미국) 이었고, 우승도 라울이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미카엘은 몇 번이고 재경기를 요구하지만 그때마다 패배를 하게 된다. ( 미카엘을 귀여워한 제우스가 허락해 줌) 결국 우승을 할 수 없었던 미카엘.. 홧김에 상어족 신인 그자비에를 죽여버리고 살인죄로 18호 지구에 떨어지는 형벌을 받게 된다. 1호 지구는 아니지만 어쨌든 인간 사회로 돌아오게 되는 미카엘. 한 소설가의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그는 인간의 눈과 생각을 가지고 신이라는 존재를 바라볼 기회를 얻게 된다. 미카엘은 종교를 자기 식대로 해석하는 인간들을 보면서 신이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델핀이라는 이름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점점 더 인간으로서의 삶을 즐기게 되는 미카엘, 과연 그의 운명과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신을 바라보는 인간과 그런 인간을 바라보는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가 쓴 "신"은 철저히 인간의 내면에서 만들어진 신이란 것을 다루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전지전능하고 인간들 위에 군림하는 형태로의 신이 아니라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욕망에 충실하고 실패에 좌절하며 자신의 무능을 저주하기도 하는 신을 묘사하고 있는 듯하여 재미있었다. 말하자면 인간이 생각하는 신이란 많이 왜곡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어쩌면 신이란 것은 인간의 상상 속에서 태어난 존재일 수도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인 것 같았다. 신 3부작은 "당신이 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과연 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끝을 맺고 있는 듯하다 "신"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단세포 생물에서부터 시작된 인류의 대장정? 대서사시?를 녹여놓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3부작! 엄청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 책이고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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