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독서

[eBook] 절망 독서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세상은 삶에 대하여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것을 요구한다. 사람들 앞에서 밝게 웃고 에너지 넘치는.. 뭐 그런 이상향을 가져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마음 속에 좌절과 절망이 가득한데 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까? 그것은 그야말로 거짓이지 않은가?

살다보면 깊이와 넓이와 크기만 조금씩 다를 뿐,, 우리는 약간의 혹은 지대한 절망을 겪을 수 있다. 그것의 주제가 실업이든, 실연이든 아니면 질병이든 간에... 불행이라는 주제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과연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돼! 라고 옆에서 아무리 충고한 들 그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무려 13년간 난치병을 앓아왔고 그 경험으로 인하여 길고도 험한 절망의 시간을 걸어와야했다. 저자는 말하기를, 그 과정에서 어줍잖은 위로의 말은 오히려 상처로 되어서 돌아왔다고 말한다. 내가 절망으로 외롭고 슬플 때 오히려 속 깊은 친구가 옆에 와서 가만히 있어 주거나 내가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말들을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듯이 그는 슬픔과 절망이 주제가 되었던 책들이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나와 있는 몇 가지 책들은 자신의 아픔으로 인하여 불행하고 어둡게 살아왔던 자신의 삶에 동반자가 되어 준 책들이다.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우선 카프카의 작품인데,,,그 중에 하나, 변신이라는 책이 있다.  주인공은 변신이라는 책에서 한순간에 인간에서 벌레가 되어 버린다. 물론 비유적인 표현이겠지.. 진짜 벌레가 된다기 보다는 질병이나 장애를 얻어서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는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버리는 것인 상황일 것이라고 저자는 추측을 한다.

실제로 카프카는 불행감을 느낄 만한 경험을 그다지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멀쩡한 직업을 가졌고 비록 파혼을 하기는 했지만 여러번 연애를 하기도 했고...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그리고 정신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태어날 때부터 아주 진하게 어두운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예전에 김영하 소설가 님이 소설책에서 말씀하셨듯이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 원래는 프랑스 소설가가 말한 것이라는데 ) - 이 처럼 우리 마음 속에는 빛과 어둠이 - 자신을 파괴하고 싶을 만큼 - 공존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마구잡이로 긍정적으로 살자! 항상 기쁘게 살아가자! 성공적인 삶을 향해 도전을 하자! 뭐 이런 것 문구들인데,,,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 속에는 음과 양이 동시에 존재하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각자가 극복해야 만 하는 좌절들의 순간이 분명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소주나 들이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불행마저도 나의 삶의 한 부분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밝은 면만 보려하는지도 이상한 게 아닐까?

저자가 추천해준 여러 책들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토스토에프스키님의 책들은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꼭 읽어봐야 하겠다.  좀 더 깊이 있는 삶을 위해서...

남극으로 떠난 두 남자의 좌충우돌 배꼽잡는 여행기

우리의 남극 탐험기
김근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7월

처음에 제목이 우리의 남극 탐험기이고 표지에 북극곰과 펭귄이 있어서 자칫 남극과 북극을 진짜로 여행한 작가의 회고록 정도로 착각할 뻔 했는데... 이 소설은 쌩뚱맞기 그지 없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갑자기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나서 저에게 사랑고백을 하고 안드로메다에 가서 사는 뭐 그런 ㅋㅋㅋ.

이 소설은 음... 뭐랄까?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했거나 세상에 의해서 심하게 배척을 당해야 했던 두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 두 사람은 처음에는 아무 연관관계도 없습니다. 태어난 곳, 나이, 학력 ... 등등 어느 하나 비슷한 곳이 없죠.

한 명은 한국인 청년. 이 남자는 어릴 적에 야구를 했지만 잘 하지 못해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늦게 시작하여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하다가 무명의 삼류대학에 들어가지만 거기서도 왜 내가 여기에 있는가? 라는 물음은 계속 됩니다.

그러다 학교를 그만두게 되고,, 세월은 흐르고 그의 잉여력 ( 한마디로 백수건달 ) 이 폭발하던 가운데, 그는 자신이 글을 제법 잘 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단지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신춘문예에서 응모를 하여 상을 받게 되어서 작가로써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스스로도 말합니다. 헛소리를 지껄였을 뿐인데 합격점을 받았다니... 이런 어불성설이 어디 있겠는가?  여기서 명언이 탄생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잘 못할 수도 있고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것을 잘할 수도 있다는 말. 무척 공감했습니다.

다른 한명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을 잃은 채 태어난 영국 출신의 귀족 어니스트 새클턴 경. 1950년대 영국은 장애인에 대한 처우가 열악했고 사람들의 시선이 매우 냉정했던 시대였습니다. 그는 쓸데없이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와 멸시, 괴롭힘 등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다행히 그는 부유한 집의 자제로 태어나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천재와도 같은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경제학계의 주목을 받는 동시에 그 분야에서 승승장구를 하게 됩니다.

이 둘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에 의해서 이끌리듯이 서로를 만나게 되고 실패하기 위해 도전한다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 모험을 떠납니다.  그리고 이불 밖을 벗어나면 위험하다는 말도 있듯이 그 어떤 지역에서 개고생을 하며 어떤 계획에 대한 실패를 위해 도전을 하죠.

이 책은 사실 너무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중간중간에 강교수와의 에피소드 (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 눈이 보이지 않는 새클턴 경과 고스톱을 치면서 주인공이 가지고 있던 얼마 안되는 돈을 빼앗기던 장면에서는  푸하하하 하고 웃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마치 소주 10병을 마신 작가가 3일 꼬박 새면서 자신의 헛소리 ( 사실은 진짜 하고 싶었던 말 ) 을 끊임없이 쏟아낸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나와 다르면 무조건 공격부터 하고보는 어리석은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분노,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으로 나누어진 세상... 새클턴 경 처럼 똑똑한 경제학자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해답을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귀를 닫고 듣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토로...억하심정.. 그런 것들을 개그 치면서 가볍게 글로 풀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마디로 세상은 부조리하다. 그러므로 부조리함에는 헛소리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

책의 중간에,,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주인공에게 억지로 책 읽기를 시키는데 그 중의 하나가 " 고도를 기다리며 " 입니다. 부조리하고 말이 안되는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게 이 책이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정작 기다리는 " 고도 " 라는 이름의 사람은 오지 않고 50년간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서로 이상한 질문을 하고 거기에 동문서답을 하는 내용이지요.

뒤에 작가님의 말에 나무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 자신의 소설을 위해서 쓰여진 종이가 아깝다는 등의 자기 조소 ㅋㅋㅋ ) 절대로 그렇지 않고 재미있게 그리고 너무 감동적으로 잘 읽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금씩 기억의 공간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손자 이야기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추리소설처럼 연이어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힌트나 단서들이 주어지면 그것에 대한 추리에 온 머리란 머리를 동원하는 식의 글을 읽어온 터라, 사실 현실인지 상상인지 애매모호하기도 하고 자꾸 슬프고 뭔가 북받쳐오르는 느낌을 들게 하는 이런 책은 사실 읽기 더 힘들었다.

우리는 영원히 살지 못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해야한다.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헤어짐으로 인한 고통은 인간이면 누구나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이라는 이 소설의 주인공 할아버지도 그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단지 형태가 조금 다를 뿐.

당장 가족의 품을 떠나는 게 아니라 하루 하루 가족들과의 소중했던 기억과 추억을 담아두었던 머리 속 공간을 잃어버리는 형식으로 말이다.

그 공간에서 그는 자신의 상상 속 아내 - 지금은 세상에 없는 - 와 투닥거리던, 그러나 곧 사랑을 확인하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인 손자 " 노아노아 " - 너무 사랑하여 이름을 2번 부름 - 와 나눈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노아와의 추억 중엔 수학과 우주와 영원이 있다. 할아버지는 수학자.

숫자는 그에게 우주이며 동시에 영원이다. 노아도 마찬가지. 할아버지는 노아에게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가르쳐준다. 

그들은 숫자로 그들만의 게임을 한다.  원주율 맞추기 = 3.14... 뭐든데. 하여간 숫자 = 우주 = 영원. 그들만의 의사소통.

이별은 떠나가는 사람도 고통스럽지만 떠나보내는 사람도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가족들은 되도록이면 담담히 이별을 맞이하는 쪽을 택한다. 할아버지의 아들인 테드에서부터 손자 노아까지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추억과 기억을 담아둔 소중한 페이지가 나의 책에서 찢겨져 나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것.

슬프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우리가 꼭 거쳐갈 수 밖에 없는 장면을 담담하게 보여준 소설. 파스텔 톤의 그림이 곁들어져 더욱 더 다정하게 느껴진 이 소설은 ,,,,, 이 새벽 잠들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슬프지만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바다로 향한 여인과 그를 기다리는 남자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고 비록 빛이 바랠지 언정 기억과 추억은 남는다. 그리고 서로를 많이 사랑하게 되면 내가 너가 되고 너가 내가 되지 않을까?

어디서 읽었는데, 우리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해 아는 것 보다 더 많이 그를 알게 된다고 한다.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바다를 보겠다고 남편 몰래 길을 나선다. 그녀의 남편은 메모 한 장만 남기고 떠난 그녀의 부재에도 무덤덤하게 일상을 살아간다.

바다를 보겠다고 떠난 그녀의 이름은 에타. 백발이 성성한 이 80대의 여인은 도시를 거치지 않고 무조건 산을 넘고 풀숲을 지나며 숲 속 아무데서나 잠을 청한다.

책은 길을 떠난 에타와 묵묵히 에타를 기다리는 남편 오토를 보여주며, 사건이 일어난 현재와 그들이 만나게 되어 사랑에 빠진 과거를 교차해서 보여준다. 에타는 원래 오토의 교사였지만 군대에 간 오토의 편지글의 철자를 고쳐주다가...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천에 서서히 물감이 스며들 듯이 그렇게 스며든 사랑.

그러나 그들 말고도 연결고리가 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그는 바로 러셀. 군대에 있던 오토 대신 에타를 돌봐줬던 착한 사람. 그는 그냥 기다리기만 하는 오토가 답답해서 에타를 찾으러 나선다. 그녀가 혹시나 쓰러질까봐, 길을 잃고 헤메이다가 다칠까봐.

그런데 상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가는 사건이 에타에게 발생하는데, 한 코요테가 그녀에게서 뭔가를 느끼고는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에타는 그 코요테에게 제임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편안히 대화를 하면서 길을 걸어간다.  힘든 여행길에 동반자는 목마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달콤한 한 잔의 물과 같으니.

곧 이 할머니의 미스터리한 여행은 사람들 사이에 회자가 되면서 신문에 나오거나 방송국에서 인터뷰도 나온다. 그러나 그녀는 관심이 없다. 오직 바다를 봐야겠다는 열망 뿐.   그녀에게 있어서 바다는 어떤 의미일까?  마치 한 편의 시와 같은 이 소설에서 바다로 그녀의 목적은 그냥 짐작 밖에 할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한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와 그 언저리에 있는 것들을 시로 만들어서 나지막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렇게,

"  누군가를 지극히 사랑하게 되면 일생을 살아가면서 그 사람의 기억과 상처와 아픔 등이 내 것이 되고 내 것이 된  그 기억과 상처들은 나 에게로 와서 말을 건다. 이것 좀 고쳐줄래?  "

에타는 오토가 되고 오토는 에타가 된다. 에타는 오토의 기억 속의 상처를 지우기 위해 ( 혹은 함께 느끼기 위해 ) 바다로 떠나고 오토는 에타가 되어 빵을 굽고 쿠키 반죽을 한다.

오토가 군대를 갔다가 부상당해 제대를 했듯이 에타는  바다를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 정말 주관적인 저만의 생각입니다 ㅎㅎㅎ )

페닉스

페닉스 - 죽을 수 없는 남자
디온 메이어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7년 5월

요즘 추리소설은 이 소설이 영화화 될 것을 미리 고려하여 쓰여지는 것 마냥 매우 생생하게 묘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소설도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미국 드라마를 연상시킵니다. 아프리칸스 언어 ( 네덜란드어가 변해서 만들어진 언어 ) 로 불사조를 의미한다는 “ 페닉스 ” 라는 제목을 가진 이 소설은 일단 맷 주버트라는 경감 ( 이 분이 불사조를 의미하는 거겠죠? ) 의 아내를 잃은 상실감과 슬픔으로 소용돌이치는 내면묘사와 도대체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두 가지 사건으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권총을 들여다보고 있는 맷 주버트.. 그는 더 이상 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삶보다 죽음에 가까운 지금의 현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죽고 싶어하는 주버트 경감. 그는 현재 불빛 하나 없는 상실과 슬픔의 통로를 걷고 있습니다. 그러나 옆집에 사는 아름답고 젊은 여인의 유혹에 이끌리기도 하면서 삶은 지속되지요.

은행 강도 사건과 연쇄 살인사건은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동시에 벌어지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이 사건들에 대한 억측과 불안으로 들썩이는 가운데, 새로 부임하게 된 드 비토라는 신규 경감국장은 말도 안 되는 정보를 언론에 흘리거나 - 중국 마약 갱단이 개입되었다는 둥 - 수사에 도움이 전혀 안되는 영매를 불러오는 등... 도대체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무능력한 상사가 부하직원들에게 얼마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나 할까요!!! ( 거대한 사마귀가 자주 언급되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

맷은 정신상태가 불안하다는 관계당국의 지시에 의해서 심리상담가를 만나게 되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빠지게 되는데......

이 소설은 두 가지 포인트에서 매우 매력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 중 한 포인트는 맷 주버트라는 인물의 내면의 상처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 지향적이고 남을 밟고서라도 지위를 차지해야지 직성이 풀리는 성격. 반면 맷은 어머니를 닮아 내성적이고 상처받기 쉬운 성격.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과거로 인한 상처와 함께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그의 내면은 곪을 데로 곪아 있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언젠가는 터져야 합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처음에 언급했듯이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범죄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한 인물과 사건 묘사인 것 같습니다. 은행 강도가 갖가지 변장을 해가며 은행 직원들을 협박하여 돈을 뜯어가는 장면은 두려움보다는 웃음을 자아내고 또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을 것 같은 6명의 인물들이 차례로 똑같은 권총에 사살되어 쓰러져 있는 장면에서는 도대체 누가? 왜? 라는 의문을 자아냅니다.

맷 주버트 경감은 심리상담의 도움을 받으며, 속에서 곪아가던 상처를 치료함과 동시에 그 상담가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며 죽음에 등을 돌리고 삶과 마주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와 동시에 수사에도 진전이 있게 되죠. 도저히 연관이 있을 것 같지 않던 연쇄 살인의 피해자들 사이에서 연관성을 발견하게 되고 본인도 빵! 마지막에 드디어 고름으로 가득 차 있던 마음 속 종기를 터트려 버립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어마어마한 반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