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넘어 - 칼 세이건 이후 우주와 인간의 새로운 이야기
세라 알람 말릭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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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이해하는 여정은

곧 우리 인류를 이해하는 여정이다!”

남편을 따라 시골에 가면, 특히 맑은 날에는 별자리가 다 보인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감탄을 하면서 별자리와 관련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떠올리곤 한다. 이렇게 문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우주는 미지의 세계이고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영화 <마스>나 <프로젝트 헤일메리>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서 우주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코스모스를 넘어>를 접했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 책은 인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축적해 온 우주에 대한 지식과 성취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초기 다소 오류가 있었던 우주에 대한 과학 이론에서부터 현대의 새로운 발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를 거치면서 형성된 “우주에 대한 지식”이 이 책을 통해서 하나의 큰 흐름으로 정리가 된다.

이 책의 장점은 역시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아닐까? 복잡한 과학 개념들을 일반 독자들도 충분히 따라올 수 있도록 풀어낸다. 특히 시대마다 혁명을 이루었던 이론 위주로 풀어내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웠거나 책에서 읽었던 이론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서 물체나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논리적 틀이 된 뉴턴 역학과 시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등이 좀 더 독자들의 시각에 맞게 풀이된다.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는 양자역학 이론과 반물질론 등 평행 우주를 떠올리게 하는 이론도 흥미로웠다.

나에게 특별하게 재미있게 다가왔던 부분은 바로 “우주 생명체를 찾아서”라는 글이었다. 결국 우리가 이렇게 원자라는 아주 작은 단위부터 크게는 별과 행성 등을 연구하는 이유는 바로 이 광활한 우주에 인류 말고도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음을 입증하기 위함이 아닐까?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된 다중 세계의 존재에 대한 사유부터 지구에서 이루어진 생명의 거대한 도약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문어를 외계 생명체와 가장 가까울 수 있는 존재로 보는 이론까지.. 각종 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이 문어를 닮을 이유를 여기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매우 전문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결코 아주 쉬운 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저자는 복잡한 내용을 매우 명료하게 전달하면서 동시에 문학적인 느낌으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저 과학 이론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과학자들의 삶과 성장 과정을 인간적으로 풀어내면서 그들의 발견과 과학 이론을 동시에 소개하고 있기에 좀 더 사람 냄새가 풍기는 교양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미세입자에서부터 광활한 우주까지 매우 다양한 지적 탐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 <코스모스를 넘어>를 과학에 관심이 많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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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숲속의 서커스 네오픽션 ON시리즈 38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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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세상,

부모가 왜 살겠니,

자식 지키려고 사는 거지."



소설 <어두운 숲속의 서커스>는 영화 <부산행>의

긴박한 공포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가족 일상사를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한 작품이다. 평소에는 사소한 일로 지지고 

볶으며 살던 평범한 한 가족이, 생사가 오가는 위기 속에서 서로를 

위해 처절하게 달리는 모습을 그린다.



평온하던 어느 날, 단순히 감기를 일으키는 줄 알았던

바이러스가 인간을 좀비로 만드는 변이 바이러스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일상이 와르르 무너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슬럼프에 빠져서 글을 못 쓰고 있던

소설가 ‘초과’에게 이는 마치 소설과도 같은 상황??



정겹던 골목은 이제 피와 살을 탐하는 좀비들의

느릿하지만 공포스러운 움직임으로 가득하고

그들에게 폭력을 가하며 낄낄거리는, 광기 어린

사람들과 살 길을 찾아 도망치는 사람들의 두려움 어린 눈동자..... 

이제 세상은 지옥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생생한 묘사도 재미지만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은

극한의 상황에서 각성하는 가족들의 모습에 있다.

틱장애로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로 지내던 장남 ‘근대’는

오직 가족과 이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팀과 뭉치기 위해 쇠 국자를 무기 삼아 

거리로 나선다.



막내딸 초과는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썸남’ 윤재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몸을 싣고

그야말로 날아가고, 집에 남아있던 엄마 숙영 씨는

손목터널 증후군의 톡증마저 잊은 채 출산이 임박한

둘째 초희를 위해 그야말로 괴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들의 눈물겨운 사투는 결국 한국인 특유의 끈끈한 

가족애, 좀 더 나아가서 위기 앞에서 너와 나가 따로 없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나만 살면 그만이

아니라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우리 모두를 구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온몸을 불사르는 초과와 가족들! 영화 <괴물>이 떠오르는 이 순간!



소설은 이들의 활약을 아주 속도감 있게 그려내면서

동시에 바이러스 확산 이면에 숨겨져 있던 거대한 음모와

초과의 ‘썸남’ 인 윤재가 품고 있던 어마어마한 비밀이라는

반전까지 드러내면서 마치 한 편의 잘 만들어진

SF 스릴러 영화의 느낌을 풀풀 풍긴다.



저자 강지영은 특유의 감각적인 어휘와 재기 발랄한 

표현으로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영웅처럼 분연히 일어선 가족들의 

활약을 절묘하게 그려낸다. 책을 읽다 보면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여러 좀비물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스쳐 지나간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쇠 국자’를 들고

목숨도 버릴 기세로 달려나가는 사람들.

평소에는 무기력하게 누워 있다가 위기가 닥치면

김치 국물 묻은 티셔츠 그대로 달려 나갈 우리 보통 

사람들의 영웅심을 건드리는 소설 <어두운 숲속의 서커스>



과연 이 지옥 같은 위기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이 가족들은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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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스즈키 고지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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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여, 희망 없는 공포 속에 절망하라!”

인류의 문명과 언어, 그리고 생존을 조종해온

‘보이지 않는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때 ‘링 시리즈’로 전 세계 독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스즈키 고지의 신작 <유비쿼터스>를 읽었다, 전작인 링 시리즈

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이 작품은 우리의 선입견과 상식을 한꺼번에

무너뜨린다. 말하자면 “지구의 주인이 과연 인간이 맞나?”

라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움직임도 없고 수동적으로 보이는 식물이

사실은 더 집요하고 탐욕스러운 생명체일 수 있고

모든 생명체를 쥐고 흔드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 그리고 이 설정은 작가 특유의 치밀한

서사와 논리 위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얻는다.



이야기는 기자였다가 탐정으로 직업을 바꾼 주인공

게이코에게서 시작된다. 불륜으로 인해 인생이 무너진 후

딸을 홀로 키우며 힘겹게 살아가던 그녀에게 거액의 의뢰가 들어온다.

그것은 불륜남의 친구였던 죽은 도시히로의 실종된 딸을

찾아달라는 도시히로 부모님의 부탁!



초보 탐정이긴 하나 프로의식이 강하고 집요한 게이코의

추적이 시작된다.



그녀의 추적이 이어지면서 석연치 않은 죽음들이 하나둘

드러난다. 우선 15년 전 신흥 종교 집단에서 발생했던 의문의

집단 사망. 마치 꿀에 꼬여드는 개미처럼 정원에 몰린 상태로

죽어있던 사람들의 모습은 끔찍하다 못해 소름 끼쳤다.



한편 최근에는 의문의 연쇄 사망이 이어져 일본을 발칵 뒤

집는다. 저녁을 먹던 와중에서 죽어버린 사람과

자위대 관사에서 벌어진 정체불명의 죽음... 그리고 저수지 근처에서

집단 사망한 사람까지.. 그런데 이 사건들을 잇는 것은 바로

 “남극에서 공수한 얼음”



우리가 깊은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어떤 치명적인 존재를 

깨워버린 것인가?



이 와중에 등장하는 든든한 게이코의 조력자는 바로

물리학 교수 츠유키 신야. 학계에서 이단으로 취급받는

그는 기존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던

이 사건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꿰어내면서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타면서 남성적이고

지적인 매력을 풍기는 츠유키와 게이코의

뭔가 핑크빛 로맨스가 기대된다.

이 부분은 여러 재미 중 하나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 중심에 이미 죽은 인물

도시히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과거에 연구했던

‘보이니치 필사본’에 대한 기록이 사건 해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마치 유령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축이

되어 이끌어가는 미스터리한 느낌도 준다.



신흥 종교 집단에서 발생했던 비극적인 죽음과

남극의 얼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연쇄 사망 사건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추방 이야기와

그리고 도시히로가 남긴 기록과 보이니치 필사본까지...



소설 <유비쿼터스>는 이렇게 종교와 과학을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신화로만 치부하던 내용에 묘한

개연성을 부여한다. 놀라운 점은 거대한 세계관 다소

비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설득되게 만든다는 점. 스즈키 고지 작가만의 능력인

매우 논리적이고 치밀한 서사 쌓기 덕분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놀라운 반전 포인트가 있다는 사실!

인간사의 아이러니와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폭발적인 순간이 후반부쯤에 나타난다.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

그리고 서서히 나에게도 다가오는 그 어떤 손길.

거대하고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스러운 것들이

인간을 멸망으로 몰아넣는 상황.. 그러나 인간은 지금까지

그 어떤 공포에서도 맞서면 지금의 문명을 이루었다.



집요하게 추적하면서 의연히 대처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비추며 앞으로 인류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책 <유비쿼터스>를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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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스튜어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정이화 옮김 / 이화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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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비운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


사람들이 <왕좌의 게임>과도 같은 권력 투쟁을 그리는 역사극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다. 그 안에는 인간의 욕망과 감정 그리고 운명이 충돌하는 드라마가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전기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그려낸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삶 역시 그 어떤 소설보다 강렬했다. 



사랑과 배신, 질투와 음모 그리고 피비린내 나는 죽음까지.... 16세기 스코틀랜드 궁정에서 벌어진 비극의 서사가 이 책 속에서 거대한 스케일로 펼쳐진다.



우선 이 책의 재미는 메리 스튜어트와 엘리자베스를 끊임없이 대비시키는 데 있었다. 평생 스스로를 억제하며 신중하게 권력을 지켜낸 엘리자베스와 달리, 메리는 어린 나이에 왕권을 쥘 만큼 운이 좋았고 평생 자유분방하고 대담한 삶을 살아갔다. 



그러나 바로 그 성격이 그녀에겐 독이 되었다. 여왕이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책임과 무게를 망각한 채 감정에 충실했던 선택들이 결국 그녀를 파멸로 이끈다.



메리의 인생을 비극으로 밀어 넣은 결정적인 계기는 두 번째 남편 헨리 단리와의 결혼이 아닐까? 작가는 어리석고 유약한 단리와의 결합이 어떻게 메리의 삶을 가시밭길로 이끌었는지 생생하게 묘사한다. 



마치 그 시대의 그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묘사는 독자를 바로 그 현장으로 데리고 간다. 특히 메리가 총애하던 리치오가 누군가의 질투와 모함으로 귀족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되는 장면은 삽화로 묘사되어 상상력을 더해준다.



책을 읽다 보니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운명은 마치 사냥꾼처럼 덫을 놓는다?... 혹은 인간은 결국 탐욕의 희생자?... 그릇된 선택이 인간의 운명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메리는 결정적인 순간 사랑과 열정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 그녀는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방문한다.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성격 그리고 잘못된 결혼 등은 그녀의 인생을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았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뜨겁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았던 인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는 메리의 마지막 순간에서 결국 진정한 여왕의 모습을 보게된다. 삶에서는 엘리자베스에게 패배했지만 죽음 순간에 보여준 초연함과 위엄은 결국 그녀가 한때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드라마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뛰어난 전기 작가의 손에서 인간사의 불꽃튀는 욕망과 충돌이 생생히 그려진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는 최고 인기 역사극을 시청한 듯한 느낌을 주는 <메리 스튜어트>를 모두에게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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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타이거
브래드 류.줄리아 류 지음, 박미연 옮김 / 트로이목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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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라스트 타이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나

판타지 장르라는 외피를 입은 소설이다. 오천 년 역사의

자랑스러운 우리 한민족. 그 어떤 민족에게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영혼과 깊이 있는 감정을 품고 있으나

우리는 한때 일제 강점기라는 무자비하고 어두운 시대를

겪어야 했다.


이 책은 우리 한민족을 상징하는 동물로 호랑이를,

일본을 상징하는 존재로는 상상 속 동물인 드래곤으로

설정했다. 힘을 추구하고 타민족을 무력으로 지배하려 한

드래곤 제국은 호랑이 왕국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잔인한 방법을 동원하게 되는데....


주인공 은지와 승은 각각 양반가의 자제와 그 집의 청소부

하인 이라는 신분적 격차 속에서 처음 만났다. 그러나 서로의 눈이 

마주한 순간, 두 사람의 영혼은 강하게 공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랑은 허락될 수 없는 운명이다.

은지는 이미 드래곤 제국 출신의 켄조와 혼인이 약속된 상태이다.


은지와 승의 슬픈 사랑도 가슴 아팠지만 특히 분노가 솟은

장면은 바로 드래곤 제국이 자행한 ‘호랑이 도살 의식’이었다.

호랑이는 식민지를 지키는 상징이자 ‘기’라는 정신 능력을

통해 오랫동안 왕국을 보호해온 존재.


이를 간파한 드래곤 제국은 호랑이라는 존재를 말살함으로써

민족의 정신 자체를 꺾어버리려 했다. 그러던 중 멸종된 줄 알았던 

마지막 호랑이가 살아있음이 드러나고

드래곤 제국의 병사들은 그 한 마리를 찾아내기 위해

식민지의 산과 숲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는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은 일제가 조선의 정기를 

끊어내기 위해 산맥에 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민족을 지탱하는 ‘기’를 파괴함으로써

민족 자체를 말살하려 했던 일제의 시도. 그것은 이 책 속

호랑이 도살 의식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어서 충격적이었다.


영화 ‘파묘’와 같은 자료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신성과 보이지 않는 세계의 힘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신과 소통하면서 널리 대중들을 살피는 무속신앙과 무당의

존재가 이러한 부분을 잘 보여준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기’는 각 민족을 대표하는 정신적인

능력으로 그려진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호랑이를 ‘산군’이라

부르며 신적인 존재라 인정했다. 이 책에서도 호랑이 민족에게

흐르는 ‘기’를 말한다. 용의 기를 물려받아 힘 있고 호전적인

드래곤 제국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풍부한 감정의 능력을 가진 호랑이 민족..


따라서 이 책 <라스트 타이거>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판타지 모험담이 아니다. 억압과 지배에 맞서서

항거하며 정체성을 지키려고 노력한 아름다운 영혼들의

이야기이다. 민족의 혼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면서까지 

마지막 호랑이를 지키려는 눈물겨운 투쟁이다.


역사적 비극을 판타지라는 형식으로 재해석한 소설

<라스트 타이거> 과연 은지와 승은 서로를 끝까지 놓지 않고

사랑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동시에 민족의 기를

꺾으려는 시도 가운데에서 마지막 호랑이를 지켜낼 수 있을까? 

매우 신비롭고도 아름답지만 동시에 처절한 판타지 소설 <라스트 타이거>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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