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스쿨 버스> 시리즈의 작가인 줄은 서평을 쓰면서 알았네요. 그 책도 아이가 참 좋아하거든요. 과학동화라는 말과 강아지 사진이 있어서 관심이 가던데 아이의 반응은 그대로 강아지 한 마리 사온거나 마찬가지로 좋아합니다. 책을 보고 나면 자기가 강아지 토토랍니다. 낑낑거리며 이불 속으로 파고 듭니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으로만 되어있어 별로라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아이는 가끔 예쁜 강아지 한 마리 사달라고 졸랐었는데 그래선 지 오히려 사진이라 더 실감이 나는가 봅니다. 어릴 때 앨범을 들어다 보는 걸 좋아해서 가끔은 아이가 물어도 보고 어떨 땐 설명하며 같이 보곤 하지요. <강아지가 태어났어요>를 그렇게 강아지 앨범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자기 아기 때랑 비교하며 자기도 엄마뱃속에서 있었다가 어떻게 나왔느냐.. 탯줄은 엄마가 끊어주었느냐..눈과 귀가 모두 막혀있었느냐... 질문이 이어집니다. 토토가 조금씩 자라자 이번에도 질문이 쏟아집니다. '토토가 자라느라고 바빠요.'를 '엄마도 나를 키우느라고 바빴어?'하질 않나 자기도 이가 나서 쥬쥬를 그만 줬냐고 물어봅니다... 이젠 자기가 형아 라서 이가 튼튼하니 딱딱한 것도 먹을 수 있답니다.책을 다 읽도록.. 책을 덮은 다음에도 아이는 토토와 자기를 번갈아 왔다갔다 역할을 해보는라고 바쁘답니다
7살 여자아이의 작은 소망이 꿈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슴저린 그러나 한 편으론 따뜻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정성스러운 세밀화로 책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고릴라 도감이라도 되는 걸까요? 한나는 두툼한 고릴라 책을 들고 보면서 진짜 고릴라를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다음 페이지의 차가운 분위기는 식탁에서 무표정하고 창백한 얼굴로 앉아 있는 아빠에게 말 한번 제대로 건내지 못하는 한나의 심정을 대변해줍니다. 아이는 책을 보며 그 분위기에 압도당한 듯 다가와 기대며 눈이 발갛게 물이 듭니다. 그 모습이 책 속의 한나 마음마냥 가슴이 아픕니다. 나는, 아이 아빠는 그동안 아이를 이렇게 쓸쓸하게 내버려둔 적은 없었는지... 바쁜 아빠 뒤에서 엉거주춤 서있는 한나, 용기를 내 아빠의자에 매달리며 말을 건내어 보지만 아빠의 말은 지금은 안된다는 말이었지요. 거실 귀퉁이에서 한나 혼자 TV를 보며 앉아 있는 곳을 작가는 후레쉬를 비추듯 표현하여 그 외로움이 더 크게 다가오게 했습니다. 잠이 든 한나는 항상 함께 했던 고릴라를 실지로 만나게 되고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동물원에도 가게 됩니다. 더구나 아빠 코트를 입은 고릴라.. 얼마나 아빠와의 나들이를 바래왔는지 더욱 안쓰럽네요. 작가는 또 한번 재미있게 해 주는군요. 걸어가는 게 아니라 나무를 타면서, 담을 넘어 들어가는 그림에서 아이의 눈으로 말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우리 안에 있는 오랑우탄과 침팬지를 보며 아이는 '슬픈 것 같애.'라며 실물 같은 그림에 신기해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슬픈 표정을 읽습니다. 고릴라 발등에 올라서 춤추고 있는 한나모습에 아이가 좀더 어렸을 때 아빠 발등에 올라서 까르르 거리던 모습이 오버랩 되어옵니다. 고릴라를 팔로 한껏 끌어안고 다니는 아이는 내내 어떤 표정인지 보여주지 않습니다. 단지 침대에 누워 살포시 미소짓고 있는 한나가 있을 뿐입니다. 그 기분이 날아가 버리기라도 할까 봐 아이는 후다닥 뛰어 내려가고 아빠도 한나의 마음과 통했는지 동물원에 가자고 합니다. 아빠와 한나가 길을 나섰는데 그 그림자가 아까 동물원에 가려고 나설 때의 고릴라와 한나의 그림자랑 똑 닮아있습니다.아직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주었는데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은 처음부터 그럴 염려 할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많은 걸 그림으로 얘기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먼저 영어판으로 접하고 너무 좋아했던 책입니다. 테잎도 재미있어 나중엔 흥얼흥얼 따라하며 들썩들썩 합니다. 친구 집에서 본 번역본의 책이 커서 분위기가 배가 되더군요. 우리말로도 리듬감이 살아있어 그 맛이 또 다르기도 하구요. 의성어 의태어들도 한글 익힐 때 좋겠다싶어 구입했답니다. 번역이 참 잘 된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맑고 투명한 수채화 그림이 큰 책으로 보니 그대로 벽에 걸어두어도 될 만큼 멋집니다.반복되는 긴 문장과 지나가야 할 곳을 탐색하는 장면에선 흑백으로, 움직이는 장면에선 의성어와 함께 컬러로 구성이 되어 있어 느낌이 더욱 살아나는지 모르겠습니다.곰을 만났지만 사냥은 커녕 뒤돌아 도망치기 바쁜데 그 쫒기는 마음만큼이나 긴박함을 잘 나타내 줍니다. 되돌아오는 장면을 만화처럼 컷으로 두 페이지씩에 걸쳐 모아놓은 게 보는 이들에게 긴장감을 더해 줍니다. 그러다 마지막 페이지에 커다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빠꼼히 내다보는 아이들이란... 집안행사가 있을 때 아이이모가 아이들 다 모아 놓고 곰 사냥을 떠납니다. 이리저리 정신없던 아이들을 한데 모아 데리고 놀아 좀 조용한가 하면 금방 쿵쾅거리고 다니느라 다시 시끄럽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추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연하게 스치듯 알게 된 책에 아이와 저는 흠뻑 빠져 나머지 마녀 위니 책도 다 보았습니다. '까맣고 까맸어요'가 반복되며 마녀 위니만 빼고 집안과 밖 온통 까맣습니다. 그래선 지 마녀 위니가 더 튀어보입니다. 마녀 위니가 사는 집안이 까만데다 어수선하기까지 해도 으스스하거나 무섭지 않고 웃음이 나오는 사랑스러운 마녀입니다. 마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하곤 달라 더 흥미있는 지도 모르지요.마녀 위니의 유일한 친구인 고양이 윌버도 까만색입니다. 눈만 초록색이구요.. 그러니 눈만 감으면 고양이 윌버는 보이지 않게 됩니다. 마녀 위니는 고양이 윌버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지요.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마녀 위니는 윌버를 초록색으로 바꾸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초록색 눈을 가진 초록고양이 윌버.. 마녀 위니의 침대에 누웠다가 풀밭으로 쫓겨납니다. 이번에도 풀밭에 있는 초록고양이 윌버에게 걸려 넘어져 덤불 속에 쳐박힙니다.. 그러더니 결국엔 고양이 윌버를 머리, 몸, 꼬리 ,수염, 다리 각각 다른 색으로 물들여 놓은 장면을 보면 저절로 푸하하 웃음이 납니다. 자기가 원하지 않았던 변화에 우울하고 서글퍼진 윌버는 나무 꼭대기에서 내려오지 않는답니다. 사실은 마녀 위니는 고양이 윌버를 사랑하고 있었답니다. 다시 한번 마술을 부리는데 이번엔 모두에게 흡족하답니다. 눈 부실만큼 아름다운 집으로 변했거든요. 아직 어린아이라 의미까지는 모르더라도 마녀 집답게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그림에 반하게 되고 너무 재미있는 지 끼고 삽니다. 몇 달째... 올해 가장 좋아했던 책입니다.
아이 돌 전에 보여 주며 우리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우리 책이라 반갑더군요. 같은 동물그림이라도 들판으로 나가면 금방이라도 만나게 될 것같은 모습이라 친근합니다. 동물의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어어, 누구야 누구? 하면 꼬리가 살짝 내비치는 동물을 찾느라 손가락을 이리저리 옮기곤 하며 보았답니다. 어릴 때라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와 읽어주며서 실감나게 흉내내면 까르르 거리며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한글을 익히고 있는데 의성어 의태어 카드를 이 책에 나온 표현대로 만들었답니다. 책이 커서 마음껏 뛰어 노는 동물들이 더욱 평화롭게 보입니다. 배경도 미색이라 우리의 시골마을의 정취가 묻어납니다. 우리 책중에서 흡족해 하며 보여주던 책입니다. 글, 그림 모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