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는 우리의 자세

 

 

 

 

양배추 브로콜리 섞어 컬리플라워 

양배추 순무 섞어 보라 콜라비

당근과 순무 섞어 당근순무  

디디 고고 포조 럭키 섞어 - 고도 

너무 먹었어 너무 잤어 너무 늙었어  

 

이제는 말이야

고도가 오지 않아도 

소년마저 오지 않아도, 다 좋아

버럭, 고도가 정말로 온다면?

그래도 좋아, 더 좋아

목매기 딱 좋은 조건이거든

 

다 좋다고 생각하니 정말 너무나 좋은 거 있지 

목매지 않아도 좋은 거니까 말이야

윗목에서 밥(만) 먹고 아랫목에서 똥(만) 싸고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 싸고 지랄도 풍년이야

아무렴 이 지랄은 더 못하겠는걸?

아, 너무 분변학적이란 말씀

 

십자가 역십자 러시아십자가 섞어

몬드리안 칸딘스키 마그리트  

형틀을 목에 걸고 다니다니, 네 이놈,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그래도 도둑 한놈은 구원받았다잖아, 어차피?   

 

 

*

 

 

 

 

 

 

 

 

"... 윗목에서... 아랫목에서...."  

 

 

 

 

 

 

 

 russian cros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굴뚝

 

 

막 잠 든 아이의 동그란 정수리 

몽기몽기 웬 연기 한밤에 솟나

몽글몽글 땀방울 왜 이리 맺히나 

열을 뿜는 게지 물을 뿜는 게지 

화산 마그마 같아 옹달샘 샘물 같아

새카만 머리숱 빽빽하기도 하지

발그스레 통통 볼 예쁘기도 하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로테스크의 한 양상

 

 

 

 

한여름 대낮에 마스크 쓰고

땀 뻘뻘 흘리며 아스팔트 걷고

어져, 내 일이야, 괴기스러워라

 

한여름 장대비에 마스크 쓰고

바닷가 모래밭에 모래성 만들고

시절이 하 수상하니, 버티어라 

 

한여름 비오는 만조에 마스크 쓰고

노란 비옷 입고, 아, 파도에 휩쓸려

도, 살아라, 살아서 독야청청하여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커피와 담배

 

 

 

 

커피를 마시며

담배도 피우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커피만

마신다 그래서

뇌수가 몰랑해

 

담배를 끊어서

허파도 멀쩡해

위장도 얌전해

 

지구만 이상해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워서

 

꿈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만 보면, 그래서

마구마구 때려주는데 무지무지 통쾌해

이유도 raison 없이 쌍년이 88 따로 없지

 

 

 

*

 

русский стиль. russian style. 러시아에서 피우던 담배. 시장 가서 두 보루씩 산 듯.

 

93년도 나의 첫 담배는 88이었던 듯.  

 

나의 마지막 담배. 초록색, 연두색 좋아! 2010년 12월 1일.

 

'끊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도 피우고 싶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수이 2020-08-09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던힐이랑 레종 많이 애용했지요 ㅎㅎ 이 포스팅은 나쁩니다_ 흡연하고픈 욕구 일으켜서;;;

푸른괭이 2020-08-09 18:19   좋아요 0 | URL
저도 어느 시점에서는 레종 많이 피웠어요, 요즘은 진짜 담배 피우고 싶은 때가 많아요^^;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참는 거라더니 ㅋㅋ

막시무스 2020-08-09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88 한모금 들이키면 바로 폐암 생길것 같은 느낌인데, 그 시절에는 어찌 그리도 구수하게 피웠던지!ㅎ
라면, 술, 커피와 환상 조합이었던!ㅎ 오늘따라 88이 그립네요!ㅎ

푸른괭이 2020-08-09 20:56   좋아요 1 | URL
폐암 생길 것 같은 느낌 때문에 피운 것 같아요 ㅎㅎ 저는 하루에 최소 두 갑, 이 점에서는 박경리 선생님한테 뒤지지 않음 ㅋㅋ
 

 

 

술과 담배

 

 

 

 

술과 담배는 불가분의 관계라지만

술은 마신 적이 없어요

맥주 소주 와인 아무 술도 마시지 않아요

막걸리라면 꼬마 시절 농부 아저씨들이

한 모금씩 적선해주셨네요

 

담배라면 평생 피워 왔어요

단, 이제는 잠잘 때만 피워요

담배는 피우는 것이지, 피는 것이 아니랍니다, 얘들아

그런데 담배를 열심히 피우면 꽃을 피울 수도 있겠더라고요

 

요즘 지구가 이상해서요

담배 피워 꽃이 피는 꿈, 너무 좋잖아요? 

모락모락 담배 연기꽃 향기롭게 피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