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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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ationist 2021-02-27  

글에서 보여주시는 통찰력에서 많이 배워갑니다. 죄와 벌은 다른 번역가분 책으로 읽었는데 선생님 번역본으로도 재독해보고 싶네요. 항상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푸른괭이 2021-02-2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찰력‘이라니, 너무 부담스럽고요^^; 일기와 독서노트 중간쯤 되는 공개 지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일기장 파일을 아예 열게 되지 않더라고요. 외로움도 달랠 겸^^; 여기다 쓰고 있습니다.

soliationist 2021-03-01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도스토옙스키와 여타 문학에 대한 분석에서 배워가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몰랐던 부분에 대해 깨달을 때면 책을 읽을 때 만큼이나 진한 감동이 우러나오네요. 직접 말씀을 들은건 아니지만 제 삶에 큰 울림을 주셔서 이렇게나마 지혜를 사랑하는 한 인간으로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던보이 2020-02-18  

안녕하세요, 2017년에 <닥터 지바고> 출간 일정에 대해 문의 드렸던 사람입니다. 어제부로 선생님이 번역하신 <닥터 지바고>를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선생님이 옳았습니다. 처음에 열린책들에서 간행한 박형규 교수님의 번역을 읽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읽다가 포기했는데 얼마전에 문학동네에서 같은 분 이름으로 번역을 대폭 손질해서 민음사와 비슷한 시기에 내놓았더군요. 두 번역을 이리저리 비교해본 결과 민음사 판에는 문학동네 판의 장중한 문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느리게 읽는 편인 저에겐 민음사 판의 가벼운 문체가 더 편하다고 생각하고 선생님 번역으로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결국 선생님이 옳았습니다. 열린책들이나 문학동네 번역에서는 멋을 부리기 위해 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이 번역된 표현들이 선생님 번역에서는 명쾌하게 표현되어 있더군요. 파스테르나크 책의 특성상 사건간의 인과관계나 서사구조의 흐름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들이 여전히 눈에 띄는데 그건 소설 자체의 결함이라고 생각됩니다. 선생님 번역을 읽고야 내용을 이해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 - 파스테르나크 책은 번역하기에 죽을 맛이라 하셨습니다만 - 그러면 선생님 입장에서 번역하기 재밌는 책은 어떤 책일까요? 아니면 번역 자체가 괴로운 일일까요?
 
 
푸른괭이 2020-02-18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 자체가 힘든 일이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 일-직업은 다 힘들지요. 소설가는 소설쓰기가 제일 힘들고요^^;

제 입장에서 <지바고> 번역이 유난히 힘들었던 것은, 가령 앞서 번역한 도스토예프스키보다 덜 좋아해서, 덜 존경해서(^^;) 그런 것이 크고요. (이 점은 역자 해설에도 어느 정도 밝혀두었습니다.) 아마 그래도 현재로서는 이 작품에 접근하기 편한 번역본일 겁니다. ˝가벼운 문체˝라고 쓰셨는데, 그건 제 문체라기보다는 작가의 문체입니다. 번역자가 작가의 문체를 바꿀 수는 없지요. 그리고 ˝사건간의 인과관계....˝ 역시 작품 자체의 특징입니다. 그 역시 번역자가 손댈 수 없는, 그래도 안 되는 부분입니다.

모던보이 2020-02-18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오해 마세요. 저는 사건간의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은것은 소설 자체의 결함이라고 분명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거만하게 들릴까봐 조심스러운데 파스테르나크는 도스토예프스키에 비교할만한 작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닥터 지바고>는 전반적으로 시인이 쓴 어설픈 대하소설 같은 느낌입니다. (시인으로서의 그가 뛰어났다는 것은 소설 말미에 실린 유리 지바고의 시들만 봐도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바고와 라라와의 사랑도 결국 불륜인데 이것조차 미화되는 하나의 영웅 서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라르식 욕망의 삼각형 구조를 대입해보자면 라라에 대한 지바고의 사랑을 더욱 불붙게 한것이 코마로프스키라는 중개자일수 있는데 소설은 이 점을 끝까지 은폐하고 낭만적 거짓 속에서 빠져나오지 않는듯 합니다. 쿤데라가 정의했듯이 소설 예술이라는 것이 상대성의 세계라면 파스테르나크의 얼터에고 지바고는 자신이 햄릿-그리스도이고 나머지(소비에트 체제)는 모두 바리새주의에 빠져있다는 선악의 도식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를 속세의 지옥 속에서 주인공이 각성하여 죽은 영혼이 살아나는 마술이 펼쳐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는 감히 비교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metta 2019-09-20  

연경아, 노문92 재석 오빠다. 그간 잘 지냈는지? 너무나 오랜 세월이 흘러 너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ㅎㅎ 많은 일들을 하고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네? 이번에 책 나온 것도 보았다(당연히 알라딘에 주문도!^^). 나는 지금 경기도 시흥에 살아. 언제 시간 되면 한번 보자. 서울대 강의 나가면 서울대 근처에서 봐도 좋고.. 내 폰 번호는 010-9296-3262야~ 그럼 잘 지내고 연락줘~^^

 
 
푸른괭이 2019-09-2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읽히는 책을 내야지 이렇게 선후배들, 친구들도 만나게 되나봐요^^;; 연락드릴게요!
 


ㄹㄹ 2017-12-06  

안녕하세요. '지하로부터의 수기' 포스팅에 댓글로 질문을 남겼는데, 그게 5년이나 전의 포스팅이다 보니까, 확인을 못 하실까봐 걱정하고 있던 차에, 마침 다시 보니 방명록이 있길래 이렇게 한번 더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정말 너무 궁금해서... 번거롭게 해드려 다시한번 정말 죄송합니다...
 
 
푸른괭이 2017-12-07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궁금해하실 내용이네요! 원문까지 병기해주셨는데, 문장만 봐서는 확답을 못 드리겠고(제가 오역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전후 맥락을 확인해보고 다시 답글 달겠습니다...^^;;

푸른괭이 2017-12-07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А покамест я еще живу и желаю, - да отсохни у меня рука, коль я хоть один кирпичик на такой капитальный дом принесу!

어쨌든 내가 아직 살아 있고 소망하는 동안에는 그런 어마어마한 집을 짓는 데 벽돌 한 장이라도 나를 수 있다면 내 손이 말라비틀어져도 좋다!‘ (민음사)

‘그리고 내가 아직 살아 있고 욕망을 가지고 있는 한, 만일 내가 그런 종류의 건축 계획을 위해 벽돌 한 장만큼의 분량이라도 운반한다면, 내 팔들이여, 차라리 못쓰게 변해 다오!‘(열린책들)

--> 말씀하신 대로 거의 정반대의 의미가 되는데요, 열린책들 번역이 작가의 의미를 더 잘 전달한 것 같습니다. 왜냐면, 저 ‘어마어마한 집‘이 수정궁을 가리키는 것이라서요, 나한테는 지하가 있으니 난 저건 싫어~, 이런 것이거든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지하인의 말 자체가 아이러니라서요(흥, 부러워-아니꼬워~ 이런 식), 문형 자체는 그대로 살리고 ˝나를 수 있다면˝을 그냥 ˝나른다면˝으로 바꾸면 더 깔끔한 문장이 될 것 같습니다. 이건 편집부에서 얘기해서 재쇄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ㄹㄹ 2017-12-0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두 읽으면서, 지하인이 부러워서 아니꼬워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비록 정반대 뜻이기는 해도, ‘나를 수 있다면‘도 어쩐지 그 맥락에서 가능하며 충분히 말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래서, 문장 자체만 놓고 봤을 땐, 두 가지 모두로 읽히는 건가요, 아님 그냥 ‘나른다면‘정도의 중립적 문장으로만 읽히는 건가요?

푸른괭이 2017-12-0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시아어를 배우시면 아시겠지만, ˝принесу˝가 완료상이라 미래시제, 가능, 희망, 의지 등을 조금씩 다 표현하잖습니까? (가령 ˝Сейчас я приду!˝ 이렇게 쉬운 문장도 ‘갈 것이다(갈게)‘라는 미래시제에 덧붙여 약간의 의지도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아마 제가 번역 당시 ‘가능‘ 쪽에 좀 더 비중을 둔 것 같습니다. 러시아어는 시제 표현이 단순한 만큼(소위 ‘완료‘ 시제 없음) 동사의 상을 이해, 번역하기가 정말 힘들어서요, 어제 저렇게 썼지만, 굳이 고치는 것이 더 좋을지도 잘 모르겠네요 ^^;; 더욱이 지하인의 문장은 워낙 구어체라서요.

ㄹㄹ 2017-12-0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세하게 답변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질문부터 하느라 말씀 못 드렸지만, 제가 선생님 번역으로 도스토옙스키를 처음 접했어서, 거기에 대해서도 정말 감사했고 지금도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서, 어떻게 감사하다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모든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연구서도, 출간되면 꼭 읽을게요.
 


모던보이 2017-11-20  

안녕하세요, 선생님,

제가 오늘까지 선생님에 관해서는 잘 몰랐는데 "닥터 지바고"로 검색하다 우연히 들어와보니 이 소설 번역을 준비하신다는 포스트를 읽고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빠스쩨르나크 번역 작업 계속 하고 계신 중인가요? 기존에 나왔던 열린책들 판으로 - 현재는 그것마저 절판되었지만 - 읽다가 아쉬운 점이 많아서 새 번역본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육아를 겸하여 일하시느라 무척 바쁘시겠지만 출간 계획이 있으신지 말씀해주실수 있을까요?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푸른괭이 2017-11-2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 원고는 올 초에 넘겼는데, 출간 일정이 늦추어져 저야말로 속상하죠. 내년에는 꼭 출간되길 바랍니다!^^;;

모던보이 2017-11-2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랬군요- 민음사에서 출간 예정인가요? 러시아 혁명 100주년에 맞추어 올해 출간 예정인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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