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미친 여자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박오복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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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내 기다리던 책입니다 ^^ 하반기에 열심히 읽을 수 있도록 이뿌게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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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7-13 17: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힘내!!!!!

2022-07-13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3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3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3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07-15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뭐야 미친♡쟝쟝 100자평 너무 얌전해. 너무 정상이야.. 깃털 펜으로 정신 나가도록 간지럼 좀 태워야겠어!

공쟝쟝 2022-07-15 15:26   좋아요 0 | URL
이보세요.. 저 정상입니다 제가 얼마나 정상인데...... ㅋㅋㅋㅋㅋㅋ 세상이 이상하다규!!!! 젝아 얼마나 정상인데... 아 내가 정상인 거 어떻게 증명하지? ........
 
마침내, 붕괴, 마침내

언니들 말 잘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고 어떤 언니도 나한테 말한적이 없지만 경험상 알고 있다. 전날 코로나 통행금지 풀리고 처음으로 두시까지 술 퍼먹고 들어와서, 집중 안돼... 일하기 싫어 싫어 버둥 거리고 있는 데 잠자냥님이 왜 아직도 <헤어질 결심> 안봤냐고 얼른 보라고 다락방님도 얼른 보라고 하셔가지고, 일 빨랑 해버리고 심야로 혼영 때려야지! 그러면서 동네 영화관 좌석 찾는데… 탕웨이 무대인사가 떡하니. 상영 시간은 한시간 뒤, 인데 누가 취소 눌렀나 한자리 딱 있는 거다. 바로 겟했다. 걍 바로 점심도 안 먹고 달려 나감. 


글구 나 탕웨이 봄. 여러분. 탕웨이. 봤어요. 본 제눈 사실 분? ㅋㅋㅋㅋㅋㅋ



진짜 대박임. 대박 키크고… 언니가 나 와이파이 허그 해줬다? 으하하하하하하!!!! 나 탕웨이한테 와이파이로 안긴 몸임 ㅋㅋㅋ 아무튼 세상에는 천상계에 존재하는 종류의 인간이 있고 나는 그런 사람을 보았다! 자다가 떡이 떨어진 것이지. 그런데 막 남자들이 박찬욱 감독님 사랑해요 박찬욱 감독님 사랑합니다! 이래서 오, 박찬욱을 사랑하는 남자들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롸?) 


물론 나도 박찬욱을 좋아해. 그리고 박해일도. 누구보다 더러운 역할 많이 해서 잊고 있었는 데, 이 영화에서 박해일이 <난 깨끗해요!!> 라고 했을 때 얼마나 다행이었던가... 그러타. 사실 그는 나의 희재였다.. 어제까진 완전 하얗게 잊고 있었다.... 감독님. 박해일에게서 다시 국화꽃 향기가 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난 당신이 미워요. 왜냐면 내 나균신을 (병약하고 청초한 한남은 다 좋아했구나... 나는.... 근데 신하균을 제일 좋아했다...) <박쥐>에 고따위로 써먹은 이후로 신하균을 좋아할 수가 없...ㅠㅠ (고작 그만큼의 사랑이어따...) 난 저주 받은 덕질 못하는 삶인 게... 10대 때 좋아했던 남자 배우들은 훗날 모두 변태 역할을 하게 되고... 20대 때 좋아한 가수들은 마약을 하게 된다. 내가 진짜 국위선양하는 마음으로 BTS 안좋아하는 사람이야 내가. (응?)


근데 이거 자랑하려고 쓴 거 맞고, 영화에 대해서 스포 피하고 적자면… 


무언가에 매진해본 사람만이… 붕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붕괴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붕괴를 겪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매진의 댓가가 붕괴인 것 같다. 어쨌든 어떤… 붕괴를 겪는 사람의 경우… 그는 진심이었던 사람인데… 붕괴할 수 있는 사람이 붕괴시킬 수 없는 사람보다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또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왜냐면 결국에 살아 남아 버렸다면 완전한 붕괴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음…  붕괴 이후의 복구, 재건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고… 그렇다. 붕괴, 허물어져 무너지는 것… 무너질 수 있지만 살아있는 한 무너진 채로 살 수는 없으니까… 내 경우는 다시는 붕괴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가지고 자아를 파상시켜 얕고 넓게 매진할 것들을 삶에 포진시키다 보니 (바쁘다 바빠 현대의 인의 삶) 가끔 이렇게 약삭 빠르게 살지는 못했던 과거의 나를 좀 서글퍼 할 때가 있지만… 그것도 나니까능.


그런데… 탕웨이가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해버려가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영화보고 너무 마음이 찢어져… 허기가 져서 국밥을 말아먹다가 눈물을 쏟았다네.

울었숴어…눈물을…참지 못해 울었숴…

밥먹다가 처 운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어따… 


난 뭔가를 외면하고 있는 걸까. 삶에서? 나는 모르지만 같은 오류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 건가? 기를 쓰고 복구 한 척해도 복구 안되는 지점이 있다고. 어쩌겠어, 치유는 불가능하고 더 망가지지 않게 관리하면서 살아야지… 그래도 불쑥 가끔 그런 흔적들이 느껴질 때 아 나는 안되는 거구나… 하고 정신줄 놓고 싶어질 때가 있는 데… 그냥 영화보고 슬픔이 아주 슬퍼가지고 정신 줄 놓을 뻔 했는 데 어떻게 정신 줄을 놓는지 까먹었다. 국밥먹으면서 소주를 마셨어야 했나. 하지만 아직 그정도의 혼자력은 안되었고… 어떻게 그 전으로 돌아가. 절대 못 돌아가. 어떻게 그래. 그러니까 너는 애초에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 데, 그럴 수 밖에 없었잖아. 그건 필연이잖아. 모르는 채로 살지도 못할거 잖아. 알고는 그렇게 못살 잖아. 너는 안되는 거 잖아. 그럼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건 데. 곧 종말이 온다. 나 혼자 멸망하는 건 좀 더 속상하니까 우린 모두 다 같이 평등하게 멸망할테니까, 살아있는 한은 명랑하게 지내자. 뭐 이러면서 집에 왔더니 안뜯은 택배 상자 있길래 뜯고 나니 또 금세 쾌활해졌다.



유럽에 갈 것이다. 네덜란드에 갈 것이다. 여행을 준비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침묵할 것이다. 알렉셰비치의 또 다른 목소리 소설을 읽을 것이고.
















선명한 산문을 읽고 싶었다. 조앤 디디온의 산문집을 샀다. 기대된다.
















더우니까 좀 지친다. 좀 의욕없는 날들의 연속. 요즘 잘 안풀리는 일이 있어서 스트레스 받고 있었는 데... 뭐 어쩌겠어... 그냥 엉덩이 딱 붙이고 앉아 있어야 한다. 이럴 때 일 수록 퍼지면 안되는 데.... 그래서 더 지친다. 하나 부터 열까지 나를 다 조절해야하고, 밥하기 싫다고 저녁으로 아이스크림만 먹고 그러면 안된다. (고백한다… 요즘 좀 그랬어… ) 나는 탕웨이가 아니니까. 마침내. 살찐다. 


밥을 먹자. 에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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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7-11 1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탕웨이 천상계라고 침 튀긴 사람은 난데 어떻게 무대인사표는 쟝쟝님에게 갔던가.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라는 탕웨이의 말에 국밥에 눈물 웬일이냐. 우주의 기묘한 섭리에 다시 한 번 기립박수 보냅니다.
난… 내 인생은 매진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내가 김연아를, 손흥민을 좋아하는가. 난 한 번도 뜨거웠던 적이 없어요. 나도 밥 먹으면서 울어야지.
밥 먹기 싫으면… 밥(쌀 아니어도 되고 밥) 야채 몇가지랑 밥친구(야채맛, 짬뽕맛) 스프 넣어서 물 넣고 끊이면 야채죽, 짬뽕죽 되요. 나름 든든합니다. 여름엔 더욱 허기지면 안 돼요.
이상 잔소리 끝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11 19:37   좋아요 1 | URL
ㅠㅡㅜ 어 밥친구들로 야채죽 ㅠㅠㅠㅜ 좋은 메뉴다…. 감사합니다 ㅠㅠㅠ 김치에 밥묵었숴여…!! 한숨자고 인나서 일할예정…💕
전 뜨거웠씁니다. 그 때의 저를 미워합니다 ㅋㅋㅋ

얄라알라 2022-07-12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머머머머
질투나요
사진 화질로 보아, 취소 나서 바로 get하신 자리 무대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 거 같고
와이파이 허그...
와,
근데 국밥을 드시며 우셨단 말인가요? 저는 핫도그 씬이 슬프긴 했어요....삐져서 눈빛 싹 바뀔만 하죠..
쟝님은 우시고도 또 곧 쾌활해지시니^^ 고것이 쟝님의 매력~~

공쟝쟝 2022-07-12 00:25   좋아요 1 | URL
네….ㅋㅋㅋㅋㅋ 진짜 짱이죠? 나 막 온세상이 도와줘서 동네에 모처럼 영화보러갔는 데 탕웨이가 대기하고 있는 그런 여자입니다 ㅋㅋㅋㅋㅋ (풉)
서래가 한 말이… 붕괴 전으로 돌아가요… 절대 안되잖아요… 일단 붕괴 뜻 찾아본 것도 그랬고…. 아, 다시는 돌아갈 수 없구나 하면서 울었어요…. 이미 무너져있구나…. ㅋㅋㅋㅋ 뭐 어때요. 저는 그래도 살아서 어찌저찌 복구되려고 자체 노력 하다 보니 ㅋㅋㅋ 일케 열심히 읽고 쓰게 되었습니다. 붕괴 이전과는 완전 다른 존재로 변신!!ㅋㅋㅋ 이 삶도 좀 재밌는 데 … 빡세네요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7-12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르노빌의 목소리, 유럽 낙태여행.
반가운 책들이 보이네요^^

공쟝쟝 2022-07-12 00:25   좋아요 2 | URL
크으… 읽을 책들 넘나 많구요…. 붕괴된 나는 행복합니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2-07-12 06: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탕웨이 보다는 공쟝쟝님 아닌가요? ^^
침묵 대박 좋습니다. 읽다가 우실수도 있습니다 ~!!

공쟝쟝 2022-07-12 10:09   좋아요 4 | URL
어우 ㅋㅋㅋ 야 ㅋㅋㅋㅋ (좋아한다 ㅋㅋㅋ)

다락방 2022-07-12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예전에 심규선의 <아라리>듣다가 차돌된장찌개 먹으면서 울었는딩... ㅠㅠ
아무튼, 탕웨이 만세입니다. 아무튼 가슴 찢어지는 영화예요. 어른들의 사랑은 가슴이 찢어진다 진짜루ㅠㅠ 사랑 따위, 하지 말고 살아야지. 흑흑 ㅜㅜ

공쟝쟝 2022-07-12 10:15   좋아요 0 | URL
아라리를 왜들었어요 ……!! 심규선이 잘못했네… 중년의 사랑은 그런 건가요? 삶이 막 붕괴되는 걸 각오해야할 정도로 치명적인 거…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둘이 잠을 잤어ㅜ뭘했어 ㅠㅠㅠ 불면증인데 잠이 왔다잖아 잠이 ㅠㅠㅠ 숙면 얼마나 중요한데…. 정신적 사랑이 왤케 아퍼??? 이래도 돼? 사랑은 역시 안하는 게 맞겠죠? 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7-12 0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탕웨이 직접 보신 눈 저도 사겠습니다. 와~ 부러워요ㅠㅠㅎㅎㅎ
끝까지 가본 자만이 붕괴에 이를 수 있다는 말 멋지고 저도 그런 각오로 매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아직까지 무언가에도 끝까지 가본 적이 있었나 싶어서요. 그래서 붕괴하는 상황도 감정도 제대로 겪어본 적이 없다 싶습니다.
그나저나 책 소개가 딱 떨어지는 문장으로 만들어지는군요^^ 침묵은 저 이달에 읽을 책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쟝쟝 2022-07-12 10:18   좋아요 2 | URL
붕괴 권하지 않아요 ㅋㅋㅋㅋ 저는 20대 였으므로 ㅋㅋㅋ 그나마 이정도지 ㅋㅋㅋㅋ 저얼대 붕괴하지마세요 ㅋㅋㅋㅋㅋ 체력이 있으면 뭐…. 역시 붕괴도 근육입니다! 근육을 만들자!! 체력을 키우자’ㅜㅜ
근데 거화님 페미니즘 공부하면 좀 멘붕은 오겠지만 인류가 거진 붕괴 상태기 때문에 이건 마저 붕괴시키십시다 ㅋㅋㅋ

독서괭 2022-07-12 10: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옴마나~~ 진짜 언니들 말 들으면 자다가도 탕웨이가 나오는군요! 아니 쟝쟝님 좋은 동네 사시나봐요. 동네 영화관 어슬렁어슬렁 갔더니 탕웨이가 무대인사 나온다?? 부럽구만요~! 전 탕웨이 <만추>만 봤는데 거기서도 참 아름답다~ 했었어요.
우울할 땐 역시 책택배죠? ㅋㅋㅋ
근데 제가 어제 <나는 고백한다> 3권 끝부분을 읽다가 말고 1권 첫부분을 다시 읽었더니,, 이것도 바로 붕괴의 이야기인 것 아니겠어요..? 이상 책광고였습니다.

공쟝쟝 2022-07-12 10:56   좋아요 3 | URL
버스타고 삼십분 가야하는 즈이 옆동네엿슈 ㅋㅋㅋㅋ 저희 동네엔 영화관이 없슈 ㅋㅋㅋㅋㅋ 근데 서울에서 삼십분이면 동네지ㅡ무얼…ㅋㅋㅋ 키키키키 세권이잖아요 그책 ㅋㅋㅋ 독서괭님 대작 마니아… 난 두꺼운거 시로… 페미벽돌로ㅜ충분하다 ㅠㅠㅠ

미미 2022-07-12 1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국밥에는 역시 소주. 저도 식당가서 그러진 못하는데 읽고나니 오늘 한잔하고 싶네요.
전에 뮌헨 도미토리에서 네덜란드인
발냄새, 코골이 때문에 같은 방 모두가 잠못드는밤을 지새운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날 ‘니 코골, 발냄새 장난아니더라‘하고 말하니 미안하다며 사람좋게 웃던..그 순간 다 용서?가 되었어요. 헤어지기 싫을 정도로.
꼭 가세요 네덜란드🇳🇱

공쟝쟝 2022-07-12 15:04   좋아요 3 | URL
후후.. 떠나쟝!!!!!!!!!!!!!!!!!!!!!!!!!!!!!!!!! 근데 그 네덜란드 인이랑 적어도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그런 댓글 아닌가... 이것은.... 그런 것인가.... 아.. 안되는 데.. 유럽에서 사랑에 빠질라고 나 사랑에 안빠진 거였니......

난티나무 2022-07-12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극장 가서 안 볼라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이거슨 뽐뿌글!!!!! 하아 다짐을 다시 해야 하는 건가요~~~~ 사랑… 따위… 했는데 과연 저도 울 것인가! 마침내. 궁금하다!

공쟝쟝 2022-07-12 21:53   좋아요 2 | URL
네…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찐 사랑을 봐버렸네요 ㅋㅋㅋㅋ 너무 사랑이었어… 박찬욱 나빴다…

잠자냥 2022-07-15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럴 수가 국밥 먹다 붕괴한 거야?! 국밥에 안 데었어요?! ㅋㅋㅋㅋㅋ 아놔, 근데 쟝쟝님 양 디디에 꽂혔네요. 디디에 에리봉&조앤 디디온... 에그 디디..... ㅋㅋㅋㅋㅋ 나도 둘 다 있다. 디디온- 디디에

공쟝쟝 2022-07-15 15:29   좋아요 1 | URL
네......... 붕괴했어요.. 진짜.. 영화 미친 너무 했어요........ 오 ㅏ.......... 잠자냥이 슬픔 추천한 추천작은 밥을 든든히 먹고 보거나 읽겠어요 앞으론...
그리고 디디가 좀 잘쓰네요? 디디 쟝으로 이름을 좀 바꿔볼까... 조 앤 디디온 뭔가 특이해요. 좀 더 읽어볼게요.

얄라알라 2022-07-16 1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올리신 사진 덕분에 꿈에 김신영에게 사랑 고백 받았습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2-07-18 16:4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앗 후기 읽으러 가야겠다 ㅋㅋㅋ 얄라님의 김신영 사랑고백 후기!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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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있다.
당신을.
사실 이해하지 않은 적이 없다.
당신들을.

핵 노이해! 라고 말하고 쓰지만 이해하기 싫은 것이다. 그게 단순할 수록, 수가 다 보일 수록 더 이해 안하고 싶어진다. 아주 조금 노력해서 이해하게 되버리면 미워지지가 않으니까. 그래도 네가 이해해야 해. 그래도 우리가 이해해야 해. 이해하고 나면 좀 화가 누그러지니까. 그것은 살기 위해 매일 매일 투항하라는 주문이었는 데, 그래서 아주 많이 이해할 수 있어졌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읽는다고 말한다. 도통 교훈을 찾을 줄을 모르는 맹점을 가진 인간들이 쳐대는 사고들. 그것의 화학 작용들. 어떤 인간은 혁명을 위해 수도승처럼 살고 어떤 인간은 혁명과 상관없는 욕망의 포로로 살면서 제가 혁명을 하고 있다 믿는다. 수도승처럼 사는 인간이 혁명에 바치는 진심보다, 엉망진창으로 살면서도 혁명을 하고 싶어했던 인간의 진심이 더 간절하고 맹목적일 수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한다. 굶주린 빈민가의 아이들을 위해서 펑펑 흘리는 그 눈물의 진심을 —그것은 진심이다— 그런 아이들을 위한 정당에 투표않는 하녀를 꾸짖으며 들고 있던 그릇을 집어던지는 그의 분노를— 그런 캐릭터를 모순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니지, 모순적이지 않지. 사실 우린 모두 그래서. 가까이서 보면 비극 같아도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옳고 그름 보다 우선하는 것은 당장에 작용하고 있는 미묘한 심리적 권력이라서. 사랑하는 그녀 앞에서는 이런 말을 하고, 잘 보이고 싶은 형 앞에서는 저런 말을 하고, 정부 앞에서는 다른 소리를 하고, 거들먹거려야하는 이들 앞에서는 누구보다 오만하게 거들먹거리고, 내 앞에선 누구보다 신사인 척, 그 모든 게 그다. 그리고 그 연기는 모두 진심이다. 그러므로 연기가 아니다.

현실에서 아이언 린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아마 스무살의 나였다면 네이선과 별반 다르지 않게 그를 추앙했을 테지. 그의 난잡한 사생활을 알게 되면 충격을 먹었을 거고, 혁명을 넘어 인간 자체에 대해 회의 했을지도 모르겠다. 다채로운 인물. 나는 내가 보고 싶은 만큼만 그를 보았을 것이고 빠졌을 것이고 매료되었을 것이며 실망했을 것이며 그가 내 세계에서 차지했던 비율 만큼 그만큼 아팠을 것이다.

경험치가 길고 넓었다면 비율은 작아지고, 경험치가 짧고 얕았다면 비율은 줄어들고. 아, 이건 또 너무 정량적인 평가인가? 그러나 뭐 그렇다는 소리다. 지금 만났으면 적당히 인맥관리하고 거리두기 하면서 지냈을 것 같다. 알아둬서 나쁠 것 없는 인물. 그리고 매카시즘 광풍이 몰아닥친다? 그거 아니라는 청원운동에 동의하는 싸인 정도는 해줄 수 있겠지만… 솔직히 비웃을 것이다. 아니, 뭐 공산주의자가 저래. 공산주의한테 1도 도움안되는 데 무슨 공산주의노ㅋㅋㅋ 야 니는 하지마라 공산…ㅋㅋㅋ

나는 인간을 이해하지 않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

삶에서 마주치는 한 개인을 책이라고 놓고 본다면, 나는 그 앎/책들이 나를 해칠 때까지 이해하곤 했던 사람이다. 나를 읽을 생각 없는 이들의 생각들을 다 읽고 이해한 후 미워하지 않았다. 그 넓은 이해력을 나 자신을 위해서 써야 했는 데… 딱히 그러지도 않았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 나를 해치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쓰면서 나 한테는 안썼다. 내가 착해서였다기 보단 편해지기 위해서 였다. 나를 편하게 만드는 가장 편한 방법이었다, 그게.

그 때 내가 화내도 되었던 건 ‘그래도 그건 아니지!’라고 할 수 있는 건 그런 것들. 사회가 세운 원칙들 상식이라는 말로 통용되는 기준들. 그것은 어떤 윤리의 기준이 나 자신이 아니었음을 뜻한다. 일단은 그런 기준들을 만들어낼 시각이나 배움도 없었지만, 용감하지 못했다. 나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어디까지나 ‘나’가 있고 난 이후다. 그리고 세상의 기준과 맞댄 뒤 나를 실현시킬 만큼의 배짱도 있어야 하겠지. 지금 그게 있냐면 아니다. (발명 중이라니까ㅋㅋㅋㅋ) 일단은 자아 확립 중임. (반칠십에도 자아는 만들어진다. -어느 성장서사 중독자의 외침-)

너무 많이 이해해버리는 내가 누군가에게 화를 낼 수 있는 근거는 ‘나 자신’이라기 보다는 내가 ‘그래야한다고 믿는’ 어떤 규범들이고 그렇게 된 것은 어떤 규범들이 나 자신을 통과하면서 대체로 평가의 기준으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리라. 경험을 반복하면서 어떤 규범들은 이상하더라도 그냥 일단 내게는 맞는 것이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내가 없었다. 내가 없는 존재를 움직이는 것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일까. 아니 그보단 고립감에 대한 두려움. 내가 없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으니까 대다수가 기준 삼는 것을 기준 삼는다. 그럼 내가 없다는 것을 좀 숨길 수 있다. 쉽게 다수에 세상의 기준에 동일시 하는 마음. 내가 없는 사람들. 내가 없는 나. 내가 없었던 나.

‘자존감이 낮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굳건한 자아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없는 것은 미덕이 아닌 것 처럼 나쁘게 이야기되는 것이 오늘 날의 윤리 같지만, 나는 종종 ‘자아’라는 실체가 자명하게 있는 것 처럼 이야기되는 세상이 더 혼란스러웠다. 난 나의 언어랄게 없었고, 사랑받고 사랑할수 있다면 (그게 뭔지도 생각 안하면서. 그냥 달뜬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면서… ) 내가 있고 없는 게 대순가… 내가 없는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는 다수 일 수 밖에 없고… 대체로 혼융되어 있는 그들은 따뜻하다. 난 삶에서 자아 발견이 그닥 필요 없는 종류의 사람들 손에서 길러졌고, 기도조차 할 줄 모르는 그 사람들은 오랫동안 떠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따뜻했다. 나는 따뜻하고 자아가 없는 사람.

난 자아를 잘 비우는 습관이 체화되어 있어서… 조금의 시간을 내고, 조금의 마음을 쓰면, 그런 노동을 하면 누구라도 거진 다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이해하기도 전에 당신들을 이해하기를, 이해되지 않는 상황들은 받아들이기를 그냥 받아들이기를, 그런 역할에 익숙했던 난 이해한다. 그럴 수 있지, 관대하고 그래 뭔가 내가 모를 사연이 있을 것이다, 라고. 미워하지 않기 위해. 미워하지 않고 싶으니까.

한 인간의 특징을 파악해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인과 관계를 추론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을 납득하게 되면 무엇이 남느냐고? 아무것도 안남는다. 그랬구나,그랬나보다. 다 이해할 수 있는 내가 좀 착한 것 같은 데? 하는 도덕적인 우월감이 좀 더 있을라나 모르겠는 데…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그런 태도를 찐으로 가진 사람은 우월감을 들여다 보거나 느낄 새도 없다. 모두를 다 이해한다는 것은 대단한 노동이라서… 코페르니쿠스 적인 어떤 전환을 하지 않고서는 계속 모든 에너지를 외부에 써야한다. 당연히 몸이 해쳐진다. 다른 방식으로 고통을 잊어야하고.

지금은… 조금 다르다. 나는 이해하지 않는다. 이해하고 싶어지면 나를 의심한다. 너는 지금 미워하지 않고 싶구나. 뭐가 미웠을까. 그게 너여서? 그에게서 네가 보여서?

지금의 나에게는 내가 있다. 물론 이건 내 몸이고… 나는 언제나 있었는 데… 그리고 나에겐… 언어가 있다. 나에게 내가 다룰 수 있는 어떤 언어가 있다는 것은… 나를 위해 내가 다듬어 온 어떤 글씨들의 세계가 있다는 것은… 내가 나 자신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음. 그 때부터의 이해는 다르다. (나, 지금 주말이라고 아침부터 또 너무 심각해지는 데…) 어쨌든 글을 읽고 쓰면서 ‘나’를 만들어 온, 가까스로 존재감을 스스로에게서 획득한, ‘나’는 더 이상 사랑하고 받는 것이 중요하지 않아져 버렸다. (이 역시 건강하지 않은가… 갸웃.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더 살아보자.)

이제 난 세상의 규범과 기준 보다는 나 자신의 마음이 궁금하다. 타인을 대할 때 시시각각 변하는 내 마음. 어떤 사건에서는 아주 뜨끈한 분노를 느끼는 내 감정. 어떤 것은 분노의 대상이되고 어떤 것은 조롱의 대상이 되는 지에 대한 그 차이. 그건 나와 달라서… 또 어떤 부분은 너무 같기도 해서…

우리는 코넬이 나와 너무 닮아서 싫기도 하고, 칸트가 나와 너무 달라서 좋기도 하며, 이브 프레임은 내게 하나도 치명적이지 않아서 분노스럽지 않고, 아이언 린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지만 여성으로서는 분노하며, 그를 비열하게 공격한 여자들을 이해할 수 있지만 나는 협조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므로 그런 입체적인… 살아서 숨쉬는… 자기들의 빈 곳을 채우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다 자신을 내던지고 있는… 자아가 있거나 없거나 오로지 자아만 있는… 좋은 소설을 읽으면서 살아서 펄떡이는 인간들을 만난 다는 것은… 결국은 나 자신을 구체화 시키는 방법이고(나는 어디에 찔리는가, 무엇이 싫은가), 동시에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 나라는 (어디까지 변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는 용납이 안되는가) 인간을 아는 것이며.

어쩌면 모든 사람을 다 이해하는 방법 밖에 몰랐던 (내가 얼마나 모지리였냐면 심지어 일베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너무 쉽게 이해되는 종류의 인간들… 권력 앞에서 자신을 속이거나 연기하는 방식으로 양육되거나 살아오지 않아 강약약강 만이 인간사를 헤쳐나가는 딱 하나의 스킬인 쩝쩝거리면서 먹어도 되는 멍청이들… 을 싫어한다. 애들아, 연기를 좀 해. 입체적으로 살아라. 그럼 문학도 즐길 수가 있게 될 것이다.) 아아, 이 말은 정말 쓰지 않고 싶은 데… 나를 짠해하지 않는… (난 가끔 내가 너무 짠한데 나를 짠해하는 내가 넘 싫다… 진짜 짠하니까…) 방법이 될지도. 그들을 이해할지 말지 ‘나’라는 한정적인 세상과 자원이 허락하는 한에서. 그 가늠을 시험해 보기.

이건 책 이야기고 현실에서… 가끔 공들여서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지, 어떤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거나 미워하고 싶지 않은 동기가 아니다. 음… 어쨌든 오늘의 나는 나를 그렇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들은 어떤 흔적을 남기고 사라지거나 곁에 남는데, 절반의 진실, 절반의 거짓. %나 함량을 측정할 수는 없지만… 결국 관계가 만들어졌고 이어져왔다는 것에 대해서 만큼은 대충 절반 절반이지 않았을까. 


한 때는 미워하고 싶어서 이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이별한 사람들을 떠올린다. 사실 노력할 필요도 없이 다 이해가 되었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안든다는 표현이 더 맞다. 내 쪽에서 먼저 끊어내는 경우는 좀체 없었는 데, 그러다 내 인생 사라질 위기에 처해가지고… 삼십대 이후부턴… 인연 끊기 열심히 연습… 이젠 아주 능수 능란해져서 확장패치로 딸려온 끊어진 거 암시랑토 않게 이어 붙이기도 잘함 ㅋㅋㅋ 암튼 내가 좀 살만한 건지 맘이 여유로와 진 건지… 사람들에 대해서… 내게 남은 것들과 내가 받은 것들이 먼저 떠오르는 데…. 그러면, (내가 준 것은 알 수 없다) 어떤 고마움과 안도감이 남아. 아쉽고 슬픈 것은 관계는 끝났기 때문에. 이젠 더 바랄 수 없다는 것인 거고. 단념. 언제나 단념 앞에서. 난 좀 멋지지. 아주 깨끗하게 포기할 줄 안다.

언니 생각 얼마나 많이 나는데요, 제 청춘의 한 페이지에 언니가 있어요. 언니, 이제 우리 다 돈버는 데 계하면 안되요? 라고 말하는 후배들을 3년 만에 만나러 나간다. (치밀하게 피해왔는 데 이제 코로나 끝남ㅋㅋㅋ 이런 식으로 연락오고 만나야 할 사람이… … ) 안돼. 계 안돼. 자발적 의사가 생긴 사람이 주도적으로 주도해. 그리고 난 절/대/안/해.

은둔자인 척 하지만 난 인기가 많다ㅋㅋㅋㅋ 한 때 관계 중독자였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바로 다시 중독 모드(이제 출근도 할 필요가 없으니 아주 흥청망청 살 수 있다) 전환 가능한 데… 음, 난 나랑 노는 게 더 재밌어서…ㅋㅋㅋㅋ 일주일에 한 번 사람 만나는 거 너무 인구 밀도 높다. (그렇다. 이것은 은둔자의 인맥 자랑이다) 어쨌든 얘들은… 친구라고 하긴 좀 그렇고 후배들인 데… 근데 얘들은 왜 날 좋아하는 걸까. 왜 관계를 끝내고 싶어하지 않는 거지? 아, 나도 별로 끝낼 생각이 없구나? 근데…ㅋㅋㅋㅋ 뭘까… 목적이나 의도없이도 쭉 이어지는 관계… 일상적이지 않지만 한 번씩은 모일 수 있는 관계… 그 관계와 이제는 완전이 딱 끝나버린 절단 면이 보이는 관계들의 차이… 그것들을 대했던 내 진지함의 차이… 오늘 만나면 물어봐야지. 니들은 대체 왜 나랑 놀고 싶어하니…?

오늘의 일기를 마무리 짓자.
좋은 소설은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더는 이해하고 싶지 않아지는 그 지점.
그것이 나를 더 많이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나는 아이언린을 완전히 다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소설에서 이해하기 싫은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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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문장은 섹시하다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1-19 01:12 
    이를 테면 이런 문장은 섹시하다. 놀라지 마시라. <독서의 기술>이다. “(94) 사용되는 단어의 의미가 모호하다면, 말하는 이와 듣는 이, 혹은 쓰는 이와 읽는 이가 공유하는 것은 단순한 단어에 불과한 것이지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을 성립시키려면 양자가 같은 단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쓰는 이가 단어로 나타내고 있는 의미를 읽는 이가 바르게 이해하여야만 비로소 쓰는 이와 읽는 이는 하
 
 
라파엘 2022-07-0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둔자인 척 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인기쟁이 쟝님~!!! 알라딘에도 쟝님 좋아하는 사람이 수두룩함 😆

공쟝쟝 2022-07-09 12:10   좋아요 1 | URL
엄청까진 아닙니다 ㅋㅋㅋㅋ 대하기에 따라 재밌는 대화가 가능한 상대죠, 전 ㅋㅋㅋㅋ (그러나 관심없거나 너무 세속적인 주제들에 대해선 입다물어버림 ㅋㅋㅋ)

yamoo 2022-07-09 13:01   좋아요 1 | URL
오~~~ 그렇군요!! ㅎ

감은빛 2022-07-09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유는 모르지만 저도 인기가 좀 많습니...... 흠흠.

일베까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니, 의외네요.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엄청난 노동이라는 건, 무조건 동의할 수 밖에 없네요.
저는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적당히 유지할 수준의 이해는 대체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들어가서 누군가를 이해하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긍정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실 겉으로는 아주 친한 관계로 지내는 친구들이 몇 명 있는데, 그들을 모두 잘 이해하고 지내느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답할 수 밖에 없어요.
친밀감의 정도에 따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사람들이 남죠.
저는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을 깊이 따지면 부부관계나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여겨요.
평생 아버지나 어머니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여겼던 아이들 엄마도 그랬으니까요.

현재 자신을 잘 들여다보는 일에 에너지를 쏟고 계신 공쟝쟝님은 좀 멋져 보여요. 저도 최근에는 에너지를 외부에 쏟지 않고 나 자신에게로 돌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워낙 그렇게 살아와서 쉽지는 않더라구요.

공쟝쟝 2022-07-10 02:07   좋아요 2 | URL
그것은 이해하기 싫었던 것이 아닐까요? 나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을 조건없이 상황과 까닭모두 합쳐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쉽습니다. 나와 공모하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요. 나는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맹점은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 나 자신에게 작동하죠.
쉽지않겠지만 조금 더 노력해보시길 바랍니다. 노력 안하셔도 상관은 없죠… 그러나 나는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모두 복잡하게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라는 말의 뒤에 숨지않기를 바랍니다. 지배하기 위한 이해와 나의 이해관계까지 포함한 이해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죠.

감은빛 2022-07-10 12:54   좋아요 2 | URL
글쎄요. 공쟝쟝님 서재에서 논쟁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확실히 관점이 다르다는 말씀은 드리고 싶어요.

현재 시점 아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대략 7명 정도 있어요. 그냥 갑자기 전화해서 급한 일이 생겼다고 돈 좀 빌려달라고 해도 빌려주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이 사람들을 이해하고 있냐고 물으면 아니라는 답이 나와요. 그정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다 이해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구요.

일단 맹점이 나 자신이라는 말씀에는 무조건 동의하고, 이해관계까지 포함한 이해는 다르다는 말씀도 동의합니다.

다만 복잡하게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라는 말 뒤에 숨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씀에는 조금 동의하기 어렵네요. 한참을 생각해봐도 그렇습니다. 오히려 사람이 과연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표층과 심층을 나눈다고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겉으로는 대체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속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공쟝쟝 2022-07-10 13:02   좋아요 1 | URL
네, 다른 말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른바 꼰대들을 지적하기 위해 안다, 이해한다는 것의 오만함을 경계하기 위한 내용으로 상투어처럼 나는 타인을 모른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라는 말들이 쓰이잖아요. 거기까지 이해해본 사람들이, 그래 인간, 이해할 수 없지, (냉소) 이렇게 마음을 접는 구실로 사용하는 것을 경계해야지않을까 그리고 저는 그 사람이 아닌 이상 당연히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벽에 가깝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은 얼마든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영화나 문학이 있는 대화와 이야기가 있는 이유겠지요?) 그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행동을 할건지는 다르지만요.

공쟝쟝 2022-07-10 22:04   좋아요 2 | URL
제 페이퍼에서 논쟁하는 것 저는 좋아합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지(1.니 이야기가 더 듣고 싶다),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저를 가르치기 위해서 물어보는 건지(2.네 관점이 틀렸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더 하고 싶다) 의도를 파악하고 2번의 경우는 굳이 내가 쓴 내 페이퍼에서 나를 가르치려드는 의도가 괘씸하여 (제가 덜 배운 젊은 여자라서 그런 걸까요? ㅋㅋㅋ) 상대하지 않습니다. 종종 좋은 질문들은 저를 더 사색하게 하기 때문에 어떤 논쟁은 즐겁고 좋습니다.

일단 제 독후감의 1독자는 저 자신이기 때문에 저만 알아보면 되는 비약들이 좀 즐비한 편이고, 기왕이면 저와 같은 곤란을 겪는 여자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쓰긴 합니다. (그분들은 제 넘나드는 비약을 이해하기도 전에 감응할 수 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좀 없어보이긴 하지만… ㅋㅋㅋ 건강한 논쟁을 위해 이 독후감에 대해 좀 친절하게 해설을 해야겠네요.

1. 이 글은 나의 ‘읽기’를 주제로 쓴 글입니다. 자아를 없애고 약자의 포지션에서 더 많이 이해하기를 강요받았던 시절의 ‘나’를 생각하며 썼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아온 편이라 이른바 원문에 충실하게 읽기, 저자의 의도를 의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읽기(역지사지?), 그런식으로 독서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판적인 사고를 훈련하기 위해서 독서를 한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공산주의… 이 책의 화자 중 하나인 머리 선생님은 그것을 나에게 알려주는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읽는 주체인 ‘나’가 있어야겠죠. 저의 경우 독서 초보라 인문학 서적에 비판적 사고를 하면서 읽지는 못하지만 소설의 경우에는 그걸 하면서 읽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디에 찔리는 지 (이해하지만, 이해라는 노동을 하기 싫어지는 지점)를 독서하면서 훈련하면서 가까스로 ‘나’를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이 독후감에 썼네요. (소설은 인간을 보여주니까요)
여담이지만 언제부턴가 작가가 창조한 인물이 소설의 도구로 쓰일 때, 작위적일 때, 저는 그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는 느낌이 안드는 듯 합니다. 이 소설의 경우에는 모든 인물들이 그럴듯 했기 때문에, 각자의 인물들이 좋고 싫음과 상관 없이 저는 이해할 수 있었고, 현실이라면 싫어했을 인물마저 ‘이해’가 되어 ‘싫지 않아’져 버렸으므로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감은빛님은 그런 제 읽기(어쩌면 이해하기)에 인간을 다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건 오만 아닌가? 나는 타자를 안다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글쎄, 그게 맞지만 가까운 지인이든 먼 타인이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면서 폭을 좁히는 것은 여전히 태도로서 유효하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고요. 다만, 어쩌면 여성주의적인 관점이 섞여있을 지도 모르는 데… 그런 ‘이해’가 어느 한쪽 일방의 이해하기 위한 노동 (참으라는 노동)이라면 더는 이해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라고 썼습니다. 그래서 이해하기 ‘싫다’는 거죠.

물론, 완벽에 가까운 이해에 도달하기는 신이 아닌 이상 어렵겠지요. 그러나 그 위치에 나를 세워보려는 노력으로서의 ‘이해’는 훈련이고 노동이고 연습이며 미덕으로 장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타자를 이해하는 것은 미덕입니다. 어떤 종류의 (주로 여성들) 사람들에게는 미덕이 아닐 수도 있고요. 그래서 타인을 이해하고 있다고 단정짓지 말라… 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공감되는 저변에는 납작하게 몰이해 당한 사람들의 목소리도 있겠지만 ‘이해하기 싫은’ 무의식이 들어있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 입니다. 더 섬세한 이해를 촉구하는 것과 어느 일방의 이해를 강요하는 것 사이에 각자의 위치와 삶의 경험이 있는 거고. 비판적 읽기든, 공감적 읽기든 확실히 소설 읽기는 좋은 훈련법이라는 생각였습니다.

이해... 어디까지가 싫은 지 어디까지가 감당 가능 한지는 각자들이 스로에게 물어보면서 노력해야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저에겐 어떤 사람들을 더는 이해하지 않는 것(주로 서구/남성/엘리트 ?)이 저를 발견하고 지키고 다듬어 나가기 위해서 더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런데 미국 남자가 쓴 이 소설이 좋았으므로 제 모순이 참으로 수치스럽네요ㅋㅋㅋ

감은빛 2022-07-11 22:52   좋아요 1 | URL
하, 북플 앱에서 긴 댓글 쓰는 일은 어렵군요. 한참 쓰다가 두 번이나 내용을 날렸어요. 이게 글을 날리고 나니까 다시 처음에 하려고 했던 말을 쓰기가 쉽지 않네요. ㅎㅎ

저는 처음 댓글을 달 때, 공쟝쟝님께 ‘오만 아닌가?‘ 라고 질문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고요. 순전히 제 관점에서 저는 남을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더라는 말을 남기고 싶은 의도였어요.

이 글에 쓰신 말씀과 제게 남긴 답글들 모두 대부분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여전히 ‘이해‘ 라는 단어를 좀 더 본질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제게 하신 말씀처럼 단순히 제가 게을러서 노력을 덜 했기 때문이라고 여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암튼 두 번이나 쓰다가 날려서 원래 의도보다는 조금 느낌이 달라졌는데, 이렇게 여러 차례 말씀을 나눌 수 있어서 좋네요. 혹시 제 댓글 때문에 기분이 나쁘셨거나 귀찮게 여기시지 않으셨다면 말이죠.

공쟝쟝 2022-07-12 00:32   좋아요 0 | URL
귀찮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해시키는 노동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공들여썼습니다. 아마 부족하실 겁니다. 세상은 남자에게 그렇게까지 심층적인 이해라는 노동을 시키지 않거든요. 자아를 없애고 조절하는 노동인 이해라는 영역은 특정 성별이 오랫동안 감내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일반화할 순 없지만 더 많이 발달했다고 생각해요. 사고의 습관과 체화자체가 달라요 (전 메일바디는 그래서 안된다고 표현하죠 ㅋㅋㅋ) 단 사회생활을 많이한 남자들의 경우엔 경험치가 좀 더 많겠죠. 군대 이야기 싫지만 군대가 영원히 지속될 때 선임을 사사건건 미워하는 것보단 스타일 위치 처한 곤란한 상황등을 이해해버리고 군대의 구조도 다 깨닫고 나면 안미워하고 시키는 대로 하는게 낫겠죠? 그걸 계속 한다고 해서 후임에게 자아가 없진 않을 텐데, 선임은 모를 테고요. 요컨대 ‘위치’를 제거한 말 그대로의 낱말 ‘이해’를 다르게 사용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댓글은. (표층, 심층이 아니라 위치와 상황으로 나누셨어야 했을 듯 합니다) 제 글이 혼탁했기 때문이겠지만 글을 누군가를 선명하게 설득할 목적으로 쓰진 않았습니다.
감은빛님이 게을렀다기 보단 할 필요없으셨을 겁니다. 더 사랑하고/받고 싶다면 더 인정을 구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노력하셔야겠죠^^ 일부 젊은 여성들이 한남을 싫어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노력안하고 거저 사랑받고 싶어하는 지점ㅋ 노력이 뭔지 전혀 모르는 지점. 우리는 얼굴을 깎고 거식증에 걸리고 매일 화장하는 노동을 하는 데 말이죠 ㅋㅋㅋ

난티나무 2022-07-09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탄한다! 그리고 다시 읽는다!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감탄한다!!!! 👍👍😍😍😍

공쟝쟝 2022-07-10 02:08   좋아요 1 | URL
😩😩😩😩 또 천재 돋았나? ㅋㅋㅋㅋ

미미 2022-07-09 15: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쟝쟝님만큼 읽어내고 이해하고 싶어요. 쟝쟝님 글을
읽으며 많이들 그런 생각할꺼예요. 고뇌조차 너무 매력적인, 스스로 발명중인 철학자 쟝쟝 ^^

저는 자신을 이해하는 만큼만 타인을 이해한다고 생각해요. 요즘들어 더 그래요. 나에 대한 이해와 타인에 대한 이해가 과거에는 다른 수준,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런 면에서 결국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야겠죠?!

공쟝쟝 2022-07-10 02:20   좋아요 2 | URL
자신을 이해한 만큼 타인을 이해한다. 저는 다른 문장 추가할게요.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해도 깊은 이해로 삶으로 타인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쓸 수 있는 사람은 씁시다. 쓰지 않으면 내 이해는 나만의 이해로 멈춥니다. 적어도 저는 읽겠습니다, 미미님의 글을!

바람돌이 2022-07-09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왜 읽느냐? 음 저는 제가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의 머릿속이 보이는게 너무 신기해요. 현실에서 진짜 이해 안가는 인간들의 극단이 소설속에서는 많이 나오잖아요. 아 얘들은 이렇게 사고하는구나 물론 그렇다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그 사고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현실에서 그 비슷한 걸 만났을 때 분노수치가 좀 줄어드는 효과가 있더라구요. ㅎㅎ

후배들 만나면 물어보지 마세요. 그냥 좋으니까예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는데도 계속 만나는건 공쟝쟝님을 만나는게 좋으니까요. 그 맘 하나만으로 이어지는 관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멋지잖아요. 저도 그런 관계 있걸랑요 ^^

공쟝쟝 2022-07-10 02: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댓글은 이제 읽어버려서 ㅋㅋㅋㅋㅋ 그러더라고요ㅋㅋㅋ 확인할 의도로 물어봤는데 ㅋㅋㅋㅋ 같은 대답을 들어바렸습니닼ㅋㅋㅋㅋ 니들 왜 날 좋아하냨ㅋㅋㅋㅋ 뭔 소리냐 좋아하는데 왜가 어딨냨ㅋㅋㅋㅋ
나: 난 있는데? ㅋㅋㅋㅋ (구체적으로 설명)
애들 : 그래서 언니가 좋음 ㅋㅋㅋㅋㅋㅋ
 
착해빠진 소설이랑 안맞는 이유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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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 여섯 살의 소년이다. 나는 막 인기 있는 라디오 드라마에서 ‘링컨’을 연기하며, 부자 동네에 살면서도 노동 계급을 위하는 건강한 사상을 지녔고, 풍채 당당한 신체와 성적 매력으로 유명 여배우와 결혼한 남자 ‘아이라 린골드’를 만났다. 그와의 만남이 있은 후, 나는 어쩐지 아버지와 멀어졌다. 아이라는 나와의 우정을 허락 받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와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눈다.


“(184)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는 순간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나에게 상처 받을 수 있고, 이제 내가 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아버지가 나를 더 필요로 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 또 내가 실제로 아버지를 두렵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마음만 먹으면 *짓뭉갤*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뭐랄까, 이런 깨달음은 평상시 효의 관념과 너무 어긋나 애당초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다가온다. … 늘 양자로 삼기에 좋은 아이가 되려 했던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면서도 새로운 아버지를 찾으려는 시도에서 오는 죄책감을 피할 수 없었다. 내가 아이라나 다른 누구 앞에서 아버지를 비난하고 값싼 이득을 얻으려해서가 아니었다. 단지 내게 주어진 자유를 누리는 과정에서 다른 누군가를 얻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내팽개친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그런 감정이 들었다. 차라리 아버지를 미워했다면 쉬웠을 것이다.”


방금 가져온 문장은 이 소설을 통틀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문장이나 장면이 전혀 아니다. 그래도 책을 덮는 순간 탁 떠오르는 것을 보니… 어쩐지 내겐 이 부분이 소설의 중심부처럼 느껴지나 보다. <공산주의…>는 미국의 이야기다. 매카시즘 광풍의 전후를 다루고 있으므로 한국전쟁도 살짝 언급된다. 주인공은 ‘아이라 린골드’ 라는 공산주의 신념을 가진 사나이고, ‘나(네이선)’와 아이라의 형이 함께 그를 회상하는 형식이다. (그를 파괴한 것은 과연 신념이었을까요?ㅋㅋㅋ) 


읽기에 따라서는 이렇게도 읽힌다. ‘나’라는 문학 소년이 청소년기에 만난 정신적 아버지들에 대한 이야기. 아이라 린골드, 머리 린골드, 조니 오데이, 리오 글럭스먼 … 외에도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일단은 이 정도. 모두가 개성적이면서도 어찌 보면 전형적 인물들이라 (살면서 한 두 번은 만났던 것 같은…? 라고 말하면 내 인생 굴곡진 거 너무 티납니까?ㅋㅋㅋ) 어느 부분에서 네이선이 매료되었는지도 확 알겠다.


그런데 이런 남자들의 이쁨(?)을 듬뿍 받으면서 신나게 성장한 작가 ‘나’가 이런 글을 쓰는 건 너무 당연한 것 같은 거야. 와… 미국 현대사의 정중앙에 놓여 인생 찐하게 살아본 남자 사람들의 이런 경험과 통찰과 이야기들을 아주 그냥 다 쭉쭉 흡수해서 걍 씀. 오류 투성이의 욕망 종자들이 아주 처덕처덕 발라져있음. ‘나’는 사실 작가 본인일 테니…. 진짜… 필립 로스… 나에게 남성 연대란 이런 것임을 알려줘버림. 끌어주고 믿어주고 함께 여자를 혐오하고 수치심을 공유하며 비밀을 덮어주고 나이 아흔이 되어서도 우리는 우리만 이해할 수 있지…하는 진심의 의리를 보여줘 벌임.


그런데 그건 그러타 치고… 진짜… 그 와중에 막 역사 사회적 사건 이데올로기 막 개입하고 막 그것들이 화학 반응해서 이때다 복수하고 파멸 시키고 배신 당하고… 인간 심리 취약함 막 폭발하고… 감정은 복잡하고 인간도 복잡하고… 아, 잘 쓴다 잘 써…. 이러고 있는 데 뭐?! 문학 작파하고 좌익 사상에 빠져 노동 운동에 이 한 몸 바칠까 고민하던 네이선에게 어디선가 리오가 나타나서 글쓰기 팁을 알려줌. 그리고 난 또 이걸 받아 적네?


“(370) 기숙사 방으로 데려간 목적은, 나 역시 대중을 미워하게 만들어 내 산문을 파멸에서 구하기 위해서였다.”

“(374) 네가 예술가라면 뉘앙스는 너의 과제야. 너의 과제는 단순화가 아니라고. 네가 아무리 단순하게 헤밍웨이풍으로 쓰겠다고 작정해도 너의 과제는 뉘앙스를 전하는 거다, 복잡하게 얽힌 걸 명료하게 하고 모순을 수용하는 것. 모순을 지우고 모순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 모순 안에 놓여 있는 고통 받는 인간을 보는 것이야. 혼돈을 허용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것. *반드시* 그걸 받아들여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선전이 돼버려. 정당을 위한 게, 정치 운동을 위한 게 아니라면 인생 자체를 위한 멍청한 선전이 되겠지. 선전하고 싶은 인생이 있다면 말이지만.”

“(375) 특수성의 본질은 규범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거다. *고통을 일반화 하는 것, 그게 공산주의고, 고통을 특수화하는 것, 그게 문학이야.* 그 대립에서 적대성이 나와,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일반화하는 세계에서 특수한 것을 살려내는 행위, 바로 여기서 교전이 벌어지는 거야. 공산주의를 정당화하려고 글을 쓰면 안 돼. 자본주의를 정당화하려고도 글을 써서도 안 되고. 어느 쪽에든 발을 들이면 안 돼. … 너는 이 세계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아주 다른 방식으로 다루는 사람이야. 정치 투사는 세계를 변화 시킬 신념을, 강한 믿음을 소개하고, 예술가는 이 세계에 들어설 자리가 없는 창작물을 소개하지. 그 창작물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예술가는, 진지한 작가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걸 소개하는 거야.”


문제는… 필립 로스는 저 꿀팁을 진짜 자기 소설에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통을 일반화해서 삶의 동력으로 삼아버린 아이라 린골드를 비롯 아주 인간들이 펄떡펄떡 살아 숨쉰다. 솔직히 소설 내내 여혐이 낭낭한데 다 있을 것 같은 여자들이긴 하다. 즉, 이 아재는 어떤 의미에서는 여자 연구도 끝나신 분인 듯ㅋㅋㅋ (여자에 대해서 1도 고민 안하고 다 아는 것처럼 쓴 동양남작가들같은 여혐은 아니다) 암튼 고통을 특수화하는 문학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알고 싶다? 이 소설을 읽으세요. 띠용. (하지만 작가가 너무 미국 역사 덕후라 초반에 좀 힘이 많이듬)


아이라 린골드. 아이언맨…. 지나치게 허술한데 넘나리 뜨거운 공산주의자…. 아니 혁명가가 가장 갖고 싶은 게 가정과 자기의 아이인 게 말이 되나요…?ㅋㅋㅋㅋㅋ 하지만 말이 되지. 필립 로스니까. 그리고 인간은 원래 말이 안돼지. 푸하하하하.🤣🤣🤣🤣 문제는 인간이 모순 적 인거랑 상관 없이 인생은 더 엉망진창이라는 거야. 크허허 크하하 ㅜㅜㅜ 인생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고, 엉성한 인간들이 만든 세상은 별 시덥 잖은 것을 크게 부풀려서 주인공들을 막 후두려 패고, 너무 처 맞은 인물들은 복수하고 싶은 데 멍청하고, 알고 보면 다 지가 싼 똥이고, 여차 저차 지혜로워지고 나면 이미 늙고 병들어서 곧 죽어버리지…ㅜㅜ (소설은 이런 내용이 아닙니다…)


그런데 진짜 재밌는 게 뭐냐면, 모순 왕 아이언맨이 모순없는 조니 오데이보다 천 만배는 인간적이면서 매력적이라는 거고… 그런 ‘나’가 머리 좀 컸다고 모순왕에 실망하면서, 모순없는 인간에 확 매료되면서도 결국 ‘나’ 자신은 모순인 것을 알고 자기한테 실망해 화자가 울어버리는 그 지점… 그 지점에서 와~ 나는 박수를 치는 데, 또 그 와중에 다른 정신적인 아버지 등장인물이 우는 ‘나’를 조롱하고 앉아 있네ㅋㅋ?ㅋㅋㅋㅋ 대체 네이선의 아버지는 몇 명인거냐…ㅋㅋㅋ 로스옹은 아버지가 많아서 글을 이렇게 잘 쓴 건가? 그런 건가요? 궁금하네요. 말 좀 해주세요.


아무튼 책을 읽는 우리는 모두 시종일관 아이언 맨 왜저뤠… 이런 시선으로 보다가 진짜 빨갱이 인 것만 빼면 넘나 형편없는 쓰레기라 ㅋㅋㅋㅋ 근데 빨갱이가 이 인간의 코어임ㅋㅋㅋ 하지만 빨갱이가 그러면 안되지 않나?ㅋㅋㅋ 그런 걸 다 하는 빨갱이라 매력적인 빨갱이라고요 ㅋㅋㅋㅋ 여튼 읽다 보면 독자는 계속 왜 저뤠… 하는 나 자신이 더 엄청난 모순(내 앞가림 못함)을 가진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요? ……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완전히 하…. (나한테는 반전이었지만 남들한테는 반전 아닐 수 있음.) 이걸 이렇게 쓴다고요? 


와.. 거장한테 이런 말 하면 안될 거 같은 데… 필립로스 옹… 이 아메리칸 girl 여우같은 girl 🦊 365일 춤만출래…. 나 지금 뭐 쓰고 있냨ㅋㅋ(흥분했음)ㅋㅋㅋㅋ 에이쒸….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일반화하고 싶은 건 내 욕망이다. 그렇게 하면 삶이 편해질 것 같았냐? 그렇지도 않고, 미학적이지도 않은 것 같다. 뒤메질, 뒤메질 처럼 살아야지… 그래야 관대해진다….


언젠가 잠자냥님이 나이 들면서 점점 사회 과학 읽는 병 탈출하고 문학 읽는 독서가로 정착했다고 했는 데….

아… 알고는 있었지만 잠자냥님 진짜 깨달으신 분이셨고요… 그리고 질 좋은 문학 한편은 이렇게 사람을 초라하게 만듭니다…. (사람 참 초라해진다….)


“(366) 사회에 반항하고 싶어? 그렇다면 내가 방법을 알려주지. 잘 쓰는 거야.”


네. 로스옹의 이 불한당 같은 가르침. 뼈에 새기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이상한 독후감은… 단발머리님께 헌정 하는 데요… 이 책은 단발머리님이 나한테 선물한 책 이거덩요… 근데 단발님 <공산주의…> 보셨어요? 이거 정도면 중간 맛이라는 데… 매운 맛은 어떡해? 읽고 싶은 데…ㅜㅜ 겁이 난다. 좋아하기 싫은 데…. 매운 맛 읽고 필립 로스 너무 좋아하게 되버릴까봐… 아… 내가 바로 미국 남자못잃어였어… 나라는 페미니스트…ㅋㅋㅋㅋㅋ 정말 끔찍하다ㅋㅋㅋ 


난 정치를 하면 안되고 예술을 해야 하는 몸인가 봄ㅋㅋㅋㅋㅋㅋㅋ 바로 어저께 좋은 것 가장 좋은 것을 ‘별’로 박아놓고 추구하겠다고 써놓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아 참, 그런데 이 소설 이렇게 끝난다.


“(538) 별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모든 사람은 우울에 빠지는 성향을 타고나지만, 일부만이 우울을 습관화한다. 어떻게 습관이 되는 걸까? …. 배신을 당하면 그 습관이 생기는 거야. 정답은 배신이었어.

🦊 나는 여기서 어떤 질문을 하게 되는 데.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역시 믿지 않는 것이 최선 아닐까 하는. 그러나 매번 배신이 두려워 믿지 않겠다고 몸부림쳐도, 결국 믿고 싶은 대로 믿어야지 그나마 숨쉴 틈이 생기는 것 아닌가. 배신에 익숙해질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 이것은 같은 말인가, 다른 말인가.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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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08 1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공쟝쟝님도 필립 로스 팬이군요 ^^ 여자 연구 끝낸 필립 로스라고 평가하시다니 ㅋ 전 필립 로스가 너무 남성(?)적이어서 이렇게 써도 돼? 이런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ㅎㅎ
주커먼 시리즈도 괘않지만 후반기 4부작(죽어가는 짐승 등) 정말 좋습니다~!!

공쟝쟝 2022-07-08 11:12   좋아요 2 | URL
팬 하기 싫었는 데. 매운맛 중심으로 찾아 읽으려고요.... 일단 <공산주의자...>만 읽었기 때문에 작가의 여성관에 대해서는 알았다고 보기 힘들지만... 전 읽는 내내 좀 복잡한 마음이 듭디다. 등장하는 남성 인물들의 깨달음(?)과 쾌락을 위해 수월하게 등장하고 또 사라지는 여자들이지만, 단 한 명도 개성 없지 않았어요.

히스테릭하 건 창녀 건 삶에서 터득한 고유한 욕망과 고유한 지혜를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어서 (저는 자신의 위로 받고 싶은 욕망을 투사 해서 자아 없는 여자들을 그리는 남자 작가들 작품이 역겨운데요... 로스의 여성들은 적어도 자아는 있습니다. 뒤틀려서 문제지 ㅋㅋㅋ) 이해가 갔고... 그녀들의 몸이 성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성의 몸이라는 것 빼고는(그것을 자원화 하고 있다는 지점?) 로스의 소설에 나오는 다른 남성 인물들과 똑같이 입체적이고 고약했어요. 그러니까 필립 로스가 여성혐오적이라기 보다는 필립 로스가 이해한 인간과 사회가 여성 혐오적인 거다?

게다가 이 책의 경우는 야하지 않았습니다. 야한 장면 없던 데? 있었나? 있었을 수도.. 그런데 안 야하게 느껴진걸로 봐서는... (이건 순전히 내 문제 일 수 있음..) 여튼 좀 더 생각해볼게요. 하.. 복잡한 마음이고요. 그래서 더 약올랐던 문장입니다.

˝사회에 반항하고 싶어? 그렇다면 내가 방법을 알려주지. 잘쓰면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만해. 본받는다 내가. 저거.

새파랑 2022-07-08 11:55   좋아요 2 | URL
야한걸 찾으신다면 <죽어가는 짐승> 추천합니다 ㅋ 필립 로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 평범하지 않은거 같아요. 다 공쟝쟝님 처럼 개성 넘칩니다~!!

공쟝쟝 2022-07-08 12:46   좋아요 2 | URL
공쟝쟝님 처럼…. 아 저번에 누구 보고 공쟝쟝님 처럼 이라고 또 해서 진짜 화났는 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나카레니나였낰ㅋㅋㅋㅋㅋㅋ 저 도덕적인 사람예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08 1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님은 이 책 읽으셨을 걸요?
필립 로스 매니아시잖아요.^^
저는 휴먼 스테인 1 권 조금 읽고, 애브리맨 단편 읽었었는데, 애브리맨 읽고 헉!! 했었던 기억이...굉장히 야한데, 읽고 나니까 인간 심리 묘사가 굉장히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들더이다. 이게 뭘까? 싶었죠.
이 책 단발님 극찬한 책 아녔던가요?
눈여겨 보곤 있었는데 공쟝님도 인정한 듯한 느낌이군요?^^

공쟝쟝 2022-07-08 11:14   좋아요 2 | URL
이거 진짜 대작이라... 두껍고 초반에 뭔가 장황해서 진입 장벽 힘들었는 데, 인물들에 공감하는 순간... 아 맞아 인간이 이래.. 인간이 이렇지.. 흑 인간이 이래요.. 이러면서 읽게 됩니다. (내 인간관 어쩔 것이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는 데.. 이 정도면 중간 맛이라고 해서 어디 한 번 보자 이러면서 더 읽어보려고요. 치명적인 미국 꼰대의 맛. 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08 17:02   좋아요 3 | URL
책나무님 / 단발머리는 이 책을 읽었답니다. 내가 무슨 책 읽었는지도 아는 세상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은 진짜 원더플 유니버스, 마이 파라다이스!! 전 필립 로스를 매우 애정하고 사랑합니다. 아, 간만에 한 권 읽어야겠네요.

쟝쟝님 / 로스는 읽으면 읽을수록 깔게 나옵니다. 치명적인 미국 꼰대의 맛, 맘껏 느끼시구요.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얼굴에 ‘나 유대인‘ 써있어요. 그 시대,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이민자로서의 시선, 어려움을 쪼금 생각해주시기 바라구요. 아, 로스 이야기하니까 왜케 신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9 00:12   좋아요 2 | URL
저 읽을 건데 필립로스를 사서 읽지는 않으려는 ㅋㅋㅋㅋㅋㅋㅋ 치졸한 복수계획 세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근데 이미 집에 두 권 있음ㅋㅋㅋ)

잠자냥 2022-07-08 1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필립 로스 <포트노이의 불평> 읽으면 확 싫어질 거야.
내가 코넬 싫어하는 수준으로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8 11:38   좋아요 3 | URL
아이코 그럼 정뗄때는 그거 읽고 당분간은 좀 즐기자 ㅋㅋㅋㅋ 휴먼스테인 아니면 네메시스 ㅋㅋㅋㅋ 고고싱 ㅋㅋㅋㅋㅋㅋ 그전에 죄와벌 봐야함 ㅋㅋㅋㅋ (행복하다 행복해 ㅋㅋㅋㅋ)
그리고 잠자냥님아 나 코넬 좋아해 ㅋㅋㅋㅋㅋ 잠자냥 바보!!!!

잠자냥 2022-07-08 11:48   좋아요 3 | URL
알아요! 쟝쟝이 코넬 좋아하는 거!
내가 코넬 싫어한다고 단발머리랑!!! ㅋㅋㅋㅋㅋㅋㅋ
나 바보 아님 오줌싸개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8 11:50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당발머리님은 포트노이의 불평이 최애 작품인 사람이야 ㅋㅋㅋ 인간이 이렇게 모순덩어리 라고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필립 로스는 대작가가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간 모순 절 정 단 발 머 리 !!

새파랑 2022-07-08 11:56   좋아요 3 | URL
<포트노이의 불평>은 정말 비추입니다 ㅋ

잠자냥 2022-07-08 12:40   좋아요 4 | URL
근데 단발머리 님 페미니스트임.......
나 그래서 내 안의 혼돈 뚜껑 열렸었음..
아...아니, 필립 로스를 그래요, 좋아할 수는 있지요, 그의 작품도 좋아할 수 있지요. 그런데!!! 다른 작품도 아니고 어떻게 <포트노이>가 최애가??!!! 코넬도 싫어(용서 못)하면서 어떻게?!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8 12:4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그쵸?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잘쓰면 됩니다 ㅋㅋㅋㅋ 잘쓰면 ㅋㅋㅋㅋ 아 필립 로스여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방법을 알려주지 잘쓰면 돼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화난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08 13:59   좋아요 5 | URL
저는 포트노이의 불평 재미도 없고 기억나는 것도 없거든요?(다시 읽어봐야겠어요) 근데 <휴먼스테인> 있잖아요. 이거 읽으면 필립 로스가 막 싫으면서 싫어할 수 없는.. 막 그런게 있어요. 쟝님이 말한것처럼 굳이 이따위로 페미니스트를 까야 했나 싶으면서도 또 그 여성의 마음도 막 손에 잡혀. 환장하겠다니까. 인간의 모순 이랄까 내면이랄까 이걸 기가 막히게 잘 그려요. 진짜 천잰가 싶을 만큼. 그래서 싫어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너무 싫어! 막 이렇게 할 수도 없고, 누가 좋아하는 작가냐고 물으면 거기에도 답할 수 없는 작가인데 그런데 작품들을 다 읽어보고 싶어요. 대환장 지점이라니까. 저는 휴먼스테인이 싫으면서 천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제가 필립 로스의 책 몇 권 읽으면서(에브리맨,울분,휴먼스테인,포트노이의 불평,죽어가는 짐승, 유령퇴장,네메시스) 감탄해서 무릎 꿇은 건 <네메시스> 였어요..... 하아- 어쩐지 분하지만.. 네메시스가 너무 좋아요 ㅠㅠ 단발님은 로스의 포트노이의 불평 좋아하시고 저는 네메시스.....

공쟝쟝 2022-07-08 15:10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분해하지마요! 다락방님은 잘쓰잖아요? 잘쓰면 돼요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저는 여자들 보라고 쓰는 데요ㅋㅋㅋㅋ 진짜 잘쓰는 글은 남자들도 보겠지요 ㅋㅋㅋ (그 지점에선 사람 눈 다 똑같음)ㅋㅋㅋㅋ 다락방님 글은 남자들도 볼걸요?ㅋㅋㅋㅋ 왜? 잘쓰니까 ㅋㅋㅋ 잘쓰면됩니닼ㅋㅋㅋㅋㅋㅋㅋ 그 지점에서 다락방님한테 좋아요 못누르면서 읽고 있는 남자들 많을 걸요ㅋㅋ?ㅋㅋㅋ 잘쓰세요 그럼 인정해드립니다.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08 16:52   좋아요 3 | URL
여러분~~~~~~~~
저 독서모임 언니님들 두 달만에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이런 아름다운 페이퍼가 올라왔다고 누가 알려줬어요.(진짜 찾아오는 서비스) 저 너무너무너무 읽고 싶은데 언니님들이랑 헤어지고 집에 뛰어와서 씻고 이제야 자리에 앉았어요. 필립 로스 이야기 나랑 할 사람 누구에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 필립 로스를 좋아해도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제게 필립 로스는 완벽한 길티 플레저이고 ㅋㅋㅋㅋㅋㅋ 페미니즘과 연관해서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요. 저는 2014년과 2015년에 그의 소설을 10권 정도 읽었습니다. 페미니즘 공부는 2015년 하반기에 시작했구요. 전, 필립 로스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읽었습니다. 지금은 물론 다른 감상이 나올 거라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애정합니다. 쟝쟝님이 뭘 몰라서 그러는데요 ㅋㅋㅋㅋㅋㅋ 저의 로스 최애작은 <유령 퇴장>입니다. 예전에 골드문트님이 안 써야 할 작품이라고 하셔서 제 맘을 아프게 하셨던 작품입니다. 코넬 미움으로 단결된 우리 마음.... 놓칠 수 없어요. 가지 마요, 잠자냥님!!

새파랑님 / <포트노이의 불평> 별로라 하신 마음 이해합니다. 저는 그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포트노이의 불평> 우리집 아이들 앉혀놓고 밥상머리에서 읽어줬던 거는 모르시지요? 로스는 그렇게도 읽힐 수 있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ㅋㅋㅋㅋㅋ (유대인) 부모의 사랑과 음식에 대한 강박이 제게는 정말 크나큰 충격과 기쁨이었거든요. 그나저나, 제 기억에 제가 필립 로스 매니아 2번째였고 로쟈님이 1번째인줄 알았는데, 저 3번째네요? 새파랑님이 1번째 마니아시더라구요? 언제 다 읽으신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 전 진짜 다락방님 댓글이 다 제 마음이라서 ㅋㅋㅋㅋㅋ 그냥 그대로 제 마음이에요. 로스가 극렬한 프로이트주의자라는 걸 최근에는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근데 심리를 파고드는 글솜씨와 문체... (사실 영어라 잘은 모르지만요) 천재의 반열이라고 생각합니다. 난데없이 저의 로스 순위표 놓고 가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령 퇴장 > 휴먼 스테인 > 포트노이의 불평 > 에브리맨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 네메시스 > 울분 > 굿바이, 콜럼버스 > 미국의 목가 > 죽어가는 짐승

공쟝쟝님 /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유령 퇴장>을 젤 좋아하고요. 위에 표 보니까 포트노이는 3위네요. 상당히 높은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쟝쟝님 페이퍼 읽는데 책 내용이 정말 가물가물해서 (2014년이니까 8년 전, 그 때의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음) 읽었나 싶기는 한데, 쟝쟝님의 페이퍼 읽는 것만으로도 넘넘 좋아요. 필립 로스 좀 더 읽어봐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7-08 18:59   좋아요 1 | URL
앗 ㅋ 단발머리님 <포트노이의 불평>을 읽어주셨다니 놀랍습니다 ㅋ 전 다른(?) 부분 때문에 좀 충격적이더라구요~!

전 <에브리맨>과 <휴먼스테인> 두 작품 꼽아봅니다~!!
제가 1번째 마니아라니 충격이네요 ㅎ 저는 필립 로스 열세권 읽은거 같습니다~!!

공쟝쟝 2022-07-09 00:09   좋아요 2 | URL
단발님이 <포트노이의 불평>을 보면서 사람마다 어두운 부분이 있는 데 단발님의 어두운 부분이라고 그걸 사주시려고 교보에 갔는데 절판이라 아쉬운대로 <공산주의>를 들려주셨지요.. 당연히 제일 좋아하는 책이 포트노이일줄 알았지 뭐예요? 팩트 정정 인정하겠스미다. // 필립 로스가 프로이트주의에 영향을 받았군요. 그렇다면 제가 크으-한 데에는 그 부분이 작용을 할 것도 같아요. 그런데, 저는 ‘경험‘요. 그가 만난 세상과 세상과 치고 박고 싸운 많은 남자들의 경험담. 그게 로스옹의 글 솜씨와 만난 부분이 분명있다 싶어요. 강렬한 체험은 강렬한 글을 쓸 수밖에 없게 하는 동력이 되죠. 여자들의 경험치가 더 넓어질 수록 좋은 글은 더 많이 나올거고, 그 때 즈음은 필립로스 따위 진짜 빠이짜이지엔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 했어요. 여자들이여, 모험과 여행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ㅋㅋ 뿅!

반유행열반인 2022-07-08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누가 새버스의 극장 읽고 리뷰를
잘 안 써줘서…거기야말로 빻음의 결정체 동서고금 통틀어 콩콩 빻음 그런데 또 그게 악한도 아니고 엄청 흔남 흔한 말년 맞이한 남성의 전형 같은 변태가 하나 나오는데…저는 필립 로스 아끼느라 몇 개 안 봤지만 그게 제일 매웠어요…저런 말년일까 매우 두렵고 ㅋㅋㅋㅋㅋㅋ공산주의자 모셔놓고 오래 안 봤는데 봐야겠네요 한 12월쯤….(6월 완독 도서 단 한 권 현우진의 뉴런1…얘도 개빻았는데 버티다 결국 메가스터디에 돈 갖다 바침…ㅋㅋㅋㅋㅋㅋㅋ왜 소설가도 심지어 강사 나부랭이도 특정 분야 우수한 애들은 콩콩 빻은 걸까요…)

공쟝쟝 2022-07-09 00:11   좋아요 3 | URL
세상이 빻았으니까요 ㅋㅋㅋ 세상에 적응 잘한 남자들일 수록 빻음이 체화되어있겠죠? ㅋㅋㅋ 냅둬요. 고쳐서 못써요. 나나 잘 고칩시다 ㅋㅋ (그래도 잘쓰는 건 부럽다.)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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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놔진짜 아놔 진짜 나 진짜 아 진짜 …. 필립 로스 …. 이 인간을 아는 자, 문학을 아는 자, 인생도 아는 자, 그러나 여자는 모르고저 한 자… 내 별 잘까드시고 다음 생엔 여자로 태어나서 글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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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7-07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로스옹 쟝쟝님의 별 4개 맛있게 까드시고 프란체스카 로스로 태어나 글 써주길 얍!! ☆.☆

공쟝쟝 2022-07-07 23:23   좋아요 3 | URL
정말.. 필립 로스는 남자만 사랑하네요… 부러운 악마적 재능입니다…

단발머리 2022-07-09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의 <사실들>이라는 자전적 에세이가 있어요. 이 사람이 얼마나 오만하냐. 자서전 이름이 ‘사실들‘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he Facts : A Novelist‘s Autobiography (1991)
거기 보면은 전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분이 아주 대단하신 분이라서 ㅋㅋㅋㅋㅋ <포트노이의 불평> 속 아버지, 어머니 캐릭터의 반반씩 나눠주심요 ㅋㅋㅋㅋㅋㅋㅋ 앗! 너무 TMI에요?

공쟝쟝 2022-07-09 00: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아오진짜 ㅋㅋㅋㅋ 미국꼰대 ㅋㅋㅋㅋㅋ 그래도 전 레이먼드 카버보단 필립로스 쪽이 살짝 더 좋은데 ㅋㅋㅋ 레이먼드 챈들러는 진짜 별로고요 ㅋㅋㅋㅋ아 뭐랄까 병약남 / 쌩마초남 / 차도남 중에 고르는 느낌인 데ㅋㅋㅋㅋ 일단 쌩마초 꼰대남이 읽기엔 제일 매력적…ㅋㅋㅋㅋ 카버는 징징이 ㅋㅋㅋ 챈들러는 좀 너무 지잘난 맛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