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여행+코로나 때문에 일 못해서 ㅜㅜ 바빠질 예정이라

주말 불태워서 만든 영상 업로드 합니다 (북플 눈팅은 계속 할 예정)



(영상이 안보인다면 링크)

유럽여행 브이로그 👉 https://youtu.be/DWMRmq1-6Y0



유럽여행에서 사온 책들 👉 https://youtu.be/5atbLlwjrgA


실은 아이폰이 꽉 차게 열심히 찍어 왔는데, 

외국 서점 구경 영상도 있는 데 ㅜ_ㅜ ....

특유의 완벽주의 돋기 시작하면 영원히 올릴 수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을 비우고 압축해서 만들었습니다!! 


재밌었음 좋겠네요... 재미없으면 시간 빼앗아서 미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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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28 2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불내 진동하는 영상 잘봤어요 쟝쟝님>.<
파리도 그렇지만 네덜란드 풍차며 이국적인 경치에 아무리 걸어도 질리지 않았을 듯합니다.
부장님과 함께한 쟝쟝님 모습도 너무 행복해보였어요!!ㅎㅎ

공쟝쟝 2022-08-28 21:24   좋아요 2 | URL
😌 정말 떠올리면 떠올릴 수록 그리워지는 여행입니다 ㅋㅋㅋ 불내 진 동 !!!

책읽는나무 2022-08-28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맥주병 넘 귀여워요 😍
근데 거품 많게 따르면 안되나요??
세계 맥주를 이딴식으로 따르다니..ㅋㅋㅋ
혼자 빵 터졌네요ㅋㅋㅋ
정말 하루 2만보, 3만보를 걸었기에 유럽 영상 많이 건질 수 있었던....그래서 덕분에 방구석에 앉아 편하게 영상 시청도 하고~^^
두 분의 허벅지와 엉근에게 경배를!!!!ㅋㅋㅋ
외국 책들 이뻐요. 저 며칠 전 루시 바턴 읽으려고 꺼냈다가 도로 꽂았었는데 읽어볼까? 생각했네요.
쟝님 최애 소설이라니???^^
여행내내 즐겁게 구경한 티가 납니다. 피곤한 티가 전혀 안나네요!!^^

공쟝쟝 2022-08-29 10:30   좋아요 2 | URL
ㅋㅋㅋ 제가 술을 잘못배워서ㅋㅋㅋ 감히 맥주님께 큰 잘못을 ㅋㅋㅋㅋ 모두 저처럼 루시바턴을 좋아하면 좋겠지만 감흥없는 분들도 있으실거예요 ㅋㅋㅋ 암튼 저는 너무 좋아해요😍

단발머리 2022-08-29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나도 와플 좋아하고 나 기도도 겁나 잘해요. 참고해 주세요.
2. 네덜란드 가면 주님한테 말씀드리고 잠깐 금주령 풀어달라 할까요? 맥주 맛나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센 강 저렇게 깨끗하다니.... 이럴 수가 ㅋㅋㅋㅋㅋㅋㅋㅋ

4. 제일 좋아하는 에세이 작가 캐롤라인 냅 아니었어요? 새 인생 열어주신 분인데요. 글고 솔닛 어려워요. 딱, 어려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9 23:12   좋아요 1 | URL
4. 아니에요. 절레절레. 캐럴라인 냅. 심지어 별 다섯주기도 싫었다고요.ㅋㅋㅋㅋ 저는 약간의 자기혐오가 있어서 저랑 너무 비슷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닛 어렵다고 하셨는 데, 맞습니다. 저는 어렵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저는 약간의 도전 의식이 생기는 어려운 텍스트가 좋습니다. 그런 책을 읽어야지 독서가로서의 자부심이 고양된다고나.....?
그런 의미에서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은.... 어렵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책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하하하. 아직 멀고도 가까운을 넘어서는 에세이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른 의미로 헝거가 있지만, 저는 멀고도 가까운 같은 책을 읽을 때 더 행복한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2-08-29 23:18   좋아요 1 | URL
어째요 ㅋㅋㅋㅋ 나도 솔닛 작품 중에 <멀고도 가까운>을 제일 좋아함요. 그 책 영어로도 있다는 ㅋㅋㅋㅋㅋ 난 어려웠음요

mini74 2022-08-30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시바턴 넘 에정하는 주인공 입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설정 완료 ㅎㅎ 브이로그 넘 좋아요 공쟝쟝님 골든버튼 갑시다 !! ㅎㅎ

공쟝쟝 2022-08-30 16:11   좋아요 1 | URL
꺄하하하 구독자님 💕😍😆 골드버튼이라니….. 그렇게까지 알려지고 싶진 않아요 ㅋㅋㅋㅋ 다만 돈은 되면 좋다!!!

건수하 2022-09-01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he cat does not offer services. The cat offers itself.

꺄아- 책갈피도 예쁘고, 이 문구 너무 좋아요.

건수하 2022-09-01 14:50   좋아요 1 | URL
우와 저 병따개 처음부터 뭐지 궁금했는데. 예쁘기도 하고 편하네요!

공쟝쟝 2022-09-02 07:47   좋아요 1 | URL
별게 다 있는 나란 여자 ㅋㅋㅋ (맥주에 진심…)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교양으로 읽는 마약 세계사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음악은 정말 국가가 허락한 마약이었어….;;; 맛깔스럽게 써낸 마약의 세계사(?) 사회사(?), 그리고 결론은 역시… 나의 네덜란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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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8-25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칸트들한테 혼난다~~~~~~~~~

공쟝쟝 2022-08-25 23:53   좋아요 1 | URL
전 음악을 듣습니다 ㅋㅋㅋㅋ 언젠가는 네덜란드에서 살아야해서 ㅋㅋㅋ 미리미리 준비…? (응?)
 
더 볼수록 더 보이지 않는 세계
멈추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나도 주장과 근거가 맞물려 있는 글을 쓸 줄 알았다. (어쩌면 그런 게 더 쓰기 쉬웠다) 그러나 서재의 달인 뺏지도 벌써 4개 째... 이제와 나의 독후감이란 갱장히 사적(?)임을 추구하고 있어서 (일기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나 일기 너무 잘쓰지 않나요? ㅋㅋㅋㅋㅋ) 잠자냥님과 같은 알찬 리뷰 기대하고 오신 분들이 제 리뷰 읽고서 얘는 왜 여따대고 이런 소리를 한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소재삼아 나의 심각한 사상(?ㅋㅋㅋㅋ 저는 언제나 심각합니다)을 펼치는 이야기를 써대는 것이 넘나뤼 재밌고... 


그러다보니 이번에 리뷰 대회 참여하면서 글을 예전처럼 단정하게(설계하고?)... 쓸 수 없어졌다는 걸 알고야 말았다. 나는 그야 말로 *의식의 흐름...* 대로 쓰는데... 쓰면서 아 내가 이렇게 생각했네? 이거 발견하는 거 너무 재밌거든. 이번에도 "왤케 독후감 안써진대?" 끙끙 대다가 (괄호를 쳐대 면서 일케 사족을 붙이자) 한방에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해 버렸음.  


그리고 더 확실해졌는 데, 좋아하면 괴롭히는 거 나 특징인가바. 좋아하는 여자애들 고무줄 끊고 도망가는 거 극혐!!이라고 하면서, 왜, 나는 왜, 좋아하는 아니, 신경쓰이는 등장 인물이나 저자(예를 들면 푸코)들을 괴롭히고 싶은가. 이건 뭐지? 이거 뭔가요? 나 왜 이래? 나 왜 이렇게 멘탈이 한남스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나 좀 말려줘, 아니 당분간은 말리지 말아봐ㅋㅋㅋㅋ 내가 어디까지 가나 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지난 리뷰(https://blog.aladin.co.kr/jyang0202/13858760)에서 사실 소설 속 하이젠베르크를 너무도 조롱하고 싶었는 데ㅋㅋㅋ 그래도 명색이 알라딘이 적립금 좀 많이 걸고 드디어 *모처럼(사실 처음으로) 내가 읽은 소설 책*을 독후감 대회로 내주셨는 데, 그걸 도전하면서 평소처럼 “하이젠베르크 이 자식 똥쌌어~”이럴 순 없잖아요? ㅋㅋ🤣🤣🤣🤣 그래서 못썼는데 정말인지 너무 쓰고 싶어서 이거 쓰는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하여 저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들아,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할 것인가,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똥을 쌀 것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ㅋㅋㅋㅋ?!! 이거 좀 심오하다니깐요? 왜냐면 우리는 손 까딱하면 하룻밤 사이에 셀럽이 될 수 도 있는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 않겠습니까?




예시 - 하룻밤 사이에 서초동 현자가 된 사나이 (나도 여서동 현자가 꿈임)


대천재로 인류사에 남을 업적을 쌓는 사람. 혹은 얼굴 천재로서 일거수일투족을 보여주는 것이 인류의 정신 건강에 이득이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하에 지저분한 사생활이 폭로되는 연예인(나는 조니뎁의 발기부전 따위 알고 싶지 않았다)들. 사실 꼭 대단한 사람 아니더라도 누구 하나 맘먹고 악의적으로 결심(?)만 하면 똥싸는 모습도 생중계 될 수 있는 그런 세상이라고요. 지금 세상이. 그러니까 여러분 부디 재능을 조심해. 자신의 천재성을 숨겨. 너무 드러내지 말라구!!!!! 그것도 아니면 대놓고 드러내서 명예 따위는 상관없을 정도로 수치심을 방어할 만큼의 많은 돈을 벌자. 하하하하하. 


아무튼, 이 소설은 제 아무리 '심장의 심장'을 발견하는 수학의 대천재라도 사회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으며(그로텐디크), 남 부러울 것 없는 부잣집 프랑스 공작이라도 인정욕구를 버리지 못한다면ㅋㅋㅋ 아인슈타인과 같은 더 노련한 천재들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며(드 브로이), 재능 많은 소녀에게 욕정을 참을 수 없는 슈뢰딩거가 나온다?!!! (앞으로 저에게 슈뢰딩거는 어불성설 고양이가 아니라 추잡스러운 사생활을 지닌 과학자로 기억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불확정성의 원리를 정식화 하기 위해 사춘기도 아닌데.....몽정....을 하고.... 자위를 참는... 하이젠베르크가 나오는데요....


저는 감히 그가 *자위를 참았기 때문에* 불확정성 원리를 정식화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35)하지만 자위만은 참았다. 몸의 모든 정력을 연구에 쏟을 수 있도록 간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언제나 우리는 여분의 힘(!)을 남겨 놓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벵하민 라바투트는 슈뢰딩거와 하이젠베르크의 성욕을 대하는 자세를 통해 (응?) 진정한 천재(ㅋㅋㅋㅋ)로 가는 길의 고단함(_-_)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 그런게냐? 왜 그런거냐. 굳이 왜 그렇게 써야만 했냐? 그런데 그래서 다행이다. 만약에 반대였으면 좀 하이젠베르크 너무 다 가진 자 같을 거 같아. 대천재의 삶에도 부족한 지점이 있어야쥬, 그렇지 않겠어요? 


그래서 또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욕을 (섹스만 참는게 아니라 자위까지) 참고서 아인슈타인을 이겨볼래(하이젠베르크)? 아니면 즐길거 다 즐긴 반(半)천재(슈뢰딩거ㅋㅋ)가 될래? 하이젠베르크도 슈뢰딩거도 될 수 없는데 성욕도 그냥 한 번 참아볼래?(는 나다. 난가?)....... 그냥 참아지는 걸로 봐서 나는 무성욕자다. 이걸 왜 이렇게 쓰고 있냐. 그리고 나는 내가 이걸 써야 잠자냥이 좋아할 걸 안다. 내 성생활을 나보다 더 응원하는 잠자냥, 읽고 있죠? 아무튼 내가 돼서 좋은 점은.... 하이젠베르크도 슈뢰딩거도 아인슈타인도 깔 수 있다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말곤 없음, 돈도 명예도 사랑도 없음ㅋㅋㅋㅋㅋ


무튼 벵하민 라바투트는 대학자들의 위대한 발견에 '환각, 꿈과 같은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한다. (그래서 이들은 몽정을 자꾸 한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지만 난 몽정 안 해봐서 증맬로 모르겠다.) 그런데 전혀 틀린 건 좀 또 아닌 게, 내 생각에 나는 꿈꿀 때 제일 똑똑한 것 같다. 분명히 잠자는 동안에 꿈 꾸는 동안에 우리의 무의식은 무슨 일을 하는 것 같다. 때문에 시각적, 혹은 기존의 과학적 방법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원자들의 운동원리를 마치 꿈꾸듯 환각적인 상황 묘사를 통해서 그림 그리듯 스케치한 부분도 난 갠적으로 좋았다.  


이거 처음으로 한글에 a4키고 두다다닥 쓰고 있는데, 세상에 이렇게 쓰니까 이렇게 쉽게 a4 용지 한장 넘기는 거였어? 그그렇다, 인간 정신의 한계와 아원자의 세계 따위, 인간의 이해능력과 인류를 망칠 수 있는 능력 따위, 사실 내 글쓰기에 중요하지 않았던 거다. 


나에게 중요한 건........................... 이런 찌끄래기 글로라도 위대한 이과형 수학, 물리 천재들을 괜히 한,번, 조롱해보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들을 조롱하기 위해 이번 생에서 나는 천재를 포기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여러분, (혹시 오해하실까봐) 이 것은 소설, 픽션입니다. ㅋㅋㅋㅋㅋ 슈뢰딩거의 사생활 따위 내가 알게 뭐람? 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냥 지적질 한번 해주는 거지 뭐. 가뿐하게 A4 두장 꽉꽉 채워 쓰고 비하인드 독후감 마무리하는 이시점에서 갑자기 정희진 샘 문장 하나 인용해오는 걸로 나의 고약함을 정당화하겠슴돠. 


“(84) 대중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정치인, 학자, 예술가들의 인간성이 그가 이룬 성취와 비례한지 아닌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인간성은 수많은 요소로 이루어진 개념이기 때문이다. 아내를 학대했는지(톨스토이), 남의 업적을 가로챘는지(아인슈타인), 성차별을 일삼았는지(레닌), 자기 만을 지식인이라고 생각했는지(푸코), 비열한 연애로 상대에게 고통을 주었는지, 권모술수를 부렸는지, 표리부동했는지, 부동산 투기를 일삼았는지……. 거의 대부분 '위대한 서양인'들은 제국주의자들이다. 성폭력범은 너무 흔해서 이 논의에서 제외한다.” - 정희진,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마지막 공책에서 슈바르츠실트는 어느 물체이든 그 물질을 충분히 제한된 공간 속에 압축하면 특이점이 생길 수 있음을 추론해냈다. 태양은 3킬로미터, 지구는 8밀리미터, 평균적 인체의 질량은0.000000000000000000000001센티미터로 압축하면 된다.
그의 공식에서 예측되는 공허 속에서 우주의 기본 매개변수들은 성질이 뒤바뀌었다. 공간은 시간처럼 흘렀고 시간은 공간처럼 늘어났다. 이 왜곡은 인과 법칙을 바꿨다. 슈바르츠실트는 가상의 여행자가 이 텅 빈 구간을 지나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미래로 부터 빛과 정보를 받아 아직 일어나지않은 사건들을 볼 수 있으리라고 추론했다.
🤔 나는 커서 뭐가 되나 했는 데, 그냥 작아져서 블랙홀이 되는 방법도 있겠다 싶어졌다. - P68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자 아예 삭발을 했는데, 머리통은 완벽한 달걀꼴이었다. 사진 속의 그는미셸 푸코와 일란성 쌍둥이처럼 보인다.
유능한 권투 선수였고 베토벤의 후기 4중주곡과 바흐에 열광했으며 자연을 사랑했고 "태양과 생명으로 가득한, 자그맣고 나이 많은 올리브나무를 존경했지만, 수학을 비롯한이 세상 무엇보다 더 몰두한 것은 글쓰기였다. 그의 글은 광기의 경계에 놓여 있었다. 그가 어찌나 열정적으로 썼던지원고 여기저기에 연필심이 종이를 뚫은 자국이 남았다. 계산을 할 때면 공책에 방정식을 쓴 다음 거듭거듭 겹쳐 썼는데, 급기야 각각의 기호가 하도 굵어져서 알아보지 못할 지경이되었다. 그는 흑연을 종이에 긁는 신체적 쾌감에 사로잡혔다.
🤔 푸코 니가 왜 여기서 나와?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반갑다 - P90

섬의 붉은 흙에 발을 디뎠을 땐 어찌나 괴로웠던지, 양자 세계의 신비를 풀겠노라 결심한 뒤로 자신을 괴롭힌 온갖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장 신속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떠올리며 머리 위로 70미터 이상 솟은 가파른 절벽에 눈길을 주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써야 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이 부분 웃긴 데 또 나만 웃기겠지 ㅋㅋㅋ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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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8-22 2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외전 리뷰 대회 1등이다. 쟝쟝니아 울프, 의식의 흐름 일기는 끝장이여

공쟝쟝 2022-08-22 22:02   좋아요 3 | URL
리뷰의 리뷰 대회 같은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없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런 수다 떨고 싶었는 데... 다들 너무 양자역학에 진심인 독후감들이 올라와서....ㅋㅋㅋㅋㅋㅋㅋ 난 계속 묻고 싶었다. 여러분, 저만 이 소설의 이런 포인트가 웃겼나요? 나만 웃겼어? 나만?ㅋㅋㅋㅋ

잠자냥 2022-08-22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나도 슈뢰딩거 이제 고양이보다 그놈의 성욕만땅으로 생각날 거 같음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22:04   좋아요 3 | URL
하민씨........ 개인적으로 슈뢰딩거 안좋아하는 게 틀림없다ㅋㅋㅋㅋㅋㅋ 진짜 비호감으로 써놓음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8-22 2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또 쓰셨나 했더니 몹시 답답하셨군요 ㅎㅎ

공쟝쟝 2022-08-22 22:10   좋아요 3 | URL
네, 하이젠베르크 놀리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요......................

mini74 2022-08-22 22: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전 이 글이 더 좋죠 ㅎㅎㅎ

공쟝쟝 2022-08-22 22:41   좋아요 2 | URL
미니님을 심사위원으로….

잠자냥 2022-08-22 2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또 읽으러 옴. ㅋㅋㅋㅋㅋㅋㅋ 몽정자 하이젠베르킄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23:25   좋아요 1 | URL
100년 넘게 반증불가한 물리법칙 만들려면 몽정도 하고 똥도 지리고 자위도 참고 그래야하는 거다. 남자의 몸이란 참, 갑갑도 하지. 하이젠베르크 이 훌륭한 자식…

잠자냥 2022-08-22 2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니아 울프의 S-life를 응원합니다. S-life도 mbti대로 하지 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23:27   좋아요 2 | URL
mbti 에서 극 n(직관)인 제가 s(감각)을 더 연마하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놔 난 왤케 똑똑한거지?)

잠자냥 2022-08-22 23:37   좋아요 1 | URL
아니 난 I랑 J에 중점을 두고 말한 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23:42   좋아요 2 | URL
거미가 부릅니다. 혼자만 하는 사랑....
이번 생에서 전 혼자만 하는 사랑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I와 J에겐 혼자서 하는 사랑이 짱임.

새파랑 2022-08-26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책 리뷰대회 하는가보네요. 공쟝쟝님이 1등 하시면 좋겠습니다. 무성욕자(?)의 일기를 가장한 명품 리뷰네요 ^^

공쟝쟝 2022-08-26 16:36   좋아요 2 | URL
푸하하하 리뷰대회 끝나고 후기올린거예영 ㅋㅋㅋ 이 소설 좋아요 파랑님 ㅋㅋㅋ 그리고 무성욕자…를 가장한 ㅋㅋㅋ 것은 맞습니다 ㅋㅋㅋ 꿰뚫어보시기는 ㅋㅋㅋ

단발머리 2022-08-29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잘 썼어요, 진짜. 갱장히, 갱장히 치밀하고 냉소적이고 유쾌하고 지적이다. 이런 글이 1등 받아야 하는데요.
1등 안 되면 2등이라도.....

공쟝쟝 2022-08-29 23:17   좋아요 1 | URL
20세기 이후의 담론들 말예요... (물고기도 그렇고요) 어떤 앎들은 폐기가 마땅하다는 것을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소설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이제는 이해하길 멈출 때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잠자냥님의 백자평이 더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았다능.
 

“이 사람, 독서가인건 알았지만 음악에도 조예 깊을 줄은… 역시 영화 감독은 천재들이나 하는 건 가봐. 재수없어.”
은 박찬욱 책을 읽다가 말고 나의 투덜댐이다.




코로나19와 헤어진 기념으로 동생네 집 놀러갔더니, <헤어질 결심> 각본집 예약 구매에 딸려온 엽서 들을 자랑하던 동생 버섯(<출발 비디오 여행>과 <방구석 1열>의 간극이 바로 한국의 영화/예능의 연출력 성취임을 꿰뚫어 보는 자매들과 영화 만큼은 취향이 비슷하다)이 <박찬욱의 몽타주>를 읽어보라고 손에 쥐어주었다. 2천년대의 박찬욱과 복수 시리즈에 대한 인터뷰를 읽으면서 노트북으로 열심히 박찬욱 영화 돌려보던 이야기를 했다. 동생이 말했다. “아, 언니는 박찬욱 좋아했구나. 나 무서워서 박찬욱은 못봤는 데, 책 읽고 나니까 몇 작품은 찾아서 봐야겠다 싶더라고.” 내가 뭘 이해해서 봤겠냐. 그냥 신하균 팬이어서 봤던 거지. 근데 그 신하균을 <박쥐>에서 그렇게 쓸 줄야. <올드보이>만큼 <박쥐>를 좋아할 수도 있었지만 내게서 신하균을 심하게 뺏어갔으므로 <아가씨>가 개봉할 때 까지 꽤… 오랫동안 박찬욱을 미워했다는 그런 이야길 했다.

‘박찬욱vs봉준호’라는 은근한 라이벌 구도에서 자매들은 흔쾌히 봉준호에 손을 들었고 나 역시 그랬다. <괴물> 괴물 때문였다. 정확히는 괴물, 괴물 부터 였다. 그리고 괴물, 괴물까지였나? (괴물 이후로는… 사실 잘 모르겠어…) 무튼 20대의 난 <공동경비구역 JSA>와 <올드보이>를 너무 좋아해서 꾸준히 박찬욱 파였다. 하지만 <괴물>이 인생 영화가 되어버렸기 땜에 결국 봉준호로 돌아섰고, <아가씨>와 <기생충> 사이에서 좀 흔들렸다가, 마침내 <헤,결>을 보았고, bye 봉준호여… 저는 이제 확고한 “박찬욱”입니다.

근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원래부터 박찬욱이었던 것 같아. 이거 어쩐지 사회학과(봉준호)와 철학과(박찬욱)의 싸움 같지 않냐? 아… 결국 돌아 돌아 나는 철학과를 선택할 운명이었던 겐가(예, 제가 찾아보기 어렵다는… 부전공을 철학으로 한 경영학과 생입니다. 어쩌면 이 정체성야 말로 나의 형용모순을 설명해주는 가장 적절한 메타포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둘러 본 버섯의 책장은 각종 사회학 서적들이 난립 되어 있었다. 세상엔 문제가 참 많아, 그렇지? 나는 갑자기 아침에 발로 쓰윽 밀어놓고 나온 알라딘 택배 봉지가 떠올랐다. 집에 택배 뜯으러 가야겠어. 언니, 갑자기? 내 (페미니즘) 철학책들이 그리워졌어.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 휴먼>이 봉지 안에서 숨죽여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김은주, 페미니즘 철학 입문, 철학… 난 왜 철학이 좋은 걸까.


봉준호와 박찬욱 - 사회학과 철학. 여기에 동생과 나의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번뜩 했다. 몇 년 전 언젠가 버섯의 책장을 보면서 ‘너는 아직 세상이 궁금한가 보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아직*이라는 단어가 목에 콱 걸렸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종으로 횡으로 전시하고 있는 동생의 책장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같다. 그때 나는 심리학에 심취(?)해 있었고, 인간과 사회에 환멸을 느끼는 중이었다. 나 자신도 이렇게 모르는 데, 세상을 어떻게 알아. 사회학책들을 해결을 기다리는 문제들로 느꼈던가. 어쨌든 버섯은 열렬히 그런 책(?)들을 사 모으고 읽고 있었다. 나는 ‘아직’ 궁금한 대상으로 세상을 대하는 동생이 신기했다. 그는 최근 흥미를 느끼게 된 한국의 SF 소설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거기에도 어떤 사회학(?)의 격자가 느껴져서 난 좀 버섯이 기특했다. 


너는 ‘여전히’, ‘세상’이 궁금하구나?

동생은 내가 추천했던 소설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했는데… 대답을 궁리하면서 작년부터 내가 왜 철학 책 모으기에 (읽지는 않는다ㅋㅋ 모은다ㅋㅋ) 진심이 되었는 지 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이브하게 표현하면, 나는 나 자신과 세상을 포함해서 그 것들을 하나로 좀 꿰는 원리를 발견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처럼, 흩어지고 무너지고 깨어져 나가기만 하는 것들(황망하신 중에 죄송합니다만 혹시 패턴 아십니까?ㅋㅋㅋ)안에서 그래도 붙잡아 볼 수 있는 원리나 의미를 다시 복구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요 몇년 간 나는. 일과, 관계와, 사랑을 —어쩌면 인생관 비슷한 것을— 몽땅 다 잃은 상태였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건 불안하고 싶지 않다는 말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글들에서도 좀 느껴진다. 단일한? 단일한. 원리? 원리. 다시 복구되고 싶은 욕심.

그렇지만 — 붕괴,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다. 나는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허기가 져 국밥을 먹다가 엉엉 울었었다. 이제는 그냥 관리하면서 살아가야 해. 깨어진 그것들을 한쪽에 비질해서 치워두고 안 밟게 조심 조심. 가끔 발바닥에 조각들이 밟히면 아플 때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한번 더 청소기 돌리는 거 밖에. 그래도 그렇게 살면 돼. 그러면 된다.

상처 없는 삶으로의 복구는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남은 삶 이나마 잘 건져 올리기 위한. 뒤통수 맞지 않는 인생을 위한 방법, 같은 거, 어떤 변하지 않는 원칙(돈? 부동산? 건강?…)을 찾고 싶었다. 그러니까 단일한, 단일한 원리. 철학.

아무튼 나는 가방을 싸서 나가려다 말고 엊그제 두 번 읽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이야기를 떠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둘 다 문과이지만 문학 앞에서는 어쩐지 겸연쩍어지는 사회학, 철학 대충… 산문(?)파 인 것 이고 (심지어 내 유튜브 알고리즘은 무한한 자기 계발 루트를 반복하고 있다.) 이건 다시 돌아돌아 박찬욱의 재섭씀으로 통하는 원리(?)일지도 모르는 데, 그가 사랑하는 문학, 음악, 사진을 비롯한 미적인 안목, 즉 영화 감독에게 필요한 자질(🤔) 같은 거엔 천재성 + 분명 계급이 껴있다. 계급이라고 까지 말하면 박찬욱이 섭섭할 일이니, 대충 여유로움이라고 말해두자. 난 그게 느껴지면 괜히 심통나더라.

내가 재밌고, 내가 매료되고, 내가 궁금하고, 내가 심통나는 그 부분 어딘가에… 아름다운 것을 즐길 줄 아는 감각에 대한 열등감이 있다고 동생에게 만큼은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편이다. 그건 얼마 전에 읽은 나폴리 시리즈 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 빈민가 출신 레누가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들과도 비슷하게 연결되어 있고, 책으로 말하는 것이 편하니까… 책으로 좀 더 이야기하자면. <그림과 그림자>




나의 자매들은 오래 전 부터 김혜리 기자님이 하는 팟캐스트 <필름클럽> 애청자로 동생들 권유로 나도 듣곤한다. 사실 나는 책이건 영화 건 스포일러 당하는 것을 좀 별나게 싫어하는 편이라 본 영화, 본 책을 중심으로 골라 듣는 데, 김혜리 기자님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기자님의 책을 사서 본 영화를 중심으로 골라 읽기 시작했고… 그 영화 목록을 지도 삼아 영화를 볼 때도 있다. 한참 기자님께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을 느끼던 어느 날 우연히... 그림 산문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저는 <그림과 그림자>를 읽게 되고 마는 데. …그게 벌써 5~6년 전 쯤이다… 아, 나는 아름다운 그이의 영화 평론이, 미술관과 전시회를 배회(?)하던 젊은 시절 + 어린 시절의 그림(미술)을 공부하던 경험과 맞닿아 있다는 걸 새삼 책에서 알아차리고 크게(!) 상심해버린 것이다.

그거 아냐? 절대 따라 갈 수 없는 것 같은 문화적 박탈감…? 응? 알쥐, 알쥐. 난 고흐를 좋아하지만, 고흐를 좋아하는 게 챙피 할 때가 있어. 고흐는 다 알잖아. 그리고 그림이 뭘 말하는 건지도 딱 알 것 같잖아? 응, 그렇지. 그래서 사실 좋은 건데….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걸 나도 좋아하는 게 싫은 게 아니야. 나의 뭉툭하고 대중적인 미적 감각(?)이 예술을 향유 해 본 경험이 없다는 데에서 나온 어떤 없음의 발로인 건데… 이제는 내가 나이도 먹고 돈도 버니까 대충 좋은 게 뭔지 알 수가 있어졌어, 취향이라는 게 생겨간단 말야? 그런데… 누구는 그걸 아직 말랑말랑한 어릴 때 이미 다 보고, 들어 본 거야. 응. 그래서 괜히 위축될 때가 있어. 나는 다 커서 알게 되니까, 거기에 언어(글씨, 말)가 생겨야만 아 그래서 이게 좋은 거구나 알겠는 데, (계속 평론집 같은 걸 찾아 읽게 됨) 누군가는 그냥 말이 필요없이 크으-하는 어떤 안목이 이미 내재되어 있는 거지. 거기엔. 어린 시절 말이 아직 안 발달 되었을 때 느낀 것들이 있는 걸까나? 난 내 출신 성분(?)이 쪽팔린 적은 없는 데, 내가 아름다운 것을 잘 느낄 줄 모를 때. 아예 그 부분이 발달이 안되었구나를 알겠을 때, 난 그때, 그렇게 배알이 꼬인다? 그건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 부럽다에는 어느 정도 내가 따라가고 싶다 이런 게 있는 데, 부러움까지도 이미 원천 봉쇄된 느낌…?!?

어쨌든 이에 관한 깊은 빡침(?)의 사연들은 나보다는 동생이 더 많다. 난 현실에서 타고난 듯한 고급진 취향을 지닌 또래 인간을 직접 만나본 적(?)은 뭐 없지만, 동생은 종종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고 이젠 득도한 상태다. 야, 니들이 C.J감성을 알아? 우리들이 왜 봉준호(<괴물>, <기생충>)를 좋아하겠냐? 지금은 <헤어질 결심>을 좋아하는 나지만 인생 가장 많이 운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랑 <신과 함께>인 이 몸이시다~!!! 우는 내가 수치스럽기도 전에 이미 울고 있다!!! 울다가 현타오는 그 맘을 니들이 알아? 😔….

아무튼 그래서 박찬욱이 책에서 음악 이야기하는 데, 오후 내내 동생 차에서 조PD의 <친구여>를 듣고, 휘성 1집을 따라 부르다가… 왔기로 설라무네 글씨로된 예술 영화랑 음악, 클래식 이야기 읽다보니 맘이 뚱해졌다. 그래도 맘이 뚱해졌다는 거지 박찬욱 감독님, 김혜리 기자님 좋아합니다. 그 미감이 부럽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그런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어 내시는 거겠죠? 흑, 저는 이번 생에서는 안되는 거…ㅠㅠ

다시 돌아와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말이다. 나는 이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도 좀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리고 박찬욱-김혜리-사회학-철학-이야기를 하다가 천상 문과인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인 이과 중에서도 *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좀 더 추측하면서 더 떠들었다. 물론 그 사람들은 천재니까, 이렇게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거기서 사유는 멈추지.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길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ㅋㅋㅋㅋ 걔들은 왜 천재인데 나는 왜 천재가 아닌가에 대해서. 이해해보자.



- 그러니까 그 사람들(물리학자)은 숫자가, 어떤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의 단일한(ㅋㅋㅋ) 원리가, 아름다운 거잖아 그렇지?
- 그게 어떻게 아름다울 수가 있냐고.
- 난 이 책 보니까 좀 알 것 같아졌다? 이 책에서 슈바르트실츠가 블랙홀을 자기가 계산해 낸 다음에 멘탈이 붕괴 되거든? 근데 나도 초딩 때, 블랙홀을 처음 알았을 때 비슷하게 멘탈이 붕괴(?) 됐던 거 같거든. 그게 기억났어. 시공간이 오그라든대 잖아. 블랙홀이 뭔가 무서우면서도 아득하면서 아름답게 느껴지는 거야. 걔가 안내하는 개념이 너무 이상하잖아. 근데 그걸 상상하면 두렵지만 신기하고 오묘하고. 그런 감각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도 있는 거잖아. 사실은 그게 찐의 아름다움인 거 쥐.

우리는 시골 본가에 있는 나에게 블랙홀을 알려준 웅진에서 나온 어린이 과학 백과(?) 전집 이야기를 했다. 동생도 물리학까지는 모르지만 천문학에 관해서라면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것 같다고 했다. 그 책에서 혜성, 혜성을 알았을 때 너무 좋았다고 했다.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혜성 편만 닳아지도록 봤다고. 언니, 우주가 아름답다는 것은 밤하늘을 아는 인간이라면 직관적으로 모두 알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그 시점에서 나는 뜬금없이 동생에게 네덜란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 암스테르담에서 와인 마시면서 스테이크를 써는 데(ㅋㅋㅋㅋㅋ), 옆에는 운하가 흐르고, 대학교가 있고, 노을은 퍼지고, 내 맘은 평안하기 이를 데 없고,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좋은 데… 그런데 우리 옆 테이블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면서 저녁 식사를 하는 그림 같은 백인 가족이 있는 거야. 저 가족은 분명히 천체 물리학이나 양자 역학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이런 이상한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를 친구랑 했다고. (벵하민 라바투트 네덜란드 로테르담 출신 임ㅋㅋ) 이렇게 아름다운 환경에서 산다면… 세계가 아름답다는 것을 정확하게 느낀 사람이, 그렇게 해도 되는 조건이고, 재능과 두뇌까지 있다면, 아름다움의 원리를 찾고 싶어서 물리학 공부가 하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다고.

동생과 나눈 긴 수다의 결론은 그거였다.
요는 잘사는 거다.
마음이 넉넉하고 여유로워야 아름다움이 뭔지도 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게 아름다우니까 거기에 계속 머무르고 싶은 거잖아. 그 아름다움의 원리를 연구하면서 더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거고. 그걸 반복하면서 더 행복해지는 거고. 근데… 그건 아름다움에 조금이라도 머무를 수 있는 사람, 머물러 본 사람들에 해당하는 이야기고. 사는 게 복잡스럽고 인생에 태클이 많으면, 아름다운 거를 더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저 인간은 왜 저렇게 생겨 먹었나, 이 사회는 왜 저런 것들을(?) 양산하나, 인간,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 인간은 대체 왜 사나, 왜 사나… 그런데 또 나는 왜 사는가, 왜, 왜, 왜 세상은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가!!!!!!!!!! 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계급과 구조에 더 천착하게 되는 것 같아.

- 혹시, 너 주변에 이과 친구 있냐? 물리학 연구하는 사람 본 적 있어?
- 당연히!!!! 없지.
- 아, 우리의 가설이 맞아 떨어지려면 물리학 연구자가 있어야 하는데…
- 웅. 없어. 그러니까 우리 책장이 이 모냥인 건. 인생에 태클이 많아서였다는 거?
- 아마도?! 근데 내가 이번에 독후감 대회 참여(?)하면서 느낀  건데… 한국 사람들 생각보다 양자역학에 진심이더라고 ㅋㅋㅋㅋ 나도 김상욱 아저씨 에세이 읽고 막 그랬거덩. 아마도 알쓸신잡이 큰 이유겠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좀 느낀 게. 우리 나라도 인제 좀 살 만해졌다는 증거 아닐까? ㅋㅋㅋㅋ
- 오. 그,럴,지도.
- 그래서 소설도 SF가 많이 나오나?
- 아, 그건 현생이 혐생이라…



(사진은 단발님 요청에 의한 네덜란드 사진. 암스사진은 없고 벵하민 라바투트씨가 태어난 로테르담 임ㅋㅋㅋ 저런 거 보고 살면 그런 거(?) 쓸 수 있나봐요... 자연, 인간 조화롭게 살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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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21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봉준호와 박찬욱
가릴수 없어요. 둘다 너무 좋아. ㅎㅎ
저는 그냥 둘다 사랑할래요. 요즘은 남편도 여럿 가진다는데 영화감독 둘 사랑하는것쯤이야..... ㅎㅎ
주변에 물리학 전공자 있어도 별 소용이 없어요. 뭐 물어볼수는 있는데 대답해주는걸 알아들을수가 없어요. ㅋㅋㅋㅋ
그런 주제에 저는 SF는 또 좋아요. 이러니 인간은 모순된 존재. 지금 읽고싶은거 하고 싶은거 그게 나이니라 하면서 살면 안될까요?

공쟝쟝 2022-08-21 15:13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바람둥이!! ㅋㅋㅋㅋ 남편을 누가 여럿가져요? 왜 때문에 그런 고행을 자처하는가요? ㅋㅋㅋㅋ
읽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걷고 싶은 거 다 하세요 😆 제가 허합니다!! ㅋㅋㅋ

바람돌이 2022-08-21 22:16   좋아요 1 | URL
요즘 폴리아모리라는거 있지 않나요? 한국에서는 중혼이 안되니까 연인관계라고 하긴 하던데.... 전 처음 들었을 때 이 세상에 진짜 부지런한 사람이 많구나 했거든요. 단발머리님 말처럼 하나도 귀찮아 죽겠구만 하면서 말이죠. ㅎㅎ

단발머리 2022-08-21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 항상 박찬욱 보다 봉준호였고요. <친절한 금자씨>랑 <괴물>밖에 안 봤지만요. 근데 이번에 박찬욱으로 막 전진전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어질 결심 천세만세 만만세!!!

˝누군가는 그냥 말이 필요없이 크으-하는 어떤 안목이 내재˝되어 있다는 게 난 별로 부럽지는 않은데 왜냐하면 지금 그 좋은 거를 갖다줘도 나는 ‘크흐‘ 하지 않거든요. 그 좋은 것을 어렸을 때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런 안목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좋은 것을 일찍 가진다는 게 반드시 좋은 건 아니라는, 어쩌면 그 좋은 것에 대한 결핍과 아쉬움과 실망이 우리를 다른 곳으로 데려갈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나는 해봅니다. 어쩌면 모르죠. 부러우면 지는거야! 하면서 아닌 척 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ㅎㅎ

인간적으로 암스테르담 사진 하나는 넣어줘야 하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 하나... 라고 썼다가 지우고 남편.... 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다고 그러대요. 참 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구냐?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18:15   좋아요 2 | URL
1.
맞아요, 제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건 확실히 인간의 이해관계를 걷어낸 것처럼 보이게 착각(?)하게 되는 물리학의 세계가 아니라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어지는 인간의 무의식(?) 같은 거 거든요. 살 수록 점점 그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아요. 나는 글씨(책)로 보면서도 결국 글씨로는 결코 표현이 안되는 지점 에서 뭔가 아름다움(?)을 감각하는 데요 (그건 사회화 과정에서의 상처와 되게 연결되어있고요) ... 저는 그걸 확 잡아채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날 암스에서 술마시면서 이야기했던 게, 다락방님은 자기에게는 그 느낌을 표현하기 위한 ‘이야기‘가 꼭 필요해서 글을 길게 쓰신다고 했거든요? 긴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2.
어떤 영화는, 어떤 음악은, 어떤 미술작품은 그걸 ‘말의 세계‘가 아닌 걸로 표현을 하고 우리는 딱 느끼잖아요? 저한테 그런 능력은 물리학을 공부하는 능력 만큼이나 막대하게 내가 갖추기는 힘든(?) 자질이라고 생각이되고... 그런데 사람들이 만든 그런 것들을 보면 너무 좋긴 하거든요.... 하지만 그건 영화 한정이고... (저번에 단발님이 이야기 해주셨던거 같은데 ㅋㅋㅋ 갸 누구냐..학자..이름이..... 부르디외?...) 근데 미술이나 클래식은 정말 모르겟어.

3.
아 참, 동생이 들려준 재밌는 이야기 중에.. 오디오북 ai가 대신 읽어줄 수 있긴 한 데, 사람들은 성우가 읽는 걸 더 선호하고, 노래.. 노래는 ai가 배워도 부르기가 되게 힘든 영역이라는 거예요.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게 엄청어렵대요. (재밌죠?) 감정. 저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인간의 감정이 궁금해요.

암스테르담 사진............. 은 아니고 로테르담 사진 올려봄다....... 호호.... 제가 영상찍느라 사진이 거의 없어요 ㅜㅜㅜ... 아 유튜브 만드어야하는데.. 오늘 또 왜 여섯시인걸까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21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도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초록인데 ㅋㅋㅋㅋㅋㅋ 로테르담 참 근사하네요. 나도 이 생의 언젠가 저 하늘을 지고 앉아 커피 한 잔 하고 싶구나. 나랑 같이 갈 사람? 영어 잘 하고, 길 안내 잘 하고, 3만보 거뜬한 사람 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19:1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크 ㅡ 나 로테르담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저 또 갈거예여 ㅋㅋㅋㅋ 영어공부할거다!!! ㅋㅋㅋㅋ 채력도 키우고 ㅋ 돈도 벌어야함 ㅋㅋㅋㅋ 나 네덜란드 사랑에빠짐 ㅋㅋㅋㅋ

다락방 2022-08-22 09:55   좋아요 1 | URL
3만보 거뜬한 사람에만 제가 해당됩니다. 그러므로 영어 잘 하는 사람, 길 안내 잘 하는 사람을 한 명씩 더 구해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0:30   좋아요 0 | URL
저 길 잘 물어보는 사람은 아는 사람 있어요 ㅋㅋㅋㅋㅋ 길 안내는 잘 못하시지만 길 잘 물어보는 ㅋㅋㅋ (나 검색할 때 이미 물어보고 계신 분 ㅋㅋㅋㅋ)

수이 2022-08-21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공부 하겠다는 말이 저 기나긴 페이퍼보다 더 좋네 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20:3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할거야!! 일단 책을 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뭘 사지? 뭘 살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8-21 20:45   좋아요 2 | URL
저기 위에 ㄷㅂㅁㄹ님이 알려주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해서 입문했으니 잘 지도해주실 겁니다. 그대가 원하는 영어를 말해보아요. 그럼 알려주실 거니까. 영어공부 하면서 영어소설도 읽으시는 겁니까?

공쟝쟝 2022-08-21 20:55   좋아요 1 | URL
아.. 물어봐야겠어요. 면담 신청 해야지 ^^!! 영어 소설 읽을래요! 근데 일단 저 알파벳부터 떼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극적으로는 솔닛이나 디디온, 올리비아 랭의 산문을 읽어보고 싶어요 ㅋㅋㅋ

mini74 2022-08-21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우는 내가 수치스럽기전에 울고 있다에서 빵 터졌어요. 저는 엄마앖는 하늘 아래 ~ 아실려나요. 강수연님 나오는 영환데 울고 있는 내가 미운데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ㅠㅠㅠ 전 이번생엔 천재는 그들에게 양보하겠습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2-08-21 21:18   좋아요 1 | URL
한국인의 가족 감송 팔이는 정말 내 몸에 너무 뿌리 깊게 새겨져있어….ㅋㅋㅋ 너무 진부하고 울어주기 싫은데, 눈물은 이미 흐르고요…? 진짜 저 <신과함께>요 ㅋㅋㅋㅋ 진짜 수치스러워하면서 통곡함ㅋㅋㅋ
엄마옶는 하늘아래는 너무 멀리 오셨어요 ㅋㅋㅋ 전 육남매요 ㅋㅋㅋ 똑.. 사새요…
전 다음생에는 물리천재나 영화천재보단 얼굴천재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21 23:30   좋아요 2 | URL
생각해 보니까 저도 신과 함께 영화 보다가 울었어요ㅋㅋㅋ
왠지 똑같은 장면에서 울었을 것 같음???

근데 엄마 없는 하늘 아래...ㅋㅋㅋ
그것도 생각해 보니 어릴 때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어떤 장면에서 울었는지는 기억 안나네요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1:02   좋아요 2 | URL
<엄마 없는 하늘..>은 제목도 몰랐던 그런 작품이네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22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엔 <친절한 금자씨> 때문에 박찬욱 감독 좋아하다가 <박쥐>를 보고 아...ㅜㅜ
영화가 넘 난해하고, 야하고...좀 취향이 아니다!! 그러다가 <아가씨>를 보고 다시 돌아섰는데 <헤결>에선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네요^^
봉준호 감독은 대체적으로 영화를 재밌게 보는 편이긴 했지만, 박찬욱 감독만큼 저릿저릿 하진 않고, 그냥 믿음직한 감독이군!! 하다가 전 <마더>랑 <옥자>랑 <설국열차>를 보구선 와....@.@
두 감독 다 사랑해줘야죠 뭐~♡.♡

문과생도들이 물리학자들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아름답게 여기는 것....이것이 융합인가? 싶군요ㅋㅋㅋㅋ
암스테르담 백인가족들이 나누는 대화는 아마도 ˝오늘 고기 좀 어때? 맛있니?˝ ˝엄마 아빠 오늘 돈 좀 썼다...맛있게 먹어!!˝
의외로 뭐 그런 대화 아녔을까? 생각하다가....와~~풍경 사진 보다가 입틀막!!!
가족들은 예술에 대해 논했을 듯요!!!ㅋㅋㅋ
빨리 동영상 보고 싶지만, 코로나 나은 지 얼마 안되었으니 천천히, 빨리, 하나씩 만들어 놓읍시다!!!!^^

공쟝쟝 2022-08-22 11:03   좋아요 2 | URL
창 밖으로 저 풍경 보면서 저녁식사 하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 지에 대해서 이야기 할 거 같죠˝? ㅋㅋㅋ

잠자냥 2022-08-22 1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J감성에서 빵 터집니다. ㅋㅋㅋ
아니 정말 <태극히 휘날리며> 보면서 울었어요?..... *말잇못*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7:46   좋아요 0 | URL
음청울었어요. 왜냐믄 나는 아직 청소년이었기 때문이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으 가슴안에 애국심과 인류애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형제 애까지 있던 시절이었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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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은 언제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가?


나의 경우로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해야 할 때. 비슷하게 다시 풀면, 이해시킬 수 없는 것을 이해시키고 싶을 때. 곁에 사람이 있고 없고와 상관 없이, 어쩌면 이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가 있을 때 더욱더. 그러므로 기대를 지워버리면,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저리 치워버리면 나는 외롭지 않을 수 있다. 정말로 내가 외로웠던 순간은 숱한 소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거의 완벽하게 몰이해 당했던 경험들이다. 의도적인 배척과 은근한 차별의 경험보다 더 입맛을 쓰게 했던 것은 나를 이해할 생각이 전혀 없는 채로 던져지는 질문들에 전전긍긍하며 대답을 내놓으려던 스스로의 모습이다.


“(120) 하지만 청중에게 원자에 대한 자신들의 관념을 버리라고 요구하는 젊은이에게 귀를 기울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구도 그가 보는 것처럼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 하이젠베르크가 슈뢰딩거의 이론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칠판을 채우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그를 계단위로 떠밀어 강의실 밖으로 내쫓았다. 그의 요구는 지나친 것이었다. 물질의 가장 작은 차원을 바라보는 데 왜 과학자들이 상식을 버려야 한단 말인가? (…) *하지만 하이젠베르크는 그들이 전부 틀렸음을 알고 있었다.* 전자는 파동도 입자도 아니었다. 아원자 세계는 그들이 이제껏 알고 있던 그 무엇과도 달랐다. 이것은 그에게 절대적으로 확실한 사실이었다. 확신이 어찌나 깊던지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었다. 무언가가 그에게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어떤 설명도 허락하지 않는 무언가가. 하이젠베르크는 사물의 심장에 있는 시커먼 핵을 엿보았다. 이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면 그의 모든 고통은 헛된 것이었을까?”


그런가하면 동시에 당신은 또 언제 가장 충만함을 느끼는가?


여기에 대해서도 나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도통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어 졌을 때. 혹은 이해 받을 수 없는 상황을 마치 이해 받은 것 처럼 느꼈을 때. 내 삶과 경험이 가진 고유한 불가해함을 ‘알 수 없음’의 통째(그것은 양자의 운동방식?!?ㅋ)로 존중받는 어떤 순간적인 경험, 그런 인격과 태도를 갖춘 인간을 만났을 때. (난 그것이 우리가 애써서 공유 해야하는 태도로서의 이해understand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나는 충만해지고 인생은 살아볼만 하다고까지 생각한다.


“(216) 스승의 머릿속에서 기어가 딸깍거리며 생각을 갈아 정수를 추출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가 다가가자 보어는 이 짝지은 성질들이 방금 말한 두 가지 변수에만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숨을 헐떡거리며 아니라고 했다. 전자가 어떤 상태에 머무르는 시간과 그 상태에서 가지는 에너지를 비롯하여 양자적 실재의 여러 측면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보어는 이 관계들이 물질의 모든 수준에 존재하는지, 아원자 영역에만 존재하는지 물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이 관계들이 전자에 대해서는 자기 두사람만큼 참이지만 거시적 대상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반면에 하나의 입자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단언했다. 하이젠베르크가 자신의 새 개념을 뒷받침하는 수학적 근거를 적어둔 종이를 꺼내 건네자 보어는 눈밭에 앉아 읽었다. 하이젠베르크에게 영원처럼 느껴진 시간 동안 보이는 말없이 계산을 검토했으며, 다 끝나자 일어나는 것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추위를 떨치려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


직관과 열정이 탁월해 “(95)심장의 심장”을 알아버린 소설 속 과학자들은 심연과도 같은 고독과 “(123)종교적 환희”와도 같은 찰나적 이해의 경험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고가며 조증과 울증을 반복한다. 그러한 수학-물리학적 지적 희열의 세계는 “(251)밤의 정원사”가 말하는 것 처럼 평범한 “(252)일반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종류의 것임이 분명하고, 에지간한 정신력과 자아존중감을 갖추지 못하면 “특이점”에 잡아먹혀 내면과 정신세계마저 “찢어발겨”질지 모르는 위험함이 두려워 난 감히 건네다 보고 싶지도 않지만. 


그러나 이 책은 물리학 책이 아닌 소설 책!!!!! 때문에 나는 하이젠베르크(와 슈바르츠실트와 그로텐디크와 같은 초천재들이)가 느꼈을 외로움(빡침?ㅋ)과 충만함을 내가 겪은 삶의 경험에 빗대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일면식도 없는(정말입니다. 저같은 문과생도 읽을 수 있어요…) 이 물리학자들의 이론에 아무 의미없는 (내가 슈뢰딩거의 방정식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뭐란말입니다) 내적 친밀감이… (응?) 생기고 말았는 데…. 그들과 친밀해진다한들 이 몸이 그 과학 지식을 이론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분량이란 작고 작은 미시세계의 아원자만큼의 미미함일 듯 하므로, 쓸 수 있는 이야기만을 골라서 좀 더 적자면…



2.


언제나 ‘이론 자체’보다는(이건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 이론이 가지고 있는 태도와 배경, 인식론에 더 먼저 관심을 가지는 편이다. 때문에 이 책을 다 덮고 나서 이런 저런 심란함에 속이 좀 상했다. 기존 앎의 폐기, 세계를 설명하고 분류하는 과학적 방법론 자체의 폐기를 촉구하는 하이젠베르크가 하는 말이 대충 어떤 의미인지 확 끼치니까(심지어 그의 불확정성 이론은 아직까지 반증도 되지 않았다), 여태껏 내가 학교에서 배운 게 뭔지 싶고, 내가 아는 것이 있긴 한가, 우동사리 같은 뇌를 좀 정화수 같은 데다가 헹궈야하는 거 아닌가, 나 같은 인간 만 세상에 드글드글 하면, 인류의 미래는 진짜로 없고(이미 없긴하지만서도 한번 더 앵콜), 소설 속 레몬 나무처럼 화려하고 잔혹하게 와랄랄라~다 죽겠구나 싶어서.


“(253) 이것을 실제로 이해하는 사람은 산 자와 죽은 자를 막론하고 단 한 명도 없다. 우리의 정신은 양자역학의 역설과 모순을 감당할 수 없다. 양자역학은 마치 다른 행성에서 지구로 떨어진 이론 같아서 우리는 유인원처럼 그 주위를 뛰어다니고 만지작거리고 노리개로 쓸 뿐 결코 진정으로 이해하지못한다.”


그러니까, 아무도 이해못한(ㅋ) 양자역학은 아인슈타인으로 상징되는 20세기 인류의 중요한 두 가지 사고방식에 치명적인 균열을 낸 듯 한데, 하나는 인과론이고 다른 하나는 주체-대상의 이분법인 것 같다. 실제로 소설 속에서 하이젠베르크와 그의 스승 보어는 “(217)철학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결정론의 종말”이라는 종류의 대화를 나눈다. 과학 문외한인 나는 이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양자역학이 이런 종류의 철학적 함의를 갖고 있는지 오랫동안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인과론과 이분법. 이미 백년 전에 코펜하겐에서 아인슈타인과 함께 박살난 이 두 가지 사고 방식은 우리 삶 속에서 끈덕지게 작용하고 있으며, 모든 제도권 교육의 토대가 되어 가장 먼저 습득하는 *세상을 이해하는 주요 방식*일 터다. 나 역시 사실 숨쉬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그 방법으로 사고하고 있는 사람이고.


그런데 뭐라고요? “(217) 양자는 단일한 정체성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요? (224) 입자를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측정 행위” 라고요? 


“(225) *과학은 이제 실재를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대면할 수 없습니다. 세계를 분석하고 설명하고 분류하는 방법은 스스로의 한계*를 맞닥뜨렸습니다. 이것은 개입이 탐구 대상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에서 비롯합니다. 과학이 세상에 비추는 빛은 우리가 바라보는 실재의 모습을 바꿀 뿐 아니라 그 기본적 구성 요소의 행동까지도 바꿉니다. ”


잠깐… 그러면 이거 좀 너무 많이 생각을 바꿔야 하는 거잖여, 근데 왜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것들의 치명적 맹점에 대해서 그 어떤 선생님도 정색하면서 이야기해주지 않았나. (내가 20세기 사람이라서? 그런데 양자역학 정식화 최초논문 1925인데여?) 신의 자리에 과학이 차지했다고 떠들면서, 아, 나는 신도 모르고 과학도 몰랐네. 내가 모르는 것은 알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양자역학은 안 알려주더라도,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세상은 ‘이해되지도 않겠지만, 이해할 수도 없다’고 미리 미리 좀 배워줬더라면, 내 인생 좀 덜 힘들었을거 아니겠냐며…. 


나는 ‘왜’와 ‘이유’와 ‘원인’이 너무도 중요한 그런 사람이었고, 할 수 만 있다면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대책 세워가며 살고자 하는 소박한(?) 인간이었단 말이다. 게다가 주체와 대상에 대해 타자와의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숱한 밤 (술이나 마시며) 고민했었는 데… 이마저(?)도 양자역학 이론에 발맞추어(ㅋㅋㅋ) 조금 덜 경직되게(ㅋㅋㅋ) 생각했더라면, 이해가 아니라 ‘불가해’ 함에 대해서도 같은 밀도로 중요하다고 여겼더라면… 그걸 F=ma배울 때 같이 좀 알려줬더라면, 나 인생 덜 심각하게, 힘빼고, 좀 더 재미지게 살았을 것 같은 데… 이제와서 굳어버린 사고 습관 바꾸려니 아주 맨날 맨날 책읽고 글써야 하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증멜루 힘이 든다고요. 투덜투덜😩


어쨌든 이젠 뇌과학이 아니라 양자역학까지 나서서 나한테 인과론 좀 집어 치우라고 하는 바, 대체 인과론도 없이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나요?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나이 반칠십에 알라딘 서재에서 배운 띵언으로 대체합니다. 인생은 예측불허! 인간이란 원래 모순덩어리! 헙!!🫡



3.


“(124)영원의 한 조각”에 가 닿을 수 있었던 과학자들은 ‘이해하는 일’이 가져다 주는 필연적 외로움에 투항하지 않았고, 자신이 이해한 세계를 세상에 이해시키는 일도 멈추지 않았다. 자신들이 공들여 발견한 개념들의 ‘조각’이 “(71)괴물”이 될까봐 걱정했고, 세상에 피해를 입힐까봐 “(97)노심초사” 했다. “참된 이해”에 닿기 위해서 터무니없게도 “(200)양자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일까지 감행했다. 그 결론이 “이해할 수 없음”이라 하더라도, 이해하기 위한 노력들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은 대체 왜?🤔 왜를 묻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방식처럼도 느껴진다. 묻긴 묻되 그 전처럼 물어서는 안될 거 같다. 


마지막 단편, <밤의 정원사>가 레몬 나무를 베어서 속을 들여다 보지 않고서는 나무가 언제 죽을지 알 방법이 없다며, 그런데 누가 그렇게 하냐면서 되묻는 지점이 의미심장하다. 이제 더 이상 ‘지식’을 그런 방식으로 이해하려 들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하여튼 늙은 나무는 병들거나, 베이거나, 과숙으로 죽거나 죽긴 죽을 거다. 나무보다 적게 사는 인간의 유한함이야 말하면 입 아프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을 것이고, 죽을 때 까지 알려고 노력한 들 아마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전 처럼 다 죽여서 알려 할 수도 없을 것이고. 


그러므로 이해를 멈추지 않되 다만

다른 방식, 다른 방식의 이해.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를 ‘다른 방식(태도)으로 이해하기’를 촉구하는 소설로 읽고 싶었다. 내가 그러고 싶었던 건… 팬더믹 이후에 걱정이 좀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 인류여 더는 이러지 말자🥲 내 비록 원자처럼 생각하는 것은 넘사벽이지만, 레몬나무 입장도 한번 쯤은 생각하며 이해의 대상과 폭를 넓히고 그 방법도 새롭게 모색 하겠습니다. 그러니 나무여, 살자. 조금 더 오래.


지적으로 자극되면서도, 한 없이 겸손해지는 독서였다. 아, 물리와 우주를 생각할 때 딸려오는 뭔가~ 아득하고 웅장한 아름다움은 덤이다. 읽기 전에 양자역학과 관련된 김상욱 책 읽으면 조금 도움이 될 것 같은 데, 사실 몰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슈바르츠실트에 따르면 질량의 밀도가 가장 높아질 때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공간의 형태가 달라진다거나 시간에 기묘한 영향을 미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진짜 두려운 것은 특이점이 맹점이며 기본적으로 불가지不可知라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빛은 특이점에서 결코 탈출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눈은 특이점을 볼 수 없다. 우리의 정신 또한 특이점을 이해할 수 없다. 특이점에서는 일반상대성 법칙이 여지 없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리학은 아무 의미도 없어진다. - P70

슈바르츠실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은 것은 이것이었다. 물질이 이런 종류의 괴물을 낳는 경향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 정신과도 상관관계가 있을까? 인간 의지가 충분히 집중되면, 수백만 명의 정신이 하나의 정신 공간에 압축되어 하나의 목적에 동원되면 특이점에 비길 만한 일이 벌어질까? 슈바르츠실트는 그런 일이 가능할 뿐 아니라 조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 P71

자신의 개념과 슈뢰딩거의 개념을 합쳤더니 양자 물체가 고정된 정체성을 가지지 않고 가능성의 공간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전자는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여러 장소에 존재하며 하나의 속도가 아니라 여러 속도를 가진다고 하이젠베르크는 설명했다. 파동 함수는 그 모든 가능성이 겹쳐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전자에 일정한 운동량을 부여하면 위치를 도무지 확정할 수 없게 된다. 전자는 당신의 손바닥에 있을 수도 있고 우주 끝에 있을 수도 있다. 이 두 변수는 수학적으로 상보적이다. 하나를 확정하면 다른 하나는 사라진다. - P214

입자는 여러방식으로 공간을 통과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 하나만 고를 수 있다. 어떻게? 순전히 우연으로. 하이젠베르크가 보기에 어떤 아원자 현상이든 절대적으로 확실하게 기술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했다. 이전에는 모든 결과에 대해 원인이 있었지만 이젠 *확률의 스펙트럼이 존재할 뿐*이었다. 만물의 가장 깊은 바닥에서 물리학이 발견한 것은 슈뢰딩거와 아인슈타인이 꿈꾸었듯 세계의 끈을 당기는 합리적인 신이 지배하는 단단하고 확고한 실재가 아니라 우연을 가지고 노는 천수千手 여신의 변덕에서 탄생한 놀랍고도 희한한 세상이었다.
- P219

탁월한 우상 파괴자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그런 극단적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물리학이 객관적 세계에 대해 그만 말해야 한다는 것은 관점의 변화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과학의 정신 자체에 대한 배신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이 확률에 대해서뿐 아니라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세상의 사실들이 상식과 그토록 상반된 논리를 따른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자연법칙이라는 관념을 버리고서 우연을 왕좌에 앉힐 수는 없었다. - P226

기껏해야 20년 안에우리는 인간성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에는 이해했다는 말은 아니지만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가 원자를쪼개고 최초의 빛을 포착하고 우주의 종말을 예측하는 데는한 줌의 방정식과 구불구불한 선, 알쏭달쏭한 기호만 있으면 충분하다. 인류의 삶을 지배하는 이 수식들을 일반인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과학자들조차 더는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 P252

하지만 나무는 사뭇 다른 생명체이며 이런 과숙의 과시는 식물보다는 인류의 마구잡이식 파괴적 성장과 더 가까워 보인다. 내 레몬나무를 얼마나 살려두어야겠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는 베어서 속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이지, 누가 그러고 싶겠는가?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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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하인드 스토리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8-22 20:36 
    과거의 나도 주장과 근거가 맞물려 있는 글을 쓸 줄 알았다. (어쩌면 그런 게 더 쓰기 쉬웠다) 그러나 서재의 달인 뺏지도 벌써 4개 째... 이제와 나의 독후감이란 갱장히 사적(?)임을 추구하고 있어서 (일기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나 일기 너무 잘쓰지 않나요? ㅋㅋㅋㅋㅋ) 잠자냥님과 같은 알찬 리뷰 기대하고 오신 분들이 제 리뷰 읽고서 얘는 왜 여따대고 이런 소리를 한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소재삼아 나의 심각한 사상(?ㅋㅋㅋ
  2. 이모 중의 왕 이모 스테이시 앨러이모로 (feat.신유물론 페미니즘)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2-04 16:57 
    알라딘의 시스템은 나에게 많은 책들을 알려주는 데(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 책들이 무슨 책인지 분간(?)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갈 수가 있다), 알고리즘은 똑똑해서 나를 나보다 더 잘안다. 얘를 대체 왜 설명해주는 거지? 싶은 책들 중에 제일 나를 짜증스럽게 했던 건 <신유물론>에 관한 책들이었다. 나는 코웃음을 쳤다. 남한에 유물론(사회주의)이 언제 있었다고 ‘신’유물론이냐ㅋㅋㅋ 그러다가 1월의 책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다락방 2022-08-19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에이포 한 장 맞아요?

공쟝쟝 2022-08-19 09:49   좋아요 0 | URL
분량이 정해져 있었어여?? ㅋㅋㅋㅋㅋ (쓰다보니 많이쓰는 게 취미인 사람)

잠자냥 2022-08-19 10:14   좋아요 0 | URL
1장 내외인데 이 사람 너무 나갔네 ㅋㅋㅋㅋ 저도 한잔 반은 됩니다.

잠자냥 2022-08-19 10:14   좋아요 1 | URL
아니 한 장 반 ㅋㅋㅋ 한 잔은 어제 한 거고!

공쟝쟝 2022-08-19 10:15   좋아요 1 | URL
양으로 승부한다. 솔직히 잠자냥님은 못따라갈 거 같으니까(유 진짜 넘 잘씀ㅋㅋㅋ) 저는 간식 박스라도 굽신굽신!!!

다락방 2022-08-19 09: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쟝님 대단하네요. 정말 대단해요. 저도 이 책 시작했는데 저는 ‘도대체 이걸로 무슨 리뷰가 나온단 말인가!‘ 했거든요. 어떤 느낌, 마음 같은 것은 제 안에 퍼져나가는데 그것을 밖으로 표출할 때 어떤 단어들로 어떤 문장을 만들지는 저에게 정말 전혀 생각나지 않는거예요. 그래서 이 책의 리뷰를 쓴 분들 다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쟝님은 어떻게 이런 언어들로 이렇게 써내나요? 그러니까 뭔가 느꼈으면서 분석도 하는 그런 리뷰네요. 대단합니다. 항상 쟝님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적합한 언어를 잘 찾아내는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공쟝쟝 2022-08-19 10:14   좋아요 2 | URL
아니, 백년 전에 이미 상식이 파괴니 이를 어쩌니 하면서 과학자들은 싸우고 난리 친뒤 우리는 모른다네~ 겸손해졌는데, 대체 무엇이 잘못되어 왜 아이큐 100 현실의 평범 인간들은 아직도 흑백논리, 이분법, 니가 뭘알아, 내가 더 잘알아 훈계하는 계몽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이러면 너무 나.빼.쌍. 이죠?ㅋㅋㅋ 책한 권 읽고 인류의 문제점 파악한 척 하기ㅋㅋㅋㅋ)

잠자냥 2022-08-19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하민 라바투트의 탄생!

공쟝쟝 2022-08-19 10:16   좋아요 1 | URL
하민씨 저 하민씨 태어난 로테르담이랑 하민씨 살던 헤이그 다녀왔어요 ㅋㅋㅋㅋ (치근덕 거리기)

단발머리 2022-08-19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너무 좋은 리뷰인데요. 전 양자역학 첨 읽을 때 (양자역학 1도 모르다가 0.3 아는 사람) 관찰 대상이 관찰자의 개입 여부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는게 넘 신기했어요. 그니까 광자가 마치 의지가 있는 것처럼? 어? 나, 보고 있어? 그럼 이리 가야지? 어? 아무도 없어? 그럼 이리 가야지. 이런 거. 관찰자, 객관자의 허상을, 개입의 그 어마무시함을 좀 깨닫고 그랬어요. 관찰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역시 <시선은 권력이다>) 그런 거요.
원래 정해준 만큼 써야하는데 잘 썼으니까 ㅋㅋㅋㅋㅋ 좋은 결과 바랍니다! 하민씨 80년생이더라 ㅋㅋ 그냥, 그렇다고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9 15:17   좋아요 1 | URL
맞아요, 객관성의 허상 ㅋㅋㅋ 그거 너무 놀랍고 사실 왜 나한테 안알려줌? 이랬어요 ㅋㅋㅋ 그 좋은 걸 과학자들만 알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
하민씨 ㅋㅋㅋ 몸에 문신이 많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건수하 2022-08-19 1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게 과학책이 아니고 소설 리뷰란 말입니까.... 왜 다들 이 책을 읽으시나 했더니 리뷰 대회가 있는 모양이군요 ㅎㅎ
(A4 얘기가 나와서 알았)

저는 과학쪽 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양자역학은 알고 싶지 않더란.. 계속 모르고 살고 싶어요.
다들 어디서 매력을 느끼시는지 궁금하지만 읽지 않을거야...

공쟝쟝 2022-08-19 15:19   좋아요 1 | URL
양자역학이 아닌 소설자체의 아련한 아름다움이 있다니깐욬ㅋㅋㅋㅋㅋ 뭔가 이과한테 다 진 것 같은 문과생의 허탈함이 있었다 ㅋㅋㅋ (지독한 문이과 이분법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9 15:19   좋아요 2 | URL
하지만 일주일 뒤, 우리는 이 책이 궁금해 몰래 읽다가 결국 리뷰를 작성한 수하님을 만나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8-19 15:26   좋아요 1 | URL
/단발님 리뷰대회도 끝났는데 제가 그럴일이냐며…
사실 전 어글리 러브가 더 궁금합니다 ㅋㅋㅋ 일주일은 좀 무리고 나중에 읽을지도요 ㅋㅋㅋ

공쟝쟝 2022-08-19 15:44   좋아요 1 | URL
어글리 러브 ㅋㅋㅋㅋㅋㅋ 지금 세계1위예여 ㅋㅋㅋㅋ 파리도 로테르담도 어글리열풍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9 15:45   좋아요 2 | URL
어글리 러브에 마일스 나와요. 어마무시 섹시 코드 장착. 어두운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치명적 매력의 파일럿.

건수하 2022-08-19 16:05   좋아요 1 | URL
’읽고싶은 책’ 에 다 담았습니다 여러분…. ;;

단발머리 2022-08-19 16:07   좋아요 1 | URL
그래요, 잘하셨어요. 좋은 선택이고요 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9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 책 리뷰를 몇 개째 읽었는지??어질어질~@.@
근데 또 다들 잘 써😃😃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요.
누가 대상을 타시려나??ㅋㅋㅋ

공쟝쟝 2022-08-21 18:1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사람들 물리에 진심이엇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8-20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을 만화로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 재미있게 읽었어요! ㅋ

공쟝쟝 2022-08-21 18:16   좋아요 1 | URL
네,그레이스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뭔가 정갈하게 써보고 싶었는 데 결국 수다떨 듯 써야 써지더라고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