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사람의 다이어리 - 좋은 관계를 만드는 21가지 비밀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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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끌리는 사람의 다이어리>에 만년필과 노트가 같이 들어 있는 다이어리 세트. 마음을 끌어오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편안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마음으로 스며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마음을 보는 법을 챙겨볼 수 있다. 좋은 기운을 불러오는 일들은 결국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느낄 수 있다. 


21일 동안 내 마음을 알아보는 시간을 온전히 제공한다. 물론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반응을 해야 한다.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말을 이제는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완성되지 않은 채로 태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지만 결국 미완성 상태로 인생을 남긴다. 다만, 그 안에서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서의 삶을 향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크다. 


<끌리는 사람의 다이어리>는 조금 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활발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점검해보는 시간을 온전히 던져준다. 좋은 인상은 호감을 갖게 하는 데 그렇다면 어떻게 좋은 인상을 만들 수 있는지 찾아보자는 것이다. 우리의 불행은 끊임없이 남과 나를 놓고 비교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그 비교를 멈출 때 비로소 찾아온다. 이 단순하고도 명쾌한 것을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왜 그게 좋아 보이고 그게 정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온갖 싸움과 폭력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상대를 존중할 때 내가 비로소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고 사람을 때리고 죽인다. 일은 언제나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고 망한다. 


"상대가 당신을 싫어한다면 어떤 옳은 말로도 그를 설득할 수 없다. 자녀, 배우자, 상사나 부하 또는 고객이나 투자자 등 상대를 설득할 때 그들의 호감을 끌어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24쪽


우리 삶도 그렇다. 저자 이민규의 이야기도 그렇다. 21일의 훈련을 통해서 마음을 다지고 마음을 고치고 마음을 넓히는 길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 나간다. 하루에 한 가지씩 실천하고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평안함을 우리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먼저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 그런데 누구를 만나든 기를 쓰고 차이점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41쪽


나는 어떤 편인가? 좋은 이유를 찾는 사람인가 아니면 나쁜 것을 찾는 사람인가?


좋아하는 것들에는 다 이유가 있다. 사람도 그렇다. 좋아하는 사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생각해보면 저자의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이해하기 쉽다. 내가 싫은 사람은?


마음에 없는 말을 거짓으로 말하기보다는 마음에 있는 말을 진심으로 해보면 어떨까. 아픈 소리도 좋은 소리도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온갖 말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말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산다. 남을 아프게 하는 말은 쉽게 하지만 남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한다. 부끄럽다고? 해보지 않아서 쑥스럽다고? 오늘 한 번 누군가에게 마음을 다해 내 마음을 보여준다면 상대는 어떻게 나올까? 




결국 사람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공감하는 능력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역시 사람의 공감능력이 그 사람의 인성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아픈 것을 아프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어떤가? 웃을 때 함께 웃어주는 사람이 좋다. 


"상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면 누구와도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오해가 싹튼다. 그런 오해가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차이를 인정하면 이해가 싹트고 갈등이 사라진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것이다."-83쪽


맑고 푸른 바닷속을 헤엄치는 편안한 기분이 든다. 가을날에는 마음을 닫는 게 아니라 활짝 여는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현재의 나를 점검하면서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자. 좋은 것에는 다 이유가 있고 좋은 사람에게는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을 나의 마음으로 끌어오기 위한 방법을 몇 가지라도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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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야 할 때 - 무른 생각을 단단한 말로 바꾸는 실전 스피치 노하우 50
김현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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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없는 인생은 지루하다. 콘텐츠가 없는 삶은 따분하다. 이야기가 있는 삶은 단어가 풍부하다. 단어가 풍부하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많다. 인생은 단어 수집하는 것이다. 어떤 단어들을 수집하고 분류하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 자기가 일하는 곳, 그 분야에서의 배움이 인생 삶의 길을 단단하게 한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서 있는가. 직장, 가정, 사회 곳곳에서 우리는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난다. 


그 과정에서 오고 가는 말, 말은 사람의 인격이다. 인격을 만드는 말을 제대로 쓰는 삶은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좋은 말이 좋은 사람을 데리고 온다. 오늘 주고받은 말들이 어떠했는지 생각해본다. 


<머릿속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야 할 때>는 쇼호스트로서 인생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아나운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김현욱 아나운서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대 공포를 없애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후천적으로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누군가를 설득할 때 반드시 강한 어조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강한 말투는 강요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반감만 일으키기 쉽다. 자신감과 강압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156쪽 중


말의 상대를 설득하고 감동하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수단이다. 이 말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톤으로도 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이론은 대략 알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접하기 어렵다. 실전 스피치 노하우 50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말의 위력을 다시금 체험해 볼 수 있다.


책은 간결하다. 이미지와 사진자료가 책 읽는 일을 돕는다. 앞 부분에서는 스토리텔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언급한다. 같은 말도 어떻게 스토리텔링할 것인가에 따라서 청중의 반응은 다르다. 좀 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결국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것이 있는가와 없는가는 큰 차이다. 다음으로는 말을 외적인 요소와 내적인 요소를 나눠 살펴본다. 발성과 호흡 등 좋은 목소리를 내는 방법과 얼굴 표정, 손짓과 같은 제스처와 무대 등, 말을 하는 공간과 몸짓에 대한 이야기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자신의 생각 혹은 의견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덧붙여, 보고할 때 목소리를 각별히 신경 쓰길 바란다. 보고하러 가서 잔뜩 주눅 든 목소리로 눈치 보듯이 말하면 보고를 받는 상대가 보고 내용까지 의뭉스럽게 보고 꼬치꼬치 캐물을 가능성이 크다."-179쪽 중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나 무대 연설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다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말하기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효과를 좀 더 높이는 데 필요한 방법들도 제시한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체크리스트는 나의 말하기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게 한다. 


"호흡이 왜 중요한가? 바로 폐에 들어가는 공기의 양 때문이다. 복식호흡을 하면 흉식호흡을 할 때보다 몸 안에 더 많은 공기가 축적된다. 앞에서 공기는 목소리의 에너지라고 했다. 따라서 에너지가 많으면 목소리에도 좀 더 힘이 실리는 것이 당연하다."-107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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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미래 - 세계적인 석학에게 인류의 마지막 대안을 묻다
김우창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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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넘어설 때, 예전의 것을 모두 다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의 것을 통합시키고 그것을 초월해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모든 진화는 학습에 기반을 두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과거를 잊으면 안 됩니다. 과거가 나를 지배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미래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나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210쪽 중


인간 미래에 대해서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미래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아닐까. 인간은 기계를 닮아가려고 하고 기계는 더욱 정교하게 인간의 모습을 갖추려고 한다. 인간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얼마 전에 뉴요커 표지는 사이보그 사이에서 인간 거지가 구걸을 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그런 일이 안 일어나라는 보장이 있나. 대체 가능한 것들이 늘어나고 인간의 수명 연장 욕구는 끊임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게 진짜 사람인가? 그게 사람으로서의 길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이 책은 그러한 인간 미래에 대한 여러 학자들이 탐구 노력을 담은 메시지다. 


김우창, 메리 에블린 터커, 지젝, 쑨거 등 여섯 명의 학자들의 글이 담겨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에서 뚜웨이밍과 메리 에블린 터커의 의 글은 인상적이다. 유교와 기독교의 메시지가 무엇이며 지구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는 부분이다. 우주 창조의 질서를 과학을 통해서 밝혀내는 학자들 사이에서 나름의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다. 


"인간의 도덕적 성장은 개인의 욕구를 다스려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도를 따르는 것입니다. 인간의 정신은 바로 그 도의 정신과 관계를 맺으며 확장됩니다. 다시 말해 유교에서는 자연과 조화가 필수적이며, 이간은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자아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71쪽 중


점점 인간 탐욕이 거세지고 있다. 빈부의 격차는 줄어들 틈이 없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서 삶을 포기하거나 상대를 해코지하는 그런 폭력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행복한 삶을 누구나 꿈을 꾼다. 다. 누구나 보통 그렇게 생각하는 꿈, 행복을 누리며 살 수는 없을까. 함께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의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무엇에 더 관심을 두고 마음을 두어야 할지 어렵다고 느낄 때 이 책이 그 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한 사람의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업은 우리 인간과 자연의 시스템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조건입니다. 이 이야기는 잠시 후에 더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자연적인 생명 유지 시스템과 인간의 사회 생태학적 경제 시스템, 이 두 시스템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동시에 작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지속이 불가능합니다. 두 가지 시스템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184쪽 중


위 이야기는 우주, 생명, 의식에 새로운 이해를 시도하고 있는 어빈 라슬로의 이야기이다. 지구 에너지를 균형 있게 쓰지 않는 한 인간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부터 지구와 인간, 인간과 우주의 관계에 대해서 폭넓은 이해를 돕는 기회다. 인간 사회는 중요한 지점에 와 있다. 새로운 인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인간 사회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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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패션MD 2 : 브랜드편 - 대한민국 최고의 슈퍼 MD가 알려주는 브랜드 큐레이션의 모든 것! 패션 MD 2
김정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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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이 즐겨 입는 의상들은 사진 뉴스에 의해서 금방 브랜드가 어디 것인지 밝혀진다. 공항 패션이라고 그냥 가볍게 볼 것도 아니다. 연예인들이 모이는 시상식장이나 이벤트 행사에 참석한 연예인들이 입은 의상은 늘 주목을 받는다. 


연예인들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옷을 입어도 누가 입었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니 말이다. 일반인들 패션 스타일도 이제는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것은 아마 개인의 취향도 취향이지만 다양한 패션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디자이너들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은 이 세상에 나오는 패션에 대하여 망라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의 최신 디자인 룩을 살펴볼 수 있는 패션 도록이다.


저자는 니콜 밀러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함께 곁들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동안 시크한 룩이 유행이어서 몸매를 드러내는 드레스나 여성스러운 아이템은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여성스러운 룩의 바람이 다시 불어오고 있으니 저력 있는 이 브랜드를 주의 깊게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


다그마라는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보자. 다그마(Dagmar)는 세 자매의 할머니 이름이다. 할머니 이름이 브랜드가 되었다. 


"브랜드 이름인 '다그마'는 세 자매의 할머니 이름이다. 할머니는 능력 있는 테일러로 항상 자신감이 넘쳤으며 스타일도 훌륭했다고 한다. 이런 할머니의 DNA가 다그마 여인들의 청사진을 형성하는 자질이라고 생각하며, 하우스 오브 다그마라는 브랜드명을 만들었다. "


저자는 이처럼 많은 패션 브랜드의 핫 아이템을 중심으로 유행을 추적한다. 저자 김정아는 패션과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강연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는 디자인을 몇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한 눈으로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이 책에서 저자는 페미닌룩, 럭셔리 스트리트 웨어, 보헤미안 시크, 밀리터리 룩, 미니멀리즘, 아방가르드 룩, 스칸디나비아, 일본, 펀 액세서리를 순서대로 소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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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벼룩에서 인공지능까지 철학, 과학, 문학이 밝히는 생명의 모든 것
조대호.김응빈.서홍원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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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탐구에 대해서는 평생을 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무엇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가. 내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고 다른 학문을 파고 들어갈 수는 없다. 우리 인간 존재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다른 학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우연찮게 요즘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에 관한 책들이 많이 보인다. 출판사들이 그나마 가을에 접어들면서 인문학적 사고에 적합한 주제를 골라내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양한 도판과 공동 저자들의 이야기는 강의장 안과 밖을 넘나들며 독자를 이끈다. 강의실에서 이루어진 육성의 강의를 텍스트로 담아냈지만 가만히 읽다 보면 강의실 안에서 강의를 듣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한 대학의 인기 강의를 녹취하고 정리한 텍스트들이다. 다양한 인생 질문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기계문명이 가져다준 편리함 속에서 질문조차 잃어버린 지금 우리의 삶이 과연 옳은 것인지 되묻는다. 인공지능과 로봇 시대에 접어들면서 윤리적 기준도 제대로 서 있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지 구분하지 못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가져다줄 삶의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우리 각자의 정보를 이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 하나의 정보로 이제 다양한 부가정보를 손쉽게 얻어낼 수 있다. 


연세대 철학과 조대호 교수, 영문학과 서홍원 교수, 시스템생물학과 서홍빈 교수는 각각의 강의 내용을 갖고 <위대한 유산>을 꾸몄다. 이 책에서는 3명의 교수가 연구해 온 인간과 인간 삶을 둘러싼 오랜 논쟁들을 펼쳐 놓고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들여다봐야 할 텍스트를 읽어보도록 권유한다. 세 교수의 논점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실험과 관찰로 현상을 기록하는 과학과 인간 마음을 탐구하는 철학 그 사이에서 인간의 길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예술가들의 미술작품, 신화 속 인물, 아담과 이브와 같은 성경 속 인물에 대한 논쟁과 생명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다윈의 <종의 기원> 등 다양한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명 탄생에 대한 것까지 인간의 모든 것을 다양하게 짚어본다.


"우리는 사고 능력이 뇌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판단이나 추론 같은 사고 활동을 담당하는 지성이 아무 신체 기관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점에서 그는 사고 활동이 감각 활동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봅니다. 감각은 감각기관을 전제로 하지만 사고는 그렇지 않다는 말인데, 이런 주장을 하는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감각은 외부에서 오는 자극을 감각기관이 수용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감각기관이 외부의 자극을 수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간과 우주, 인간과 동물, 인간과 인간 등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고대 철학자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인공지능 시대에 이른 오늘까지 이어지는 물음에 대해서 우리가 답을 내려볼 때이다. 앞서 살아간 많은 사람들이 남긴 철학적 논쟁들과 과학적 탐구물들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 중 조대호 교수의 강의 내용을 담은 5장에 실린 '플라톤에서 동물권리론'까지는 흥미롭게 읽었다. 플라톤이 생각했던 윤회론에 대해서 새삼 다시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 주장이 그때 당시에 있었다는 것도 제대로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넘을 수 없는 경계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 자연적인 경계가 아니라 문화적, 역사적으로 규정된, 우리 의식 안의 경계, 머릿속 경계였던 말이에요. 그것이 지워짐으로써 오히려 인간의 역사가 발전했고, 보다 나은 삶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경계를 지우고 경계를 넘는 것 자체를 무조건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 우리가 겪고 있는 경계의 상실, 경계의 소멸이 20세기 이전까지 호모사피엔스가 겪었던 경계의 소멸과 같은 종류의 것일까요?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무너져야 할 경계, 그러나 또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경계는 없는 건지 생각해본다. 인간이 어떤 존재로 생존할 수 있는지, 기계와 인간 사이의 경계는 사라져야 할 것인지 아니면 구분되어야 할 것인지 말이다. 점점 우리 앞에 현실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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