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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하는 사회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업이라는 조직도 그렇지만 모두 같은 시각을 같고 간다면 그건 진정한 의미에서 다양성을 내포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3년은 어떤 한 해인가? 매년 그렇지만 2003년도 그 어느때보다 많은 정치적 화제를 남긴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연말 정국에 터져나온 대선불법자금 '차떼기'로 정치 불신은 더욱 커졌다. 이런 지난해 우리 사회를 지배한 주요 이슈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책을 한권 접했다. 물론 책 제목에 끌린 것도 사실이다. <오버하는 사회>.
'빨리빨리', '조급함', '성급함'으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 현상은 우리나라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제 단점을 그냥 넘기지 말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고 말하고 있다. 자기 성찰의 시간을 말이다.
강 교수는 오버하는 이유를 '내가 먼저'라는 이기적인 논리를 확산시키는 자본주의적 세계화에서 찾는다.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갈등과 투쟁도 멀리는 바로 그런 세계화가 강요하는 '제로섬 게임'의 산물이다. 공적 영역이 파괴되면서 사적 영역에서 생존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각 개인은 '오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책 1장 '정치의 오버'편에서는 민주당 분당 사태와 열린우리당의 행동을 둘러싼 이야기를 집중 거론하면서 이같은 혼란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희망은 '모든 정치세력이 살아남기 위해 맹렬하게 깨끗해지기 경쟁과 개혁 경쟁을 한다면 그 또한 우리 사회의 진보일 수 있다'고 말한다.
언론의 오버를 제2장에서 다루는데 신문 빅3 조중동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보도태도, 이 신문들에 대한 독자들의 태도가 나온다. 똑같은 신문편집 시스템과 싸움 중계만 하는 이같은 보도태도에서 벗어나 쟁점에 정면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한다.
신문 독자들의 태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독자들의 신문 선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사활인 걸린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땐 상대적 진보 정권 만들어 놓고 선거 끝나면 나몰라라 하고 나자빠지고, 정권 망가지는 데 일조하는 한국 유권자들의 엽기적인 자해(自害)행위는 이제 끝장내야 할 때다.'
3장은 '우리 삶의 전쟁'이다. 여기서 글쓴이는 자녀의 조기 교육 때문에 생긴 '기러기 아빠', 미국 시민권 취득을 위한 '원정출산', 학벌주의, 접대문화를 말한다.
4장에서는 우리 사회 공동체 문화를 생각해 보고 5장에서는IMF체제의 대한민국 경제와 신경제의 개념,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다룬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오버'의 극을 치닫는 사회라지만 정치 만큼은 그걸 해소시켜 주지는 못할망정 완하시키는 기능을 해줘야 할 것 아닌가 말이다. 이제 비상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사태를 역전시키려는 모험주의는 자제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그냥 그렇지 뭐 하는 생각보다는 비판적으로 보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 본다. 아니면 애써 모른 척하고 넘어간다.
사회학도 같은 그런 철저한 방식이 아니더라도 무비판적인, 무감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편이다, 아니다', '내 일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말이다. 무관심은 우리 사회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 떨어지게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