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여우 창비시선 163
안도현 지음 / 창비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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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 좋은 시간이다. 희망과 시작의 메시지가 그리워진다. 봄은 더욱 그러한 것들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안도현 시인의 그리운 여우를 읽다보면 어느새 들꽃 핀 길 언덕을 오르기도 하고, 눈 쌓인 비탈길을 걸어가는 듯한 느낌에 빠지기도 한다. 하루중 얼마나 흙을 바라보며, 바람에 실려오는 자연의 먼지를 얼마나 먹어볼 수 있겠나. 이런 시들이 아니면 말이다.


모든 자연의 것들이 소중하고, 그 자리에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냥 지나친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들임을 알면서도 그 이름 조차 모르고, 기억하지 못하고 스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시인은 그러한 것들 하나하나를 돌아보며,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안도현 시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도 생각한다. ‘나와 잠자리의 갈등 1’에서는  ‘그 아슬아슬한 곳에 내려앉는 이유가 뭐냐?‘고 잠자리에게 묻는 말이 있다. 그리고 잠자리가 다시 되묻는다. ’너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고 말이다.


자연의 하나하나를 사람으로 놓고 대화하듯 써 내려간 맑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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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괴담
매트 헤이그 지음, (주)지아이지오 커뮤니케이션즈 엮음 / 지아이지오(gigo)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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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괴담’, 99가지의 소주제를 통해 전해주려는 것은 유수한 기업들의 브랜드 런칭과정에서 겪은 실패담을 거울삼아 브랜드 주변에 있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브랜드 성공에 도전하라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매트 헤이그는 브랜드 실패는 브랜드 소비자와 기업간의 감성고리의 단절로 인하여 발생하는데 대부분이 기업의 브랜드에 대한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브랜드 자만과 브랜드 과대망상증이 바로 그것이다. 광고가 광력한 브랜드를 만든다는 생각도 잘못된 믿음이라고 한다. 


이렇게 ‘브랜드괴담’의 앞부분에서는 ➀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못함으로 얻은 실패, ➁브랜드 확장으로 인한 실패, ➂아이디어의 실패, ➃PR실패, ➄문화적 차이로 인한 브랜드의 실패 사례가 소개되고, 후반부에서는 ➅사람에 의한 실패, ➆브랜드 리뉴얼링 실패, ➇인터넷 실패, ➈낡은 브랜드 실패가 각각 소개된다.   


이러한 내용으로 12장으로 꾸며진 ‘브랜드 괴담’에는 각각의 영역에서 브랜드 가치 실현을 위한 방법이 소개된다. 각 장에서 소개되는 기업사례 뒷부분에는 또한 저자의 세밀한 지적사항이 교훈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여러 가지 점들을 느낄 수 있겠지만 중요한 부분을 짚어본다면, 기업은 정직한 태도로 소비자에게 충실하라는 것이라고 본다. 그것이 또한 브랜드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인터넷과 같은 매체에 의해 좋은 소문이든 나쁜 소문이든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이로인하여 기업의 이미지는 치명타도 맞을 수 있고, 또한 존경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알고 있기에 기업이 브랜드 유지를 위한 최선의 방책은 소비자가 알고 있는 것에 충실하며 소비자로 하여금 헷갈리게 하지 말라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비자에 대한 기업의 정직한 태도만이 브랜드를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하는 힘이다.


브랜드괴담에 소개된 사례들을 보면서, 지난 해에는 인터넷 기업의 프랜차이즈 산업 진출 등이 뉴스로 보도되고, 사업설명회까지도 가진 바 있는데, 이 기업들은 지금 어떠한 상태에 놓여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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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상인들 - 하늘이 두 쪽 나도 노렌은 지킨다
홍하상 지음 / 효형출판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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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의 상권이 발달하고, 오늘날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사라져가고, 유명무실해지는 것들은 또 왜그런걸까 하는 생각들을 가져본다. 관심의 대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왜 그렇고, 끊임없이 실생활에 사람들 속으로 파고든 것들에는 어떤 이유가 있기에 그런건지 말이다.

14년간을 일본 오사카를 오고간 저자가 경험하고 체험한 내용을 토대로 쓴 운하의 도시, 오사카, ‘오사카 상인들’은 그러한 이유들을 꺼내어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신용과 신뢰를 주는 오사카 상인의 실용주의 정신으로, 이익에 연연하기 보다는 사람을 남기는 것에 주력하였기에 오늘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통해서 좋은 물건을 적은 이문만 붙이고 팔아서 소비자가 만족을 얻고 생활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이시다 바이간의 ‘석문심학’에 담겨 있는 상도 등 오늘날까지 오랜 역사를 이어온 기업들의 경영원칙, 그리고 일본인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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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사업의 성공, 실패에서 배워라 - '실패에서 배운다' 시리즈 창업편 1
엘리자베스 K 피셔 지음, 박완신 옮김 / 아인북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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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성공사례에 대한 내용의 책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개인사업가로 성장을 한 엘리자베스 K.피셔의 실패담을 담은 책이 소개되었다. ‘자기사업의 성공, 실패에서 배워라’가 바로 그 책이다. 모두 14개의 장으로 이루어졌으며, 각각의 주제별로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중심으로 소대된다. 어떻게 해서 실패하거나 성사가 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를 하고 대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식으로 써져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현재 직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보다는 창업을 꿈꾸고, 독립을 생각하는 사람들, 특히 이미 어떠한 형태로든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지침서로 기억해둘만 내용들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인정에 이끌려서 하는 것이 아니라,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부분. 그냥 좋은 것이 좋다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나 상대방과의 계약서 체결을 통해 분명한 선을 그어놓는 부분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라고 말한다. 7장에서 소개되는 ‘계약서 없이는 거래를 시작하지 말라’는 내용이 바로 그 부분이다.


그리고 하나더 기억해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요구는 놀랍도록 절실하면서도 실제는 그렇게 하지 못하거나 어렵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늘 바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경청의 기술이 없다는 점과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들로 인하여 발생하는 부분이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긱지 않도록 사소한 것도 모두 이야기하고 반복해서 커뮤니케이션하라고 충고한다. 이러한 것들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수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하지 마라.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한다는 것은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는 사람과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은지, 해야 한다면 어떻게 관계를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친구들과 낯선 고객처럼 대하지 못할 것같으면 거래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머리도 식히고 앞뒤안가리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면 잠깐 멈추고 이러한 점들을 미리 점검받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몇가지 요소들을 챙겨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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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창비시선 191
정호승 지음 / 창비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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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실재 이렇게 시를 읽어보기는 오랜만인 듯 하다. 나머지 시들도 한번 열어 볼 일이다.

‘눈물이나면 기차를 타라’는 그가 펴낸 시집 중 99년에 나온 여섯 번째 시집이다. 앞에 나온 시를 읽어 보지 못하고 이 시집을 접해 본 지라, 그 앞 분위기나 흐름을 알 수는 없지만, 이번 시집을 통해서 느낀 부분이 있다면 슬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애증이라고 해야 하나. 지쳐있는 사람이라고해야 할 까. 그런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슬픔이 바닥까지 내려앉아 더 이상 갈 곳도 없는 그런 느낌. 그의 시 ‘꽃’이다


마음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마음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시집에는 그의 친구인 나무, 풀, 꽃, 강, 섬, 들녘, 햇살, 모래, 바위, 파도, 사찰, 공원, 달, 이 모든 자연의 이웃들이 안고 살아가는 슬픔과 기쁨이 고스란이 모아져 있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존재, 사람도. 그리고 그 사람이 만들어 내는 사랑도 있다.


시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 느껴보지 못한 것들과 가보지 못하고 들어보지 못한 세상의 것들을 보여주는 창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시인을 통해서 만나는 세상이다. 시인을 통해 보는 세상이지만, 그렇지만 내가 거를 수 있다. 소매물도가 그렇다. ‘소매물도에서 쓴 편지’는 그러한 곳을 더 가보고 싶게 만든다. 정호승 시인이 가보지 않은 곳이 어디일까. 산과 강, 섬 그리고 사람의 마음속까지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만큼은 눈물이 날 정도로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생각 뿐이다. 그리고 조금더 낮게 몸을 낮춰 살 일이다. 그가 세상을 향해 ‘경고’하는 것 같다. ‘감사하다’에 나오는 마지막 몇줄에 있는 내용이다.


내가 굳이 풀잎같이

작은 인간으로 만들어진 까닭을

그제서야 알고

감사하며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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