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냥이로소이다 - 웬만해선 중심을 잃지 않는 고양이의 바깥세상 참견기
고양이 만세 지음, 신소윤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고양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의 정서다. 하지만 나날이 이어지는 수많은 걱정과 고민 끝에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만들려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폄하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내가 사랑하는 인간들이 내일 걱정을 위해 오늘 밤 잠자리를 뒤척이는 오류는 범하지 않았으면. 어떤 날에는 고양이처럼 하루 종일 별일 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무엇에도 맘 졸이지 않는 하루를 지내봤으면. -본문 146쪽 중


가끔 조카들이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줄 때가 있다. 그러면 그간 보지 못했던 각의 사진을 얻는다. 우리가 늘 찍던 그런 프레임이 아니라 눈높이가 다른 사진은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배운 것도 아닌 자신들의 시각에서 그런 화면을 만들어낸다. 똑같은 풍경이지만 누가 찍는가에 따라서 그렇게 사진은 다르게 만들어진다. 


<나는 냥이로소이다>는 고양이의 눈으로 쓴 글이다. 인간의 눈으로 고양이를 바라보고 쓴 이야기들은 있었지만 반려묘 만세를 내세워 인간 생활의 모습과 고양이를 대하는 태도를 재미있게 그려냈다. 


"불편해 누가 먼저 말을 뱉진 못했지만, 아마도 새 고양이를 들이려는 가장 큰 이유는 쏟았던 마음과 정성을 다른 누군가에게 쏟고 싶었던 것이었을 게다. 그들의 집에 처음 갔을 때 나는 톰의 밥그릇이며 장난감 등 톰이 쓰던 유품들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본문 40쪽 중


뭘 좋아하고 뭘 좋아하지 않는지 등 세심한 관찰 없이는 고양이의 마음을 읽어낼 수 없다. 이 책을 읽는 분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분이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좋은 경험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아플 때나 즐거울 때, 일을 할 때나 쉴 때 인간 삶의 한 공간에서 삶을 함께 하는 반려묘의 따뜻한 행동과 표정들은 유쾌한 기분을 읽는 동안 유쾌한 기분을 전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조건 달라진다 - 의지 따위 없어도 저절로 행동이 바뀌는 습관의 과학
션 영 지음, 이미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일 잘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이러한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것들은 무엇일까? 살아남기 위해서 변화해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실질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요령을 알려주는 책들은 드물었다. 한 권의 책에서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힘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선 영이 쓴 <무조건 달라진다>는 것에서는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하던 일을 멈추는 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동 변화를 위한 7가지 힘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일을 멈추게 하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알면 기회가 찾아온다. 



매년 새해가 되면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토익을 사서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지만 첫 몇 장이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렇게 몇 권이 쌓였다. 왜 더 지속 가능한 공부를 할 수 없었을까. 작고 구체적인 목표를 두지 못했다. 막연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마음만 먹었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계획을 길고 짧게 갖지 못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처음 시작하면서 먼저 갖춰야 할 것이 사다리라고 말한다. 


"사다리는 꿈을 성취하는 공식이 아니라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돕는 공식이다. 사다리를 이용하면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적어지고 목표에 도달하고자 계속 노력할 가능성은 커진다. 그러면 꿈을 성취할 가능성 또한 커질 것이다."-49쪽


작은 단계를 나눠서 성취감을 맛보면 다음 단계로 가는 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세운다. 대부분이 실패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저자는 독자에게 장기적인 꿈보다는 단기적인 목표가 더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첫 시작을 하라는 메시지를 꺼내며 장기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힘을 하나하나 설명해나간다. 7가지 힘은 개인의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데 적용 가능한 이야기이면서 이용자들을 대상의 모바일 서비스 앱 이용 촉진을 위한 방법으로도 충분히 적용, 활용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1.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

2. 커뮤니티에 의지하기

3. 우선순위 정하기

4. 일을 쉽게 만들기

5. 뇌 해킹하기

6. 매력적인 보상 주기

7. 몸에 깊이 새기기


넓고 길게 생각하고 가기보다 작게 작게 잘라서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원하는 바를 위한 힘으로 작동할 것이다. 그간 계획한 일들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혼자 힘으로 안 될 때는 커뮤니티의 힘을 통해서 하는 일을 좀 더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우리 뇌에 하고자 하는 일들이 습득이 되고 축적이 되면 반복적인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뇌는 반복되는 행동을 생각할 필요가 없도록 '습관'으로 만든다. 일단 습관이 형성되면 뇌는 항상성을 유지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말하자면 습관은 단축키 같은 행동인 것이다."-239쪽 중


다양한 연구사례를 통해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 내용의 신뢰도가 더 높게 느껴진다. 새해를 맞이하며 계획한 일들을 실행하는 것은 결국 행동하는 데 있음을 새삼 느끼며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단계를 한 번 저자 주장하는 바대로 실천해본다면 어떨까. 맞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해보자.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삶을 위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그룹 경제학 -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생활밀착형 경제학 레시피
유성운.김주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제목 보고 처음에는 놀랐다. 야, 뭐 이런 제목이 다 있나 했다. 안을 들여다보고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이렇게까지 우리나라 걸 그룹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볼 수 있나 싶었다. 걸 그룹과 경제가 도대체 무슨 상관일까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걸 그룹의 등장과 퇴장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경제활동을 통해 나타나는 다양한 효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흥미롭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유성운은 일간지 기자이고 또 다른 저자 김주영은 엔지니어이다. 둘이 잘 만났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좀 더 세세한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둘의 저자가 어떻게 역할을 나눴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누군가 남자 그룹에 대한 내용으로 써보는 것도 좋겠다. 남자 그룹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어떠했는지 말이다.  


2007년 이후 2017년에 이르는 동안 등장한 수많은 걸그룹의 이름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 책의 저자는 수많은 걸그룹과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순위에 오르고 뒤로 빠졌는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걸그룹이 사용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서 그것이 성공한 이유와 함께 우리 경제활동을 통해서 입증된 다양한 효과 등을 짚어보는 연결 과정들은 다른 일들을 하는 데 있어서 유익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걸그룹의 멤버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것과 연관된 경제용어나 효과들을 살펴보는 식이다. 많은 멤버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팬들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더 많은 멤버를 갖는다면 그만큼의 팬을 더 확보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늘어날수록 힘을 안 쓴다는 것이다. 내가 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링겔만 효과는 크게 두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한다. 첫 번째 원인은 구성된 개인의 '동기부여 문제다. 구성원이 많을수록 목표에 대한 의식도 희미해지고 동기부여가 떨어져 성취도 역시 감소한다. 쉽게 말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문제라는 것이다."(본문 64쪽 중)


이러한 효과처럼 저자는 '버핏 효과', '공유지의 비극' 등 다양한 경제 활동 과정에서 등장하는 효과를 쉽게 풀어 설명한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놓고 대체재와 보완재를 설명한 부분은 흥미롭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대한 대체재 역할에 대해서도 소개를 한다. 이처럼 이 책 시작부터 끝나는 부분까지 모두 서른한 가지에 달하는 주제 속에서 저자는 걸그룹의 흥망성쇠와 함께 그들이 내놓은 다양한 전략을 토대로 우리 경제 활동을 통해 등장하는 다양한 효과들을 연결 짓고 있다.  


"이에 경제학자는 핵심 역량을 정의하면서 '이전이 가능한 역량'이라고도 했다. 어쩌면 옥주현과 바다가 다른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창력이라는 핵심 역량을 뮤지컬 무대로 옮기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본문 173쪽 중)


여러 내용 중 핵심 역량에 대한 부분은 마음에 닿는다. 요즘 들어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의 핵심 역량은 역시 노래 잘하는 것이다. 인간의 핵심 역량은 언어 사용에 있었다. 도구를 계속해서 발전시키며 생존해 왔다. 각자 각자 생존을 위한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따져보고 챙겨봐야 할 시점이다. 경쟁을 위한 역량이 아니라 내 삶을 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길로 이끌기 위해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도구이다. 경제의 흐름을 살펴보고 어떤 계기로 움직이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어떻게 해야 좀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어내는지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학습의 효과가 아닌가.  


'매몰 비용'에 대한 부분은 걸그룹과 어떻게 연결 지었는가를 한 번 보자.  인기가 시들해지거나 인기를 얻지 못하면 걸 그룹 운영 자체가 힘들다. 그러면 걸 그룹을 해체를 해야 하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간 지불한 돈이 있기 때문이다. 본전 생각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그런 시간이 계속될수록 비용은 더 늘어난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로 말미암아 이미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 어떤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못한 채 계속 끌고 가는 것을 매몰비용 효과라고 말한다. 이미 지출한 대가 때문에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다.(본문 190쪽 중)"


이 책 말미에는 부록의 형식으로 걸 그룹에 대한 시간대별 세력도를 살펴볼 수 있다. 걸 그룹의 흥망성쇠를 통해서 우리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결해보면서 경제에 대한 시각을 조정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용이 어렵지 않아 고등학생 이상 봐도 좋겠다. 새해를 시작하며, 경제의 기초를 다시금 세우는 데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 나답게 살기 위해 일과 거리두기
이즈미야 간지 지음, 김윤경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을 가벼이 여길 일은 아지만 일로 인해서 삶의 휴식마저 뺏기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한다. 정작 중요한 것이 우리 삶에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이 말을 좀 더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 알면서도 하지 못한다. 일을 해야 돈이 생기고 돈이 생겨야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내가 행복해야 일이 즐겁고 일이 즐거우면 적게 벌어도 삶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런 순서대로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우리에게 오늘 주어진 삶의 조건들을 보면 말이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 기계와의 경쟁으로 점점 몰리는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야 할까. 그런 게 진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이지미야 간지는 그런 삶은 결코 행복한 삶이 아님을 여러 철학자들과 앞서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이유를 하나하나 다시 짚어준다.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가지 않아도 될 길을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앞서 살아간 삶의 교훈들을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볼 일이다. 진짜와 가짜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산다. 가짜에 둘러싸여 우리 삶을 망치고 있지는 않나. 미디어는 끊임없이 우리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고 그러한 유혹에 지갑을 연다. 빚까지 내서 물건을 산다. 그것이 행복한 삶일까. 


우리가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엉뚱한 고민을 하며 삶을 망치지 말고. 


"노동을 해야 할지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할지.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도저히 다이스케가 직면한 막다른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 아렌트가 말한 '일'의 복권이나 활동에 대한 자각, 그리고 오래도록 망각된 관조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매일매일 생활 속에서 부활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양의 차원으로 변질된 '노동'을 질 높은 '일'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앞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본문 104쪽 중


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어디서 해야 할까. 일을 예술로 보고 일을 생활로 보고 일을 놀이로 다시 본다면 우리 삶은 어떨까. 그러한 방향으로 삶의 의미를 돌려보고 찾아본다면 우리는 좀 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먹는 거나 보는 것들을 새롭게 바라본다면 우리는 좀 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왜 그렇게 살지 못하는 걸까. 


"지금까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인생이나 세상을 향해 '의미'를 추구하는 방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 방향성은 '마음'이 일으키는 '사랑'의 작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랑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향하는 감정 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사물과 인생 그 자체로도 향하여 대상에 잠재한 본질을 상세히 알고 깊이 맛보는 일이다. 이렇게 호기심으로 가득 찬 천진난만한 아이와 같은 성질 또한 사랑의 중요한 측면이다."-본문 163쪽 중


일본인의 시각에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일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이 좀 더 활기를 띠도록 해보자. 한 해가 마무리 되어가는 지금, 새로운 한 해는 또 다른 의미의 삶의 시간이 되도록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업스타트 - 실리콘밸리의 킬러컴퍼니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나
브래드 스톤 지음, 이진원 옮김, 임정욱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도 기회가 있을까. 이미 세상에 나올 수 있는 것은 다 나오지 않았는가. 만약 기회가 더 남아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 어디로 가야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새로 시작하는 기업들의 희망은 아직 살아 있는 건가.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혁신적인 아이템은 무엇일까? 사람들의 불편함과 편리함 그 사이에 숨어 있는 것들을 꺼내어 세상에 내놓은 기업들은 성공의 기회도 잡았지만 실패의 맛도 봤다. 그렇게 반복적인 도전 끝에 세상에 이름을 알린 기업이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아닐까. 이들 기업의 특징은 사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있는 것들을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는지 질문으로부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몇 해 전, 저녁에 맥줏집을 운영하는 곳들이 하나둘 낮에 점심 식당을 열었다. 비어 있는 시간대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한 것이다. 이것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되지 못했다.  우버와 비앤비는 어떻게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 그들에게 기회의 여신이 다가간 것일까? 그들이 끌어들인 건가? 사람과 자본과 운이 함께 따라줬던 것이다. 물론 성공으로 가는 다른 크고 작은 요소들이 그들에게 있었다. 그 세세한 요소들이 번역본으로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 업스타트(THE UPSTARTS)에 들어 있다. 더 빠른 성장을 추구하다가 맞은 법적 분쟁, 그 싸움을 벗어난 성공의 길을 오고 가며 이 두 기업은 '사업력'을 키웠다. 


"우버가 올리고 있는 실적도 조짐이 좋아 보였다. 우리는 가입 고객들이 서비스를 해지하기보다는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면서 이용 빈도를 점차 높여나갈 가능성이 높은 일명 '마이너스 해지 negative churn'라는 이례적 현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일단 우버에 가입한 고객들은 일종의 고수익 저축 계좌와도 같아지는 것이다. 평생 이용자의 가치는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무한대일 듯했다."-본문 185쪽 중


지금은 결국 플랫폼 전쟁이다. 누가 그 자리의 리더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미 앞선 브랜드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강자가 살아남는다. 강자는 결국 사용자 경험을 고스란히 플랫폼에 반영을 한다. 오프라인에서 느끼는 그 불편함과 편리함을 온라인으로 들여다 놓았다. 이 책에서는 최고경영자들의 성장과 그들이 기업을 키워오면서 겪은 어려움이 잘 담겨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 기자로 활동한 저자가 이 두 기업의 경영자와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취재한 이야기들이다. 생생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자신의 집을 임시 호텔로 전환하는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여러 도시들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체스키의 패기는 조만간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그는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변호사들과 규제 담당자들에게 에어비앤비는 순수한 의도를 갖고 있으며 도시에 건설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했다. "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가 어떻게 확산되고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가를 살펴볼 수 있다. 두 회사의 성장과정을 비교하고 최고경영자의 경영 스타일을 통해 회사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펴본다.  이 두 기업이 내놓은 서비스를 놓고 세상이 아니라고 말하고 비웃을 때 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나는 이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끈기라고 해야 할까. 모두 반대할 때 자신들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러서지 않는 것이 결국 이 스타트업들에게 기회를 남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앞으로 기회도 더 많겠지만 시련도 있을 것이다. 여러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적인 분쟁이 그 예이다. 나라마다 다른 규제들을 어떻게 풀고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설득, 자신들의 서비스를 해당 국가에 심어나갈지 궁금하다. 


"이런 것들은 성장하면서 업스타트의 정체성을 털어내고, 종국엔 IPO를 향해 나아가는 어떤 스타트업에게서나 항상 나타나는 신호들이었다. 우버와 마찬가지로 에어비앤비는 무엇보다 자신들이 규제 문제를 이미 해결했고, 체스키가 갈망했던 탈출 속도를 이뤄냈다는 확신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줘야 했다. 그 저편엔 성인기에 접어든 기업이 치는 북소리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본문 422쪽 중


성공이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기회라는 것도 그렇다. 이 책은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이 기회인 줄 모르면 놓치고 만다. 시대를 읽고 주변 환경의 변화를 읽어내는 힘이 무척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느끼는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한 발 물러 서려고 할 때 한 발 더 앞으로 가게 하는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