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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미쳤다! - LG전자 해외 법인을 10년간 이끈 외국인 CEO의 생생한 증언
에리크 쉬르데주 지음, 권지현 옮김 / 북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이렇게 속속들이 꺼내놓아도 그 대상이 되는 회사가 자신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꺼내놓은 저자, 에리크 쉬르데주. 10여년을 보낸 회사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꺼내놓았다. 한국인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어떻게 외국인을 대하고 일을 하는지 그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꺼내놓을 수 있을까.
제목부터가 눈길을 확 끈다. 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미쳤다는 어떤 개념에 더 가까운걸까. '미쳐야 미친다'는 것도 있었다.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는 하지만 정작 정신 차려야 할 것은 차리지 못한다.
변화해야 할 것은 사람의 정신이지만, 그것은 그대로 둔 채로 제품을 바꾸고 마케팅을 바꾸는 일만 반복적으로 한다. 그것이 진정 변화일까.
무엇이 바뀌어야 제대로 원하는 것들을 할 수 있을까. 변화를 요구하지만 정작 변화지 않는 것들을 끌어 안고 있으면서 변화를 외치는 이상한 사회.
얼마 전에 그룹의 인사발령 소식을 접하면서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그런 상황들을 그려보았다. 어떤 연유로 인사가 나고, 또 그 사람들은 어떤 연수를 받으며 지낼 지 말이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면서도 도전을 즐긴 저자, 그러한 삶의 끝이 다가오는 순간까지도 받아들이면서 회사를 떠나고 그 후 이 책을 썼다. 윗 사람의 지시에 따라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은 조직, 그러나 정작 바뀌어야 할 것들은 바뀌지 않는 사람들.
비인간적인 조직운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 또한 엄청나게 효율적이라는 것, 그 사이에서 우리 기업은 어떻게 성장해왔고,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우리 내부를 들여다보지 못할 때 외국인으로서 어떻게 대기업의 업무시스템이 흐르는지 객관적으로 그리고 주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었다. 어떻게 써먹고 어떻게 버려지는 지를...
"성장의 시기에는 시스템의 무게가 부수적인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적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그 즉시 압력은 견딜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내게는 서울에서 온 책임자들의 태도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 그들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할 때도 기존의 방식을 고수했다 "
변화할 때 변화하지 못하면 죽는다.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지 못하면 성장의 발판을 다시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