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다를 보러 간다 - 북경이야기 1, 전학년문고 3015 베틀북 리딩클럽 17
린하이윈 지음, 관웨이싱 그림, 방철환 옮김 / 베틀북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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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전에 읽은 책을 기억하면서 흐뭇한 추억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 책 속에서 느꼈던 설레임과 뜻밖의 곳에서 발견하였던 혼자만의 보물을 떠올리며  오롯이 감회에 젖는 기분은 다시없는 즐거움일 것이다. 만약 그 책이 예전에 내가 그토록 좋아하고 아꼈지만 이제는 낡고 빛바래서 한장을 넘길 때마다 부스러지듯 잔먼지가 날리고  연한 얼룩과 책 곰팡이 냄새로 아쉬움을 가져다 줄때면 더욱 그러하리라.

이 책 북경이야기를 떠올릴 때 마다 그런 기분이 든다. 낡아버려 제 빛을 잃어버린 비단치마의 사그락거리는 소리처럼 이제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시절의 이야기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가르는 사건의 중심에 있었으면서도 어린 소녀에게는  거스를 수 없는 일상으로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뒤 돌아보면 가슴저릿한 아쉬움과 아련한 그리움으로 떠오르는 일들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아름다운 그림들로 인해 그 사연이 더욱 깊이 마음속에 각인되는  북경이야기...
바다로 표현되는 미지의 것들에 대한 동경 속에서 성장한 어린 소녀는 어느날 문득 깨닫게 되고 그리고 어른이 된 자신을 발견한다.

'아버지의 꽃은 지고 나는 이제 어린애가 아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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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눈 - 3단계 문지아이들 11
다니엘 페낙 지음, 최윤정 옮김, 자크 페랑데즈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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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니엘 페낙이 너무 좋다.
이 글을 번역한 최윤정님이 옮긴이의 말에서 쓴 첫 문장이 다니엘 페닥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말이었다.
나도 이 책을 덮으면서 이렇게 중얼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다니엘 페낙에 대한 존경과 무한한 애정을 담아서....

동화책을 읽다보면 내가 읽어온 많은 책들이 미사여구나 복잡하고 어려운 표현, 아니면 에둘러 실체를 곧바로 짐작할 수 없게 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하지 않아도 될 고행을 하게 만든 글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동화책은 단순하다. 이 단순함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많은 생각과 느낌과 상상력과 경건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것이고 어렵지 않은 표현으로도 이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작가가 바로 다니엘 페닥이 아닌가 싶다.

외눈박이 늑대를 알기 위하여 한쪽 눈을 감아버린 아프리카 은비아
세상을 냉소하다가 이제는 먹기를 거부한 푸른 늑대, 그리고 스스로 그가 되어 보는  아프리카...
그 아이의 주위 사물에 대한 편견 없는 바라보기와 접근은 아주 단순하지만 마침내는 늑대의 눈을 뜨게 한다. 마음의 문을 엶으로서 둘은 하나가 되고... 아프리카가 알던 모든 것이 하나가 된 동물원에서 난 참 행복하였다. 미움과 증오와 사랑, 용서가 공존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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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6 0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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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골무가 가져온 여름 이야기 비룡소 걸작선 22
엘리자베스 엔라이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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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최대의 가치를 지니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는 어린이들의 동화에서도 무엇 하나를 건져내려고 애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조용하고 아련한 산안개같은 추억이 깃든 이야기를 요즘의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잘 읽어낼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1930년대 미국 시골마을의 가넷이라는 소녀의 성장소설이기도 한 이 책은 딸아이의 나이가 주인공의 나이와 비슷해서 읽어보길 권하였는데 아직 어린 우리 딸아이는 낯선 문화의 주인공과의 감정교류를 느끼지는 못한 것같다. 마치 우리들이 어렸을 적 개울에서 미역감고 고무신으로 미꾸라지 잡고 사루비아를 따먹었던 이야기를 즐겁게 이야기하여 주어도 요즘의 아이들은 그 상황조차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말이다.

하지만 문화의 차이를 떠나서 사춘기에 다다르는 소녀의 미묘한 설레임과 감정의 변화, 따뜻한 주위 사람들의 삶이 과장없이 담담하면서도 속도감을 가지고 묘사되어 있어서 한 번 책장을 펼치니 노래처럼 저절로 술술 읽혀졌다. 또한 삽화도 수채화처럼 아름다워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소녀들은 이 책을 통하여 책읽기가 주는 즐거움을 충분히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바쁘고 복잡하게만 살아가느라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이책을 통한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주인공 가넷이 그토록 기다렸던 여름비처럼 시원한 휴식과 평화를 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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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거리 45+47번지에서 생긴 일 1
엘리자베스 허니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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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고자 할 때 제목과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만 보고 골라야하는 난감한 경우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선택할까? 독자서평? 저자, 번역자의 이름과 약력? 책에 대한 소갯말? 아니면 어떤 직관같은 것.

나의 경우 이책은 웬지 일상의 즐거움이 느껴지는 제목과 뒤죽박죽이지만 어릴적 추억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비밀상자와 비슷한 정겨운 표지, '햇살과 나뭇꾼'의 번역이라면 후회는 하지 않을 것같다는 믿음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위해서 동화책을 구입하지만 언제나 내가 먼저 읽는 습관때문에 밤 늦게까지 나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즐겁게 책장을 넘겼다. 1권만 읽고 자리라는 내 다짐은 헛되어 2권도 마저 끝내고서야 이불을 덮었지만 웬지 모를 가슴의 따뜻함으로 난 아마 즐거운 꿈을 꾸었을 듯 싶다.

행간에 숨은 작가의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유머가 아프지는 않게 그러나 시원하게 우리의 마음을 간지럽힌다. 딸 아이의 독서력으로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는 못한 눈치이지만 이 책이 전해주는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행동력은 분명 우리아이의 마음도 유쾌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글쎄. 누군가 본다면 가난한 이들이 분명한 스텔라 거리의 사람들은 가난과 부의 경계나 잣대가 필요치 않은 진정으로 풍요롭고 행복한 사람들이 틀림없다. 쓰레기로 버려진 잡동사니 위에 온갖 예쁜 꽃을 가꾸는 다나 아줌마의 삶에 대한 여유와 마구 사들이고 마구 버리는 이상한 이웃을 걱정하는 스텔라 거리 아이들의 풍요로운 정서를 우리 아이들이 배울 수 있다면...

일상의 분주함을 핑계대면서, 생활의 여유를 들먹이면서 길가의 꽃집에 눈길조차 줄 시간조차 없었던 나이지만 작고 노란 들국화 한다발로 작은 거실을 채워보리라 생각한다. 다나 아줌마의 평범한 꽃들로 가득한 그 화려한 꽃밭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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