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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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처음 스토너의 신입생 교양수업, 세익스피어의 소네트가 주인공의 마음뿐 아니라 내 마음도 움직여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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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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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근본없이 태어나 인간에게 구조된 길냥이치고는 참 뻔뻔하다고 생각했다. 목숨을 구해줬으니 당연 넙죽 업드려 살살거려야 하는데 오히려 도도하게 사람들을 품평하는 폼이라니.

애완동물로는 당연 개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고양이로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된건 주인없이 떠돌던 길고양이를 만나게 되면서 부터였다. 나이가 꽤 들어보였는데 어디서 흘러들어온 녀석인지는 몰라도 어느날부터인가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먹이를 얻어먹기도 하고 제 집인냥 건물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마주쳤는데 나를 투명인간 취급을 하더니 갑자기 스스럼없이 내게 다가와 다리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머리를 부벼대는 거였다. 그 날 제대로 심쿵한 느낌을 받았고 주인 아닌 집사를 자처하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동안 제 구역인냥 돌아다니다 처음 나타났을 때처럼 갑자기 사라져서 서운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등장인물들은 한결같이 교양인으로 자부하는 사람들이다. 중학교 영어선생이며 고양이의 주인인 구샤미와 미학자를 자처하는 메이테이 선생, 그리고 박사 준비를 밟고 있는 간게쓰군 등 다양한 인물들이 우리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로 구샤미의 집에 모여 자신들만의 지식과 가치관을 재기넘치게 쏟아내기도 하고 가네다 일가를 배금주의에 물든 속물 취급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한담이나 나누는 자발적으로 소외된 무의도식자들이다.

고양이는 뻔뻔스럽게도 교양을 갖춘 인간인냥 그들 속에서 우쭐대며 때로는 동정하기까지 한다.

'무사태평해 보이는 이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라고 했건만 우리 주인공은 길지 않은 삶을 되돌아보며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처음 맛본 맥주에 취해 풍류를 즐기다 물에 빠지게 되고 의연하고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소설은 막을 내린다. 주인공으로써의 품위와 풍류, 기개를 끝까지 잃지 않는 고양이는 예전에 나를 심쿵하게 만들었던 길냥이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두꺼워서 한 번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음에도 고양이가 풀어내는 해학에 키득키득대며 읽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현학적인 씁쓸함을 주는 두 가지 맛이 절묘하게 조화된 칵테일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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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소설 조선왕조실록 12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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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순서로 보면 '백탑파' 시리즈의 발판이 되었을 소설. 허구적 인물인 주인공을 통해 역사적 실존 인물들과 사건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현장감을 높였다는 점이 연작으로 이어질 '백탑파' 시리즈에 대한 김탁환 만의 팩션이 가미된 역사 소설의 포문을 연다는 느낌. 소설 속 고증 연구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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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가 믿지 않는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상상하고, 꿈꾸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멋진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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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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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이후로 조남주 작가의 책은 두 번째다.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려 다양한 평가를 남겼던 김지영 작가는 ‘사하맨션‘을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사회비판적 의식을 쏟아낸다.

디스토피아적 SF물처럼 보이는 ‘사하맨션‘은 어떤 면에서는 신문 사회면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담아낸듯 현실과 닮은 구석이 있기에 잘 벼린 칼날과 같이 서늘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긴다. ‘82년생 김지영‘이 ‘페미니즘‘을 담은 소설이라면 ‘사하맨션‘은 ‘이주노동자‘와‘난민‘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담아 우리 사회가 외면해온 문제를 정면으로 치고 들어온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시장자본주의‘가 ‘인간‘보다 ‘경제‘를 우선했을 때 당연히 따라오는 ‘소외‘의 문제는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처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

‘사하맨션‘이 이제는 진지하게 살펴야할 또다른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담론으로 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아쉬운 점. 무언가 이가 빠지고 맥락이 안맞는 듯한 스토리의 맺음으로 인해 결말이 왠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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