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코담배갑 중

어른이 되지 못한 자들이 너무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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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7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주 단순하지만 교묘한 트릭인지라 끝까지 몰랐다. 내가 여주인공 못지 않게 귀가 얇기 때문일까?


 야근을 하느라 어제 북콘서트에 못갔다. 김중혁 작가를 향한 팬심으로 당첨됐을때 정말 신나서 모처럼 미장원도 다녀오고 했는데(김중혁 작가가 나를 보는 것도 아닌데 ㅋㄷㅋㄷ) 야근하면서 그리됐다. 약속을 무단으로 어길때처럼 영기분이 안좋고 좀 슬프고 그렇다.. 8시가 넘은 시각 편의점 삼각김밥을 우겨넣으며 저녁이 없는 이노무 사회에 대한 울분과 부자감세 연말정산에 짜증을 내며 책이고 나발이고 퇴근길에 오래된 드라마를 봤다.


 손발이 오글오글 붙어버릴것같은 '커피프린스 1호점'. 공유도 공유지만 거기 와플굽는 청년(영화 엔티크에선 마성의 게이로 나오는 그 총각임)으로 나오는 김재욱군은 언제봐도 참 간지난다. 자연스러운 단발머리가 어울리는 참 드문 우리나라 남자다. 기타치고 노래할 것 처럼 생겨서 정말 밴드에서 기타치고 노래한다. 사람은 생긴대로 가는 것인지, 사는대로 생김이 따라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김연우씨가 보컬과에 저렇게 잘생긴애는 김재욱이 밖에 없다고 하긴했다 ㅎㅎㅎ) 모처럼 미장원에 가서 앞머리를 잘라봐도 일에 찌들어보이는 걸보면 사는대로 생김이 따라가는데 한표다. 요즘 거울속 내모습 심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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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이 대세라지만 그닷 스마트폰이랑 친하지도, 찾아읽을 만큼의 관심도 없다. 만화잡지만은 꽤 많이 사모았으나 느닷없는 폐간으로 끝을 알 수 없어진 이야기가 싾이니 어느순간 그마저도 안하게 됐다.


우연히 알라딘에 들어왔다 박희정 작가가 케덴독이라는 웹에 연재 완결한 작품을 올칼라 단행본으로 출간한 사실을 알게됐다. 퇴근길에 검색을 해서 실로 오랜만에 우리만화를, 웹툰을 읽었다. 그림체가 좋아했던 천계영 작가의 오디션이 생각났다. (천계영 작가가 박희정 작가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말했으니 당연한지도) 정략결혼한 두사람이 우여골적 끝에 정말 사랑하게 되는 그런얘기다. 삼각관계, 약간의 퀴어코드와 연예계 뒷얘기도 살짝. 그림체가 동글동글 예쁘고 멋진 남자가 잔뜩 나온다. 소감은.... 일찍이 나는 사랑할때 강아지처럼 적극적으로 표현해야한다는 주의인데, 내가 만화 여주인공처럼 생기지 않아서인지 그런 마음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드물다는거. 그저 만고불변의 진리는 만화는 만화고 현실은 더 사랑하는 놈이 약자이며 곰보다 여우라는거지. 물론 만화여주인공처럼 생겼다면..... 하고 싶은대로 해도됨.

 

그나저나 권교정 작가가 어서 병석에서 툭 털고 일어나 셜록을 계속 연재하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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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1-16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덕끄덕) 더사랑하는 놈이 약자. 그런데 요즘엔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더 사랑해서 내가 스스로 약자라고 느끼는 순간을 덜 느끼게 해주는 사람, 그러니까 약자라는 생각을 멈출 수 있게 해주는 사람과 사랑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지요. 말이 좀 횡설수설한데, 뭐, 그렇다는 말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5-01-16 10: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락방님. 그런데 한편으론 인간은 참 자만에 빠지기 쉬운거 같아요. 왜 드라마에 봐도 여자는 남자를 사랑해서 소중하게 대해주는건데, 남자는 자기가 잘나서 그런줄 알고 여자를 함부로 대하고 하잖아요. 저는 막 도시락도 싸주고, 온다는 소리 들으면 버선발로 나가고 이런게 하고 싶어도 내 사랑방식보다 그 사람이 편한 방식을 좀 더 생각하게 되는거 같아요... 어렵네요. 걍 책이 제일좋아... --;;

무스탕 2015-01-1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정희 작가의 책은 `호텔 아프리카`만 제대로 봤네요. 미리보기 잠깐 봤는데 참 이쁘다.. +_+
혹시 휘모리님 관심밖의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BOGO` 라는 잡지에 김혜린님의 `광야`가 다시 시작됐어요. 제발 이번엔 완결지어 주십사 기도중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5-01-19 09:28   좋아요 0 | URL
오래간만이예요 무스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예쁘지만 겁나 비싸네요 ㅎㅎㅎ

오호 김혜린 작가가 잡지에 연재를 하고 있고 bogo라는 잡지도 있군요!!! 관심 있습니다. 찾아봐야겠어요.
 

 조앤 롤링의 삶에 대해서는 제법 알려져 있다. 그녀가 28살에 아이하나가 딸린 이혼녀가 되어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해리포터를 써 일약 스타작가이자 갑부가 된 동화같은 얘기 말이다. (여기서 아이하나 딸린 그녀가 공부를 시작하자 먹고 살 보조금을 준 영국정부가 아니었으면 그녀의 이 멋진 소설은 나올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근혜정부는 부실한 일자리 창출로 지표를 호도할 생각을 말고 인력 재교육에 투자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이 책은 두가지 면에서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다. 하나는 좀 덜 알려져 있지만 결혼전에 그녀는 국제기구에서 비서일을 했다. 그러다 창조적인 자신과 비서일이 맞지않아 포르투갈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글을 쓰게 된다. 이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은 탐정 코모란 보다 탐정의 임시 비서로 들어왔다 견습 탐정으로 변신중인 로빈이다. 안정된 일자리가 아니라 마음속에 이는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아가는 주인공에서 작가의 모습이 보인다. 


두번째는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출판업계다. 이 책에 묘사되는 작가, 에이젼시, 출판업자 누구하나 정상이 없다. 한명쯤은 정상인 사람이 있을 법도 한데 말이다. 빈한한 재능에 비해 넘치는 명예욕을 가진 작가들, 글은 잘쓰는데 창의력이 없었던 출판업자, 친구인척 서로를 글로 물어뜯는 글쟁이들, 주정뱅이 출판업자, 자의식 과잉에 남의 아내랑 자는 작가 등등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소설은 주변사람들을 우화적으로 비꼬아 쓴 책이던데, 과연 이 책에 등장하는 출판업 관계자들도 모델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조앤이 자신의 동료들을 이렇게 끔찍하게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이야기는 1부보다 더욱 더 전형적인 탐정소설의 모습을 보인다. 좀 색다른 점은 시리즈의 시작인 쿠쿠스콜링처럼 여전히 사건외에 로빈과 코모란에 대해 전체 분량의 절반정도를 할애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코모란과 로빈의 약혼자 매튜가 만나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로빈이 안정적인 일이 아니라 탐정일에 얼마나 끌리고 배우고 싶어하는지, 로빈과 코모란은 점차 어떻게 파트너가 되어 서로에게 기대게 되는지를 그려간다.   


책을 다 읽고 난 감상 : 사람의 배는 갈라 죽여도, 그 사람이 쓴 책은 어쩌지 못하는 먹물의 비애. 또 인터넷 이후 누구나 글을 쓰게 된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조앤은 일일연속극도 멋지게 해내겠다는 것 고로 이시리즈는 그녀가 원하는 만큼 길어질 수 있다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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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1-2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를 생각하면 조앤 롤링은 탐정소설도 잘 쓸거 같아요~
우리는 한달에 몇십만원 수입이 생기면 지원을 끊어버려서...지원 끊길까봐 폐휴지 줍는 것도 못하고 살게 하는 잔인한 복지정책!!ㅠ

무해한모리군 2015-01-23 16:4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조앤은 일일드라마를 잘쓸거 같아요...
정형적인 틀로 글을 쓰면서도 뭔가 인물을 실재감 있게 그리는 능력이 있어요...

복지야 뭐 =.=
 
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반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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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선생은 일어로 쓰고 나는 조선글로 읽는다. 때로 일본어로 쓰여진 그의 문장 느낌을 상상해 본다. 조선말을 할 때의 너무나 겸손한 그의 어투를 떠올리고 그의 글도 그럴지, 아니면 상까지 받은 에세이스트니 아주 유려할지 궁금하다. 언어라는 장벽을 넘고자 미술과 음악을 도구로 부리면서도 언제나 이물감을 남기고자 애쓰는 것도 번역전에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홍성담의 욕조


이 책을 읽고 이 그림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물고문을 당하고 끝내 거짓자백을 강요받았던 화가는 그를 고문하던 물을 밥이자 놀이였던 고향 바다로 바꾼다. 너무도 배고팠던 이중섭이 그렸던 소박한 낙원이 떠오른다. 인간다움을 모두 내려놓기를 강요받은 그때, 그들은 너무나 놀라운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머, 상상, 낙관.


때로 걸개그림이나 다수의 대중이 모여서 작업한 예술작품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것은 직접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그 물질감에 있는게 아닌가 싶다. 우리 농악을 실내에서 듣고 절대 그 진가를 알 수 없고, 걸개는 사진으로 봐서는 그 박력이 전해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긴시간을 들여 만든 작품 앞에 서면 나는 언제나 심박이 빠르게 뛴다. 내 입에 밥을 넣어주는 것이 무수한 이들의 노동임을 알면서도 떡허니 걸린 걸개를 보고 새삼 인간의 힘에 놀라는 것이다. 


정연두 - 내사랑지니


정연두의 내사랑지니를 보자. 오늘과 꿈을 찍는다. 아이스크림 가게 알바생인 그녀는 언젠가 알래스카를 갈 수 있을까. 아마도 그들 다수의 꿈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허망하다. 헛된 꿈과 어쩔 수 없이 살아하는 현실에서 '우리'를 본다. 


나는 근대를 지나온 우리 다수가 디아스포라라고 느낀다. 우리 다수는 고향에서 쫓겨났으며, 원치않는 오늘을 강요받고 허망한 꿈을 꾸다 느닷없이 죽음을 맞는다. 아니 이미 죽은 오늘을 산다.


허망한 꿈과 절망 사이에서 민중을, 서경식이 결코 가르쳐주지 않는 우리를 본다. 


서경식 선생은 글의 말미에 지쳤다고 말한다. 팟캐스트에서 최근 일본의 상황이 한가하게 미술이야기를 한다고 누가 듣겠는가 하는 낙담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아니면 누가 이런 조선을 이야기하고 우리를 이야기해주겠는가. 월북작가들과 중국 조선족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후기에 이렇게 짧게 언급해서 잔뜩 궁금하게 한다음 끝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생이 더 많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오기를 촉구한다. 


무엇이 민중예술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속에서 나는 이 비인간적인 세상에 절망하면서도 살아남겠다고, 그것도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어쩔수 없다면 인간답게 죽어버리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희미한 무엇을 본다. 그렇게 살아낸 서경식 선생을 본다. 그리고 그의 소식을 계속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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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01-12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서경식 선생은 나같은 독자의 맞춤형 스승이다. 나는 경상도 꼴촌 성씨 집성촌에 시조창을 하는 할아버지를 두고, 할아버지의 친구에게 한문서예를 배우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나역시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인식의 날을 날카롭게 갈고 있어야 한다.

라로 2015-01-12 14:49   좋아요 0 | URL
우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휘모리님과 매치가 안 되지만 그렇다시니 괜히 더 멋져보이십니다!!^^;;;

무해한모리군 2015-01-12 15:33   좋아요 0 | URL
명절엔 허리가 꺽이게 인사도 다녔습니다 ㅎㅎㅎ 촌년이예요. 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