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2를 봤다.
사실 삼국지의 백미가 아닌가. 영상도 무척 아름다웠고, 등장인물도 아름다웠다. 
이 영화에 교훈은 사람의 목숨값은 모두 같다는 것이다. 밥술이나 줄여보려 전장에 나왔던 사람도 애국심으로 나왔던 장군도 모든 죽음의 가치는 같다.
적장에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 전쟁은 우리 같은 서민에게는 누구도 승자도 없는 재앙일 뿐이라는 걸 잘 보여준다. 

아주 예전에 본 그림중에 전쟁의 근원이라는 쿠르베의 작품이 생각난다. 생명의 근원이라는 작품은 여성의 성기부분을 커다랗게 확대시켜놓은 그림으로 루브르를 다녀온 사람들은 많이 기억이 날 것이다. 전쟁의 근원은 그 패러디로 남성의 성기부분을 크게 확대시켜 그린 작품이다. 전쟁은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어떤 정당한 이유도 없는 것이다. 

용산에서 여섯 목숨이 죽었다. 그 여섯 목숨의 값은 모두 귀하다. 귀한 자식이었고, 한 가정의 중심이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의 목숨값은 재산에 따라 다른 가보다. 김석기씨에게는 경찰의 죽음은 귀하고(물론 잘못된 명령으로 부하를 잃은 것에 대한 책임은 크다.) 철거민들의 죽음은 사과 한마디 할 가치가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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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re 2009-01-25 0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를랑의 패러디군요. 처음 알았어요.
전쟁에 관련된 모든것을 증오합니다. 현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국민에 대한 존중이 있을리가. 맘이 씁쓸하다 못해 아프군요.

적벽대전은 1편을 보지 않았는데 2편이라도 보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극장에 잘 못 가지만.

무해한모리군 2009-01-28 09:50   좋아요 0 | URL
2편만 보셔도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1편에는 적벽이 끝날때쯤 잠깐 나온다는 --;;
 

이야기 하나 

김성동 소설가의 이번호 이야기는 신발입니다. 

신발은 짚신과 감발을 더한 말이라고 합니다. 감발은 오늘날 양말처럼 발에 감던 무명천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동학농민군과 빨치산을 무엇보다 괴롭웠던 것도 신발이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손이 얼면 비비거나 겨드랑이 사이에라도 넣을 수 있지만 발이야 말로 어찌할 수가 없으니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열심이 몸다지기를 하던 항쟁군이니 하루이틀이면 짚신은 닳아없어지고, 맨살로 차가운 산길을 내달렸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신발 하나를 보급하기 위해 적진을 침투하기도 했고, 빨치산 작가 이동규는 맨발로 산을 헤매다 발이 동상으로 썩어 돌아가시기도 했다니 얼마나 귀한 물건인지요.

원래 우리 민족은 가죽신을 신던 민족인데 북쪽 너른 영토를 잃어버리고 반도로 쪼그라 들면서 고만 짐승가죽이 들어오지 않아 짚신만 신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1% 정도의 지배층은 계속 가죽신을 신었겠지요. 잘못은 높은 양반들이 하고 죽어나는 것은 가난한 백성이라는 건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네요.

양말이며 신발이며 장 한가득 넘쳐나는 요즘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니 새삼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야기 둘  

시사인 71호에 김종철 녹색평론 편집인의 신년강좌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그중에서 장일순 선생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아 이곳에 옮겨봅니다. 

장일순 선생이 사시는 마을 이웃에 장사하시는 할머니가 한분 사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기차를 타고 오시다 고만 원주역에서 소매치기를 당하신 것이지요. 그 돈이 무척 귀한 것이라 할머니는 장선생님을 붙잡고 울며불며 하소연을 하셨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장선생님이 매일 같이 원주역에 출근하시어 앉아있으셨답니다. 이 노인이 일주일째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같이 역에 앉아 있으니 주변에서 물어도 오고 연유가 소문이 났답니다. 일주일 되던 날 소매치기가 선생 앞에 무릎을 꿇고 '일부는 소진했고, 나머지는 여기 있습니다. 쓴 돈은 벌어 곧 갚겠습니다' 하더랍니다. 그 돈을 할머니께 전해드렸답니다. 여기서부터가 더 감동적인 부분인데 선생이 다음날 소매치기를 찾아가 "내가 자네 일을 방해했지?" 하며 소주를 사며 달래주셨다고 합니다.  

사람간의 관심과 만남이 살아있는 소도시라 가능했던 일이라고 김종철 선생은 말합니다. 간디의 마을마다 하나의 공화국,  자생적인 협동조합만이 살 길이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늘 지역운동에 관심이 있다고  하지만, 장선생님의 일화를 보니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이 얼마나 깊어야 하는 것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앞으로 힘겨운 일이 있으면 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아직 충분히 내가 관계를 만들지 못한 것이라고, 가끔 이 이야기 떠오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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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1-25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

무해한모리군 2009-01-28 09:50   좋아요 0 | URL
종종 놀러오세요 ^^
 

제게 마음속 통에 넣었다 아주 가끔만 꺼내보는 부끄러운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이 기억이 제가 대학내내 개인주의 자유주의의 대표주자, 댓거리하면 슬그머니 사라지고 춤추고 악이나 치며 놀고 데모하면 맨 끝줄에도 겨우 앉을동말동 하면서도 이 언저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일 겁니다.

지금은 우람한 월드컵운동장이 서 있는 상암동이 제가 대학교 1학년 시절에는 철거 투쟁이 한창이었습니다. 1학년도 다 끝나가던 겨울 겨울전수다 농활이다 이래저래 분주해 몇 번 그곳에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운명의 그날은 설날 하루전 이맘때였습니다. 보통 이때가 되면 학생들이나 연대단위들이 고향을 가느라고 동력이 많이 없지요. 깡패들 떡값주려고 이 때 철거를 많이 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곳 한 철거민분 댁에서 아이 둘과 함께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우당탕탕 밖을 내다보니 만삭 임산부분은 소화액에 뒤덮여있고, 앞을 막아서는 노인분은 머리가 깨져 있는등 생지옥이었습니다. 고양이 앞의 생쥐는 두려움에 도망을 못간다지요. 저도 전경의 그것과는 너무도 다른 깡패의 눈빛에 '이러다 죽는구나' 싶어 얼어붙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이 들어보니 제가 마구 달리고 있는거예요. 내 손에 올망졸망 메달려있던 아이들은 어디다 두고.. 나중에 아이들 어머니에게 사과를 드렸습니다만, 차마 죄송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더군요..  

아마 머리 나쁜 내가 아무리 글로 읽어도 몰랐을 일이 그날 하루에 몸으로 이해가 됐습니다. 사람이 저리 목숨 걸고 싸우면 뭔가 잘못된게 틀림없다. 뭔진 모르지만 이주비 주고 나가라고 하는게 뭐가 잘못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틀린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기억이 지금 현실에서 걸어나옵니다. 십년전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 채로 아니 이젠 주변지역까지 몽땅 재개발을 해대니 어디 갈 곳도 없으니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이제 MB식 오세훈식 무자비 재개발로 문제점은 더욱 쉽게 알겠습니다. . 은평구에 살던 제 친구는 쥐꼬리 이주비로 결국 가족과 서울에서 살곳을 못찾아 경기도로 밀려나 두시간 통근 중입니다. 이 친구는 그래도 운이 좋습니다. 일을 할 수 있으니.. 상가를 세얻어 장사를 하던 분들은 하루아침에 집도 일터도 빼앗깁니다. 청계천변에 장사하시던 분들은 저기 어디 동대문쪽에 가 계시다구요? 이번 용산도 상가세입자분들이 가장 크게 저항한 것으로 압니다.  

재개발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할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저는 피막골 대신 높다란 주상복합을 짓는게 서울의 관광성 개발을 위해 어떤 도움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개발을 시작하면 이 사람들은 집이 지어지기까지 어디에 살아야 되고 수십년 후 집들이 낡아 다시 철거할 때도 동시에 도래할텐데 그땐 어쩌나요? 이 혼란을 다시 겪어야 하는 건가요? 이렇게 무섭게 집값이 들썩여서는 세입자 아니라 집주인들도 살던 곳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추가 공사비 부담을 댈 수 없을테니요.(관악구 난곡지구의 경우도 재개발 후 원주민 재정착률이 10%대 였다는 걸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서민들은 마을도 이웃도 살던 집도 최악은 일터도 다 잃는 동안, 부자들과 개발업자들 배를 불리겠지요. 

정말 진지하게 재개발을 해야겠으면, 긴 안목으로 방식과 순서를 정해서 하면 안될런지.. 이번 기회에 이 소중한 사람들의 목숨값의 대가로 논의해봅시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개발하는데 노점상 때려잡고 서민들 몰아내는 방식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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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1-20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한데 우리는 늘 소수의 많이 가진 자들에게 휘둘리니 힘을 모으는게 그리 쉽지가 않은것 같아요. 학내에서 열심히 운동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세상과 타협하며 오히려 칼자루를 쥐고 흔들고 있는게 현실인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1-20 13:42   좋아요 0 | URL
있는 사람들은 지들 배불리는 것 말고 다른 생각은 안하는데 없는 대다수는 먹고도 살아야 하니 직접 연결된 일이 아니면 뭉치기가 어렵지요. 종부세만 봐도 부자들이야 지들 이익에 직접 관련되니 목숨걸고 싸우지만, 서민들이야 남의 이야기다 하는 사이에 당하고 말잖아요.

Mephistopheles 2009-01-2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방법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책을 입법하고 행사하는 사람들 눈에는 결코 들어오지 않는 방법이겠죠. 자신의 업적을 위해 자신의 치장을 위해 국가기간산업을 이용하는 인간들은 절대 쓰지 않아요. 그들을 뽑아준 국민들 역시 다를바 없습니다. 한숨 나오는 하루입니다..젠장.

무해한모리군 2009-01-20 16:12   좋아요 0 | URL
가끔 생각해 봅니다. 여성과학자가 많았다면 이렇게 몸에 좋지도 않고 불편한 생리대를 우리세대까지 사용할 필요는 없었을 거라고.

누구도 재개발에 대해서 용기있게 선거판에서 비판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할 수가 없었겠지요. 노동의 가치가 개뿔이 되는 세상에 부동산 로또 희망이라도 없이 어찌 살겠습니까 쩝..

지식인들 정치인들이 제일 나쁜 놈들입니다. 그런일 하라고 있는 인간들이 입뚝 다물고 아니 있는 놈 편에 들이붙어서는 아 흥분 되는군요..

조선인 2009-01-20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진주 2009-01-2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서글픈 일이예요. 화는 너무 많이 내버려서 지쳤어요..ㅡ.ㅡ

가시장미 2009-01-20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개발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테죠. 오늘 있었던 일도 그렇지만 더 심한 일들이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에게 닥친 일이 아닌 이상 아무리 이웃이라도 그 막막한 현실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지 않고 있으니 그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투쟁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런데 언론에서도 그렇고, 일부에서는 원인이나 문제가 그들에게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더 화가 납니다. 촛불집회 때도 그랬지요. 무자비한 폭력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불법시위를 한 시민의 잘못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억측에 대한 동조. 그것이 정부의 잘못된 대응방식을 합당화시키고,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비슷한 방식으로 진압하도록 만든 동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느낌. 그래서 더 막막하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1-20 17:25   좋아요 0 | URL
청와대 관계자가 "이런 과격시위의 악순환이 계속 될 수 있는데 이번 사고가 그런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신것 보셨나요? 이 엄동설한에 경찰특공대를 이용한 진압이 애초에 말이 됩니까? 왜 이런 일이 있었나 살피지는 못할망정 사람이 죽었는데 하는 소리하고는 입을 확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계속 발언이 과격해지네요 --;;

가시장미 2009-01-20 20:44   좋아요 0 | URL
저도 방금 페이퍼로 더 과격한 발언을 하고야 말았어요. 크크
근데 과격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민들이 너무 착해 빠진 것 같아서요. :)

후애(厚愛) 2009-01-2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부는 항상 강자 편이지 약자 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말 속에서 열불이 납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1-21 08:53   좋아요 0 | URL
왜 경제 속에 사람이 없어졌을까요? 왜 경제 속에 도덕이 없어졌을까요?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 마음의 길을 잃었다면 아프리카로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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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주변 상황이 자신을 위해 빈틈없이 봉사할때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들. 잘 구획된 시스템 안에 들어가기보다 엉성하더라도 스스로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때 살아 있음을 느끼는 사람들. 안정과 명성보다는 새로움과 호기심에 높은 가치를 두는 사람들. 나는 그들이 좋다. 절대 다수가 세상을 존속시킬 때, 그들은 세상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48쪽

여행은 피할 수 없는 만남의 연속이자 이별의 연속이라는 것, 아쉬운 이별 뒤엔 반드시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119 쪽

나는 강해지는 것과 무감해지는 것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보았다. 강해진다는 것은 단련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련된다는 것은 덜 느끼게 되는 것일까?-119쪽

우리는 사랑과 이별을 거듭하면서 모든 사랑이 첫사랑처럼 진할 수는 없으며 모든 이별이 첫 이별과 같이 선명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불가피하게도 약간의 무감각을 담보로 성장이라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다. 첫경험이 아파 거기에 머문다면, 경험은 그저 상처에 지나지 않게 되고 상처는 우리의 성장을 잡아두고 그곳에 영원히 어린아이로 머물게 한다.-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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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re 2009-01-20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0쪽. 너무 오래도록 어린아이로 머물렀던 사람으로서 막 와닿고 찔리고 그러네요 ^^;

무해한모리군 2009-01-20 12:51   좋아요 0 | URL
피터걸.. 사실 저도 그래서 옮겨적었나봐요.
 

토요일엔 내 인생 최초 뚜아주머니를 만나뵈었다. 

그리고 내가 한우도 아닌데 이등급품 판정을 받았다. 

더 난해한건 우리 어머니인데 수긍(!!)을 하시다니 쩝 

뭐 내가 꼭 일등급품이고 싶다는게 아니라 

그 이유가 단지 나이라는게 쫌 억울하다. 

뚜아주머니는 어머니를 계속 나무라며, 

27살에 치웠으면(정말 이렇게 표현했다) 일급으로 팔렸을텐데 아쉽다는 것 --a

와인의 부쇼네가 난 취급이라니.. 

난 27살때보다는 지금이 꽤 괜찮은 인간이 되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스무살때 보다는 환골탈퇴라 불리울 만큼 괜찮은 인간이 되었는데.. 

덜 조급하고, 실패의 가능성을 인정해서 잘 털고 일어나고, 

생활의 기본 기술들도 거의 다 갖추어가는데 

(아직도 자전거는 못타지만 스무살땐 하려고 생각조차 못했던 것들인데) 

나의 악전고투 십년이 도매금으로 넘어가다니.. 

더욱 분노스러운건 단한차례도 나에 대해서도 내가 원하는 남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는 것. 

도대체 이 뚜아주머니는 뭘 근거로 나에게 남자를 소개시켜주려는걸까? 

이 소식을 접한 선배부부는 남겨진 남자후배 리스트를 훑어보며 황모는 활동가라 돈을 못벌고, 이모는 사람이 너무 무르느니 하면서 이러저러한 선후배들을 은근히 권하지 뭔가.. 아 황모이모는 꿈에도 이런줄 모르리라. 나도 어디선가 휘모리는 성격이 좀 까칠하지 않아 하면서 권해지고 있는건 아닌지 ㅠ.ㅠ 이 부부는 뚜아주머니의 수입에 놀라 부수입을 올리려는 건 아닐까? 

부서진 자존심의 조각들을 애써 이어붙이며, 이젠 기어이 나오려는 똥배를 바라보며 어째 본격적인 삼십대가 출발부터 심상치가 않다.. 쳇 나를 아무리 찔러봐라 언제까지나 삐삐로 살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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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1-1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우리 어머니는 대학 졸업 후 뚜쟁이로부터 단 한 통의 전화도 못 받았다고 속상해 하셨더랬어요. 이게 위로가 되려나 모르겠어요. =3=3=3

무해한모리군 2009-01-19 09:59   좋아요 0 | URL
엉엉 위로가 안되요~~

Alicia 2009-01-19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저희과 선배 언니한명도 졸업앨범 보고 뚜아줌마한테 전화오다가
스물아홉부턴가 안왔대요. 저도 얼마 안남은거죠? -_-

무해한모리군 2009-01-19 10:0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일년에 한두번은 꼭 안부전화 왔었는데 요즘 안오네요 그러고 보니.

마늘빵 2009-01-1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분은 왜 만나셨어요. ^^ 크크. 1등급, 2등급... 요새 그런 쪽으로도 어린 여자분들도 많이 등록하는거 같더라고요. '취집'이 유행이라고. -_- 자발적으로 돈까지 줘가면서 상품으로 등록해야 하는건지...

무해한모리군 2009-01-19 09:59   좋아요 0 | URL
음 그게.. 어머니가 팔깁스를 하고 서울로 상경. 니혼자 해서 제대로 된게 없다며 강력히 주장해서 수긍 ㅠ.ㅠ

마늘빵 2009-01-19 10:32   좋아요 0 | URL
앗, 크크크. 어머니 청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죠. 나 같은 불효자식이 아니고서는... -_-

무해한모리군 2009-01-19 11:10   좋아요 0 | URL
호기심반으로 나가봤는데 다쉬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하하하

Mephistopheles 2009-01-19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일단 떡대 좋은 하얀말부터 구비하셔야죠..진정한 삐삐가 되기 위해선...^^

무해한모리군 2009-01-19 11:06   좋아요 0 | URL
풋 하얀말 보시면 신고 부탁드립니다.

Mephistopheles 2009-01-19 11:36   좋아요 0 | URL
과천 가면...많이 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1-19 11:56   좋아요 0 | URL
돈 없는 놈은 삐삐가 될 수 없다는 냉혹한 가르침이셨구나 --;;

Mephistopheles 2009-01-19 12:39   좋아요 0 | URL
놈....이셨습니까?

무해한모리군 2009-01-20 08:05   좋아요 0 | URL
아하하

꿈꾸는섬 2009-01-1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좋은 사람 만나시길......

무해한모리군 2009-01-19 11:07   좋아요 0 | URL
뭐 혼자 살아도 제 생각엔 좋을거 같은데 ^^;;
사랑하는 사람 아이를 낳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고..
전 사실 소개팅도 안해봤는데 흑흑
어떨까요 꿈꾸는섬님?

꿈꾸는섬 2009-01-20 00:41   좋아요 0 | URL
저도 혼자사는게 좋을거라고 생각하다 서른넘겨 결혼했는데 함께 사는 것도 좋더라구요. 물론 외로울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남편이랑 아이들이 있으니 든든한 마음도 들더라구요.
소개팅은 지금부터라도 해보심이......사람들 만나는거 나름 재미가 있잖아요.

비로그인 2009-01-1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세계는 사람이 수치화되는 세계인거죠...

무해한모리군 2009-01-20 08:06   좋아요 0 | URL
그게 생각보다 아주 마니 그렇더라구요 훌쩍

balmas 2009-01-20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같은 4등급짜리도 있는데, 2등급 판정 받고 이런 페이퍼를 올리시면 저는 ...ㅋ;;;
혹시 자, 자랑 페이퍼?? 3=3=3

무해한모리군 2009-01-20 08:04   좋아요 0 | URL
돈을 낼 의지가 있으면 이등급이 되는게 아닐까요? 흐흐흐

바람돌이 2009-01-20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등급이예요. 한 번도 뚜아주머니한테 전화 받아본 적 없어요. 그러게 졸업사진 신경 좀 쓸걸...(밤새 술먹고 세수도 안 한 얼굴로 친구 손에 끌려가서 찍었음) 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01-20 08:08   좋아요 0 | URL
뚜아주머니가 필요없는 미모신게지요 히히
저도 한마디 들었습니다. 평소에 그러고 다니냐고 좀 꾸미라고 -.-

2009-01-20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석 2009-01-2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휘모리님이 어디가 어때서 이등급인가요! 그 미모에, 몸매에! 단지 나이 때문에? 그런 뚜쟁이아줌마가 소개해주는 남자는 만나지 마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1-20 12:50   좋아요 0 | URL
나간 제가 잘못이지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