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치맨 - Watchm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세시간 가까운 영화를 끝내고 나오는데 여기저기서 투덜대는 소리가 들린다. 히어로물인줄 알았는데 저마다 삐뚤어지고 구질한 인생이 화면 한가득이다. 아무리 원더우먼, 베트맨과 유사한 복장을 해봐야 소용없다.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의 면면이란 한때는 싸움 꽤나 했는지 몰라도, 임산부를 쏴죽이고 동료를 강간하는 놈, 베트남에서 민간인 꽤나 죽여본 놈, 알콜중독, 어디 음침한 지하에 숨어사는 은둔형 외톨이, 정신병자, 부랑자 우충충한 인생들의 모임이다. 정신상태도 도덕성도 행실에도 뭔가 문제가 많아 보인다. 

귀에 익숙한 평화로운 올드팝이 흐르는 가운데 유혈낭자한 장면들이 이어지고 전반부에 좀 늘어지는가 싶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가면 세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따라가기가 숨가쁘다.  영화속에 우겨넣기에는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나치며 전쟁때 인간이 한일을 보면 미스터맨허튼처럼 인간이란 생물체에 무관심해지거나, '별 가치없는 백만명쯤 죽이더'라도 나머지 안간들을 살릴 수 있으면 그걸로도 괜찮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내잇속만 차리다 내인생 뿐만 아니라 남의 인생을 망치는 경우는 우리네 삶에서 일상다반사다. 그러나 공의를 너무 강조하다 '지구의 암인 인간을 없애자'는 결론에 쉽게 도달할지 모른다. 내 옆에 한사람에 대한 애정, 이 속에 하나하나의 생명의 하나하나 삶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싶다.  

이런저런 말이 길어지면 스포일러가 될 듯하다. 결론은 영상은 참 마음에 들었으며, 영화를 보기전에 원작을 꼭 보기를 권하고 싶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03-10 0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을 봤으니 꼭 영화를 보고싶어용

무해한모리군 2009-03-10 08:29   좋아요 0 | URL
어떤 작품을 보면 감독이 이 원작 팬인가보다 느껴질때가 있잖아요. 이영환 그런거 같아요. 꼭 보세요 단테님~~ ^^*

Forgettable. 2009-03-1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봤어요!
호호 어제 봤는데 3시간동안 엉덩이아파서 ㅠㅠ 진짜 이리뒤척; 저리뒤척;
근데 뭐라고 리뷰를 써야할지..할말이 너무 많아서 없는것 같기도 하고 ㅋㅋ
영상과 음악은 어쩜그리 이쁘던지, 액션씬이 좀 과하긴 했지만 액션씬마저도 이쁘던데..

유명한미드인 [히어로즈]에서도 불멸의 존재가 인간에 환멸을 느끼고 다 죽이려는 계획을 갖고있던데요~ 힘이란 게 갖게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건지..

무해한모리군 2009-03-11 19:15   좋아요 0 | URL
전 한 십분을 졸기도 했습니다. 네 제가 보기에도 영상은 무척 아름다웠어요 ^^
 

 1. 오늘 중고 상점에서 산 책 

 매번 하는 가장 덧없는 결심. 싾여있는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사지 않으리라. 아니 다 읽은 책 후기를 다 쓸때까지라도 사지 말자 해보지만 오늘 오마이에 난 '아빠 어디 가?' 기사를 보고 냉큼 중고샵에서 구매했다. 사는 김에 같은 판매자가 파는 미국민중사1도 같이 샀다. 핑계는 늘 그렇듯이 배송비를 아끼고 자 ^^;; 

미국민중사1은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샀는데, 하워드진의 꽤나 교과서적인 딱딱한 말투를 극복해야만 완주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 그 딱딱함에 익숙해지기 위해 1/3가량은 쭉 붙여읽어줘야하는데, 나같은 일하는 사람에겐 쉽지 않은 일이니 주말에 한번 일정을 잡아보아야겠다. 

'아빠 어디 가?'는 두 장애아와 살아가는 싱글아버지의 실재 이야기란다. 꽤나 힘겨운 삶을 슬프지만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하니 기대가 된다. 

2. 왓치맨 

 내가 사는 신림에 쇼핑몰이 오픈했다. 거기 롯데시네마가 입점되어있는 모양인데, 오늘  맥스무비에서 보낸 이메일을 보니 2인이상 예매하면 '영화표 1장'을 오픈 기념으로 준다지뭔가. 속이 아파 끼니를 굶고 있으면서도, 공짜표에 현혹되어 득달같이 오늘 개봉하는 왓치맨으로 예매를 했다. 일단 예매후 같이 볼 사람을 급히 수배.. 이벤트 진행되는 동안 공짜표 1장 더받게 한번더 예매를 해봐?

3. 오늘의 휘모리 생각

 역시 마흔은 되어야 불혹할 수 있는 법인가? 
 (스물에서 서른도 별반 달라진게 없는데, 과연 마흔에는? 퍽이나 --;;)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9-03-05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그 동네는 개봉관이 2개나 생겨버렸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5 17:47   좋아요 0 | URL
10개가 생기면 뭐하나요 붕어빵처럼 같은 영화들만 틀텐데 흠..

Alicia 2009-03-05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치맨 재밌어요 휘모리님?
하워드진 책은 저도 한달전에 샀는데 여지껏 못읽고 있어요ㅠ

무해한모리군 2009-03-05 17:47   좋아요 0 | URL
보고와서 연락드리지요.

다락방 2009-03-05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서른이어요? (뜬금없는 댓글)

Alicia 2009-03-05 17:45   좋아요 0 | URL
더하기 하나 :)
다락방님 보고싶었어요(뜬금없는댓글2)

무해한모리군 2009-03-05 18:19   좋아요 0 | URL
서른 하나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겠죠?

더하기 둘 :)
알리샤님 보고 싶었어요(뜬금없는댓글3)

다락방 2009-03-06 08:21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어리시구나!!!! 하하하하

알리샤님 안녕? :)

무해한모리군 2009-03-06 13:18   좋아요 0 | URL
음허허 어리다는 말 너무 좋아요~~ ㅎㅎ

hnine 2009-03-05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찜 해놓은 책이 저기 있네요 ^^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스물에도 마흔 같은 사람이 있고 (아니, 그러고보니 마흔이 뭐 어때서? ^^) 마흔에도 스물 같은 사람이 있고요.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말이겠지요. 전 늘 스물 여덟살이고 싶어요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3-06 13:19   좋아요 0 | URL
같이 읽고 리뷰를 읽어보면 좋겠어요.
hnine님의 감성은 늘 스물여덟임을 밉쓥니다.

프레이야 2009-03-05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흔을 불혹이라 함은 그때가 진짜 흔들리는 나이라서랍니다.
믿거나 말거나 불혹되면 알거에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3-06 13:20   좋아요 0 | URL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시길 한참때라고 하셨습니다..

바람돌이 2009-03-06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의견에 한표!!! ^^
미국민중사 1권만 보고 2권은 언제볼까 싶네요. 역시 책장은 쉽게 안넘어가더이다.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3-06 13:21   좋아요 0 | URL
일단 저 딱딱한 말투를 딛고 일어서야만 합니다. 저 냥반은 너무 논문쓰듯이 글을 쓰는 저같은 일반인에겐 큰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읽고 나면 얻는 건 많은 거 같아요.

꿈꾸는섬 2009-03-0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의 유혹은 떨쳐낼 수가 없어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3-09 13:04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도 그러시군요 ^^;;
들어갔다하면 대량소비 --a
 

어제 배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감기몸살에 바이러스성 급성위염이란다. 

성질 좀 덜 부리고 살 것을..
괜히 안달복달했더니,
병 하나 늘었다. 

하루종일 이온음료 1병, 두유 1병, 순두부 1모를 먹고 버텼더니, 평소에는 그닥 먹지도 않는 새우깡이 먹고 싶다.   

아니면 에이스를 커피믹스에 콕 찍어먹어도 맛날 거 같다 ㅠ.ㅠ

에릭홉스봄의 책 2장까지 느리게 진행 중이다. 

기계파괴 운동은 실패한 운동 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보타쥬와 더불어 효과적인 압박책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늘 생각하지만 어설프게 아는 것은 아는게 아니다. 잘난 척 하기 전에 한번 더 자료를 찾아보고 입을 열 일이다. 

일하는 곳에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 내일은 결혼하는 34살 언니랑 여사원들이 모두 모이기로 했다. 선물을 뭘 할까 한참 고민하다 집에 사용하지 않고 두었던 스탠에그팬을 선물하기로 했다. 집을 뒤져서 파란색 리본을 묶어놓고 보니 제법 그렇듯 하다. 이제 만물상 집을 한번 더 뒤져서 엽서만 찾아내면 되는데.. 틀림없이 어디선가 봤는데 생각이 안난다.. 쩝.. 콩만한 집에서 뭔가가 계속 나오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니 미스테리다.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9-03-04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나으셔야 하는데 쉬시지도 못하시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2   좋아요 0 | URL
물만두님이 멀리 오셨으니 어서 나아야 할텐데요..

결국 새우깡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먹다 밤새 토했답니다 ㅠ.ㅠ

카스피 2009-03-0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 둘러보다 들르게 되었읍니다.몸조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2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반갑습니다~
저도 놀러가겠습니다..

Forgettable. 2009-03-0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경성위염 맨날 달고사는데, 막 밀가루음식이나 커피, 술 이런게 더더더더 땡겨요-
아파도 먹고보자고 해서 이게 안낫는거 같아요;0;
죽을 드셔요~

제 방도 이것저것 많은데 꼭 찾을 땐 없다가 나중에 나와요
도망다니나봐요+_+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아프면 매운 떡뽁이, 커피(!!), 과자 막 먹고 싶어요 ㅠ.ㅠ

이잘코군 2009-03-0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어제오늘 아팠어요. 회사도 안가고 계속 뒹굴렀다는... 이제 좀 나아요. 언능 나으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3   좋아요 0 | URL
아프님 많이 아프구나.. 우리 정말 한해한해가 다른거 같아요.. 흑

꿈꾸는섬 2009-03-04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좀 나으셨나요. 감기가 심하면 위통도 오더라구요. 얼른 나으셔요. 원래 꽃샘추위가 더 춥다잖아요. 옷도 따뜻하게 입으시구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4   좋아요 0 | URL
아직은 마이 아파요 훌쩍 ㅠ.ㅠ

마노아 2009-03-0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너무 매운 쫄면 먹고 위가 따끔거렸어요. 하지만 휘모리님 앞에서 주름을 잡을 수야 없지요. 어여 쾌차하셔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4   좋아요 0 | URL
아잉 마노아님 그것도 맛나겠는데요..
오늘은 절대 금식하면서 위를 쉬게 해줄테예요..

turnleft 2009-03-05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책 저는 조금 읽다 말았어요. 어찌나 읽는게 더디던지.. =_=
그나저나, 건강 조심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5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저도 아주조금씩 읽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어디 들고다니기에도 무척 무겁고 --;;
몇몇은 번역이 틀렸는지 좀 문장이 이상하기도 하고 ㅠ.ㅠ

kimji 2009-03-05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셔서 어떡해요. 쾌차, 하시길.
- 콩만한 집에서 뭔가가 계속 나오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니 미스테리다.
저희집만 미스테리가 아니어서, 괜히 반가운;;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5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
안경 찾아 1시간을 헤맨적도 있어요..

후애(厚愛) 2009-03-05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귀와 목이 안 좋아 병원에 다니고 있지요.
아무쪼록 건강이 우선이니 무리하시지 마시고요. 건강 꼭 챙기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5 08:06   좋아요 0 | URL
후애님 얼른 나으시기를 바래봅니다.
귀 목은 참 예민한 부위니 한번 치료할 때 끝장을 봐야되는거 같아요.

무스탕 2009-03-0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오늘은 좀 괜찮으세요?
속 잘 달래서 어여 쾌차하세요~
저희집도 블랙홀인데 휘모리님 댁도 그렇다고 하시니 안심이 된달까.. ^^;;

무해한모리군 2009-03-05 11:27   좋아요 0 | URL
아하하 우리는 모두 블랙홀을 하나씩 가지고 있군요 ^^
해리포터처럼 전철 모퉁이 틈 어디로 뛰어들면 잃어버린 것들의 세상이 있을 것만 같아요..

비로그인 2009-03-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몸 회복하시구 힘내세요
'어설프게 아는것은 아는게 아니다'에 공감

무해한모리군 2009-03-05 13:31   좋아요 0 | URL
뭔가 몸에 안좋은 것들이 자꾸 먹고 싶어요 --;;
고맙습니다.

다락방 2009-03-0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새해가 되서는 그놈의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병원 신세를 졌답니다. 올해는 작년과 또 다르더군요. ㅜㅡ

건강합시다, 건강합시다. 건강 잃지 마세요, 휘모리님.

무해한모리군 2009-03-05 13:3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께도 올 한해 건강이 있으시기를~~
때려치웠던 운동을 다시하라는 하늘의 뜻인가봅니다.

Arch 2009-03-05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운동 다시하고 얼른 건강해져요.
휘모리님 건강은 몸에 잘 붙어있을 때 지켜야한다고 아치 어록 2-3장 말씀이 있어요.
몸이 어떻게든 아프다고 소리치면 들여다봐주고 아껴주시길, 제가 나물이라도 한번 무쳐줘서 새우깡 식욕을 없애고 싶은 의욕이 불끈! 의욕은 혼자 잘 간직하고 있을게요.
아프지마요, 알았죠? 내가 담에 새우깡 많이 사줄게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5 17:07   좋아요 0 | URL
으흐흐 아치님 댓글을 보니 눈물이 글썽..
내일이면 검사결과가 나와요..
큰 병은 아닐텐데도 괜스레 가슴이 뛰네요.
아 얼른 우리도 데이트 해야할텐데요.

Arch 2009-03-05 18:56   좋아요 0 | URL
울면 안 됨! 검사까지 받을 정도면 많이 아픈건 아닌지, 이휴...
담부턴 조심하란 당부만 받길 바라고,
데이트.. 아 좋아라^^
안 아파야 데이트도 잘하죵.

프레이야 2009-03-06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고생많으세요.
뭔가 마음이 더 복닥대었던지도 몰라요.
검사결과도 양호하게 나오길 바래요.
아프지 말고 건강하시길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6 13:22   좋아요 0 | URL
네 오늘 병원 갔더니 검사결과는 좋은데,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게 이상하다며, 하나더 검사를 받아보라네요.

2009-03-07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회사에서 집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혼자만을 위해 향수를 뿌려본다.

내가 주로 쓰는 향수는 두가지다. 구찌 엔비랑 샤넬 샹스.  

구찌 엔비 가벼운 레몬향이 코끝을 스친다. 언니가 쓰던 향수라 고등학교 시절부터 종종 훔쳐 뿌려왔던지라 내 원래 향취처럼 친근하다.

샤넬의 향수들은 참 여성스럽다. 샤넬 샹스도 어렸을 적 엄마 화장대에서 맡아보았을 향이 난다. 아시아 여성들은 이런 향을 좋아하지 않는단다. 좀더 은은하고 자연의 향에 가까운 것이 판매량이 훨씬 많단다. 아마 서양친구들 보다 체취가 강하지 않아서 그러리라.  

스물초반에 처음 샤넬향수를 선물 받고는 참으로 난감했다. 내가 입는 어떤 옷에도 어울리지 않은 것은 물론 초등학교 아이가 엄마 구두를 훔쳐신고 나온냥 어색하기만 했다. 

그런데 스물여덟이 되던 어느날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던 그녀석을 집어서 뿌렸다. 거기 그 향수가 잘 어울리는 여자가 있더라. 언제나 입으면 어색하기만 하던 여성스러운 원피스와 샤넬 샹스가 제법 잘 어울리는..   

천둥벌거숭이처럼 밝기만 하던 녀석이 조금씩 구르고 깍이면서 아주 조금은 자신에 대해서도 남에 대해서도 적당히 넘어가면서, 한구석 깊어지고 있나보다.

스물과 다른 서른의 아름다움을 내 안에서 발견한다. 마흔에도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겠지?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03-02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03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02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03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9-03-0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아줌마가 되었다는걸 느낄때 - 화장대 향수병에 먼지만 쌓여갈때.... ^^;;

무해한모리군 2009-03-03 09:36   좋아요 0 | URL
전 처자인데 향수뿐만 아니라 화장품에도 왜 먼지만 싾일까요? ㅎㅎ

Alicia 2009-03-02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원래도 예쁘셨어요 :)

제가 닭살쟁이처럼 이러면 좀 느끼하죠?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3-03 08:33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도 별명이 '총각'입니다..
그래도 예전엔 지저분 했는데 요즘 깨끗해져서 '인간' 되었다고 다들 좋아합니다. 흐흐흐

꿈꾸는섬 2009-03-03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서른이 되니 뭔가 다른 생각이 드시나봐요.ㅎㅎ 전 서른이 넘어도 늘 이십대같아요. 나이값을 못하는적이 많아서 그런가봐요.ㅠ.ㅠ 나이 먹는게 실감이 나지 않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3 08:32   좋아요 0 | URL
아하하 어려보이는건 좋은 일이죠.
나이는 한꺼번에 팍 먹나봐요.
일하다보니 늙어서리 --;;
무조건 분위기 있는 걸로 이제 밀어붙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ㅎㅎㅎ

푸하 2009-03-0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멋지십니다.
저도 남자가 되고 싶을 때가 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3 10:52   좋아요 0 | URL
푸하님은 이미 멋진 남자세요 ^^

무스탕 2009-03-03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사십대가 되셔도 스스로를 위한 치장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에 치여, 가사에 치여 내가 두번째 세번째가 되더라도 잠깐 나를 위한 시간을 꼭 즐기세요 ^^

무해한모리군 2009-03-03 18:31   좋아요 0 | URL
내게 맞는 멋을 발견하게 되면 좋겠어요 ^^

하늘바람 2009-03-0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향수 뿌려본지가 언제인지

무해한모리군 2009-03-03 18:32   좋아요 0 | URL
향수뿌리면 봐줄 고운님들도 있으시니 한번 하시죠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연금술사와 11분에 이은 내가 만난 파울로코엘료의 세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욕망에 충실하며 삶을 즐기라는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한다. 나는 주인공의 입을 빌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마침 먼 곳을 가야하는데, 읽고 있던 책을 다 읽어 지하철역에서 뭔가 읽을거리가 필요했던 여러가지 우연히 겹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책을 읽을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삶에 우연이 없다면 앙고 빠진 진빵이 아니겠는가. 작가 자신이 세번의 정신병원 입원과 군사정권에 의한 수차례 고문을 이겨낸 사람이기에 그가 말하는 삶의 당연한 진리들이 더 마음에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정신병원에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이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해본다. 원하는 일이 아니라 적당히 여유가 있고,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직업을 택하고, 섹스를 하는 순간에도 내가 원하는 방식이라기 보단 사회에서 용인되는 테두리를 지키려고 하고, 적당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적당히 서로 질려하면서 살아가는 삶.  이것이 스물넷 아름다운 모든 것을 가진 그녀가 삶을 포기한 이유다. 

가끔 나는 원하는 게,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용기가 없는 것이다. 좋은 가족이여야 하고, 사회의 멀쩡한 구성원이여야 하고, 이웃사람들의 입과 눈을 눈치보면서 말이다.  

p194 

'날 똑바로 쳐다봐. 그리고 지금 내가 말하는 걸 절대 잊지마. 금지된 것은 단 두 가지밖에 없어. 하나는 인간의 법이, 다른 하나는 하늘의 법이 금지하는 거야. 절대 누군가에게 성관계를 강요하지 말 것, 강간으로 간주되니까. 그리고 절대 어린아이와 관계를 갖지 말 것, 가장 큰 죄악이니까. 그 두가지만 빼놓고는, 넌 자유로워. 항상 너와 똑같은 것을 욕망하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야' 

p203 

' 모든 사람들이 꿈을 꾸지만 정작 그걸 실현하는 사람은 단지 몇 사람에 불과해. 문제는 그럴 때, 꿈을 실현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비겁하다고 느끼는 데 있어'

'옳은 자, 그건 가장 강한 자야. 이 경우엔 역설적이게도, 비겁한 자들이 더 용감하지. 그들은 사람들에게 자기들 새악이 옳다고 주입하니까?' 

p217 

'모범적인 삶의 교본들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살라고 충고할거야!' 

'살아라!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어. 네가 산다면 신께서도 너와 함게 살리라. 네가 위험을 무릎쓰길 거부한다면 신께서도 하늘로 물러나 철학적 공론의 한 주제로 남으리라.' 

p231 

'우린 모두 자기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어. 하지만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바라보면, 그 모든 세계들이 서로 어울려 태양계, 성좌, 은하계를 형성하는 걸 알 수 있지' 

p241  

'남들과 다른 존재가 될 용기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의 순리에 역행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신체는 비트리올-혹은 사람들이 속되게 부르는 식으로 말하면 아메르튐-을 만들어내기 시작하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